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은 영상을 곧잘 보여주시는데, 매번 참 좋았다. 오늘도 이거 보고서 와락 눈물이..ㅠㅠ

 

비용은 30년 전에 이미 지불되었습니다.

 

이게 이동통신 광고라니... 뭔가 접근 자체가 다른 것 같다. 태국광고 감동적인 게 많던데 이 분야로 유명한가 보다.

 

그리고 나를 빵 터지게 만든 건 이것! YTN, 보고 있나? ㅡ.ㅡ;;;;;

 

 

http://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3446963

 

확실히 뉴스를 보고 있자니 선거가 얼마나 다가왔는지 실감이 난다.

 

덧) 이 광고도 좋았다. 기업의 이미지와 상관 없이...

노래도 잘 골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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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5-1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눈물이 ㅠㅠ

마노아 2014-05-15 13:23   좋아요 0 | URL
첫번째 영상 보고 너무 울어버려서 수습하느라 애먹었어요. 어휴...

무스탕 2014-05-1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속에서 뭔가가 전신으로 퍼져 나온다는게 이런 느낌이네요.

마노아 2014-05-15 13:23   좋아요 0 | URL
찌르르 하더라구요. 뭔가 크게 감동적일 것 같다고 예상했는데도 파장이 컸어요.

기억의집 2014-05-1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하이드님이 올렸던 동영사인데... 울컥 했어요.

마노아 2014-05-15 13:24   좋아요 0 | URL
아, 며칠 전에 올라왔군요. 이참에 동영상 좀 더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게 많은 듯해요. 슬퍼서 울 일만 가득했는데, 좋은 걸로 울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마노아 2014-05-15 13:27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올리신 것은 혹시 보험 광고인가요? 이거랑은 다른 건데 그 광고도 울컥이었어요. 그 덕분에 태국이 광고에 강하구나 생각했답니다.

건조기후 2014-05-1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게에서 남자분이 쓰러지는 장면에서부터 눈물이 솟구치네요. 30년 전 비용이 지불됐다는 말이 뭔지 알게 되는 순간 ㅜㅜ

정말 울다 웃다 화냈다 하루하루 감정상태가 버라이어티한 요즘이에요. 슬픔과 분노의 강도도 그 어떤 때보다 어마어마하고요. 어제는 정몽준 팽목항 갔다는 기사를 토할 것 같은 기분으로 보다가 댓글보고 빵 터졌네요. "또 정몽즙 흘리지 마라 추하더라" 정몽즙 ㅜㅜ 아 정말 웃겨서 눈물나고 슬퍼서 눈물나고 눈물 다 말라버릴 것 같아요 ㅜㅜㅜ 유족들 앞에선 이것도 보잘 것 없는 눈물이지만...

마노아 2014-05-15 13:2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날마다 슬픔과 연민과 분노와 좌절이 날씨처럼 변덕스럽게 오고 가는 날들이에요.
정몽준은 유가족 외 출입금지 지역을 들어갔더라구요. 그런게 그분들을 더 힘들게 한다는 걸 알리가 없겠죠. 그들 눈에는 그저 미개한 사람들...ㅜ.ㅜ
정몽즙! 네이밍 센스 죽여줘요. 아, 웃퍼요. 웃자니 슬퍼..ㅜ.ㅜ
 

제 2129 호/2014-05-14 

[만화] 멸종 비상 바나나, 해답은 유전자 다양성!

태연, 식탁 위에 바나나를 산더미만큼 쌓아놓고 콧소리를 내가며 신나게 먹는다. 사람인지 배고픈 고릴라인지 알 수 없는 진풍경이다.

“태연아, 그러다 진짜 원숭이 되겠다. 그만 좀 먹어!”

“아빠는 지금 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세요? 그 유명한 바나나 다이어트를 위해 억지로 먹는 거라고요. 호호호, 지금 저의 웃음은 깊은 고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해탈의 웃음인 것이죠.”

