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미스터리 컬렉션
홍정기 지음 / 북오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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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잘 알면서도 훔쳐서라도 갖고 싶다면, 그건 악마의 속삭임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를 지키려면 욕망과 관계될 때 경계해야 한다. 과한 욕심은 화를 부르는 법이다.

‘low sprit’와 ’슬럼프‘가 제일 인상 깊었다. 마약은 결코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인 사람은 정말 힘들겠다.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까지 희생해야 할 지도 모르니까. 물론 다른 창의력이 필요한 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뻔한 이야기도 있지만 대체로 흥미롭게 읽었다. ’뇌‘가 보여주는 환각은 어떻게 작용하는 걸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가 아니라 뇌가 보여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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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7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명 피드백에서는 책 커버 사진이 보였는데
요정님에게 댓글 남기려고
댓글 창을 여니

19金만 보이고 표지가 안보여 요 ㅎㅎㅎ

꼬마요정 2022-10-18 00:47   좋아요 1 | URL
앗, 무슨 일일까요. 혹시 19금이라서 표지를 안 보여주는 걸까요? 근데 표지는 별로 잔혹하거나 야하거나 하지 않은데 왜 그럴까요. 흠..
 
교도소 괴담 - 비밀스러운 교도소의 미스터리 괴담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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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권선징악을 좋아한다. 착한 일을 하면 상을 받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 것. 간단하고 명확해서 참 좋은데, 세상 일이라는 게 명확하게 착한 일, 나쁜 일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게 아쉬울 뿐이다.


세상 일이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는다 해도 이 책은 권선징악을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왜냐하면 배경 자체가 교도소이기 때문이다. 죄를 지은 이들이 격리되어 교화되길 바라는 곳, 그 곳에서 범죄자들에게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라도 피해자의 고통을 겪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첫 번째 이야기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2하 1실에 나타나는 삿갓 쓴 노인은 그 방에 들어오는 죄인들을 그들이 지은 죄대로 똑같이 갚아준다. 강간범에게는 강간을 당하는 고통을, 소매치기에게는 손목이 잘리는 고통을, 경제사범 겸 정치사범에게는 그 권력을 깡그리 빼앗긴 채 칼을 차고 곤장을 맞고 주리를 틀리는 형벌을 시전한다. 그런 기이한 현상을 겪고 나서 그들은 개과천선 한다. 꼭 준대로 당해야 그 고통에 공감하는 이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 


사실 이 이야기들이 슬픈 건 피해자가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가 있다는 건 고통 받는 이가 있다는 이야기니까. '소녀와 백구' 이야기는 그 자체로 슬펐다. 소아성애자와 동물학대자들의 말로가 이승열처럼 되면 좋겠다. 미치거나 환영을 보거나 죽을 때까지 그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그 피해자들의 한이 풀릴만큼 가해자들이 고통 받지는 않더라도, 그들이 지은 죄를 알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며 살아간다면 좋을텐데. 이 책의 많은 이야기들이 귀신이 되어서라도, 혹은 귀신의 힘을 빌어서라도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지은 죄를 상기시키고 비슷한 고통을 주려고 한다. 귀신의 힘을 빌리는 것도, 기이한 어떤 현상들도 재미있다. 섭주라는 곳이 주는 비밀스러움과 교도소라는 곳이 주는 폐쇄성 때문에 괴담은 더 그럴싸하고 더 괴기스러워진다. 


그래서 오늘 밤, 교도소의 누구에게 어떤 귀신이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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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 언어 -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편집장 메리케이 윌머스의 읽고 쓰는 삶
메리케이 윌머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돌베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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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쓸 때 근거를 들어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건 내가 참 못하는 일이다. 좋으면 어쨌거나 좋게 보고 좋은 점을 적을 수는 있는데 싫으면 그냥 안 적고 만다. 나한테 자신이 없어서겠지, 혹은 나한테 싫은 소리 하는 걸 못 받아들이는 건지도. 어쨌거나 메리케이는 싫은 소리 잘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메리케이가 말한 것처럼 ‘서평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서평에서 다룬 소설 자체를 읽어보는 일이 없다’ 라고, 나도 이 책에 나온 책 안 읽고 싶어졌다. 샬럿 브론테의 <빌레뜨>는 읽고 싶었던 거니까 빼고.

