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관심할 때 괴물은 깨어난다
이동형.지승호 지음 / 이상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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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정치인은 자기가 잘못하면 선거에서 떨어진다거나 책임을 지잖아요. 그런데 국민들은 스스로 책임을 진 적이 없잖아요. 박근혜를 찍었기 때문에 국정농단이 벌어지고, 자기한테 후폭풍이 오잖아요. 박근혜를 안 찍은 사람들은 억울할 수도 있는 문제잖아요. 진짜 용감한 정치인이면 국민들에게 이러이러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욕을 먹더라도. 그런데 그런 정치인이 안 보여요


김부겸 의원의 대구 유세가 생각난다. 그때 그 호통이 얼마나 고맙던지. 박근혜 국정농단사건이 뉴스에서 나오면 엄니는 혀를 차며 최순실 욕을 한다. 엄니가 뽑은 박근혜가 한 짓이다!라고 하면 엄니는 '불쌍한' 박근혜가 이용당한 거라고 말씀하신다. 이건 무슨 세상 제일 할 일 없는 게 연예인 걱정이라더니 딱 그짝이다. 엄마 자식들을 더 걱정해 주세욧!


116

정치인의 발언은 5000만 국민이 다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해야죠. 그런데 박 시장은 그런 발언이 없었어요. 이건 문 대표도 마찬가지인데요. 문 대표가 무슨 말을 하면 논란이 벌어지잖아요. 그러면 다양한 해석본이 등장해요. 사실 문 대표의 뜻은 그게 아니었다, 김경수 의원이 쓰거나, 아니면 측근 최재성 의원이 쓰고, 아니면 지지자들이 알아서 써요. 왜 그 말을 못 알아듣느냐고 하는데요. 해석본이 나오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왜 해석본이 나오죠? 정치인이 얘기를 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간결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이 시장이 탄핵 국면에서 갑자기 지지를 얻은 것도 말이 간결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들어도 아하하게 되잖아요. 그런 게 필요하죠.


크게 동의하지만, 눌변도 말하는 사람의 살아온 인생 여정에 따라 얼마든지 힘이 실리고 신뢰가 가는지도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명확한 '제목'도 필요한 법. 이 책은 제목이 참 입에 안 감긴다...;;;


127

포용은 나중에 해도 됩니다. 적폐를 청산하러 들어갔는데, 국민들이 싸우니까 , 이쯤에서라고 하면 아무 것도 안 되는 겁니다. 첫 기준을 확실히 세우고 나서 그게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그 다음 단계로 나가야죠. 지금은 강력한 적폐 청산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택시 운전사가 개봉된 이후 김대중 대통령은 왜 전두환을 사면해 줬냐는 질문이 게시판에 곧잘 올라온다. 그러게 말이다. 개인적으로 용서해줄 수는 있어도 국민을 대신해서 사면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그건 월권이라고 나 역시 동의한다.


128

김영삼은 세무조사를 해놓고는 패를 안 깠어요. 그러니까 보수 언론이 공격을 못했잖아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정치력이죠. 정말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을 좀 희생하는. 종편 심사 카드를 가지고 협박하라는 것이 아니잖아요. 종편 재심사를 할 때 항목들이 규정되어 있으니까, 우리는 규정대로 하겠다고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종편 쪽에서 장난칠 수 있을까요?


그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정치를 '예술' 수준으로!


129

권한을 행사하라고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뽑아준 거잖아요. 그럼 써야죠. 그런데 딜을 해서 구속된 박근혜를 특사로 풀어주는 순간, 오히려 더 이상해집니다.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명제를 어기지 말아야 다시는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친일,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 행위는 잘못된 건데요. 그걸 우리는 한번도 단죄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매국노의 후손들이 설치는 거예요.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하는 법!


147

진짜 민주주의 국가라면 대한민국에서 공산당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에는 공산당이 있잖아요.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이란 국민들한테 지지를 못 받으면 사라지는 거죠. 그게 진짜 민주주의 아닐까요?


이 레드 컴플렉스를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188

보편타당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태극기 집회에 나와서 왜 성조기를 흔들어요? 박근혜 탄핵과 성조기가 무슨 상관입니까? 왜 계엄령을 외치고 군대여 일어나라는 팻말이 보이죠? 말도 안 되는 소리로 군부 쿠데타를 부추기잖아요. 저런 사람들과 어떻게 생활합니까? 비상식적이잖아요. 제가 꿈꾸는 것은 유토피아가 아니고, 상식적인 사회입니다.