바나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열량이 높은 생과일 중 하나야! 100g당 무려 93kcal, 토마토의 3배가 넘는다고. 또 100g당 탄수화물은 24.1g로 파인애플의 4배가 넘어요. 대신 지방이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쉽게 느낄 수 있어서 다른 음식을 적게 먹으니까 살이 빠진다는 건데…. 그런데 넌, 정말 너무 먹잖아! 고기를 먹어야만 살찌는 게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도 풀만 먹는다고!!”

“정말요? 저는 바나나를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줄 알았잖아요. 좋아하는 바나나도 엄청 먹고 살도 빼고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는데, 힝~ 완전 망했어요. 어쩐지 점점 코끼리 몸매가 된다 했더니.”

“그런데 어찌 생각하면 지금 먹을 수 있을 때 실컷 먹어두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구나. 바나나 값이 크게 오르거나, 아니면 바나나가 아예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니 말이야.”

“아빠…, 그… 그런…, 무서운 얘긴 하지 마세요. 이렇게 맛있는 바나나가 사라진다니요. 12년 평생 그렇게 무서운 말은 처음 들어봐요.”

“슬픈 얘기지만 사실이란다. 최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바나나 불치병’, ‘바나나 암’이라고 불리는 ‘변종 파나마병(TR4)’이 중동과 아프리카의 바나나 농장으로 급격히 퍼져가고 있다고 발표했거든. TR4는 바나나 풀(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여러해살이 풀이다)의 뿌리가 곰팡이에 감염돼 서서히 말라죽는 병으로, 보통 2~3년이면 거대한 농장 전체를 고사 상태로 만들지.”

“난 또 뭐라고. 사람들이 참 뻥이 심해, 그죠? 아니 전염병 한두 번 겪어봐요? 조류 독감, 구제역 할 것 없이 허구한 날 전염병이 퍼진다고 해도 닭이나 돼지가 멸종된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어요. 과학자들이 다 잘 알아서 할 텐데 뭘 그러세요. 휴~, 진짜 바나나 못 먹는 줄 알고 깜짝 놀랐네.”

“그런데 바나나는 좀 경우가 다르거든.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대부분 ‘캐번디시’ 한 가지 품종뿐이야. 씨를 뿌려서 재배하는 게 아니라 우수한 품질을 가진 바나나 풀의 뿌리나 줄기를 접붙여서 번식시켰기 때문에 유전자가 극도로 단순해졌지. 바나나 풀이 수만 개가 있다 해도 각기 다른 바나나가 아니라 모두 복제품이라는 거야.”

“그게 어때서요? 제일 좋은 품질의 바나나만 먹을 수 있으니까 좋잖아요.”

“잘 생각해봐. 세상에 딱 한 가지 유전자 조성을 가진 바나나만 있는데, 그 유전자 조성에 치명적인 질병이 생겨났어. 그럼 어떻게 될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염이 될 거고 차단도 쉽지 않을 거야. 실제로 캐번디시 이전에는 ‘그로미셜’이라는 한 종류가 바나나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파나마 병이 창궐해 멸종됐단다. 농장들은 다행히 파나마 병에 잘 견디는 캐번디시라는 품종을 개발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지. 그런데 캐번디시에 치명적인 TR4가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해 제2의 그로미셜 사태, 즉 바나나 멸종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거란다.”

“진짜요? 그럼 빨리 제2의 캐번디시 품종을 개발해야죠!!”

“물론 그래야겠지. TR4는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염병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유전자군을 찾는 것뿐이야. 그러나 그 전에 유전자 다양성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단다. 자연 상태의 생명체는 여러 유전자들이 끊임없이 섞이고 그 안에서 다양한 변이가 일어나면서 풍부한 유전자 다양성을 확보하게 돼있어. 그래서 질병이나 가뭄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가 발생하면, 그 변화에 취약한 유전자군은 죽고 이를 이겨낸 유전자 변이 개체들은 살아남아 종을 보존할 수 있는 거지. 그런데 뛰어난 품질의 동식물을 대량 생산하려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점점 유전자군이 단순화되고 바나나 멸종 같은 극단적인 일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란다.

