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검 10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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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의 내용이 점점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느낌이다. 이제 아라를 되찾은 산마로는 자신의 야망이자 꿈인 아무르의 옛 땅을 찾아 그동안 아파하고 고통받던 아무르인들 -특히 아라와 같은 여성들, 자신처럼 유년을 난도질 당하고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기 위한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남쪽나라의 농간에도 휘둘리지 않고 온전한 자신의 방법으로. 소서노와 천궁 역시 산마로와 함께 거대한 극적 결말을 향해 다가서고 있다.

항상 느끼지만 불의 검이 아닌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로 김혜린 님의 작품에는 뛰어난 영웅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고 부와 공명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다. 김혜린 님은 그걸 너무나 생생하고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그런 사람들이 주축이 되는 것처럼 보여도 주변인들을 부각시키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김혜린 님의 작품 속 사람들은 모두가 영웅이며 모두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평범한 사람이 위대한 사람이며 위대한 사람이 평범한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게다가 불의 검은 소수의 지배층보다는 다수의 피지배층의 생활과 생각 등을 잘 표현하여 보통의 순정만화에서는 소외되는 민중들을 잘 다룬 것 같다. 결국 민중들이 없으면 영웅도 지배층도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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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상무론 - 제2판
강원진 지음 / 법문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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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꼭 책장사 같아 좀 민망하긴 하지만 좋은 걸 어떻하겠는가. 이 책은 2002년 1학기 때 수업 교재였다. 물론 우리 학교 교수님이 저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먼저 보기 편하게 되어있다. 한자도 별로 없고(한글을 사랑하자!) 또 영어를 한글로 번역할 때도 일본에서 건너 온 이상한 한자의 조합도 없었다. 강원진 교수님과 그 외 도와주신 분들은 한글을 주로 쓰셨고, 번역할 때 원래 없던 용어까지 만들어 내셨다. 무역학의 특성상 영어는 필수다. 그것도 일반적으로 인문 쪽에서 쓰는 영어가 아니라 무역 영어가 따로 있다. 그것도 나름대로 정리 하셔서 내용이 나올 때마다 꼭 한글 옆에 괄호를 달아 붙여 주셨고 아니면 영어 옆에 한글로 해석을 달아 놓으셨다. 무역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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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경제학 - 제3판
이준구 지음 / 법문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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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여타 다른 미식 경제학 책을 접했을 때와 사뭇 다른 느낌이 왔다. 뭔가 내가 아는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여 적절한 예시를 들었고 한자도 한 번 사용한 한자는 한글로 나타내는 친절함과 한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라는 것이 문화와는 조금 달라서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서양에서 부흥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실정과는 좀 다르더라도 서양에서 집필된 저서들을 보아왔다.

동양에도 경제라는 것은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지만 체계적으로 학문으로까지 발전시켜 널리 세계에 떨치지 못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조선 조 때만 하더라도 상인을 천하게 보아 그 이론의 정립이 그다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항이 되고 일제 식민지에 접어들면서 서양의 경제학 저서들이 소개되었고 조금씩 발전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제의 영향으로 우리는 아직까지 일본에서 번역한 말들을 경제용어로 쓰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부터는 우리말로 고치거나 아예 영어 표현 그대로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마치 내가 경제학의 달인인 것처럼 쓴 것 같아 창피한 마음이 없지 않다. 나는 아직 대학에 다니며 경제를 배우고 있는 한 학생일 뿐이다. 그리고 나의 아직 어린 눈에 비친 경제학이나 경제 전반의 모습들은 논리적인 듯 하면서도 두리뭉실하게 모순들이 발견된다. 하지만 그것이 경제학의 매력인 것 같다. 이 미시 경제학 책 역시 경제를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거시와는 달라서 미시 경제학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생소하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 이 책을 다 읽고 이해하게 되면 왠만한 경제현상 쯤은 다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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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
닉 레비 지음, 이송희 옮김 / 학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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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언뜻 초등학생 막내 동생에게 주고 싶었다. 물론 그 아이는 이 책이 좀 난해하겠지만 말이다. 먼저 너무나 예쁜 겉포장과 얇은 두께 그리고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들이 읽기 편하게 해 주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치즈...>를 읽었었다. 읽고 나서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었다...라고 느꼈다. 그 책의 장점은 일반 다른 경영 도서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고 또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았을 뿐더러 우화의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읽기 또한 쉬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책은 미국이라는 오만하고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인 나라에서나 읽고 실천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란 책을 읽고 더더욱 확신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치즈...>를 비판하기 위해 패러디 했지만 원작인 <치즈...>보다 훨씬 나은 책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치즈를 찾아 헤매이는 것은 일하지 않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상점을 약탈하는 깡패와 다름없다. 자신들이 소를 길러 우유를 받아 치즈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이미 누군가 만들어 놓은 치즈를 찾아 약탈하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일본이나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이전에 식민지를 만들어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약탈하던 그런 제국주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어느 시대나 변화란 존재한다. 하지만 그 변화란 것이 올바르게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고 정신적인 안정과 풍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변화는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 없이 변화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변화 역시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인간이 만드는 변화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다면 이것은 주객이 전도 된 것은 아닌지...

요즘은 주체성이 흔들린다는 말이 사실이다. 누가 변화한다고 말하니까 앞뒤 가리지 않고 덩달아 너나 할것없이 따라간다. 나는 토끼처럼 살고 싶지 않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햄스터처럼 살아가고 싶다. 신뢰와 평화와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그런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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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 혜원 월드베스트 40
기드 모파상 지음 / 혜원출판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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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처음엔 화가 났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잔느는 너무나 나약하고 세상 물정 모르고 철저하게 남자와 자식에게 이용 당하다 버려진 여자였다. 게다가 내용이 끝나가면 갈수록 처음에 가졌던 잔느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은 사그라져갔다. 그 시대의 프랑스에서 살던 대부분의 여성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났다.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자들의 지배와 속박 아래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억울했다. 따지고 보면 남자들은 모두 여자의 뱃속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여자가 없었더라면 남자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든 거의 대부분이 여자는 '물건' 취급을 받아왔다.

이 여자의 일생이라는 책은 여자가 물건처럼 거래 되다시피하던 그런 사회에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하지 못하고 끝내 버려진 잔느라는 여성을 아니, 그 시대의 대부분의 여성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잔느의 아들은 왜그리 지 아버지와 닮았는지.. 놈팽이 같은 사람이다. 잔느를 괴롭히는) 하지만 어느 시대든 선구자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자신의 의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헤쳐가는 그런 사람으로 이 책에는 잔느의 하녀 로잘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은 읽고 난 뒤 답답함을 안겨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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