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은땡이 - 꿈이 있는 동화 6
원유순 지음, 백명화 그림 / 세손교육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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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밥맛 좋아 많이 먹는 것도 죈가? 조금 먹지만 살이 찌는 것도 죈가? 은비의 살에 한 방울의 피도 보태주지 않은 친구들과 어른들은 왜 은비를 괴롭히는 것인지?

특히나 잘생기고 멋져 보여 좋아질 것 같았던 새 학년의 친구 민우는 노골적으로 은비를 놀려 마음을 아프게 하고 만다.

은비는 ‘은비+뚱땡이=은땡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 아이들의 눈에는 귀여운 은비가 아닌 게으르고 느려터진 뚱보로 비춰지기도 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갈등의 시작이다.

아마도 은비는 고도 비만아인가 보다. 몸매가 협조를 해 주지 않아 백화점 가서 예쁜 원피스도 마음대로 살 수 없고 학급별 이어달리기 대항전에서는 아이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도 괴롭다. 게다가 하필이면 사다리 구멍으로 지나가라는 장애물 경기라니! 모든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된 것도 속상하고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것도 속상하기만 하다.

결국 은비가 택한 것은 굶거나 먹더라도 그대로 올려 버리는 것. 그로 소아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는 은비!

다행히 자신의 소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무조건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잘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귀찮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를.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뚱뚱해서 고민인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뚱뚱한 친구들은 자신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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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요 - 웅진 푸른교실 4 웅진 푸른교실 4
이상권 지음, 윤정주 그림 / 웅진주니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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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정말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

“글쎄.잘 모르겠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좀 더 눈치가 있었다면 이 책 제목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작가는 애벌레를 키운 경험을 통해, 애벌레가 애벌레는 먹는다는 사실을 보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애벌레를 키우는 자폐아 승준이와 친구가 되어 가는 용감한 소녀 고재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떠오르는 아이가 있다.

반 아이 중에 자폐아가 있었다. 4학년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무척 인정받고 싶어하는 나이란다. 학년 초, 이 아이를 도와 줄 도우미가 필요했다. 3학년 때 같은 반을 한 아이 하나가 먼저 자신있게 자신이 돕겠노라 자청해 준 덕에 이후에도 한 달 간 당번을 바꾸어 돌아가며 도우미를 해 나가는 것이 순조로웠다. 도우미는 집에 갈 때 조금 먼 거리에서 오는 그 아이를 학원 차에 태워주는 일을 했는데 마침 그 친구는 서로 집도 가까웠다. 제일 처음 도우미를 했던 아이가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해 주어 그 다음 아이들도 보람을 느끼며 자원해서 그 일을 해 나갔다. 우리 반 봉사위원이기도 했던 아이는 일 년을 그렇게 옆에서 그 친구를 도와주면서 정말 잘 지내 주었다.

학년이 바뀌면서 그 동네에 새 학교가 생겼다. 특수학급이 없는 그 학교에 아이를 보내자니 걱정이 많으셨던 아버지(어머니도 안 계셨다.)는 우리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셨지만,  아이 하나를 위해서는 학원차가 움직일 수 없다고 했나 보다. 내게 어렵게 부탁하신 건, 딸  아이를 위해 잘 돌보아 주었던 그 친구를 같은 반에 편성 해 달라는 거였다. 친구를 잘 돌보아 주었던 그 아이라면 같은 반이 되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반 편성을 하던 날 아이가 펑펑 우는 거였다. 학년말로 갈수록 자기를 돌보아 주는 친구들을 때리기도 했기에 일 년의 고통이 다시 연장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 같다. 그 순간 일 년동안 아이에게 가졌던 고마운 마음이 다 사라져 버렸다. 그 아이의 마음은 거짓이었단 말인가! 더군다나 5학년이 되어 다시 만난 아이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아이가 학교생활이 어려워져 특수학교로 전학을 갔다는 것, 그 이야기를 전해주는 말에 안타까움이라든지,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것에 나는 약간의 배신감이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어쩜 그게 아이의 솔직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자폐아랑 함께 지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 책의 고재도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는 승준이를 친구로 받아들이면서 이런 심리적 갈등을 겪는다. 자신을 좋아하는 힘찬이의 비겁한 행동은 고재를 승준이와 더 가까워지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의 결말은 힘찬이도 승준이의 친구가 되어주리라는 여운을 남겨 주어 정말 다행이다.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는 걸 본 고재가 그 사실을 승준이를 대신 해 이야기 해 주어도 아무도 안 믿었는데 이제 그렇게 승준이를 괴롭히던 힘찬이가 자기도 애벌레를 키우면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고 하니 말이다.

