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선배네 사무실로 처음 출근했다. 

지난 주 금요일 회식으로 산행을 하고 안면은 다 텄지만 술 마시고 술 취한 모습 보여준 게 좀 마음에 걸린데다(ㅜㅜ) 일 배우러 간 거라서 설레고 무섭고 그랬다. 

갔더니 아직 내 자리도 없고.. 자리야 만들면 되고, 아직은 사수 밑에서 배울 게 있으니까 뭐.. 

첫날은 정말 할 일이 없었다. 

양도세 신고 두 개 하고, 경정청구 할 때 감면세액에 대한 농어촌특별세에 부과되는 게 무신고가산세인지, 과소신고가산세인지, 환급세액과 가산세를 퉁칠 건지 아니면 받고 내고 할 건지 고민하고 물어보고 하다가 하루가 지났다. 심심해서 멍하니 있기도 했고, 잠깐 졸기도 했고..   

다음날인 오늘.  

난 당연히 별 일이 없을거라 생각하고 룰루랄라 오늘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때울까 하고 갔는데.. 

헉... 갑자기 일이 많아졌다. 

일단 엑셀 다룰 줄 몰라서 그거 붙잡고 끙끙대다가 실수로 날려서 다시 하느라 오전이 다 갔고, 따로 주어진 임무 때문에 선배한테 한 수 가르침 받는데 1시간 넘게..ㅜㅜ 다시 주어진 다른 임무 때문에 왔다갔다.. 심지어 야근할 거 있으니까 남으래서 남아있었더니 내일 아침에 하자고 그냥 가란다. 해운대에서 우리집까지 한 시간 거리니까...고픈 배를 부여잡고 지하철 타러 가는데 같이 가던 여직원분이 -남편이 미국인. 영어 엄청 잘한다... 부럽^^;;- 만두 사 줘서 맛나게 먹었다. 

추석 전에 나올거라던 명함이 직원 실수로 오늘 나왔다. 

내 이름이 적힌 명함을 보니 괜히 웃음이 났다. 얼른 부모님이랑 동생들한테 자랑해야지~~  

이틀 사무실에 나간 결과.. 왠지 나는 무능력한 사람인 것만 같았다. 

할 줄 아는 일도 별로 없고, 사무실 돌아가는 분위기도 적응 잘 안 되고.. 심지어 선배 스타일이 일을 던져놓고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라 더 더욱 어렵다는..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다시 다짐해본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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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2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잉, 첫 출근부터 완벽하게 척척 해내는 사람 너무 무섭잖아요..
후배가 넘 잘 하면 선배는 뭘 먹구 살라구요. ^^

저도 화이팅 빌어드립니다!!!

꼬마요정 2011-09-20 23:34   좋아요 0 | URL
네.. 원래 그려려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려고 간 거니까요..ㅎㅎ
그래도 사람 욕심에 척척 잘 해내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게 참..^^;;

화이팅 감사해요~^*^

pjy 2011-09-2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째날은 아무래도 페이크^^? 둘째날 야근이 언급되는걸 보니 앞으로~ 자의든 타의든 열혈직장인되시겠습니다ㅋ

꼬마요정 2011-09-21 14:17   좋아요 0 | URL
페이크였어요..엉엉.. 지금도 너무 잠이 와서 잠깐 들어왔는데 일이 쌓여버렸어요..ㅠㅠ
 

어제 낮. 비둘기들이 울 집 난간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막내가 그 모습을 보더니 새들 밥으로 줄 거 없냐고 묻는다. 

길고양이 밥 잘게 부숴서 주라고 했더니 좋다고 부순다. 

난간으로 가서 "새야~ 밥 먹어라~" 정답게 부른다. 

신기하게도 밥을 든 동생을 알아보고 새들이 도망가지 않는다. 

마침 아빠가 나오시며 잔소리 하신다. 

"쓸데없이 또 뭐하는 짓이고?" 