“그러다 몽땅 멸종돼 버리면 난 뭘 먹고 살아요. 흑흑”

실제로 1847년에 ‘아일랜드 대기근’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있었어. 아일랜드 전체 인구 800여만 명 가운데 200여만 명이 사망하고 200여만 명은 먹을 것을 찾아 해외로 이주한 일이었는데, 유전자 다양성을 무시한 인재(人災)로 유명한 사건이지. 당시 아일랜드인들은 지속적으로 감자를 품종개량해서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보유한(매우 낮은 수준의 유전자변이) 감자만을 생산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갑자기 감자 잎마름병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가 출현해 모든 감자가 죽어버린 거야. 그래서 감자가 주식이던 아일랜드인들의 1/4이 굶어 죽는 참변이 발생한 거지. 그런데 그 이후로도 인간의 욕심은 점점 더 유전자 다양성을 축소시켰고, 지금은 감자, 바나나 같은 식물은 물론 가축들의 유전자도 극히 단순해져 버렸단다. 외부의 환경 변화에 저항할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뜻이지.

“아빠, 진심으로 12년 평생 가장 슬픈 이야기에요. 제가 사랑하는 이 세상의 엄청나게 많은 먹을거리들의 유전자가 단순화되고 있다니요. 그러다가 인간 유전자까지 단순해지는 거 아니에요? 좋은 유전자를 가진 아가들만 만들어내면 어떡해요! 인간도 멸종되는 거여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유전자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다 같이 진지하게 해야겠지. 그런데 태연아, 너 대화하는 내내 바나나를 무려 17개나 먹어치운 거 알고 있냐!! 멸종에 대한 불안감이 너에게 폭풍 바나나 식탐을 불러온 건 이해하겠지만 이건 아니지, 정말 코끼리가 될 수도 있다고!!”

“코끼리의 특성을 지닌 인간이라…. 유전자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일 인거 같아요. 그럼 전 딱 17개만 더 먹을 게요~! 그리고 딸기로 다이어트 시작!”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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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5-1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면 대부분의 전염성 질환들은 유전자의 다양성이 지켜지지가 않기때문에 발생하는거 같더군요.
오로지 인간의 단기적인 편의만을 위해서 종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있으니 킁...

마노아 2014-05-14 14:01   좋아요 0 | URL
소탐대실이네요. 이런 게 너무 많다는 게 더 한숨이구요. 끙...!
 
하얀 꽃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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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는 안산 합동 분향소에 다녀왔다. 처음 집을 나설 때는 시청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영정사진은 안산에 있으니까, 게다가 쉬는 날이니까 좀 멀리 가도 좋겠다고 여겼다. 고잔 역에서 내려서 셔틀 버스로 갈아타고 눈을 감았다. 몇 분이 지나고 갑자기 온 몸의 힘이 쫙 빠지면서 가위에 눌리는 것처럼 심장에 압박이 느껴져서 눈을 떴다. 그리고 차가 곧 멈췄다. 아마도 심리적인 탓이었겠지만, 정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버렸다. 


쉬는 날이어서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한번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꽃을 올리고 묵념을 하니 생각만큼 많이 기다린 것 같지는 않다. 앞에 줄이 이동을 하면 한걸음씩 앞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그때마다 더 크게 보이는 영정사진이 무겁게 다가왔다. 마치 여고괴담에서 마지막에 최강희 얼굴이 턱턱턱 다가오는 것처럼.


한줄에 한 80개 정도의 영정 사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무려 4층에 걸쳐 펼쳐져 있는 영정 사진. 

가운데에는 제일 먼저 희생자로 발견되었던 정차웅 군이 보였다. 그렇게 몇 번 뉴스를 타느라고 얼굴을 알고 있던 사진들이 더러 있었다. 마치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죽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뒤쪽으로 어린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아마도 엄마가 언니 오빠들 하늘나라 갔다고 말한 것 같았다. 천진한 아이는 이렇게 질문했다.

"하늘 나라 뭐 타고 갔어??"


아아, 아이야... 하늘나라 세월호 타고 갔단다..ㅜ.ㅜ 


아이들이 저 학생증 사진을 찍었을 때 얼마나 멋도 부리고 화장도 좀 하고 예쁘게 찍었을까. 누구라도 그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거라고 예상 못했겠지. 


