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다른만화 시리즈 1
마이크 코노패키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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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제 나와 같이 버스를 타고 같이 이동한 어느 분은 법을 전공하셨고, 지금도 관련 직종 일을 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먹물'이라고 표현하셨다. 미국에서 수년 간 체류했고, 한국에서도 미국인 선교사가 세운 미국 교회를 다녔었고, 지금도 친미주의자라고 스스럼없이 말하신 분이었다. 나더러 미국과 유럽도 안 다녀오고 뭐했냐고 하셔서 황당하게 만들었던 그 분... 젊었고, 공부도 할만치 했고, 이틀 간의 어떤 소요에 대해서 나름의 '중재'를 하려고 노력했던 자칭 먹물인 그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비단 그분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무조건 옳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많은 이들도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가 쓴 미 제국주의의 역사를 똑바로 들여다 본다면, 혹시라도 지금까지의 콩깍지를 미련 없이 버릴 수 있을까? 몹시... 궁금하다.  

'미국 민중사'를 먼저 구입했지만 분량의 압박으로 쉬 도전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 책이 출간되었다. 딱 내 수준이야! 이러면서 워밍업 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심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뜻밖에도 재밌었다. 하워드 진 교수님은 의외로 유머러스한 분이셨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수많은 사람 앞에서 강연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말 그런 강연을 옮긴 것인지, 하나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야기의 출발은 911에서 시작되었다. 어느새 10년이 되어버린 그 끔찍한 사건 말이다. 비극을 전쟁으로 되갚아주는, 테러에 테러로 맞대응했던 그 끔찍한 기억으로 돌아가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저자는 요구한다. 그리고 그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역사를 하나하나 짚어간다. 도덕적 목적이 아닌 정치 경제 군사적 목적에 이용되었던 그들의 군대에 대해서 말이다.  

 

학살의 역사는 전통이 있었다. 애초에 그 땅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뿐 아니라 대륙을 넘어가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 중동에 이르기까지 넓고도 깊었다. 그 핵심 사건들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학살 최종 명령권자를 마치 은인으로 교육받고 자란 우리들의 짝사랑이 가여워 마음이 묵직해진다. 더군다나 그런 인물들을 리더십과 성공의 대표 인물로 포장되어 재탕 삼탕되고 있으니 묵직함은 거의 체증이 되어버린다. 

 

제법 옷 테가 나는 처칠의 젊었을 적 모습이다. 저런 발언에 놀라는 것도 이젠 예의가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다. 뭘 이 정도 가지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필리핀 인의 열망을 미국은 한낱 거래로 떨어뜨려버렸다. 그 거래의 다른 축에는 일본과의 거래에 떨이로 딸려간 조선도 끼어 있다. 사진은 900명의 모로족의 참살 현장이다. 일방적인 학살을 승리로 칭송하고 국기에 대한 영예로 간주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러워한 사람이 다행히 있었다. 

 

성조기의 별을 해골로 바꿔야 마땅하다고 일갈하는 마크 트웨인의 지적이다. 역설적인 표현이 인상 깊었던 '전쟁을 위한 기도'가 떠오른다.  

필리핀에서 인간 백정 노릇을 했던 우드 장군의 이름을 붙인 미주리 주의 한 요새. 이곳에서 감옥간수교육을 받은 미군 병사들은 이라크의 아부 그라이브감옥에서 고문 혐의로 기소되었다. 전통은... 기가 막히게 전승되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필리핀 정복을 통해 국내의 문제와 사회불안을 외국과의 전쟁이라는 카드로 치료할 수 있다는 무서운 학습을 마쳤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400년 전에 이미 실험해 보았던 그 주제 말이다. 정부가 이렇게 움직일 때 모두가 거기에 휩쓸렸던 것은 아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있어 왔다. 물론, 정부는 이를 제압하는 법도 이미 알고 있다.

 

한 평화주의자 노인이 정부의 참전 정책에 저항하다가 체포되었다. 죄수복 입기를 거부한 노인을 한겨울에 물고문을 해서 끝내 죽게 만들었다. 시신을 가져가라고 가족을 불러놓은 그들의 행태를 보라. 죽은 사람을 조롱하며 또 가족을 조롱하며 시신에 군복을 입혀 놓았다.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옹호하는 이들에게 인간에 대한 예의 따위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한쪽에서는 전쟁으로 돈을 벌고, 한쪽에서는 평화운동을 일으킨다. 그 와중에 인권에 대해서 눈을 뜨고 연대 투쟁을 한다. 노동자들이 뭉치고, 흑인들이 뭉치고, 책임있는 인사들의 양심선언도 이어진다.  

