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지도 벌써 두 주가 되어간다.

 

와서 참 많은 일들을 했다.

 

뿌듯하다.

 

친구도 만나고, 선배도 만나고, 서점도 찾아보고, 미술관도 가고, 뮤지컬도 보고, 삼청동 길도 걸어보고, 북촌 한옥마을도 가보고, 인사동도 가고, 클럽도 가고, 이태원도 가고, 재즈공연도 보고... 헥헥

 

내일은 날씨만 괜찮다면 종로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 볼까 싶다.

 

매일 아침 2호선을 타야하는 게 너무나 너무나 힘이 들고, 길을 몰라서 헤매는 게 피곤하긴 하지만 뭐..

 

지난 주에는 서초역에 못 내려서 강남까지 가서 돌아가는 통에 지각했고, 첫날은 지하철이 서행하고 멈춰서는 등 늦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해 지각했고, 둘째날은 비가 와서 지하철이 너무 너무 늦어 지각했고, 오늘은 늦잠 잔 데다가 늦어서 탄 마을버스에서 내리기를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리는 통에 완전 지각했다.

 

강남 교보문고 가려면 강남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역삼에 내려서 죽도록 뜻하지 않게 테헤란로를 열나게 걸었고, 교육장까지는 아직도 더 빠른 길 몰라서 돌아오는 길을 택해서 열나게 걷고 있다.

 

내가 받아야 할 교육은 아무래도 지도 읽는 법 이런 거 인 듯...

 

사람들이 스마트폰 버리라고 한다. 쓸모없다고..ㅠ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연 2011-12-0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취직하셨나봐요^^ 조금 지나면 익숙해지시겠죠..ㅎ

꼬마요정 2011-12-11 13:54   좋아요 0 | URL
아~ 서울에 한달동안 연수 받으러 왔거든요.. 솔직히 지방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시스템에 분통 터지고 있구요.. 하루 네시간 교육 하면서 숙소도 주지 않고 한 달을 잡아두고 있답니다.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말이에요..ㅠㅠ

루쉰P 2011-12-09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서울 구경은 힘들어요 저도 가끔 나가는데 기절할 판입니다 ㅋ

꼬마요정 2011-12-11 13:54   좋아요 0 | URL
저는 매일 기절..ㅠㅠ 아침에 합정에서 방배까지 죽을 맛입니다.

하양물감 2011-12-09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저는 그나마 아는 곳이 그 동네인데, 최근에 간적이없으니 가물가물....다시 간다면 저도 헤매겠죠? 전 서울갔을때 경찰아저씨 도움도 제법 받았어요. ㅋㅋㅋ

꼬마요정 2011-12-11 13:55   좋아요 0 | URL
경찰 아저씨에게 도움이라도 받아야겠어요~ㅋㅋ 경복궁 쪽으로 가니까 경찰들 진짜 많더군요.. 파란지붕 아저씨가 겁이 많은지 말이에요..하하
 

한 달 동안 교육 때문에 서울에 오게 됐다. 

부산에서 출발할 때.. 기분이 착잡했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떠나는 기분은.. 묘하게 설레이기도 하지만 은근히 두렵기도 하다. 

서울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을 느낀다. 

변화에 대한 저항, 두려움..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 열정... 

나를 돌아본다. 

내 몸집만한 캐리어를 선반에 올리고 도도한 척 원두커피를 마신다. 

속으로는 불안해하면서도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면 여유롭게 손으로 펜을 돌린다. 

귀에 꽂은 이어폰은 타인의 다가섬을 차단시키는 단절의 도구. 

난 그렇게 혼자만의 세계에서 외로워한다. 

기차 안을 둘러보니 늦은 시간임에도 들뜬 얼굴로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계속 불안하다. 

이 불안감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불안한 걸까.. 

  

사실, 난 답을 알고 있다. 

교육이 끝난다는 건.. 나에게 주어진 조금은 자유롭던 시간들, 책임, 의무란 단어들에서 도망치던 그 시간들이 끝난다는 걸 의미하는거니까. 

