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보던 중, 나도 모르게 아..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그 장면이 나온 사진이 있을까 포털을 뒤져봐도... 없네.. 없어...

 

그래,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장면은..

 

일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날, 토요일 아침을 먹고 어디 갈까? 하는 하백에게 소아는 다른 일을 하자고 한다.

 

다름 아닌 대청소!!

 

구석 구석 먼지를 털고 물걸레로 닦아내면서 둘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몸을 부딪쳐가며 청소를 한다.

 

분명 다른 곳에서 시작했는데, 자석에 끌리듯 서로를 만나는 거다.

 

아...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닥터 지바고>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유리와 라라가 오두막집에서 도피 생활을 할 때... 그 작은 공간에서 서로의 몸이 닿을 때마다 사랑을 나눴다는...

 

다른 어떤 장면보다도 로맨틱하게 다가왔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사랑을 나누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 묘한 떨림과 설레임이 막 다가오는거다.

 

 

나는 당장 책을 펼치고 싶었다. 그 대목을 읽어야했다. 이 연애감정이 날 행복하게 했고, 날 너무나 뒤흔들었고, 지금 읽으면 유리와 라라의 사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이 없다.. 책이 없어?

 

친정에 두고 온 것이다.. 아.. 그제서야 기억이 떠올랐다.

 

울 집 통통이가... 내 책에... 몹쓸 짓을 한 것을...

 

그래서 난 결단을 내렸다.

 

장바구니에 <닥터 지바고>를 담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도 책을 살 수 있구나..라는 걸 배웠다.

 

<하백의 신부>랑 <닥터 지바고>랑 무슨 상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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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6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을 만한 <의사 지바고> 번역본이 없군요. 박형규 역(열린책들), 안정효 역(고려원)은 절판됐고, 남은 건 동서문화사뿐입니다. 열린책들 번역본이 별로라는 평이 있던데, 개역판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꼬마요정 2017-08-16 17:33   좋아요 0 | URL
그렇죠.. 늘 번역이 고민입니다. 어느 번역자의 책을 사야하는지.. 하도 옛날에 읽어서 범우사 번역은 생각도 안납니다. ㅎㅎ 동서문화사에서 올 초에 새로 냈던데, 오탈자나 이런 거 좀 솎아냈는지 궁금하네요. 일단 빨리 읽고 싶어요~~ ㅎㅎㅎ 혁명이나 가슴 아픈 현실 가운데서도 꽃 피운, 끝내 다시 만나지 못한다 해도 한 몸 불사른 그 사랑을요. 그런데 왜 저한테 이런 이미지로 남아 있을까요.. 이 책이...

다락방 2017-08-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닥터 지바고에 그런 장면이 나온단 말예요? 몸이 닿을때마다 사랑을 나누는? 오오... 완전 제 스타일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데 읽을만한 게 없다고요? (시무룩)

꼬마요정 2017-08-16 22:38   좋아요 0 | URL
후훗 다락방님 좋아하실 장면이네요 ㅎㅎ 물론 유리의 그 방관자적 태도가 답답할지도 몰라요. 제가 동서문화사 꺼 읽고 번역 괜찮은지 알려드릴게요 ㅎㅎ

페크pek0501 2017-08-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왼쪽 책 닥터지바고를 사 놓고 못 읽었어요. 하지만 영화로 오래전에 봤고
최근에 팟캐스트로 들어서 내용은 대충 알고 있지요. 꼭 정독하리라 마음먹습니다. 지금...

꼬마요정 2018-02-04 18:58   좋아요 0 | URL
넵 재미있습니다. 저는 아직 영화를 못 봐서 유리와 라라의 이미지가 제 맘대로랍니다. 영화 보신 분들은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게 남았나 보더라구요. 마치 안나 카레니나가 소피 마르소인 것처럼요. 라라를 소피 마르소가 했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네요.
 
아발론 연대기 7 - 갈라하드와 어부왕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 / 북스피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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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란슬롯. 어찌해서 란슬롯이 아니라 갈라하드인가... 치욕과 절망 뿐이더라도 끝까지 성배 탐색에 나선 란슬롯. 이중의 불륜으로 태어난 갈라하드에게 영광을 돌리는 건, 좀 우습지 않은가. 하긴 멀린도 처녀와 악마의 자식이고, 아더도 불륜의 소생이고, 모드레드는 근친상간으로 태어났으니 그런 태생의 흠 쯤은 그냥 일상적인 것인지도.

어부왕의 핏줄이라면 퍼시발이 있고, 아더왕의 후계라면 가웨인인데... 물론 여신 귀네비어의 선택을 받은 이는 란슬롯이고, 기독교의 영향이 아니었다면 모든 영광은 란슬롯에게 돌아갔겠지만.

뜬금없이 나타난 갈라하드는 나타날 때처럼 사라진다. 육신이 아닌 정신으로 이루어진 기사. 란슬롯이 잃어버린 ‘갈라하드‘란 이름을 가져간 란슬롯의 아들. 성배의 비밀은 그에게만 밝혀지고, 성배 탐색의 임무는 끝이 난다. 이제, 아더 왕의 몰락만이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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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물방울 황금의 새장 8
시노하라 치에 글.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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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낭만적이었던 술레이만1세가 오스만 제국 관례를 깨고 정식으로 배우자로 맞이한 록살리나, 휘렘. 휘렘은 이브라힘을 잊고 술레이만을 사랑할 것인지, 술레이만의 마음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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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연대기 6 - 성배의 기사 퍼시발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 / 북스피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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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 중에 맘에 들지 않는 것들도 많지만 귀담아 들을 것도 많다.

"결투에 임할 때마다 이 사실을 기억하게. 패배한 맞수가 자비를 구하거든 그의 청을 들어 자비를 베풀게. 나의 우위를 인정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네."

"여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쉽게 사랑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술책과 거짓으로는 일시적인 영광밖에는 얻을 수 없다네."

"침묵은 때로 말보다 더 값진 것이지. 수다쟁이들은 사방에 어떤 일을 할 거라고 떠벌리고 돌아다니지만 정작 완수할 능력은 없을 때가 많지. 다른 사람의 일에 끼어들지 말게. 증오와 경멸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질문은 던지지 말게. 반대로, 사람들이 자네에게 질문을 던지면 그걸 무시해서는 안 되네. 대답하기 전에 사려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해. 사람들은 어떤 대답을 하는 가를 보고 양식이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는 법이라네."
(p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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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 신부 신장판 13~24 박스세트 (완결) - 전12권 하백의 신부 신장판
윤미경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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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후예한테 너무 가혹한 듯. 헌원에게는 모모도 있었는데, 후예는 눈 앞에서 부모도 보내고, 사랑하는 동생도 보내고...

영생을 사는 신과 고작 100년도 못사는 인간의 사랑은 결국 끝이 났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연인은 추억이 되고, 기다림이 되고, 그리움이 된다. 그렇게 수 천년 혹은 영원을 살아야 한다... 가혹하지만 그래도 남은 생 전체를 다 걸고서 한순간을 살았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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