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리커버 특별판)
장 지오노 지음, 최수연 그림, 김경온 옮김 / 두레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자연’은 ‘희망’이고, ‘행복’이다. 한 알 한 알 도토리들이 숲을 이루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파괴는 순간이면 되지만 창조와 재생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사람의 우직함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나무가 숲이 되기까지 그를 도우는 주변 환경 역시 중요한 것 같다. 자연을 사랑하고 벗 삼은 그는 결코 바라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보답 받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봉신연의 2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 밖의 햇빛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술상 앞의 꽃 그림자도 마시다 보니 옮겨졌구나.’ 이제 주나라의 시대가 오려고 ‘옷자락이 피에 젖어도 이미 부질없게 되어버렸구나!’ 하지만 흐르는 시간 앞에 흥망성쇠가 다 무슨 소용이련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 일요일, 후배 장례식에 갔다.

 

부고 문자가 왔을 땐, 당연히 그 아이의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셨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느낌이 싸해서 문자를 다시 봤을 때... 본인 사망은 충격이었다.

 

2018년 2월 말, 그 아이는 또 다른 후배와 함께 손을 잡고 내가 있는 사무실에 들어왔다.

 

"언니, 우리 결혼해요."

 

같이 공부하던 정독실 후배였던 두 사람은 해맑게 웃으며 행복해했다.

 

전혀 몰랐다. 그 아이가 암과 싸우고 있던 사실을.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암 선고를 받고 치료와 수술을 거듭했을텐데 왜 아무도 몰랐을까.

 

죽음은 그렇게 나이를 무시하고 그 아이를 데려갔다.

 

 

중국의 어느 소수 민족 신화에 보면 붉은 새벽이 붉은 이유는 아버지 해가 아기 별들을 잡아먹어서라고 한다. 죽음이란 그렇게 곳곳에 선연한 핏빛을 남기는가보다. 여태껏 살면서 수많은 죽음을 보았지만, 나보다 어린 생명들이 죽는 건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란 허망함.

 

삶이 쉽지 않기에, 삶에 의미를 두고 싶어진다. 삶이 행복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이왕 사는 거 행복하고 싶다. 하지만 삶의 의미는 고통스러울 때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고, 행복은 그 순간이 지나가서야 비로소 완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문득 떠오르는 책이었다. 어쩌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말라'는 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엇갈린 길이 또 다른 사랑을 데려올 줄 몰랐더랬다. 온 세상이 새하얀 눈으로 가득 찬 곳은 말 그대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길을 보는 듯 했다. 저벅저벅 걸어가다보면, 처음 생각한대로가 아니더라도 만족할 만한 곳이 나올게다. 비록 생각한 장소는 가 보지 못할지언정 말이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 다시 그 곳에 가면 나는 과연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삶이 흘러간 자리를, 특히나 빈 자리를 보는 건 슬프다기 보다는 허무할 것 같다. 마치 장례식을 다녀오고도 한참 뒤 우연히 그를 떠올리는 장소에 갔을 때처럼 말이다.

 

나이가 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이 나이까지 살아왔다는 게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순간을 느끼며 살고 싶어졌다. 하지만 곧 다시 일상에 매몰되겠지. 찰나 스쳐가는 깨달음은 말 그대로 찰나에 존재할 뿐, 나는 다시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찰나들이 한 번씩 나를 스쳐갈 때면 또 다시 깨우침을 주겠지. 그러면 조금은 자라 있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5-27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5-28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봉신연의 1
허중림 지음, 홍상훈 옮김 / 솔출판사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능무의 봉신연의가 원전이 아니었으니,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와 비교하며 읽어도 재미가 있다. 천교와 중국화 된 불교의 신들이 주나라 편이라면, 절교의 신들은 상나라 편이다. 이는 마치 헤라와 아테나가 그리스의 편을 들고, 아프로디테가 트로이의 편을 드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것이라면 봉신방에 이름이 오른 신들은 전쟁을 통해 육신을 벗고 직위를 가진 신에 봉해지고, 그리스의 신들은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기가 어렵고 대놓고 전쟁을 조종하기가 힘들다는 점 정도?

운명은 천명이란 이름으로 정해진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본 초한지 1~3 세트 (전3권 + 가이드북) 원본 초한지
견위 지음, 김영문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비석의 초한지가 ‘서한연의’인 줄 착각하고 살았더랬다. 술술 읽혀서 좋다. 하지만 봉신연의든 삼국지든 열국지든 초한지든... 너무 뻥이 심하다. 뭐만 하면 몇 십만 군사들이 나온다. 진나라 병사 20만을 몰살해도 또 어디선가 몇 십만의 대군이 두둥 나타난다. 이 책의 군사 다 합치면 징집 가능한 남자 수가 어마어마하다. 기원전 200년대인데...

항우가 패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안타깝다. 유방이 인자한 듯 해도 잔인한 부분들이 있다. 토사구팽은 만고의 진리인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