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2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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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 역사의 특징을 들라면, 아마도 전란을 많이 겪었다는 것이 수위에 들 것이다.
그래서 오래된 건축물이나 문헌 자료들이 많이 소실되었고, 언어에도 만주, 몽고, 중국의 말과 일본의 말, 서양의 말까지 잡탕이 되고 말았다. 치다라는 말의 hit이 히트치다로 쓰일 정도로...

우리 언어의 특성 중 하나로 욕설과 비속어가 무진장 발달했다는 것도 든다.
그런데 그 욕설들의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여러 언어들과 교통한 흔적이기도 하고, 팍팍한 삶의 반영이기도 한 우리말의 뒤안길을 조항범씨는 잘 살핀다. 제목은 정말 궁금한 우리말이지만, 내용을 보면 비속어 일색이라 조금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성실한 성찰이다.

사바사바는 일본어의 사바(고등어)가 두번 쓰인 것으로(고등어 한 손은 두 마리다.) 당시엔 고등어가 뇌물로 쓰이면서 사바사바 했을 거란 말도 재미있다.

원래 우리말인 줄 착각하고 쓰는 성냥(石硫黃), 숭늉(熟冷), 영계(軟鷄), 동냥(動鈴), 배웅(陪行), 수육(熟肉), 내숭(內凶) 등의 어원이 한자어였음도 새삼 생각한다. 역시 언어는 변하는 것이고, 사회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란 사실을...

아양 떨다의 아양이 '아얌'(옛날 조바우, 남바우와 같이 쓰던 모자의 일종)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들을 만 하고,

혼혈을 얕잡아 이르는 튀기(트기)란 말이 청장관 전서의 '특'에서 찾아지는 것도 신기하다. 말과 소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를 '특'이라고 한단다. 그럼, 홍길동전의 '특재'도 그런 놈일까?

이런 비속어도 정리해둘 필요가 있겠지만, 과연 이 책을 얼마나 읽을지는 의문이다.
185쪽 그림의 경우,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아무리 삽화라곤 하지만 쓰지 않았으면 싶다. '정말'로 고쳐썼어야지 않을까? 199쪽의 그림도 "살아 보자고"처럼 표준어를 써야 하고...

수업시간에 욕의 어원에 대해 풀이해 주면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듣는다. 천안 삼거리같이 외설스런 노래를 풀이해주면 더 재밌어 한다. 염병할, 육시럴, 오살할, 경을 칠, 우라질 같이 요즘 부모들은 잘 안 쓰는 말들부터 개*끼, 씨*놈까지 아이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잘도 쓴다. 뜻을 알고 나면 쓰기에 쑥스러운 것들도 많다. 역시 아는 것은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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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원 독서치료
원동연.유혜숙.유동준 지음 / 김영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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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보니, 아이를 기르는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국어 공부를 잘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그 질문의 정확한 내면은 "국어 점수를 높게 얻을 수 있을까."이다.

그런데, 수학이나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면 점수를 높일 수 있는 데 반해, 국어는 열심히 한다고 어느 점수 이상을 획득할 수는 없다는 것을 질문자들은 잘 알고 있다.

국어 점수를 높게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어'의 부족이다. 영어도 단어를 많이 알아야 쉽다고 느낄 수 있듯이, 국어 역시 마찬가진 것이다. 책을 무작정 읽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를 자꾸 유추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읽는 것도 매일 꾸준히 읽어야 효과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의 독서 치료는 책을 읽음으로써 <통찰력을 계발하고 육성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의 5차원이란 심력, 지력, 체력, 자기관리능력, 인관관계능력을 의미하는데,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물이 샌다는 베네딕트 통의 이론을 이야기한다. 그렇다. 단어를 잘 모르고 열심히 읽지도 않고, 정신이 오락에만 가 있으면 물이 샌다.

책을 읽노라면 동일화, 카타르시스, 표출, 통찰, 적용의 ICOIA의 단계를 거쳐 성찰의 능력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속독보다는 매일 차분한 연습을 통하여 지력과 정신력을 함께 기른다는 이론은 십분 동감이 가지만, 5차원 이론이란 것이 같은 말의 반복이 심하여 좋은 책이란 생각을 들게 하지 못한다.

