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과학

제 2120 호/2014-05-05

모기와의 전쟁이 매년 빨라지는 이유

별들조차도 더위에 지쳐 조는 듯한 나른한 여름밤. 하지만 그 꿀맛 같은 단잠을 깨우기에는 그리 큰 소리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모기 소리 정도면 된다. 귓전에 울리는 앵앵대는 모기 소리에도 계속 잠을 잘 수 있을 만큼 신경이 무딘 사람은 별로 없다. 심지어 모기 소리보다 10만 배나 큰 기찻길 소음 속에서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모기 소리는 참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사람들은 기찻길 소음보다 모기 소리를 더 싫어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싫은 것은 모기 소리가 아니라, 모기 그 자체이다. 모기에게 물리면 벌겋게 부어오르고 가려울 뿐 아니라, 운이 없다면 꽤 심각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모기는 작지만 그들이 옮기는 질병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모기들이 가벼운 가려움증과 발진 등을 일으키는데 그치지만, 작은빨간집모기(일본뇌염), 중국얼룩날개모기(말라리아), 아에데스 알보픽투스(뎅기열) 같은 모기들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한다. 이 밖에도 모기는 황열이나 웨스트나일열과 같은 질병도 모기에 물려 전염된다.

모기가 옮기는 질환이 사람에게 끼치는 해악이 얼마나 큰지는 말라리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약 500만명이 말라리아에 걸리며 이 중에서 100~200만명이 사망한다. 이는 이전에 비해서 많이 줄어든 수치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제 3세계의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사망과 청력 손실의 주요 원인은 말라리아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기는 뇌염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1960년대까지는 연간 300~900명이 모기가 옮기는 일본 뇌염으로 사망했다. 이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뇌염이 남긴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생하곤 했었다. 비록 1970년대 이후에는 백신의 보급으로 발병률이 급격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모기는 우리에게 말라리아 원충과 뇌염 바이러스가 혼합된 질병이 폭탄처럼 인식되고 있다.

모기에 대한 인식이 ‘질병 폭탄’인 만큼 인류는 오랜 세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 왔다. 모기장을 둘러치고 모깃불을 피우고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가 서식하는 물웅덩이를 없애 모기를 박멸하려고 했다. 그리고 말라리아 치료제와 황열 백신과 뇌염 백신을 개발하는 적극적인 대처법도 등장했다. 또한, DDT를 비롯한 각종 살충제를 개발해 모기를 박멸하는 과격한 방법까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했지만, 아직 모기의 박멸까지는 길이 멀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그나마 모기로부터 안전한 시기였던 겨울마저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보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 빨간집모기의 경우, 지난 2000년에는 5월 3일에서야 처음으로 발견됐었다. 하지만 매년 하루씩 발견 시기가 단축되어 2013년에는 4월 18일에 최초 발견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심지어 추위가 한창인 11월~12월에도 모기가 관찰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최근 모기의 출현 시기는 더 빠르고 더 길어지고 있다.

곤충류에 속하는 모기는 기온이 평균 섭씨 14~41도 사이에서만 성충으로 활동할 수 있다. 모기의 활동시기가 빨라지고 길어진 것은 그만큼 기온과 환경이 따뜻하고 온화하게 변화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학자들은 모기의 등장 시기가 더 빨라진 것에는 온실 효과의 증가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온실 효과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봄이 오는 시기가 빨라졌고, 이에 맞추어 모기의 활동 시기도 빨라졌다는 것이다.

모기만이 아니다. 실제로 기상청의 관측에 따르면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같은 대표적인 봄꽃들의 개화 시기 역시도 지난 30년 전에 비해 6~8일 정도 앞당겨졌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한 기온 상승은 기온이 오르는 봄의 시작을 앞당겼고, 그 결과 봄의 전령사들도 이전보다 빨리 찾아오는 셈이다.

