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씨 Ce'Ci A형 2015.3
쎄씨 편집부 엮음 / jcontentree M&B(월간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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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부록이 메인이고, 잡지가 부록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3월호 쎄씨 A형의 부록은 뱅글 팔찌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 아주 매혹적이었다.
이번엔 품절되기 전에 다행히 주문할 수가 있었다.

그동안 마음에 드는 부록이 있어서 주문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품절 사태와 마주해서 기회를 놓칠 때가 많았다.

이번엔 타이밍을 잘 잡았다. 럭키! 


잡지 모델은 박신혜 양이다.
데뷔 때부터 지켜봤기 때문에 늘 언니같은 마음으로 지지하게 되는 배우다.
최근에 다이어트도 하고 젖살도 빠져서 제대로 아리따운 숙녀가 되었다.
여름 느낌이 물씬 풍기는 사진들을 보자니 계절이 아리송하다.
오늘도 제법 추웠으니 말이다.
뱅글 팔찌는 아직 계절상 즐기기엔 무리가 있고, 오월은 되어야지 싶다.
봄이 한참 무르익어 다소 더워질 무렵에 차면 좋겠다.
금색도 구해서 같이 끼면 좋겠는데 같이 팔았던가? 검색을 좀 더 해봐야겠다. 
금색이든 은색이든 두개를 겹쳐 끼워야 예쁠 것 같다. 

민소매 옷에 발랄하게 연출하면 딱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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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이 - 큰책
장 자끄 상뻬 지음, 김용채 옮김 / 자인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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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장 자끄 상뻬를 처음 만났을 무렵 그의 작품이 너무 좋아서, 아껴보느라 하루에 하나씩만 보던 때가 떠올랐다.

도서관에 (몇 달 전에) 갔다가 시간이 많지 않아서 금방 볼 수 있는 책을 고르려다 보니 손에 잡힌 게 이 책이었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작은 사이즈로 본 것 같은데, 어떤 그림들은 굉장히 낯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난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상뻬의 작품들은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드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도무지 어느 지점에서 웃어야 할지 잘 모를 때도 있다.

이것은 프랑스식 유머인가? 


아무튼, 행정력 부재, 실질적인 무능과 극도의 무기력은 어째! 우리나라 얘기가 아닌지 잠시 흠칫했다능!


그러니까 이 나라와 그 나라의 그야말로 '작은 차이'랄까? 


상뻬 아저씨 요새는 무엇하며 지내시는지 급 궁금해진다. 왕성했던 활동을 지금도 펼치시는지...

연세가 있어서 다소 뜸하신 건지, 아니면 국내 번역이 더딘 것인지...

아무튼 새 작품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다. 

기왕이면 이해하기 쉽고, 기발한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들로~

욕심이 과한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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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여우의 대결
바쇼에게 빚 갚은 여우
존 무스의 첫 번째 禪 이야기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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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의 전작 "한 줄도 너무 길다"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게 벌써 15년 된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의 부족함을 메워서 무려 750쪽에 달하는 하이쿠 모음집을 다시 냈다. 일본의 대표 하이쿠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이 짧은 시의 몇 배에 달하는 해설을 붙였다. 130명의 시인들에게서 1,370여 편을 소개했는데 하이쿠이기에 이 정도 분량이 가능하지 싶다. 그밖에 책 말미에는 150쪽에 달하는 해설도 붙였는데 하이쿠에 대한 보다 깊은 소개와 배경, 그리고 서양의 하이쿠 시인들까지도 소개했다. 하이쿠에 굉장히 깊이 빠져있구나...라고 인정하게 되는 열정이다. 




좋았던 시들을 따로 정리해 보았다. 


추워도

불 가까이 가지 마

눈사람

 

소칸



달에 손잡이를 달면

얼마나 멋진

부채가 될까

 

소칸

 

소칸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다음의 시를 썼다. 

"소칸은 어디 갔는가 하고 누가 찾으면 잠깐 볼일이 있어 저세상에 갔다고 전해 주시오"


시인다운 마지막이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가 더 압축적이긴 하지만.^^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매미 허물은

 

바쇼




땅에 묻으면

내 아이도

꽃으로 피어날까

 

오니쓰라

 

다섯 살에 천연두로 숨진 아들을 생각하며 쓴 시다. 바다에 묻힌 아이들은 무엇으로 다시 피어날까...



저 걸인

하늘과 땅을 입었네

여름 옷으로

 

기카쿠

 

벌거숭이 걸인에게서 천의무봉을 보는 시인의 시선이다.



