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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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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그리고 가정-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2023 노벨경제학상
클라우디아 골딘 지음, 김승진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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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무선)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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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자들-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
이졸데 카림 지음, 이승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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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100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이동현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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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범우사 책이 좀 더 로맨틱한 것 같다. 친정 가서 가져와야겠다.


시간이... 유리와 라라의 사랑이 내게 남긴 흔적을 왜곡했을지도 모른다.


그 찰나의 순간, 우연히 닿아 느껴지는 온도에, 서로를 느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욕망과 금지된 시간들에 느끼는 짜릿함. 순간을 영원처럼 살다 못 볼 것을 예감하고서도 각자의 길을 가야했던 연인들.


혁명과 전쟁은 그들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목숨을 내 놓으라고 위협한다. 같이 있어도 결국 함께할 수 없는 그들이었기에, 유리는 라라의 목숨을 살리기로 하고 보내지만... 뒤에서는 애타게 부르짖는다. "잘 가거라, 오직 하나뿐인 내 사랑이여, 영원히 잃어버린 사람이여!" '안녕, 라라, 저세상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나의 아름다움이여, 안녕. 나의 기쁨, 결코 마르지 않는 나의 영원한 기쁨이여.' '이제 두 번 다시 그대를 만나지 못하리, 이 세상에서는 영원히 그대를 만나지 못하리.'


김소월 시인의 <초혼>이 떠올랐다.


부르다 내가 죽어버릴 것 같은 이름, 하늘과 땅 사이는 넓고 설움에 겹도록 불러도 허공에 흩어져 버리는 이름... 선 채로 돌이 된다 해도 잊을 수 없는 이름...

 


세상에서 약자들은 능욕당하고, 물건 취급을 받고, 하찮게 여겨졌다. 그들의 목숨 따위는 땅 위의 돌마냥 걷어채여 어디에나 피를 쏟고 있었다. 그래서 스트렐리니코프는... 파샤는 혁명에 투신했다.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그를 만난 유리는 그와 함께 또 다시 그녀를 떠올린다. 파샤를 사랑했던 라라, 유리를 사랑했던 라라... 그리고 파샤는... 하얀 눈밭을 붉은 피로 물들인다. 


사실, 이 책은 사랑만을 이야기 하기 힘들다. 당시 러시아에서 자행됐던 끔찍한 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욕정이 아닌 순수한 사랑이 있었다는 건 희망일지도 모른다. 너무 끔찍한 일이 많아 사랑만을 보게 되는 것일지라도. 

  

(라라)"아, 유로치카, 너무해요. 나는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당신은 마치 살롱 객실에 있는 것처럼 빈말만 하는군요. 내가 어떤 여자냐고요? 난 이미 금이 가 버린 여자 - 한평생 금이 간 채 살아야 하는 여자예요. 난 너무 어린 나이에 용서할 수 없을 만큼 빨리 여자가 되어 버렸어요. 그것도, 전 시대의 자신감 넘치는 중년남자, 뭐든지 누릴 수 있고 뭐든지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기생충으로부터, 거짓되고 추악한 해석을 통해 최악의 바닥에서 인생을 알게 된 여자라고요."

(유리)"짐작은 하고 있었어.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그것에 대해 슬퍼해야 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라고. 어찌하여 한발 늦었던가, 그때 내가 당신 곁에 있었더라면 그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테니까. 정말로 그것을 슬퍼하며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망해야 할 사람은 오히려 나야...." (p.464)

(유리)"...당신 화장대 위의 물건들에 대해, 당신의 살갗에 배어 나온 땀 한 방울, 당신에게 달라붙어 당신의 피에 해를 줄지도 모를, 공중에 떠돌고 있는 전염병에 대해서까지 나는 질투하고 있는거야. 언젠가는 그자가 당신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닌가, 언젠가는 나의, 혹은 당신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어. 난 알고 있지만, 당신은 내가 알 수 없는 소리만 잔뜩 늘어놓고 있다고 생각할 거야. 그것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난 미칠 듯이 모든 것을 잊고 한없이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p.467)

