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위픽 시리즈를 잘 사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단 책값이 너무 비쌌다. 그리고 무슨 이벤트였는지 모르겠는데, 위픽 소설을 미리 메일로 받아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으로 나온 건 내가 받은 메일과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도서관에서 빌려보기도 하고 사서 보기도 했다. 도서관에 신청하기엔 나는 한참 전에 한도초과였기에. 



그러다가 얼마 전에 위픽 팝업 하는 거 보고 너무 가고 싶다 생각했었다. 부산 사는 나는 서울에서 하는 그런 행사에 기간이나 시간 맞춰 가기 힘들단 말이지. 그런데 알라딘에서 위픽 굿즈를 살 수 있게 해줘서 좋아라 하며 몇 개 구입했는데, 책이랑 굿즈를 사고 나니 책갈피 무작위 이벤트를 하더란 말이지. 하아... 그래서 두 권을 각각 한 권씩 사서 책갈피를 받았는데, 역시나 중복이 두 개나 있어!!! 


 보라색과 검은색을 샀다. 예소연 작가의 <소란한 속삭임>과 조예은 작가의 <만조를 기다리며>이다. 아직 <소란한 속삭임>은 안 읽었는데 이참에 읽어봐야겠다.


책갈피도 너무 귀여운데 책을 계속 살수도 없고... 이런 책의 상술에 넘어가는 나도 참....




위픽 시리즈 중에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이 제법 있었다.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들이었다. 으스스하지만 사람의 저 깊은 곳을 건드리는 이야기나 아련한 기분에 젖게 만드는 이야기나 인간의 잔인한 면을 볼 수밖에 없는 이야기나 내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나 한심하기도 했던가 싶었던 이야기들이었다. 짧은데 재미가 있어서 더 짧게 느껴졌던 이야기들... 그리고 어제 도착해서 아직 읽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좀 기대된다.


캐드펠 시리즈를 사면 컵받침을 줬다. 나는 1권부터 10권까지는 샀는데 컵받침을 모두 5개 받았고 4개가 사각형, 1개가 원형이었다. 왜? 종류별로 안 주고 네모만 주지? 한동안 네모가 싫었다.




 5권은 북펀딩이었던 것 같고 나머지 5권은 컵받침 때문에 사모았던 것 같다. 캐드펠 시리즈는 재미있는데다 뭔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일이 해결되어 좋았다. 하지만 가끔 마음에 안 드는 결말도 있고 모드 왕후랑 싸운다고 난리여서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추리소설 중에 정말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캐드펠 수사가 풀어가는 사건들에는 모두 '사람'이 있었다. 


정보라 작가는 좋아하기도 하고 굿즈도 탐나서 바로 질렀더랬다. <아이들의 집>은 과연 이런 시설과 정책을 가진 정부가 있을까 싶을만큼 탐나는 제도를 가졌다. 정부가 양육을 책임지고 부모는 아이를 돌보는 데 무리가 없도록 하는 사회. 양육에 대한 인식이 부러웠다. 아이들은 또래들과 지낼 수도 있고 집에서 부모와 함께 할 수도 있다. 완벽은 없지만 많은 부분에서 아동학대는 줄어들 터였다.



 손수건 좋다!!!





액막이 명태 마그넷이 너무 귀여서 이 책을 샀다.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호러 장르잖아!!!


 액막이 명태 마그넷은 앙증맞고 귀엽다. 책은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재미있을 듯.

책 자체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액막이 명태가 더 갖고 싶었는지 아직도 책을 읽지는 못했다. 뭔가 만족이 됐다고나 할까... 물욕의 꼬마요정이었다.






은근히 책 살 때 굿즈들이 사람을 홀린다. 내가 사고 난 뒤 행사하는 경우에는 진짜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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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1-01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액막이 명태 마그넷이라니, 너무나 참신하네요! 저도 진작 알았다면 샀을 것 같아요!

꼬마요정 님, 해피 뉴 이어!! :)

꼬마요정 2026-01-01 18:21   좋아요 0 | URL
정말 귀엽습니다. ㅋㅋㅋ 같이 온 책도 얼른 읽어야하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굿즈 땜에 책 산 격입니다.

