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은 뜨겁고, 방학의 날들은 짧고, 사고 읽어야 할 책들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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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도 나의 문화생활은 꽉꽉 채워져 있었다. 오래도록 정리를 못하다가 이제사 짧게나마 남겨 본다.


24.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조 루소, 안소니 루소, 2014)


설국열차의 크리스 에반스가 이 작품의 캡틴이라는 것이 잘 연결이 안 된다. 내 생각엔 설국열차에서 수염 덥수룩하게 나온 게 더 멋졌다. 이 영화에서 가장 웃겼던 건 사무엘L잭슨의 차가 에어컨 완전 멀쩡하다고 말했던 순간. 스칼렛 요한슨은 원래 운동 좀 했던 배우일까? 액션 정말 쩌는 배우!










★☆


25. 론 서바이버(피터 버그, 2013)


일정이 오전에 끝나고 점심시간부터 부서 회식이 잡혀 있던 날이었다. 홈더하기에서 밥을 먹고, 2차로 그 무렵 공짜로 볼 수 있었던 영화를 보고 3차로 저녁 겸 술 4차로 노래방, 그리고 5차는 개진상!으로 마무리 했던 하루였다. 왕따 문제를 다룬 '우아한 거짓말'을 교원증 제시하면 무료로 볼 수 있었는데 나는 개봉 당일에 이미 보았으므로 홀로 다른 영화를 보았다. 그게 '론 서바이버' 


실화를 바탕으로 옮긴 이야기인데,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자체가 불편했으므로 영화의 극적 영웅담에도 크게 호감을 줄 수가 없었다. 나 혼자 다른 영화 보니까 보고 나서 이야기 해달라고 부장님이 말씀하셔서 열심히 어떻게 옮길까를 고민하며 봤는데, 다시 묻지 않으심. 그냥 해본 말이었구나.ㅡ.ㅡ;;;;


이날 난생 처음 클럽을 갔는데 우리 일행은 쫓겨났다. 하긴, 50대 부장님까지 대동하고 이건 좀....;;;;;

하여간 이날의 두고두고 회자 될 개진상 스토리는 마음 속에 고이 접어두자. 다시 펴자니 또 짜증이 확...!!


덧) 에릭 바나 분량 너무 적어!!!!











★☆


26.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존 웰스, 2013)


난 원래 이날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을 예매했다.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서울에 달랑 한 곳이었는데, 도착해 보니 전산 장애로 시간표가 오류났다며, 내가 보려던 영화는 이미 시작했다는 것이다. 헐, 나 꽃단장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는데...ㅜ.ㅜ 결국 초대권 두장 받아들고 돌아오는 길, 이대로 귀가하긴 억울해서 중간에 내려서 보게 된 게 이 영화였다. 기다리다가 사먹은 호떡 국물이 흘러서 머리카락에 묻었던 이야기는 슬프니까 이쯤에서 그만 두자. 나의 삽질은 꼭 나의 실수에서 시작되진 않지만, 결국 나의 실수로 마무리 된다는 아주아주 서글픈 이야기...;;;;


영화는 아주 좋았다. 다들 한 연기하는 베테랑들을 모아놓았고, 흡사 '고령화 가족'을 연상시키는 콩가루 집안 이야기는 배경을 우리나라로 옮겨도 이해가 될만큼 낯익었다. 줄리아 로버츠는 나이가 들어도 역시 '갑'의 미모로구나. 매릴 스트립이 연기한 못된 엄마의 모습에서 누군가가 떠올라서 좀, 슬펐다. 때로, 감춰두거나 덮어두어야 할 진실도 있다. 드러냈을 때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누구도 평안할 수 없는 '사실'이 진실이란 이름으로 우리를 괴롭힐 때도 많이 있으니까. 












27. 방황하는 칼날(이정호, 2013)


원작을 보고 싶었지만 개봉할 때까지 소설을 읽을 짬이 나질 않았다. 원작을 읽으면 분명 영화가 더 별로로 여겨질 테니 그냥 영화보자~하고 본 영화다. 


