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 80/20법칙 자기실현편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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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해 왔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에 흥미를 가져 이 책 저 책 가리지 않고 많은 분야의 책을 읽어왔다. 고 3때도 내가 선택하지 않은 환경적 상황의 이유로 인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책을 읽었다. 그런 나의 습관은 논술 때 많은 도움을 주었고, 어떤 상황을 생각하고 나의 생활을 성찰할 때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한 것도 내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고 내 생활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어느 정도 해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물론 '80/20 법칙'이라는 책을 읽고 조금은 실망한 상태였지만 그 이론을 적용시킨 삶 또한 궁금했기에 읽어보았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한 내용이긴 했다. 이 책 역시 실천서라기 보다는 이론서에 가까웠다. 자신의 경험이 어느 정도 들어갔지만 다른 자기 경영에 관한 서적 역시 대체로 자신의 경험과 주위의 경험을 실례로 드는 경우가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실천서, 자기경영이라는 주제를 두고 글을 쓰는 사람 중 구본형씨를 좋아한다. 구본형 씨의 자유로운 필체와 진정한 자신의 체험을 좋아한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배웠다.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도 절실히 들었다.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책이든 이 세상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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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왜
강만길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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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통념으로 굳어졌거나 혹은 까다로운 주제의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요즘 들어 식민 사관을 부정하고 우리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일이 많은데, 이 책 역시 그러한 의도가 담긴 책이며, 그런 시도는 참으로 반갑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제 영웅주의를 강조해 온 식민사관이 구시대적이고 잘못된 역사 인식이라는 것을 안다.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 늦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모두 23가지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고구려의 평양 천도에서부터 박정희식 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허구성까지 모두 우리가 익히 들어온 주제이거나 안다고 생각해 본 것들이며, '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을까?' 등 흥미로운 주제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니었다. 식민 사관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알고 있었던 게 많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고구려는 왜 멸망했을까? 우리는 단순히 고구려 내부의 분열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음모가 있었다. 일본의 동양사학자들은 한일합병을 조선 내부의 분열이 불러 온 필연적 결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고구려 멸망을 이용했다. 사실 고구려의 내부 분열은 외침의 연상선상에서 이해해야 했다. 중국의 주도면밀하고 교묘한 정책에 의해 고구려는 내부 분열을 일으켰고 결국 멸망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식민 사학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배자에 의해 잘못 인식된 역사를 바로 알리려는 글들이다. 박정희 시대를 다룬 글이나, 이승만 시대의 보도 연맹 학살 사건 등을 다룬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강자에 의해 은닉되어 온 역사, 왜곡되어 온 역사를 바로잡는데 큰 역할을 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글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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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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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위의 글에 이끌려, 아니 에느로라는 작가의 명성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다. 집에 와서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숨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한 채, 마치 내가 사랑의 열병에 걸린 것 마냥 가슴이 슬픔으로 가득 찬 채...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아니의 경우처럼 '금지된 사랑'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지독한 집착과 의심과 끓어오르지만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단순한...열정.

작가이자 대학 교수인 아니는 연하의 유부남인 동구권 직원과 사랑에 빠진다. 미친듯이 '그'에게만 빠져든 아니는 정말 '그'와 상관이 없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랑의 증거를 온 몸으로 기억하려고 하며 탐닉과 질투와 집착에 사로잡혀 오직 '그'만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점점 다가오며 아니의 목을 죄는 이별의 시간은 아니로 하여금 점점 더 '그'에 대해 집착하게 했고 그런 안타까운 집착은 결국 '그'가 떠남으로서 '단순한 열정'이란 소설로 화해 버렸다.

오직 한 남자만 보는 맹목적인 사랑.... 집착과 미망에 사로잡혀 끝까지 유예의 시간을 벌어보려 애쓰던 아니의 노력은 '그'의 귀환으로 인해 산산히 부서져 버린다. 아니는 이미 끝나버린 사랑에 미련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다만 그와의 사랑이 만들어 준 추억들을 반추하며 이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의 이야기도 아니고 다만 그와 나누었던 사랑이, 추억이, 그 가슴 아팠던 기다림들과 행복, 그리움, 집착, 맹목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글의 끝에 여운처럼 적혀 있던 4문장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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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2-0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이 문장, 저에게도 참 좋았답니다.
저의 장서입니다.
저역시 이책에 관한 간단한 리뷰를 올렸답니다.