아, ‘티격태격’에서 바버라와 시릴을 보니 이 사람들한테는 절대 결코 책을 빌려주어선 안 된다!! 시릴이 책을 빌려 와 읽을 때 책갈피 대신 얇게 저민 베이컨을 책장 사이에 끼워두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p.245)고.

우리나라랑 영국이랑 문화가 달라서 안 맞는 부분도 많은 듯 하다. 요즘 읽고 있는 <서울 리뷰 오브 북스>가 더 맘에 든다. 다만 런던이 유럽이고 영국이 세계의 중심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인용문들은 대부분 그들만의 것 같아서. 우리보다 많은 소설, 에세이, 과학적 성취 등이 있다는 건 좀 부럽다.

어떤 지면에 실린 것이건, 아마 서평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 서평에서 다룬 소설 자체를 읽어보는 일이 없을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평은 소설의 대체물로서, 서평을 읽는 이들에게 서평가의 경험이라는 또 하나의 차원을 더해준다. 그렇기에 서평가가 소설 속에서 삶이 기록되는 방식에 홍미를 보이는 것이리라(소설 속에서 묘사하고 있는 세계가 사회학적으로 구체적일수록 서평가들은 자신 있게 "극장의 톤과느낌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영화의 모든 요소를 흠 잡을 데없이 묘사한다" 같은 말을 쓴다). 서평가들은 실험 · 상징 ·알레고리 따위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며("어쩌면 여기엔 내가 놓친알레고리적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있었다 해도 키팅 선생은 이 알레고리를 밀어붙이지 않았으며, 나 역시 이쪽이 좋다고 생각한다"), 원대한 계획이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소설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경우는 드물다. 책이의도를 드러나지 않게 숨기고 있다는 이유로 칭찬을 받는 일도 왕왕 있다. - P98

한편 세계 최고의 정신분석가조차 우리보다 더 나은 존재가 아니라면, 프로이트주의자들은 어째서 위대한 아버지프로이트라는 상을 유지하고자 그토록 안달복달해온 걸까?
또 그 상을 파괴하는 것을 그토록 많은 이들-대체로 정신분석학과 느슨하게 혹은 한때 연관을 맺었다-이 중요하게여기고 이를 위해 분투했던 이유는 뭘까? 정신분석학에는 지나치게 많은 가족 로맨스가 깃들어 있다는 말을 일삼은 것은 정신분석학을 폄하하고자 한 이들만이 아니었다. (그린이 지적하듯, 프로이트나 아브라함이나 페렌치로부터 정신분석을 받았던 아무개로부터 정신분석을 받았던 정신분석가로부터 정신분석을 받는다고 자랑하는 정신분석가가 얼마나 많은가? 물론 나는 내 친척 막스 아이팅곤으로부터 정신분석을 받았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여태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다.)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도리라는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해온 정신분석학의 역사 자체가 프로이트 이론을 지지한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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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22-10-16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어요. 그치만 저는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서평이 너무 어렵더라구요 --;;

꼬마요정 2022-10-16 20:23   좋아요 1 | URL
저도요, 그래서 메리케이가 서평 쓴 책들을 읽고 싶지 않아졌어요. 서평이 너무 불친절하기도 했구요. 다만 쓴소리 하는 건 배워야겠다 생각했어요^^
 

지난 주 27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경험한 영화제 중 가장 아름답고 멋지고 황홀한 영화제가 아닐까 싶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양조위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특별전으로 '양조위의 화양연화'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영화제 기간 동안 그가 선택한 영화 6편을 상영하며, 2편의 영화 상영 후에 등장해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고, 별도로 야외 무대에서 오픈 토크 및 핸드 프린팅을 진행했다. 


양조위 배우님이 온다는 소식에, 도대체 얼마만인가. 2000년 초반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양조위가 왔을 때 난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TV 생중계로 보고 있었다. 딱 양조위가 레드카펫에서 인사할 그 때!! 엄마가 심부름을 시켰다. 덕분에 난 나중에 재방송으로 봤다. 그 때 얼마나 서러웠던지. 그런데 올해 온다니 티켓팅을 잘 할 수 있을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2046>과 <무간도>에 GV를 진행하는데, 극적으로 <무간도> 예매에 성공했다. 지인들을 동원했는데 나만 성공했다. 와, 살아서 내 두 눈으로 직접 양조위를 보고 내 두 귀로 직접 양조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단 말인가 실감이 안났다. 정말 매일 매일 내 표 잘 있나 확인했다!!!