다락방 님도 해피 뉴 이어!!^^

페크pek0501 2026-01-01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즈는 알라딘이 최고!!!
저도 머그 잔이 탐나서 산 척 있어요.^^

꼬마요정 2026-01-01 18:22   좋아요 0 | URL
글쵸? 굿즈로 유혹하면 헉 하고 넘어가야죠 어쩌겠어요 ㅎㅎㅎ
머그 잔 잘 쓰고 계시죠? ^^

카스피 2026-01-01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저는 구판 캐드펠 시리즈 20권이 있는데 골드 스텐 코스터가 탐나긴 한데 정확히 무슨 용도에 쓰이는 굿즈인지 궁금해 지네요.
꼬마요정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6-01-01 18:24   좋아요 0 | URL
아, 구판 캐드펠 시리즈를 갖고 계시는군요. 저는 컵받침으로 씁니다. 좀 커서 큰 컵도 받칠 수 있고 안정감 있고 푹신해서 컵 내려놓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왜 네모만 잔뜩 왔을까요? 그나마 동그라미 하나 오고... 저는 저거 네 개 다 갖고 싶었는데...ㅠㅠㅠㅠ

카스피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6-01-04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픽 시리즈 정말 비싸요 ㅠ.ㅠ. 그래서 사는 건 신중하게 ㅎㅎ
손수건 굿즈도 있었군요. 손수건 좋아하는데~
 
새해 연습 위픽
김지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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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그러니까 국민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담임 선생님이 일기를 확인했더랬다. 5학년이던 시절, 나는 뭔가 특별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안네의 일기>를 읽고 감명 받았던 터라 나는 일기장에게 '안네'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일기는 늘 '안네에게.'로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가. 나는 중, 고등학교 시절이 좀 어두운 편인데, 엄마와 사촌언니의 억압이 심했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사촌언니가 과외를 명목으로 오면 나는 화장실 가서 변기를 끌어안고 잠들곤 했다. 여러 힘든 일들이 있었기에 나는 몇 년 동안 몇 번이나 엄마한테 언니랑 과외를 안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때마다 인생 다 망할 것이라는 저주나 들을 뿐이었다. 나는 일기장에 언니 욕을 한바가지 적곤 했는데, 내 책상을 자주 뒤지던 언니가 그 일기장을 읽었다. 그리고는 울면서 집에 갔다. 한 6개월 언니를 안 봤는데 사실 너무 좋았다. 남의 일기장을 왜 보는지 끔찍했지만 한편으로는 좋기도 했다.


나에게 일기란 어떤 때는 친구였고, 어떤 때는 탈출구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기를 썼기에 위로 받고 좋았던 일이 더 많았다. 그래서 양지 할머니에게 마음이 갔다. 양지 할머니는 외롭고 막막할 때 어떻게든 있었으면 하는 일을 적었을지도 모른다. 적고 나면 마치 그 일이 이루어질 것처럼 말이다. 때론 자기 반성의 시간이기도 했다. 양지 할머니가 어린 피자 배달부의 사고를 봤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 장면을 보려고 돌아서 왔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서기로 결정하던 순간의 기분이 떠올랐다. 이만큼이나 살았는데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면은 또 보고 싶어서 그게 새롭다고 생각되어서 걸음을 돌린 것이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싶어서 그게 새로운 것이어서 자극이 되어서 삶에 활력이 되어줄까봐 그랬다. 넘어진 소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얼른 걸음을 돌렸다. 너무 오래 살았다는 기분이 든다. (68쪽)


양지 할머니의 그런 고독하고 외롭고 적막한 마음을 담은 일기는 홍미에게 전해졌고, 이는 어쩌면 홍미에게 삶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인지도 몰랐다. 홍미에겐 아직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있었고 새해에는 다른 직장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으니까.


일기장을 받아들고 자신이 물려받은 것이 할머니가 살던 집이나 땅이었으면 했던 홍미는 옆집 아주머니에게서 양지 할머니에 대해 듣게 된다. 홍미와 민석은 둘 다 양지 할머니의 죽음이 자신의 일인 것만 같아 두렵지만 애써 그런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한다. 아무도 없는 삶은 어떤 것일까. 이는 모든 사람이 맞이할 수 있는 삶이기에 남일 같지 않았다. 양지 할머니만 해도 아들이 있었고 손녀가 있었으니까. 양지 할머니의 일기는 계속 홍미의 마음을 흔들었고, 홍미는 흔들리기 싫어 일기장을 세단기에 넣었다.


