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꼭두장군의 비밀 책읽는 가족 15
김병규 / 푸른책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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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던 것 같은데, 옛 이야기에 보면 밭을 갈다가 항아리가 하나 나왔는데, 농부가 거기다 쟁기를 넣어 들고 왔더니 거기서 자꾸자꾸 쟁기가 나오더라는 이야기가 있다. 요술항아리인 것이다. 

그처럼 빈수 아버지도 땅을 갈다가 무언가 덜커덕 걸리는 걸 만나게 되는데 그 순간이 바로 유명한 역사 유적지가 발견되는 순간이자 빈수에게 흙꼭두장군이 찾아오는 이 이야기 의 시작이다.

흙꼭두장군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빈수에게 찾아 왔을까?  

왕과 왕비의 무덤을 지키던 흙꼭두장군은 까만 수레에 열쇠를 싣고 다니며 왕비의 명령이 떨어질 때 비밀의 문을 열어서 왕을 맞이하는 일을 맡고 있는 흙으로 만들어진 인형이다. 토우인 셈이다. 그런데, 그만 그 귀하디 귀한 열쇠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왕비의 무덤을 왕의 무덤이라고 잘못 발표한 김박사에게 사실은 그렇지 않음을 빈수는 흙꼭두장군의 힘을 빌어 알려주게 된다. 그리고 그 무덤에 대해 기사가 나자 도굴꾼들이 그 무덤에서 귀한 유물들을 건져 내려고 하는데, 거기에는 몸이 아픈 새길이의 병원비를 마련하려는 새길이 아빠도 있다. 그걸 밝혀내려다 빈수는 새길이네 광에 갇히게 되고... 빈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새길이에게서 흙꼭두장군이 잃어버린 무덤의 열쇠를 다시 찾은 흙꼭두장군은 무덤의 주인인 한꽃님왕과 왕비를 만나게 해서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해 줄 수 있었다. 그리고 김박사는 제대로 된 무덤의 주인을 알게 되었고, 왕릉과 왕비릉은 자알 발굴되었다는 이야기.  

흙꼭두장군이라는 현실세계의 영역에 속하지 않은 인물 덕에 이 이야기는 신비로워 보인다. 얽히고 설켜 있는 듯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꺼풀을 벗어나가는 것을 읽어나가는 재미가 좋아 무척 잘 읽혀지는 책이다. 이 이야기를 읽은 아이들은 역사 속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될 것이다. 박물관에서 토우를 본다면 흙꼭두장군을 떠올려 보겠지!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친구 하나가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리라. 아니, 어쩜 맘 속으로 그런 친구 하나를 맞아들이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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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2-17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흥미로운 책이네요.
역사속의 이야기와 현실이 이어지는 느낌이 들겠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할것 같아요.

2009-02-17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8 0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진짜 나일까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5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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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 중(언제부터를 최근으로 잡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나의 마음을 많이 빼앗아 간 책이다. 책 읽느라 잠꾸러기인 내가 새벽 1시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주인공은 건주와 시우 두 아이이고, 이 두 이의 이야기를 도와 줄 반동인물로 등장하는 아이가 은찬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 보기에 무관심한 선생님과 건주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선생님의 모습, 자기 삶만 중요하고 가족의 고통은 무관심한 건주의 아버지와 고통을 참아내려고만 했지 이겨내려고 하지는 못했으나 상담선생님을 통해 아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변하기 시작하는 어머니는 이야기 속에서 각각 대비된다.  

이야기는 모두 5장으로 구성이 되는데, 각 장은 세 개의 소제목을 달고 있는데, 그것은 건주 이야기, 시우 이야기, 건주 이야기, 시우 이야기.... 식으로 끝까지 반복된다.  