3학년이니까, 4학년 정도까지는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승준이를 받아주겠지? 공을 들여서 아이들을 올려 보내도 5, 6학년 때는 아이들이 그렇게 잘 지내지 못 하는 것 같았다. 발달 특성상 약한 친구들을 이해하는 힘이 5, 6학년 때는 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아니면, 아이들이 조금 더 솔직해 지는 건가? 승준이는 고재랑 힘찬이랑 함께 계속 잘 지낼 수 있었으면...

그래도 그 아이들이 자라서 이런 아이들이랑 함께 겪었던 시간을 돌이켜 볼 때 그 일 년은 참으로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록 잘 해 주지 못한 나를 생각하며 가슴이 아플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특수교육에서도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대빵 이마, 고재야, 힘내! 승준이를 위해 고재도 애벌레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기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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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필요해 웅진 푸른교실 9
박정애 지음, 김진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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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진주니어 독후감쓰기대회(응모기간 ~9/4) 저학년부 대상 도서다. 도서관에 가니 이 책이 딱 있는 거다. 마음 같아서는 희망이에게 읽히고 독후감을 써 보라고 하고 싶지만, 아직 혼자 책의 느낌을 글로 쓰는 힘은 부족하리라 생각되어 꿈도 꾸지 않는다. 대신 책이나 재미있게 읽어라~ 하면서 줬는데 집에 있는 다른 책 읽느라 거들떠도 안 본다. (왜 맨날 다 읽은 책만 읽는 건지...쩝!) 그럼, 엄마 먼저 읽는다.   

제목을 봐도 표지를 봐도 또 왕따 이야기 하나 등장이구나! 이렇게 왕따 이야기가 이야기의 좋은 소재가 된다는 것은 아이들 세계에서 왕따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인가 보다.   

이 책, 초반부터 느낌이 괜찮다. 다른 왕따 이야기와 달리 친구에게 공격을 당하는 우리의 주인공 ‘조은애’는 나약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무척 마음이 후련해진다.  

오지희로부터 ‘발 고린내 전교 일등’이라는 별명을 얻을 찰나에 “나는 아직 무좀이란 걸 본 적도 없어서 그게 무슨 병인지도 몰라. 근데, 오지희 너는 무좀을 아주 잘 아나 보네? 많이 걸려 봤구나? 지금은 다 나았어?”라며 통쾌한 한 방을 먹인다.

환경 운동 하느라 바쁜 엄마는 은애에게 항상 바자회에서 산 몸에도 맞지 않는, 예쁘지도 않은 옷들을 입히고, 키 작은 은애는 그 덕에 아이들에게 더욱 찍히고 마는데, 더군다나 3학년 아이가 혼자 자기를 깨끗이 할 힘이 아직 부족하다보니 잘 씻지 못해 몸에서는 냄새도 나고, 머리에는 개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을 요소를 여러 가지 갖추고 있으니! 거기다 오지희 같은 아이가 이런 조은애를 미워하고 있으니 학교 생활은 고달프기만 하다. 그렇지만, 조은애는 바보가 아니라서! 책도 많이 읽고 생각 주머니가 아주 큰 아이라서 당하고만 있진 않는다.  

이모가 가르쳐 주신 친구 사귀기 수칙은 친구가 필요한 아이들이라면 기억해 두면 좋겠다. 은애도 좋은 친구 사귀고 싶어 메모해서 외웠다잖아!

1.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2. 내가 가진 좋은 것을 친구에게 주어라.

3. 칭찬을 많이 해 주어라.

4. 내가 먼저 다가가라.

성격상 친구 사귀는 게 일도 아닌 친구도 있지만, 친구 사귀기 때문에 땀을 쪽 빼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노력해 보면 좋겠다. 정말 친구가 생길거니까!  

 

이제 은애는 짝꿍 박하은과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되었고 얄미운 오지희에게도 마음을 조금 열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의 주인공 은애가 참 멋지게 느껴졌다. 따돌림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따박따박 말대꾸를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모 말씀대로 이제 3학년이 되었으니 바쁜 엄마 대신 자기를 스스로 돌보리라 마음먹은 은애는 저엉말 멋진 아이다.  