 


10/7 대망의 <무간도> GV날, 햇살은 반짝이고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상쾌했다. 세상 이렇게 좋은 날이 있을까. 심지어 도로에 차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나는 조금 여유 있게 영화의 전당에 도착했고, 자주 왔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연극장을 찾는데 헤맸다.... 국제영화제가 열린 곳답게 곳곳에 영화인들이 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내가 아는 배우들이 막 눈에 띄었다. 물론 나는 웃으며(속으로는 좀 당황하며) 자연스럽게 아는 길처럼 걸었는데 사실 몇 번 돌고 돌아 겨우 하늘연극장 입구로 들어갔다. 모바일 발권을 할 수도 있었으나 실물표를 가지고 싶어서 6층에서 발권을 하고 시작 5분 전에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하하하하 


<무간도>는 수없이 본 영화다. 개봉하고 극장에서 보고, 친구들이랑 DVD방에서 보고, 동생들이랑 집에서 보고, 텔레비전에서 해 주면 또 보고, 남편이랑 또 보고.... 그런데 이 날 본 <무간도>는 새로웠다. 스크린 가득 넘실대는 배우들의 눈빛과 연기가 소름 돋게 좋았다. <무간도> 시리즈 세 편을 모두 보고 이렇게 큰 화면에서 봐서일까, 나오는 모두에게 감정이 이입된다고나 할까. 


무간지옥에 떨어지면 영원히 고통 받는다. 그 무간지옥이라는 곳은 어디인가, 바로 내가 살아가는 이 순간, 이 곳이다. 시간과 공간이 모두 현재인 지금이 계속된다. 무간지옥으로 가는 길인 '무간도'는 그래서 찰나 찰나 나의 생각과 행동이다. 유건명(유덕화)은 과거의 족쇄에 얽매여 현재를 선택하지 못하고, 진영인(양조위) 역시 과거의 족쇄에 얽매여 현재를 선택하지 못한다. 다만 유건명이 옳은 선택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면, 진영인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음에도 정체성의 혼란으로 휘청거리는 걸음을 걷고 있을 뿐이다. 짧게 지난 시간을 알려준 후 영화는 진영인이 조직에 잠입하며 스파이 노릇을 한지 10년이 되던 해부터 이야기 한다. 오디오 및 앰프 등을 파는 가게에서 유건명과 진영인이 나란히 앉아 등려군의 노래를 듣는 장면은 괜히 눈물이 난다. 사실 유건명의 자리에 진영인이, 진영인의 자리에 유건명이 있었어야 하는데 뒤바뀐 자리에 있는 두 사람이 껍데기는 모르는 채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한 자리에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아프기도 해서일까. 아니면, 내 마음이 들떠서일까. 


영화는 계속 이야기하고 어느새 황국장(황추생)이 떨어지는 장면이 되었다. 그 장면은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에 본 장면인데 이 때의 양조위의 연기는 그냥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나 할까. 황국장을 보는 진영인의 눈빛, 표정, 손짓... 모든 것이 슬로우모션처럼 내 마음을 흔들었다. '붕괴'되었다고나 할까. 진영인이 슬픔, 당혹감을 느끼면 나도 그 감정을 고스란히 떠안았고, 이심아(진혜림) 앞에서 비밀을 털어놓을 땐 애처로웠으며, 한침(증지위)에게 복수하기 위해 유건명과 연합할 땐 단호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눈빛으로 연기하는 양조위를 보면 진영인이라는 인물의 감정이 느껴져서 아프고 아팠다.


영화가 끝나고 무대인사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이동진 평론가가 나오는 거다. 세상에, 이동진 평론가는 양조위 사랑으로 유명한데. GV에 대한 기대치가 급상승했고, 뒤이어 양조위 배우님이 등장하고 객석은 박수 소리와 환호가 가득했다. 전염병 때문에 환호는 자제하고 박수만 열심히 쳐달라해서 조용히 박수만 치는데 여튼 절제하지 못한 탄성은 어쩌나....