'상식', '합리적' 이런 것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내내 깨닫고 있다.


193

지금은 예전처럼 절대적 빈곤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 빈곤, 양극화 같은 게 문제예요. 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과 큰 그림을 그려야 해요.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죠. 질 낮은 일자리 많이 만들어봤자 소용없습니다.


그리고 대승적으로 내다봤으면 좋겠다. 어떤 정책들은 당장 내 이익에 반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그게 모든 사람이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 좀 더 지켜보았으면...


200

저는 자기 정체성에 맞는 당을 찾아가는 게 맞다고 봐요. 지금 민주당에서 보수 쪽 정당에 어울리는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잖아요. 마찬가지입니다. 보수 쪽에서도 민주당의 이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자신이 몸담을 정당을 선택하는 기준은 이념적 성향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오로지 자신에게 공천을 줄 사람이 있는 곳, 혹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 그걸 찾아가다 보니까 자기 정체성과 맞지 않는 곳에 있는 거죠.


새가 날아간~다.


205

조롱이나 풍자는 지식인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인한테 조롱과 풍자가 없으면 뭘 먹고 삽니까? 약자들에게 조롱을 해대면 쓰레기가 되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사람은 당연히 조롱받아야 하고,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예요.


희극인들도 마찬가지. '풍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창의적 재현의 장이거늘!


209

처벌은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이런 사람들이 친일을 했고, 그 후손들이 이렇게 살고 있다고 알려야죠. 연좌제로 그 사람들을 쫓아내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그 사람들이 자기 조상들이 일제에 부역한 역사를 반성할 줄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독립운동 한 조상들이 자랑스러운 것처럼 친일 활동을 한 조상들은 부끄러워하는 게 맞습니다!


211

아베나 일본의 관료들이 한 얘기들을 보면 반성했다는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거든요. 파기한 것은 우리가 아니다, 니들이 먼저라고 책임을 돌려서 우리가 명분을 쌓아야 훗날 또 다른 합의를 하든, 전면 무효를 하든,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을 할 수 있어요. 그게 외교의 기술이죠. 전임 정부가 해버렸으니까 우린 어쩔 수 없다고 하면 무능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되죠. 그걸 바로잡으라고 정권을 바꾸는 것 아닌가요?


네! 기대하고 있습니다. 


218

그동안 미국이 우리 우방이었고, 우리가 미국 덕을 본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전쟁도 마찬가지고, 그 이후에도 아프리카 전체 대륙에 지원하는 금액보다 대한민국에 지원한 금액이 훨씬 컸으니까요. 그것만 봐도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미국이 그렇게 했을까요? 그만큼 동아시아에서 한반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꼭 우리를 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 그 점을 활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예스맨 짓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나 전두환은 정통성 없는 정권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 갈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거기서 벗어나도 되잖아요.


현명한 외교 행보 기대합니다.


231

87년에는 정치 지도자가 앞장을 섰고, 대중이 뒤를 따랐습니다. 시위할 때도 보면 김대중, 김영삼이 앞장서고 재야인사들이 지원하고,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민중들이 뒤에서 따라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민중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정치지도자들이 그 뒤를 따라갔어요. 민중은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데 정치인들이 거국 내각 카드를 꺼냈다가 탄핵으로 바꿨잖아요.


그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벅찬 감동!


234

사실 대한민국은 헌법으로 집회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잖아요. 집회를 하겠다고 하면 웬만하면 모두 허가해줘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그걸 다 불법이라고 해요. 그걸 누가 정했나요? 헌법에 보장하라고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경찰에서 불법이라고 하면 언론에서 불법이라고 받아써요. 그러면 일반 국민들은 저 빨갱이 새끼들, 또 불법시위를 하네’, 그게 두려워서 불법집회는 안 되고, 폭력은 더더욱 안 되고... 백남기 선생님 폭력집회 하다가 저렇게 되신 겁니까?


238

파퓰리즘이 왜 공격하는 수단으로 대한민국 선거판에서 이용되는지 모르겠어요. 파퓰리즘이 왜 나빠요? 대중영합주의, 대중이 원하는 것을 한다는데 그게 왜 나쁩니까?


내 말이!


239

지승호 : 보수는 프레임을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연구가 많이 되어 있잖아요.

이동형 : 그걸 우리는 방어하기 급급해요. 코드 인사 아니냐고 하면 아니, 그게 아니고이렇게 한다고요. ‘그게 어때서라고 들이받아야죠.


