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를 참 잘 안보는 듯하면서도 또 보고 싶은 영화는 잘 챙겨보는 편이다.

 

보통 영화는 감독을 보고 선택하라는데 꼭 말 안 듣고 좋아하는 배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해서 결국 혼자 가는 일이 많은데...

 

일단 양조위 나온다고 하면 꼭 보러 가고, 제임스 맥어보이 나온다면 꼭 보러 간다. 그래서 화양연화나 2046, 음모자 같은 영화는 나 혼자 봐야했던...^^

 

배우들이 연기하는 그 모습이 참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콜린 퍼스가 나온대서 아무 정보 없이 킹스맨을 보러 갔다.

 

아.. 영드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로 열연하던 그 젊고 아름답던 모습은 아니지만,(오만과 편견.. 우리 다아시를 위해 근 300분을 몰아보았지.) 갤러해드로 분한 중후한 콜린 퍼스 역시 멋졌다. 왠지 신사는 영국 신사가 제 멋이랄까. 영화 역시 잔인하지만 풍자적인 면도 있고. 그저 애국심이나 이념을 강조하여 악의 축 같은 나라를 설정한 스파이 영화와는 달라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결국 자신들만 살려고 모인 그 이기적인 집단을 폭죽으로 만든 건 감독의 센스라고나 할까. 그들을 두고 죄 없는 사람들이 죽었다고 말한, 환경주의자(?) 발렌타인의 이중성도 돋보였다.

 

 

교회 실험에서 갤러해드가 폭주하는 장면에서는 인간은 결국 호르몬 작용에 좌지우지 되는 로봇인건가.. 싶기도 하고. 만약 시즌 2가 나온다면 꼭 콜린 퍼스 넣어주시길...

 

2. 어제는 순수의 시대를 보러갔다.

 

토요일 저녁 8시 반인데...  아..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ㅠㅠ

남자 어르신들 많던데.. 쩝.. 나중에 알고보니 한국판 색,계라지..ㅠㅠ

 

이 영화 역시... 장혁, 신하균만 믿고 갔다. 아무도 아무도 나랑 이 영화를 보려하지 않아 그냥 혼자 갔다. 일단 배경이 1차 왕자의 난이란 것과 장혁, 신하균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갔는데...

 

뭐지.. 이건.. 역사는 배경일 뿐.. 치정 멜로이긴 한데, 오히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엮는 것이 좀 어설펐던 듯. 마치 일대종사를 볼 때 느꼈던 감정이랄까.

 

다만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끝까지 봤다. 예전에 신세계 볼 때 세조를 볼 수 있다면 아마 이정재가 열연한 그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처럼, 이방원을 볼 수 있다면 장혁이 연기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 말들을 베어낼 때나 이성계 앞에서 흘리지 못한 눈물을 보일 때 아주 매력적이었다.

 

 

 

 

신하균의 김민재 역시 좋았다.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고자 했던 모습이 멋졌다. 사극에도 잘 어울리고, 한 여자만 좋아하고 말이야. 지켜준다는 그 약속 진짜 지키면서... 손 놓지 않겠다던 약속도 지키고..

 

강하늘 연기 역시 괜찮았다. 개차반 타락덩어리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 물론 원래 나쁜놈인 것처럼 보인 게 좀 걸렸지만. 그 당시 자신의 뜻을 펼칠 어떤 길도 막혀 있던 남자의 절망은 그닥 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튼 아주 나쁜놈 연기 잘하더만. 끝까지 찌질한 모습도 보여주고. 신랑한테 이 사람 미생에 나온 장백기 닮았다고 말했더니 신랑이 비웃었다. 장백기 본인이라고. 흠

 

강한나는 예뻤다. 빨간 옷 입고 춤 추는 장면이 참으로 예뻤다. 난 영화나 드라마에서 춤 추는 장면 나오는 걸 참 좋아한다. 세 남자 앞에서 표정이 다 바뀌는 것도 좋았다.

 

근데 확실히 남자 배우들한테 시선이 갔다. 이방원의 비중이 더 많았으면, 정사 장면을 줄이고 김민재의 순정을 더 이유있게 만들 과거나 나왔으면.. 아니면.. 권력 쟁탈전으로 갔어도..

 

역시 영화는 아무 기대 없이, 정보 없이 보는 게 맘 편하다.