이런 이야기들은 늘 많이 괴롭다. '케빈에 대하여'에서도 케빈이 미성년자인 자신의 나이를 악용해서 범죄를 저질렀던 것처럼 이 작품의 청소년들도 그 나이대의 사람이 해낼 거라곤 상상하기도 힘든 범죄를 '안전하게' 저지른다. 심지어 자신을 습격한 아저씨한테 자기가 훔친 게 아니라고 외친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저지른 극악한 성범죄와 살인에 대해서 무감각한 것이다. 고작 물건 훔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여기고 있다니...


게다가 희생자가 가해자로 변해 버리자 이 몹쓸 아새끼들의 어미 아비가 와서 '귀한 내새끼' 운운하며 희생자 코스프레를 할 때는 복장이 터지겠는거다. 그런데 이 무렵에 이런 장면을 이 영화에서만 본 것이 아니다. 잠시 후 언급할 '한공주'는 어떻단 말인가.ㅜ.ㅜ


연기들도 좋았고 메시지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는 구성적으로 다소 아쉽다. 클라이막스를 좀 놓친 기분.

그런데 이 작품 결말은 원작과 같은 걸까? 그냥 내 짐작에 원작의 주인공은 이 작품의 정재영과는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한국적인 결말로 좀 바꾼 게 아닐까 하는 짐작.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둘 다 보신 분 계시면 좀 알려주삼~










★☆


28.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웨스앤더슨, 2014)


3월에 보러 갔다가 피곤에 쩔어 졸았던 게 무척 아쉬웠던 영화다. 앞서 극장 측 실수로 받은 초대권으로 한 번 더 보러 갔다.

뜻밖에도 내가 졸면서 놓친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고 돌아옴. 다시 봐도 이 영화는 명작!











29. 그랜드 피아노(유지니오 미라, 2013)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소개하는 걸 보고, 음악 스릴러 영화인가? 하는 기대로 보았다. 글쎄, 이건 좀... 느닷없는 결말로 관객 모두가 너무 당황한 채 일어나서 뭐라고 말하기도 아주 뻘쭘한 영화.

다만 일라이저 우드가 신들린 피아노 연주를 보여주었는데 그게 직접 연주한 거라고 해서 또 화들짝!

일라이저 우드의 부인이 뮤지컬 배우로 나오는데, 극중 관객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준비되지 않은 노래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그 노래가 아주 좋았다. 극의 흐름상 끝까지 못 들은 게 아쉬울 정도.


치명적인 연주 실수로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은퇴를 선언한 천재 피아니스트 ‘톰’. 그는 5년 후 스승이 죽자 스승의 그랜드 피아노를 마지막으로 연주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오랜만의 연주로 두려움에 떨면서 무대에 오르는 ‘톰’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청중을 압도한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을 펼치던 그는 악보에 쓰여진 수상한 협박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고, 정체불명의 범인으로부터 세상에서 단 한 명밖에 연주할 수 없다는 ‘라 신케트’를 완주하도록 협박 받는다. ‘톰’은 연주를 끝내지 못하면 아내와 자신의 목숨까지 앗아가겠다는 범인에 맞서 죽음의 연주를 시작하게 되는데… 











30. 한공주(이수진, 2013)


감독의 이름과 소재에서 여성 감독이 아닐까 여겼는데 남자 감독이었다. 굉장히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임에도 배려가 보이는 촬영이 이뤄졌다는 기분이었다. 반면, 등장 인물들이 무심코 내뱉는, 혹은 반응하는 말들이 희생자를, 피해자를 더 구석으로 내몬다는 것을 아주 세심하게 보여주었다. 역시 실화(밀양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를 다루고 있다는 것에 더 기막힌 한숨을 뱉게 했다. '써니'에서 본드 흡입하던 소녀로 나오던 천우희, 우아한 거짓말에서 고아성 친구로 나오던 그 천우희가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엔딩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렇게 아프고 슬픈 영화에서도 이렇게 예쁜 희망을 준다는 것이 고마웠다. 











31.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마크 웹, 2014)


어메이징이 붙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어메이징 없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들보다 재미가 없었고, 이번 이야기는 1편보다 재미가 없었으니, 내가 본 스파이더맨 5개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미가 없었달까. 여주인공은 하차시키려니 구실이 필요해서 죽인 것 같았다. 마블 코믹스를 좋아하니 다시 시리즈가 나오면 또 보기는 하겠지만 기대는 안 할 듯.