 

 미국이 의뢰하거나, 혹은 뒤에서 조종하거나,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관여했던 무수한 사건 속에서 많은 나라의 힘없는 민중들이 죽음을 당했다. 독재자에 의해 학살되거나, 그들에게 저항하다가... 그들 중에는 이제 그 검은 손을 뿌리치고 새롭게 일어서는 나라들이 있으며, 그 첫 단추를 꿰기 시작하는 나라들도 있다. 요즘도 뉴스를 틀면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다. 그 결과를 주목하게 되는...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두말 하면 잔소리. 하워드 진도 저항의 기치를 결코 내리지 않았고 그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엘스버그의 국방부 문서 사건은 읽으면서 꽤 통쾌한 부분이었다. 엘스버그는 조사를 통해서 베트남 전에 대한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된다. 미국의 개입이 트루먼 대통령 시절부터 이미 시작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는 베트남전이 북베트남의 침공도 아니었고 내전도 아닌, 명백한 미국의 침공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007비밀 작전을 연상시키는 은밀한 작업을 통해 마침내 타임스를 통해 사건을 빵! 터뜨린다. 그것도 닉슨 대통령의 딸 결혼식 사진 옆에 커다랗게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이 정도 유머와 센스는 필수!

 닉슨은 사임했지만 미국의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은 바뀌어도 정책은 변하지 않고 본질도 변하지 않는다.

 

 레이건 대통령의 기자회견 당시 거짓말을 소개하면서 점점 코가 자라는 모습으로 그려낸 것은 만화라는 그림 매체를 활요한 아주 적절한 표현법이다. 울 수 없으니 차라리 웃자.  

 

미국의 오랜 작업 상대 이란이 비켜갈 리 없다. 대사관을 점거한 사람들이 미국 정보부 활동 기록 문서들이 파쇄되어 있자 그걸 짜맞추었다. 페르시아 양탄자의 복잡한 문양을 짰떤 이란 여자들이 동원되었다. 브라보! 놀라운 솜씨다. 설마하니 그걸 다 짜맞출 거라고 생각 못했을 테지. 단순 노동의 예술적 승화다. 많은 진실들이 더러운 거짓에 의해 무수히 덮어져 왔지만, 저렇게 어처구니 없게 드러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너무 더러우면 때가 탄 게 잘 보이지 않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더러운 옷이 깨끗한 옷이라고 우길 수 없는 것처럼 진실의 힘은 분명 세다. 

 

너무 오래 억눌려 있으면 내재되어 있는 큰 힘을 인식하지 못하고 또 믿지 못하고 좌절하기 일쑤지만, 작은 촛불이 모여 무적의 권력이 무너지는 경험들이 분명 역사 속에서 있어 왔다. 미래는 현재의 무한한 연속이며 우리가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최악의 상황과 싸우면서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놀라운 승리라는 하워드 진의 정리 멘트가 마음에 남는다.  

미국이 재채기만 해도 좌불안석하는 대한민국에서 사는 일은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미국의 진면모에 대해서 입술이 떨리도록 설명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럴 때 이런 책을 한 권 쓰윽 밀어주면 좋겠다. 그 사람이 읽어낼지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도전은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 소말리아 사태를 우리 정부는 온갖 영웅주의로 포장하기 바쁘고 국민들도 거기에 쉽게 현혹되고 있다. 소말리아의 젊고도 어린 그 청년들이 대체 왜 해적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 바다가 왜 무주공해가 되어버렸는지에 대해서도 우린 고민해봐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치를 떨었던 '제국주의' 국가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역시 고민하고 점검해 봐야 한다. 아무리 사랑해도 이런 것까지 닮아가서는 안 되는 거니까.  

덧글) 209쪽에 오타가 있다. 마지막 줄에 '이것은 완벽한 기록이엇다'>>>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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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1-3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책치고는 말이 아주 많은데요 ㅎㅎㅎ
미국민중사는 그러니까 딱 1/3만 읽으면 완독할 수 있는데 그 1/3이 너무 넘기 어려운 장벽이예요.. 저는 오년째 1권만 읽었습니다 --;;

마노아 2011-01-31 10:34   좋아요 0 | URL
조 사코의 책에 비하면 '시집' 수준이에요. 조 사코 만화는 글이 얼마나 많은지 성경책을 읽는 기분이랍니다..;;;;
미국 민중사는 1/3이 고비군요! 아아, 도전할 때 꼭 유념하겠어요.^^ㅎㅎ
 
한국 근대사 산책 3권 - 개화기편,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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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발췌해서 읽고 나중에 못 읽고 지나친 부분들을 채워 읽었다. 그래서 전체 흐름을 유려하게 읽기는 힘들었다.  

책은 공을 많이 들였고, 방대한 자료를 하나로 꿰어주어서 독자가 해야 할 공부와 수고를 많이 아껴주었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유일한 옥의 티인 오타 문제는 그래서 편집자 탓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가끔 비문도 찾아지는데 역시 편집자 잘못이다. 내 생각에 강준만 씨는... 퇴고를 안 하는 것 같다. ㅎㅎㅎ 그것까지 하기에는 너무 바쁘다고, 그 시간에 다른 책을 한 권 더! 쓰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56쪽 1990년대엔 여러 종류의 신문이나 잡지를 구비해>>>1890년대지 싶다.  