덩달아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모기 역시도 바삐 오는 봄을 따라 날갯짓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전 지구적인 기온 상승은 모기의 출현 시기를 앞당겼을 뿐 아니라, 모기의 서식지까지도 넓히는 이중 효과를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들은 주로 열대 지역에 서식하기에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는 말라리아 때문에 많은 피해를 받았다. 그렇지만, 아프리카 내에서도 해발 1,624m인 케냐의 나이로비, 1,479m인 짐바브웨의 하라레 같이 고위도 지역은 서늘한 기온 덕분에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는 ‘말라리아 안전지대’에 속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프리카 고지대 역시 말라리아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게 됐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 곳 고산 지대들의 기온이 올라가자 모기 역시도 따라 올라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병학자들은 기후변화를 이 같은 모기 서식지 확대 현상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모기가 사라지는 시기가 늦춰지는 것 역시도 바뀐 생활 환경과 관계가 있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도시화되고 조밀화 되면서 아파트의 보급이 늘어난 것이 모기에게는 호재(好材)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아파트에는 물탱크와 온수 탱크 같은 저수 시설과 지하 주차장의 배수구처럼 겨울에도 외부에 비해 기온이 따뜻하고 얼지 않는 ‘물웅덩이’가 늘 존재한다. 이곳에서 성충 상태로 겨울을 나는 모기들도 생겨나는 실정이다.

특히나 날개에 힘이 약해 높은 곳은 올라가지 못하는 모기들에게 고층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는 그들의 날개를 대신해 더 높은 곳의 먹잇감(?)에게 데려다주는 로켓이 되고 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아파트 시설들이 모기와의 전쟁에 있어서는 오히려 적군인 모기에게 이롭게 이용되고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길기만 했던 겨울이 끝나고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두꺼운 겨울옷을 벗어던지고 햇살의 따뜻함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봄날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모기와의 귀찮은 전투가 이제 또 시작되려 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기존의 다양한 모기 방제 장치들에 더해 기존의 살충제보다는 생태계와 환경에 악영향을 덜 미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보다 훨씬 이전인 2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성공적으로 살아온 모기들을 완전히 내몰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의 노력이 필요할 듯 보인다. 올해도 찾아올 모기와의 전쟁에서 부디 무사하시길!

글 :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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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푸르고 어린이들은 잔뜩 신이 나있다. 

그 어린이를 지나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청소년들이 무수히 떠오른다. 
봄은 찬란하지만 여전히 잔인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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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urutukus.kr/?p=6148

 

물뚝심송님 글이다. 제발, 투표 좀 잘하자. 물론, 잘하고도 뒤집힐 수도 있다는 섬뜩한 불안감이 들지만...ㅡ.ㅜ

 

 

 

인천일보 만평 인천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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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한달은 불량과의 싸움이었다. 4월 5일에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을 보려고 극장으로 갔다. 서울에서 하는 곳은 시네코드 선재 하나 뿐이었다. 한시 반 예매였는데, 극장에 도착해보니 시스템 오류로 시간표가 잘못 나왔다고 한다. 이미 12시 50분에 영화 시작했다고. 이후 이 영화는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세시에 상영 예정이라고 한다. 하아, 볼 수 없는 시간이잖아...;;; 미안하다고 내미는 초대권 두장 들고 돌아왔다. 꽃단장하고 외출했는데...ㅜ.ㅜ


2. 먹통된 키보드를 교체하느라 새로 주문했다. 그런데 도착한 키보드는 숫자 키가 파손되어 있었다. 다연히 개봉하자마자 반품을 하고 같은 업체에서 새로 주문했다. 교환보다 그게 빠를 것 같아서. 그런데 업체가 반송시킨 제품을 나한테 착불로 다시 보냈다. 전후 사정을 기사님께 재설명하고 다시 보내었다. 그리고 받은 키보드는 또! 불량이었다.

(사진 펑!)

 

내 키보드 상태가 이랬다. 이게 얼마나 복장 터지던지... 

결국 이 키보드도 반품했다. 그리고 무선 포기하고 유선으로 구입했다. 책상이 위 아래로 깊어서 줄이 짧다. 불편해서 무선 썼던 건데 또 불량 나올까 봐 그냥 유선으로 안착했다.


