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의 고양이 - 대한제국 모닝 캄 프로젝트
로버트 W. 리치 지음, 류지영 옮김 / 지식상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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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2년 태어난 베델은 진정으로 대한제국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아직 완전히 국권을 빼앗기기 전부터 일제의 야욕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애썼다. 1904년 러일전쟁 이후, 그는 영국인인 자신의 국적을 이용하여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를 발간했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는 베델을 눈엣가시처럼 여겼고 사사건건 그를 방해하고 괴롭혔다.


그런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 두 편이 이 책에 담겼다. 첫 번째 이야기는 <상하이 특급>(원제: The Cat and The King)은 을사늑약 직전 고종황제를 망명시키려는 작전을 다뤘다. 대한제국 해관에서 일하는 빌리와 대한매일신보를 발간하는 베델을 찾아 온 미모의 미국 여성. 그녀는 '소녀' 였다. 상하이에서 온 그녀는 러시아의 정보기관 첩보원이었고, 러시아의 누구는 조선땅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해 고종 황제의 망명을 원했다. '소녀'는 그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온 것이고, 조력자로 빌리와 베델을 선택했다.


이미 지나 온 역사는 바꿀 수 없다. 이 이야기 역시 우리는 읽자마자부터 알 수 있다. 고종 황제는 망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소녀와 빌리와 베델의 작전은 좋았으나 일본의 관리들 역시 끈질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의 시선에서 본 대한제국과 황제의 모습이 이 망명이 실패하는 결정적 원인이었다고나 할까. 신비하고 아름다운 이 나라의 미래는 황후를 일제의 칼에 잃고 눈과 귀가 막힌 황제에게 달려 있었고, 황제는 굳세기도 했지만 나약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헤이그의 보석>(원제 : The Great Cardinal Seal>이다.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를 파견하고자 했던 일을 다루고 있다. 1907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를 앞두고 '용치선'이란 지식인이 빌리와 베델을 찾아온다. 을사늑약이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것임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니 황제를 설득해 신임장에 '옥새'를 찍자고 한 것이다. 고종 황제는 비밀리에 만든 옥새를 금강산의 유점사에 몰래 숨겨두었는데, 빌리는 용 대감, 영국의 신지학자 툴링과 함께 유점사로 향한다.


작가인 리치는 이 두 사건을 다루면서 당시 조선이 가진 미신적인 면과 종교를 아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 자부하는 서양인들의 시각에서 조선인들이 사물을 대하는 방식을 미신적이고 불합리하다고 본 것이다. 현대인인 우리의 눈으로 보더라도 그렇게 느낄 수 있을테다. 하지만 당시 황제의 불안한 심리와 훈련받은 고양이를 생각해보면 그 배로 간들 과연 망명이 성공했을까 의문이 든다. 하지만 용 대감의 경우는 조선식 유교에 물들어 과한 죄책감과 불안에 빠진 듯 보인다. 공자가 괴이한 것은 보지도 말라 했는데, 왜 그런 괴이에 마음이 흔들렸을까. 아마 바람 앞에 등불처럼 혼란하고 무섭고 두려운 조선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싶다. 1990년 대의 홍콩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잊고 있던 항일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이제라도 베델의 생애를 재조명하는 점이 바람직하다 여겼다. 조선에서 태어나지도 어떤 혜택을 받은 것도 아닌데 그는 조선을 위해 맹렬하게 싸웠다. 


1907년 일본 궁내대신 다나카 미쓰아키가 순종의 결혼식 때문에 조선에 왔다가 경천사 석탑을 조각내어 일본으로 가져갔다. <대한매일신보>는 즉각 일본을 비난했고, 고종의 외교 자문이던 미국인 호머 헐버트 역시 이 만행에 대해 기고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등 세계가 주목하자 일본은 경천사 석탑을 돌려줬고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을 때 이 석탑이 너무 멋져 사진을 찍었는데, 이 책에서 보고 너무 반가웠다.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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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9-30 0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나라 사람이 일제 강점기 소설을 쓰다니 신기합니다 그때 조선 독립을 위해 애쓴 외국인 있었죠 다 알지는 못하지만... 두 사람으로 대한독립에 헌신한 외국인으로 우표 나온 적 있어요 호머 베잘렐 헐버트, 어네스트 토마스 베델...

http://image.epost.go.kr/stamp/data_img/sw/116559773939590.jpg

이런 소설이 나오는 것도 좋은 일 같네요


희선

꼬마요정 2025-09-30 10:49   좋아요 0 | URL
오~ 우편 멋있습니다. 베델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서인지 우표에서도 아주 젊어보입니다. 이렇게 대한독립에 헌신한 다른 나라 사람들 재조명해서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한 듯 합니다.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어요.

