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번째 시 - 아동 한시 선집 진경문고
안대회 편역 / 보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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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양반의 아이들은 교육을 받아서인지 시도 참 잘 짓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게는 열세 살 정도, 적게는 세 살짜리가 쓴 시가 이렇게 멋들어질 수가 있는지. 지금도 초등학교 아이들이 쓴 시를 보면 놀랄 만한 시들이 많은데,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시선이나 표현력이 참 부럽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안대회 교수가 뽑은 최고의 동시는 조선 중기 문신인 이산해가 일곱 살 때 썼다는 제목도 참 귀여운 <세 톨 밤>이란 시이다. 


한 집안에서

아들 셋을 낳았는데

가운뎃놈은 양 볼이 납작하네.


바람이 불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떨어지니

누가 형이고 누가 아우일까.


마지막 줄 한자가 난형역난제(難兄亦難弟)인데, 안대회 교수는 이렇게 난형난제라는 사자성어로 마무리한 것도 절묘하고, 아이답게 보고 느낀 바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조선 시대 아동이 지은 시 가운데 백미(白眉)라고.


나는 이 시도 좋지만 조선 중기 때 사람인 권겹이 쓴 시가 더 좋았다.


<송도에서 고려를 회상하며>


눈 속에 뜬 달은 

지난 왕조의 빛깔이요

쓸쓸한 종소리는 

망한 나라의 소리일세.


남쪽 성루에서

시름겨워 홀로 서니

부서진 성곽 위로

새벽 구름 피어오르네.


아니, 도대체, 이게 아홉 살 전후의 아이가 쓸 시인가 싶다. 도대체 어릴 때 무슨 교육을 받으면, 어떤 경험을 하면 아이가 망한 나라를 상상하고 돌아보며 이런 분위기에 이런 글을 지을 수 있을까?


한은이 여섯 살 때 썼던 시인 <종이연> 마지막 연처럼 '액운들아! 종이연의 뒤를 쫓아 몽땅 날아가거라!' 라는 구절만 보더라도, 여섯 살이 액운이라는 단어를 써서 다 날아가라고 하는 것을 보면 다들 어릴 때부터 무슨 노인네가 들어앉은 것 같기도 하다.


박엽이 여덟 살 때 지은 시인 <눈>을 보면 사물을 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일이 이들에게는 숨 쉬는 것만큼 쉬운 일인가 싶기도 했다. 박엽은 등불을 소재로 한 시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등불이 방 안으로 들어오자 밤은 밖으로 나가네."라고. 표현이 너무 절묘하지 않은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서예가인 김구가 여덟 살 때 지은 시인 <오작교> 중 한 구절을 보다 보면 아이의 정신세계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창공은 넋이 만나는 세상

다리 따위는 필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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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2-21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엽의 시어들 <눈>의 시어들 역시 시인은 세상을 보는 눈이 일반인들과 다른것 같습니다
요정님 프로필 사진 멋지쉼😍

꼬마요정 2023-02-24 10:32   좋아요 1 | URL
나이도 어린 데 저런 말들은 어떻게 나오는 걸까요? 오히려 아이라서 그런건지 싶기도 하구요. 부럽더라구요 ㅎㅎ 프로필 사진 좋아요^^ 고맙습니다!!!

희선 2023-02-22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선시대 공부는 거의 한시부터가 아닌가 싶네요 어릴 때부터 그런 걸 배우면 한시도 나름 쓰겠습니다 그래도 그때 어린이와 지금 어린이는 아주 다르기도 하네요 어쩌면 그때 사람과 지금 사람이 수명이 달라설지도... 그때 사람이 더 어른스럽죠 아이도 어른도... 철없는 사람이라고 없지 않았겠지만...

고려를 생각하는 시 어디선가 본 듯한데 그 시 아홉살 전후 아이가 쓴 거라니, 정말 대단하네요 지금도 어린이는 놀라운 말을 하겠지요


희선

꼬마요정 2023-02-24 10:37   좋아요 2 | URL
어릴 때부터 시경이니 이런 거 읽고 배우면 쓸 수도 있겠네요. 철없는 어른들은 역사책에 나오고 이런 멋진 시들은 개인적인 편지나 선집들에 나오나 봅니다^^

고려를 생각하는 시는 유명하다고 해요. 그런 시를 저렇게 어린 아이가 썼다니 그 재능이 참 부럽습니다. 말씀처럼 지금도 어린이는 놀랍기도 해요^^
 
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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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지구인이지만 우주인의 마음을 가진 과학자가 21세기, 혹은 그 너머로 보내는 과학의 시. 웅장한 연대기 혹은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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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2-13 0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완독하셨군요?^^

꼬마요정 2023-02-13 15:08   좋아요 2 | URL
네!! 드디어 마침내 다 읽었습니다!!!^^ 수많은 방해가 있었지만 이겨냈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3-02-13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합니다, 꼬마요정 님!!