꽃을 바치고, 두번의 묵념을 하고, 그리고 한바퀴 돌아서 나올 때, 마지막에 교감 선생님 사진이 보였다. 이렇게 끄트머리에서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구나. 너무 아픈 목숨들이다. 하나도 빠짐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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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3반 교실이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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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 책방 오프닝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이 계절의 꽃들이 흰색이 많은 것은 푸른 잎들 사이에서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서라고. 그런데 지금 보이는 하얀 꽃들은 모두 조화같다고... 내 기분도 꼭 그렇다.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창체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 팝업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가위질 5분 만에 남학생들은 한숨과 함께 못해먹겠다고 두손을 들어버리는 사례 속출. 한 반에 완성시킨 아이가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직접 만들어 보니 힘들긴 하더라...;;;;


집에 있던 색지를 사용했는데, 종이가 얇아서 내가 원한 만큼의 효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그럴듯한 팝업 카드가 되었다. 흰색 꽃은 카네이션처럼도 보이고 장미로도 보이고 연꽃으로도 보이지만, 어쨌든 한송이 조화로서 펴놓았다.


혹시 누군가 만들어 보고 싶을지 모르니까 도안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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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웃을 일이 없는 요즘이다. 웃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웃을 일이 당최 없기도 하다. 

오늘 유일하게 나를 빵터지게 한 건 이거였다.


https://twitter.com/ifkorea/status/464991882842370048/photo/1


참 tv조선스럽구나.

그러고 보니 엄마가 입원해 계실 때 병원 로비에 내내 틀어져 있던 게 이 방송이었지.

며칠 전에 엄니가 tv조선 보고 계시길래 얼른 다른 채널로 돌려놨는데, 오늘도 이 방송을 보고 계시길래 버럭했다. 

이런 막장 방송은 보지 마시라고. 제발, 제발 보지 마시라고!


그리고 오늘 가장 진지하게 본 것은 이거였다.


어느 한 강남 좌파의 생각


다시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2번 찍어주겠다고 굳게 약속해놓고 막상 투표장에 가서는 1번 찍고 오셨던 엄니의 배신이 떠올라서 잠깐 또 울컥했다. 박근혜가 당선되면 엄마 딸들은 이땅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지금보다 더 힘들어진다고 얘기했는데도 기어이 거기 찍는 이유가 대체 뭘까. 실제로 내 친구 중에 이명박이 되어야 세금 덜 내기 때문에 mb찍었다고 말한 친구가 있었다. 갸야 내야 할 세금이라도 많았다지만 가진 것 암 것도 없는 우리 엄마는 대체 왜! 이런 게 우리 엄마만의 이야기는 물론 아니지만...ㅠㅠ


노무현 대통령의 어버이날 편지를 읽었다. 그분이 가신 그날도 다가오고 있다. 여러모로, 4월과 마찬가지로 잔인한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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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저에게는 큰 절을 두번 하는 날입니다. 한 번은 저를 낳고 길러 주신 저의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절입니다. 또 한번은 저를 대통령으로 낳고 길러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 드리는 절입니다. 

저는 경남 김해 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판자 석자를 쓰시는 아버지와 성산이씨셨던 어머니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세속적으로 보면 저도 크게 성공한 사람이지만 돌이켜 보면 부모님이 많은 것을 주셨기 때문에 오늘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난을 물려주셨지만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도 함께 물려 주신 아버지셨습니다.
매사에 호랑이 같았던 분이지만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신념도 함께 가르쳐 주신 어머니셨습니다. 

'내가 아프면 나보다 더 아픈 사람, 
내가 슬프면 나보다 더 슬픈 사람, 
내가 기쁘면 나보다 더 기쁜 사람,' 

오늘 그 두 분에게 하얀 카네이션을 바칩니다. 

국민 여러분! 대통령의 어버이는 국민입니다. 국회의원의 어버이도 국민입니다. 
한 인간을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치개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마음먹기에 달린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된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이 나라의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군말없이 따라야 하는 지상명령입니다.

