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덕에 주말부터 심하게 감기몸살을 앓았다. 

여름에.. 감기라니. 

다른 지방은 폭염에 난리였는데 부산은 서늘해서 짧고 얇게 입고 다니다가 된통 아팠다. 

먼 곳에서 오신 후애님도 못 뵈었다.ㅠㅠ 

 

아픈 와중에 내가 사기 당한 걸 알게 됐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버릴 금액도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책을 적어도 7권은 살 수 있는 돈.. 

이거 처리한다고 또 경찰서까지 왔다갔다..ㅠㅠ 

갑자기 퍼붓는 물벼락에..  

요 며칠..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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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11-07-2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후애님께 못 나오시게 되었다는 말씀 듣고 아쉬웠어요.^^
저도 이 여름에 목감기에 걸려서 거의 10일 정도 고생하고 있어요.^^;;
겨울처럼 그리 심하게 앓지는 않지만,,, 여름감기도 무척 힘드시죠?
그 날 뵙지는 못했지만 인사드리러 왔어요.(^^)
얼른~ 우울모드에서 탈출하시길요~~!!!

꼬마요정 2011-07-30 15: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저도 후애님이랑 뽀송이님이랑 다들 만나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쉬워요..ㅠㅠ
담에 혹시 기회가 된다면 그땐 꼭!!!
이제 좀 감기는 괜찮아졌답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8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후애님 만남에 이름이 빠지셔서 궁금했는데
아프셨네요, 꼬마요정님.. 거기다 사기까지 당하시다니.
앞으로 좋은 일 생기시려고, 작은 나쁜 일이 생겼구나 하시고 건강 상하지 마세요.

음,, 꼬마요정님의 돈을 꿀꺽하다니, 그놈 배탈나버려라! (주문 외는 중입니다..)

꼬마요정 2011-07-30 15:47   좋아요 0 | URL
흑흑.. 하필 토욜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일욜날 죽는 줄 알았어요ㅠㅠ

돈 꿀꺽한 놈이 일단 돈을 토해냈긴 했는데, 입금자명이 달라서 또 다른 사람한테 사기친 건 아닌지 걱정이에요. 형사님이 입금통장 가지고 오라길래 담주에 갖다주러 경찰서 가기로 했어요. 일단 돈은 받아서 다행이랍니다.ㅠㅠ
 

모카포트도 귀찮고, 드립도 귀찮을 때 괜찮은 방법 하나!! 

터키식 커피추출이라고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이폰으로 내리는 거랑 비슷한 맛이 나요..

양은 냄비 같은 거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끓입니다.   

저는 우유 끓이려고 마트에서 3천원 주고 구입했답니다. 이거 좋아요~^^

보골보골 끓으면.. 불을 끄구요, 잠시 기다립니다. 

물이 좀 식으면 준비해 둔 커피가루 (전 모카포트용으로 곱게 갈린 걸 씁니다.)를 한 숟갈 넣어요. 

 

불을 약하게 틀고 나무로 된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줍니다.  

젓다 보면 끓으려고 해요, 크레마 같은 게 막 생깁니다.  

끓기 직전 불을 끕니다. 

또.. 기다립니다. 

조금 기다리다가 따뜻하게 데워진 컵.. 요즘은 더우니까 그냥 컵에 살살 붓습니다. 

커피 가루가 밑에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50ml 정도는 그냥 버리는 거에요..  

 

 

짠~! 커피 완성~^^  

냄비는 그냥 씻으면 되고, 커피가루야 밑에 가라앉아 있으니 조심해서 먹으면 된답니다. 

의외로 맛있답니다. ㅋㅋㅋ 

 레몬즙 한 두방울 첨가하면 엄청 상큼해져요. 커피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썼구요. 사이폰 추출할 때 예가체프가 부드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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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7-20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 친구놈중엔 엄청나게 비싼 터키식 커피용 냄비(?)를 산 아이도 있던데 그냥 아무 냄비에나 하면 되는군요 ㅎㅎ

꼬마요정 2011-07-20 18:4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느끼지만.. 굳이 비싸고 좋은 거 살 필요는.. 그닥 없는 듯해요. 생각해보면 옛날에 커피 마실 때는 원두도 그냥 볶고 가는 게 아니라 돌로 빻고 물 끓여서 넣고 걸러 마셨으니까요. ^^