막내는 시부직 웃으면서 대답한다. 

"귀엽잖아~~" 

귀엽잖아..라니. 그 말을 하는 막내가 어찌나 귀엽던지.  

새들 배가 고플까봐 밥도 챙겨주고..  

집에서 불쌍한 길냥이들 돌보고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가 아직 20살도 안 됐지만 막내가 예쁜 마음씨를 잃지 않고 자란 게 너무 고맙고 귀여웠다. 

 

그런데 이러다가 집이 온통 길동물들로 가득차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된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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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9-2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저희 집 베란다에 붙은 에어콘 환풍기 위에다
곡식을 좀 뿌렸는데, 자주 새가 와서 먹더군요. 그런데 새똥이 차츰 덕지덕지 붙는 것을 보고 아래집에서 화낼까봐,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답니다... ^^

꼬마요정 2011-09-20 21:45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안타까운 사연이.. 그렇군요. 새똥이 문제로군요..크헉 ㅜㅜ
얘들아.. 똥은 딴 데 가서 싸면 안 되겠니..??^^;
 

금요일 오후.. 해운대 장산에 올랐다. 

 

나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올라갈 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아픈 다리 이끌고 턱까지 차오른 숨 때문에 헉헉 거리면서도 정상을 향해 올라야 하는 그 강박감이 싫다. 게다가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올라갔는데 다시 내려와야 한다. 아.. 이건 뭐.. 

근데 어릴 때부터 아빠랑 동생이랑 산에 자주 갔다. 그 때는 아무 생각없이 잘 다녔는데 언젠가부터 산에 간다하면 힘들다..란 생각이 앞선다. 저질 체력이라 그런가보다.

금요일 등산은 꼭 가야했기에 올라오는 불평을 속으로만 삼키고 기우제 지내야겠다는 식의 쓸데없는 농담이나 해댔다. 

성격상 한 번 시작하면 제대로 해야하기 때문에 - 특히 몸으로 때우는 건 오기가 나서 잘 한다. 체력장 때 하던 철봉에 오래매달리기도 오기 하나로 만점!! - 정말 열심히 올랐다. 

같이 갔던 선배가 "등산 잘 못한다고 하더니 잘 타네.. 심리적인 문제였구나.. 올라가면 내려와야 한다는..ㅋㅋ" 이라고 할 정도로 정말 열심히 걸었다.ㅜㅜ  

열심히 열심히 영차 끙차 했더니 제일 먼저 정상을 밟았다. 부산 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을숙도가 구름에 둘러싸인 모습이 예뻤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난개발이 심하구나.. 였다. 온통 고층 아파트에, 산에서 내려다보기도 힘들만큼 높게 지어져 해운대 바다를 사유화 하려는 건물들..

열심히 올라왔는데 이런 느낌을 받으니 서글펐다. 우리는 언제쯤 서로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과연 모두와 함께하는 그런 세상이 올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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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등산을 좋아하지만, 산은 대충 슬쩍 밑에서 산책하는 정도고요~ 힘들면 주저앉아서 먹다가 놀다가 내려오기도 합니다만^^; 저와 다르게 꼬마요청님은 할땐 제대로, 완벽하신걸 좋아하시는군요~

꼬마요정 2011-09-18 17:56   좋아요 0 | URL
그래서.. 힘든 건 잘 안 하려고 하죠..헤헤

루쉰P 2011-09-19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등산을 해서 저런 큰 깨달음을 깨우치고 내려오시다니!! 모두와 함께하는 세상이라 크흑!! 전 정상에 오르면 소주와 컵라면을 먹고 내려오는 그 맛에 산행을 갑니다. ^^
저 역시 먹고 내려오면 왜 올라가나 하거든요. 이건 뭐... 직장 출근해서 퇴근할 때라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근성 있는 여성이시군요. 21세기를 여는 신 여성 답습니다.