꼬마요정 2023-02-13 15:10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저도 저를 칭찬했어요 ㅎㅎㅎ

후애(厚愛) 2023-02-17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페이지수 보고 놀랐습니다ㅋㅋ
완독하셨군요!! 박수 짝짝짝~

꼬마요정 2023-02-17 15:40   좋아요 0 | URL
완독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세운 목표가 <사피엔스>, <총,균,쇠>, <코스모스> 3종 세트 읽는 거였거든요.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오늘 저 주짓수 보라띠로 승급했습니다!!


아, 정말 꾸준히 하니까 띠 색깔이 바뀌긴 하네요 ㅎㅎㅎ


파란띠 받을 때만 해도 보라띠는 정말 멀게만 느껴졌는데 오늘이 올 줄 몰랐어요.


감격 그 잡채!!!


제가 받은 것도 기쁘지만, 제가 다니는 도장에 오늘 검은띠, 블랙벨트가 두 명 탄생했습니다.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블랙벨트까지 가는 건 정말 쉽지 않은데요, 진짜 멋졌습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는 건 정말 행운입니다.


저는 주짓수랩에서 노영암 관장님을 만나고, 강승우 코치님을 만나고, 같이 즐겁게 운동하는 관원들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오늘 블랙벨트에 그랄까지 다신 세 분 관장님들, 블랙벨트 다신 태규 형님, 에이드리안, 갈색띠 다신 상우 형님, 보라띠 받은 남편, 파란띠 받은 분들, 노란띠 받은 혜원아!! 축하합니다^^


오래 오래 함께 운동해요!!!


관장님과 남편과 함께!! 중간에 관장님이세요. 존경해요!!!

관장님이 아마 부부가 같이 퍼플벨트 받는 건 최초가 아닐까 하셨는데, 우리 도장에서는 처음일듯 하네요 ㅎㅎㅎ


코치님과도 한 컷!! 코치님도 곧 검은띠로 가실 듯. 물어보면 다 아는 신묘한 코치님 ㅋㅋ


오늘 블랙벨트로 승급하신 태규 형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게 맞나봐요. 소감으로 아내분께 감사를 전하신 다정하신 분 입니다^^



오늘 블랙벨트로 승급한 에이드리안!! 제가 처음 주짓수 도장 왔을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을 해서 저도 수업 받았는데, 이렇게 검은띠라니!! 너무 멋집니다.


오늘 검은띠 다신 태규 형님과 브라운벨트인 갈띠 다신 상우 형님과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상우 형님도 매우 멋진 분이세요. 체력이 어마어마합니다. 일도 하고 주말농장도 하고 주짓수도 하고... 심지어 잘 하고... 와우!! 저 매너 다리 보이시죠? ㅋㅋㅋ 저 작다고 키를 낮춰주는 ㅋㅋㅋ



저는 신체조건이 그닥 좋지 못하고, 나이도 좀 있고, 운동 신경도 그닥 입니다. 방향 감각도 별로구요. 그래도 재미있어서 열심히 했네요. 제가 무슨 대회 나갈 것도 아니고 세계 최강 이런 거 할 거 아니니까요. 어깨는 무겁지만 부담 갖지 않고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고, 노력하려구요. 강해지고 싶어 시작한 운동인데, 몸도 마음도 다 예전보다 강해진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운동하고 싶어요. 


브라운 벨트 갈 수 있을까요? 갈띠라... 미래의 어느 날, 과거의 오늘을 기억하며 또 축하하면 좋겠습니다. 서로 배려하며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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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2-11 0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집니다 요정님!
보라띠 남편분도 !^^
브라운 벨트 허리에 촥 차시는 날까지

열!쉼!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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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원합니다     │
  ┃  つ──┰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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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3-02-11 11:36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브라운 벨트 달 수 있을까요? ㅋㅋ 열심히 하다보면 또 갈띠까지는 어찌어찌 가지 않을까용?

