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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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뜬금없을지도 모르지만.

수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은 최고급 수트로 온 몸을 감싸는데 원더우먼은 왜 벗고 나오지? 어차피 전투는 같이 하는 거 아닌가? 내 알기로 벗고 나오는 남자 영웅은 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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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12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벗은 타잔은 정글의 영웅입니다. ㅎㅎㅎ

꼬마요정 2017-11-12 22:00   좋아요 0 | URL
아, 타잔이 있었네요. 갑자기 킹콩도 생각납니다. ㅎㅎ 킹콩은 털옷 입고 있으니 음... 여자 영웅은 몸매도 드러내야 하고 섹시함도 드러내야 하고 전투력도 우수해야 하고... 애도 잘 키워야하고, 돈도 벌어야하고, 집안일도 잘 해야하고... 어지간한 영웅은 명함도 못 내밀겠어요.
 

"실수하며 보낸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인생보다

훨씬 존경스러울 뿐 아니라 훨씬 더 유용하다."

 

                                                        -조지 버나드 쇼-

 

지난 달은 하도 정신이 없어서 정말 내가 살아냈는지, 사라진건지 알 수가 없는 달이었다.

 

긴 연휴 (길기는.. 너무 짧았다ㅠㅠ)가 끝나고 남은 기간 안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훅훅 달려오는데 어, 어 하면서 쳐내기에 바빴다지.

 

그 와중에... 꼭 실수하던 데 또 실수하고.. 아니, 나하고 안 맞는건지, 왜 자꾸 한 곳에 실수를 하는지.. 자괴감이 들어 우울해 하던 차에 버나드 쇼의 문구를 보게 됐다.

 

그래.. 실수도 하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우면서 나도 커 나가는 거겠지. 만약 이 일을 안 했더라면 실수도 안 했겠지만, 일도 몰랐을거야..라고... 나를 다독이면서도 아.. 밀려오는 이 우울한 감정들...

 

그래서인지, 며칠 전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씻고 몸에 로션을 바르는데, 그날따라 유독 향이 너무 좋아서 무슨 향이지 싶어 병을 꼼꼼하게 보던 찰나, 눈에 들어 온 단어.

 

컨 디 셔 너

 

응? 컨디셔너? 린스?

 

나 이거 며칠 동안 계속 발랐는데... 향도 좋고 발림성 좋아서 와 좋네..하고 발랐는데...

 

세상에... 린스를 로션인 줄 알고 그동안 몸에 발랐던 거다. 하하하

무슨 개그하냐고.. 아무리 뭐 안 바르고 안 써도 그렇지, 한글로 컨디셔너 적혀 있는데, 그게 로션이라고 읽히냐고..푸하하하

 

어쩐지 등이랑 가렵더라... 난 계절 땜에 피부가 건조해져서 그런 줄 알고 듬뿍 듬뿍 발랐는데...

 

아침부터 진짜 겁나게 웃었다.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나... 하하하하

 

요즘 우울하다 했더니 이렇게 웃긴 일도 생기는구나.

참, 삶이란 다채롭다.

 

한참 웃고 났더니 한결 개운해졌다.

그래,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린스도 바르면서 사는거지. 그게 삶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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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11-02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려움을 참고 듬뿍듬뿍 발랐다는 대목에서 짠~하네요… 그리고 저도 따라 웃었습니다.
웃음 뒤에 삶의 페이소스는 남겠지요.

꼬마요정 2017-11-02 15:22   좋아요 1 | URL
아직도 웃깁니다. 그래도 다 쓰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입니다. ㅎㅎ 사실, 저한테 이런 일이 워낙 자주 일어나서요..ㅠㅠ 뭐.. 하수구에도 오른쪽 다리가 빠져서 허벅지에 피멍이 잔뜩 든 적이 있는데, 여기서 웃긴 건 다리가 짧아서 하수구에 빠져도 발이 안 닿아서 신발에 오물이 묻지 않았다는 거죠..^^;

stella.K 2017-11-02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이, 뭐 그 정도 실수 갖구...ㅋㅋㅋ

꼬마요정 2017-11-02 15:22   좋아요 1 | URL
그쵸.. ㅎㅎㅎ 이 정도는 하고 살아야 삶이 재미나고 다채롭지요. 이 일 있고 전 계속 웃고 다닙니다. ^^

다락방 2017-11-02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칫솔에 클렌징 폼 짠 적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디 클렌저를 로션인줄 알고 쳐발랐다가 미끄러워서 읭????????? 했던 적도 있고요. 하하하하하.

맞아요.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린스도 바르면서 사는거죠!! 기운냅시다, 꼬마요정님!