서곡 2025-10-02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종 하니 영화 ‘가비‘도 떠오르네요 김탁환 작가 ‘노서아 가비‘가 원작요

꼬마요정 2025-10-04 10:25   좋아요 1 | URL
<노서아 가비>는 읽었는데 영화는 아직 못 봤네요. 그러고보니 같은 시대 슬픈 역사로군요.
 
디스펠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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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와 추리가 결합한 소설. 명탐정 코난 같은 초등학생 세 명이 죽은 사촌 누나가 남긴 기이한 괴담을 두고 사건을 추리한다. 도대체 무엇이 그 누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고, 일곱 개의 괴담을 모두 알게 되면 죽는다는 괴담은 왜 있는걸까. 


학교 게시판에 신문을 연재하며 여섯 개의 괴담을 사건과 접목하여 추리하는 아이들은 귀여웠다. 마녀의 집에서 만난 마녀 할머니 역시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아이들은 과연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까.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진실이면 좋겠다. 그나저나 초등학생들이 무척이나 똑똑하고 조숙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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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나
이종산 지음 / 래빗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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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람들이 고양이가 되었다. 


12/31 자정, 새해로 넘어가는 그 때 거대한 고양이가 사람들 앞에 나타나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가 되었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사람으로 남았다. '나'는 아니오를 체크하여 사람으로 남았지만 '나'의 동거인은 고양이가 되었다. 


고양이가 되겠다는 사람은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니 고양이의 삶을 좀 아는데, 진짜 주인 잘 만난 고양이는 편하게 살겠지만 길에 사는 고양이들 중 대부분은 추위와 배고픔, 위협에 늘 노출되어 있다. 인간으로 살면서 끊임없는 노동과 그에 비해 적은 대가, 늘어나는 대출과 과도한 이자비용 등으로 고통받아 고양이가 되었다면 그건 그저 또다른 고통으로 회피한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결국 인간이든 고양이든 운이 좋아야 좋은 집, 맛있는 먹거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일테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양이가 되고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과 고양이가 된 사람들이 남긴 것들을 이어받고 정리하는 사람들을 삶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고양이가 된 사람의 마음 역시 살짝 나온다. 남은 사람은 남은 사람대로 왜 나를 두고 고양이가 되었을까 생각하고 고양이가 된 사람은 나름 이유를 생각한다. 


나는 반대로 고양이가 사람이 되면 어떨까 싶었다. 우리집 고양이들이 사람이 되면 나랑 대화도 하고 어디가 아픈지 말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뭘 먹고 싶은지 왜 자꾸 이불에 오줌 싸는지 물어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얘네들이 사람이 되면... 어휴 집이 너무 좁겠다. 그냥 사람말하는 고양이면 좋겠다. 지 밥은 지가 좀 잘 챙겨먹고 화장실 처리도 혼자 할 줄 아는, 사람말 하는 고양이. 


이 책에선 사람이 고양이가 되어 이제 더 이상 사람과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고양이가 된 사람을 추억하며 오히려 그들을 아는 사람들끼리 교류가 이루어지게 되고, 그들이 남긴 가게나 물건 등을 운영하고 정리하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하지만 솔직히 사람이 사라지면 행정문제가 너무나 많이 복잡해져서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일단 주민등록 문제부터 세금, 재산상 권리, 고용, 채무 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일할 사람이 없어지는 문제도 심각할 터였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문제는 단순히 정부가 해결하려고 하고 아직 혼란스럽다는 문장들로 넘어가버린다. 고양이로 변한 이들이 같이 살면 어떻게든 이 고양이가 그 사람이다라고 하기도 할텐데 집을 나가버리거나 홀로 살아가는 이들이 고양이가 되어버린 경우는 어떻게 될까. 