 

3. 요즘은 사진을 갔다 붙이기가 쉽지 않아서 아쉽다. 물론 저작권이 중요하니까.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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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디안 2015-03-0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아시 ! 오랜만에 듣는 그 이름이네요

꼬마요정 2015-03-10 00:18   좋아요 1 | URL
김디안님 반갑습니다.^^
아.. 다아시!! 제인 오스틴이 만들어낸 가장 완벽한 주인공이랄까요..^^ 지극히 제 개인 생각입니다만.^^

김디안 2015-03-1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다아시는 제인오스틴의 완벽한 주인공이라는거 동감해요 그리고 브리튼 여성들의 완벽한 남자주인공이기도 하죠 !

꼬마요정 2015-03-11 22:06   좋아요 0 | URL
아아.. 김디안님도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브리튼 여성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역시 다아시가 최고입니다.^^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가며, 혹은 나쁜 일들만 쭈욱 있다가 좋은 일들도 쭈욱 있다가, 어쩌면 나쁜 일들만 가득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가 뭐 그랬다.

 

사실, 전체를 본다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일어난 횟수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나쁜 일이 더 마음에 남게 된다.

 

어제, 아주 좋은 일이 있었다. 막내 동생이 힘들게 노력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신력이 유리 같아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불안해 하는 등 힘들어 했는데 잘 돼서 정말 다행이다.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하고 행복하다.

 

아... 나도 좋다. 뒷바라지는 힘든 일이니까. ㅎㅎ 이제 내 카드 돌려받아야지. 나도 공부를 해 봐서 공부할 때 돈 없고 비참한 기분을 잘 알기에, 동생은 그런 기분을 좀 덜 느끼면 좋겠다 싶어 카드를 줬다. 음... 그런데 이 녀석.. 공부할 때 맛있는 거라도 먹고, 책도 사고 하라고 줬더니 시험 끝나고 술 먹고 노는 데 엄청 썼드만.. 컥

 

동생아. 축하한다.  2년만에 끝내서 정말 대견하다. 물론 살면서 이 시험이 가장 쉬웠다는 걸 알게 되겠지만.. 뭐 그 동안 자신감 없이 고개 숙인 모습이 참 안타까웠는데, 올해 너를 시작으로 울 집 사람들 모두 하나씩 성취하면 좋겠다.

 

삶이란 참 알 수 없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는 건 정말 복 받은 일이다.

 

 

 

 

 

 

 

 

 

 

 

 

 

 

 

 

음.. 갑자기 이 책들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자기 살고 싶은대로 살았다고 할 수 있는 오디세우스와 자신에게 내려진 운명을 받아들인 오이디푸스. 운 좋은 오디세우스와 모든 걸 잃은 오이디푸스. 인생이 오묘하며 예측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나 할까. 모든 사실이 드러난 후 오이디푸스의 선택은 신도, 운명도 아닌 자신이 스스로 내린 것이었다. 운명의 여신이 꼬고 또 꼬아놓은 운명을 따라왔지만, 결국 스스로의 삶을 찾았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 아내와 자식이 식겁하는 동안 열심히 세계여행 하며 놀다 온 오디세우스야 뭐 즐거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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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7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디푸스, 오디세우스, 오비디우스. 단어가 비슷비슷하게 보여서 가끔 혼동할 때가 있어요. ㅎㅎㅎ

꼬마요정 2015-02-08 13:01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모두 오~들이네요~~ ^^

보물선 2015-02-08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임용고시 되셨나보다!

꼬마요정 2015-02-08 13:0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임용은 아니구요~^^;; 약대 가게 됐거든요. 그러고보니 임용 합격자 발표할 때로군요.. 아.. 시험이란 정말 피 말리는 일입니다.

루쉰P 2015-02-1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정말 시험은 피 말리는 일이지요 ㅎ 그래도 투자한 시간 아깝지 않게 성공해서 너무 좋네요 저도 제가 투자한 시간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ㅠ

꼬마요정 2015-02-15 12:46   좋아요 0 | URL
아.. 루쉰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갑자기 추워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그리고 꼭 잘 될 거에요~ 투자한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아요~~ 힘내세요!!^^
 

 

 

 

 

 

 

 

 

 

 

 

 

 

 

데이지 밀러를 읽으면서... 자꾸만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와 좁은 문이 떠올랐다. 왜냐고? 데이지 밀러의 남주인 윈터본이 줏대 없이 굴고,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하니까 말이다. 데이지가 좋으면서도 주변의 말에 휘둘리며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이 마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로체스터나 좁은 문의 제롬이 하는 행동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로체스터는 주변 사람들의 말만 듣고 앙투아네트를 미친 여자로 몰아갔고, 제롬은 우유부단으로 알리사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윈터본은 데이지가 좋지만,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배척당하기에 그녀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바꿔놓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자꾸만 데이지에게 상처를 주는데, 정작 자신은 그걸 모른다. 상대를 상대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바꾸지도 못하고 마지막엔 그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조차도 모른다. 