꼬마요정 2011-09-19 17:34   좋아요 0 | URL
소주와 컵라면과 뜨거운 물을 가지고 가시는 거에요?? 와우~~~

신여성이라니 왠지 부끄럽습니다.^^

감은빛 2011-09-2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산이라면, 제가 오랫동안 살던 동네 뒷산이네요.
어릴적에 장산 기슭에 살았거든요.
그땐 일주일에 두세번씩 약수터에 가느라, 산을 올랐어요.

안녕하세요. 꼬마요정님.
반가운 마음에 한마디 남깁니다.

꼬마요정 2011-09-21 14: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감은빛님^^
반갑습니다. 헤헤

장산에 오래 사셨군요. 저, 열심히 올라갔어요.. 흑흑 등산은 정말 어려워요~~~
 

 읽은 지가 한참이라 이제는 다시 읽고 써야할 것 같다. 밀려있는 서평 1호다. 이런 글은 읽고 나면 서평 쓰는 게 두렵다. 워낙 논리정연한데다 너무 잘 썼다. 풍부한 예시에, 자신이 원하는 결말로 이끄는 능력이라니..  

꼭 노벨경제학상 받길 바란다.. 정말로.. 

 

 

 

 

 

 읽고 나서 바로 리뷰를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시기를 놓치니 그 감동이 살아나지 않는다. 어쩌지.. 으흑 

 

 

 

 

 

술탄 살라딘을 읽고 시기를 놓친 건 순전히 이 책 때문이다. 재밌게 읽긴 했는데, 주석도 없고 십자군을 옹호하는 듯한 분위기에 완전 기분 망쳤다.  

너.무 기대했던 탓이다.  

 

 

 

 

 베르트랑드에게 더 애착이 가는 이야기. 마르탱이 귀향하지 않았더라면 둘은 행복했을텐데. 자신의 의무를 버리고 훌쩍 떠났다가 남겨진 사람들이 행복해지니까 돌아오는 이기적인 탕아...라고 욕하고 싶지만, 사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고향을 그리니까.. 

하지만 베르트랑드가 너무 안 됐다. 겨우 사랑이 가득한 가정을 가지게 됐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 책. 사관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된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와 이 책은 엄청난 시각 차이가 있다. 

여튼 재밌다.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으흐흐.. 이런 식으로 적어놓고선 서평 안 쓰고 도망가려고 꼼수 부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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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9-12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탄살라딘과 십자군이야기,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이야기는 하나로 묶어서 읽어야죠.
시오노 나나미는 그럼에도 대단한 이야기꾼 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관점이야 ..우리는 그게 당연한 거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교.육. 받아왔죠.ㅎㅎ

꼬마요정 2011-09-13 22:15   좋아요 0 | URL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이야기는 아직 안 읽어봤어요. 것두 읽어봐야겠네요.

시오노 나나미가 대단한 이야기꾼인 건 맞아요. 하지만 그녀는 역사소설과 역사책의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들고 있더라구요. 일본 군국주의의 이상향을 그리는 듯한 사관이 거슬리는 건.. ㅜㅜ

사관이 정말 중요해요!!! 균형잡힌 시각!!

반딧불,, 2011-09-14 21:0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본 군국주의의 이상향을 그리는 듯한 사관.
이것이 보이는 작가들 중에 최전선에 있다는 것.
그리고, 정말 잘 팔리는 작가라는 것.

일본 작가의 그런 성향을 발견하고 흠칫할 적이 너무나 많다는 것.
그렇기에 결국은 우리나라의 문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뼛속 깊이 하게 된다는 겁니다.