대선 토론 때 홍준표 후보가 김정은 먼저 만난다고 했다면서 물고 늘어질 때, 문재인 후보가 잘 받아쳤던 게 생각난다. 슬그머니 말 머리 돌리던 홍 후보...


241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민중을 위해서 일한다는데 뭐가 나쁘냐고요. 오히려 필요한 거예요. 그걸 못하면서 정치인이 되면 안 됩니다. 무조건 착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좋아집니까? 그래서 정치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죠. 정치는 갈등이 생겼을 때 그것을 봉합하는 역할도 하지만, 첨예하게 대립된 부분에서는 한쪽을 편들어서 몰고 가는 능력도 필요하거든요.

지승호 : 무조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갈등을 봉합하는 것보다는 때로는 갈등을 증폭시키더라도 곪은 것을 터뜨릴 필요가 있다는 거네요.

이동형 : 과거 리더들을 보면 중세시대든, 고려시대든 가장 무능력한 정치인은 우유부단한 정치인입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지승호 : 가장 나쁜 결정은 늦은 결정이라는 얘기도 있죠.


242

제가 소위 말하는 진보 진영,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던 진보 진영에게 실망했을 때가 언제였냐면, 김대중, 김영삼이 똑같고, 이명박, 노무현이랑 똑같다는 논리를 펼칠 때입니다. 어떻게 똑같아요? 다르죠. 그런데 그렇게 뭉뚱그려 공격했거든요. 저는 민주노동당이 두 자릿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가 저렇게 위축된 것도 공격할 때와 공격하지 않을 때를 구분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김영삼과 김대중은 리더의 지도방식도 달랐고, 민중들의 삶도 달라졌고, 이명박과 노무현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런데 그걸 똑같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정치는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정말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었을 때, 그의 죽음 앞에서 노무현 때도 노동자들은 똑같이 힘들었다며 뭐 이렇게 호들갑 떠냐는 식의 반응을 볼 때 이런 기분이었다. 어떻게 똑같냐고!


247

정치인의 연공서열부터 없애야 합니다. 선수 문화. 초선 의원이 감히 어디서, 이런 것들을 없애야죠. 국회 의석 위치도 바꿔야 하고요. 왜 초선은 맨 앞에 앉고, 다선은 뒤로 가나요?


259

반기문 현상과 안철수 현상은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가장 싫어하는 집단, 혐오하는 집단,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 정치권입니다. 이건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반기문, 안철수는 정치권 밖에 있었잖아요.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들이 정치권 안에 들어오는 순간 거품은 다 빠지게 되어 있어요.


뭐, 이미 목격했습니다.


273

정치 혐오증 이야기를 했지만, 그건 군사정권에서 만들어낸 거였거든요. 민중은 똑똑해지면 안 되니까요. 똑똑해지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거든요. 정치 무관심, 정치 혐오증이 어느 순간부터 쿨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인식되더라고요.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맹목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돼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깨어 있는 시민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진짜 우리가 깨어 있는가, 박근혜와 새누리당을 반대한다고 해서 깨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나온 것이다. 우리가 무관심할 때 괴물은 깨어난다!

대선을 코앞에 둔 5월 1일에 이 책을 읽었다. 긴 휴일의 첫날이었는데 당직 근무였다. 빈 사무실에 전화 한통 울리지 않는 고요한 시간에 이 책을 읽었다. 정확하게 질문해 주는 지승호 작가님, 그리고 명쾌하게 답하는 이동형 작가님 모두 믿음직스러웠다. 그리고 백일의 시간이 흘렀고 정권은 바꼈다. 세상은 많이 달라지려 하고 있고 달라져야 마땅하다. 그 사이 갈등도 있을 것이고 잡음도 당연히 있겠지만, 열심히 지지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절대 무관심에 현혹되지 않으려 애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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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안 풍경 전집 - 김기찬 사진집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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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카오루의 신부 이야기는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 이야기이다. '공동체'가 살아 있는 그들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이런 골목 안 풍경들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골목 안에서도 충분히 심심하지 않고 재밌을 수 있었던 공간. 널판지 지붕 위에는 주말마다 실내화가 말라 가고, 이 궁핍한 살림 살이에도 화분을 곱게 키우는 여유가 있다. 커다란 대야 한가득 물만 부어주면 그 자체로 개인용 풀장이 되던 저런 풍경 속에 나도 어릴 적에 살았었다. 