은애야, 이제 네게도 친구가 많이 생길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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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날아든다 푸른도서관 32
강정규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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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글은 처음 읽는다. 그리고 지금껏 내가 읽었던 책과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이 도서의 대상 연령은 청소년층으로 보면 되겠지? 초딩들에게 권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짤막한 이야기들은 많은 생각거리를 담고 있다. 이 모두를 묶는 한 단어라면 ‘소통' ?

제 1 부

구리 반지 : 이북이 고향인 정암 선생님은 두고 온 가족을 그리며 많은 이들을 새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돕는다. 성격이 바르고 곧아 아무리 차가 지나다니지 않는 시간이라도 빨간 불에서는 길을 건너지 않으셨던 선생은 북에 둔 가족과 연락할 방법이 있음에도 가족 소식 몰라 애태우는 이가 나 하나 뿐이겠는가 하시며 아마 잘 있을거라는 말로 욕심을 거두신다. 대신 구리 반지만 자꾸 만지신다. 저승길 가시기 전 북에 둔 아내를 만나 구리 반지 한짝 빼내 아낙네 손에 끼워 주심은 정암 선생님의 평생 소원이 아니었겠는가! 비록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일지라도 저 너머 세상에서는 그렇게 꿈을 이루시기를.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공부한 장성한 어른들은 정암 장학회 회원이 되어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았으니 제사상 위에 함께 올려진 구리반지는 더욱 빛날 것이다.

삼거리 국밥집 : 국밥집 가게 주인 할머니의 슬픈 사연-어린 딸 병 고치러 용한 이 있단 소문 듣고 서울 올라와 만날 순서 기다리다 국밥집 일 하며 한철을 보내던 중 그 순서 오기도 전에 38도선 굳어져 돌아갈 수 없게 되었더란다. 그 딸을 그리며 병신딸 춘자씨를 양딸로 받아들여 사연 많은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춘자씨를 거두면 두고 온 고향의 딸도 누가 거두어주겠거니 생각하면서.

뿔테와 금테 : 소재가 궁한 동화작가 염소우씨의 이색 경험! 눈깜박할 사이 도착한 개성역과 갑자기 동물로 변해버린 사람들! 수해로 다른 이 탓만 하다가 그 옛날 정겹던 시절을 떠올려 보면서 둑도 허물고 욕심도 허물고 서로 하나 되자고 하는 아기염소, 어미 염소들! 전동차가 터널을 빠져 나오자 다시 원래의 모습이 된 사람들과 집에 돌아가 뿔테 안경 쓰고 동화를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한 염소우 선생의 이야기다. 염소우 선생님이 쓰는 동화는 남북이 하나되는 아름다운 동화겠지?!

소통 : 시골 할머니가 보따리에서 꺼내 준 한과 하나를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엄마 눈치를 살피는 아이! 그 세 사람을 바라보는 승객들은 엄마의 허락에 아이가 과자를 먹자 다같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독자도 한숨을 “휴~”

2부 

다배 이야기 : 개를 제대로 키워 본 적이 없어서, 개와 사랑을 나누어 본 적이 없어서 그 이야기에 완전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만약 강아지를 키워 본 이라면 화자의 모든 말들을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리라 싶은 참 잘 쓰여진 글이다.

새가 날아든다 : 이 책의 표제작이다. 시집 간 딸이 엄마에게 선물한 복닥한 조끼가 맘에 들어 할아버지는 그 조끼를 겨우내 차지하고 벗지 않는다. 외손주를 받으러 가면서 할멈은 그 옷을 빨고 가는데, 옷이 널려 있는 동안 새 한 쌍이 그곳에다 집을 짓는다. 감자밭에서 감자를 캐다 꿩둥지를 발견하고 꿩알을 발견했는데 때문에 꿩알이 제대로 부화하지 못 했고 부화기의 힘을 빌려 보려고 했으나 그것도 실패하여 결국 둥지 발견한 것이 어미 꿩에게 슬픔을 안겨 준 일이 되어 버린 일이 있었던지라 할아버지는 조끼 주머니 속에 날아 든 새알을 보호하고 싶다. 제사에 내려 온 손주는 새알을 보여달라 성화고 그러다 또 새끼가 태어나지 못하는 일이 생길까봐 할아버지는 걱정이다. 다행히 바지랑대 다 내리고 조끼 주머니 속 둥지 보니 이제 막 새끼가 부화되었더란다. 참말로 다행이다. 할아버지 안부에는 전혀 관심없고 새알에만 관심 있었던 손주였지만, 그렇게라도 할아버지랑 소통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 참 다행이다 싶다.