★☆



32. 표적(창감독(윤홍승), 2014)


출발 비디오 여행이 문제다. 거기서 보여준 소개만으로는 굉장히 재밌어 보였는데, 나 때문에 안 보려다가 보고 온 언니에게 꽤 미안해졌다는 후문이다. 


류승룡을 좋아하지만, 액션 연기는 좀... 너무 둔탁해 보여서 흥이 나질 않았다. 일단 짧고, 게다가 느리고...;;;;(쏘리!)

복근 만드는데 200일 걸렸는데, 사라지는 데는 2주면 충분했다는 후문. ㅎㅎㅎ

초반 총상은 둔한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ㅎㅎ


김성령이나 유준상 등 다들 연기는 좋았는데, 일단 영화 자체가 별로다. 이야기가 앞에서 뒤로 설득력 있게 흘러가야 하는데, 뒤에 나오는 이유를 뒷받침 하기 위해서 앞에다가 사연을 까는 듯한 부자연스런 전개. 그래서 나름 반전으로 꾸민 이야기는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내뱉게 만들었다. 배우들이 아깝네. 









 ★☆



친구에게 표가 있다고 해서 같이 보게 된 극적인 하룻밤. 19금 코드를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아슬아슬 가까스로 비켜간 솜씨가 놀라웠다. 단 두명이 이끌어 나가는데 이야기가 풍성했다. 아주 재밌게 보았다. 


3월 말에 이승환의 새 음반이 나왔고, 단독 공연이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졸고 왔던 말도 안 되는 공연.... (부언하자면 공연이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미친 듯 피곤해서...;;;;;)을 (나로서는) 만회하기 위한 공연이었다. 소극장에서 하는 작은 공연이었는데 표를 얻지 못해서 몇 날 며칠을 새로고침만 했다는 후문... 

아무튼 무사히 다녀왔다.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매번 울 오빠님이 열어주는 듯!









내친김에 공중파 방송도 다녀왔다. 콘서트7080. 방송은 세월호 침몰 하루 전에 녹화를 했는데, 이후 모든 예능 방송이 취소되어서 실제로 시청하기까지는 꽤 오래 걸렸다. 이때만 해도 하루 뒤에 그런 참사가 일어날 거라고 어찌 예상했을까.ㅜ.ㅜ









히스토리 보이즈는 아주 현학적인, 인텔리를 강조하는 지성미 넘치는 연극이었다. 게다가 길기까지 했는데 공부하는 마음으로 집중하고 관람! 나중에 팟캐스트 방송에서 출연자들 인터뷰를 보니 피아노를 아주 기막히게 잘 쳤던 그 배우는 사실 피아노 못 치는 사람이었다고! 오 놀라워라! 




영국 역사가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를 가지고 이렇게 인문학적 지성미가 뚝뚝 떨어지는 작품이 하나 나오면 좋겠다. 역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관람할 텐데...^^


작년에 보고 와서 흠뻑 빠졌던 '이원국의 월요 발레'를 한 번 더 보고 왔다. 작년만큼 폭풍 감동은 아니더라도 이번에도 역시 아주아주 좋았다. 인간의 몸은 얼마나 경이로운가. 예술은 얼마나 사랑스럽고 위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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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31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1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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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착했을 때는 피아니스트 이희아가 막 연주를 마치고 뜻밖에도 노래를 부르던 시점이었다. 이어서 여러 시인들이 단위에 올라왔고, 자신들이 쓴 시를 거의 울면서 읽어냈다. 시인의 육성으로 듣는 시는 그 자체로도 뜨거운데, 그것이 하물며 침몰된 사람들을 향해서 쓴 것이니 오죽이나 절절할까. 


