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해충박멸회사의 광고를 보면 문득 무서워진다.

 

그들이 생각하는 해충이 너무 많은데다 죽이는 방법을 너무 자세하게 알려줘서이다. '개미'를 어떻게 몰살시키는 지를 알려주면서 씨익.. 웃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너무 충격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해충들이 나열되는데,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개미, 나비.. 이런 애들이 해충이 된 걸까...

 

2. 한번씩 아고라를 보게 되는데...

 

죄 없는 길동물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가 치밀 때가 있다. 그냥 죽이는 것도 아니고 생명을 '가지고 노는' 그 참상들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하긴, 아이들이 죽어도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으니 하물며 동물에게까지 '관심'이 있으랴...

 

3.. 중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이 얼마 전 학생과 '난투극' 아닌 난투극을 벌였다고 한다.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자신이 버림받았다고 여기는 남학생인데, 학교에서 도망치는 걸 교문 앞에서 잡았다. 아이는 도망치려고 하고, 선생님은 잡으려고 하고..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데, 가슴이 짠했다. 동생 말이.. 그렇게 문제를 일으켜야 관심 받는다고 생각해서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고.

 

생각해보면.. 경제가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미처 뒤따라오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정치, 문화, 인권...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사실..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면 적이라고 생각하여 포용하지 못하는 마음들.. 아침부터 뭐가 이렇게 심란한지 모르겠다.

 

* 뱀발 ㅋㅋ

 

인터넷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사실 택배 기사님들께 미안하다. 엘레베이터가 없는 5층에 살아서..ㅠㅠ

그래서 마주치면 시원한 음료수라도 드리려고 늘 냉장고에 작은 병에 담긴 음료수들을 챙겨두는 편인데, 언제부터인지.. 기사님들이 그냥 문 앞에 두고 가신다. 전화를 안 주신다. 아는 집이라서..ㅠㅠ 전화 주시면 주머니 안에 음료수 넣어뒀으니 가져가시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래서 택배가 올 날에는 아침에 포스트 잇에 음료수 '하나씩' 들고 가시라고 적어둔다. ㅋㅋ 꼭 하나씩.. 왜냐하면 택배가 두 개 오는 날에 음료수 두 개 넣었는데 한 분이 다 들고 가시면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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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6-2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는 요즈음 사회이다 보니
'나보다 힘이 아주 여리고, 앙갚음을 받지 않겠다 싶'은 길동물을
괴롭히는 사람이 부쩍 늘어나지 싶어요.

그리고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돌리고 퍼뜨리고...

..

시골에서도 '나비'를 끔찍한 해충으로 여긴답니다...

꼬마요정 2014-06-28 11:55   좋아요 0 | URL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스트레스로 가득하게 되었을까요.. '사람'에게도 약하면 함부로 하는 세상이니.. 에휴..

시골에서도 나비를 끔찍한 해충으로 여긴다구요? 정말요? 나비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나봐요 ㅜㅜ

루쉰P 2014-06-2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택배 아저씨를 배려하는 새색시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글이군요 ㅎ
잘 지내시죠? 저도 오랜만에 와 봤어요 ㅋ

꼬마요정 2014-06-30 16:48   좋아요 0 | URL
아~~ 루쉰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시죠? 너무 반갑습니다.
루쉰님의 멋진, 삶이 담긴 서평 읽고 싶습니다.^^
 

한가로운 토요일, 잡지를 열심히 읽던 신랑이 한 마디 한다.

 

"고전을 읽어야겠어."

 

집에 책이 얼마나 많은데.. 자, 이것들이 모두 고전이에요. 라고 말해주며 하나 하나 읊어줬다.

 

그랬더니 우리 신랑 하는 말...

 

"그러니 어서 몬테크리스토 백작 예쁜 책으로 사줘."

 

잉? 예쁜책?

 

그렇다. 신랑은 내가 갖고 있는 20년이 다 되어가는 책들은 전혀 읽고 싶어하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예쁜 책, 깨끗한 책을 원한다. 책을 펼쳤을 때 먼지 안 나고, 책 곰팡내 같은 퀴퀴한 냄새가 안 나는 책을.....