건주는 우리 반의 왕따다. 그 교실에 소심한 아이 시우가 전학을 온다.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특명(?)을 가진 시우는 상처 많은 아이 건주와 짝이 되고 건주와 친해 보려고 노력한다.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표현하지 못 하는 건주는 다른 사람이 보면 성격 까칠한 아이다. 시우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던 건주! 하지만, 이런 마음을 표현한 적 없어서 시우는 건주의 맘을 전혀 알지 못한다. 반에서 새로운 짝을 정할 때 당연히 시우가 자기 옆에 앉으리라 생각했는데, 은찬이의 짝이 되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건주는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거기다 은찬이의 교묘한 건주 괴롭히기 작전에 뜻하지 않게 엮이게 되어 시우는 괴롭기만 하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날라가서 사고뭉치로 낙인이 찍힌 건주의 가정 이야기는 정말 우울하다. 아이들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을 때 그 원인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제공 되고 있다는 점에서 건주의 가정사가 평범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짐작해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술 먹고 들어오는 날은 집안의 물건을 던지거나 엄마를 팸으로써 자신의 분을 삭힌다. 그래서 엄마는 문을 활짝 열고 세상으로 나갈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가지고 그 상처는 사춘기 소년 건주에게 그대로 옮아간다. 건주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사실 문제라는 것은 은찬이가 만든 것이지만. 은찬이가 다른 데서 싸워 놓고 엄마에게는 건주 때문이라 했고 엄마는 또 건주냐며 학교로 달려 와 선생님께 따따부따...)선생님은 건주를 상담 선생님께 넘기지만, 상담 선생님은 은찬이와 건주를 함께 상담하고 싶다고 두 어머니를 불러 말한다. 자존심 상한 은찬이 엄마는 아이 때문에 눈에 뭐 하나가 딱 씌워져 있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그 상담실에서 건주 엄마는 자기 아이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에 앞서 엄마가 먼저 치유 된 것이다. 건주를 위해 아빠에게 맞고서 살더라도 참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엄마는 이제 건주를 위해 이혼을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엄마의 뜻하지 않은 반격은 폭력적인 아빠에게도 자신의 폭력을 되돌아보게 한다. 멋진 상담 선생님 덕분에 한 가정이 구원되었던 것이다.  

한편 시우는 교묘한 은찬이의 꼬붕 노릇 때문에 괴롭기만 하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뭐라 말하지도 못 한다. 그런 중에 자꾸 건주에게 눈이 가는데. 그런데, 은찬이는 건주와 사이가 안 좋다 보니 건주에게 자꾸 나쁜 행동을 하고 그 나쁜 행동의 공범으로 시우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을 끌어 들인다. 아닌 것을 알지만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매일매일이 괴롭기만 하다. 하지만, 건주 아버지가 선생님의 호출을 받고 학교에 왔을 때 시우는 정말 큰 용기를 내어 건주는 아무 잘못이 없으며 이 모든 일은 은찬이가 저지른 잘못임을 이야기 한다. 창 너머로 시우의 이야기를 들은 건주는 시우와의 갈등의 끈을 끊을 수 있었다.   

책이 무척 재미있어 읽는 것은 시간 문제다. 거기다 현재 초등 6학년을 맡고 있는 내게는 6학년 아이들의 이야기가 정말 잘 와 닿았다. 아이들의 심리를 참 잘 들여다 보았구나 싶다.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를 들고 있는 상담선생님의 등장은 억지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나도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리고 이상적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인물은 아니다. 상담훈련을 잘 받은 사람이라면 어려움 없이 그러한 역할을 해 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더군다나 자신의 유년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는 건주는 상담 선생님에게는 보다 특별한 아이일테니 말이다.  

한쪽의 말만 일방적으로 믿고 아이가 달고 있는 꼬리표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담임 선생님은 참 나를 뜨끔하게 한다. 뭐 이런 선생님이 다 있냐 싶으면서도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거다. 작년에 ADHD가 의심되는 한 아이가 있었는데, 정말 그 아이 때문에 부글부글 속이 끓을 때가 많았다. 말이 안 통해서 자꾸 그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었다. 생각 하다 못해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가지신 동학년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치료를 시작했는데, 아이랑 조근조근 이야기를 해 나가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나는 참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조금 더 알면 이 아이를 도와 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많은 교사가 상담 공부를 하나 보다. 선생님이 아프신 바람에 치료를 끝까지 못한 그 아이가 자꾸 떠 올랐다. 아이들에게 많은 죄를 지은 나의 모습이 이 무심한 선생님에게 겹쳐진다.  

어쨌든 참말로 다행이다. 은찬이의 비리도 드러났고, 시우와 건주는 친구를 얻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건주의 가정이 이제 조금은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보여 책을 덮는 마음이 참 편안했다.  

