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사개설
이해주 외 / 박영사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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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이번 학기에 경제사개설이란 수업을 듣게 되면서 접하게 된 책이다. 나는 상대 학생이긴 하지만 역사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일부러 듣게 된 강의였는데 교수님께서도 다양한 이야기들과 역사적 사실에 얽힌 의혹 및 사례들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시고 또 책 자체도 잘 짜여진 구성과 재밌게 쓰여진 글 등으로 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저자에게 직강을 듣는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면서 드문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저자에게 직강을 들으니 확실히 자신의 저서라 그런지 명확하고 자세하게 핵심을 집어가며 설명해 주시니 책을 이해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경제사 방법론을 서설로 하여 원시사회의 경제, 고대사회의 경제, 봉건사회의 경제, 자본주의경제의 성립과정, 중상주의와 유럽의 팽창, 자본주의경제의 확립, 독접자본주의와 제국주의, 현대자본주의의 형성, 제2차 대전 후의 세계경제, 현대 세계경제의 재편성을 각각의 대주제로 하여 배경 및 상황이나 제도 경제사적 의의 등을 서술하고 있다. 원시사회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경제적 사실과 그 경제적 사실이 있게 한 배경, 전개, 의의까지 자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원시경제의 평등성에서 금속기의 발명으로 인해 고대로 이전되면서 토지의 중요성에 입각한 경제구조, 봉건사회에 들어서면서 장원의 형성과 상업의 발전에 기여한 중세도시의 형성, 농민반란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대자본가들, 엔클로저 운동, 절대왕정으로의 전환한 뒤 이따른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그리고 대공황, 2차 세계대전의 발발, 전후 제3세계의 형성과 오일쇼크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실들 아래 그 일들이 벌어지게 된 보다 중요하고 핵심적인 동기들을 유기적으로 얽어놓아 그 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많은 사건들을 보다 투명하고 분명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저자들은 환경오염 및 생명 경시풍조에 대한 따끔한 경고도 잊지 않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양의 경제사는 있지만 동양의 경제사는 없다는 것이다. 각주에서 서양과 동양을 가끔씩 비교 서술해 놓기는 하였지만 많이 안타까웠다. 서양의 중세 사회에서 형성되었던 길드 체제나 조선조때 있었던 시전이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는데 길드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시전은 각주에 조금 나올 뿐이다. 상당히 많이 아쉬웠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현상에만 치우치고 일확천금을 꿈꾸며 재테크에 투자하는 지금, 다들 그런 경제적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역사적 사실을 보다 중요하게 자각하여 넓은 시야를 가지고 긴 안목에 의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길 바라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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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제국 진시황가의 CEO들
진문덕 지음, 원지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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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상당히 놀랐다. 진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창업적 측면에서 아예 기업과 같은 위치에 놓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 무왕이나 목공, 진시황 등을 기업의 최고 경영자인 CEO라고 생각하고 진나라에 대한 역사를 쓰고 있다. 나는 이 책이 정책 결정자이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CEO와 그 밑의 참모들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며 백성들은 위정자들이 선동하면 선동하는대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취급한 것이 좀 불쾌했다. 왜냐하면 황제가 CEO라면 백성들은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진대에 살던 백성들은 위정자의 지시대로 따라야 했을 지 모르나 현대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은 소비자 보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하여 기업의 횡포에 나름대로 대응하며 의사를 전달하고 관철시키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물론 진 제국의 창업부터 몰락까지 최고경영자의 행동양식이나 태도가 어떠했으며 그것이 어떻게 성공까지 몰고 갔는지를 현대의 기업 경영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쓴 글임을 안다. 하지만 어느정도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게 나의 작은 바램이었다.

중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로써는 이 책의 시도가 너무나 반가웠다. 상대에 속해 있으면서도 역사를 사랑하는 나 같은 학생이 읽기에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경영도 공부하고 역사도 알 수 있는 괜찮은 책이었다. 조금만 더 시야를 넓혀 소비자에 대한 측면까지 다루었다면 아주 훌륭한 책이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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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역사상 10대 라이벌들의 음모와 집착의 역사
콜린 에번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이마고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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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독자서평에 보니 좋은 책이라고 별표가 4개나 붙어 있었던 데다가 역사를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 이렇게 재미있게 보이는 책은 읽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책은 서점에서 꼼꼼이 따져보고 여기서 구입했어야 했다. 항상 서점에서 비교해 보고 책을 사던 내가 종종 충동구매를 하는데 이번에 산 책은 정말 실망이었다.