이동진 평론가는 진행자의 권한으로 질문을 두 개나 했다!! 근데 다 내가 궁금했던 것들이어서 신났다. 이동진 평론가가 했던 질문은 무간도라는 영화가 양조위 배우의 이력에서 어떤 위치,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였다. 양조위 배우는 이 영화 찍을 당시 홍콩 영화 산업이 안 좋을 때라서 이 영화 찍을 때 마지막 기회다 생각하고 열심히 촬영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영화에 자신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어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했는데, 대사도 많이 고치고 마지막 결말 장면도 자신의 의견대로 바꿨다고 했다. 옥상씬에 몸싸움이 있었는데 진영인은 그러지 않았을 것 같다고. 



두 번째 질문은 황국장이 죽을 때 했던 연기를 생각하면 어떤지, 어떤 감정이 떠오르는지 였다. 이 때 양조위 배우는 가슴에 손을 얹으면서 황국장이 진영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면 첫번째로 놀랍다, 두번째는 머리가 멍하고 하얘지고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놀란 연기를 오래 했다고. 그러면서 사실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자신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영화여서 모든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관객들 질문도 다양하고 날카로웠는데, 그 중에 젊은 세대는 짧은 영상에 익숙한데 영화의 가치가 무엇인지 하는 것과 영화를 영화관에서 봐야하는 이유가 뭐일까 하는 것과 배우님의 인생에서 '화양연화'는 언제인가 하는 것과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인상 깊었다. 


양조위 배우는 영화는 영화를 보는 동안 판타지를 느끼고 꿈의 세계에 머물 수 있도록 해준다고. 영화 속에는 당시 상황 및 인물들의 면모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집중해서 보는 게 좋다고 답했다. 배우님의 화양연화는 모든 순간이라고. 좋았던 기억이 과거에만 있는 건 아니며 현 시점을 살아야 단계별로 화양연화를 맞이하고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시간을 살았다고 앞으로 안 살아가고 이런 건 아니라고. 아, 멋진 사람. 



사랑이 뭐냐는 질문에 아주 난감해 했는데,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사랑은 단맛, 쓴맛 등 모든 것을 느끼게 해준다고, 그러면서 다른 질문 받다가 갑자기 사랑은 촬영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할 때는 힘든데 끝나면 하고 싶고 좋았던 것 같다고. 


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나는 핸드폰으로 촬영하면서 손이 떨려서 혼났다. 아, 길치에 수전증까지... 나란 몸뚱이는....



GV 마지막은 양조위 배우님과의 단체 사진!! 물론 배우님만 가져가겠지만 ㅎㅎㅎ 어쨌든 함께 한 순간은 영원히 남게 되었다. 기쁘게도. 덧붙이자면 K-하트 너무 귀엽. 사진에 나온 손은 내 손 아닌데 왠지 내 손처럼 찍히고.. 편집 기술이 없어 손 제거 못하는 불쌍한 나...


 


12시 반 영화였기에 끝나고 나니 거의 세 시가 다 되었다. 넓은 영화의 전당을 걷다 보니 많은 배우들을 봤는데, 드라마 <환혼>에서 세자 역할을 했던 배우도 봤다. 드라마에서 인상 깊었었는데 반가웠다. 신세계 백화점으로 넘어가 밥을 먹고 간식거리를 좀 사고 볼일을 보고 나니 4시 반이 다 되어서 다시 영화의 전당으로 넘어와 '양조위의 화양연화' 특별전 쪽에서 사진 찍고 야외 무대로 가니 사람이 가득하다. 이동진 평론가와 양조위의 오픈 토크 때문. 뒷쪽에 자리잡고 앉아서 또 보는데 감동이 막 밀려온다.