기다리래

김기택

 

  기다리래​. 6835톤 배가 뒤집히는 동안, 뒤집힌 배가 선수 일부분만 남기고 가라앉는 동안, 기다리라는 방송만 되풀이 하고 선장과 선원들이 빠져나가는 동안,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꼼짝 말고 기다리래. 해경은 침몰하는 배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하고 급히 구조하러 온 UDT대원들과 민간 잠수사들을 막고 있지만, 텔레비전은  열심히 구조하고 있으니까 안심하고 기다리래. 오지 않는 구조대를 기다리다 지친 컴컴한 바닷물이 먼저 밀려들어 울음과 비명을 틀어막고 발버둥을 옥죄어도, 벗겨지는 손톱과 부러지는 손가락들이 닥치는대로 아무거나 잡아당겨도, 질문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래. 바닷물이 카카오톡을 삼키고, 기다리래를 삼키고, 기다리래를 친 손가락을 삼켜도, 아직 사망이 확인되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래. 엄마 아빠가 발 동동 구르며 울부짖어도, 구조된 교감 선생님이 터지는 가슴에다 목을 매어도, 유언비어에 절대로 속지 말고 안내 방송에만 귀 기울이며 기다리래. 죽음이 퉁퉁 불어 옷을 찢고 터져 나와도, 얼굴이 부풀어 흐물흐물해져도, 학생증엔 앳된 얼굴이 고스란히 남아 잇으니, 손아귀에 그 얼굴을 꼭 쥐고서 기다리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맹골수도 물속에서 기다리래.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방송은 안 나와요" 2014. 4. 16 단원고 학생의 마지막 카톡 메시지




[출처] 기다리래 / 김기택|작성자 dust47




아기단풍

 

 

                                         김해자

 

 

현관문 열어두마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네 방 창문도 열어두마 한밤중 넘어올지 모르니

수도꼭지 흐르는 물속에서도 쏟아진다 엄마 엄마 소리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빗줄기 뚫고 널 맞으러 가마

네가 오지 않으니 내가 가마 맨몸으로 가마 두들겨 맞으며 가마

물에 찍힌 음계를 밟고 나는 한 계단씩 내려가마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춤을 밟고 너는 오렴 오오 노래하며 와주렴

기다려 주렴 평생을 다해 네게로 헤엄쳐 가리니

벽이 된 바닥 미끄러지는 하늘 기어서 가리니

  


얼마나 추웠니 아가야 이리 오렴 젖은 기저귀 갈아줄게

다리 힘차게 차며 발랑거리는 아가,

알처럼 동그란 네 배는 내일을 낳지 못하겠구나

하나 피워 하나 지우는 물의 나이테처럼 영영 나이먹지 않겠구나

사랑해요 저를 용서하세요,

물에 찍힌 마지막 말.

말이 되지 못한 공기방울

사랑한다 아아 아가야 용서해다오 온통 눈물뿐으로

출렁이는 저 바다처럼 우우 우릴 절대로 용서하지 마라

  

기다려 너에게로 갈게.............

맹서뿐인 말이 끝난 곳

오늘을 불러올 태양이 없는 저 너머,

잎도 꽃도 피우지 않는 얼음정원

눈시울 붉은 아기단풍 꽃 꽃 꽃들


 소금 속에 눕히며 

 

                            문 동 만

 

억울한 원혼은 소금 속에 묻는다 하였습니다 
소금이 그들의 신이라 하였습니다

 

차가운 손들은 유능할 수 없었고 
차가운 손들은 뜨거운 손들을 구할 수 없었고 
아직도 물귀신처럼 배를 끌어내립니다 
이윤이 신이 된 세상, 흑막은 겹겹입니다 
차라리 기도를 버립니다 
분노가 나의 신전입니다 
침몰의 비명과 침묵이 나의 경전입니다

 

아이 둘은 서로에게 매듭이 되어 승천했습니다 
정부가 삭은 새끼줄이나 꼬고 있을 때 
새끼줄 업자들에게 목숨을 청부하고 있을 때 
죽음은 숫자가 되어 증식했습니다 
그대들은 눈물의 시조가 되었고 
우리는 눈물의 자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일곱 살 오빠가 여섯 살 누이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줄 때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을 먼저 보내고 
아가미도 없이 숨을 마칠 때 
아이들보다 겨우 여덟 살 많은 선생님이 
물속 교실에 남아 마지막 출석부를 부를 때 

죽어서야 부부가 된 애인들은 입맞춤도 없이

 

아, 차라리 우리가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다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침몰입니까? 아니 습격입니다 습격입니다! 
우리들의 고요를, 생의 마지막까지 번지던 천진한 웃음을 이윤의 주구들이 
분별심 없는 관료들과 전문성 없는 전문가들이 
구조할 수 없는 구조대가 
선장과 선원과 또 천상에 사는 어떤 선장과 
선원들로부터의……습격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3층 칸과 4층 칸에 
쓰린 바닷물이 살갗을 베는 
지옥과 연옥 사이에 갇혀버렸습니다 
우리도 갇혀 구조되지 않겠습니다 
그대들 가신 곳 천국이 아니라면 
우리도 고통의 궁극을 더 살다 가겠습니다