(라라)"...남은 것은 오직 한 가지, 비일상적인 아무짝에도 못 쓸 힘뿐이에요. 그 힘은 발가벗긴 채 입을 것도 빼앗긴 다정한 마음이에요. 그리고 그것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 다정한 마음은, 언제 어느 시대에나 추워서 얼어붙어 오들오들 떨면서, 바로 옆에 있는, 마찬가지로 벌거벗은 외로운 사람들에게 손을 뻗고 있었기 때문이죠. 당신과 나는 마치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 같아요. 두 사람은 세상이 시작될 때 몸을 가릴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또 지금의 우리 또한, 마찬가지로 세계의 종말 속에서 몸에 걸친 것도 살 집도 없이 떨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과 나는 무수한 위대한 것에 대한 추억이에요. 그 위대한 것은 이 세상에서 수천 년에 걸쳐, 그 세월과 우리 사이에서 창조된 것이에요. 그리고 우리는 이 사라진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 지금 호흡하고, 사랑하고, 울고, 그리고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 달라붙어 있는 거예요." (p.469)

실내는 어둡고 음침했다. 유리 안드레예비치는 장작과 물을 나르면서 끊임없이 집 안을 살펴보며 자꾸만 새로운 것을 찾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장작을 나르고 물을 길어오는 등,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라라의 집안일을 도와주었다.
이런 저런 일을 하느라 바삐 움직이다 우연히 손이 닿으면, 두 사람의 손은 서로의 손 속에 남아, 운반하기 위해 들고 있던 무거운 짐을 바닥에 내려 놓고,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 채,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다정한 마음의 발작에 몸을 맡긴다. 그러면 모든 것이 두사람 손에서 빠져나가고 의식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몇 분 몇 시간이 지나가고, 그러다가 너무 늦어 버린 것을 알고 제정신을 차린 두 사람은 오랫동안 혼자 내버려두었던 카테니카를, 물도 건초도 주지 않은 말을 생각해 내고는 깜짝 놀라, 멈췄던 일에 다시 허겁지겁 뛰어들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미안해 했다. (pp.51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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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문 몇 개만 보고 판단하는 거지만, 동서문화사 번역에서도 올드한 느낌이 나는군요. 그리고 쉼표로 이어지는 긴 문장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꼬마요정 2017-08-19 15:36   좋아요 0 | URL
읽다가 숨이 찼어요.. 문장이 끝이 안 나는 겁니다. 그래서 읽다가 누구 얘긴지 다시 읽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구요. 친정 가서 범우사 책을 가져 와야겠습니다. 비록 귀여운 통통이가, 고양입니다, 쉬를 했지만요..ㅠㅠ
 

얼마 전 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보던 중,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그 장면이 나온 사진이 있을까 포털을 뒤져봐도... 없네.. 없어...

 

그래,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장면은..

 

일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 토요일 아침을 먹고 어디 갈까? 하는 하백에게 소아는 다른 일을 하자고 한다.

 

다름 아닌 대청소!!

 

구석 구석 먼지를 털고 물걸레로 닦아내면서 둘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몸을 부딪쳐가며 청소를 한다.

 

분명 다른 곳에서 시작했는데, 자석에 끌리듯 서로를 만나는 거다.

 

아...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닥터 지바고>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유리와 라라가 오두막집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 그 작은 공간에서 서로의 몸이 닿을 때마다 사랑을 나눴다는...

 

다른 어떤 장면보다도 로맨틱하게 다가왔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사랑을 나누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 묘한 떨림과 설레임이 막 다가오는거다.

 

 

나는 당장 책을 펼치고 싶었다. 그 대목을 읽어야했다. 이 연애감정이 날 행복하게 했고, 날 너무나 뒤흔들었고, 지금 읽으면 유리와 라라의 사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이 없다.. 책이 없어?

 

친정에 두고 온 것이다.. 아.. 그제서야 기억이 떠올랐다.

 

울 집 통통이가... 내 책에... 몹쓸 짓을 한 것을...