꼬마요정 2007-05-06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 보러 달려갑니다~~^^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5
조한욱 지음 / 책세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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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랑케는 역사학에 과학성을 부여하였다. 랑케는 엄정한 사료의 비판 및 원사료에 대한 엄밀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대상으로 국가를 선정했다. 자연스럽게 랑케의 사학은 정치와 외교가 중심이 되었고, 20세기 중반 정치사는 사회사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 정치사에는 몇 몇 지배자들과 영웅이 등장한다. 나폴레옹이 신성로마제국을 해체시켰고, 유럽 대륙을 정복하였다는 식이다. 즉, 나폴레옹이 이끈 군사들이 아닌 나폴레옹 개인만이 부각된다. (혼자 몇 십만의 대군과 싸우다니, 엄청난 인물이었나보다...^^;;) 사회사는 그런 영웅 중심적이고 지배자 중심적인 정치사를 비판한다.

사회사는 '밑으로부터의 역사'를 쓰기를 원했다. 이러한 사회사는 마르크스주의적 역사학과 아날학파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들은 역사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이 갖는 사회적 성격을 규명하고, 평범한 대중들의 일상 생활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점차 역사가들은 사회사의 방법이나 인식론에 의문을 품으면서 단점을 수용,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많은 역사가들은 그 답을 인류학적 역사학이나 소설, 그림, 포르노그라피 등 문화적 산물의 분석을 통해 찾으려고 했다. 그것이 바로 신문화사이다.

신문화사에서는 무엇이든 사료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신문화사가들은 두껍게 읽기, 다르게 읽기, 작은 것을 통해 읽기, 깨트리기 등의 방법을 이용해 민담이나 포르노그라피 혹은 무명의 한 개인의 역사를 복원시켜 그를 통해 그 시대를 알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문화로 보는 역사를 알기 위해 그 배경이 되는 정치사에서 사회사까지 설명하고, 신문화사의 등장을 역사학 내부의 필연적 요구와 외부 세계의 변화에서 설명한다. 신문화사는 결코 뚝딱 생겨난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과 연구를 통해 거듭난 것이고, 학자들은 그것에서 이념적, 인식론적인 역사학의 대안을 발견했다. 그리고 문화사는 절대적인 틀을 거부하므로 한국인도 서양사를 생산하는 입장에 설 수 있게 한다. 또한 문화사는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이상의 세가지 이유로 우리가 문화사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신문화사라는 현상이 나타난 배경을 설명하며 문화를 통해 본 역사의 방법론과 그 의미를 짚어보고자 하였다.

역사는 결코 강자의 것이 아니다. 그 동안 역사는 강자만을 기록하고, 지배자의 기록만을 인용하였고, 지배자보다 훨씬 많은 일반 대중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사회사의 등장으로 역사의 베일 속에 묶여 있던 일반 대중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문화사에 들어서는 과학적이고 엄숙한 느낌의 역사는 한결 가볍고 친근한 역사로 바뀌고 있다. 이제 역사는 모두의 역사로서 개개인에게 자연스럽고 친근한 학문 분야로 남아있게 될 가능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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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 그 섬세함의 뒷면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4
박현수 지음 / 책세상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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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문화가 전면적으로 개방된다고 한다. 그 동안 일본 문화는 국내 문화 시장에 완전히 들어오지 못하고 서성거리며 단계를 밟아 조금씩 들어오다가 이제는 물밀듯이 들어오게 된다. 국내 문화 시장에서 이미 일본 문화는 많은 관심을 받으며,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고, 관련 상품들은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전면 개방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러한 데, 완전 개방이 이루어지고 나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아마 완전히 일본 문화에 동화되거나, 우리 문화가 일본 문화를 흡수하거나 하는 둘 중 하나의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일본 문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는 그 이유를 일본 문화가 가진 섬세함에 있다고 본다. 일본의 문화는 아주 섬세하고 정교하다. 그러한 점이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하여 일본 문화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일본 문화가 왜 섬세한가에 초점을 맞추어 그 배경을 이야기하며 일본 문화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한다. 메이지 유신 이후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에 눌려 크게 성장하지 못한 사회적 이상들은 결국 개인의 내면으로만 파고들게 되고, 그런 점들은 대표적으로 소설에 표출되게 된다. 거기다 서구와 동일시 되고픈 욕망으로 일본은 국가주의적 팽창을 거듭하여 2차세계대전까지 일으켜 천황을 중심으로 한 대제국을 꿈꾸고, 문학은 절대적이고 신성한 천황을 신민들이 받아들이게 하는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러한 상황들은 사소설로 귀착되고, 사회적 상황을 그려내지 못하게 된 작가들은 개인의 실제 생활을 작품화 해야 했으며, 그로 인해 현실 생활은 파괴되었다. 결국 그들은 내용의 깊이보다는 기법상 섬세함과 정교함을 지니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즉, 일본 문화의 섬세함의 뒷면에는 군국주의적 팽창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리는 일본 문화를 받아들일 때 그 점을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의 허무맹랑한 욕망으로 희생된 것이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희생시킨 군국주의와 제국주의가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일본 문화의 섬세함의 기저였다는 사실은 정말 모순적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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