초딩 시절에는 즉석떡볶기 집이 유행했는데 디제이 부스가 있어서 엘피 판을 틀어주곤 했다. 크게 유행을 타다가 급 망해 버리더니, 다시 또 세월이 흘러 그런 분위기의 분식집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떡볶이는 즉석이지! 기타 좀 만지는 저 청소년들을 보니 그때 그 풍경이 떠올랐다. 92년 풍경답게 티셔츠엔 태지 보이즈가 적혀 있다. 중3 추석 때 저런 대청마루에 배 깔고 앉아서 삶은 밤 먹던 게 생각난다. 대청마루에 그저 누워 있을 뿐이었는데 어찌나 시원하던지.... 지난 밤 내 방 온도는 32.8도였다. 아, 자다 말고 일어나서 세 번이나 다시 씻어야 했지.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날들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 마당 있던 시절에는 저리 등목도 했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아무리 더워도 저리 찬물로 바로 샤워는 못하지만....;;;;



방 안 가득 이불 펼쳐놓고 아주 커다란 대침으로 이불 꿰매던 엄마 모습도 생각난다. 이불 뒷면까지 바늘이 닿아야 했기 때문에 아주 크고 굵은 바늘이어야 했다. 풀 매겨서 뻣뻣했던가? 암튼 이불 호청의 그 빳빳함의 시원함은 생생히 기억 난다.

동네에 저런 미니 놀이기구 갖고 오시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나 더 어릴 적에는 못 보았는데 6학년 때 동네에 나타나셔서 아이들이 죄다 저기 가서 놀았다. 나보다 어린 애들만 타고 있어서 마음은 굴뚝이지만 차마 타지 못하고 구경만 했는데 할아버지가 초등학생이니까 타도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백원인가 내고 나도 탔던 기억이 난다! 치마 입었지만 기꺼이!



알록달록 우산이 정겹다. 일자 눈썹이 유행한 건 순악질 여사 때문일까?

지금은 몹시 비싼 저 자개 상이, 저때는 왜 그리 흔했을까? 그때는 좀 저렴했었나???

펌프 있는 마당 집에 샀았더랬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는데, 그 앞에서 똥을 밟아서 막 울고 있었더니 옆집 아줌마가 나오셔서 발 닦아주셨던 것도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아줌마 참 고마우신 분!



목욕탕 가는 길? 혹은 다녀오는 길? 그럼에도 멋는 부려야 하는 법!

집에서 날마다 샤워할 수 없던 시절에는 일주일에 한 번 목욕탕 가는 게 나름의 큰 행사였다.

한 번 가서 세 시간씩 놀고 오고, 나오면서 바나나맛 우유나 요구르트 하나 먹는 게 그야말로 꿀맛!



6년이 지나도 오누이는 사이가 좋아 보였다. 



참 정겨운 모습이다. 엄마 표정이 유난히 좋다.



꼬꼬마는 22년 뒤 엄마를 번쩍 업을 만큼 장성했다. 얼마나 든든하실까.



떡잎부터 남달랐던 누이 사랑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발넓은 아주머니가 자고 있던 청년 하나를 끌고 나왔다는 데에서 빵 터졌다. 잘 생기게 자랐구만!



다닥다닥 붙어 있던 골목들엔 아파트가 들어섰고, 어깨를 겨눌만큼 서로 가난했던 이웃들은 아파트에 입주해서 안정적으로 살고 있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그 긴 시간 참 성실하고 착실하게 살으셨을 테지. 저 골목에서도 밀려난, 지금은 다시 만나기 어려운 이웃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오래된 앨범을 모처럼 넘겨 보는 기분이었다. 자동으로 소환되는 기억들에 조금씩 미소 짓기도 했다.

이제 이 골목 시리즈들은 다시 만나기 어렵지만, 오래오래 추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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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8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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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의 공연 소품을 소개했다. 엔티크한 면도칼을 해외에서 사왔는데, 조명을 받아 번쩍!이며 존재감을 발휘하는 녀석이라고. 원제품은 실제 면도에 사용할 수 있을만큼 날카롭지만 공연에서는 배우의 안전을 위해 칼날을 갈아 무디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스위니 토드가 살인을 할 때 쓰는 칼은 손잡이 부분이 튜브로 되어 있다고. 피를 채우고 손잡이를 누르면 칼날에서 피가 쏟아지는 구조라고 한다. 칼날이 지나간 목에서 진짜 같은 피가 흘러내린다고.