꼬마요정 2017-11-02 15:25   좋아요 0 | URL
아아.. 역시 다락방님이세요. 언제나 저의 경험에 하나를 더 얹어 주시는.. 크으.. 동병상련의 아픔을 제일 잘 느끼신다고나 할까요. 전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길 가다가 축구공을 맞는다거나 입간판에 옷이 찢어진다거나.. 그런 일을 겪는 사람들은 있었던거에요 흑흑

그런데 지나고나면 너무 웃겨서 기운이 나요. 힘차게 살아요 우리!!^^

비연 2017-11-02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바디샴푸로 머리 감은 적이 있고....
린스를 각질제거제인 줄 알고 정성껏 펴바른 적이 있었더랬죠...ㅋㅋ ;;;;;;
조기 치매아냐? 라며 겁 먹었었는데.. (또 금방 잊어버렸지만..) 꼬마요정님 덕분에
괜한 위안을 받고 가네요 우헤헤. 홧팅요.

꼬마요정 2017-11-02 15:27   좋아요 0 | URL
에이.. 조기치매라뇨... 다 그런 적 많을건데요 뭐.. ㅎㅎㅎㅎ 저희 엄마는 외출하실 적에 핸드폰 대신 집전화기 들고 가신 적도 있는데요, 멀쩡하세요^^ 그러고보니 그날도 진짜 온 가족이 대놓고 웃었어요 ㅎㅎㅎㅎ
 

"말하자면 이런 거야. 가령 말이야, 자네가 결혼을 했고 부인을 사랑하고 있어. 그런데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끌렸다면. "
"잠깐 가만있어봐, 나는 그런 말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어. 그것은 마치...... 내가 지금 배가 부르면서도 빵집 앞을 지나가다가 빵을 훔친다는 것과 같은 얘기니까 말야. "
스테판 아르카디이치의 눈은 여느 때보다 한층 더 빛났다.
"왜 그래? 때로는 빵이 못 견딜 만큼 좋은 냄새를 풍기는 수도 있을 거 아냐. "
.......
레빈은 웃었다.
"그렇지, 끝이야. " 오블론스키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할 수도 없지 않냐 말야. "
"빵을 훔쳐선 안 되지. "
(pp. 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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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면... 언제나 숙연해진다.

 

나도 모르게 말수가 적어지고, 달리 말을 하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괜한 말은 상처가 될 것 같아서.

 

어제는 지인의 장모님께서 돌아가셔서 갔는데, 지병이 있거나 계속 병원에 다니시거나 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충격이 더 컸다고.

 

사람이 죽고 사는 건 하늘의 뜻이라지.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거라고.

 

그리고 그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고.

 

내가 간 장례식장 중 가장 마음이 아렸던 때가 10년 쯤 전에 갔던 후배 장례식장이었다.

 

가족을 제외하고 그렇게 마음이 아팠던 때가 있었던가.

 

나이가 겨우 스물 일곱, 여덟.. 그 정도였는데, 폐암이었다.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거의 안 했는데... 병을 알게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더랬다.

 

부모님이 문상 온 자기 아들 또래들을 한 번 보고, 아들 관이 있는 곳을 보면서

 

너는 왜 거기 있니.. 라고 계속 우시는 모습에 나도 왈칵 눈물이 났었다. 

 

그 때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죽음이 찾아왔을 때 후회는 있겠지만, 너무 후회하지 않도록.

 

 

그러고 몇 년...

 

열심히 살기보다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

 

열심히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를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삶의 목표가 행복이니까.

 

비록 매일 행복할 수 없다하더라도, 어제의 실수는 털어내고, 오늘의 삶은 오늘 사는거야.

 

어제 다녀 온 장례식장...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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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10-23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꼬마요정 2017-10-23 22:58   좋아요 0 | URL
제가 상주는 아니지만, 고맙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10-24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례식장을 가면 항상 드는 생각이
다음은 우리라는.. 나 라는..

결국은 산자를 위한 시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꼬마요정 2017-11-01 18:20   좋아요 0 | URL
아.. 그렇지요. 결국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고.. 돌아가신 분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할 지 생각해보게 되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너무 어려운데, 언제나 준비 없이 맞이하는군요.
 
아발론 연대기 8 - 아더 왕의 죽음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 / 북스피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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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카멜롯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날 때를 기약하며.

커다란 영광을 가졌던 왕국은 그 영광만큼 무참하게 패배했다. 많은 기사들이 죽고 음모와 배신이 난무한다.

여신의 가호 없이, 신성한 상징 없이 왕국은 존재할 수 없다. 아더가 귀네비어를 잃고 신성한 왕권의 상징인 엑스칼리버를 내던진 순간, 아더는 아무도 아니다. 검이 사라진 현실에선 왕국도 없다.

란슬롯이 성배를 찾지 못했던 것은 그에게 성배는 곧 귀네비어였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귀네비어보다 아름다울 수 없고, 성스러울 수 없다.

아더 왕의 왕국이 일어나 번영하고 몰락하기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던 멀린이 제일 가련하다. 알면서 막을 수 없고, 알면서 말할 수 없고, 알지만 또 그 상황을 맞닥뜨려야 한다. 괴롭고 괴로웠을테지. 그래서 미쳤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하기 위해 다시 나타나야 했다. 아아, 사랑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많은 것을 알지만 바꿀 수는 없었던 예언자.

"말이란 아무 의미도 없는 거랍니다.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삶과 죽음이란 똑같은 현실의 두 가지 면모에 불과한 것입니다."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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