164쪽의 <인간의 비범함이란 비범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독서 활동 내지 독서습관이 유기체적이고 전면적으로 주어졌을 때 생기는 결과>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국어공부 잘 하는 법 내지는 국어 성적 높이는 길은 이것 뿐이라고 말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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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4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KBS 우리말 겨루기 기출 문제은행
KBS 우리말 겨루기 작가진 엮음 / 넥서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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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퀴즈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지만, 우리말 겨루기처럼 '지식이 아닌 우리말'을 대상으로 삼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골든벨이야 고딩 교과서에서 문제를 많이 뽑아 내기도 하고,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맞출 문제들이 등장하는 것이고, 다른 퀴즈 대한민국 류의 프로들도 퀴즈를 좋아하고 공부한 사람들의 상식을 테스트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우리말 겨루기는 누구나 성인이면 즐겨 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서문에서 작가가 쓴 대로 여성들이라면 더욱 퍼즐에 흥미를 많이 느낄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우리말의 맞춤법은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어려운 반면, 맞춤법을 올바르게 가르치려는 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던 것도 어려운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한글 맞춤법이란 규정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맨 뒤에 실어 두었지만, 그걸 보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보다가도 지겨워서 제풀에 나가 떨어진다. 하긴 한글 맞춤법 설명에도 맞춤법이 틀린 구석이 나온다. (끼어들다를 끼여들다로 적은 부분)

텔레비전에 나와서 실력을 다투는 이들을 보노라면 참 대단한 센스가 돋보이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나도 국어로 밥벌어먹고 사는 사람이지만, 퀴즈에 나간다면 글쎄, 예선 탈락 안 하면 다행일 수준이랄까 ㅋㅋ

이 책에 나오는 말 중, 가장 생뚱맞은 것은 식탁에 자주 오르는 마늘쫑의 바른 표기가 <마늘종>이란 것.ㅜㅠ

좀 아쉬운 점이라면 기출문제다 보니 해설이 부족한 부분이 아쉽다.
특히 한글 맞춤법에 맞는 문제, 틀린 문제는 설명을 곁들인다면 멋진 책 한 권이 나올 법도 한데...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거나, 고등학생 수준이면 방학 정도에 한번 재미삼아 읽어 볼 법도 하다.

수업 시간에 퀴즈를 내는 시간을 갖는 일도 재미있겠다.
중간고사 마치면 이걸로 퀴즈 대회라도 한번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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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르는 우리말 - 365일 헷갈리는 365가지
김슬옹.김형배.조경숙 지음 / 모멘토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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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국어 교사다. 그런데도 맞춤법엔 자신없는 것들이 많았다. 학교에서도 동료 교사들이 시험 문제를 낸다거나 공문서, 가정통신문 등을 작성할 때, 띄어쓰기나 헷갈리는 말들을 물어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자신있게 답할 수 없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그래서 오죽하면 그 어렵고 헷갈리는 맞춤법으로 석사 논문을 다 썼겠나 말이다.

내 석사 논문의 요지는 한글 맞춤법 너무 어렵다. 헷갈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교육은 너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이다.

그러던 차에, 작년에 실업계 아이들 대상으로 '국어생활' 과목을 수업하게 되었는데...
교과서가 너무 재미없는 설명문 투성이고, 아이들이 늘어지기 좋게 되어 있어서, '국립국어연구원' 홈페이지에 매달 실리는 '우리말 문제'를 따와서 아이들과 수업하기 시작했는데, 이놈이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열심히 들어서 좋고(시험 문제에 그대로 나니깐...),
아이들도 시험 공부 열심해 해서 좋고(우리 아이들은 조금 어려우면 아예 포기한다ㅠㅜ),
시험문제 낼 때, 복사해서 붙이면 되니 편해서 좋고,
무엇보다 시험 칠 때 빨리 끝나서 감독들이 좋아하고,
시험 마치고 나서도 아이들이 정답에 대해 왈가왈부 시비하지 않아서 좋았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아이들이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국어 맞춤법과 우리말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여느 인문계 아이들보다 헷갈리는 것에 대해 정확히 아는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시험 감독을 갔다 온 젊은 선생님들은 답안지를 모아둔 다음에 아예 모여 앉아서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어 생활' 시험 뒤엔 꼭 한차례 교사들 대상으로 우리말 강의를 해야했으니... ㅋㅋ 다른 국어 선생님들에게 마구 물어대는 통에 이 시험지를 안 가르친 선생님들은 곤욕을 겪기도 했다. 사실 공부하지 않으면 국어 교사도 자신없는 부분이 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표기법, 헷갈리는 어휘, 띄어쓰기... 이런 것들이다.