블루데이지 2011-07-20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왠지 야생의 느낌~~ 투박하게 끓여서 더 맛있을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요..
주말에 신랑한테 한번 해줘봐야겠어요~~ 꼭 꼬마요정님이 가르쳐 주셨다고 할께요~~ㅋㅋ
꼬마요정님은 아는것도 많으셔~~~욕심쟁이!!ㅋㅋ

꼬마요정 2011-07-21 13:07   좋아요 0 | URL
의외로 아주 부드러운 맛이 난답니다.^^ 한 번 해보세요. 특별한 도구도 필요없고 간단하니까요.ㅋ

후애(厚愛) 2011-07-20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커피를 많이 좋아하시는군요.^^
연락처 좀 알려 주세요~!!

꼬마요정 2011-07-21 13:07   좋아요 0 | URL
네~^^

마녀고양이 2011-07-2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더 게을러서
하루나 이틀 걸러 원두알을 열심히 글라인더로 갈아서
주전자 한가득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향이야 날아가건 말건 아랑곳없이
하루종일 먹어댑니다. 가끔 렌지에 데우거나 얼음 넣으면서. 그래서
맛난 커피는 첨 내렸을 때 두잔 밖에 못 먹는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11-07-23 14:16   좋아요 0 | URL
오오.. 물처럼 드시는군요~ 제가 졌어요~~~ㅋㅋㅋ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두 권. 재밌어서 둘 다 손에서 놓지 못한다.  

 이게 묘하게 재밌다. 처음엔 그냥 그랬는데 읽다보니 점점 빠져든다. 

살라딘으로 알려져 있는 살라흐 앗 딘의 이야기를 받아적는 유대인 서기관 이븐 야쿠브.  

이슬람 궁정의 모습과 하렘의 여인들을 엿볼 수 있고, 상상만 하던 살라딘의 용맹한 모습에 조금은 인간적인 색깔을 덧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은... 비극이다. 

 

 

 오자마자 냉큼 읽고 있는데, 역시 시오노 나나미는 글을 잘 쓴다. 

그냥 읽게 만든다고나 할까.. 이렇게 빠지고 싶지 않지만.. 저항하는 중이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너무 무서운 말이다. 이 한 마디가 그 시대 살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정말로 신이 원하는 게 그런 것인가. 

성전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신을 믿는다면서 신이 부여한 목숨을 그렇게 죽여버리다니. 그것도 신의 이름으로. 안 믿는 자는 어찌됐든 그들의 입장에서 죽고나면 지옥 갈텐데 그걸로 부족한가..  

 

 앞의 두 권을 읽고 읽을 예정인 책. 

솔직히 그렇게 땡기지는 않지만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왜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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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07-19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리크 알리는 1968년 혁명에 대한 책으로 유명한데 살라딘 전기를 썼더라고요.살라딘이 쿠르드 족 출신이란 걸 알고 오호...했지요.

<알라 할림>은 스페인의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던 시기의 이야기군요.제가 이 시기에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 세력에 관심이 많아요.멋진 서평 부탁합니다.

꼬마요정 2011-07-19 16:03   좋아요 0 | URL
그저 살라딘은 역사책 속에서 멋진 남자로 알고만 있었는데 - 십자군에게 관용을 베풀고 해서 말이죠 - 이 책 읽으면서 그에게 사람이라는 말을 앞에 붙이게 됐어요. 사람 살라딘.. 응?? 인간 살라딘? 응?? ㅡ.ㅜ

헉.. 멋진 서평이라뇨..ㅠㅠ 노이에자이트님께 바칠(?) 수준은 아니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7-19 16:54   좋아요 0 | URL
중성이 아닌 바에야 인간은 남자 아니면 여자죠.멋진 인간은 남자라면 멋진 남자,여자라면 멋진 여자입니다.

저만 서평 읽는 것도 아닌데요 뭘...

꼬마요정 2011-07-20 15:43   좋아요 0 | URL
네..그렇죠..긁적긁적.. 그냥.. 사람 같아서요. 영웅이자 종교 지도자니까 왠지 사람 아닌 것처럼 느껴졌거든요.ㅋ

서평은 열심히 쓰겠습니다.^^ 채찍질 해주세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3:35   좋아요 0 | URL
저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체벌 가하는 것을 반대합니다.그런데 꼬마요정 님은 성인이니까 채찍을? 음...