3. 컴퓨터를 교체했다. XP로 버티고 있었는데 지원도 중단됐고, 언제 엎어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컴이어서 결국 바꾸기로 했다. 저 위에 키보드 무선 쓰는 거 아니라고 해준 친구가 조립해 주었다. ssd카드 있다고 했는데 하나 더 사서 남긴 했지만, 뭐 나중에 쓸데가 있겠지. 점심 시간 때 온 거라서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갔는데, 매장에서 주문을 잘못 받아가서 내 밥만 나오고 친구 게 안 나왔다. 다시 얘기해서 찌개가 나왔는데 그 안에서 너트인지 단추인지, 하여간 쇳조각이 나왔다. 하아, 민망하게시리...;;;;


4. 핸드폰은 3월 19일에 바꿨다. SK기변 care 센터에 전화해서 내 요금제에 맞는 걸로 추천해 달라고 해서 받았다. 그런데 새로 온 핸드폰은 블루투스 이어폰 접촉이 안 좋았다. 잘 될 때는 한 시간 정도 유지하지만 잘 안 될 때는 몇 초 단위로 끊긴다는 것이다. 기존에 쓰던 후진 모토로라 폰도 이러진 않았는데 뭐 이따위야! 3월부터 4월 초까지는 무지 바빴다. 원래 학교는 3월이 가장 바쁜 달이고, 다른 분 업무가 중간에 나한테 넘어와서 그거 행사 치르느라 눈썹 휘날리게 지냈다. 그 행사를 마친 날 위의 저녀석과 연극을 봤다. 이 친구가 갖고 온 블루투스 이어폰은 내 것보다 한 4배 정도 고가의 제품이었는데 소리가 정말 좋았다. 그렇지만 그 블루투스 이어폰으로도 내 폰의 음악을 들으면 죄다 끊겼다. 아, 정말 불량 맞구나. 


5. 삼성 서비스 센터에 간 것은 4월 10일이었다. 직원은 굉장히 불친절했고 자꾸 내 말을 잘라먹어서 불쾌했다. 수리하겠냐, 바꾸겠냐 묻는데 당연히 새걸로 바꿔야지. 개통도 안 한 새물건이 불량품으로 왔는데! 같은 기종(갤럭시 코어 어드밴스)이 없어서 주문하겠다고 했다. 난 새폰을 집으로 배송 받았기 때문에 교체 받는 것도 집으로 가져와서 맞교환하냐고 물으니 내가 직접 와야 하는 거라고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씨, 지들이 불량품 보내놓고는...;;;; 


6. 14일에 새 제품이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다. 센터에 들러달라고. 난 내가 받은 상자 채 바꿔야 하는 줄 알고서 다른 부속품(이어폰, 충전기 등등)을 전혀 안 가져왔으니 수요일에 가겠다고 했다. 직원은 수요일에 출장이 있으니 다른 직원께 맡겨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수요일에 갔더니 옆의 자리 직원이 핸드폰만 바꾸는 거라서 다른 부속품은 필요없다고 한다. 아씨, 그럼 월요일에 그렇다고 했어야지. 내가 전화 받았으니 전화기는 갖고 있던 건데...;;;; 


하여간 수요일(16일)에 새 폰을 받아왔다. 대리점에 가서 전화 개통하라고 해서 갔더니 영업 정지 기간이어서 SK지점으로 가라고 한다. 헐! 그때가 이미 6시여서 꼬박 하루 동안은 전화를 쓸 수 없는 거였다. 알다시피 이날은 끔직한 해상 사고가 있던 날이고, 많은 분들이 가족의 목소리를 듣고 싶던, 안부 문자라도 하고 싶은 그런 날 아니었던가. 별수 없이 인터넷 외에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 폰을 들고 집으로 왔다.


7. 다음날 SK지점 미아점에 도착한 것은 5시 40분이었다. 대리점에서 개통 못하니 이리로 가라고 했는데 맞냐고 하니 자기들도 영업정지 기간이어서 못한다고 한다. 헐! 할 수 있는 곳은 처음 내가 전화를 주문했던 sk 기변care 센터였다. 근데 이곳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야만 연결이 되는 곳이다. 난 전화가 안 되고 있으니 연락할 방법이 없다. 웃긴 게 여긴 유선으로 걸면 전화를 안 받는다. 그래서 미아점 직원 전화로 걸어서 센터와 통화를 했다. 여기서 등록을 위해선 '신분증 사본과, 핸드폰 기종과 일련번호, 그리고 불량품 접수증'을 팩스로 주라고 했다. 난 접수증 받은 게 없다고 하니 그게 없으면 개통이 안 된다고 한다. 이쯤해서 난 굉장히 빡쳐 있었는데, 아무튼 제품을 교환 받은 삼선교점 삼성 센터에 연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직원이 준 명함에는 삼성 센터 대표 전화번호만 있었다. 삼선교점의 해당 직원까지 안내 받기까지는 무수한 교환, 교환, 교환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내가 있던 곳이 SK지점이니까 기변케어 팩스 번호는 알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모른단다. 헐! (그리고 기변센터는 왜 팩스 번호도 안 가르쳐주고 보내라 그런겨!)그러니 다시 기변케어에 전화해서 팩스 번호를 받아야 했다. 여기도 또 무수한 교환, 교환, 교환을 거쳐 통화를 해야 했다. 어렵게 연결한 직원은 팩스 번호를 문자로 넣어주겠다고 한다. 아니 이보세요! 내가 지금 전화가 안 돼서 왔는데 문자를 어떻게 받습니까!