이는 마치 사람이 고양이가 아니라 좀비가 되어버린 경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게 있다면 고양이는 사람을 먹으려고 덤벼들지 않는다는 점이랄까. 


오늘도 옆에 앉아 나를 물어뜯는 카프에게 물어본다. 혹시 너는 사람이었는데 고양이가 된거야? 라고. 카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뭔 말이여? 이런 눈빛을 보내며 계속 물어뜯는다. 하긴 니가 사람일리가 없겠다. 완전 아기 때 구조되었으니 말이다. 니 얼굴만 할 때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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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9-25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가 되길 원하지는 않지만 삶의 한 뭉텅이를 뚝 떼어 열 두 살 짜리 고양이에게 주는 소원으로 바꾸고 싶네요.

꼬마요정 2025-09-25 23:52   좋아요 0 | URL
잉크냄새 님 말씀 너무 좋네요. 저도 제 고양이들에게 삶의 한 뭉텅이를 떼어내어 주고 싶네요. 아프지 않고 오래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카스피 2025-09-25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분류가 과학소설인데 꼬마요정님 글을 암만 읽어도 어느부분이 sf인지 당최 알지 못하겠네요.개인적으론 전래동화 소로변한게으름뱅이어 변주같은 느낌이 듭니다.고양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나는고양이로서이나가 제일 좄은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5-09-25 23:55   좋아요 0 | URL
음... 거대한 고양이가 나타나서 원하는 사람을 고양이로 바꿔주는데 그 거대 고양이가 외계생명체일까나요? sf 보다는 판타지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잔잔하게 읽을만하더라구요. 사람이 고양이로 바뀐다는 설정은 아무래도 제가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니 흥미로웠는데, 사람이든 고양이든 운이 좋아야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고양이는 혼자 살아남기 힘들거든요ㅠㅠ 저 아직 <고양이로소이다> 안 읽었는데 이참에 읽어야겠습니다^^

잠자냥 2025-09-26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불에 오줌싸는 녀석은 누구에요.....? 한 녀석? 아니면 다른 녀석들도...?
고양이가 사람이 되는 건 바라지 않고 ㅋㅋㅋㅋ(그러면 안 귀엽잖아요)
아플 때만 어디 아프다고 말할 수 있음 좋겠어요.

꼬마요정 2025-09-28 23:42   좋아요 1 | URL
꼭 새벽에 오줌 싸요!! 모짜만 그래요!!! 매일은 아닌데 똥 싸고 신나서 뛰다가 이불로 와서 싸더라구요ㅠㅠ 새벽에 자다가 축축해서 깰 때도 많고 그래요. 여름엔 그나마 이불이 얇고 잘 마르니까 괜찮은데 겨울엔... 건조기 돌리는 것도 일이에요. 근데 오줌 싸고 너무 순하고 귀엽게 쳐다보니까 머라하지도 못하겠고... 으으 진짜 말썽쟁이에요.

근데 방금은... 카프가... 캣트리 맨 위에 있는 해먹에 들어가서는 밖을 향해 토를... 으아아악 지금 제가 뭘 본거죠?????

고양이가 사람이 되는 것보단 사람말을 하는 고양이가 좋은 것 같아요. ㅋㅋㅋ 진짜 아플 때 말 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어요ㅠㅠ

희선 2025-09-27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로 사는 것도 그렇게 쉬운 건 아니겠습니다 왜 고양이가 됐을지... 왜 고양이가 되는 걸로 나온 걸지... 첫줄 보고 모든 사람이 고양이가 되는 건가 했어요 요새 그런 만화영화 해요 고양이 좀비 바이러스 같은 게 나오는 <냐이트 오브 더 리빙 캣>... 고양이를 보면 귀엽지만 고양이에 닿으면 모두가 고양이가 되더군요 거기에서 사람으로 달아나려는 사람도 있지만, 남은 사람은 어떻게 될지... 지구는 고양이로 덮이고 말았습니다


희선

꼬마요정 2025-09-28 23:44   좋아요 1 | URL
오오오 그 만화 너무 보고 싶습니다. 결국 지구는 고양이로 덮였다구요 ㅋㅋㅋㅋ

그냥 갑자기 거대한 고양이가 나타나서 선택지를 주고 일정 시간 안에 선택하게 하더니 고양이로 살겠다에 예를 한 사람은 모두 고양이로 변했답니다. 흥미로운 설정이어서 재밌게 읽었어요.
 

