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펭귄클래식 135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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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읽으면서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버리게 하는 디킨즈의 능력이 대단하다. 너무 재밌고... 비통하며, 가슴 뭉클하다. 마지막 연설은 정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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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과 내가 한동안 푹 빠져 있던 오락이 하나 있었다. 행복한 거리..라는 게임이었는데, 거리에 마을 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게임이다. 물론 끝없이 확장이 가능하고, 집과 가게들과 오락 거리들과 나무 등 만들고, 해변가, 돌산, 숲 속, 철광 등 영역을 넓혀 나갔다.

 

그런데.. 모든 것이 그렇듯 열심히 하던 오락거리에 시들해졌다. 나는 점점 내버려두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탄 신랑이 나의 행복한 마을을 '점령'했다.

 

이 마을의 건물들은 모두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는데, 그러려면 돈 뿐만 아니라 갖가지 재료들이 필요했다. 물약이나 햇살, 돌, 철, 사과 등등 오락을 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들여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신랑은 그런 재료들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식민지'인 나의 행복한 거리에서 말이다.

 

나의 거리는 넓어지기 시작했고, 주민 수도 많아지고, 보다 활기차졌다. 신랑이 '관리'해서다. 그러면서 신랑이 하는 말...

 

식민지 수탈론이 이해가 간다. 너의 거리가 보다 수익이 많이 나긴 하는데, 그거 전부 내 마을 위주로 한다.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 시켰다는 둥 그러는데 그거 전부 웃긴게, 다 일제를 위해 만들어준거야. 결국 가장 중요한 것들은 너의 거리에 쓰지 않아. 다 내 거리로 가져가지. 오락하면서 이렇게 섬뜩한 건 정말 처음이네.

나는 웃었다.

 

맞아요.. 조선에 길 닦은 것도, 비행장을 지은 것도 다 자기들이 수탈하기 유리한 곳에 수탈하기 좋은 방법을 찾아서 한 것들이니까. 만약 조선인들이 직접 했더라면 다른 곳에 다른 방법으로 지었을텐데. 그리고 짓는 대가도 보다 정당하게 받아가고.

 

우리는 마주보며 웃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무척 슬펐다. 아... 언제쯤...

 

* 따옴표 어떻게 하는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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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시다. 거의 10년 전에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으신 후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작년 3월, 재발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서울 아산 병원까지 힘들게 검사 받으러 가셨고, 기차가 오는 시각에 맞춰 마중을 나갔다.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가셨지만, 병명을 안고 오신 모습은 정말 '병자' 같았다. 사람이 '말'에 갇힌다는 건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완치'와 '재발'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의사는 6개월에서 1년을 이야기했다. 이제 1년이다. 시어머니는 여전히 편찮으시지만, 그래도 살아계신다. 이제 겨우 환갑을 지났을 뿐인데, 돌아가시기엔 너무 이르다. 죽음이 나이 순으로 오는 건 아니지만, 그 분의 삶을 생각하면... 좀 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한다. 그 말은 진리다. 이미 8년을 넘게 어머님은 편찮으시지 않았나. 그래도 수술하고 몇 년은 조심하시면서 거의 정상인처럼 지내셨기에 다들 덜 힘들었다. 완치 판정 받고 쭉 괜찮으셨으면 좋았을텐데... 재발은 처음과 달랐다. 이젠 운전도 쉽게 못하시고, 진통제를 드셔도 아파하신다. 큰시누 애들 둘을 봐주셨기 때문에 아직도 큰시누 집에 계시는데, 큰시누도 많이 힘들어한다. 그래도 대소변 받아야 하고, 아예 못 움직이는 게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 암 재발 이후 항암은 양산부산대 병원에서 받으셨다.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시는 게 더 힘들어서다. 응급실을 가거나, 검사를 받으시거나, 결과를 들으러 가거나 하는 등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은 거의 신랑이 하는 일이다. 아무래도 시간을 나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까.

 

지난 주 병원에 가는 길이었다. 무슨 2월에 비가 이리도 계속 오는지... 눈이 왔다가 비가 왔다가 하늘은 너무 흐렸다. 병원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우울하다. 그리고... 급커브 길에 커다란 검은 개 한 마리를 봤다. 이미 차에 치어 한 쪽 다리를 다친 모양.. 무서운 지 그녀석은 도로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다행히 신랑은 피했지만, 급커브랑 안쪽 차선에서는 그 개가 미처 보이지 않았을 거다. 커겅~ 개가 내지르는 비명에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 건 너무 끔찍하다. 그래서 나랑 신랑은 그런 동물들을 보면 여건이 되는 한 묻어주고 가는데, 지금처럼 차들이 달리고 차를 세울 데가 없고 이럴 때는 관할 시청이나 구청에 전화를 했다. 양산 시청에 전화해서 살아있는 개가 도로에 있다고... 빨리 와 달라고 했다. 물론.. 사람들이 올 때까지 그 개가 살아있지는 못할테지만, 더 이상 도로에서 처참하게 있지는 않겠지. 하.. 그럴 때는 언제나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유심히 살폈다. 비도 오고 도로에 차도 많아 치우기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개는 차가 없는 곳에 놓여 있었고, 다음 날엔 없었다.