8. 삼성 서비스 직원은 자신들은 그런 증서가 없다고 한다. sk지점 직원은 자기들은 무수히 받아왔고 그걸 팩스로 보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직원은 그 증명서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sk직원은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허얼!

삼성에선 이주 안에 교체했을 때 발급하는 건 있지만, 내가 3주차에 갔고, 그 경우 발급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급기야 두 센터 직원이 옥신각신. 하여간 삼성에서 sk지점으로 뭔가를 보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6시를 넘겼고, 기변센터는 개통 가능 시간을 넘겼다. 그러니 나의 폰 개통은 다음 날로 미뤄지게 되었다. 기변센터 직원은 내일 개통가능 시간은 9시 30분이며 개통 전에 전화로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아니 이보세요! 전화가 안 되는데 자꾸 어디로 연락을 준다고 하는 겁니까! 개통 시켜놓고 문자를 달라고 했다. 무사히 문자가 도착하면 해결된 걸로 알겠다고. 직원은 알겠다고 했다. 


9. 이틀 연속 버스 환승 시간도 지났고, 열도 받고, 배는 고프고... 큰시스터랑 저녁을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가 안 되니 연락할 길이 없고, 주변을 찾아봤는데 공중전화도 없고... 언니는 보통 바빠서 밥을 늦게 먹는 편이니 그냥 찾아가기로 했다. 때마침 비도 내리고..ㅜ.ㅜ 비 맞으며 언니네 집에 도착했는데, 오늘 따라 많이 피곤해서 밥을 일찍 먹고 쉬고 있다고....;;;; 그렇지. 인생은 언제나 타이밍이지. 


10. 어제 9시 반. 전화는 개통되지 않았다.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센터에 전화를 하니 신분증 사본이 안 왔다고 한다. 헐헐헐! 나는 어제 분명 신분증을 제출했고, 지들이 팩스 받아서 관련 서류 다 보내겠다고 했는데 신분증 복사 안 해 놓은 것이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신분증 사본은 지금 보내주겠다고 했다. 팩스를 넣어놓고 11시 반에 확인해 보니 아직 개통이 안됐다. 다시 전화했다. 처음 안내했던 직원이 받은 게 아니니 직원은 과정을 몰라 당황하고, 그놈의 본인 확인은 몇 번을 거쳤던지...;;;;


12시 경에 다시 통화를 했는데, 직원 말이 아까 팩스 보내자마자 개통 완료 됐고 내 폰에서 유심 다운 받으면 된다고 한다. 아니 그걸 아까 얘길했어야지. 도대체가 이 모든 과정에서 일을 제대로 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어이가 마구마구 상실됐었다.


그렇게 힘겹게, 이틀만에 핸드폰을 개통했다. 다시 어플을 깔고, 데이터를 백업하는 중인데, 왓썹만 자꾸 에러다..;;;; 밀렸던 문자가 들어오는데 작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정산이 덜 됐다고 돈 달라는 문자가 와 있다. 하아, 뭐가 이따위야...;;;;;


핸드폰 없는 자유인의 삶도 근사하다고 여기지만, 지금같은 세상에서 핸드폰 없는 생활은 까마득하게 불편하고 위험하다. 이번 사고에서 그래도 마지막 메시지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려고 했던 것처럼...