 

누구도 깨주지 않던 유리창 위에 씁니다 
아수라의 객실 바닥에 쓰고 씁니다 
골절된 손가락으로 짓이겨진 손톱으로 
아가미 없는 목구멍으로 
오늘의 분통과 심장의 폭동을 
죽여서 죽었다고 씁니다 
그대들 당도하지 못한 사월의 귀착지 
거긴 꽃과 나비가 있는 곳 
심해보다 짠 인간과 인간의 눈물이 없는 곳 
거악의 썩은 그물들이 걸리지 않는 곳 
말갛게 씻은 네 얼굴과 네 얼굴과 
엄마아 아빠아 누나아 동생아 선생니임 부르면 
부르면 다 있는 곳


소금 속에 눕히며 
눕혀도 눕혀도 일어나는 그대들 
내 새끼 아닌 내 새끼들 
피눈물로 만든 내 새끼들 
눕히며 품으며 입 맞추며


가장 목메이게 했던 순서는 성우 안현서 씨와 영상 속 아이가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는 내용이었는데, 함께 했던 야곱도 나도 얼굴을 들지 못하고 한참 들썩였다. 맙소사, 오 맙소사...



감탄을 자아내는 샌드아트. 그러나 그 내용을 생각하면 서러워서 다시 눈물바람. 


유가족분들 몇이 무대 위로 올라왔는데, "엄마, 아빠, 내 동생 어떡하지"라고 말했던 학생의 어머니와 여동생이었다. 아, 그 육성을 떠올리는 순간 다시금 마음이 무너졌다. 어쩌지, 정말 어쩌지...



손에 찍은 스탬프가 일요일을 지나 월요일이 시작되는 지금까지도 희미하게 손등에 남아 있다. 스탬프는 지워져도 기억에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게 하리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모르겠다. 10만 명을 소원했지만, 2만에서 5만까지, 매체마다 추정하는 인원이 다 다르다. 

그러나 이 정도 인원으로는 끄떡도 하지 않을 이 정부...



오세훈 때는 이 광장을 딛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래도 이젠 시청 광장쯤은 힘들이지 않게 빌린다며 야곱과 얘기 나눴는데, 그 얘기가 무색하게 이리 장막 속에 갇혀 버렸다. 시청에서 광화문까지, 그 짧은 길을 기어이 못가게 한다고 이렇게 막아버렸다. 비는 거세게 왔고, 경찰들은 요지부동. 사람들은 고함을 지르고 비키라고 외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날 추모 공연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이승환은 그렇게 얘기했다.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우린 어느 순간부터 참 불쌍한 국민이 되었다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린 너무 알아채버려서

많이 알아채버려서

불쌍한 국민이 된 듯한 느낌

 

국가가 우릴 지켜주지 못하는

혹은 지켜주지 않는

국가의 무능함과 무심함을 알아채버린

 

그리고 어떤 일에도 국가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그런 곳임을 알아채버린  

그리고 국민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하지 않으려는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

이상한 곳임을

알아채버렸기 때문입니다.....”



결코 먼저 지치지 않을 각오를 다시 새겨본다. 다시 100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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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7-28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마노아님의 님
이러다가 진짜 방송 출연은 못하겠는데요. ^^::::::

접힌 부분 펼치지 말껄 이런..아침부터 또 눈물바람.......

마노아 2014-07-28 11:55   좋아요 0 | URL
이 정권 하에서 내 님의 공중파 출연은 언감생신이 아닐까 뭐....;;;;
시집 읽고 있는데 계속 눈물 나요. 진정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어요.ㅜ.ㅜ

세실 2014-07-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오셨군요.....
거기 모인 분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요.
글만 읽어도 그렁그렁 눈물이 고입니다.