꼬마요정 2011-07-21 14:21   좋아요 0 | URL
저도 체벌엔 반대합니다.
글구.. SM도 아니에욤.. 그냥 더 열심히 읽으란 말이얏! 정도의 가벼운 채찍질을 원합니다..(응??)

노이에자이트 2011-07-21 15:49   좋아요 0 | URL
오우...주고 받는 댓글이 19금이에요...찰싹! 찰싹!

꼬마요정 2011-07-21 16:27   좋아요 0 | URL
여..여기에 어떤 댓글을 남겨야 하죠?? 찰싹! 찰싹!에 왠지 이상한 소리 음향효과 넣어야 할 것 같은..

저 아니에요!!!!ㅋ

후애(厚愛) 2011-07-1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부산모임이 결정이 되었는데요.
장소는 부산역이고요.
시간은 오전 11시에요.
그런데 날짜는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요.
25일과 29일중에 골라 주시겠어요.^^

꼬마요정 2011-07-20 15:44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저는 아무때나 괜찮지만 날짜를 생각해볼게요~
기대돼요..^^

마녀고양이 2011-07-20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자군 이야기는, 책 모두 나오면 사려구요.
저는 아직 사놓은 로마인 이야기도 6권에서 멈춰있거든요....
시오노 나나미는 정말 글을 잘 쓰는데, 한번 멈추니 다시 도전이 쉽지 않네요. 이긍.

꼬마요정 2011-07-20 17:14   좋아요 0 | URL
양이 너무 많으니까요.. 저도 바다의 도시 이야기 상권만 읽고 하권은 못 읽고 있어요. 멈추면.. 다시 시작이 힘드네요.ㅋ

이 책은 세 권짜리라니 안심입니다.^^

2011-07-20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1-07-20 17:14   좋아요 0 | URL
네~^*^

루쉰P 2011-07-2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변태셨어...순결한 꼬마요정님이 아니셨던거군요. 치잇, 채찍질 ㅋㅋ. 십자군이야기 왕 댕끼네요.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시대라서 말이죠. 예전 제 아이디가 아이반호우였는데 십자군과 상관이 있었죠. ㅋㅋ

꼬마요정 2011-07-23 14:21   좋아요 0 | URL
리처드 왕(술탄 살라딘에서 이마드 앗 딘이라는 학자는 리처드가 사자마음왕이라고 불린다는 말을 듣고 비웃으면서 사자똥꾸멍왕이라고 비웃는답니다.)과 그의 충직한 부하 아이반호우 말이군요. 루쉰P님.. 갑자기 멋진 기사..처럼 보입니다.^^
 

그저께가 별로 별로 별로인 날이었다면.. 어제는 돌아서면 없는 날이었다. 

가게를 정리하는 통에 엄마, 아빠는 이사로 바쁘셨다. 가게 짐들 다 들고 집으로 오셔야 했는데, 용달차를 갖고 계신 막내 외삼촌을 불러 도움을 받으셨다. 

마침 이사 때문에 집에 있던 나는 자잘한 일들을 돕고, 집에 있던 수박이라도 잘라 대접하려고 열심히 잘랐는데 안 이쁜 거다. 그래서 다시 이쁘게 잘라서 쟁반에 받쳐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어? 삼촌 차가 없다. 방금 가셨댄다. 이런.. 

 

운동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원래는 버스를 타는데 막내가 부탁한 일 들어주고 나니 지하철이 가까워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됐다. 원하는 역에 내렸다. 개찰구를 빠져나와보니 피켓 시위가 한창이다. 하나은행과 론스타의 만행을 규탄하는 분들이다. 더운 날씨에 고생하신다 싶어 얼른 편의점 가서 시원한 캔커피를 샀다. 계산하고 나왔더니.. 아무도 없다. 흔적조차 없다. 어쩔.. 캔커피 7개... 

오늘은.. 그노무 연금복권 때문에 복장 터지는 날이다. 아침부터 부탁 받아서 하는데 사이트는 폭주하고 나는 처음 하는 거라 예치금부터 결제하는 걸 몰라 버벅댔다. 창은 계속 오류나고 비싼 노트북을 노려보며 저걸 던져버려? 라는 유혹을 간신히 이겨냈다.  