어제 정신없이 글 올리고 라면 먹고는 그냥 꿈나라로 갔네요 ㅋㅋ 그나저나 스콧님 이모티콘은 늘 새롭고 귀엽습니다. 신기해요!!

singri 2023-02-11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주짓수라니! 넘 멋지네요 !

꼬마요정 2023-02-11 11:37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주짓수 정말 멋진 운동이에요. 운동 중에 유일하게 여자가 남자에게 이길 수 있는 무술이라는데, 저 말고 도장에 다른 아이들보면 맞는 말 같구요. 재밌습니다. ㅎㅎㅎ

희선 2023-02-11 0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 님 축하합니다 주짓수 잘 모르지만 요새 그 말이 보이기도 해요 제가 사는 곳에도 있더군요 보라띠 받아서 기뻤겠습니다 하나씩 올라가신 분하고도 사진을 찍으셨군요 모두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함께 운동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꼬마요정 2023-02-11 11:5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주짓수가 몇 년 전부터 인기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근래에 노기라고 도복을 안 입고 하는 주짓수가 미국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답니다. 경기도 많구요, 여자 선수들도 많아요. 볼 때마다 정말 힘이 넘치고 움직임이 너무 부러워요.
어제 많은 분들이 승급해서 축제 같았어요.^^

다락방 2023-02-11 0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완전 짱이네요 꼬마요정 님! 너무 멋져요. 축하합니다!! 꼬마요정 님의 미래가 활짝 열리고 또 탄탄할 것 같습니다. 화이팅!!

꼬마요정 2023-02-11 11:56   좋아요 0 | URL
제가 파란띠 달고 글 올렸을 때 다락방 님이 보라띠까지 가요!! 하셨는데, 마침내 그 날이 왔습니다^^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다가 또 과거와 만나는 지점이 있네요. 응원 고맙습니다!!!

잠자냥 2023-02-11 0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짓수 벨트는 보라 브라운이 있군요! 신기해요. 검은띠까지 응원합니다.

꼬마요정 2023-02-11 11:59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주짓수는 흰띠, 파란띠, 보라띠, 갈색띠, 검은띠 거든요. 미성년자는 좀 다르게 가구요. 검은띠는 마스터라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3-02-11 08: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게는 보라색 벨트도 너무 근사해보이지만 원하시는대로 브라운 벨트 도착하시길요!
너무 멋져요!!

꼬마요정 2023-02-11 12:0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저도 보라색 띠 너무 근사해요 ㅋㅋㅋ 솔직히 색깔은 보라띠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ㅎㅎㅎㅎ 실력도 띠만큼 늘면 좋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2-11 09: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지다. 요정님!!^^
예전에 20 여 년 전, 선배가 주짓수 배운다길래, 그게 뭐냐? 한 번 시범 보여줘!
했는데...처음 보는 품새라(어쩌면 선배가 잘 못했을 수도?) 막 웃었거든요? 그래도 속으론 좀 멋있다. 라고 생각했었어요. 회사 일 마치고 도장 달려가 주짓수를 한다는 게요.
그러다 9 년 전, 시누이 조카가 고딩 졸업하자마자 주짓수를 배우고 있다더군요. 여자가 주짓수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넘 신기해서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었구요.
제겐 10 년 주기로 주짓수 배우시는 분들이 짠~ 등장하는 것 같아요.
이번엔 부부가 함께!!! 이건 최강 멋있습니다.
이왕 시작하신 거, 검은 띠까지 갑시다!
파이팅!!
상우 형님 매너 다리 멋지십니다ㅋㅋㅋ
예전에 공유도 코디가 머리 만져줄 때 매너 다리 하고 있더라구요.ㅋㅋㅋ