지난 수요일, 제 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언제나 이맘때면 내가 부산에 사는 것이 얼마나 신이 나는지 모른다. 작년엔 사정상 <전,란> 한 편만 봤지만 올해는 조금 더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일단 개막작인 <어쩔 수가 없다>는 너무 치열할 것 같아서 미리 포기했다. 어차피 극장에 바로 올라오기도 하고, 여기 매달리면 다른 작품은 하나도 못 볼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예매 성공한 게 <프로젝트 Y>, <친애하는 X>, <탁류>, <완벽한 집> 이었다. 남편은 <탁류> 대신 <루의 운수 좋은 날>을 예매했다. 그리고 <타년타일>도 예매했는데 결국 취소했다. 그렇다. 우린 저질 체력이었다.


2015년인가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 몇 날을 봤더랬다. 그 때 봤던 영화가 <헬라스로 가는 길>, <비행기처럼>, <시카리오>, <주바안>, <디판>, <벨아미>, <사랑의 법정>  등등 이었다. 이후에 아마 영화를 좀 멀리했더랬다.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매년 한 두 편씩만 보다가 대망의 2022년 양조위 특별전 때문에 확 불이 붙어서 부국제를 신나게 즐겼다. 양조위 배우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근데 그게 벌써 3년 전이라니 너무 놀랍다. 후아....

<무간도> GV


그리고 작년에 <전,란> 보고 게스트와의 만남에서 전설의 강동원 배우 다리꼬는 모습을 직접 봤다. 영화를 본 직후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은 정말 흥미로웠다. 이게 부산국제영화제의 근사한 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김신록 배우의 말이 무척 인상 깊었는데 그녀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전,란> GV - 강동원 배우 다리 길이가....


그리고 이번 부국제 역시 재밌었다. 예매 전에 남편한테 영화 뭐 볼까 물어봤는데 너무 심드렁해서 내가 볼 영화만 빼곡히 뽑았다. 사실 부국제 할 때, 상영하는 영화는 많은데 정보는 많지 않아서 좀 선택하기 힘든 면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내 관심사에 맞추는 편인데, 이번에 꼭 보고 싶은 영화는 <어쩔 수가 없다> , <안녕, 용문객잔>, <친애하는 X>, <탁류>, <실연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프로텍터>, <쓸모있는 귀신>, <완벽한 집>이었다. 이 중에 <친애하는 X>와 <탁류>는 ott에 상영할 시리즈 드라마 두 편을 미리 보여주는 것으로 온 스크린 섹션이다. 


하지만 역시 이 많은 영화를 다 볼 수도, 예매할 수도 없었기에 정말 열심히 볼 영화들만 고른다고 고생했다. 1순위는 <친애하는 x>와 <탁류> 였다. 작년에 <전,란>을 큰 스크린으로 보니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없는 것 중 기다리던 작품을 골랐고, <프로텍터>와 <안녕, 용문객잔>은 상영시간이 안 맞아서 제외했다. 그리고 예매 당일 참전한 남편이 꼭 보고 싶다고 한 영화 <프로젝트 Y>를 넣었고, 시간대가 맞은 <완벽한 집>을 예매할 수 있었다. 솔직히 <어쩔 수가 없다> 보고 싶었으나 유리 같은 부국제 예매 사이트 서버 때문에 포기했다. 어찌됐든 모든 걸 볼 수는 없지만 적당히는 볼 수 있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진짜 올해가 마지막인 것처럼 너무 화려해서 좀 놀랐다. 유명한 감독, 배우들 다 오고 멋진 영화를 상영해서 눈이 돌아갔지만 난 몸이 하나라서 아주 아주 많은 것을 포기했다. 내가 올해만 살 수는 없잖아... 