난 도망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춰지길 바랬는데..  

 

다 잊어버리고 일단 이 시간들을 즐기려고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강연 있는 거 들으려고 하니까.. 기말고사 기간이라 강연도 없다.. 

ㅜㅜ 

쳇..  

리움에 가려고 했다가 어제는 월요일이라 못가고 오늘은 늦어서 못갔다. 

내일은 가야지.. 

어디가지.. 뭐하지.. 아.. 비가 안 오면 좋겠다.

새롭게 펼쳐질 시간들이 좀 부담스럽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루쉰P 2011-11-2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담스러워도 가는 시간 즐거워도 가는 시간 이왕이면 좋은 시간 쪽으로 만드세요 ^^ 그나저나 서울에 오셨다니 ㅋㅋ 넘 좋으시겠어요 ㅋㅋ 서울 구경 좀 실컷 하세요 ㅋㅋㅋ

꼬마요정 2011-12-01 15:55   좋아요 0 | URL
루쉰님도 만나고 하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요즘 서울 교통에 적응한다고 힘들어요.. 지하철이 서행하고, 연착하고.. 부산에서는 거의 그런 일이 없어서 지하철 타면 제시간에 갈 수 있거든요. 못 내리는 일도 거의 없는데, 이건 뭐.. 월요일에는 연착하는 거 몰라서 지각하고, 수요일에는 더 일찍 나왔는데 비 오는 바람에 더 늦어져서 지각하고, 오늘은 못내려서 두 정거장 더 가서 겨우 내려 돌아오는 바람에 지각하고..ㅠㅠ
 

뭔가 내가 하는 일을 강하게 비난하는 사람이 생겨버리면.. 나는 주눅이 들어버린다. 

처음엔 그 비난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생각할수록 좀 화가 난다. 

자존심이 다친건지, 내가 틀려서 당황한건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 일이 끝나봐야 내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알 수 있는 상황.

그저 흘려버리고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대로 해야지.. 해도 그게 쉽지가 않다. 

오늘 오전에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예상치 못한 비난.. 혹은 비판을 듣고 정신이 멍해졌다. 

내 판단이 틀린걸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이 한낱 소풍 준비 따위로 취급받는 건.. 좀 마음이 아프다.  

나름 내가 상황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마음이 찜찜하다.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건 할 일도 많고 신경쓸 일도 많은데 이런 비난을 받은 사실로 계속 기분이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 

털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결정은 끝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뭔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을 하는데 비난을 받는다면...

 

마음 하나 털고, 버리고, 바꾸는 게 너무 힘들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1-11-21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꼬마요정님과 너무 똑같이 주눅이 팍 들어버려요. ^^
강하게 비난하지 말고, 살살 타일러주면 좋을텐데 하면서 며칠동안 속으로 곱씹죠.
사실, 세상에 완전히 옳은 것도 완전히 틀린 것도 없잖아요? 내 의견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을 수 있는건데, 타인이 강하게 왈가왈부하는건 우월성 증명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아요.

하지만 털어내지 않으면, 그만큼 에너지를 뺏겨서
다른 일에 투자할 유용한 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은 확실해요. 그래서
빨리 털어내라고 하나봐요. 저는 너무 화가 나면 혼자 종이나 인터넷에 열심히 긁적여요.
그사람이 잘못한 것, 내 의견이 맞는 것들을 주욱 쓰죠. 그러면 좀 속이 가라앉아요.

그리고 생각을 끊어내기 위하여,
어느 순간 그 상황에 대해서 다시 되새기는 저를 발견하면 생각을 멈추고,
명상법 비슷하게, 제 코에 대해서 생각해요. 즉 현실적인 감각에 대해서요.
아, 코가 간지럽네, 코 모양이 어떻더라,, 집중해서 계속 집중해서.... ^^

기분 푸세요, 본인 손해잖아요! 아는데도 어려운게 마음이예요!

