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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천둥
더글라스 보이드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비를 내리는 인디언이자, 체로키 인디언 치료사인 ‘구르는 천둥’을 읽었다.
인디언들의 삶의 자세를 다룬 책들은 드물다. 그렇지만 이 책들을 읽는 것은 여느 명상 서적에서 읽을 수 있는 가르침보다도 좀더 신비로운 삶의 경험들을 얻게 해 준다.
그의 생각들을 더글라스 보이드가 관찰하고 서술한 책으로, 구르는 천둥은 삶과 세계를 전체적인 시각으로 이해하고 자연에 신뢰감을 보내는 인디언으로 묘사된다. 원인과 결과의 원칙은 모든 곳에서 작용하며, 따라서 어떤 사람의 행동의 결과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돌아가게 되어있다. 우리가 한 모든 말과 생각, 행동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모든 일에는 필요한 때와 장소가 있다. 저자가 겪은 여러 번의 신비로운 경험은 이런 그들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요즘 대재앙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많은 자연 재해가 일어난다. 작년에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데 이어, 올해 파키스탄의 대지진과 중남미의 허리케인, 산사태는 <판>으로 일컬어지는 자연의 뒤척임으로 우리를 대단히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들은 지구는 하나의 몸이며, 거대한 의식체고,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존재로 파악한다. 우리는 마치 세포들처럼 그 안에서 살아야 하며 지구와 나는 한마음이란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공기와 물의 오염, 숲의 파괴 때문에 정신병까지도 일어난다고 하고, 그 질병의 치료에는 자연이라는 협력자를 제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고통을 겪는 이유는 이런 자연과의 평화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나는 그것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모든 병과 고통은 이유가 있다. 그것들은 지나간 어떤 것, 다가올 어떤 것의 보상이라는 시선은 신선하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기계론적 우월주의가 불신당하고, 히피 세대에서 뉴에이지 세대로 이어지는 정신적 폭발의 도화선 중 하나로 불릴 만큼 그의 논리는 거대하면서도 일관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지구상의 모든 것들, 물, 공기, 심지어 사람과 문화까지도 인간이 만든 국경선 안에 가둘 수 없다’는 그들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아이러니컬 하게도 미국이라는 땅덩어리다. 얼굴 흰 그들은 샐러드 보울이라고 주장하지만, 백인들에 의해 벌어지는 인디언에 대한 멸시와 차별은 풀릴 수 없는 숙제이리라.
우리가 추앙하고 따르려는 미래가 얼마나 두렵과 추악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다. 간단한 인디언의 십계명을 읽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힐 수 있는 ‘만트라’가 될 법하다.
인디언의 십계명
대지는 우리의 어머니, 그 어머니를 잘 보살피라
나무와 동물과 새들, 당신의 모든 친척들을 존중하라.
위대한 정령에게 당신의 가슴과 영혼을 열라.
모든 생명은 신성한 것, 모든 존재들을 존경심을 갖고 대하라.
대지로부터 오직 필요한 것만을 취하고, 그 이상은 그냥 놓아 두라.
모두에게 선한 일을 행하라.
모든 새로운 날마다 위대한 정령에게 감사하라.
진실을 말하라. 하지만 사람들 속에서 오직 선한 것만을 보라.
자연의 리듬을 따르라. 태양과 함께 일어나고 태양과 함께 잠들라.
삶의 여행을 즐기라. 하지만 발자취를 남기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