양조위 배우는 1982년 드라마 단역으로 데뷔했다. 내가 태어나던 해에 데뷔하다니. 이건 운명이야!!(먼소리??) 그가 나온 86년 <의천도룡기>를 보고 장무기의 눈빛에 반했는데, 뒤에 나온 <녹정기>에서 약삭빠른 위소보를 보고 그 개구진 모습에도 반했더랬지. 그러고보니 녹정기에 유덕화 배우님이랑 같이 나왔다. 그리고 <비정성시>, <중경삼림>, <동경공략>, <유망의생>, <화양연화>, <무간도>, <영웅>, <상성>, <적벽대전>, <씨클로>, <색, 계>, <해피투게더>, <동사서독>, <동성서취>... 무수히 많은 영화를 보면서 그저 양조위라는 이름은 영화 그 자체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배역이든 맡으면 그 너머에 있는 사연을 상상하게 만드는 배우, 눈빛만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거나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배우, 여전히 영화에 진심인 배우. 그 빛나는 이름은 바로 양조위이다.


* 레드카펫부터 2046 GV, 무간도 GV, 오픈토크, 핸드프린팅 행사까지 모두 유튜브에 올려져 있어서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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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2 23: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양조위 배우와의 만남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꼬마요정님 글 보고 궁금했거든요. ㅎㅎ
예전에는 부국제 할때마다 미친듯이 표끊고 영화보러 다녔는데, 이젠 그런 영화사랑은 좀 심드렁해졌어요. 하지만 양조위배우는 심드렁해질 수가 없는.... 저는 개인적으로는 화양연화와 색계에서의 양조위 너무 좋아해요. 제목만 나와도 양조위 배우 눈빛이 막 떠오른다는..... ^^

꼬마요정 2022-10-15 10:28   좋아요 1 | URL
저도 몇 년 만에 부국제 표 끊고 가 보는 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표 예매할 때 엄청 버벅거렸어요. 바람돌이님도 양조위 좋아하시는군요. 화양연화에서 눈빛은 그냥 막 사연이 넘치죠 ㅎㅎㅎ 색계도 악역 너무 잘 어울렸구요. 평범하고 선해 보이는데 악인이라 더 간교해보였죠. 너무 반갑고 좋습니다^^ 이 글도 좋아해주시고 ㅎㅎㅎ 글 올린 보람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scott 2022-10-13 00: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정님 손 🖑떨림이 느껴집니다
2022년 시월 양조위 실물 보신 요정님 눈
😻앞으로 반세기동안 빛날것 같아요
사진 올려주신 요정님쵝오👍👍👍👍👍
양조위 만쉐 🙈

양조위 미소 수줍😍소탈😍

꼬마요정 2022-10-15 10:44   좋아요 3 | URL
저에요 저에요!! 양조위 실물 본 사람!! 정말 어디서든 양조위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 반짝 빛납니다. ㅎㅎㅎ 사진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손이 떨려서 사진도...ㅠㅠ 어쨌든 제 눈으로 봤으니까요 ㅎㅎ 양조위 만세!!! 미소랑 눈빛이 정말.. 아직도 설렙니다^^

새파랑 2022-10-13 0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양조위 너무 좋더라구요. 그가 나오면 일단 믿고 본다는 ㅋ 전 무간도랑 색,계가 가장 좋더라구요 ^^

꼬마요정 2022-10-15 10:46   좋아요 4 | URL
양조위 너무 좋죠 ㅎㅎ 무간도랑 색, 계도 정말 좋구요. 아아 뭐든 그가 나온 영화는 다 좋습니다^^

미미 2022-10-13 0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쩜 저렇게 웃죠?ㅋㅋㅋㅋ
양조위 무간도 연기 넘
좋더라구요. 두번정도 본것
같아요. 포스터도 다시보니 👍
아 요정님 부럽부럽~♡

scott 2022-10-13 11:13   좋아요 3 | URL
이동진 기자
직업이 부럽습니다
영화도 보고
배우들과 토킹도 하공ㅎㅎㅎ

꼬마요정 2022-10-15 10:47   좋아요 3 | URL
미미님!! 그쵸 그쵸 어쩜 웃는 모습이 나이가 무색하게 말이죠 ㅎㅎㅎ
무간도 연기 진짜 좋아요. 다시 보시는 거 추천 추천!!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꼬마요정 2022-10-15 10:48   좋아요 3 | URL
스콧님! 저도 이동진 기자가 제일 부러웠습니다.
눈빛을 보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릴 것이다라고 했더니 양조위가 이동진을 그윽하게 바라보는데... 어휴... 제가 집에 못 갈 뻔 했다죠 ㅎㅎㅎ