재주 없으니

죄지은 것도 없다

한겨울 칩거

 

잇사

 


이 지구에서 끊임없이 보태기 보다 파괴와 살상을 일삼는 건 인간뿐이지 않던가. 재주가 많아서 탈이라고 해야 할까.



줍는 것마다

모두 다 움직인다

물 빠진 갯벌

 

지요니

 

영어의 ‘동물animal'은 ’숨‘을 뜻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나왔으며, 우리말의 ‘숨’은 ‘삶’, ‘살다’와 같은 어원이다. 숨 쉬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고 움직이는 것이다. ‘갯벌’은 봄의 계어이다.


사랑도 거기서 출발했지. 삶, 살다...



도둑이

남겨 두고 갔구나

창에 걸린 달

 

료칸

 

누구도 훔쳐갈 수 없는 달이건만, 그 달을 줄걸 그랬어-라고 안타까워하던 라이 아저씨가 생각난다. 



그래도 하이쿠 선집을 읽었는데 하이쿠에 대한 설명이 좀 필요하겠지? 기억해 두고 싶어서 적어보았다.


하이쿠에는 세 가지 약속이 있다. 이 약속은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듯이 렌가의 훗쿠에서 내려온 규칙들이다. 첫 번째 약속은 5.7.5의 열일곱 자로 음수율을 맞추는 것이다.

하이쿠의 두 번째 약속은, 시가 짧은 만큼 한 번에 읽어 내려가는 것을 막고 여운을 주기 위해 중간에 ‘끊는 말’을 넣는 것이다. 이것을 하이쿠 용어로 ‘기레지’라 한다. 5.7.5의 어느 한 곳에 여운이나 감탄을 나타내는 어미를 써서 흐름을 끊어 주는 것을 말한다. 끊는 말을 사용하면 읽을 때 여운이 생겨 의미가 더 깊어진다. 대표적인 끊는 말은‘~이여’, ‘~여라’, ‘~구나’ 같은 것이다.

하이쿠의 세 번째 중요한 약속은 계절을 담는 것이다. 하이쿠에서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를 계어라고 한다. 계절만큼 인생의 변화, 시간의 한계, 살아 있는 것들의 유한함을 일깨우는 것은 없다. 하이쿠가 계절을 중요한 규칙으로 삼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계절은 단순한 시적 소재가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 가진 존재를 에워싼 숙명적인 환경이다.

-638~642쪽

 

재미있는 인연도 소개하였다.


일본의 하이쿠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 시대이다. B.H. 체임벌린에 이어 R.H. 블라이스가 하이쿠를 집대성해 영역하면서 이미지즘 시인들의 시작 활동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블라이스는 매우 독특한 이력을 지닌 사람이다. 문학에 심취한 웨일스계의 이 영국인은 열여섯 살에 이미 학교 교사로 채용되었는데 가르친 과목은 놀랍게도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였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열일곱 살에는 병역을 거부해 2년간 감옥살이를 했으며, 석방된 후 런던대학에 입학해 고전 문학을 전공했다. 우등생으로 졸업한 블라이스는 인도로 건너갔다가 서울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 영어영문학과의 외국인 강사로 초빙되었다. 경기도 숭인면 청량리에 있는 일본식 집에 살면서 말을 타고 음악을 즐기며 학생들을 좋아한 이 괴짜 교수는 채식주의자이자 자칭 원시 불교도로 절에서 참선하기를 즐겼다. 그는 자신의 월급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조선인 학생 한 명을 입양해 런던으로 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그에게 우리말을 가르친 이가 당시 그 대학 학생이던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이다.

경성에서 만난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블라이스는 일본으로 건너가 가나자와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으나 태평양전쟁이 발발한 1941년 적국인이라는 이유로 고베의 강제수용소에 갇혔다. 단테를 읽으려고 이태리어를 배우고, 돈키호테를 읽으려고 스페인어를 배우고, 괴테를 읽으려고 독일어를 배우고, 바쇼를 읽으려고 일본어를 배운 열정 넘치는 사람이었다.

수용소에 갇힌 블라이스는 그곳에서 매일 하이쿠를 읽고 공부하면서 책을 썼다. 그리고 수용소에서 만난 하와이 출신의 미국 청년 로버트 에이트컨에게 선불교를 가르쳤다. 학교 절업 후 괌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하다가 그곳을 점령한 일본군에게 붙잡혀 난데없이 포로 생활을 하던 에이트컨은 뜻밖의 장소에서 블라이스를 만나 제자가 됨으로써 생의 일대 전기를 맞이했다. 전쟁이 끝난 후 풀려난 에이트컨은 하와이로 돌아가 대학에서 일본어를 배운 뒤, 하이쿠 공부를 하기 위해 다시 일본으로 가서 오랜 기간 선사들 밑에서 수행했다. 201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에이트컨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불교인이자 영성가였으며, 핵실험 반대 운동과 양방향 군비 축소 운동, 핵잠수함 반대 운동을 펼치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살았다.