마노아 2014-07-28 11:57   좋아요 0 | URL
우린 이제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우린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어요.ㅜ.ㅜ

꼬마요정 2014-07-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호를 참사로 만든 정부가... 자신들은 아니라고 자꾸 우리 더러 종북 좌파라며 손가락질 하네요.
어디 누워 있던 시체 한 구 가져다 놓고 유병언이라며, 그래서 유병언이든 누구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솔직히 세월호의 참사는 유병언이 만든 게 아니잖아요.. 배 수명 늘리고, 책임 소재 파악은 커녕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혼자 저 위에서 고개 돌리고 있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만든 거 아닌가요?

그나저나.. 공중파에서 이승환 보고 싶은데.. 이번 앨범 참 좋던데.. 안타깝네요.. 가을에 나오는 앨범도 기대됩니다.

마노아 2014-07-28 22:27   좋아요 0 | URL
유병언은 믿기지 않는 시체로 돌아오고, 유병근의 경호원 팬카페가 생기고, 이석기는 징역 20년을 선고 받고... 아직도 놀랄 게 남아 있다는 게 충격적인 오늘의 대한민국이에요. ㅠ.ㅠ

이승환 11집은 '전'과 '후'로 나뉘어 발매할 생각이었는데 '후'의 발매는 불투명해졌어요. '전'이 잘 되어야 그 후원으로 만들 수 있는데 들인 돈에 비해 잘 되지 않았거든요. 드림팩토리는 문 닫았고, 내 님의 새 앨범은 깜깜합니다. 크흑...ㅜ.ㅜ

코코죠 2014-07-2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쩌나... 어떡해요.... 눈물이 그치질 않아요....

마노아 2014-07-28 22:28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 우리 실컷 울고 다시 기운 내요. 갈 길이 너무 멀어요.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는 세상은 보다 안전하고 바른 세상이어야 하니까요. 불끈!

순오기 2014-07-29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하지요.ㅜ
인간이기를 포기한 저 자들~~~ 응징하고 새로 시작해야 되는데...

마노아 2014-07-29 21:45   좋아요 0 | URL
특별법 제정 촉구를 외치던 생존 소녀 두명을 에워싸고 어버이 연합이 막말을 해댔더라구요. 세상에, 정말 인간이 아닌 걸로 보여요.ㅜ.ㅜ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724180209197
 

   

제 2179 호/2014-07-23

 

고혈압만 조심? 여름, 저혈압도 조심!

뙤약볕 아래 초연한 사람은 없지만, 혈압이 낮은 사람은 더욱 죽을 맛이다. 현기증이 나고 몸에 힘이 쭉 빠져 주저앉고 싶어진다. 땀을 많이 흘릴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7~8월에 가장 많은 이유다. 연평균보다 40% 많은 환자가 몰린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3).

환자 수도 2008년(1만 2천명)과 비해 9천 명(2012년 기준, 2만 1천명)이나 늘었다. 나이대별로는 70대 이상이 전체 2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여성의 경우 70대 이상(21.1%) 다음으로 20대 환자(15.2%)가 뒤를 이었다.

저혈압의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수축기(최고) 혈압 90mmHg 이하, 확장기(최저) 혈압 60mmHg 이하를 말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확장기 혈압은 심장이 이완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벽이 받는 압력을 말한다.

하지만 수치보다 증상의 유무가 중요하다. 저혈압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현기증과 두통, 무기력증이다. 심하게는 구역질이나 실신, 불면증이나 변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 더위에 기진맥진한 이유

혈압은 쉽게 말해 수압에 비유할 수 있다. 수압이 낮을 때는 물이 졸졸 약하게 흐른다. 흐름이 약하다보니 몸 속 구석까지 충분한 혈액이 도달하지 않아 기운이 없고 심장은 빨리 피를 공급하기 위해 더 빠르게 뛰면서 두근거림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혈액이 시신경과 관련된 후두부까지 전달되지 않아 시력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저혈압 환자 중 오랜 시간 누워 있다가 일어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저혈압의 한 종류인 기립성(起立性) 저혈압이다. 이 경우, 중력의 영향으로 피가 아래쪽으로 몰린 상황에서 갑자기 움직이면 머리로 피가 빠르게 순환하지 못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옆으로 누워 잠시 쉬거나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증상은 여름에 더 심해진다. 원인은 땀이다. 우리 몸은 2/3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고 그 중 약 5ℓ는 혈액이다. 수분은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과 땀 등으로 배출되고 그 양은 항상 적절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기온이 오르는 여름이 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을 팽창시키고 땀을 많이 내면서 체내 수분양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수분양이 줄면서 혈액의 양은 줄고 흐름은 약해져 더위 앞에 기진맥진 해진다. 저혈압의 경우, 본래 약하던 혈액의 흐름이 더 약해지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 피가 부족하거나 심박동이 느려도 어지럽다