 

테스도, 적과 흑도, 몬테크리스토 백작도 아직 읽지 않은 그를 위해 새 책을 사야 하나...

집에 있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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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5-1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몬백작이라니, 엄청난 책을 읽으시려 하네요~ 하기는 반딱반딱 새책도 좋겠지요~

꼬마요정 2014-05-11 21:16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옆에서 사달라고 난리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0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옛날 책들은 너무 줄이 빡빡한 경우가 있어서 읽기가 만만치 않죠.

꼬마요정 2014-05-11 21:17   좋아요 0 | URL
음.. 그렇기도 하겠네요..ㅎㅎ 울 신랑 넘 웃겨요..^^
 

그 날은 비 온 뒤라 공기도 깨끗했고, 햇빛이 비춰서 따사로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간병 생활이 끝났다. 혈압도, 심박수도, 호흡수도 정상이었지만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나는 간호사를 부르고, 간호사는 의사를 불렀다.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처럼 침착한 표정으로 들어선 의사 선생님은 청진기를 대고 한참을 있더니 시계를 봤다. "10시 43분, 돌아가셨습니다."

 

사망선고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시계를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의료직에 종사하는 시누이들은 알면서도 아니라고 믿고 싶어했다. 죽음은... 그렇게 순식간에 찾아왔다.

 

사망선고가 내려진 뒤 어머님은 이 생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아무 반응이 없었다. 마지막 3일을 너무 고통스러워하셨다. 진통제도 안 들어서 몰핀을 맞으시면서도 아파하셔서 결국 수면제를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신장이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해 다리는 이렇게 부을 수 있나 싶을만큼 퉁퉁 부어 너무 무거웠고, 침도 삼키지 못해 거즈에 물을 묻혀 입술만 적실 뿐이었다.

 

위급했던 당일은 온 가족들 다 만나보시려고 돌아가시지도 못하고, 다음날은 큰시누 결혼기념일이라 견디시고, 그 다음날은 신랑 생일이라 버티셨다. 그렇게 3일을 아파하시면서도 이 생의 끈을 놓지 못하시더니, 다음날 아침 모두 아침 다 먹고, 커피 사 와서 웃으면서 추억을 얘기할 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자식들이 모두 모여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거 들으시다가 돌아가신 거다. 모두에게 자신과 이별할 시간을 주시고 말이다.

 

어머니는 위대하다고 하는데, 시어머님을 보고 느꼈다. 마지막 가시는 길마저 그 고통을 겪으시면서도 끝까지 자식들 좋은 날 다 피하고, 생전에 하시던 말씀처럼 춥지도 덥지도 않을 때... 자식들 편하라고..

 

그래도 아들 얼굴 실컷 보셔서 마음이 놓인다. 암이 재발한 이후부터는 어머님과 밥도 자주 먹었고, 꽃구경도 갔고, 병원에도 매일같이 갔다. 자영업이다 보니 시간을 쓰는 게 나름 자유로워 할 수 있었다. 지금 일한다고 어머님께 자주 못가면, 신랑이 나중에 많이 후회할 거 같았다. 괜찮은 선택이었다. 돈이야 어차피 계속 벌면 되는거니까.

 

장례가 끝나고... 매일 가던 병원에 안 가니 이상했다. 지금 병원 갈 시간인데..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사람은 살아간다. 신기한 일이다. 태어나서 살아가다 죽는다. 누구나 다 죽지만, 죽음은 슬프다. 빈 자리는 어떻게든 메워지지 않는다. 함께 하던 시간들은 추억으로 남아 살아있는 사람들 곁을 맴돈다. 그래서 더 슬픈지도 모르겠다. 부재의 고통으로 많은 것들은 아름답게 남는다.

 

이제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내가 신랑을 만났을 때부터 어머님은 편찮으셨고, 신랑은 나를 만나기 이전에 이미 아픈 어머니와 함께였다. 결혼하고는 언제나 가족들에게서 전화가 오면 깜짝 깜짝 놀라곤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오는 전화에 놀라지 않는다. 그 변화가.. 씁쓸하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나는 이미 많은 후회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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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5-08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과 죽음이 모두 햇볕과 따스한 바람으로 찾아와서는 살며시 눈을 감으면
곁에서 지켜보던 분들과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는 분도
맑은 넋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아름답게 살고 아름답게 사랑하며 아름답게 웃으면 되리라 생각해요.
부디 포근히 쉬셔요.