꼬마요정 2011-11-27 00:54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마고님~~ 학술토론 모의연극 때문에 정신 없어서 댓글을 너무 늦게 달게 되었어요~~ 죄송^^;;

어제 모의연극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사람들의 호응도 좋았고, 기대 이상으로 잘 했다는 반응이어서 정말 기뻤답니다. 이 일을 하고 나니, 이 일 때문에 비난을 받았던 게 아무 일도 아니게 되었어요. 주눅은 들었지만, 끝까지 털어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제 뜻대로 밀고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이 일을 경험삼아 아마 앞으로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팍팍!!

저도 생각 끊어내고 싶을 때 '코'에 집중해야겠어요. 좋은 방법이에욤~^*^ 격려 감사해요 마고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들을 결정해야한다. 

쏟아지는 사건들 속에서 중심 잡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일단..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거절할 명분도 충분했는데 욕심을 부린 이유가 뭘까..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공명심 때문일까나.. 

언젠가는 나도 이런 공식행사를 만들어가는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덜컥 떨어진 일에 어안이 벙벙하다. 

그것도 요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주제를 가지고 연극형식의 학술토론을 해야한다니.. 

뭘 알아야하지.. 윽  

하지만 힘든만큼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자료를 모으는데.. 너무 두루뭉실, 실무적인 이야기가 없다. 

어떻게해야 멋지게 잘 해낼 수 있을까나...흠... 

 

허허.. 그저 어이없는 웃음만 나올 뿐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jy 2011-11-1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술토론만으로도 윽! 근데 연극형식은 또 뭐랍니까? 물론 꼬마요정님은 멋지게 잘~~~아자!아자! 홧팅!!!

꼬마요정 2011-11-21 14:04   좋아요 0 | URL
흑흑 정말 잘 할 수 있을까요.. 걱정이 앞섭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루쉰P 2011-11-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난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가는 겁니다. 시작부터 기 꺾이면 아무 것도 못해요. ㅋㅋㅋ 실패해도 돼요. 그건 좋은 경험이 되니까요 ^^ 긴장하는 것도 건강에 종종 좋습니다. ㅋㅋㅋ

꼬마요정 2011-11-21 14:0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실패해도 괜찮겠죠? 서울에서 다 내려와서 부산팀 못한다고 깔보지 않겠죠? ㅜㅜ 어쩌죠.. 너무 걱정돼요..ㅠㅠ

페크pek0501 2011-11-21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중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것 그 자체를 행복으로 알고 즐겨 보세요. 뭔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윤곽을 조금씩 잡아 간다는 게 멋지잖아요.
제가 논문 쓸 때 그랬거든요. 잘 모르는 길을, 이거 맞나? , 하면서 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끝내고 나면 별 것 아니었네, 하게 되는 것...

꼬마요정 2011-11-21 14:06   좋아요 0 | URL
끝내고 나면 별 것 아니었네.. 아.. 정말 그런 기분 느끼고 싶어요~~~ㅜㅜ
 

또 넘어졌다.. 

 

내 다리는.. 지푸라기인가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jy 2011-11-1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살얼음이 판치는, 빙판이 기둘리는 계절인데요-_- 자, 우리 조심합시다! 정신 단디 챙겨서 댕깁시다^^;

꼬마요정 2011-11-11 21:59   좋아요 0 | URL
흑흑.. 다리에 꼭 힘주고 다녀야겠어요ㅜㅜ

pjy 2011-11-14 10:55   좋아요 0 | URL
위험하고 날씨 추워서 힘주고 걸었더니 허리가 쑤시고요-_-; 겨울은 이제 시작인데요~ 우리 조인성이가 선전하는 스테끼먹으면서 보양 좀 해야겠어요ㅋ

꼬마요정 2011-11-14 14:08   좋아요 0 | URL
그저께 조인성이 선전하는 스테이끼 얻어먹었더랬죠~ 하하
랍스터는 좀 그랬지만 스테이크는 괜찮더군요.. 먹고 나도.. 다리 힘 없는 건 여전하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