누구든 복권 당첨되면 나한테 일정 수수료 매달 떼줘야 해!! 라고 외쳤다. 오늘부터 주문을 외워야겠다. 당첨돼라..당첨돼라.. 당첨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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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14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래를 개서 넣으려고 신랑의 옷장 서랍을 열었는데
연금 복권 다섯장이 가지런히 그 안에 있더군요.
요즘 연금 복권 사려고 난리라지요? 1등은 3백만 분의 1이라나요? 정말 번개맞을 확률이예요. 그래도....... 신랑아, 당첨돼라, 당첨돼라, 당첨돼라..

꼬마요정 2011-07-14 17:52   좋아요 0 | URL
로또보다는 확률이 높다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연금 형식이라 더 좋은 듯.. 1등은 연봉이 4천이라는..ㅋㅋ

마고님도 함께 당첨돼라, 당첨돼라, 당첨돼라..ㅋㅋ

pjy 2011-07-15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돌아서면 없는 날2! 깜박하고 복권을 못샀습니다..오늘은 정말 로또라도 살렵니다!

다같이 당첨돼라,당첨돼라,당첨돼라~ 나눠먹자,나눠먹자,나눠먹자^^

꼬마요정 2011-07-16 21:12   좋아요 0 | URL
좋아요!! 당첨돼라, 당첨돼라, 당첨돼라~~~~^^

루쉰P 2011-07-17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꼬마요정님의 마음을 받아 주지 못하는 약속한 사람들이군요. '내가 마음 줄려고 돌아 서면 사람 없는 날'이란 제목도 어울릴 듯 하네요. ^^
그래도 누군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의 생명과 같은 돈을 투자할 줄 아신다니 이왕이면 저도 어디선가 고생을 한다면 꼬마요정님과 같은 분들 앞에서 하고 싶군요. 그럼 뭐라도 얻어 먹죠. ㅋ

복권이나 로또 같은 환상 만큼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이 없는 것 같아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란 그런 마음으로 한 두개씩 재미로 사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 인생을 걸고 자신의 사활을 걸어 사는 것은 좀 무섭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전 어린 시절부터 '당첨'이라는 단어와는 벽을 쌓고 살았기에 복권을 사지 않는 주의자입니다. 그리고 내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바라는 것도 나름 인생관에 맞지 않아서요. ㅋ 물론 거저 생기는 돈은 너무 너무 정말 좋아 하지만 말이에요. ㅋ

꼬마요정 2011-07-17 13:10   좋아요 0 | URL
호호 제가 공감하는 주제로 고생하고 계신다면 당연히 시원한 캔커피라도 하나 드릴게요~~^^

저도 복권 사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당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게 사실 맞는 거잖아요. 근데 곤궁해지면 곤궁해질수록 왠지 복권이라는 게 묘하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이건 연금복권이니까 더 더욱..^^;
 

영화를 보러 갔다. 

쳇, 개봉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상영하는 관도 몇 개 없고, 시간도 하루에 달랑 세 타임. 로봇영화에 밀려 이렇게 좋은 영화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사람도 별로 없었다. 

영화관 불꺼지고 광고가 끝나갈 즈음 떼거지로 들어 온 아줌마 부대. 내가 앉은 줄 뒷자리 한 줄을 다 차지하고 앉아서 쉴새없이 떠든다. 과자도 바스락거리며 먹는다. 

소곤거리지도 않는다. 작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 받는다. 그럴거면 커피숍을 가지 왜 영화를 보러 왔을까. 뒤를 노려봤다. 살짝 조용해진다. 조금 있다가 이번에는 소곤거린다. 기침을 했다.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잠깐 있다가 또 소곤거린다. 심지어 앞을 발로 찬다. 내가 앉은 자리를. 열 받아서 한 마디 하려다가 이 영화.. 언제 내릴지 모르고, 시간대도 지금 못 보면 밤 12시꺼 밖에 없기에 참는다. 그래, 소곤거려라.. 이 매너없는 사람들..ㅠㅠ 

영화가 한창 달려갈 때 즈음.. 내 옆자리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보통의 반응은 놀라서 끄지 않나.. 폴더를 열고 누구한테 왔는지 한참을 보다가 그 자리에서 받는다. "지금 전화 받기 힘들어서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다 들린다.   

웃기게도 뒤에서 전화벨 소리 난 아주머니를 욕한다. 시끄럽다고.. 당신들이 더 시끄럽거든.. 그래도 벨소리는 한 번이지만, 당신들은 계속이야.. 