라로 2022-10-13 15: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넘 부러워요!! 저 이거 먼저 읽고 지금 다시 읽었는데도 넘 좋아요!!
제가 꼬마요정님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말씀처럼, 아, 멋진사람 맞아요!!!! 너무 멋진 사람.
눈이 젤로 멋지고요,,,웃는 모습 좋아하고요,,,흑흑
꼬마요정님보다 나이가 훨 많은 저도 이렇게 설레고 좋아하는 사람인데
정말 나이를 떠나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표현 할 수가 없어!!!!^^;;;
생생한 글 정말 감사해요!!! 저도 언젠간 직접 만날 수 있기를...
이 자리에서 모니터 보며 k-하트 열심히 날리고 있습니다!!^^;;

꼬마요정 2022-10-15 11:00   좋아요 1 | URL
아,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너무 너무 멋진 사람!!
그 현장의 설렘과 떨림을 기억하고 싶어서 막 썼는데, 진짜 다시 보니 양조위 배우님 멋짐을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요. 더 주접을 떨었어야 했나 싶지만 라로님 말씀처럼 어차피 표현할 수 없긴 합니다. ㅎㅎㅎ 그냥 막 좋네요. 제가 저 자리에 있었다니... 꿈만 같아요!! 라로님도 꼭 직접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미국 드라마나 영화도 찍을 것 같더라구요.

저도 같이 k-하트 지금 막 날리고 있습니다^^

서곡 2022-10-15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보고갑니다~양조위는 사랑이죠 또 멋진 영화 더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성치랑 절친인 것도 재미있죠 둘다짱입니다 ㅋㅋ

꼬마요정 2022-10-15 13:43   좋아요 2 | URL
주성치와의 우정도 유명하죠. 두 분 다 너무 멋지고 분위기 있어요. 주성치는 정말 잘 생겼는데 멜로 영화 몇 편만 찍어주면 좋겠어요 ㅎㅎ 그의 코믹 영화 좋긴 하지만요^^

서곡 2022-10-15 13:46   좋아요 2 | URL
주성치 외모낭비 ㅎㅎㅎ 그러게요 웃음기쫙빼도 잘할듯요

미미 2022-10-15 14:17   좋아요 2 | URL
제 청소년기 이상형이 주성치였어요ㅋㅋㅋ외모낭비ㅋㅋㅋㅋ서곡님 너무나 적절하신 표현입니다👍

꼬마요정 2022-10-16 19:34   좋아요 2 | URL
외모낭비!!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을 듯 합니다!!

프레이야 2022-10-16 2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정 님 귀한 페이퍼 올려주셨네요 최고!!
아이고 좋아라. 양조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요. 양조위 본 요정님 눈빛도 반짝반짝해요. ^^ 비프 종이티켓으로 가지고 있어야 제맛이죠 ㅎㅎ
양조위 화양연화에 대한 생각도 멋지군요.
이번엔 한번 가보지 못하고 폐막해 버렸어요. ㅠ 유튜브로 보라구여 넵.

꼬마요정 2022-10-16 20:25   좋아요 2 | URL
그쵸, 벌써 폐막했어요. 전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데 말이죠ㅠㅠ
양조위 화양연화에 대한 생각 정말 멋졌어요. 정말 멋진 사람!!
유튜브에 다 올라와서 좋았어요. 제가 찍은 건 지진난 것처럼 덜덜덜... ㅎㅎㅎ

하양물감 2022-10-16 1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국제 초창기에만 보러 다녔어요. 남포동에서 해운대로 넘어간 이후로 안본것같네요.. ㅎㅎㅎ
영화제는 안갔지만 꼬마요정님 덕에 분위기 확 느끼네요^^