 

그래서 난 결단을 내렸다.

 

장바구니에 <닥터 지바고>를 담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도 책을 살 수 있구나..라는 걸 배웠다.

 

<하백의 신부>랑 <닥터 지바고>랑 무슨 상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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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6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을 만한 <의사 지바고> 번역본이 없군요. 박형규 역(열린책들), 안정효 역(고려원)은 절판됐고, 남은 건 동서문화사뿐입니다. 열린책들 번역본이 별로라는 평이 있던데, 개역판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꼬마요정 2017-08-16 17:33   좋아요 0 | URL
그렇죠.. 늘 번역이 고민입니다. 어느 번역자의 책을 사야하는지.. 하도 옛날에 읽어서 범우사 번역은 생각도 안납니다. ㅎㅎ 동서문화사에서 올 초에 새로 냈던데, 오탈자나 이런 거 좀 솎아냈는지 궁금하네요. 일단 빨리 읽고 싶어요~~ ㅎㅎㅎ 혁명이나 가슴 아픈 현실 가운데서도 꽃 피운, 끝내 다시 만나지 못한다 해도 한 몸 불사른 그 사랑을요. 그런데 왜 저한테 이런 이미지로 남아 있을까요.. 이 책이...

다락방 2017-08-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닥터 지바고에 그런 장면이 나온단 말예요? 몸이 닿을때마다 사랑을 나누는? 오오... 완전 제 스타일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데 읽을만한 게 없다고요? (시무룩)

꼬마요정 2017-08-16 22:38   좋아요 0 | URL
후훗 다락방님 좋아하실 장면이네요 ㅎㅎ 물론 유리의 그 방관자적 태도가 답답할지도 몰라요. 제가 동서문화사 꺼 읽고 번역 괜찮은지 알려드릴게요 ㅎㅎ

페크pek0501 2017-08-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왼쪽 책 닥터지바고를 사 놓고 못 읽었어요. 하지만 영화로 오래전에 봤고
최근에 팟캐스트로 들어서 내용은 대충 알고 있지요. 꼭 정독하리라 마음먹습니다. 지금...

꼬마요정 2018-02-04 18:58   좋아요 0 | URL
넵 재미있습니다. 저는 아직 영화를 못 봐서 유리와 라라의 이미지가 제 맘대로랍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게 남았나 보더라구요. 마치 안나 카레니나가 소피 마르소인 것처럼요. 라라를 소피 마르소가 했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네요.
 
아발론 연대기 7 - 갈라하드와 어부왕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 / 북스피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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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란슬롯. 어찌해서 란슬롯이 아니라 갈라하드인가... 치욕과 절망 뿐이더라도 끝까지 성배 탐색에 나선 란슬롯. 이중의 불륜으로 태어난 갈라하드에게 영광을 돌리는 건, 좀 우습지 않은가. 하긴 멀린도 처녀와 악마의 자식이고, 아더도 불륜의 소생이고, 모드레드는 근친상간으로 태어났으니 그런 태생의 흠 쯤은 그냥 일상적인 것인지도.

어부왕의 핏줄이라면 퍼시발이 있고, 아더왕의 후계라면 가웨인인데... 물론 여신 귀네비어의 선택을 받은 이는 란슬롯이고, 기독교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모든 영광은 란슬롯에게 돌아갔겠지만.

뜬금없이 나타난 갈라하드는 나타날 때처럼 사라진다. 육신이 아닌 정신으로 이루어진 기사. 란슬롯이 잃어버린 ‘갈라하드‘란 이름을 가져간 란슬롯의 아들. 성배의 비밀은 그에게만 밝혀지고, 성배 탐색의 임무는 끝이 난다. 이제, 아더 왕의 몰락만이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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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8
시노하라 치에 글.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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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낭만적이었던 술레이만1세가 오스만 제국 관례를 깨고 정식으로 배우자로 맞이한 록살리나, 휘렘. 휘렘은 이브라힘을 잊고 술레이만을 사랑할 것인지, 술레이만의 마음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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