작년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지저스가 책형을 받을 때 묶여 있던 장대에 빨대가 달려 있었다. 거기서 붉은 피가 흘러 등을 다 적셨는데 망원경을 통해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스위니 토드는 초연 때 류정한 주연으로 보았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당시 졸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도, 좋아하는 작품을 보더라도 내 몸이 견딜 수 없게 피곤할 때가 많아 어쩔 수 없었다. 졸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딱히 기억에 남지도 않아서 이번 뮤지컬은 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팀 버튼의 영화 스위니 토드 보러 가서도 졸았...;;;;


하여간 스위니 토드에 등장하는 피는 배우가 입에 넣어도 무해하도록 만들었는데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아주 달게 했다고 한다. 오래 두면 상하는 식용 소재라서 매 공연 신선한(!) 피를 제조하는 것이 소품 팀의 임무였다고!

그나저나 사진 속 장기가 너무 리얼해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어쩜 이렇게 리얼하게 만들었을까!


정동 극장에서는 한복 체험 패키지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전통공연 '가온'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캐주얼 생활한복 브랜드 '한룩'의 쇼룸에서 한복을 대여해 준다고 한다. 공연 관람 시간인 오후 4시를 포함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라고. 인근에 덕수궁도 있으니 한복 입고 무료 입장 하는 것도 좋은 기회! '가온'이 어떤 작품인지 찾아봐야겠다. 떡밥이 아주 흥미롭다!


올해도 '고래고래'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작년에 보았는데 노래는 좋았지만 내용은 꽤 유치했다. 이번 재연에서는 내용을 제법 손봤나 보다. 유치함을 덜어내고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 보태기를! 그나저나 김신의는 나가수에도 나오고 복면가왕에도 나오고, 자신들의 곡으로 쥬크박스 뮤지컬도 나오고... 이 정도면 생애 절정이 아닐까 싶다. 응원한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영화처럼 사랑을 중심에 두지 않고 다큐멘터리처럼 실화의 재현에 힘썼다고 한다. 재난 뮤지컬이라... 세월호를 겪고 영화 터널이 큰 관객을 모으는 시점에서 기분이 오묘하다. 슬프고, 그리고 또 슬프다. 


오늘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았다. 극중 내성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자작시를 발표하는데 '진실'을 담요로 표현했더랬다. 다 덮기에는 모자라다면서... 진실, 그리고 진실... 


그만 쓰자. 울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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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2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은 발을 차갑게 하는 이불..

마노아 2016-08-28 23:49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런 대사였어요. 진실은 발을 차갑게 하는 이불...

2016-09-02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02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9-02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뮤지컬 많이 좋아하시는 듯..
이번에 블렉메리포핀스 2년만에 다시 공연한데요.. 전 벌써 부터 두근두근..

마노아 2016-09-02 22:59   좋아요 1 | URL
오늘 오픈한 킹키부츠 보고 돌아가는 길이에요. 엄청 재밌네요. 기분 업이에요^^

나와같다면 2016-09-0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감이 전해지는 듯 ㅋ
저는 어제 뮤지컬 `빨래` 보면서 위로받았어요..

마노아 2016-09-0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우리 뮤지컬로 힐링하네요. 좋은 밤이에요♡
 
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5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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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를 너무 늦게 읽어서 5월호는 한참 밀렸고,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서 6,7월호는 사지 않았다.

그러다가 8월호 표지가 박은태여서 구매했고, 어제 8월호를 읽고 오늘 5월호를 읽었다. 하하핫, 여전히 무안하다...;;;;


배우 류정한이 프로듀서로 데뷔한다는 기사는 몇 달 전에 보았는데, 5월호 잡지로 다시 확인했다. 프랭크 와일드혼과 손잡는다니 더 기대가 된다. '데블스 애드버킷'을 내년 겨울 개막 목표로 삼았다는데 3년 전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된 바 있다고 나온다. 3년 전이라고라??? 알파치노랑 키아누 리브스 나오는 그 영화 아니던가??? 그거 한참 오래 됐는데 이상이상.... 


해외 소식에선 애니메이션 '아나스타샤'의 뮤지컬 제작을 알려왔다. 오, 애니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서 기대가 된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배경으로 어떤 미술적 쾌감도 줄까 역시 기대가 됨. 하지만, 영화처럼 아나스타샤가 살아 있는 것처럼 표현되는 건 우려가 된다. 역사적 사실과 정확히 배치되므로. 호기심은 동하지만 아닌 건 아님.