여러분의 관심 하나에 이 나라 정치인이 바뀌고 여러분의 결심 하나에 이 나라의 정치는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그 관심과 결심 또한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어버이의 마음을 가지시면 됩니다. 
어버이는 자식을 낳아 놓고 '나 몰라라'하지 않습니다. 잘 하면 칭찬과 격력를 해주고 잘못하면 회초리를 듭니다. 

농부의 마음을 가지시면 됩니다. 농부는 김매기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 냅니다. 농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뜻은 무시하고 사리사욕과 잘못된 집단이기주의에 빠지는 일부 정치인. 

개혁하라는 국민 대다수의 뜻은 무시하고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나라의 앞날을 막으려 하는 일부 정치인. 

나라야 찢어지든 말든 지역감정으로 득을 보려는 일부 정치인. 

전쟁이야 나든 말든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정치인. 

이렇게 국민을 바보로 알고 어린애로 아는 일부 정치인들에게 국민여러분과 제가 할 일이 있습니다. 

제가 할 일은 어떤 저항과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의무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지키는 것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헌법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하실 일은 어버이의 마음을 가지시고 농부의 마음을 가지시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도 어버이의 회초리를 드십시오. 국민여러분의 회초리는 언제든지 기꺼이 맞겠습니다. 아무리 힘없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그것이 국익의 회초리라면 기쁜 마음으로 맞고 온 힘을 다해 잘못을 고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 있는 국민이 드는 회초리라도 개인이나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드는 회초리라면 매를 든 그 또한 국민이기에 맞지 않을 방법은 없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너 내 편이 안되면 맞는다'라는 뜻의 회초리라면 아무리 아파도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큰 뜻을 위배하라는 회초리라면 결코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기대를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기댈 데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굴복하면 저에게 희망을 걸었던 많은 국민들은 희망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런데 하나 경계해 주실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집단이기주의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기 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권변호사로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힘있는 국민의 목소리보다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체질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할 때는 그 누구에게 혹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 수 없습니다. 중심을 잡고 오직 국익에 의해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중심을 잃는 순간, 이 나라는 집단과 집단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통치는 다릅니다. 비판자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다른 것입니다. 저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익이라는 중심을 잡고 흔들림없이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꼭 이루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이익집단은 있지만 집단이기주의가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국가와 민족 앞에서는 한 발 물러서는 대한민국. 좀 더 가지고 덜 가진 것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 돕는 대한민국. 동(東)에 살고 서(西)에 사는 차이는 있지만 서로 사랑하는 대한민국. 바로 화합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입니다. 다른 하나는 세대 차이는 있지만 세대 갈등은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자식은 부모세대가 민주주의를 유보하며 외쳤던 '잘 살아 보세'를 존중하고 부모는 내 아이가 주장하는 '개혁과 사회정의'를 시대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자식은 부모에게서 경험을 배우고 부모는 자식에게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배우는 대한민국. 자식은 밝게 자라게 해 준 부모에게 감사하고부모는 자식의 밝은 생각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대한민국. 바로 사랑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높은 자리, 많은 돈을 갖지 못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부모님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것, 사랑하는 아이를 한 번 더 안아 주지 못한 것,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답니다. 

저도 IMF 후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전국의 노동자들을 설득하러 다니느라고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일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저의 이 편지가 부모님의 은혜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 대한민국이라는 가족공동체를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효도 많이 하십시오. 우리 모두의 가슴에 마음으로 빨간 카네이션을 바치며... 


2003년 5월 8일 대한민국 새대통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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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주기. 알라딘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사람 사는 세상 손수건과 티셔츠다.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 얼마나 뼈에 사무치는 문구던가. 

갈 길이 멀다. 신발끈을 고쳐 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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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5-1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의 편지가 유독 다가오네요. 우린 정말 좋은 사람을 잃었어요..

마노아 2014-05-11 07:41   좋아요 0 | URL
국민을 섬길 줄 아는,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을 잃었지요...ㅠ.ㅠ

blanca 2014-05-1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봐도 울컥하네요. 저 교실. 이게 과연 현실이라니 악몽보다 더 악몽 같아요. 저 아이들을 볼모로 대체 어른들은 뭘 한 건지....