어릴 때부터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홍미는 법 테두리 안에 살기를 바랐다. 사회와 법이 주는 안전망만이 전부였던 홍미는 양지 할머니의 일기를 태우지도 못했다. 불법이었으니까. 


오늘 저녁 창문을 타고 타는 냄새가 심하게 들어와 밖을 내려다보니 아래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나고 불빛이 어른거렸다. 놀라서 119에 신고하려 내려가보니 1층 아주머니가 뭔가를 태우고 있었다. 신고를 할까 하다가 나와 남편이 번갈아가며 눈치를 주자 다 태웠는지 불을 끄긴 했는데, 어이가 없었다. 응징을 위해 신고를 하는 건 소방이 필요한 곳에 폐를 끼칠 것만 같아 이번엔 넘어가기로 했지만 홍미가 생각났다. 법도 믿을 구석이 없어야 지키는 것일까.


어쩌면 삶의 벼랑으로 몰린 것 같지만 홍미는 하루 일찍 새해 인사 연습을 한다. 우리는 누구나 희망을 가지고 그 희망이 부서지는 것을 본다. 하지만 부서진 희망 가운데서도 또 새로운 희망이 생기기 마련이니. 홍미와 민석이 따뜻하고 다정한 새해를 맞이하길 기대해본다.


인간이란 그렇게 거짓과 진실 속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삶을 직조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거짓인 걸 알면서도 위안을 얻고 진실인 걸 알면서도 외면한다. 하지만 작은 거짓과 작은 진실로 짜인 삶은 어쩌면 연습일지도 모르겠다. 공씨가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녀가 왔을 때 아무 말도 할 수 없을까봐 거짓을 말한 양지 할머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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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2-30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어릴적에 그림일기를 썼는데 이사 몇번 다니면서 모두 사라졌어요.그리고 중학교떄까지도 일기를 썼는데 고등학교 이후로는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지금 돌이켜보면 계속 일기를 썼더라면 아마도 하루 하루 충실하게 더 살았을 것 같고 과거 일기를 보면서 내 스스로를 뒤돌아 보면서 반성도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긴 하네요.

꼬마요정 2025-12-31 22:51   좋아요 0 | URL
사라진 그림일기 너무 아쉽네요. 지금도 가지고 계셨다면 어린 시절이 새록새록 기억날텐데 말입니다. 저도 일기장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음... 다시 읽으면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일기는 아니지만 매일 매일 다이어리에 일정이나 먹은 것들 기록하긴 하거든요. 몇 년치 다이어리 모아서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감은빛 2025-12-30 0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어릴 때 일기장에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곤 했어요. 그땐 여성 이름을 소설 주인공 밖에 모를 시절이라, 고전 소설의 여주인공 이름으로 부르곤 했죠.

꼬마요정 2025-12-31 22:54   좋아요 0 | URL
오오 고전 소설의 여주인공 누구였을까나요? 음... 안나 카레니나? 앤? 앨리스? 캐서린? 스칼렛? 나타샤? 저는 한동안 안네였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가면서 안네는 갔네요... 한때 제 마음의 벗이었네요.

자목련 2025-12-30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이 소설 좋았어요. 꼬마요정 님의 리뷰는 더 좋군요!
연말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5-12-31 22:55   좋아요 0 | URL
자목련 님!!! 며칠 전에 이 책으로 땡투 들어오지 않았던가요? 그거 저였어요!! 자목련 님 리뷰 보고 좋아서 샀거든요. 책도 좋고 리뷰도 좋아서 아주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자목련 2026-01-04 11:44   좋아요 0 | URL
아, 그 귀한 땡투가 꼬마요정 님이셨군요. 감사해요!

서곡 2026-01-01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6-01-01 18:15   좋아요 1 | URL
서곡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金慶子 2026-01-04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기를 늦게서야 쓰기 시작했네요.
그러나 해마다 년말이 되어 읽어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기여서 태우곤 해서
보관된 일기장은 없네요.
꼬마요정님 글 재미잇게 잘 읽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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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특정결과를 선호한다. ’ 인간에겐 운명이라 읽히는 것이다.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 조너선은 철학책을 좀 읽어야 하지 않을까. 로맨스를 말하기엔 민폐가 심한 듯. 결국 자기 욕망에 굴복한 천재들의 이야기. 나 늙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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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님들 다 잘 지내셨나요?