에이트컨은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낼 때 군비에 쓰일 몫만큼은 제하고 납부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런 면에서 소로우와 정신이 일치했다. -708쪽



너무 두꺼워서 부담이 되는 책이었지만, 시가 짧았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읽을 수 있어다. 읽을 당시에는 이 짧은 구절 안에 이런 의미를 담은 게 대단해 보였지만 그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나는 아무래도 스토리가 있는 글에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 그래서 내가 더 사랑하는 두 책을 소개한다. 역시 하이쿠다. ^^


시인과 여우의 대결 


바쇼에게 빚 갚은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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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먹거리 비정한 식탁
에릭 밀스톤 & 팀 랭 지음, 박준식 옮김 / 낮은산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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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와 관련된 전 세계의 이슈 40가지를 선정해서 지도와 그래프로 설명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걸 다시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눴다. '현재의 과제/농업/무역/가공,소매,소비/국가별 농업,소비 데이터'로.


먹거리와 관련한 주제가 나오면 불평등지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구 상에는 모든 인류가 굶주리지 않을 정도의 음식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공정하게 분배가 되지 않으므로 한쪽에선 비만으로 근심하고, 한쪽에선 굶주림으로 신음한다. 이같은 주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이야기들이지만 이 책은 그걸 너무 '도식화'해서 수치상으로 효과적이긴 해도, 감정을 건드리는 건 다소 약한 부분이 있다. 너무 수학적인 접근이랄까?  

 

 

5초마다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다

 

1인당 하루 평균 공급 열량을 보여주고 있다. 파란색이 진해질수록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적은 것이고, 빨간색이 진해질수록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많은 것이다. 짐작하는 대로 아프리카 대륙은 파아랗고, 북미 대륙은 넘치게 빨갛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빨갛다. 뜻밖에도 포르투갈도 많이 빨갛군! 남한과 북한의 색상도 대조적이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남한이 빨갱이로군.

  

 

농업은 전체 담수 사용량의 70%를 쓰고 있다

 

한 사람의 하루치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최대 5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남한은 물 부족 국가에 확실히 편입했구나. 북한은 상대적으로 물이 충분하고... 사람 자체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참 어마어마하다. 식수도 그렇고 씻을 물도 필요하고,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물이 있고 세탁을 위해서도 물은 필요하니까. 정말이지 물은 어마무시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비타민A 결핍증으로 매년 최대 50만 명의 어린이가 실명하고 20억 명이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영양 부족이란 말이로구나.


가상수(virtual water)는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을 가리킨다. 물 부족 국가가 생산과정에서 물을 많이 쓰는 농산물을 직접 생산하는 대신 외국에서 수입함으로써, 가상으로 물을 수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얻고 있다는 개념이다. 품목별로 봤을 때, 곡물보다 육류와 유제품의 가상수가 압도적으로 크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가상수 수입국이다. -34쪽

 

문득 건조한 기후의 유목민이 떠올랐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유제품과 육류로 식량을 공급하는데, 정작 그 나라에는 물이 아주 부족하다는 것! 아직까지 대한민국이 물부족 국가라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지만, 많은 지표들이 대한민국은 물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확실히 지금처럼 물을 아끼지 않고 쓰고, 또 낭비한다면 물이 고갈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바이오연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부각하기 위해 농산 연료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바이오연료 생산이 늘면 사람이 먹을 식량을 생산할 토지나 수자원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식물의 섬유소(셀룰로오스)를 활용한 바이오연료나 조류 등을 활용한 바이오연료(2세대 바이오연료)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실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식량이냐 연료냐'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문제가 될 전망이다.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토지의 대부분은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남미와 아프리카에 있기 때문이다. -35쪽

 

딜레마로구나. 가축의 사료로 더 많은 식량을 쓰고 있고, 그 가축들이 또 어마어마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도 같은 악순환일 테지. 고기를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하고 싶지도 않지만 여러모로 불편하게 만드는 현상들이다. 

 

미국의 공장식 양계장 닭에게 주어진 공간은 A4 용지보다도 좁다

  

세상에... 몇 해 전부터 더더더 비참해진 닭들에게 더 큰 애도를...