 

사랑은 정치가 아니다. 힘 겨루기 놀이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맞춰가며 서로를 믿는 것이다. 만나기 전까지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사람들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만 맞춰지겠는가.

 

물론 저 책들이 살던 시대가 모두 그러한 시대였다. 지금처럼 사랑을 숭배하는 시대도 아니었고, 남녀 성역할이나, 신분의 구분이 가혹하던 시대.  나는 지금 태어나서 다행이다.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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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1-18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지 밀러 궁금해요. 저도 읽어볼래요.

꼬마요정 2015-01-19 12:12   좋아요 0 | URL
네~ 짧지만 재미있답니다. 그 재미 안에 화가 나는 부분도 있지만, 정말 제가 그 시대 안 태어난 게 다행이랄까요^^

별이랑 2015-02-06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글 읽다보니 저도 데이지 밀러 궁금해져요.

꼬마요정 2015-02-06 22:52   좋아요 0 | URL
읽어보세요~ 어찌보면 여자나 남자나 둘 다 너무 순진한 건 아니었을까 싶어요~^^
 

요즘 도서정가제 때문에 온 서점에서 할인에 할인을 더해주니, 정신을 차리고 보면  책을 주문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한다.

 

덕분에 택배 아저씨가 하루가 멀다하고 집을 방문하시는데...

 

좀 미안하다. 엘레베이터 없는 5층인데다 책이 좀 무거워야 말이지.. 쩝

 

음료수 하나씩 드리며 힘든 맘을 달래보려고 하는데, 뭐 좋아하시는 거 같으니 조금만 더 주문해볼까나... ^^;;

 

 삽화가 없다지만 얇고 가볍고 작아서 읽기 편할 것 같아 주문했다. 할인을 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사지 않았을텐데, 싸니까 산다는 식으로 나를 설득한다.

 

 

 

 

 

 

 이건 신랑이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마침 잔뜩 할인 받아 샀다. 받아보니 괜히 설렌다. 책 사려고 옷 주문한 거 반품했다. 하하

 

 

 

 

 

 이 책은 전부터 갖고 싶어서 벼르고 벼르다가 이번 기회에 샀다. 한 번 지르기 시작하니 멈출 기색이 안 보인다.

 

 

 

 

 

 

 

 

 

 집에 너무 헌 책이 있어서 그거 버리고 새 책으로 바꿨다. 책도 바꾼다... 할인의 힘이 대단하구나.. 번역이 제일 좋다는 말을 듣고 선택했다.

 

 

 

 

 

 

 

 

 따끈따끈한 신간이네요~~ 드디어 나왔군요~

유리가면은 언제 나올라나..ㅠㅠ

 

 

 

 

 

 

 

 

 

 

 

 

아주 많은 책을 사서 정리 하다 보니 깜짝 놀랐다. 도서 정가제가 말이 많지만, 일단 책을 싸게 살 수 있어 지금 당장은 좋긴 한데, 마음 한 켠이 무겁다. 지금 이렇게 할인을 하면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살까? 그렇다면 책이 비싸서 책을 안 사는 걸까.. 출판사에서 대형 서점이나 동네 서점에 책을 넘기는 가격을 동일하게 만들면 안 되는걸까. 왜 소비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걸까... 법망을 피하는 방법은 많을테고 결국은 또 문제가 되면 또 또 도서정가제를 시행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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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4-11-1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두 요즘 택배아저씨께 죄송해서 책 사는게 머뭇거려지던데 같은 마음이라 반갑네요^^

꼬마요정 2014-11-17 18: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해피북님도 똑같군요. 요즘 다들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사서 쟁여놔도 또 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Breeze 2014-11-1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천일야화 구매했어요. 도서정가제에 앞서 책을 구입하다보니 허걱 놀랠정도로 마구 구입한거 있죠. ㅋ

꼬마요정 2014-11-18 18:28   좋아요 0 | URL
아아.. 집에 와서 한가득 놓여있는 택배를 보니.. 또 맘이 싱숭생숭합니다. 설레기도 하고 살짝 한숨도 나고 말이지요. 이제 사놓은 책들 읽는 게 일이겠는걸요~^^
 

 

 

 

 

 

 

 

 

 

 

 

 

 

어제 문자가 왔다.

 

<인문학에 묻다, 행복은 어디에> 도서 증정 이벤트에 당첨되었다고!!!!

도서는 3-4일 내로 배송될 예정입니다.

 

으하하

 

오늘 책이 왔다.

 

횡재다!!!

 

* 마태우스님 사진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정감이 간다. 근엄하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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