남학생들이 이 책 읽으면 좋아라 할 것 같다. 오늘은 누구에게 이 책을 줘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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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14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유정 작가는 광주에 살아요. 재작년 이금이샘 오셨을 때 같이 만났는데 한 미모 하던 걸요.^^
 
불가사리를 기억해 사계절 아동문고 73
유영소 지음, 홍선주 그림 / 사계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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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좋아하며 자란 작가가, 옛이야기를 찾아 읽으면서 얻은 아이디어를 책 속에 이리저리 잘 버무려 둔 참으로 독특한 책을 하나 만났다.  

이벤트에 한 번 응모해 보리라는 (http://cafe.naver.com/sakyejul.cafe 이벤트 공지사항) 불순한(?) 동기로 구입한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책이랑 무척 다른 느낌이다.  

웅녀 이야기, 여우누이, 불가사리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내겐 다 생소한 이야기지만, 작가의 말에 보면 그 이야기의 씨앗이 된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밝혀 두고 있다. 옛이야기에다 새로운 옷을 입히고 가꾸어 다듬어 내어 탄생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나 보자.  

<아침에 심어 저녁에 따 먹는 가래>이야기는 하늘나라 공주인 웅녀와 결혼하면 하늘나라 사위가 될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한 총각이 결혼해도 별로 특이한 일이 일어나지 않자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굴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딸아이가 우는 바람에 아들만 데리고 다시 제 살던 곳으로 나왔더란다. 잘 자란 딸 아이가 에비를 찾아 길 떠나려 하자 웅녀는 실한 가래 열매를 전하며 요긴하게 쓰라 이르고. 장에서 "아침에 심어 저녁에 따 먹는 가래"라고 외치는 아이를 보고 몸져 누운 아들을 생각하며 집으로 데리고 오는 웅진사. 극적인 가족상봉. 다시 곰이 된 두 남매. 곰의 옷을 받기는 했으나 여전히 기도가 부족하여 곰이 되지 못해 가족에게 갈 수 없는 웅진사의 이야기는 단군신화의 웅녀 이야기에서 따 왔다 한다.  

<산삼이 천년을 묵으면>은 산삼이 변한 꼬마 메산이의 뒤를 밟아 산삼밭을 안내 받았으나 욕심을 부리고 메산이에게 손을 대는 바람에 화를 입어 병을 얻은 욕심 많은 농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농부에게는 맘씨 고운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메산이를 찾아 나선다.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아들도 메산이를 만나는데, 메산이는 농부에게 그랬듯이 아들에게도 산삼밭을 가르쳐 주며 가장 실한 놈을 제외하고 딱 하나만 따 가라 한다. 아들은 맘이 고와 이 다음에 메산이가 될 다른 산삼들도 도저히 딸 수가 없었더란다. 그 아이의 손에 산삼의 씨앗이 놓여지고 그리하여 인삼 재배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는 '백두산 메산이 전설'에서 따 온 이야기란다.  

<우리 누이 여우 누이>는 은혜 입은 이의 자식을 맡아 기른 아비가 집 안의 괴이한 사건의 정체를 알아내고는 한 달에 한 번 그 딸 아이를 위해 소를 잡고 간을 먹이는 것을 오라비들이 보게 되면서부터 시작 된다. 첫째, 둘째 형은 막내에게 무당에게서 받은 부적을 동생의 베개에 넣어두라 이르는데... 누이를 사랑하는 막내는 이 모든 것을 아비에게 의논하려 하는데 마침 집에 손님이 오셨다. 밖에서 들어보니 손님은 여우의 소리를 내고 있고, 여우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아버지는 손님과 술을 마시다 그만 잠이 들고 만다. 손님은 막내가 부적을 들고 있음을 알고 그걸 달라 하여 두 조각을 내어 형들에게 하나씩 주라 하고 막내에겐 그림 족자 하나를 준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보니 누이는 제 집으로 돌아 간 뒤. 오랜 세월이 지나 아버지가 들려 주시는 이야기에 그 누이에 얽힌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족자 그림을 통해 여우누이가 있는 곳으로 하룻밤 가서 놀다 올 수 있음을 알게 된 막내는 형들에게도 그리 하자 말하지만... 형들은 대신 어릴 때 누이가 가지고 놀던, 그들이 만들어 준 팽이를 주며 옛정을 그리고 있음을 전하는데... (손님이 준 부적 두 동강은 여우털 붓이었고 형들은 그 붓으로 과거급제 했더란다.)

