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아침, 눈을 떠 보니 눅눅한 기분에 맘이 상했다. 그래도 어쩌랴 일어나서 비빔밥 - 된장찌개랑 열무랑 감자볶음이랑 잡다한 반찬들을 넣어 만든 비빔밥.. 맛있다^^ - 을 먹고 나니 커피 생각이 간절했다. 대충 정리를 하고 컴퓨터를 켠 뒤 글로리아진스 -거금을 들여 인터넷에서 샀다 예전에는 이 커피만 마셨지만 요즘은 돈이 없어서 학교 앞에 있는 도토루에서 100g 씩 산다 - 의 하우스 블렌드와 도토루에서 산 킬리만자로를 밀에 곱게 갈아 예전에 경품으로 받은 커피포트에 넣었다. 물은 약간 작게 붓고 커피가 다 되기를 기다리는 틈을 이용하여 알라딘에 접속하여 로그인을 하고 냉장고에 있는 우유를 반 컵 정도 부어 귀찮으니 전자렌지에 데웠다. 그러고나서 거품기를 이용해 우유에 거품을 냈다. 스푼과 거품 낸 우유를 가지고 내 방으로 와 보니 커피가 다 내려져 있었다. 큰 불투명한 머그컵에 커피를 따랐다. 그리고 우유를 부었다. 마지막에 남은 거품은 스푼으로 다 떠서 커피 위에 얹었다. 까페라떼 완성!

유리컵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으로 한 모금 홀짝여 보았다. 우울한 기분과 맞지 않게 부드러운 라떼였다. 늘 실패하곤 했는데, 오늘은 성공이었다. ^^ 투명한 컵 사이로 보이는 우유, 커피, 거품의 3층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커피를 마시며 나의 서재를 확인하고 오랜만에 그래스물넷에 접속하여 거기 있던 리뷰들을 퍼 왔다. 잊고 있었던 나의 옛날 리뷰들... 모두 2001년도에 쓴 것들이지만, 그래도 옮겨놓았다. 알라딘을 모를 땐 그래스물넷의 팬이었는데.. 아직 플래티늄 회원자격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점수를 보니 곧 수직하강할 것 같다.. 괜히 슬펐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던 곳이었는데... 그러나 현재 나는 알라딘을 사랑한다. 언젠가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 이 곳을 사랑한다.

라떼를 다 마시고 나니 비가 더 굵어졌다. 장마가 시작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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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6-20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정감 가는 글입니다.
비오는 아침의 기분. 맛난 비빔밥. 그리고 정성껏 만든 까페 라떼 한 잔. 마음을 담아 거할 장소를 차근차근하게 정리하는 시간.. 오늘 같은 날 아주 잘 어울리네요.
처음 인사드리는 스타리라고 합니다. 방명록에 정식으로 인사드려야 하는데 이렇게 약식으로 인사드려 죄송합니다. ^^ 앞으로 종종 찾아뵐게요.

꼬마요정 2004-06-20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들러 주셔서 고마워요^^ 말 그대로 조야한 서재이지만, 자주 들러주신다니 감사하구요..
앞으로 저두 자주 자주 놀러갈게요~^^
 
 전출처 : panda78 > Vilhelm Hammershøi의 빛과 창

 


Study in Sunlight

 

 


The Quiet Room

 

 


Sunbeams

 

 

 

Vilhelm Hammershøi는 노르웨이의 Edvard Munch보다 1년후인 1864년에 태어났다.

비록 그의 일생동안 전 유럽에 이름을 남겼지만, 그의 국제적인 명성은 1916년 그의 나이 51세에 그가 사망한 후 점차 희미해지고 말았다. 수년 전 코펜하겐과 파리에서 처음 열린 그의 회고전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그를 "Danish Vermeer"라고 환호하였다.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에 대한
이러한 재발견을 두고 Vermeer(베르메르)Georges de la Tour(조르쥬 드 라 투르)의 재발견에 견줄만할 중요한 사건이라고 하였다.

그는 침묵적인 색채로 제한된, 특히 회색톤의 사실주의적인 그림들을 주로 그렸다. Vermeer와 같이 그는 실내 풍경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많은 그림들은 코펜하겐에 있는 17세기에 지어진 그의 집에서 가구도 별로 없는 방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종종 아무도 없는 방의 이미지는 멜랑꼴리, 고립, 상실의 무드로 푹 젖어 있다. 어떤 그림들은 홀로 있는 여인을 뒤에서 보여준다.

빛은 그의 그림에서 주요한 요소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간의 느낌 뿐만아니라 감정적 반응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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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anda78 > ODD NERD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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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영화에서 페미니즘을 들여다 보다.