 

10kg의 사료로 1kg의 쇠고기가 생산된다

 

이렇게 보면 참으로 비생산적이다. 고기는 항상 옳아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고기는 왜 이리 소모적인 존재인 것인가!


유전자 조작의 장단점

 

장점

1. 유전자조작 작물이 수확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2. 건조 지역이나 염분이 많은 지역에서 작물이 자랄 수 있도록 형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3. 주곡 작물에서 베타카로틴 같은 영양분의 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4. 식물에서 백신을 값싸게 생산할 수 있다

5. 작물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단 장점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단점

1. 연구의 주안점이 빈곤층의 필요에 있지 않다

2. 값비싼 유전자조작 종자와 제초제 같은 다른 투입물을 공급하느 생명공학 기업에 농민이 종속될 수 있다

3. 유전자조작 유전자가 "탈출하여" 원치 않는 곳에서 유전자조작 작물이 자랄 수도 있고 비유전자조작 작물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4. 의약품을 생산하도록 유전자 조작된 작물을 예기치 않게 사람이나 동물이 섭취하게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장점이 있다 한들 이미 1번 단점에서부터 무릎을 꿇게 만든다.

 

질소비료는 또한 기후변화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질소비료의 생산에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 결과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그리고 질소가 풍부한 토양에서 배출되는 아산화질소는 그 자체로 이산화탄소보다 지구 온난화 기여 정도가 300배나 큰 온실가스다. -52쪽

 

무려 300배! 엌! 소리 나는 수치다.

 

한국의 먹거리 수입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1970년대 80.5%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1년에는 최저 수준인 22.6%까지 떨어졌다. 쌀과 감자, 고구마 등의 자급률은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보리와 콩류는 무척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밀의 경우 최근 우리밀 붐으로 자급률이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2011년 현재 자급률은 1.1%에 불과하다. -87쪽

 

이렇게 미미한 숫자라니... 탄수화물, 특히 밀가루 중독자로서 애석을 금할 수가 없다. 오늘도 먹은 떡볶이에 유감을 표할 수밖에....;;;;

 

외식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막론하고 오랜 전통을 가진 활동이며 여전히 지역 문화가 각 국가의 음식 스타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례로, 이탈리아에서는 레스토랑을 가족이 운영하는 전통 때문에 국제적 체인이 뚜렷한 입지를 확보하기 힘들다. -102쪽

 

얼마 전에 '대부'를 소개하는 이동진의 '더 굿 무비' 클립을 보았는데,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돈 꼬를레오네가 떠올랐다. 


 

미국 식단에서 열량의 10%는 패스트푸드로 섭취한다

 

아프리카를 위한 버거는 없다

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 지역에는 버거 체인이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데, 패스트푸드가 산업국가에서는 싼 음식과 동일시되지만 개도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살 수 없는 비싼 음식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이유로 몇몇 남미 국가에서도 맥도날드가 철수했다. -105쪽

 

빅맥 구입에 필요한 노동시간도 그래프로 잡아놨는데 실수로 사진 찍는 걸 깜박했다.

영국이 0.2로 가장 적은 노동시간이 들었고, 조지아는 5.0으로 가장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반면 과체중자가 가장 많은 나라도 영국으로 잡혔다. 상대적으로 아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버거이고, 그런 만큼 많이 먹고 살쪘다는 소린가? 패스트푸드가 살을 찌우는 건 확실해 보인다. 요즘에는 잘 사는 동네 엄마들과 학생들은 날씬한데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엄마도 아이도 과체중인 경우가 많다. 슬픈 초상이로구나.

 

기본적으로 식량은 권리이지 상품이 아니다

 

식량 주권을 떠받치는 핵심 원칙[닐레니 선언]

1. 기본적으로 식량은 권리이지 상품이 아니다

2. 식량을 생산하는 사람이 존중받아야 한다

3. 식량 체계는 가능한 한 지역화되어야 한다.

4. 지역 자원을 지역민이 통제해야 한다.

5. 지식과 기술이 지원되어야 한다.