저는 한동안 뜸했습니다.


올해 유난히도 실익없이 좀 바빴는데요, 그래서 운동도 많이 못했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체력이 떨어지고 힘이 없는 게 바쁘고 운동도 못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설상가상 살도 계속 찌는 거예요. 저는 10년에 1~2키로 찌거든요. 그래서 몇 달 사이에 2키로나 쪄서 도대체 얼마나 먹은거야 싶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톤은 보름 전부터 목에 생긴 혹을 무심결에 어루만진다. 그러다 폴로셔츠 깃으로 가린다. 우주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아픈 것이다. 사람들은 걱정하며 당신을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다. 혼자 갈 수는 없으니 두 명이 더 동행할 테고, 그 두 명의 임무를 중단시킨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짓이다. 안톤은 전담의나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부디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으면 한다. 목 아래 움푹 들어간 곳에 체리만 하게 튀어나온 혹은 아무런 통증도 없다. (162쪽)



저도 안톤처럼 턱 밑에 혹이 있었거든요. 생긴 지 제법 됐는데 통증이 없으니 별 생각이 없었는데 왠지 이거 때문에 몸이 힘든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물으니 모두 갑상선을 이야기해서 갑상선 병원 추천받아서 갔더랬죠. 의사 쌤이 거기 갑상선 아니라고... 일단 초음파는 찍었는데 턱 밑 종물이 크기가 1.6센티로 크고 불균질해서 큰 병원 가라고 의뢰서를 적어주셨습니다. 이비인후과를 가야한다네요. 


그래서 양부대 갔죠. 거기서 심전도 검사하고 세침검사 하고 CT 찍고 엑스레이 찍고 피검사 하고 등등 했습니다. 그 와중에 길을 잘못 찾아서 병원을 헤맸더랬죠. ㅋㅋㅋㅋ 여튼 양성이지만 수술을 해야한다고 해서 수술일정을 잡고 병원에서 5일을 있었네요.


수술 당일 좀 힘들었고 나머지는 아주 좋았습니다. 저는 병원 밥 좋아해서 밥도 다 먹었구요. 수술 하고 나서 나온 죽도 다 먹었어요. 목구멍이 아픈데 그걸 기어코 삼켰네요. 다행히 미각 손실을 없는가 봅니다. 아니, 다들 병원밥 맛있다고 하니까 미각에 문제가 생긴 거라 하긴 하던데...ㅋㅋㅋ


아침에 수쌤은 올 때마다 누워있다고 좀 움직이라 그러고 저녁에 간호사 쌤은 혈압이 너무 낮으니 움직이지 말고 다리 올리고 누워 있으라 그러고 그랬습니다. 혈압이 많이 낮긴 해서 간호사 쌤들이 번갈아 혈압 재러 와서 심심할 틈이 없었네요.


병원에 있는 덕분에 책 많이 읽었네요. 하루에 한 권씩 읽었습니다. ㅋㅋㅋ 따뜻하고 밥 주고 약 주고 하면서 관리 받아서 무슨 호텔인가 싶기도 했네요. 그래도 퇴원을 위해 열심히 먹고 시킨대로 했습니다. 귀여운 의사쌤 1과 귀여운 의사쌤 2가 설명도 잘 해줬구요. 배액관도 안 아프게 잘 제거해주더라구요. 며칠 머리를 못 감았더니 미칠 것 같아서 드라이 샴푸 사서 뿌렸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물로 감고 싶더군요. 퇴원날 물 들어가도 된다길래 방수테잎 사서 붙이고 머리 감고 나니 피가 철철... ㅋㅋㅋㅋㅋㅋ 다시 외래병동 가서 지혈하고 퇴원했습니다.


집에 와서도 신나서 좀 움직이면 피가 철철... 옆에서 남편은 호들갑 떨길래, 당연히 구멍 내서 관을 꽂았는데 피가 나지 않겠냐며 지혈이나 해달랬죠. ㅋㅋㅋ 수술은 제가 했는데 남편이 병자 같았어요. 


고양이들 때문에 왔다갔다 한다고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도 저는 팔다리를 다 쓸 수 있어서 굳이 간병인이 꼭 있을 필요는 없었어요. 그리고 수술 후 아픈 부위를 보니 그동안 피곤해서 아팠다고 생각한 부위였네요. 편도가 부은 줄 알았고, 어금니들이 아픈 것도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 줄 알았고, 자주 미열이 올랐던 것도 그냥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다 이 침샘종양 때문이었어요. 