제 3 부

낮달 : 어릴 적 나의 공부를 가르쳐줬던 순덕이, 그 순덕이와 함께 보낸 전쟁이라는 힘겨운 시절은 이제 더 이상 그들을 함께 호흡하지 못 하게 한다. 전쟁이 낳은 많은 비극들을 겪어보지 못한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런 간접경험이라도 가슴 짠하게 느낄 수 있다면 참 다행이리라 싶다. 그나마 우리 어린 시절에는 반공 교육이라도 투철하게 받으면서 북한의 생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이제는 가르치는 이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통일의 그 절절한 필요성을 심어주기란 참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참 가까운 우리를 잊으며 살고 있는 많은 어린이, 청소년에게 분단의 아픔과 아울러 통일을 염원을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사코의 질문>>이 일제강점기를 이야기 한 글이라면 이 책은 분단의 슬픔을 노래한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운이 많이 남을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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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소원 사계절 아동문고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창작동화 3
이오덕 엮음 / 사계절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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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책은 <어린이 도서 연구회> 책 추천을 믿고 아동 학급문고를 수집하던 당시에 산 책이었던 같습니다. 무척이나 오래 되었지만 그 동안 읽지 않았는데, 지금에서야 읽은 미안한 마음을 '이렇게 좋은 책이어서 추천 도서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대신합니다.  

우리 말과 글을 소중히 생각하시는 이오덕 선생님의 엮은이의 글부터 인상적입니다.  

이야기는 모두 8편이 있으나 책의 절반은 표제작인 <세번째 소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고하지 않으면 보람이 없다는 사실,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고 그 과정의 결과로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게 해 주는 <세 번째 소원>은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입니다. 희망이랑 찬이랑 둘이 앉혀 놓고 읽었던 내용을 이야기 해 주었더니 너무 재미있다며 잘 듣네요. 아이가 만약 직접 이 책을 읽었더라면 엄마의 훈계("그러니까 너희들도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해!")를 직접 듣지 않고 자기 머리 속으로 책의 교훈을 생각 했을텐데, 엄마는 또 혹시나 하는 맘으로 책의 교훈을 다 읊어 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놀기만 좋아하는 농달이는 (희망이는 이 부분에서 "나 롱다리 알아!" 합니다. "롱다리 말고 농 달 이!") 일요일이 아주아주 긴 곳으로 가고 싶어 하고 그 첫번째 소원을 이룹니다. 친구들과 함께 그 곳에 가서 신나게 놀고 싶어 했지만 친구들은 각자의 연구와 학습에 바빠 그 곳에 갈 마음이 전혀 없어 결국 농달이 혼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농달이가 짧게 보낸 시간은 우리 세상의 10년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아주 천천히 가니 그곳에서의 시간도 썩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친구들이 애타게 찾는다는 편지를 비둘기가 전해주자 다시 자기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농달이는 여전히 아이인데, 친구들은 10년 세월을 잘 보내고 모두 사회의 아주 중요한 일을 하게 됩니다. 아이의 모습으로 친구들 앞에 나설 수 없는 농달이는 10년을 속성재배(?)하는 두 번째 소원을 빌게 되지요. 이제 멋진 청년이 되어 친구들 앞에 나타났으나 몸은 어른이라도 정신 세계는 여전히 아이임을 숨길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알지 못 하는 농달이는 자격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함께 우주 비행선을 탔으나 다시 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입니다. 농달이가 빈 마지막 소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보물 망치>도 장단을 맞추지 않는다는 것과 대충 배우면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게 된다는 <박쥐의 재간>도 순간순간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요행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이야기 해 줍니다.   

이 책 속의 가득한 이야기들이 참 오랜 시간 동안 제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 주리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동화가 북한과 연변지역의 글들이어서 그런지 일 하는 보람이 더욱 강조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꼬옥 한 번 읽어 보세요. 참 재미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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