6. 자연은 협력 대상이지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다.  -111쪽

 

식량을 생산하는 사람이 존중받아야 함은 지당하다. 밥을 해주시는 엄마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나라의 농업 사정이나 주부에 대한 저평가에 한숨이 나온다. 역시 협동조합이 대안일까?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편이다. 넉넉한 반찬을 좋아하는 식문화 탓에 남는 반찬이 많고 국물이나 김치 등 음식물에 염분이 많은 탓에 음식물 쓰레기의 퇴비화나 재활용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매립되어 큰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 전체 음식물의 약 1/7이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05년에 18조원이었고 2012년에는 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3쪽

 

음식 남기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내 식판에 담아온 급식은 국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못 먹겠으면 적게 덜어와야 마땅하다. 욕심 내어서 듬뿍 담아오고는 음식물 쓰레기로 버리는 동료들을 볼 때면 울화가 치민다. 음식 자체의 비용도 그렇거니와, 음식물 쓰레기, 굶주리는 지구 저편의 사람들 등등... 이유는 많다. 부디, 음식 좀 남기지 말자. 1차, 2차, 3차로 진행하는 음주 중에도 말이다! 

 

의미있는 책이었다. 기대보다 덜 재밌기는 했어도. 이성은 건드렸지만 감성을 포섭하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는 책이었다. 그래도 지도와 그래프가 의미하는 바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그 속에 들어 있는 문제의 핵심을 되새기며 읽어 마땅한 책이었다. 이 비정한 세계에서 충만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는 축복을 받은 자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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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가는 꽃 없다고 말하지 말라
김기현.안도현 엮음, 송필용 그림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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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에 반쯤 홀려서 구입한 책이다. 퇴계 이황이 매화를 노래한 시들을 퇴계학을 전공한 김기현 교수가 번역하여 해설을 달았다. 그리고 그걸 다시 안도현 시인이 좀 더 우리 입말에 가깝게 한번 더 번역...이라 하긴 어렵고, 다듬어서 시를 실었다. 그리고 송필용 화가가 매화 그림을 삽화로 곁들여 완성했다. 아마도 야심찬 기획이었겠지만, 뭔가 소모적인 기획이 아닌가, 읽고 나서 생각했다. 왜냐하면 김기현의 번역과 안도현의 다듬은 시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같은 시를 궁서체로 한 번 읽고 휴먼매직체로 한 번 더 읽는 느낌? 굳이 두번씩 읽어야할 만큼 이황의 매화시가 크게 매력적이지도 않다. 뭐 이건 취향 문제이겠지만.

 

 

원색을 쓴 것보다 파스텔에 가까운 매화 풍경이 더 고왔다. 그래도 인상적이어서 사진은 찍었다.

 

읽으면서 앗!하고 놀란 부분 한 가지. 195쪽에 보면 이런 설명이 나온다.

 

사람들은 매화를 보면 매실주와 매실음료수와 매실장아찌만 생각한다. 매화가 꽃필 시절에 추위가 닥치면 매실의 수확이 줄어들 것만 걱정한다. 물질주의의 '추위'가 이토록 심하게 사람의 정신을 손상시키고 있다. 조화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내 안의 '순백한 꽃'을 아름답게 가꾸고 '천상의 향기'를 맑게 피울 수 있을까?

 

이런! 매실이 매화에서 나온 거였어? 글자만 따지면 매화의 열매가 맞겠지만, 그걸 같이 연결시켜 본 적이 없다. 매화 꽃과 매실은 너무 안 닮았잖아! 뭐, 은행잎과 은행도 물론 안 닮았지만!

 

매실주와 매실음료수는 같은 선상에서 연결할 수 있었는데, 사실 매실장아찌도 연결 못시켰다. 하물며 매화를!

 

'매화'는 늘 고매한 선비정신으로 치환되기 마련이어서 설탕 대용으로도 쓰일 수 있는, 집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벗이 된다고 생각지 못했다. 어쩐지 좀 가깝게 느껴지는 기분!

 

매화와 매실의 관계를 알았다는 게 이 책을 읽은 최대의 수확이다. 시는, 내 입맛엔 아니네. 너무 솔직하게 고백해서 미안하지만 그게 사실인 걸 어쩌랴. 이 책은 내게 번지수를 잘못 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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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1-3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은 참 좋네요. 표지를 보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 생각이 들 정도예요. 안의 그림도 올려주신 사진을 보니 좋을 것 같아요.
마노아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마노아 2015-02-01 02:03   좋아요 0 | URL
그림 분위기가 좋죠. 저도 소개글 보고서는 관심이 가서 구입한 책인데 제가 생각한 것과는 좀 다르더라구요.
한시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더 그런가 봐요.
서니데이님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

희망찬샘 2015-01-31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화와 매실을 줄긋기하며 아하!했던 그 옛날 어느 날이 떠오릅니다.^^

마노아 2015-02-01 02:04   좋아요 0 | URL
매화와 매실! 이젠 잊지 말아야겠어요. 매실차를 마실 때마다 생각해야겠어요.^^

2015-02-02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2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