나는 영화를 전공과목으로 공부를 했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영화에 대해 많이 안다던가 아니면 공부를 열심히 했다던가 하는건 전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영화를 보고 느끼는 수준은 영화에 대해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영화보기는 즐기는 사람의 수준 정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영화를 보는 잣대는 재밌느냐 재미 없느냐. 혹은 2시간과 7천원의 돈이 아깝냐 아깝지 않느냐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었으며 영화를 텍스트로 분석해가며 본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꾸지 않았었다.

그래도 대학 다닐때 한 삽질이 있는지라 영화 용어사전 같은게 나오면 새로 구입하고 소설가나 누가 영화에 대해 재밌는 글을 썼다고 하면 대체적으로 사서 읽어보는 편이었다. (정재승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도 과학을 본다' 와 이우일 김영하의 '영화 이야기' 등은 상당히 재밌었다.) 그러나 정작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들이 쓴 책은 전혀 사 보지 않았다. 이유는 딱 하나.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어려운걸 싫어하니 내신 15등급이라는 찬란한 업적을 이룬게 아니겠는가!)

이번에 고른 유지나의 여성영화 산책은 순전히 친구의 '어렵지 않고 재밌다.' 라는 추천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한편은 꼭 영화를 보고 쉬는 날이면 비디오 두편씩 연달아 때리는 것을 겁나하지 않는 내가 이제서야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이 쓴 제대로 된 영화비평서를 읽는다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뭐 어떤가.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이르다는 편리한 교훈을 따랐다고 우기면 되는것을.

유지나는 알다시피 유명한 영화평론가이다. 지금은 심영섭씨를 비롯해서 많은 여성 영화평론가들이 있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때만 해도 유지나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였었고 그녀의 말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일단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영화평론가였다. 이런 유지나가 여성 영화에 대해 썼다고 하니 호기심이 일었다. 과거의 유지나는 너무 극단적으로 영화를 몰아부치는 경향이 있었는데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결혼을 하고 나서는 조금 둥글둥글 해 졌다. 남녀가 적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야 할 동지라는 것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터득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도 역시 유지나는 옛날 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진 문체로 여성 영화를 말 하고 있다.

사실 영화라는 것이 상당히 남성의 판타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포르노만 두고 봤을때도 절대적인 남성의 눈으로본 포르노만 존재할 뿐이지 여성을 위한 포르노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더구나 요즘 한국영화들을 보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의 입지는 고사하고 아예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들이 속출하고 있다. 얼마전 칸느에서 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만 하더라도 상당히 남성적인 영화이며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자인 강혜정은 (물론 최면술사가 있긴 하다.) 복수를 위한 장치로서 등장하는 것이지 영화 속에서 그녀가 가진 위치는 희박하다 못해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안에서 그려지는 여성상이나 남성상에 대해 따진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무의미하게 보일 지경이다. 여성이 등장을 하고 개뿔이나 무슨 역활을 맡아야 따지던가 말던가 할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런 토론들이 무의미하지 않은 것은 바로 언젠가는 달라질것이라는 희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는 아직 변영주나 이정향 같은 여성 감독들이 있으니까. 앞으로 제 2의 제 3의 변영주와 이정향이 등장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영화부터 시작해서 헐리우드 영화, 제 3 세계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 즉 시네마코프 안에서 존재하는 여성의 위치를 다루었다. 실제 세상에서도 엄청난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듯 영화라고 해서 다를바 없다. 여성 주인공이 이끌어 가는 보기 드문 영화들이 있긴 하지만 그 여성들 조차 철저하게 남성적 시선에서 본 여성. 혹은 남성의 판타지를 대변하는 여성이라는 것은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좀 더 영화를 의미있게 또 다른 각도로 보게 되었다. 그저 재밌다와 재미 없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서 산 나로써는 상당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읽기에 그다지 부담스러운 문체도 아니며 어려운 영화 용어도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 영화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읽을 만 하다. (오히려 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싱거울수도 있을 정도이다.)

페미니즘을 언제나 투쟁적으로 그리고 날카롭게만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방법의 차이일 뿐. 그들과 유지나가 내려고 하는 목소리는 하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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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지혜로운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합니다. 하나의 끝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과거의 결과는 현재 발생하는 일의 원인이고 현재의 결과가 미래에서 발생할 일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미래를 알려면 우선 과거를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과거 속에 현재의 원점이 있고 현재 속에 미래의 현상이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신의 현재는 지난날의 행동의 대가입니다. 현재 처한 상황이 불만스럽다면 과거를 후회하기보다 현재의 궤도를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 것인가 고민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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