<프로젝트 Y> GV


영화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잘 만들었다는 느낌. 남성-남성, 여성-남성, 남성-여성 조합이었으면 식상했겠단 생각이 들었다. 잔인하기도 했지만 너무 불편하지는 않아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GV에 오지는 않았지만 김신록 배우 멋진 연기였고, 멋진 역할이었다. 근데 다들 연기를 왤케 잘해.... 어떤 일이든 쉽게 돈을 벌 수는 없고, 어디서든 돈과 권력에 미쳐 사기치는 놈들이 있다. 누가 누구를 구원하나, 자기가 자신을 구원하는 거지. 맞는 말이다. 이환 감독이 제목 프로젝트 Y에서 관객들이 생각하는 Y는 무엇인가 물어보는데 지금부터 생각해봐야지...



<친애하는 X> GV


<친애하는 X> 야외무대인사


드라마 너무 기대된다. 2편까지 먼저 봤는데 11월 초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싶었다. 피카레스크라기엔 아직 악하다고 보기 어려운데 3편부터는 학교라는 작은 공간이 아닌 사회라는 큰 공간에서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다. 재미도 있는데 일단 배우들 영상미가 너무 예뻐서 즐거웠다.


<친애하는 X>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프로텍터> 야외무대인사 - 밀라 요보비치 너무 멋지고 생기 넘친다. 작가가 한국인이라니 놀랍다. 


<탁류> GV


조선시대 나루터에서 시작한다. 나루터라는 공간에서 로맨스도 있을 수 있고 스릴러도 있을 수 있는데 감독은 일단 먼저 왈패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처음은 느와르다. 하지만 혹독한 세금에 시달리던 민초들의 삶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은 드러나지 않은 주인공들의 은밀한 사정들은 제쳐두고 권력 관계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율과 정천에겐 무슨 사연이 있으며, 무덕은 어떻게 한양에서 버틸 것이며, 최은은 상단에서 최고 자리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디즈니가 저작권에 엄청 신경쓴다더니 상영하는 내내 특수장비를 찬 스태프가 다니면서 불법촬영을 못하게 한다고 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폰으로 문자를 했더니 요원이 와서 엔딩크레딧 다 올라간 뒤에 폰 하라고 주의를 줬다.


<루의 운수 좋은 날> GV 장첸


<파과> GV를 마치고 나온 연우진 배우와 이혜영 배우


<완벽한 집> GV


청년들의 주거 문제와 노인들의 고독사 문제를 결합하여 만든 공포물이다. 재개발 지역의 무너져 가는 집에서 금림이 친구인 순복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묘하게 집과 몸이 연결되어 끝까지 주제를 놓치지 않는 느낌이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 자체를 가지지 못한 청년들의 불안과 건강하게 살아갈 육체를 가지지 못한 노인들의 불안,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있는 자신들의 욕망만이 우선인 탐욕스러운 존재들까지 결합하여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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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9-21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제 라는 것이 이런 분위기군요. 부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안녕, 용문객잔>이 궁금하네요.

꼬마요정 2025-09-22 10:51   좋아요 0 | URL
정말 축제 같고 재미있고 그렇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영화를 보는 점도 있구요, 영화제라 영화비도 조금 저렴합니다. 예전에 5천원, 6천원, 8천원 이랬는데 올해는 만 원이네요. 작년에도 만 원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물가상승률이 어마어마합니다.

오늘 <안녕, 용문객잔> 보러 갑니다. 용케 표를 구했어요. 시간상 안 될거라 포기했는데 가능하게 되었거든요^^

페넬로페 2025-09-21 1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가 30주년이라 행사를 크게 하는 것 같네요. 제가 다른 도시에 살 기회가 된다면 살고 싶은 곳 1순위가 부산입니다.

꼬마요정 2025-09-22 10:54   좋아요 2 | URL
30주년이라 진짜 크게 해요. 유명한 감독들, 배우들 많이 오구요. 제가 영화를 잘 모르는데 아는 감독들이 오더라구요. 기요르모 델 토로나 차이밍량 같은 외국 감독부터 박찬욱, 봉준호, 변영주 등 한국 감독들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경쟁부문 생겨서 영화제에 힘이 더 실렸다고 하더라구요.