평소의 나라면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이렇게 불편을 끼칠 수 있는 거냐고 다다다다 장문의 글을 남겼겠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늬들은 일을 잘 못했고, 나는 불편했고 화도 났지만, 귀한 자식을 바다에 묻고 되도 않는 희망고문에 더 큰 절망을 느끼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생각하면 이건 그냥 해프닝일 뿐. 그런데 자기 업무에 대해서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서로 소통이 되지 않고 제각각 움직이는 모습이 브레인 없이 우왕좌왕하는 재난본부의 축소판 같다. 씁쓸하다.


지난 나흘, 정말 끔찍한 대한민국이었다. 이렇게 무능하고 이렇게 개념 없고 이렇게 막장일 수가!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헌법개정 과정에 대한 수업을 3회에 걸쳐서 했다. 40여 년 동안 9번의 헌법 개정 과정에서 등장한 독재자들과 그들의 만행에 대한 설명이 당연히 이어졌다. 학생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한다. 


선생님은 좌파예요? 

이 책은 금성인데 이거 믿을 수 있어요? 교학사 출판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문에 한겨레 신문 기사를 인용했는데 좌빨 신문 아닌가요?


불과 십년도 안 되는 사이에, 교실 현장은 이런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독재자를 독재자라고 말했을 뿐인데...


작년에 이승환은 봉하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제에 참석해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사회자가 꿈이 뭐냐고 질문을 해서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부분이 방송에서 편집됐다고, 얼마 전 국민 TV에서 말했다. 하하...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게 불순하게 들려서 편집되는 그런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다. 


 

 



이 노래는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만든 곡이다. 가사를 쓸 수 없어서 노래를 먼저 만든 뒤 도종환 시인에게 부탁했고, 시인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라는 제목을 주셨다.


오늘은 세월호에 탑승했던 꽃다운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며 듣고 있다. 희생된 다른 사람들도 있지만, 가장 어리고, 방송에서 이른대로 선실 안에 있다가 화를 입은 아이들이 가장 밟힐 수밖에 없다.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그럴 수 없어서, 아프고 미안하다. 이런 세상을 살고 있는 어른이어서......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별이 속삭이는 소리로 내게 오는 그대여
꽃이 닿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대
매일 만나도 다 못 만나는 그대
오직 한번 만나도 다 만나는 그대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그대에게 가는 길 아파도 보이지 않아도
그래도 그대가 길이다 그대가 길이다
아 그대여 희망이여 나의 길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아 그대여 희망이여 나의 길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그대여 운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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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승환의 새 앨범이 나왔다. 뭐, 여러 번 강조했듯이...^^



첫번째 시디는 교보에서 샀다. 앨범은 주황색과 보라색 두개로 나왔고, 나는 보라색도 갖고 싶어서 알라딘에서 1일 주문할 때 배송 당부 메시지에 주황색 있으니 꼭꼭 보라색으로 보내달라고 글을 남겼다. 랜덤이니까 50 대 50 비율이었지만, 그래도 누군가 센스 있게 보라색을 넣어주길 바랐지만 도착한 앨범은 주황색이었다. 이거 받고 보니 며칠 전 드팩 사이트에서 누군가 알라딘 직원 센스 없다고 버럭했던 게 떠올랐다. 어떤 분이 알라딘에서 앨범 7장 주문했는데 7장 모두 주황색이 왔다고. 누군지 정말 센스 없다...;;; 이분이 화가 나서 알라딘 탈퇴하겠다고 흥분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리플을 달았다. 자신은 예스에서 6장 샀는데 모두 보라색이 왔다고...;;;; 서로 센스 없기가 50보 백보...;;;;; 두 사람은 만나서 물물교환하면 딱 좋게 생겼다.ㅎㅎㅎ

두장 사서 두장 같은 색 걸린 내 경우는 애교로 넘어갈 지경. 덕분에 오프 매장 가서 보라색 하나 더 사야겠다. 반드시 색깔을 맞춰 놓으리!!!