속으로 비웃어주고 영화를 보는데.. 이번엔 뒤에서 아줌마 한 명 큰 소리로 "이거 줄까. 이거 먹어" 란다. 그렇게 자꾸 먹으니까 자꾸 화장실을 가지.. 하필 난 통로 쪽에 앉아서 뒤에 아줌마들 영화 보는 내내 화장실 가는 거 의식해야 했다. 젠장 

내가 본 영화는 음모자였다. 

재판 과정에서 메리 서랏에게 행해지는 폭력에 분개하다가도 뒤, 옆 사람들에 대한 분노로 바뀌니 영화에 몰입하다가도 산만해지고 짜증이 나고, 짜증난다고 뒤를 쳐다봐도 그 때 뿐이고 날 더러 어쩌라고.. 다시 보기 힘든 영화인데 말이다.  

영화가 재미없으면 그냥 나가든지, 아니면 자든지...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는 안 줘야 될 거 아닌가.

영화가 끝나고 극장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은 20명도 채 안 됐다. 이렇게 사람 없는데 그렇게 시끄러웠다니.. 재수에 옴 붙었구나.. 라고 나를 원망했다.  

 

 

영화 끝나고 폰을 확인하니 아빠한테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걸었다.  

엄마, 아빠는 싸우면 왜 나한테 화풀이 하시는걸까... 어제의 다정한 아빠도 상냥한 엄마도 오늘은 아니다. 싸운 건 두 분인데 왜 나한테 심한 말을 할까.. 그러려니.. 화풀이 할 때라도 있어야 화가 풀리지 싶어 아무 말 없이 듣는게 아니었는데.. 언젠가부터 동네북이 되어 있다. 오늘은.. 안 그래도 화가 났는데 그래서인지 눈물이 났다. 눈물 참는다고 힘들었다. 남들은 영화가 슬펐던가..하는 눈으로 나를 흘깃거렸다. 가던 길 가세요...라고 버럭 하고 싶었지만, 남한테 화풀이 해서 뭐하랴.. 

난, 절대, 내 아이에게 화풀이 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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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7-11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 화풀이 들어주셨군요.
영화관에서 떠드는,이라고 말하려다가 저도 친구랑 얘기하고 웃고 그런 적 있는지라..ㅠ
음모자, 괜찮다고 하던데 감상을 망치는 분위기였군요. 에효 아쉬워라.

꼬마요정 2011-07-11 21:41   좋아요 0 | URL
원래는 엄마만 저한테 화풀이 하셨는데 올해 들어서는 아빠까지 저한테 화풀이 하시네요... 평소에는 그러려니..하고 흘리는데, 오늘은 좀 많이 상처받았어요ㅠㅠ

웃고 떠드는 영화나 액션 영화 같은 건 중간 중간 웃기고 감탄사 나오고 해서 괜찮은데, 오늘 이 영화는.. 엄청 심각했거든요. 대사도 음미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좀 그랬어요..ㅠㅠ 아.. 역시 오늘은 별로 별로 별로인 날이에요ㅡ.ㅜ

반딧불,, 2011-07-11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그런 날이 있어요. 화라도 내주지 그랬어요, 그랬음 지금쯤 나았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마지막 단락은 저도 그런 적이 많아요ㅠㅠ;; 참 어이없게도 내가 너희들 때문에 참는데..하는 말도 안되는 타자화가 되기도 해서 더욱 슬픈 적도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부모에겐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화가 났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런 적 있으니깐요. 상담받다가 대신 화를 내다가 그것만으로도 화가 풀리는 것에 놀라기도 했죠.
어차피 꼬마요정님이 아니니 같을 순 없겠지만 그냥 위로하고 싶어요. 비가 그만왔으면 좋겠습니다..저도 오늘 내내 좋은 영화들 다 내려서 정작 보고픈 영화 못 보는 것.
내내 컨디션 안좋아서 보니 지난 주에 반드시 보고 싶었던 영화가 끝나 있다는 것이 화가 났답니다. 정작 풀어야하는 것은 안하고 거의 오년 만에 파마를 했다죠ㅠㅠ

꼬마요정 2011-07-11 21:43   좋아요 0 | URL
비 오는 날에 파마 하셨어요? ^^ 하긴 요즘은 비 와도 상관없다고 하긴 하던데요.. 여기 부산은 비는 한 방울도 안 오고 무지 더웠답니다. 습도도 높고 햇빛도 장난 아니게 부시고..

