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아하는 작가. <북해의 별>부터 <광야>에 이르기까지 보다가 울지 않은 적이 없는, 나에게 정말 대단한 작가. <인월>도 기대된다.
영웅이라고 칭송받지만 한편으로는 악마 같이 더러운 무어인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오셀로. 그래서인지 그는 이아고의 수작질에 넘어가고 만다.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작은 몸짓과 은밀한 속삭임... 타이터스가 거칠었다면 오셀로는 가다듬어진 분노를 토해낸다. 극이 진행될수록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
에밀리아 : 이유가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질투심이 있어서 질투하는 거에요. 질투는 저절로 잉태되고 저절로 태어나는 괴물이거든요. (p.143)
왕의 자질이 없는 자가 왕으로 늙었으니 시끄러울 수 밖에. 왕이라고, 부모라고 조건없이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만 하는가. 왕이면 왕답게 나라와 백성을 위해야 하고, 부모라면 적어도 부모가 줄 수 있는 사랑은 줬어야지. 자기 맘에 안든다고 충언하는 신하는 내쫓고 아첨 안 하는 딸은 사람 취급도 안 하니 끝내 파국을 맞이할 밖에. 거너릴과 리건... 어지간한 남자보다 더 배짱이 두둑한데 왜 권력이 아니라 사랑에 목을 맨거야....
현명해지기 전에 늙으면 안되는 거였어.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