꼬마요정 2022-10-16 20:26   좋아요 1 | URL
정말 좋았어요. 저도 오랜만에 간 영화제였는데, 전염병 때문에 축소되었던 기간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열기가 대단하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22-10-19 0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부국제 한 번도 안 가봤는데 그래서 요정님 글을 읽으며 직접 그곳에 가서 양조위와 이동진의 토크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뭉클합니다.
양조위♡♡
색계는 탕웨이와 양조위 두 배우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 영화였고, 그래서 두 배우를 동시에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양조위 맞나? 계속 사진 확대해서 봤어요.
덕분에 잘 봤어요.
그리고 요정님도!!!^^
예전에 요정님 몇 년 전, 읽고 있어요!! 에 걸었던 책 중 중국작가 책이었는지 잘은 기억나질 않는데 표지가 빨간 책이었던 것 같은데 어찌나 강렬했던지...제 꿈에도 그 책이 나왔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ㅋㅋ
요정님~하면 맨날 그 꿈 꾸던 게 기억나는데 그 책이 좀 연배가 있는 사람이 읽는 책이 아녔나? 그랬던 생각에 제가 요정님을 저보다 나이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심했었는데...앗!!! 요정님!!!!!!!ㅋㅋㅋ
귀요미 요정님이셨어!!!!
어제 오늘 제가 많이 놀랐습니다ㅋㅋㅋ

꼬마요정 2022-10-19 21:26   좋아요 1 | URL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아요. 제가 직접 본 게 맞죠? 아… 색, 계 정말 인상깊게 본 영화였어요. 양조위가 악역으로 나오는 게 몇 없는데 강렬했죠. 탕웨이도 너무 좋았어요. 신인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너무 연기를 잘 해서 놀랐어요. 탕웨이는 현빈이랑 찍은 만추 보고 더 반했답니다. 그러고보니… 저 얼마 전에 공조 2 보러 가서 현빈을 코 앞에서 봤다죠 ㅎㅎㅎ
책나무님 꿈에 나왔던 책이 뭘까요? 제가 다 읽었을까요? ㅎㅎㅎ 이제 편하게 대해주세요^^
 
뒤틀린 집 안전가옥 오리지널 11
전건우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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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해야 할 곳이 바로 집이다. 집에 있을 때 불안하고 고통스럽고 무섭다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일상 생활이 가능할까. 집이란 곳에서 가장 무섭고 가슴 아픈 사건이 벌어진다면 너무 슬플 것이다.

대문과 방들 및 곳곳의 방위가 다 뒤틀려서 틈이 생긴 그 곳에 인간의 가장 나약한 부분을 건드리며 속살거리는 나쁜 것들은 어쩌면 심리학의 대가일지도 모른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사랑을 줄 수도 있지만 가장 잔혹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사람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없기에 불안하고 의심이 들 수 있지만, 그래도 비열한 속살거림에 귀기울이지 말자. 스스로를 믿어 보자. 그것이 삿되고 나쁜 것들로부터 나를 지켜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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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0-11 0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가장 안전한 곳은 집! 몇 주전 제 가 살고 있는 바로 앞 동 아파트 불이 나서 (다행히 번지지 않았지만) 충격으로 항상 불조심 중 ^^

바람돌이 2022-10-11 12:49   좋아요 2 | URL
맞아요 불조심. 그래서 어제 낡은 멀티탭 새걸로 바꿨습니다. ^^
스콧님 아파트 앞동은 피해가 크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꼬마요정 2022-10-12 20:06   좋아요 1 | URL
스콧님!! 괜찮으신가요? 요즘 특히 건조해서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큰 불로 번지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앞 동 피해가 크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자나깨나 불조심!!

바람돌이님 저도 멀티탭 바꿨습니다^^

바람돌이 2022-10-11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너무 불행할거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곳이 집이어야 되는데 말이죠. 그런 집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니 흥미롭네요. ^^

꼬마요정 2022-10-12 20:09   좋아요 0 | URL
네 집이 안전해야 하는데 여러 의미로 집이 안전하지 못한 경우가 많네요.
이 이야기는 귀신이 드나드는 곳이라는 의미로 안전하지 못해요. 그런데 귀신이 무서운 게 사람의 흔들리는 마음과 외로운 곳을 건드리기 때문이에요. 결국 귀신 탓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선택하는 거죠. 슬픕니다.

프레이야 2022-10-11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의미심장합니다
휴식처이어야 하는데 동시에 뒤틀린 욕망들이 자리하는 곳.

꼬마요정 2022-10-12 20:10   좋아요 0 | URL
그쵸, 집에서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쉬어야 하는데 뒤틀린 욕망들이 가만두지 않네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한 번 보고 싶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