<불가사리를 기억해>에서는 국경에서 적국의 전쟁 무기를 모두 먹어 우리 나라를 승리로 이끈 불가사리가 또 다른 적에 대비하기 위해 혹은 다른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고민하던 왕 때문에 감옥에 갇혀 생활하게 되는데... 임금의 욕심은 결국 불가사리에게 자신을 쇠붙이로 보이게 해 잡아 먹히는 지경에 이르고. 자기를 만들어 준 아낙을 찾아 고개 넘어넘어 왔으나 아낙은 이미 옛일을 잊고 불가사리를 무서운 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 그의 어린 아들은 불가사리를 기쁜 맘으로 반기는데... 눈물을 흘리면서 사라지는 불가사리. 그 불가사리에게 그동안 미안했다고 용서를 빌고 싶었으나 더 이상 찾을 길이 없고. 차돌이는 어릴 적 본 그 불가사리를 기억하면서 불가사리의 얼굴을 담아 낸 벽돌을 구웠는데 그 벽돌이 경복궁 교태전 꽃담을 지나 아미산 굴뚝을 장식하고 있다나 어쩄다나. 

<달래 달래 진달래>는 전설 속의 '달래강'앞에서 죽을 만큼 망설이던 오누이의 이야기라는데...누이에게서 여인을 느낀 소년이 비로 강이 불었으나 그 강을 건너면서 그 맘을 떨쳐 버리려고 먼저 강을 건너는데... 동생도 건넌 강이니 자기도 건너보자 맘 먹고 건너다 그만 누이는 물 속에 빠지게 되고. 누이의 죽음에 책임을 느낀 동생은 시름시름 앓게 되는데, 그런 동생을 찾아 온 누이는 자신이 선물한 두루주머니를 꺼내 보게 하는데... 누이의 손길에 오랜만에 오래도록 잠이 든 동생의 방 창 아래 때 아닌 진달래가 함빡 피었고, 두루주머니에 피어있던 진달래는 사라져 버렸더란다. 누이를 그리며 두루주머니를 붙잡고 엉엉 울던 동생은 이제 다 나았겠지? 

마지막 책인 <책 속 책, 빗살에 햇살>은 이야기를 짓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자매가 다 짓지 못한 뒷 이야기를 지어 보라며 여백의 페이지를 남겨 두었는데... 살인사건과 연관 된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이 이야기의 뒷이야기를 지어 보는 것이 바로 이벤트의 내용인데, 책을 읽어보니, 참 막막하다. 정말 작가적인 상상력과 추리력이 동원 되어야 멋진 이야기를 지을 수 있겠다 싶은 것이 어째 조금 어려워 보인다.  

흥미진진 이야기 속으로 퐁당 빠져 보실 분은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시길. 아이들도 이 책을 재미있게 만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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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0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벤트 안내 메일이 왔길래 카페에 들어가 보긴 했는데~~ 좀 어렵겠네요.^^
우리 이야기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좋을 듯...우리 애들이 우리 문화 우리 정서가 담긴 우리 이야기를 많이 접해야 되는데 번역본을 더 많이 접하는 현실이...

희망찬샘 2009-02-07 22: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무척 어려운 작업이더라구요. 그래서 아마도 응모자가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고로 더욱 욕심이 나지만~ 참 어려운 일이네요. 그림의 떡을 놓치자니 참 아깝다는 생각이... 하지만, 참 바쁜 시기라 가능할런지... 해 보고 싶은데! 순오기님도 한 번 해 보세요.
 
아주 특별한 우리 형 - 개정판 눈높이 어린이 문고 33
고정욱 지음, 송진헌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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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우리 형~ 저어엉말 유명한 책이다. 대강의 줄거리를 알긴 하지만, 읽어보긴 이번이 처음이다.  

장애아의 이야기를 다룬 감동어린 작품 정도라는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너무 유명해서 큰 감동을 주리라는 기대는 사실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정말 다시 한 번 더 고정욱 작가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글쓰는 솜씨도 훌륭하지만, 글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많이 뒤흔들어 놓으실 분이라 여겨지기에.  