2. 내님의 새 앨범이 나온 덕분에 백만 년만에 시디 플레이어를 꺼냈다. 그동안 음반을 몇 장 샀지만 모두 별 생각 없이 피씨로 들었다. 그러나 내님의 앨범을 어디 조악한 피씨 음질로 들을 것인가! 난 정결한 마음으로 시디피를 꺼내어 잘 닦은 뒤 새 시디를 넣었다. 그러나 전원 불이 안 들어온다. 뭐지? 뭐지? 너무 오래 안 써서 작동이 안 되나? ㅠ.ㅠ


3. 시디를 피씨에 넣고 리핑을 했다. wav로 무손실 음원을 추출해서 핸드폰에 옮겨 넣으려니 지원하지 않는 형식이라고 한다. 이럴 수가! 내 님의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 미니 오디오라도 장만해야 하는 것인가. ㅜ.ㅜ


4. 키보드 망가졌다는 얘길 저번에 했다. 만우절에 도착한 새 키보드는 파손된 채 도착했다. 포장이 너무 허술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망가져 있었다. 반품하고 새로 주문했다. 그 제품이 도착했고 지금은 잘 써진다. 그런데 이번엔 마우스가 좀 마음에 안 든다. 힘이 없고 자꾸 흔들린다. 제기랄....;;;;;


5. 내 피씨는 운영체제가 XP다. 다른 체제는 깔아보려고 해도 번번이 에러가 나서 그냥 엑스피 고수하고 있는데, 4월 중으로 서비스 종료된다고... 어쩌지... 오디오가 문제가 아니라 컴퓨터를 새로 사야 하는 건가... 내 컴이 골동품 수준이긴 하지만...ㅡ.ㅜ


6. 핸드폰을 바꾼지 보름 정도 되었다. 새 폰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자꾸 에러가 나서 수시로 끊긴다. 기존에 쓰던 아주 후진 모토로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뭐지... 뭐지.... 내님이 오셔서 나는 아주아주 기쁜데, 도무지 음악 들을 환경이 안 받쳐주는 이 시츄에이션은!!! 뷁!이다. 흥!


7. 칠성 사이다에서 이벤트 응모를 했다. '우리는 ㅇㅇㅇ사이다'라는 타이틀에서 동그라미 안에 들어갈 적당한 문구를 쓰는 거였다. 내가 응모한 건 '우리는 톡톡 튀는 사이다'였다. 사이다 자체도 톡톡 튀는데 친구 사이도 튈 수 있지 않냐며 내심 만족해했다. 그리고 당첨됐다며 만우절에 선물이 왔다. 500ml 사이다 두병.... 선물이 너무 약소해..ㅎㅎㅎ



친구와 내 이름이 새겨져서 왔는데 이름은 지웠다. 코카콜라의 문구 이벤트에 대한 맞대응이었을까? 암튼 사이다보다 배송비가 더 들었을 것으로 보임..ㅎㅎㅎ


8. 우리 동네 조그마한 지역 도서관에 같이 있던 영화관이 드디어 재오픈했다. 3월에 문 연다고 공지한 약속을 지키려고 부랴부랴 문을 열었는데, 그 바람에 직접 가보니 아직 정리도 덜 되었고 페인트 냄새도 심했다. 그래도 확실히 예전보다 넓어졌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예산을 집행한 티가 났다. 직원들이 뭘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는 어리바리함은 여전했지만..ㅎㅎ



이전 영화 종료를 기다리며 문앞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책 읽고 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검정 사다리와 원탁이 마음에 든다. 의자는 좀 별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문 열고 나가니 이런 공간이 나온다. 바깥은 도로 쪽이라 공기는 좀 안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의자에 앉아서 잠시 쉬니 무척 흐뭇했다. 여름엔 아주 시원할 듯. 여기서 맥주 한캔 마시면 딱 좋겠다.ㅎㅎㅎ


9. 수영 선생님이 취미로 축구 동호회를 하시는데, 오늘 시합이 있다며 대타 선생님을 보냈다. 근데 새 선생님이 너무 젊, 아니 어려... 솜털이 보송보송한 게 고등학생 피부를 자랑했지만 아마도 수영 강사로 올 정도면 대학생 정도겠지 싶다. 아이돌 가수 누군가를 닮았는데 그 가수 이름을 모름. 아, 생각났다. 변호인에서 김영애 씨 아들로 나온 배우랑 수상한 그녀에서 나문희 손자로 나온 가수를 적절히 섞은 듯한 얼굴이었다. 본인은 어리고, 회원들은 모두 나이가 많은데 말을 높여야 할지 내려야 할지 고민하는 게 역력해 보였다. 뭘 고민을 해... 서로 존댓말 하면 되지..ㅎㅎㅎ