꼬마요정 2023-02-11 12:29   좋아요 3 | URL
오오 제가 다니는 도장의 관장님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초로 주짓수 시작하신 거거든요. 아마 책나무님 선배님도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분 중 한 분이실 듯 해요. 혹시 박준영 관장님이실라나요? 시누이 조카분도 멋지네요. 지금 여자 최초 블랙벨트는 성기라 선수인데, 조카분도 계속 하고 계시면 이미 갈띠 이상이시겠어요. 멋집니다!!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검은띠는 언감생심입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매너 다리 멋지죠?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3-02-16 10:39   좋아요 1 | URL
제가 요정님 댓글을 읽고 계속 생각을 해봤습니다.
요정님 다니시는 도장의 관장님이 주짓수 최초로 시작하신 분이시라고 해서....계속 생각을 곰곰이 해봤거든요?
아마도 제가 잘못알고 있지 않나?싶네요.
선배가 배운 건 택견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주짓수랑 택견이 헷갈렸던 것 같아요. 운동을 잘 몰라서 참~^^;;;
찾아보니까 택견 동작들이 그 때, 선배가 알려준 동작이랑 흡사하더군요. 우리나라 전통 무술이라고 들었던 것 같아요.
주짓수는 일본에서 들어 온 종목인가요?
시누이네 조카는 주짓수 배운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 때도 주짓수라고 듣고, 택견이랑 똑같은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것같네요ㅋㅋㅋ

꼬마요정 2023-02-16 14:28   좋아요 1 | URL
오오오 택견!! 멋진 무술이죠. 저도 여러 가지 무술들 배우고 싶었는데 택견도 그 중 하나였답니다. 그런데 택견은 가르치는 데가 잘 없더라구요ㅠㅠ 전통 무술인데 너무 아쉬워요. 일제시대 때 우리 문화 말살하려고 일제가 억압을 많이 했다 하더라구요.ㅠㅠ

주짓수는 일본 유술인가 그게 브라질로 가면서 급성장 했어요. 그래서 용어는 일본어가 좀 있는데, 주짓수 정통 가문은 그레이시 가문이라고 브라질에 있구요. 주로 브라질, 미국, 유럽 등에서 인기랍니다. 도복이 기모노의 ‘기‘를 써서 도복 안 입고 하는 주짓수는 노기(no 기), 입고 하는 주짓수는 기 이렇게 얘기해요. 주짓수 용어 중에 일본말이 좀 있는데 저희 도장은 그런 말 잘 안 써요 ㅋㅋㅋㅋㅋ 기무라는 주짓수 기술 이름이니까 쓰지만요 ㅎㅎㅎ

기억의집 2023-02-11 1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정님 축하드려요. 띠색이 무슨 상관이냐 운동 자체가 중요하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승급이 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도전 정신의 마무리죠. 대단하세요!!! 아 그리고 부군께서도 축하드립니다!!

꼬마요정 2023-02-11 12:3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정말 운동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또 승급을 하니 그 성취감이 굉장하네요. 실력을 떠나 열심히 꾸준히 했구나 싶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하는데, 하면 할수록 어려워서 큰일이에요. 어제 검은띠에 그랄 하나 받으신 분이 자기는 ‘주린이‘라고 하시길래 웃었습니다. 그 분이 주린이면 저는 올챙이일까요 ㅋㅋㅋ 열심히 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3-02-12 17: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꼬마요정 2023-02-12 23:43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coolcat329 2023-02-13 1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와~
멋지세요. 축하드립니다!
보는 저도 웃음이 나네요. 보기 좋습니다.

꼬마요정 2023-02-15 14: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받으니 기쁘더라구요. 실력 여부는 일단 모르겠구요. 꾸준히 했구나 싶었습니다^^

자목련 2023-02-14 1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승급도 대단하고 코스모스 완독도 대단하고 멋집니다!

꼬마요정 2023-02-15 14: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승급 하니 정말 기뻤어요. 코스모스 완독도 정말 기뻤습니다!! 제가 다 읽었네요 우와^^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김초엽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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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급격하게 변했다. 전염병이 창궐하고 사람들은 격리 되었으며 세계적으로 경제 구조나 문화 양상이 재편되었다.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유행하는 것을 뜻하는 팬데믹과 전염병으로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아포칼립스와 접촉으로 전염병을 전파한다는 뜻인 컨테이전과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질서 또는 문화 등이 나타난 현상이나 상황을 뜻하는 뉴노멀이란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이 책은 이런 상황 속에 놓인 우리를 저 세 가지의 주제로 여섯 개의 세계 속으로 초대한다. 종말로 치닫는 것 같은 혼란한 세상, 접촉 감염 때문에 서로에게 닿기를 꺼리는 세상, 전염병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세상으로 말이다.