뇌성마비 형이 있다는 사실을 초등학교 삼학년이 될 때까지 종민이는 알지 못했다. 그런 종민이에게 어느 날 어머니, 아버지는 낯선 형을 소개한다. 종식이! 뇌성마비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은 종식이를 종민이가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이야기가 몇 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장치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부모님에게 느낀 배신감은 종민이를 충격에 휩싸이게 하고 급기야 가출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초반부에는 밋밋한 감이 있었으나  불량한 아이가 건넨 음료수를 마시고 정신을 잃기까지 하는 종민이를 보면서 긴장감을 느끼면서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행히 종식이는 자신의 십자가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도록 끊임없이 기도 해 주시는 친척 할머니 덕에 자신을 부정하는 과정도 겪었겠지만, 그 십자가를 지혜롭게 짊어질 줄도 안다. 검정고시에도 응시하고, 방송국 장애인 체험 수기도 응모하고, 그리고 컴 자판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여 장애인들이 쓰는데 무리없도록 자유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까지 하는 종식이! 함께 생활하면서 형의 아픔을 하나하나 자기의 아픔으로 느끼면서 가족이 되고 그리고 한뼘 자라게 되는 종민이는 언덕 위에서 굴러 내리는 형의 휠체어를 온 몸으로 막아 주려다 한달간이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지만, 진정한 가족 사랑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실제 뇌성마비 장애인 세 사람을 모델로 한 이야기라고 한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장애를 극복하면서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세 젊은이! 작가는 그 젊은이들이 장애를 극복해서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한 인간으로서 존경한다고 한다. 종식이가 개발했다는 자유키 프로그램을 개발한 실제 인물 안종혁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장애인 프로그래머 여자 벤처 사업가인 최지영, 장애인 인권 운동을 하는 쾌활한 청년 김범준씨 덕분에 이 위대한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반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책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던 동학년 선생님과 아이의 얼굴이 겹쳐 떠올랐다. 이 책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에게 책이 얼마나 훌륭한 인생의 선생님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는 정말이지 참 좋은 책이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만큼은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보면 좋겠다. 아이들이 희망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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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07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 작가의 의도대로 받아들이지만 착한어린표 동화에 식상한 우리 민경이는 이런 류의 책에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해요. 이 책도 나는 눈물 글썽~ 민경이는 담담.ㅜㅜ

희망찬샘 2009-02-07 22:22   좋아요 0 | URL
너무 유명해서 지금껏 미루어 두었던 책인데... 읽고 후회는 없습니다. 고단수 민경양에겐 그런 느낌도 참 귀중할 것 같군요.
 
우리 엄마 데려다 줘 파랑새 사과문고 4
김옥 지음, 김재홍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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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생활을 옆에서 들여다 보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김옥 선생님의 작품이다. 이 책을 읽고 참 많이 슬펐다.  

김옥 선생님은 기독교인인 듯하다. 작가 소개에 보니 기독공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다고 되어 있어 그렇게 추측해 보는데, 첫 이야기인 <거인의 잠>은 마치 하느님의 세상 창조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세상은 아주 커다란 거인이 만들었다는 거다. 자신에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맘이 들자 거인 아저씨는 결이 고운 진흙으로 아주 고운 소중한 친구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다 만들어진 사람의 코에 입김을 후~ 하고 불어 넣어 준다. 그리고 그를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그가 자는 틈에 여자 친구를 만들어 주는데! 자신이 만든 세계에 만족한 아저씨는 이제 쉬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깜빡 낮잠을 잤는데. 아저씨에게는 아주 짧은 한낮의 낮잠이었지만, 세상 사람들에게는 아주 오랜 세월이었다. 낮잠에서 깨어 난 아저씨가 본 세상은 실로 어지럽기 그지 없었다. 아저씨의 몸 위로 엄청나게 넓은 도시와 자동차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고 온 몸은 파헤쳐진 채 온통 상처 투성이고, 모든 것이 더러워지고 짓밟혀 있었던 것이다. 그대로 모든 것을 털고 벌떡 일어서려던 아저씨(그럼 세상은 끝이 나겠지!)의 눈에 동그랗고 빛나는 얼굴에 맑은 눈을 가진 작은 사람, 아저씨가 흙으로 처음 빚어 만든 것과 같은 그런 사랑스러운 친구들이 눈에 보인다. 바로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아저씨는 일어서기를 포기하고 땅 속으로 자기 몸을 숨겨 버린다.  