이 책 한 권이면, 그동안 헷갈렸던 것을 무지무지하게 많이 해소할 수 있다.
내가 보던 책 수십 권 중, 이만큼 가려운 곳을 시원스레 긁어주는 책은 없었다.
맞춤법 해설서들은 한결같이 고리타분하며 흥미를 똑, 떨어트리는 책이었고,
우리말 바로쓰기 책들도 왠지 어수선하면서 양만 많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책에 와서는 내가 1년간 아이들과 수업한 것을 책으로 엮은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고학력이면서도 우리말 부려 쓰기에 자신 없던 사람들에게 정확한 설명을 적절한 분량으로 하고 있어 보인다.

어제 이 책을 읽다가 아내와 아들에게 5천원 내기를 걸었다. '불평과 불만'의 차이가 뭐게? 하고.
아들이 맞혔다. 불평은 드러내 놓고 투덜거리는 '행위'고, 불만은 '심리 상태'다.

내가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몇 년 간을 맞춤법 문제에 천착했기 때문에, 상당히 관심있는 편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나도 잘 모르는 문제들을 알기 쉽게 풀어 놓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익숙지/ 무심치 같은 경우... 익숙하지/ 무심하지 의 '하'가 줄어들 때, ㄱ,ㅂ,ㅅ 뒤에서는 '하'가 통째로 빠지고, 그 외의 경어 ㅎ만 남는단다...

갱신과 경신... 늘 헷갈린다. 여권은 만료되면 갱신하고, 신기록은 경신되는 거다.

사용과 이용의 차이... 사용은 본 목적으로 쓰는 거고, 이용은 편의상 쓰는 일이란다. 성냥개비를 사용하여 불을 붙이고, 성냥개비를 이용하여 퀴즈를 내는 식으로... 도구나 물건은 사용하고, 사람이나 시설은 이용하고...

십만여 원/ 십여만 원...은 차이가 난다. 십만여 원은 십만 원까지가 만 단위고 거기 몇천 원이 더 붙은 것이다. 십여만 원은 십만 원에 만 원짜리가 몇장 더 붙은 것이다. 십만여 원은 십일만 원 미만이고, 십여만 원은 십일만 원 이상 이십만원 미만이다.

친구와 약속을 할는지/ 할런지,
꽃아!를 [꼬차] [꼬사] [꼬다] 어떻게 말음할지,
피해를 입으면 배상하는지/ 보상하는지,
달걀은 껍데기인지/ 껍질인지,
뒤뜰인지 뒷뜰인지... 글을 쓰면서 늘 헷갈리는 분들이 맞춤법에 관한 책을 몹시 목마르게 찾으셨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다른 책들에 비하여 훨씬 시원시원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금방 이 문제들의 답은 오른쪽을 [긁어] 보시라! 앞의 것이 정답입니다^^

이 책에도 옥에티가 있었으니...237쪽에 '술 익는'의 발음을 [수릭는/술릭는]이라고 적어 두었는데, [수링는/술링는]처럼 고쳐야 옳다. 요정도 실수는 누구나 한다.^^
그리고 발음 문제는 정답이 없는 경우도 많다. 표준발음은 서울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는데... 정말 서울 사람들이 그렇게 발음하는지... 몹시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걸 따지자면 인생이 너무도 짧을 것이다. 한 가지 예만 들자면, 나는 서울 사람들이 김밥을 [김:밥]으로 올바르게 발음하는 걸 들은 적이 없다. [김빱]이라고 고 이쁜 더 자두도 노래하지 않았나 말이다.(걔가 서울 사람인진 모르겠지만...)

날마다 쓰고 듣는 우리말이지만, 고학력자들도 바르게 쓰는 데는 자신이 없을 것이다.
모두 가르치지 않은 교사들 잘못이다.
그렇지만 [리콜]해서 A/S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책 한권 정도 줄을 쳐 가면서 읽으면, 문법 책, 맞춤법 책 재미 없었어도 조금은 나아지리라 믿어서 주례사 비평에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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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24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글샘님이 맞춤법에 관심이 많은 것이 그저 국어샘이기 때문만은 아니었군요..
보관함으로 넣습니다.