저혈압은 빈혈과도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원인이 달라 치료법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필수다. 빈혈은 피에 산소 공급을 담당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하거나 헤모글로빈이 있는 적혈구의 수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철이 부족해도 생긴다. 반면 저혈압은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뿐 피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서맥(徐脈)도 증상이 비슷하다. 서맥은 심장 박동이 천천히 뛰는 것으로 1분에 50회 미만이거나 수초 이상 심박동이 정지하는 병이다. 심장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심박동은 우심방 오른쪽 위에 있는 동결절이 만든 전기가 심실로 전도되면서 발생한다. 이 때 동결절에서 전기 신호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거나 전기 신호가 심실로 전도되지 못한 경우 심박동이 느려진다. 서맥은 부정맥의 한 종류로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영구 심장 박동기를 삽입하는데, 이는 인위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 규칙적으로 심장에 흘려보내는 역할을 한다.

■고단백 간식과 물은 필수

저혈압의 원인은 다양하다. 심장 질환이나 내분비 질환 등 다른 질환 때문에 나타나기도 하고 이뇨제나 혈관 확장제, 전립선 비대증 약, 안정제와 같은 약물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원인이 되는 약물을 조절하거나 질환을 치료하면 저혈압도 자연스레 없어진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정해진 치료법은 없다. 다만 증상이 심각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클 경우, 혈액 순환을 돕는 호르몬제나 혈압을 높이는 약 등을 처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저혈압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물을 많이 권한다. 특히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하는 수분이 많아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영양소 섭취는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돕기 때문에 충분한 칼로리의 규칙적인 식사도 필수다. 술과 찜질방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 둘 다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고 뜨거운 목욕은 체내 수분을 증발시킨다.

태풍 너구리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더위에 입맛도 없어지고 열대야로 푹 자기도 어려운 상황. 이럴 땐 다이어트를 잠시 멈추고 틈틈이 간식을 챙겨먹자. 저혈압 환자 중에는 물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적은데 물을 많이 먹기 어렵다면 연한 커피에 얼음을 많이 넣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야외 활동을 즐기더라도 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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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lph 2014-07-2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황당한 의학 상식이군요. 저혈압, 탈수증, 일사병, 부정맥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군요..
 

  

제 2170 호/2014-07-14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똑똑한 자동차가 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튼튼함과 안전성, 크기, 디자인이었다. 최근에는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고 친환경 자동차가 주목받으며 연료 1리터당 평균 주행거리, 즉 연비 향상이 자동차 기술의 화두가 됐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가 배기량이 큰 자동차보다는 유지비를 고려해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이다. 수입 자동차들의 가격 인하와 앞선 연비 기술이 젊은 세대에 어필하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연비 향상 기술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동으로 주행, 정지, 주차까지 하는 스마트 자동차 시스템 기술도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목표 지점만 입력하면 스스로 갈 수 있는 연구도 활발하다. 지난 5월 말 구글은 핸들이나 가속 페달, 브레이크가 전혀 없이 출발, 정지 버튼만 있는 무인 자동차를 공개했다. 차에 탄 후 목적지만 말하면 알아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구글이 이날 선보인 무인 자동차는 2인승 시제품으로 핸들, 가속페달, 브레이크가 전혀 없이 출발, 정지 버튼만 있는 단순한 차량이었다. 차에 탄 운전자는 사실 운전을 하는 게 아니어서 탑승자라고 부르는 게 더 맞는 표현이다. 이 차는 차에 탄 후 목적지를 말하기만 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스스로 움직이고 판단하는 ‘똑똑한’ 자동차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구글 무인 자동차 - 지난 5월 말 구글이 선보인 운전자가 없는 완전 무인 자동차. (출처 : 구글)