마노아 2014-05-11 12:51   좋아요 0 | URL
정부는, 왜 검찰총장 아들만 찾아준 걸까요... 저런 사진들을 접할 때마다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져요. 대체 이 나라는 어찌 굴러가는 건지...ㅠ.ㅠ

수퍼남매맘 2014-05-11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텅 빈 교실 보니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마노아 2014-05-11 21:05   좋아요 0 | URL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 생명들을 다 어찌합니까...ㅜ.ㅜ

paviana 2014-05-1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어떤것인지 요즘 조금은 알 거 같아요. 저도 안산 다녀왔습니다. 그 많은 예쁜 아이들. ㅠㅠ 이게 나라냐!!!!

마노아 2014-05-12 13:28   좋아요 0 | URL
오늘 급식지도하면서 애들 식판에 김치를 담아주는데, 그냥 다 내새끼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진짜 자기 자식을, 자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까요. 정말, 이런 것도 나라냐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ㅜ.ㅜ
 

제 2124 호/2014-05-07

[이달의 역사]대항해 시대를 연 캡틴 쿡의 일생

 

[이달의 역사] 코너에서는 ‘과학자의 열정과 삶을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과학의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면서도 불운하게 생을 마감해야 했던 과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과학적 열정을 다루고자 합니다.


캡틴 쿡으로 잘 알려진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은 영국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대항해 시대를 연 장본인 중 한 명이다. 1747년 18살이 된 쿡은 석탄 운반선의 견습공으로 들어가 영국 해안을 오가며 항해술을 익힌 후 보다 넓은 바다를 동경하여 1755년 영국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그의 항해 능력은 곧바로 인정을 받아 한 달 만에 하사관이 되었고 바크선(Bark船, 범선)의 선장이 됐다. 이후 약 10여 년 동안 영국 해협과 북아메리카 식민지 등지에서 지도 측량을 하면서 지도 제작법을 배운 것이 그로 하여금 과학사의 중요한 인물로 기록되는 단초가 됐다.

■ 세 차례에 걸친 항해

쿡은 세 번에 걸쳐 중요한 탐험을 수행했다. 1차 항해는 막강한 권위를 갖고 있던 영국왕립학회와 영국해군본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타히티로의 금성 관측 탐사대 파견이다. 1769년에 금성이 태양면을 통과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서로 멀리 떨어진 데서 관측하면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를 정확히 잴 수 있다고 생각한 영국 정부가 탐험대를 구성한 것이다.

이 탐험대는 과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되는데 과학을 위한 탐험대 파견으로는 최초이기 때문이다. 해군 본부는 이 일을 맡을 인물로 하사관 쿡을 추천했다. 쿡은 뛰어난 항해술뿐만 아니라 측량과 천문학에도 조예가 깊으므로 쿡을 대위로 승진시킨 후 탐사 대장으로 지명한 것이다.

1768년 8월, 쿡의 제1차 탐험대는 엔데버 호(Endeavor, 368톤)에 94명의 일행을 태우고 플리머스항을 출항했는데 일행 중에는 동·식물학자, 사생화가들도 포함됐다. 1769년 타히티섬에 도착한 탐험대는 관측소를 설치한 후 이어서 비밀리에 내려진 ‘미지의 남방 대륙‘ 존재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항해에 들어갔다. 당시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양 극에 두 개의 주요한 대륙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구가 자전할 때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면 북반구의 유라시아 대륙처럼 거대한 땅덩어리가 남반구에도 있어야만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17세기 들어 네덜란드 탐험가들이 남방 대륙을 탐색했지만 이들이 발견되지 않아 쿡에게 이를 탐사하도록 명령한 것이다. 쿡은 이 항해에서 뉴질랜드가 2개의 섬으로 나뉜 것을 발견했고 오스트레일리아 동해안을 탐사한 후 문명인이 살 수 있는 땅임을 확인했다. 그는 이 대륙의 동쪽 땅을 뉴사우스웨일스라고 명명한 뒤 영국 땅임을 선언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는 그가 찾던 남방 대륙은 아니었다.