배우들의 버킷 리스트에서 김금나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해마다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이런 식의 마음을 곧잘 먹게 된다. 십년 단위로 같은 곳을 여행한다든지, 십년 단위로 같은 책을 다시 읽어본다든지... 근데 그게 참 쉽지 않더라. 2004년도에 연금술사를 아주 재밌게 읽어서 십년 뒤에 다시 읽어볼 생각을 했는데 십년 뒤에 그 책을 팔았던 게 떠오르...;;;;


그나저나 중간에 광고 페이지가 있었는데 굵은 제목으로 '굶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적혀 있었다. 광고는 '배달의 민족'에서 냈다. 아, 빵 터졌다! ㅋㅋㅋ


해외 탐방 코너에서는 루이스 초이가 파리넬리의 발자취를 따라서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순서였는데, 오스트리아의 쇤브룬 궁전에 눈길이 갔다. 1441개의 방이 있으며 실내는 로코코 양식. 마리아 테레지아의 통치 시절 여섯 살의 모차르트가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근래에 나를 가장 왈랑거리게 한 작품이 모차르트여서 더 눈길이 갔음을 인정한다!


호프부르크 궁전에는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고, 궁전 안에 자리한 부르크카펠레 성당의 성가대는 무려 빈 소년 합창단이라고! 오호!!


이번 호의 뮤지컬계 이야기는 대역배우의 세계다. 출연 회차가 보장되는 얼터네이트, 평소에는 앙상블 등의 다른 배역을 연기하다가 주연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때에 투입되는 언더스터디, 평상시에는 공연에 출연하지 않지만 다른 배우와 똑같이 출근해서 공연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스탠바이, 앙상블 배우가 무대에 서지 못할 때에 대신 투입되는 스윙의 개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대역 배우로 투입되었다가 제대로 포텐 터진 배우들이 소개되었는데 단연코 눈에 띄는 인물은 홍광호다. 2006년 미스사이공 국내 초연 때 주연 크리스와 조연 투이의 언더스터디였다고 한다. 당시 크리스 역의 마이클 리 대신 무대에 올라 실력을 보여주었다고. 놀랍게도 그는 2014년 미스사이공 25주년 리바이벌 공연의 투이 역을 맡아 무려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기까지 했다. 홍광호의 실력은 워낙 탁월하니까 끄덕끄덕 했는데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마이클 리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게 10년이 넘었단 말인가! 


지난 7월이었나... 6월이었나... 애드가 앨런 포우를 보고 왔다. 마이클 리 주연이었는데, 이전에는 송스루로 보았기 때문에 괜찮았는데, 대사와 노래가 구분되는 작품으로 보니 그의 한국말 대사가 너무 걸려서 몰입할 수가 없었다. 나로부터 마이클 리를 아웃시킨 작품이었는데 무려 십년이라니... 안습이다.ㅜ.ㅜ


지금은 배우로 더 활약하고 있는 주원이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김무열의 언더스터디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오호, 난 김무열 걸로 봐서 주원을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몹시 궁금하다. 노래 잘 한다는 소문은 들었다.


국내의 경우 앙상블을 하다가 조연을 맡기 시작하면, 다시 앙상블을 안 한다고 금을 그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앙상블에 대한 대우가 현저히 나아져야겠지만... 


라이프 그래프 코너 주인공은 고영빈이다. 자신의 입지를 다져준 작품을 '바람의 나라'라고 손꼽아줘서 내가 다 고마웠다. 그가 지적한대로, 이 작품 속 무휼은 노래도 거의 없고 대사도 그닥 없다. 정말 '존재'만으로 연기를 하는 어려운 역할이었는데 그걸 잘 해내서 그가 아닌 다른 무휼을 상상하기 어렵다. 꽤 좋아했던 배우인데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가 슬럼프를 겪고 미국에서 지내다가 뒤늦게 돌아왔음을 오늘 알았다. 얼마 전에 '마마, 돈 크라이'에서 그와 다시 만났는데 다시금 애정이 되살아나서 참 반가웠다. 무대를 떠나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죠!


정수연 교수의 리뷰도 반갑다. '마타하리'를 내가 몇 월 달에 보았던가.... 5월인가, 4월인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류정한이 출연했지만 별로였던 기억만 남는다. 꽤 공을 들였고, 스탭도 훌륭했지만, 귀를 감는 노래가 부족했고, 내용 역시 소재의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지 않았다. 정수연 교수는 여자주인공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여자주인공은 능동적이기는 고사하고 순정이라는 이름으로 치장한 수동형 인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마타 하리만이 아니다. 카르멘도 그랬고 마리 앙트와네트도 그랬다. 제목에 자기 이름을 내건 뮤지컬의 여주인공들이 치명적인 매력을 발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기껏해야 절대 미모와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정도랄까. 도발적인 면모 뒤에는 언제나 새하얀 순정이 숨어 있으니 여성 캐릭터를 향한 상상력은 항상 이 근처에서 돌고 돌았더랬다. 


