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같은 시간에 운동을 가고,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공부를 하고, 같은 시간에 책을 본다... 가끔 여유 부리듯 커피 한 잔 하고 나면.. 어느새 그게 나의 일상이 되어 버리고 만다... 같은 시간에 인터넷을 하고, 같은 시간에 텔레비전을 보며, 같은 시간에 가족들과 수다를 떨고, 같은 시간에 잠이 든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쳇바퀴를 돌리듯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정확하게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비슷한 일들을 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거겠지...

뭔가 색다른 일이 없을까.. 지루하기만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그런 괜찮은 이벤트를 찾아본다... 그래서 어느날 기분도 낼 겸 가족끼리 외식도 하고, 술도 한 잔 하고, 노래방도 갔다. 하지만 그것이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사건이 될 수 있을까??

친구들을 만나도 꼭 술 한 잔을 하게 되면 어느샌가 노래방으로 간다.. 그래서 우린 노래방에 가는 대신 포켓볼을 치러 갔다. 하지만 또 다시 그게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매일 매일 새로운 일을 하고, 매일 매일 엄청난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올만한 그런 사건들을 경험하고.. 그렇게 되길 가끔 바라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사건들 말이다.

하지만 난 일상이 좋다. 모순이다. 방학을 하고, 서울로 대학을 갔던 친구들이 내려왔다. 오랫만에 그네들을 만나는 나는 묘한 설레임으로 들떴다. 그렇게 며칠을 밖에서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어느새 지쳐가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일상 속에서는 지루함을 느낄 뿐 지치지는 않았는데...

무엇일까?

일상의 소중함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 일상이 반복될 때에는 일탈을 꿈꾸고, 막상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면 다시 일상이 그리워지다니..  인간이란 그런 존재일까??

주어진 것에 대한 소중함은 잃어버린 뒤에나 알게되고.. 변덕의 극단에 서 있는 인간... 엄청나게 불완전하면서도 완전한 척 오만을 부리는 어리석음...

흠...

다시금 일상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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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고양이가 3마리 산다... 애완고양이도 아니고, 작고 앙증맞게 생긴 애교많은 고양이도 아니다.. 우연찮게 울 집에 얹혀 살게 된 - 집세도 안 내고, 식비도 안 낸다. 화장실 뒷처리도 안 한다..- "도둑 고양이"이다. 뭐 몇 년이 지나서 이제는 집고양이화 되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시작은 정말 좋았다. 앞 집이 야생고양이들이 살기 좋은 거의 난민촌 수준이었는데, 그거 헐고 빌라를 짓는 바람에 고양이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정말 예쁘게 생긴 암컷 고양이가 울 집 (우리집은 주택임) 보일러 근처 공간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 너무나도 예쁘게 생긴 아기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다들 안쓰럽게 생각해서 밥을 주기 시작한 게 그만 도가 지나쳐 이제는 장장 6kg의 거구를 이끌고 야옹거린다.. 아직도 지들이 귀여운 줄 착각하면서...쩝

뭐, 그런 것도 다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내 눈에는 귀엽게 보인다.. 내가 워낙 고양이들 좋아하니까. 하지만 얼마전부터 문제가 생겼다. 원래 이 근방에 도둑 고양이들 매우 많다. 그것도 수컷 고양이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고양이들도 어미 고양이를 제외하고는 수컷이다. 그래서 교미할 시기가 오자 우리집에 동네 수컷 고양이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이~~야아~~오옹~~~ 미치겠다... 새벽 3시쯤부터는 거의 절정이다. 서로 우리집 암컷 고양이와 교미하고자 싸우고 교미하고 온갖 이상한 소리를 다 낸다... 그것도 괜찮다. 나는 봐 줄 수 있다... 심각한 것은 아버지와 동네 사람들의 불평이다... 언제까지 내 힘으로 울 집 고양이 세 마리를 지킬 수 있을까...

그들과 공존하고픈 나의 마음은... 벌써 4년째 정이 들었다.. 겨울에는 집도 만들어주고, 밥도 꼬박꼬박 주고.. 나만 보면 좋아서 야옹~하면서 달려오는 그네들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교미...교미... 제발 빨리 끝내고 밤에 조용히 있으면 안 될까...??

슬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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