부산 좋습니다^^

카스피 2025-09-21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산국제영화제를 직접보신다니 넘 부럽습니다.에전에 보수동 헌책방거리를 방문한적이 있는데 참정감있는 곳이더군요

꼬마요정 2025-09-22 10:55   좋아요 0 | URL
보수동 헌책방거리 좋지요. 고즈넉하고 정감가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어디서나 개발 광풍에 영업 부진에 안 힘든 곳이 없는 듯 합니다.ㅠㅠ

skarly 2025-09-22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네요🤣 저도 젊었을때는 부산영화제때마다 내려갔는데 나이가 드니 관절이 아파서 영화 많이 못보겠..😭

꼬마요정 2025-09-24 10:29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부산 사는 게 아니라면 힘들지 않겠어요. 저도 뮤지컬이나 연극 보러 서울 자주 갔는데 이젠 너무 힘들더라구요ㅠㅠ 일단 기차든 비행기든 이동하는 게 너무나 힘들더군요.

관절이 아픈 건… 혹시 주짓수 때문일까요? 다치면 뼈 붙기 힘들어요 ㅎㅎㅎ 같이 조심해서 오래오래 운동해요!!!

서곡 2025-09-24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장첸!! 저는 안녕 용문객잔 전에 봤는데요 극장에서 보기에 너무나 딱인 영화입니다 즐감하시길요~~

꼬마요정 2025-09-25 10:53   좋아요 1 | URL
장첸 강렬하죠 ㅎㅎㅎ <안녕, 용문객잔> 극장에서 보기 딱인 영화 맞더라구요. 이제는 쇠락해버린 그 공간이 계속 생각납니다. 영화제가 끝나가니 좀 아쉽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09-26 0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 많은 곳 다녀오기가 참 힘들어 부국제를 한 번도 다녀와본 적이 없네요.ㅜ.ㅜ
하지만 해운대 영화의 전당을 지나가다 보면 한 번 가보고 싶은 부국제입니다.
글을 읽다 김신록 배우 이름과 얼굴을 보니 반갑네요. 김신록 배우 제가 넘 좋아하는 배우라.^^
이혜영 배우의 포스는 와 진짜👍
배종옥 배우는 나이 들수록 우아해지네요.
제가 알아보는 배우가 몇 명 안되는군요.ㅋㅋ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도 요즘은 참 쉽지가 않던데 요정 님과 남편분 부러 시간 내서 다녀오셨다면 의미있는 시간이었겠어요.
요즘은 체력적 소모도 생각해야 하니까 더더 뜻깊었겠어요.^^
저는 영화관 다녀오는 것도 힘들어서 딸이 같이 영화 좀 보고 오자고 막 졸라도 겨우 한 번 다녀오곤 하거든요.ㅋㅋㅋ
암튼 덕분에 좋은 영화 그리고 귀한 사진 즐겁게 봤네요. 감사해요.^^

꼬마요정 2025-09-28 23:51   좋아요 1 | URL
작년에 김신록 배우 너무 멋졌어요. 아직도 생각나네요. 생각도 연기도 너무 멋진 배우입니다. 이혜영 배우 포스는 말해 뭐해 입니다. 진짜 멋집니다!!! 배종옥 배우도 진짜 우아하고 배포도 크고 연기도 좋았어요.

장첸 배우도 아실 것 같아요. 또 김유정 배우나 박지환 배우, 최귀화 배우 아실 것 같아요. ㅎㅎㅎ 아, 밀라 요보비치 배우도요. 진짜 에너지가 넘치더라구요. 요즘 어휘량이 부족해지는 거 느끼는데요, 멋지다 외에 다른 말도 많은데 자꾸 멋지다 밖에 모르겠어요ㅠㅠ 책 읽은 거 헛거인가...ㅠㅠ

제가 5월에 폰을 바꿨는데 6개월 요금제를 강제로 써야 하는 것 때문에 영화를 매달 한 편씩 보거든요.(영화 공짜가 있어서요) 이번에 본 영화는 연상호 감독과 박정민 배우의 <얼굴>이었는데, 그 영화도 진짜 좋았어요. 그거 보고 부국제 영화 보고 와... 체력이 체력이... 진짜 막내가 준 경옥고 먹고 버텼어요. 아, 내년에도 이렇게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즐거웠어요^^
 