절대 공감한다. 그래서 그 세 작품을 모두 보았는데 모두 별로였다. 여자 주인공이 매력적이었던 작품은 일단 레베카가 떠오른다. 댄버스 부인과 '나' 모두 대단한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비록 제목의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지만. 뮤지컬 관객이 여성이 대부분이고,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남자 주인공의 매력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지만 괜찮은 여주인공을 꼭 좀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여주인공을 메인으로 내세웠다면 더더욱!


정 교수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시장의 가능성을 얻으려면 작품의 완성도에 매진할지니. 작품성이 목적이요 시장성은 결과가 되어야 하건만 이게 뒤바뀌면 작품도 관객도 민망해진다. 부디 건승.


미투, 미투!


평론가 원종원은 뉴시즈의 리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디즈니가 만들면 인어공주도 되살아나고, 아이다도 윤회를 통해 라다메스와 다시 만난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가 분명해 작품의 주제 의식이 선명해지기도 하지만, 다분히 도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결말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악재로도 작용한다.


이 부분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내가 며칠 전부터 에뷔오네를 다시 읽고 있기 때문이다. '준거집단'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인어왕이 주인공인 에뷔오네를 잠시 언급하려고 한 거였는데, 한번 더 읽고 팔 생각이었던 이 작품을 팔지 않기로 결심했다. 팔기엔 아깝다. 소장해야 마땅한 작품이다. 책 꽂을 데가 없어서 잠시 내치려고 했는데 급 미안해졌다. 우리 같이 살자꾸나!


프리뷰 코너에서는 쥬크박스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가 눈길을 끌었다. 이문세가 진행하던 시절의 별밤 시그널을 참 좋아했다. 그 노래가 울려퍼지던 그 밤의 창밖에 어른거리던 나뭇가지도 선명히 떠오른다. 그 시절 인기를 끌었던 명곡들은 또 어떻던가. 이건 그야말로 내가 꼭 봐야 하는 뮤지컬인데, 5월에 이미 끝난 작품이다. 5월 호를 이제사 읽었으니 도리가 없...;;;;


남남북녀의 사랑 이야기 '달콤한 거짓말'도 눈길이 갔다. 새터민을 다룬 공연이나 영화가 대부분 북한의 인권이나 정치 문제를 주목하며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는데, 이 작품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내세우며 밝고 통통튀는 매력을 전한다고. 내가 가네시로 카즈키를 좋아했던 이유와 통한다. 하지만 이 작품도 이미 끝난지 오래. 


이래서 숙제 밀리면 안 된다.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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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4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4월에 나온 잡지를 몇 월에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5월이나 6월이었을 것이다. 

그걸 8월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읽었다는 흔적을 남기려 한다. 무안할 지경이다. 


표지는 뉴시즈의 주역들이 담당했다.

이 작품을 5월에 보았는데, 온주완이 주인공인 걸 뒤늦게야 알았다.

뭔가 포지션이 좀 애매하다고 여겼다. 아이돌 가수도 아니고 출중한 연기파 배우도 아니었던 것 같은 모호함.

그렇지만 의외로 그는 매우 좋은 목소리를 지녀서 첫 곡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다만 1막 마무리에서 고음을 내지르며 끝낼 때 음이탈이 나서 2부 내내 주저주저 하며 노래 부르는 게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비록 음이탈이 났지만, 다음 기회에 또 그가 출연한 작품이 있다면 기꺼이 표를 고를 마음이 있다.

뮤지컬에서 음이탈은 일상다반사.. 엊그제 오만석도 '그날들'에서 음이탈...;;;;

인터뷰를 보니 그가 한때 유노윤호를 가르친 춤 실력자였다고 한다. 오!! 


해외 소식에서 미스사이공의 영화화를 알렸다. 극영화인지, 뮤지컬 영화인지 모르겠다. 난 뮤지컬 영화가 좋지만!

내년 1월에는 일본에서 프랑켄슈타인이 공연된다. '그날들'을 보면서 프랑켄슈타인이 얼마나 성공적인 창작뮤지컬이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일본 공연도 성공리에 오르기를!