10. 수영장에서 누나누나 하며 따라붙던 녀석이 몇 개월만에 다시 등록했다. 여전히 2% 부족한 느낌으로. 녀석이 버스 안에서 내 자리 맡아놓고 하도 누나 타령을 해서 다른 자리 아주머니들이 그 누나 얼굴 좀 보자며 작정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 이런 당황스런 상황이... 버스에 올랐는데 왜 이리 늦게 왔냐며 일제히 나를 원망하심. 녀석이 얼마나 시끄럽게 굴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2% 부족한 녀석이 오늘 내게 '2% 부족할 때' 음료수를 주고 갔다. 하하핫...ㅎㅎㅎ


벚꽃엔딩) 수영 다녀오면서 하늘을 보니 비가 온 뒤라 벚꽃이 많이 떨어져서 아쉬웠다. 그래도 어두운 하늘에 하늘하늘 하얀 벚꽃은 여전히 예뻤다.




벚꽃엔딩 노래를 가져오려다가, 그래도 내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갈아탔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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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4-04-0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반은 사지 않았으나 내님 노래 다 좋아요. ㅎㅎ. 누나라고 부르는 그 총각과는 전혀 희망이 없나요?

마노아 2014-04-05 09:44   좋아요 0 | URL
누나누나 하는 녀석은 이제 겨우 스물 두살이에요. 그리고 아마 여친 있는 걸로 알아요.ㅋㅋㅋ 무슨 갓 태어난 오리가 사람을 보고 엄마처럼 따르듯이 저한테 들러붙네요. 처음엔 징그러웠는데 이젠 귀엽다 하고 있어요.^^ㅎㅎㅎ

마노아 2014-04-05 10:37   좋아요 0 | URL
앙, 다시 해보니 시디피가 돌아가요. 며칠 전에 선을 잘못 꼽은 거였어요. 너무 오랜만이어서요. 토요일이 급! 행복해지네요.^^

수퍼남매맘 2014-04-0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진짜 이승환 씨 팬이네요. 울 신랑도 이번 앨범 좋다고 칭찬하더라구요.

마노아 2014-04-05 11:11   좋아요 0 | URL
우히히힛, 오늘 기분 좋은 댓글들이 달리는 날이군요. 수퍼남매맘님 옆지기님 안목이 훌륭하십니다.ㅎㅎㅎ

다락방 2014-04-0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드폰은 어떤걸로 바꿨어요?

마노아 2014-04-05 20:17   좋아요 0 | URL
저 sk에 전화해서 직원이 추천해주는 걸로 바꿨는데 아해들이 막 비웃었어요.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라는 이름인데요. 울 언니 말이 이거 효도폰이래요...;;;;;

무스탕 2014-04-06 11:4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글 읽고 찾아보니 역시 부모님 효도폰으로 적당하다는 글이...;;;;

마노아 2014-04-06 16:00   좋아요 0 | URL
시각 장애인을 위한 기능도 들어 있어요. 뭔가 기능이 많기는 한데, 저한테 가장 필요한 기능이 후져서 안습이에요..ㅎㅎㅎ

무스탕 2014-04-06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밤에 집에선 뮤비를 못 보고 지금 사무실 나와서 한쪽귀에만 이어푠 꽂고 뮤비 틀어 봤어요.
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뮤비네요.
맨 끝에 엔딩크레딧이라 하나? 옆으로 자막 흐르는거요.
그거 무심코 보다가 다시 봤더니 실명보다 닉넴으로 처리했네요. 아이고 웃겨라. 편집이 가위손이고 회계가 돈새네야... ^^

마노아 2014-04-06 16:02   좋아요 0 | URL
타이틀곡은 대중적인 곡으로 고른 모양이에요. 저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fall to fly 가 가장 좋거든요. 어제 자기 전에 시디플레이어 틀어놓고 헤드폰으로 듣고 있자니 그 밤이 얼마나 행복하던지요. 지금도 침대 위에 놓았어요. 오늘밤도 들을 거예요.^^
아, 그런데 엔딩크레딧 눈여겨 안 봤는데 다시 찾아봐야겠어요.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