<우리 엄마 데려다 줘>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초등학교에 있는 공중전화다. 1학년 다솔이는 엄마가 집에 없을까봐 불안하다. 쉬는 시간이면 공중전화에 매달려 '나'에게 말한다. "우리 엄마 데려다 줘."라고! 나는 열심히 달려 다솔이 엄마네 집의 벨을 울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다솔이 엄마는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게 되고. (엄마가 집을 나갔나 보다.) 그래서 전화기도 덩달아 슬프다. 그러다 또 한참을 지나 다솔이를 만나는데, 오늘은 다솔이 친구가 먼저 전화를 해서 다솔이를 데리고 집으로 놀러 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다솔이가 전화를 하는데, 신호음이 울리고 있을 뿐이지만, 다솔이는 천연덕스럽게 엄마에게 친구집에서 놀고 가겠다며 "엄마 사랑해!"하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는 친구에게 "우리 엄마가 실컷 놀다 와도 된대. 맛있는 새우튀김도 해 놓는다구 했어."라고 말한다. 친구가 "그럼 너희 집에 가자."고 하면 어쩌나 순간 덜컥 걱정이 되었다. '다솔아, 네 맘 다 알아. 네 비밀 지켜 줄게."라는 전화기처럼 나도 다솔이의 비밀을 지켜 주고 싶다.  

<언니는 나빠요>는 조금 경쾌한 이야기다. 여섯 살 은비는 참 재미나게 글자를 배운다. 엄마가 글자 모양의 초콜릿을 만들어서 은비에게 주며 사랑은 이렇게 달콤한 것이라고 말해 주기도 하고, 튀김으로도 글자를 만들어 주시고. 까막눈이었던 은비의 눈에 하나씩 글자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언니 방의 낙서가 읽혀진다. '이은비 메롱, 이은비 돼지 꿀돼지, 이은비 똥꼬 바보'라고 적은 그 낙서에 그만 으왕~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하는 말 "언니 나빴어." 

<칠판 속 교실>에는 미은이의 소망이 담겨 있다. 교실에는 미은이처럼 부족한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놀림이나 미움을 받지 않고 편안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서는 교사가 무척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아이들의 마음은 한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 같지만, 또 참 악한 면도 있구나! 하는 걸 느끼고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그 모든 책임은 어쩌면 우리 어른들에게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그들의 순수한 세계를 떠나 어른들의 나쁜 모습을 먼저 배우고 익혔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미은이는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친구들은 미은이가 옆에 오는 것도 싫고 가방을 건드리는 것도 싫다. 마치 벌레 보듯, 병균 보듯 대하는 친구들에게 미은이를 대신하여 욕이라도 실컷 해 주고 싶어진다. 교실에 숙제장을 놓고 간 미은이는 늦은 시간 교실을 다시 찾는다. 아무도 없는 교실은 온통 미은이 것이 된다.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의 자리에도 앉아 본다. 그리고 칠판에 낙서도 해 보는데, 칠판 속에서 자기와 같은 꼬마 아이가 선생이라며 쑥 나온다. 그리고 칠판 속에 생긴 문으로 함께 들어가는데... 그곳의 교실 친구들은 더 이상 미은이를 놀리지도 않는다. 미은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공부도 얼마나 재미있게 가르쳐 주시는지! 시간시간이 신이 난다. 신비로운 세상을 뒤로 하고 학교를 나서면서 자기가 만들었던 개미처럼 생긴 개미를 손바닥에 올리고 미은이가 하는 말 "내 치구야, 자고 히어다고 노이지 아으게. 너으 지켜 주게(내 친구야, 작고 힘없다고 놀리지 않을게. 널 지켜 줄게.)"은 바로 미은이의 소망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라면 교실에서 미은이를 만나도 절대로 놀리지 않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해 주신 것은 이렇게 힘없는 이들의 힘이 되어 주라는 뜻이기에. 하느님은 바쁘시니까!!! 우리가 바로 그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은 아름답다. 이런 글을 읽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 책도 김재홍님 그림이군요. 그림을 정말 잘 그리시는 분으로 기억해 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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