 

이럴 땐 달리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 개 주인은 아직도 개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도로로 들어선 게 아닐까 싶은데, 가슴이 아프다.

 

3. 인생이 참 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의 병을 안고 계신 어머님과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죽음을 확인했을 때...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그 개도 살아서 계속 도로를 돌아다닐 땐 그렇게 가슴이 떨렸는데, 죽은 모습을 확인하니 그나마 덜 괴로웠다. 이 마음은 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다. 아프다는 것.. 죽도록 아픈 것보다는 죽는 게 낫다는 마음인 걸까. 이제껏 몰랐는데, 정말 놀랐다. 사람한테는 그런 마음이 안 드는데, 왜 동물한테는 그런 마음이 드는걸까. 사람은... 아무리 아파도 옆에 살아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데 말이다. 사람한테도 그런 마음이 든다면, 안락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인간의 목숨을 동물의 목숨보다 귀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그 말을 온 마음을 다해 행하기는 어렵다. 모든 경구들이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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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 타즈마할 2
존 쇼어스 지음, 정종옥 옮김 / 부엔리브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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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표현일테다. '영원한 사랑'.

 

하지만 영원으로 승화된 이 사랑이 눈 앞에 있는 것을 어찌할까. 하얀 대리석들이 빛을 받아 반짝이고, 늠름한 첨탑들이 곁을 지키며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것을.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영묘를 짓는다. 그 영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야했다. 그가 사랑한 아내처럼, 그리고 그의 사랑처럼. 그래서 그는 우스타드 이사를 찾아냈다. 거장이란 뜻을 가진 우스타드를 이름 앞에 달고 있는 이사는 그가 지은 건축물 만큼이나 멋지고 아량이 넓고 다정한 사내였다.

 

샤자한이 자신의 아내 뭄타즈마할을 영혼을 바쳐 사랑했다면, 이사는 그렇게 자하나라를 사랑했다. 영묘는 뭄타즈마할을 기리며 시작되었고, 황제와 황후의 딸인 자하나라를 사랑하는 이사의 무한한 사랑으로 완성됐다.

 

언제나 그렇듯, 시련이 닥쳐왔다. 아니 시련 속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야겠지. 마치 조관우의 '늪'처럼 그녀는 다른 사람의 아내였다. 콘다미르라는 저열한 인간이 총명하고 발랄한 그녀의 남편이었다. 돈을 사랑하는 콘다미르는 자하나라를 구박하고 멸시하고 무시했다. 그리고 그녀의 동생, 아우랑제브.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인간이었던 아우랑제브는 자신의 형과 조카를 참수하고, 아버지인 황제를 감금했으며 누나인 자하나라를 끝없이 괴롭혔다.

 

사랑이 꽃 피는 곳에 아픔과 고통이 없다면, 어쩌면 그 사랑이란 꽃은 금방 질 지도 모른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야 비로소 영원으로 피어나는 것일지도.

 

하지만, 굳이 사랑이 영원해야 하는걸까. 죽은 이를 위해 거대한 영묘를 짓는 것이 과연 사랑을 표현하는 대단한 방법이었던 걸까. 그들의 믿음대로라면 그들은 천국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있을텐데 지상에서의 무덤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래서일까. 자하나라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요란스레 영묘를 지어 그를 추억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 사이에 있었던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미소 지을 뿐. 그것 역시 사랑을 기리는 아름다운 방법이었다.

 

해가 뜨고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밤이슬이 내린다. 그리고 다시 해가 뜬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이지 않겠는가. 삶 역시 마찬가지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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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2-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한다면
이 사랑은 언제까지나 마음속에서 '영원'하리라 느껴요.
무덤이나 목걸이나 반지나...
뭐 이런 것 하나도 없더라도 말이지요.

꼬마요정 2014-02-13 15:54   좋아요 0 | URL
네.. 역시 온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눈에 안 보여도 영원한 거겠죠?^^
 
시녀 이야기 환상문학전집 4
마가렛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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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도, 체념도 모두 담담한 문체 속으로 사라진다. 급격한 인구 감소 때문에 `아이를 낳을 여자`-시녀-를 필요로 하면서 그녀들을 경멸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혐오스럽다. `통제`에 길들여진 인간이라니.. 극단적이긴 하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모습이 눈에 띈다는 게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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