위로 감사해요.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털었더니 훨씬 기분이 좋아요. 오늘은 좀 많이 상처 받았거든요.. 흑.. 벼르고 벼르던 음모자 본 건 다행이에요. 어찌됐든 다 봤으니까요. 해리포터 개봉하면 이 영화 흔적도 없어질 것 같아요..ㅠㅠ

반딧불,, 2011-07-11 21:49   좋아요 0 | URL
에효.그러게 말입니다. 트3 그닥인데 말입니다. 리뷰도 안적고 싶을 정도로..아주 악평을 마구마구 해주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데 말이죵ㅎㅎ
비는 거의 안내렸스요. 잠깐 내리던 때는 머리 말고 있었구요.

괜찮아요. 그런 날도 있는거고 실은 그렇게 해서 풀린다면 얼마나 다행이에요? 요사이 다시 ..뭐 어때?..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서 더욱 그렇답니다. 님도 헤르미온느모드 유지하시고요. 더 털어놔도 된답니다. 어때요 뭐.

꼬마요정 2011-07-11 21:57   좋아요 0 | URL
그렇죠? 뭐 어때.. 정신이 필요해요.. 어떻게든 되겠지.. 정신도 필요하구요!! 다시 정신 재무장 해야죠.. 흠흠..

음모자 정말 괜찮은 영화였어요.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지금 리뷰 썼다가는 엄마, 아빠 험담만 할 거 같아서 감정 정리 하고 내일쯤 리뷰 쓰려구요.. 다시 조용하게 보고 싶어요..ㅋ

블루데이지 2011-07-1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속 상한 날이셨군요^^ 꼬마요정님께 빨리 오늘이 가고 신나는 내일이 왔으면 좋겠어요~~

꼬마요정 2011-07-12 12:2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ㅋ 큰 컵으로 커피 마시고 잤더니 오늘은 상쾌하네요..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요~^*^

마노아 2011-07-1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인데 감상의 맥이 풀려버렸네요. 아쉬워요. 전 예전에 워낭소리 보러갔을 때 딱 그랬어요. 엄청 떠들고 전화 오면 다 받고... 사람들이 이상해요..;;;
전 오늘 수영장에서 물도 들입다 마시고 오리발 하는 날이었는데 돌아가면서 얼굴 맞고 머리 맞고 걷어차이고, 이렇게 몰빵으로 맞는 건 처음이어서 마가 끼었나 했어요. 마지막에 얼굴 직빵으로 맞았을 때 물까지 같이 들이켜서 막 울고 싶어지더라구요. 오늘 하루를 잘 털어내자고요...

꼬마요정 2011-07-12 12:28   좋아요 0 | URL
탈!탈!탈!
이제 다음날이에요. 오늘은 행복한 하루 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노아님, 우리 함께 행복해지자구요~~^^

비연 2011-07-1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안좋은 일이 몰려드는 날이 있는 것 같아요... 내일은 오늘보더 더 좋은 날이 올테니 편히 주무세요 꼬마요정님~

꼬마요정 2011-07-12 12: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대문 사진 귀엽네요. 나 아직 안 죽었어! 보니까 더 힘차게 살아야겠어요~~^^ 비연님두 파이팅!!^*^

페크pek0501 2011-07-12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방문함... 기분 망치셨겠어요. 이해가 되네요. 좋은 일 뒤엔 안 좋은 일이, 안 좋은 일 뒤엔 좋은 일이 오는 법이니 기분 푸시기 바랍니다.^^

저는 영화를 가족과 같이 보거나 혼자 보는 편이라 안 떠들어요. ㅋ
친구들과 뭐하러 영화를 보러 가나요? 그 시간에 차라리 수다를 떨겠어요. 대화란 필요한 것. 소통이 되죠.
영화는 역시 혼자 조용히 감상하는 게 제일!!!
'음모자'는 못 봤고, '써니'는 봤는데요... 재밌었어요. 강추함!!!!!!!!

꼬마요정 2011-07-13 14:05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pek0501님~^^
이제 기분 많이 좋아졌어요. 많은 님들께서 위로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음모자 정말 재미나요~ 꼭 보세요~~^*^
써니는 아직 못 봤는데 다들 재밌다고 하네요, 것두 보러 가야겠어요~ㅋ

영화관에서 안 떠드신다니 정말 좋은 분이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