일본에서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을 맡은 카토 카즈키 배우가 한국에 와서 이 작품을 보았다고 한다. 박은태를 존경한다고 해서 더 마음에 든다! 나는 이제 박은태 주연의 '도리안 그레이'를 기다리고 있다. 이참에 서재 이미지도 도리안 그레이로 변경!


더 뮤지컬에서는 매호마다 뮤지컬 업계 종사자의 심층 인터뷰가 실리는데 4월호에서는 가사를 담당하는 작가 이야기가 나왔다. 가요계에서는 작사가의 위상이 큰데 뮤지컬계에서는 창작자의 위상이 전체적으로 낮고, 가사 역시 그냥 작가가 쓰면 된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요는 멜로디가 먼저 나오고 가사가 나중에 붙는 경우가 많지만 뮤지컬은 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고음으로 노래가 끝난다면 어떤 어미로 끝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받침이 있는 단어로 고음을 지르기는 힘들지 않은가.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영화 자막이 세로로 나왔는데, 그게 가로로 바뀌면서 번역자의 수고가 한층 덜어졌다는 인터뷰가 떠오른다. 화면의 가로 폭이 더 길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하물며 노래는 더 고충이 많지 않을까. 

노래 가사는 무조건 고상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은 곡 기능으로서 진정성과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했다.

여기서 이승환이 떠오른다. 사운드나 대중들이 멜로디는 고려하지 않고 가사가 유치하면 곡 전체도 유치하다고 보는 예가 많다고. 멜로디보다 가사를 더 중요시하는 편이어서 좀 뜨끔하기는 했다. 


세계의 도시, 세계의 공연장 편에서는 로마의 공연장이 소개됐다. 야외 공연이 가능한 여름이 되면 카라칼라 욕장이 열린단다. 카라칼라는 로마의 황제(211-217)로 안토니우스 칙령을 발표하여 로마제국 내 전체 자유민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한 인물이다. 과시욕이 컸던 카라칼라는 인기와 인심을 얻기 위해 로마에 대목욕장을 건설하였다. 이곳은 모든 로마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되었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거대한 목욕탕은 냉탕과 온탕으로 구분되었으며 아름다운 실내 장식과 야외 정원으로 유명했다. 카라칼라 욕장은 6세기까지도 사용되다가 고트족의 침략으로 파괴되어 폐쇄되었다. 그러다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갈라 콘서트가 이곳에서 개최되어 주목받았다. 3테너가 이 무대 위에 선 것이다. 카라칼라 욕장이 훌륭한 야외 공연장으로 거듭난 순간이다.


로마의 도로는 1m 높이의 바닥 기둥이 깔려 있다. 수천 년이 지나서 닳고 닳아도 여전히 도로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그 정밀함과 튼튼함. 역시 모든 길은 로마인가. 그렇게 튼튼히 지은 이유는 그때도 역시 지진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름.


아무튼, 경험상 야외 공연은 실내 공연보다 노래의 울림이 남달라서 감동도 몇 배나 커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렇지만 날씨의 영향을 너무 받는다는 게 단점. 로마라면 여름에 건조할 테니 그런 걱정은 없겠지만. 

그 옛날 잠실 주경기장에서 엄청난 비와 함께 울 공장장님 공연을 본 게 2007년이었나??? 어게인 잠실을 홀로 외쳐본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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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8-2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만석님 부친상 당하고도 뮤지컬 `그날들` 공연하셨다고 하는데..
그 공연 보셨어요..?

마노아 2016-08-28 23:22   좋아요 0 | URL
어머, 부친상 소식은 지금 알았네요. 제가 본 공연이 바로 그날이네요.ㅜ.ㅜ
발랄한 연기와 심각한 연기가 오고 갔는데, 그 와중에 그런 깜찍 발랄함을...ㅠ.ㅠ
뒤늦게 안타깝네요.ㅜ.ㅜ

나와같다면 2016-08-28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튼콜때 많이 우셨겠네요 ㅠㅠ

그날들 저번 공연 봤는데요
인터미션때 객석 중앙에 놓여있는 고 김광석님의 사진과 흰국화꽃을 보고나서 그때 부터 눈물이 하염없이 ..

마노아 2016-08-28 23:49   좋아요 0 | URL
인사 도중 울먹였는데 공연의 기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버지 생각에 그랬나봐요. ㅠ.ㅠ

˝그대, 잘 가라˝ 노래 나오는데, 생각나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이 안타까운 사람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