창귀
문화류씨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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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총과 창귀는 떼어낼 수 없는 사이다. 호랑이에게 먹힌 사람은 다음 사람을 꾀어내어 호랑이에게 바쳐야만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렇기에 창귀가 된 이는 아는 사람을 부른다. 그러니 밤에 누가 부른다면 세 번 부를동안 대답해서는 안 된다. 잘못하면 호식총에 묻혀 창귀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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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9-18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창귀란 단어는 참 오랜만에 들어보네요.사실 한국은 예전부터 호랑이의 피해가 많아서 호랑이한테 죽은 귀신인 홍살이 귀신이나 가문굴기라는 토착 귀신이 있었다고 합니다.창귀느 사실 중국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워뜻은 1.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의 영혼 2.물에 빠진 사람의 영혼이라고 합니다.
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의 영혼이 창귀가 오히려 호랑이를 돕는다는 것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데 위호작창(爲虎作倀), 원 의미는 ‘호랑이를 위해 창귀가 되다‘란 뜻으로, 악인을 도와 일하는 사람들을 비유하는 말과 같은 고사성어가 있을 정도지요.
실제 창귀에 대한 기록인 우리의 경우 조선시대에 주로 등장하는데 중국의 경우는 당나라시대 전기라는 책에 등장할 정도로 중국이 훨씬 더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꼬마요정 2025-09-18 22:24   좋아요 0 | URL
창귀가 물귀신 또는 호랑이를 돕는 귀신인 건 알았는데 당나라 때 귀신인 건 몰랐네요. 가문굴귀나 홍살이 귀신보다 창귀가 더 익숙한 건 좀 슬픕니다ㅜㅜ 위호작창이란 고사성어 기억해둘게요.(기억해야할텐데요 ㅎㅎ) 착호갑사란 직종이 따로 있을 정도로 호랑이가 많았는데 이젠 찾아보기 힘들 정도죠ㅜㅜ 그것 또한 나름 슬픈 일입니다ㅜㅜ

바람돌이 2025-09-18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 이제 밤인데 무서워요. 이제부터는 딱 2번까지만 대답해야겠다. ㅎㅎ

꼬마요정 2025-09-18 22:18   좋아요 1 | URL
앗 아니에요. 세 번 부를 동안 답하면 안 돼요!! 네 번째로 부르면 그 땐 답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는데요, 보통 세 번 부른다고 하니까요. 밤에 누가 바람돌이~ 바람돌이~ 바람돌이~ 이렇게 부르면 답하시면 안 돼요 ㅎㅎㅎ

근데 이게 또 이런 썰이 있더라구요. 창귀가 지인들을 데려가는데 그게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혀가면서 도와달라고 아는 사람을 부르는 건데 도와주러 나가면 같이 잡혀갈거니까 무서워서 못 나갔다는 게 이렇게 전해져오는 거라구요. 슬프죠ㅠㅠ

바람돌이 2025-09-18 22:26   좋아요 1 | URL
어머나 너무 어렵잖아요. 3번 부를 때까지 대답 안하면 성질 낼텐데... 그럼 소심한 저는 세번째쯤 기죽어서 대답하다가 끌려갈듯요. 창귀는 처음 듣는데 호식총은 어디서 봣지 했더니 예전에 읽었던 소설 <연록흔>에 나왔었어요. 그 에피소드 참 슬펐는데... 옛날엔 진짜 종로에도 가끔 호랑이가 내려왔다니 이런 공포가 가능했을거 같아요.

요즘 부산에 멧돼지 출몰 문자 너무 많이 나오지 않나요? 요즘은 멧돼지가 맹수니까 안 잡혀가도록 절대 대답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마음을 꽉 잡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5-09-18 22:37   좋아요 1 | URL
오오 금호 사건 아닌가요. <연록흔> 오랜만이네요. 재밌었는데…

그래도 참은 김에 세 번까진 참아봐요. 살고봐야죠. ㅎㅎㅎ 멧돼지 출몰 안내문자 자주 와서 놀라곤 합니다. 아무래도 산을 깎아 재개발을 많이 하다보니 멧돼지들이 먹을 게 없나봐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