아포칼립스, 끝과 시작이라는 주제로 김초엽 작가의 <최후의 라이오니>와 듀나 작가의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 이 두 이야기는 모두 미래의 이야기이다. 현 세계의 공포를 저 먼 미래로 옮겨 놓은 것이다. 아마 팬데믹이든 그 무엇이든 지구는 멸망한 이후의 세계다. 끝인 줄 알았던 세계는 라이오니를 기다리는 셀에게 이어지고, 셀의 믿음은 로몬족 회수인인 '나'에게 이어진다. 3420ED는 무너진 것 같지만 라이오니의 염원을 통해서, '나'의 기억을 통해서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염병으로 인해 거대한 군체를 이루던 고래들이 죽어나가자 고래 군체 위해 마을을 이루고 살던 사람들은 두 대륙 사이를 떠돌게 된다. 뜨거운 대륙과 차가운 대륙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를 젓는 사람들... 지구를 떠나 이 곳으로 왔는데 이 곳 역시 무너지고 있었다. 고래들은 사람을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녹아내리는 빙산에서 과거 조상들의 종이에 희망을 노래하는 '나'는 과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있을까.


컨테이전, 전염의 충격이라는 주제로는 정소연 작가의 <미정의 상자>와 김이환 작가의 <그 상자>가 있다. <미정의 상자>는 접촉으로 인해 전염되어 병에 걸린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미정은 전염병이 휩쓸고 지나간 도시를 지나 시골로 간다. 하지만 시골 역시 텅 비어버렸다. 그 곳에서 발견한 상자 하나. 미정은 혼자라는 외로움보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이 더 아팠던가 보다. 마찬가지로 상자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그 상자> 역시 접촉 감염 때문에 사람들이 격리된 채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이다. 병에 걸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면 안락사를 시행하는 법이 있고, 병에 걸렸어도 깨어나 면역력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있고, 병에 걸리지 않은 채 계속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이 있는 세계. 그런 곳에서도 사람들은 서로를 챙기고 돌보며 정을 나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을지라도 서로에게 의지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 그렇게 전염의 충격은 다음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뉴 노멀, 다시 만난 세계라는 주제는 배명훈 작가의 <차카타파의 열망으로>와 이종산 작가의 <벌레 폭풍>이 이야기 한다. <차카타파의 열망으로>는 매우 신기한 이야기인데, 내가 경상도 사람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갑갑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기.필.코 그 파열음을 입 밖으로 내뱉고 싶다고나 할까. 아니, 뮤지컬 <드라큘라>의 '신선한 피'를 이렇게 눈으로 읽어야 하는가. 전염의 충격을 이겨낸 세계는 침을 튀기는 발성 자체를 어색하게 만들어 버린 것일까. 시간을 격리한다는 생각 역시 신기했다. 그리고 배우 서한지를 계속 서한'치'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벌레 폭풍>은 생각보다 잔잔했다. 어쩌면 이 이야기야말로 팬데믹을 넘어선 세계의 잔잔한 일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빙하가 녹고 무시무시한 벌레가 나무를 파먹고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지만 사람들은 살아간다. 기상 악화가 비행기 지연의 이유가 되듯 벌레 폭풍 역시 비행기를 멈추게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공항에서 기다린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2인용 집이라는 개념도 어색하지 않았다. '접촉'이 무서운 세상. 사람은 직접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일 줄 알았는데,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 '접촉'하며 온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게 세상은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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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2-10 1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
저는 재밌게 읽었어요. 리뷰를 읽으니 읽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는 듯 합니다.
배명훈 작가의 작품은 굉장히 신선했었어요ㅋㅋㅋ
배작가님도 부산 출신이라고 적혀 있더군요.ㅋㅋ

꼬마요정 2023-02-10 23:45   좋아요 1 | URL
배작가님도 부산 출신이군요 ㅋㅋㅋ 아, 읽으면서 파열음 정말....
저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님들이 있어 팬데믹도 견뎌지네요^^

희선 2023-02-11 0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두려워하고 무서워해도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적응해서 사는군요 소설속 사람은 지금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네요 여러 가지를 잃는다 해도 살아가는 사람... 그것도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꼬마요정 2023-02-11 12:33   좋아요 1 | URL
그쵸?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살아남는 것을 보니 한 편으론 짠하고 한 편으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까지 잃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니... 멋집니다^^

2023-03-08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9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3-13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3-03-14 14:2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오늘부터 온도가 다시 올라가는 것 같은데 미세먼지도 더 해지는 것 같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구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투명 북마크 세트 -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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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3개씩 너무 예쁘다. 숲이나 얼음, 파도, 고래 등이 기분을 좋게 해준다. 책에 꽂아둬도 책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빳빳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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