글샘 2007-02-24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상들이 지킨 언어라서 소중하다는 둥, 과학적으로 만든 맞춤법이라는 둥, 뭐든지 신성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규칙으로 만든 맞춤법을 널리 알리고 가르치고, 맞게 쓰는 일도 중요한 일 아닐까요?

잘잘라 2008-02-02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믿음 가는 추천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안경이 2018-01-0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춤법 추천책˝으로 검색을 하다가 들어왔습니다. 딱이구나하는 마음이들어 구하려하니 절판인데, 혹시 다른 관련책을 추천 부탁드려도 될지요? 다른 책추천도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샘 2018-01-03 12:37   좋아요 0 | URL
이수열의 ‘우리말 바로쓰기‘ 같은 책도 좋습니다.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1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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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꼭 권한다기 보다... 일반인들이 어원에 대해 읽을 일이 흔치 않으므로 우연히 눈에 띈다면 한번 읽어봄직도 한 정도.

우리말의 어원을 100가지 풀어 놓으려고 하는 첫 권이다. 두번째 권은 아직 준비중...
그러므로 이 책엔 50가지가 실려있다.

요즘 뭔가 알고 싶은데, 전문가를 만나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지식에 물어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거기엔 전문가의 의견을 싣는 곳이 아니므로 정확한 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역시 인터넷도 컨텐츠가 중요하단 것이다. 맨날 홀딱쑈나 게임이나 하는 인터넷을 강국이라고 할 순 없단 생각.

저자는 인터넷에서 우리말의 정확한 뜻을 물어보는 일이 많다면서, 이 책을 왜 썼는지를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역시,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말은 어원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힐 수 없는 말들이 숱하게 놓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정을 알면서 재미삼아 읽을 법도 하다.

똥구멍으로 호박씨를 깠다는 등의 이야기는 상상속에서 나온 이야기지, 실제로 그런 설화가 있었던 것도 아닐 것이며, 삼십 육계처럼 병법에 나오는 이야기도 있지만 줄행랑까지는 한자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으며, 어처구니처럼 전혀 그 뜻을 모르고 쓰는 말들도 흔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뜻을 구별할 수 있는 말들도 있다. 갈매기살이 갈매기 고기가 아니라 간막이살에서 나온 말이며, 고주망태의 고주와 망태도 뜻을 알 수 있고, 푼수나 숙맥처럼 그 어원을 알면 뜻을 명확히 쓸 수 있는 말들의 설명은 읽는 이에게 유익하다. 내 코가 석자의 코는 신체부위가 아니라 콧물이란 것도 재미있다.

그런데, 삼천포로 빠지다나 아줌마, 노다지, 어처구니... 같은 말들은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주루룩 늘어 놓기만 해서 별로 도움도 안 될 뿐더러 재미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다.

무엇이든 적당히 알고 쓰면 좋긴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생명이 있어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지름신, 뽐뿌질, 간지나다... 같은 말들은 처음 들었을 때엔 대략난감한 단어가 아닐 수 없지만, 쓰임새에 익숙해 지면, 또 그것처럼 간명한 말이 없는 것이다.

이런말들을 마구 만들어 쓰는 것을 문제삼을 사람도 있겠지만, 어차피 옛날에 몽고의 지배를 받을 때 몽고말이 많이 들어왔고, 미국의 지배를 받을 땐 '아메리카 카우보이, 달실은 마차다...'이런 황당한 노래가 유행했듯, 언어의 변화를 잘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는 일로 보인다.

2권에는 역시 그 정답을 찾지 못할 말들이 잔뜩 실려 있다. 이판사판, 십팔번처럼 어원이 쉽게 밝혀지는 말도 있는가 하면, 사바사바, 쪽팔리다, 어쭈구리, 거시기 처럼 어원을 밝히기 어려운 것들도 많이 있다.

그저 재미로 읽을 수 있으면 되겠단 생각이다.

그리고, 국어학자라면서 '만두국'이라고 적은 것은 (200쪽) 유감이다.
만두도 한자어라고 보기 어렵고, 국도 우리말이라고 본다면 '만둣국'이 옳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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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2-1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재밌겠는데요. ^^

글샘 2007-02-1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을 좋아하실 수도 있지요. 특히 글쓰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재미있는 것도 있고, 별로인 것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