■ 이미 현실화된 스마트 안전 기술

구글의 무인 자동차 실험은 아직 상용화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테스트와 개선을 통해 몇 년 안에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물론 무인 자동차가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벤츠, 아우디, 볼보 등 선진국들의 자동차 기업들은 장기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차간 거리, 보행자 인지, 속도 조절, 자동 주차 기술 등을 이미 상용화했다. 완전한 무인 자동차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무인 자동차로 가기 위한 전 단계다. 자동차에 탑재된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 소프트웨어 등이 이런 기능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중 자동차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은 자율 응급 제동 시스템(AEB)이다. 교통사고 사전 대응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레이더와 레이저, 비디오를 이용해 교통사고가 임박했음을 스스로 계산한다. 운전자가 미리 설정해 놓은 차간 거리가 유지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로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조작한다. 볼보자동차가 이런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실제로 선보였다. 차간 거리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나타났을 때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시티세이프티 - 볼보자동차의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구현하는 각종 센서들, 장애물을 자동으로 감지해 브레이크를 작동한다. (출처 : 위키미디어)


지난 2013년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아우디는 도심을 시속 60㎞ 이하로 자동 주행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또한,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린 뒤 원격 조종으로 차가 알아서 주차하고 주차장 밖으로 호출했을 때 다시 운전자에게 오는 주차 시스템도 소개했다. 평행 주차나 후진주차 등이 어려운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기술이다.

■ 구글이 무인 자동차 기술에 앞서는 이유

“앞으로 완성차 기업들의 경쟁 상대는 서로가 아니라 구글이 될 수 있다.”

많은 완성차 기업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는 오는 2035년에는 무인 자동차가 1180만 대로 늘어나고, 2050년에는 대다수 자동차가 무인 자동차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무인 자동차 연구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무인 자동차는 카메라는 물론 각종 레이더와 센서가 신호등의 변화와 주변 차량의 움직임, 차선, 갑작스러운 장애물 출현과 같은 다양한 도로 상황의 변화를 읽고 스스로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밀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 등 하드웨어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하드웨어를 자동차에 탑재한다고 무인 자동차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가 받아들인 방대한 데이터를 눈 깜짝할 시간에 연산해야 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변 환경을 실시간 데이터로 가공, 최적의 결과를 내놓고 자동차를 제어하는 데, 이것은 컴퓨터 사이언스와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 억 건의 데이터를 눈 깜빡 할 사이에 읽어 들여 최적의 검색 결과를 내놓는 기술을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구글이 무인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구글 렉서스 - 구글이 수년 간 테스트하고 있는 무인 자동차. (출처 : 위키미디어)



■ 운전자를 인식하는 자동차

스마트 자동차는 운전자도 알아본다. 안전 운행을 돕는 최첨단 편의 장치들이 자동차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는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고속도로 사망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졸음운전을 막아주는 기술도 이미 나왔다. 졸음운전 경보장치는 자동차 내부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이 깜빡이는 속도와 초점을 인식해 졸음운전을 경보한다.

또 운전자 눈의 움직임과 핸들 조작 상태, 운전자 호흡을 통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분석,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해 속도를 줄이거나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도 나와 있다. 일본 도요타가 개발한 시스템은 운전을 시작하기 전 핸들을 잡는 운전자 손의 땀 성분 등을 분석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분석해 초점이 지나치게 흔들리면 음주운전으로 판단하고 자동으로 정지하는 시스템도 일부 자동차에 적용됐다.

스스로 움직이면서도 안전한 운행을 가능케 하는 ‘똑똑한’ 자동차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른바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 사이언스의 진보로 이미 우리 눈앞에 현실이 됐다. 구글은 최근 핸들 없는 무인차를 선보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운전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의 무인 자동차가 될 것이며, 사람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까지 살필 수 있는 센서까지 탑재해 도심에서도 유용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 체증에서 벗어나 자동차에 탑승한 채로 책을 보거나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글 : 김민수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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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7-1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럼 '김여사'는 이제 그만 없어지는건가요? ㅋㅋ
물론 저도 운전대 잡으면 바로 김여사가 될 현실이긴 하지만 뭐..

마노아 2014-07-14 13:13   좋아요 0 | URL
김여사도 못 되어본 우리 같아요.ㅋㅋㅋ
장농에서 버티다가 스마트한 자동차가 나오는 세대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