요거 제거했더니 정말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행히 수술 후 떼어낸 덩어리가 다형종물? 어쨌든 암이 아니었어요. 주변에 의료인이 많아서 결과를 미리 알 수도 있었는데 안 그랬어요. 좋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암이면 미리부터 걱정해야 하니까요. 동생이 검사했을 땐 미리 알려줘서 안심시켰는데 막상 저는 암것도 안 했네요. 그래도 입원하니까 오랜만에 친구도 보고 그랬네요. 제 몰골이 퉁퉁 부어있긴 했지만요. 제 여동생은 부위가 목이다보니 진짜 아파보인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제 여동생은 저보다 심한 암이었는데 별 표시가 안 났거든요. 계속 언니가 더 아파보인다면서 막 웃었네요.


이게 모두 10월 말부터 12월 말 두 달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본래 느긋한 성격이라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요. 큰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생각보다 책 많이 읽었습니다. 드라마도 좀 보려했는데 에어팟이 똑또로롱 하면서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한 편 보고 충전하고 하는 게 너무 귀찮더라구요. 그래서 덕분에 책만 팠습니다. 남편이 짐 쌀 때 병원에서 책 뭐 그리 많이 본다고 막 머라하더니 결국 읽은 책 들고 가고 다른 책 들고 오고 그랬네요. ㅋㅋㅋ


의사쌤한테 주짓수 해도 되냐니까 한 달 있다 하면 된다는데... 아무래도 의사쌤이 주짓수가 어떤 운동인지 모르시는 거 같아요. ㅋㅋㅋ 어제 도장 놀러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한 달만에는 못 할 것 같아요. 목인데 초크나 삼각조르기 같은 거 걸리면 죽겠는데요. ㅋㅋㅋㅋ


요새는 의료기술이 엄청 좋아져서 실로 꿰매지 않고 본드로 붙이는군요. 신기했습니다. 30년 전에 화상흉터 피부이식 할 때는 실로 꿰매고, 20년 전에 화상흉터 치료 할 때는 레이저인지 토치인지 막 지지던데 이제는 본드네요. 신기합니다. 오랜만에 전신마취하고 수술대에 올랐네요. 예나 지금이나 그닥 심각하지 않은 꼬마요정입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저도 건강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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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12-27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안녕하세요 고생 많으셨네요 무사히 회복 잘 하시길 기원합니다 연말 잘 보내시길요!

꼬마요정 2025-12-27 17:5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곡 님도 연말 행복하고 따뜻하게 보내세요^^

감은빛 2025-12-27 1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턱에 혹이 있었다면, 평소에 많이 불편하셨겠어요. 무사히 제거해서 다행입니다. 병원에서 잘 지내셨다니, 부럽네요. 저는 예전에 병원 생활이 정말 힘들고 지루했거든요. 하루라도 빨리 퇴원하고 집에 가고 싶어서 다 나아가고 있다고 의사에게 엄청 강하게 어필했었어요.

요즘 세상에 주짓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가, 아니 모를수도 있지 했어요. 그러게요. 한 달 후에 주짓수라니. 꼬마요정님 아무리 운동하고 싶어도 좀만 더 참으심이 좋을 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5-12-28 23:5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턱 밑에 혹이 있긴 한데 크기가 작고 통증이 없어서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그동안 그냥 지냈는데 요새 몸이 안 좋아서 혹시나 했거든요.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악성으로 변하거나 커져서 신경을 누르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적절한 시기에 병원에 잘 간 듯합니다.

저도 퇴원하고 싶어서 시킨대로 열심히 했어요. 병원이 편해도 집이 젤 좋죠. 냥이들도 보고 싶고… 그리고 저는 옆 침대 계신 환자분들(저 있는 동안 두 분이 다녀가셨답니다)만큼 아프지 않더라구요. 진통제가 잘 들었나봐요.