쿡은 1차 탐험에서 30명이나 되는 선원을 잃는 악전고투 끝에 1771년 7월 영국 도버에 귀환했다. 그는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항해 답사기를 제출했는데, 꼼꼼하고도 철저한 항해 보고서는 당대의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노고는 곧바로 인정받아 중령으로 진급했는데 그의 이런 파격적인 승진은 쿡의 정밀한 항해 기록으로 태평양 지역이 세계 지도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쿡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채집한 갖가지 동식물 표본은 박물학(생물학)에 크게 이바지했고 그가 데려 온 캥거루는 유럽인들의 미지에 대한 관심을 끌게 했다. 쿡은 단순한 선박의 함장이 아니라 완벽한 과학자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1차 항해에서 미지의 남방 대륙을 찾는 데 실패하자 영국 정부는 계속 미지의 남방 대륙을 탐사하도록 2척의 배를 배정했다. 1772년 7월, 1차 탐험 때보다 훨씬 좋은 과학 장비를 싣고 영국을 출발했다. 승선 인원은 총 200여 명으로 선원뿐만 아니라 천문학자 등 과학자들도 포함됐다.

■ 대항해 시대와 괴혈병

2차 항해는 쿡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것은 당대의 항해에서 고질병이었던 괴혈병을 치료하는 선구자가 됐기 때문이다. 15세기 들어 대형 선박으로 원(遠)거리 항해가 가능해지자, 오랜 항해 동안 저장 음식에 의존하자 괴혈병이 생기기 다반사였다. 괴혈병의 증상은 매우 고약스러워서 몸이 피곤해지고 허약해지며 팔다리가 붓고 잇몸에서 피가 난다. 좀 더 진행되면 폐와 신장까지 문제가 생겨 사망에 이른다.

쿡도 처음부터 괴혈병 치료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가 선원들의 괴혈병을 처음 접한 것은 1758년인데 괴혈병이 가져오는 참상에 놀랐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기간 항해를 하다 보면 당연하게 괴혈병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그 역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그런데 제임스 쿡이 부여받은 임무는 항해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선원들의 건강이 담보되지 않으면 자신에게 부여된 중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쿡은 선원들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선원들에게 공급했다. 만약 항해 중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떨어지면 절인 양배추를 보급했다. 그리고 쿡은 배가 항구에 정박하면 제일 먼저 신선한 식료품부터 챙겼다. 그의 식단에 결론적으로 비타민C가 공급되어 괴혈병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이른바 소가 뒷걸음치다 쥐를 잡은 셈이다.

처음에는 선원들이 그가 제공하는 식단에 불만을 터트렸으나 그가 지휘하는 함선 내에서는 괴혈병이 발병되지 않자 그의 식단은 주목을 받았다. 그 후 많은 선단들이 그의 식단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놀랍게도 그의 식단은 고질적인 괴혈병을 거짓말같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이것이 그를 궁극적으로 대항해 시대를 열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자 과학자로 인식하는 이유다. 쿡의 조치는 결론적으로 비타민C, 즉 아스코르브산을 먹도록 한 것이다.

■ 미지의 남방 대륙을 찾아서

쿡은 2차 탐험에서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을 지나 남극 대륙의 75마일 지점까지 접근하였는데, 당대로서는 대단한 항해 기록으로 평가된다. 그때까지 남극해는 그 누구도 항해해 본 적이 없는 미지의 바다였다. 쿡은 이곳에서 처음 빙산을 보았고 이어서 남극까지 얼음으로 대륙이 덮혔다는 것을 발견했다. 쿡에 의해 ‘미지의 남방 대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2차 항해에서 쿡은 미스터리로 잘 알려진 남태평양 상의 이스터섬에서 유명한 ‘모아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2차 항해는 쿡에게 큰 명예를 가져다주었다. 영국왕립학회는 평민인 그를 특별히 회원으로 선출했고, 항해 중 괴혈병 희생자를 내지 않은 공적으로 왕립학회의 최고 영예인 코플리(Copley) 메달을 수여받았다. 쿡이 왕립학회로부터 이와 같이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것은 괴혈병 방지 노력 외에도 항해 역사상 특별한 업적 때문이다. 당시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는데 쿡은 크로노미터(chronometer)를 이용해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해 냈다.