저자의 시도는 괜찮았으나 내용은 엉망이었다. 모든 이야기 속에서 저자 자신의 사견 및 편견이 드러나 있었다. 특히 심프슨 부인 이야기는 삼류 소설에서나 나올 듯한 어조로 글을 썼다. 또 요시프 스탈린과 레온 트로츠키의 이야기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경멸이 담겨 있었다. 저자가 사회주의를 기피한다 하더라도 일단 자신이 쓰고자 하는 인물들에 대한 예의는 갖춰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얼마나 사회주의에 대해 알길래 그렇게 경멸하는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는지 모르겠다. 대학살에 관한 이야기도 너무 감정적으로 서술한 것 같다. 대학살이 나쁜 것은 분명하나 일단 역사 속의 한 단면인 것이다. 역사가는 주관이 개입되는 일부를 무시할 수 없으나 일단 진실을 감정에 의해 왜곡시켜 나타내서는 안 된다. 엄청 실망한 책이었다. 일일이 생각하면서 이게 아닌데란 생각에 읽는데도 무척 오래 걸렸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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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를 뒤흔들었던 여성들
이문호 지음 / 도원미디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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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역사 속에서 너무나 당당하고 자기 주장을 강력하게 피력할 수 있었던 여성들을 다루고 있다. 대체적으로 모두가 알고 있던 여성들이었지만, 벽오 부인이나 미실 등은 잘 모르는 인물이었다. 저자는 공대 교수이면서도 역사적으로 늘 여성이 받아왔던 차별에 대해 나름대로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저자가 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 '성'과 관련된 과목을 가르치면서 이 책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확실히 새로운 시도이면서 괜찮은 시도였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전공이 역사 쪽이 아닌 역사학과는 좀 동떨어진 공학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글에 신뢰성이 부여되기 어려웠다. 또한 지나치게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밀고 나가는 점에서 조금 부담스러웠고, 지나친 추측도 있어 약간 거슬렸다.

그리고 고려 시대의 여러 왕후들의 이야기는 저자의 의도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여성들의 지위를 나름대로 분석하면서 여성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대부들, 남성들이 가진 남존여비 사상의 모순을 지적한 것은 좋았다. 그리고 참신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점 역시 좋았다. 또한 글 자체가 쉬워서 잘 읽혀졌다. 여성들의 지위가 조선 중.후기 이전에는 높았다고 하지만 남성과 동등하지는 못했다. 남자처럼 정치에 전면적으로 나서지도 못했고, 여러 명의 남편을 두지도 못했다. 하지만 현재 정치적인 면에서나 사회적인 면에서 조금씩 여성들이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아직 미흡한 점도 많지만 조금씩 더 나아질 거란 기대를 하며, 나 역시 노력할 것이다. 고귀한 여성들의 자존심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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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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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너무나 유명할 뿐더러 장장 10여년 동안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격찬을 한 작품이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모르면 지성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과연 그 정도로 격찬을 받을만한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다. 유명한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이 책이 정말 한국인들이 가진 구시대적인 사고 방식과 가치관을 바꿀 수 있을만큼 그렇게 훌륭한 작품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 책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책들, 특히 고전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책이란 것이 꼭 모두가 다 같은 감동을 받는 것도 아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격찬하는 책도 단 한 사람 혼자 감동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이 책 역시 나에게는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격찬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만큼의 감동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어떤 상황이나 배경을 묘사할 때 너무 유희적이고 미화적인것을 느꼈다. 또한 젊은이들의 사고 방식을 잘 나타냈다고 하는데 나는 주인공 와타나베나 미도리와 같은 그런 감정들을 느껴보지 않았다.(섹스할 이유를 상실해서 삶을 포기한다는 생각은 전혀 해 본 적이 없다.) 난 20대인데 20대면 젊은이 아닌가...

게다가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그저 나의 생각인데, 이 책은 여론에 따라 평가가 매겨지는 것 같다. 저명한 사람들이 좋은 책이라고 하며 이 시대의 선구자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니까 너도 나도 덩달아 그런 걸 느끼는 건 아닌지... 게다가 제목 역시 뭔가 지성적이고 있어 보이니까 괜히 선입견을 가지고 읽고, 다시 이 책을 극찬한 서평을 읽고 서평대로 이 책에 대한 느낌을 간직하는 것 같다. 물론 지극히 나의 생각이며 오히려 이 생각이 틀렸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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