꼬마요정 2014-05-09 21:30   좋아요 0 | URL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고맙습니다. 모두가 맑은 넋이 되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답게 웃고, 사랑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노력해야죠.. 정말 고맙습니다.

blanca 2014-05-0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이 어머님의 마지막을 지키신 모습 보니 슬프기도 하고 또 그렇게 자식들 추억 속에서 돌아가신 모습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그간 간병으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셨을 텐데 잘 추스르스시기를 바랍니다.

꼬마요정 2014-05-09 21:30   좋아요 0 | URL
간병할 때는 조금 지치기도 하고, 힘들다고 느끼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정작 아픈 당신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런 마음들이 무척 죄스럽더라구요. 사람이 참 간사합니다. 위로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루쉰P 2014-05-09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말을 해야 할 지...
그냥 이럴 때 침묵하고 싶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 까? 그건 저도 평생의 고민이에요.

꼬마요정 2014-05-09 21:31   좋아요 0 | URL
저도 참 뭐라 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오히려 말없는 위로가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하구요. 정말 고맙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평생 고민해야겠죠? 그것이 인생인 모양입니다.

마태우스 2014-05-1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고통없는 곳으로 가신 게 더 편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저희 아버지도 10년간 병치레 하시고, 마지막 3년은 병원에 누워만 계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전 아버지가 빨리편안한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돌아가니까, 제가 원망도 많이 해서 그런지, 사흘 내내 눈물이 나더라고요.

꼬마요정 2014-05-11 21:16   좋아요 0 | URL
아.. 마태님도 고생 많이 하셨네요. 맞아요.. 마지막엔 너무 아파하셔서 다들 어머님의 죽음을 그나마 받아들이더라구요. 정말.. 괜찮으시다가 순식간에 못 드시게 되더니 위독해지시더라구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울 엄마 아빠한테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신랑과 내가 한동안 푹 빠져 있던 오락이 하나 있었다. 행복한 거리..라는 게임이었는데, 거리에 마을 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게임이다. 물론 끝없이 확장이 가능하고, 집과 가게들과 오락 거리들과 나무 등 만들고, 해변가, 돌산, 숲 속, 철광 등 영역을 넓혀 나갔다.

 

그런데.. 모든 것이 그렇듯 열심히 하던 오락거리에 시들해졌다. 나는 점점 내버려두기 시작했고, 그 틈을 탄 신랑이 나의 행복한 마을을 '점령'했다.

 

이 마을의 건물들은 모두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는데, 그러려면 돈 뿐만 아니라 갖가지 재료들이 필요했다. 물약이나 햇살, 돌, 철, 사과 등등 오락을 하면서 시간과 자원을 들여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신랑은 그런 재료들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식민지'인 나의 행복한 거리에서 말이다.

 

나의 거리는 넓어지기 시작했고, 주민 수도 많아지고, 보다 활기차졌다. 신랑이 '관리'해서다. 그러면서 신랑이 하는 말...

 

식민지 수탈론이 이해가 간다. 너의 거리가 보다 수익이 많이 나긴 하는데, 그거 전부 내 마을 위주로 한다.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 시켰다는 둥 그러는데 그거 전부 웃긴게, 다 일제를 위해 만들어준거야. 결국 가장 중요한 것들은 너의 거리에 쓰지 않아. 다 내 거리로 가져가지. 오락하면서 이렇게 섬뜩한 건 정말 처음이네.

나는 웃었다.

 

맞아요.. 조선에 길 닦은 것도, 비행장을 지은 것도 다 자기들이 수탈하기 유리한 곳에 수탈하기 좋은 방법을 찾아서 한 것들이니까. 만약 조선인들이 직접 했더라면 다른 곳에 다른 방법으로 지었을텐데. 그리고 짓는 대가도 보다 정당하게 받아가고.