꼬마요정 2011-09-18 01:54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우리나라 문학 발전 시켜야해요!! 크흑

루쉰P 2011-09-1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관이야말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시오노 나나미의 관점이 십자군을 옹호하는 듯한 분위기라면 전 그 책을 사는 것을 주저할 수 밖에 없겠네요. 균형 잡힌 시각은 그야말로 환상이어서 글쓴이의 주관이 곧 역사관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프레임에 맞게 자료를 수집하고 쓴다면 그것은 별로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합니다. 전 사실 십자군 전쟁에 대해서는 이슬람의 살라딘을 더 옹호하는 편이거든요.
전 서평 쓸 책이 이제 20권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읽고 쓰는 속도에 비해 책 사는 속도가 5배는 빠른 것 같아요. 푸하하하! 그래도 왠지 지금 안 사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사고 있는데 이제는 속도를 좀 조절하려고 합니다. 헤헤헤 하지만 전 개인적인 소신이 사는 것과 서평은 별개라고 생각하기에 일단 지르고 보아요. -.-

꼬마요정 2011-09-13 22:1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답니다. 책 사는 속도는 머 이젠..ㅡ.ㅜ

저도 십자군은 아무리 포장하고 또 포장해도 침략의 역사라고 생각해요. 거기다가 신이 원하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까지... 루쉰P님 말씀처럼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의 프레임에 맞게 자료를 수집하고 심지어 자신의 원하는 바에 맞는 자료가 없다면 상상으로 만들어내기까지 한답니다. 그러니 주석이 없죠..
 

책장 정리는 너무 무서운 일이다. 

이렇게봐도 저렇게봐도 답이 없다. 이 많은 책들을 어디다 다 꽂아둔단 말인가...ㅜㅜ 

게다가 이런 책장이 가지고 있는 최대 단점인 먼지!!  

쌓이고 쌓인 먼지들 닦는다고 힘들었다.. 으헉.. 

이건 빙산의 일각. 이거만한 산이 두 개 더..ㅜㅜ

이 책장 만들 당시엔 좋다~ 와, 너무 멋지다~ 감탄사 연발이었는데.. 보는 사람들 모두 부러워했는데..ㅡ.ㅜ 

애물단지다. 여기 다 들어가기만 한다면 상관없지만 책장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  

어떻게 정리해야 깔끔하고 멋지게 될까..  

오늘도 고민하며 먼지만 닦다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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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1-09-11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보니까 책장이 되게 작아보인다. 방 한쪽 벽면을 다 차지하고 있는데.. 쩝 게다가 너무 지저분.. 부끄럽군

다락방 2011-09-1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저건 벽돌인거에요? 벽돌로 만든건가요? 멋져요! 한쪽벽에 책이 가득한게 눈에 확 들어오는데요! 졸네요,벽돌. 음 이사갈땐 벽돌도 가져가야겠죠?

꼬마요정 2011-09-11 22:47   좋아요 0 | URL
벽돌 쌓고 나무판 얹고, 벽돌 쌓고 나무판 얹고.. 처음엔 멋졌더랬죠..ㅜㅜ 아니에요.. 아니에요.. 엉엉 너무 지저분해보여요..

이사갈 때 꼭 챙겨가야죠!!!^^

마노아 2011-09-12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돌 책장 독특해요! 맨 위 사진은 꼬마요정님 사진인가요? 안타까워라, 사진이 다 안 보여요..ㅜ.ㅜ
꼬마요정님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셔요!!

꼬마요정 2011-09-12 20:31   좋아요 0 | URL
사진은.. 음.. 동생이랍니다.^^ 일부러 안나오게 찍었어요~^^;;

마노아님두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1-09-1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ㅋㅋㅋㅋ 이런 사진 넘 좋네요. 그래도 깔끔하신 걸료!!

웃다가 제 책장보니 한숨나오네요...흑흑ㅠㅠ

꼬마요정 2011-09-18 01:55   좋아요 0 | URL
와우~~~ 칭찬 감사해요~~^^
사진이 이쁘게 나왔나봐요.. 얼마나 지저분하다구요..ㅜㅜ

책장 정리 중이라서 정리 다하고 나면 다시 찍어서 올릴거에요~^^
그날까지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