아무래도 주짓수는 좀 참아야겠죠? 그래서 다다음주에 세미나 가서 살살 드릴만 하다가 좀 나아지면 스파링 하려구요. 이제 몸에 힘이 나는 것 같아요. ㅎㅎㅎ

잠자냥 2025-12-27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네요! 퇴원 후에도 몸조리 잘하시고! 냥들 돌본다고 무리 마시고! 운동도 좀 천천히! 😸

꼬마요정 2025-12-28 23:5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원인이 있고 제거를 했고 몸이 나아졌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역시 나이가 들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알아채야겠어요. 고맙습니다^^

2025-12-27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5-12-28 23:57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정말 놀라웠어요. 제가 아는 본드는 솔직히… 요즘 수술부위보면 오히려 배액관 연결했던 곳이 더 표시가 많이 나요. 염려 고맙습니다. 얼른 회복할게요^^

꼼쥐 2025-12-28 0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힘드셨겠어요. 그나마 암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꼬마요정 님과 가족분들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을 빌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5-12-29 00:1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조직검사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입니다. 남편이 더 걱정하더라구요. 꼼쥐 님과 가족분들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5-12-28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신마취자체부터가 엄청 힘든건데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회복 잘 하시길요. 인용하신 문장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꼬마요정 2025-12-29 00:15   좋아요 1 | URL
전신마취 후 숨쉬기를 자발적으로 하는 게 어렵더라구요. 필라테스 하면서 호흡 배웠던 거 도움 많이 됐어요. 깨어나서 크게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뱉고 하면서 정신 차렸네요. 아무래도 턱 밑이라 그런지 목소리도 안 나오고 목에 뭐가 끼인 것 마냥 불편했지만 잘 나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저 문구는 <궤도> 읽다가 깜짝 놀라서 인용해봤어요. 책 자체는 저하고 안 맞았지만 아름다운 문장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레이스 2025-12-28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어요~
빨리 회복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꼬마요정 2025-12-29 00:1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얼른 회복하겠습니다. 그레이스 님도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잉크냄새 2025-12-28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른 회복하시고 항상 건강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꼬마요정 2025-12-29 00:1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얼른 회복하도록 할게요. 잉크냄새 님도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카스피 2025-12-28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병이 아니라서 무척 다행이십니다.얼른 회복하셔서 건강을 빨리 되찾으시길 기원합니다.

꼬마요정 2025-12-29 00: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카스피 님도 눈이 얼른 좋아지시면 좋겠어요. 우리 같이 회복해서 건강해지도록 해요!!^^

자목련 2025-12-29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네요. 퇴원 후 피가 철철, 당황하지 않는 꼬마요정 님의 마음은 알 것도 같고요. 6cm면 제법 큰 종양이었네요. 수술이 잘 돼고 몸도 좋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래도 무리하지 마시고 회복에 집중하세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꼬마요정 2025-12-29 19:32   좋아요 0 | URL
그쵸? 피가 철철 나도 그냥 지혈하면 되는걸요. 살갗을 뚫었는데 피가 안 나면 이상한 일이죠 뭐 ㅎㅎㅎ 아, 크기는 1.6cm입니다. 6cm면 저도 많이 걱정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다행히 크기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술하고 나니 훨씬 몸이 좋아졌어요.^^

자목련 님도 늘 건강하시구요, 감기 조심하세요!!^^

자목련 2025-12-30 11:42   좋아요 1 | URL
앗, 죄송해요. 6만 보고 말았네요.ㅠ,ㅠ

꼬마요정 2025-12-31 22:56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 그래요. ㅎㅎㅎ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 365 - 하루 한 문장, 제인 오스틴을 오롯이 만나는 기쁨
타라 리처드슨 지음, 박혜원 옮김, 제인 오스틴 원작 / 알레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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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책과 필사노트다. 같이 온 그림과 책갈피도 너무 예쁘다. 매일매일 제인 오스틴의 문장을 만나다니… 다시 그녀의 책들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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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12-26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필사노트로 나온 책들이 다른 해보다 많았는데, 이 책도 매일 조금씩 쓸 수 있는 구성이었네요. 표지가 예뻐요.
꼬마요정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어제부터 날씨가 많이 춥네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5-12-27 15:11   좋아요 1 | URL
표지가 예쁘죠? 펀딩으로 구매했는데 책갈피도 예쁘고 책도 예뻐서 대만족입니다.
날씨가 엄청 추워요ㅠㅠ 서니데이 님 따뜻한 거 많이 드시고 감기 조심하시구요.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카스피 2025-12-27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꼬마요정 2025-12-27 15:1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카스피 님^^
날씨가 많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남은 2025년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