■ 3차 탐사에 나서다

쿡에게 주어진 3차 탐사의 목적은 북서항로를 발견하는 것이다. 당시 유럽 열강은 북극해를 지나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서항로를 경쟁적으로 찾고 있었는데 영국 정부가 이번에도 경험 많은 쿡을 탐사 대장으로 임명했다. 1776년 7월, 제임스 쿡은 2차 항해에서 사용했던 2대의 함선에 200여 명의 선원과 과학자들을 태우고 출항했다.

1778년 1월, 쿡 일행은 북쪽으로 항해를 시작해 유명한 크리스마스 섬은 물론 유럽인 최초로 샌드위치 제도(지금의 하와이)를 발견했다. 그들 일행이 하와이에 상륙했을 때 예상외로 원주민들은 낯선 방문객들을 호의적으로 맞아주었다. 그들이 하와이 원주민으로부터 환대를 받은 것은 풍요의 신 로노(Lono)가 하얀 돛을 단 카누를 타고 온다는 하와이의 전설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쿡의 선단은 하와이를 출발해 다시 북상하여 북서항로를 발견하려 했지만 태풍 때문에 하와이로 기수를 돌렸다. 이것이 쿡의 마지막이 됐다. 하와이로 항로를 잡은 것은 바로 전 해에 원주민들이 그들을 성대한 의식에 초대하는 등 환대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당시 쿡의 일행, 즉 부하들이 하와이 원주민의 풍습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선원들은 만취하여 서로 싸움을 하고, 잘못된 우월감을 가지거나 원주민 여성들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기 일쑤였지만 큰 말썽 없이 하와이를 출발하여 탐험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태풍을 피해 다시 하와이로 들어왔을 땐 과거에 쿡의 부하들이 저지른 행동에 원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특히 원주민들은 그들 선박에 있는 쇠붙이들을 빼냈다. 어느 날 배에 딸린 소형 보트까지 사라지자 쿡은 대원 10명과 함께 상륙해서 추장을 붙잡아 원주민들이 훔쳐간 배와 물건을 돌려주기 전에는 추장을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것이 쿡의 일생일대의 가장 큰 실수였다. 성난 원주민 수천 명이 그들을 포위하고 공격을 해오자 쿡 일행은 상륙선 10m 앞까지 달아났지만 쿡은 원주민들에게 결국 살해됐다.

그는 위대한 항해가, 탐험가, 지도 제작자이자 뛰어난 리더십, 불굴의 용기, 탁월한 항해술, 조국에 대한 헌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쿡이 빈농의 아들이라는 낮은 지위였음에도 당대의 유능한 항해가로, 또 과학자로 떠오른 것은 항해에 과학적인 바탕을 세우고 제도법과 항해술에 과감하게 새로운 기준들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하층민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노력과 실력만으로 사회적 높은 지위를 성취한 의지의 사나이기도 하다. 더욱이 그는 당대의 다른 탐험가들이 기독교를 모토로 대부분 비인도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인도주의적인 교양을 심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른 문화의 정복자나 파괴자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지리 정치학적 과제를 수행했다고 하지만 그 목적은 영국의 해상 패권 장악을 위한 것임은 틀림없다. 그를 보는 시각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선장이었던 제임스 쿡은 과학사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과학적 탐구 조사 중 맞은 영웅적 죽음, 즉 ‘과학의 순교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완고한 영국 해군이 비로소 쿡의 희생으로 인해, 그의 행동들은 괴혈병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국 해군은 그를 기리기 위해서라도 그가 주장한 식단을 철저하게 지켰다고 한다. 항해에 과학적인 바탕을 세우고, 괴혈병을 사라지게 만든 원동력이 된 제임스 쿡은 과학적 인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 참고문헌
『탐험과 발견』, 이병철, 아카데미서적, 1989
『탐험사 100장면』, 이병철, 가람기획, 1997
『이타적 과학자』, 프란츠 M. 부에티츠, 서해문집, 2004
「제임스 쿡」, 표정훈, 네이버캐스트, 2009.04.29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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