 

우리는 마주보며 웃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무척 슬펐다. 아... 언제쯤...

 

* 따옴표 어떻게 하는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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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시다. 거의 10년 전에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으신 후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작년 3월, 재발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서울 아산 병원까지 힘들게 검사 받으러 가셨고, 기차가 오는 시각에 맞춰 마중을 나갔다.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가셨지만, 병명을 안고 오신 모습은 정말 '병자' 같았다. 사람이 '말'에 갇힌다는 건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완치'와 '재발'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의사는 6개월에서 1년을 이야기했다. 이제 1년이다. 시어머니는 여전히 편찮으시지만, 그래도 살아계신다. 이제 겨우 환갑을 지났을 뿐인데, 돌아가시기엔 너무 이르다. 죽음이 나이 순으로 오는 건 아니지만, 그 분의 삶을 생각하면... 좀 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한다. 그 말은 진리다. 이미 8년을 넘게 어머님은 편찮으시지 않았나. 그래도 수술하고 몇 년은 조심하시면서 거의 정상인처럼 지내셨기에 다들 덜 힘들었다. 완치 판정 받고 쭉 괜찮으셨으면 좋았을텐데... 재발은 처음과 달랐다. 이젠 운전도 쉽게 못하시고, 진통제를 드셔도 아파하신다. 큰시누 애들 둘을 봐주셨기 때문에 아직도 큰시누 집에 계시는데, 큰시누도 많이 힘들어한다. 그래도 대소변 받아야 하고, 아예 못 움직이는 게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 암 재발 이후 항암은 양산부산대 병원에서 받으셨다. 서울까지 왔다갔다 하시는 게 더 힘들어서다. 응급실을 가거나, 검사를 받으시거나, 결과를 들으러 가거나 하는 등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은 거의 신랑이 하는 일이다. 아무래도 시간을 나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까.

 

지난 주 병원에 가는 길이었다. 무슨 2월에 비가 이리도 계속 오는지... 눈이 왔다가 비가 왔다가 하늘은 너무 흐렸다. 병원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우울하다. 그리고... 급커브 길에 커다란 검은 개 한 마리를 봤다. 이미 차에 치어 한 쪽 다리를 다친 모양.. 무서운 지 그녀석은 도로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다행히 신랑은 피했지만, 급커브랑 안쪽 차선에서는 그 개가 미처 보이지 않았을 거다. 커겅~ 개가 내지르는 비명에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 건 너무 끔찍하다. 그래서 나랑 신랑은 그런 동물들을 보면 여건이 되는 한 묻어주고 가는데, 지금처럼 차들이 달리고 차를 세울 데가 없고 이럴 때는 관할 시청이나 구청에 전화를 했다. 양산 시청에 전화해서 살아있는 개가 도로에 있다고... 빨리 와 달라고 했다. 물론.. 사람들이 올 때까지 그 개가 살아있지는 못할테지만, 더 이상 도로에서 처참하게 있지는 않겠지. 하.. 그럴 때는 언제나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유심히 살폈다. 비도 오고 도로에 차도 많아 치우기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개는 차가 없는 곳에 놓여 있었고, 다음 날엔 없었다.

 

이럴 땐 달리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 개 주인은 아직도 개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도로로 들어선 게 아닐까 싶은데, 가슴이 아프다.

 

3. 인생이 참 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의 병을 안고 계신 어머님과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난 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죽음을 확인했을 때...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그 개도 살아서 계속 도로를 돌아다닐 땐 그렇게 가슴이 떨렸는데, 죽은 모습을 확인하니 그나마 덜 괴로웠다. 이 마음은 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다. 아프다는 것.. 죽도록 아픈 것보다는 죽는 게 낫다는 마음인 걸까. 이제껏 몰랐는데, 정말 놀랐다. 사람한테는 그런 마음이 안 드는데, 왜 동물한테는 그런 마음이 드는걸까. 사람은... 아무리 아파도 옆에 살아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데 말이다. 사람한테도 그런 마음이 든다면, 안락사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인간의 목숨을 동물의 목숨보다 귀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그 말을 온 마음을 다해 행하기는 어렵다. 모든 경구들이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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