130쪽 첫 줄 "고종황제는 갑신정변이 일어난 1882년부터 18년 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심한 불면증에 걸려 있었다." 

갑신정변은 1884년이고, 1882년에 일어난 사건은 임오군란이다. 정황상 임오군란이 맞지 않을까? 그럼 연도의 오타다. 

137쪽 "그는 1864년 열한 살의 나이로 갑자기 왕좌에 오르게 되었는데..." 

고종이 왕이 된 것은 1863년 12월의 일로 그때 나이 12세였다. 음력 날짜라 혹시 이듬해 양력으로 표시한 것인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나이가 맞지 않다.  

145쪽 69년 간,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일생이었다.>>>흥선대원군은 79세에 죽었다.  

296쪽 세종과 세조 때 나온 경국대전에 따르면 >>> 경국대전은 세조 때 만들기 시작해서 성종 때 완성했다. 

334쪽에서 윗부분에선 동진 대장을 '강우백'으로 서술하고 아래 쪽에서는 '오대현'으로 서술했다. 둘 다 제주도 민란 지도부이긴 한데 대장이 둘이었다는 건지, 아님 서술을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 워낙 오기가 많으니까 의심이 간다.  

338쪽 첫줄 지식인으로서 그 속의 고뇌를 잃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나보다.>>>'읽어야'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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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1-01-24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예전에도 아틀라스 한국사에서 잘못된 부분을 척척 뽑아내는 마노아님을 봤지만,
여전히 놀라워요.

마노아 2011-01-24 21:54   좋아요 0 | URL
아틀라스 세계사였어요. 한국사는 소문(?)이 별로여서 못 봤어요. 으하하핫^^;;;
그때 사계절은 고맙다고 책도 보내줬는데 인물과 사상사에도 메일 한통 날릴까요? ㅋㅋ

순오기 2011-01-2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랑 편집자~ 둘 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척보고 오류를 잡아낼 독자만 읽는 건 아니기에 꼼꼼한 교정이 필요하니까~~~~

마노아 2011-01-24 21:54   좋아요 0 | URL
내용의 오류는 저자 잘못인데 단순 오타나 비문은 편집자 탓이라고 생각해요. 두번째로 읽는 사람이니까 한 번 더 걸러내야 하는데 말이죠. 어쩌면 첫번째 원고가 더 어마어마해서 걸러내고 이 정도일지도 몰라요. ㅎㅎㅎ

무스탕 2011-01-2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많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별이 다섯개~~
근데 오류를 하나하나 보니 그야말로 '오타'가 대부분이네요.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더라면 120% 만족을 줬을텐데 아쉽네요.

마노아 2011-01-26 01:33   좋아요 0 | URL
뒤로 가면 문장이 말이 안 되는 것도 막 나와요. ㅋㅋㅋ
책에 들어간 수고와 땀이 커서 저럼에도 불구하고 별 다섯은 충분히 줘야겠더라고요. 덕분에 공부 수고를 많이 덜었어요.^^

카스피 2011-01-2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궁금한것이 드라마를 보더라도 대원군이 10년간 섭정을 하다가 며느리인 명성황후에게 쫒겨났다 다시 임오군란을 잠시 정권을 잡았다가 청나라에 끌려가는데서 보통 끝나는데,실제 대원군이 어디서 죽었는지는 잘 안나오더라구요.마노아님 대원군이 청에서 죽었나요? 아니면 조선에 돌아와서 죽었나요?

마노아 2011-01-26 01:34   좋아요 0 | URL
임오군란 때 집권한 기간은 무척 짧아요. 44일 정도이던가? 암튼 청나라에 3년 간 잡혀있다가 돌아옵니다. 그 후로도 몇 번의 부침이 있어요. 끊임없이 정권을 다시 잡을 기회를 노리긴 했는데 잘 안 됐죠. 죽기는 조선에서 죽었습니다. 고종이 장례식에 불참했어요...;;;

카스피 2011-01-27 01:30   좋아요 0 | URL
음,그렇군요^^
 
한국 근대사 산책 2권 - 개화기편, 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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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시리즈다. 1권은 조금 뻑뻑했는데 2권은 몹시 재밌었다.  

현대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근대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던 조선이 신선했다. 이 무렵에 세워진 신식 학교의 교복 사건, 체조 사건 등등이 말이다. 물론, 당대인들은 공포와 저항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1권과 2권은 제속도로 읽었고, 3권부터 10권까지는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흐름상 2권이 가장 몰입이 좋았던 것 같다.  가끔 그 몰입을 방해하는 오타와 오기 등등이 나를 괴롭혔지만. 

시리즈 전반에 걸쳐서 오타 문제가 심각하다. 쇄를 거듭하면서 좀 수정되었으면 한다.
(여태 수정이 되지 않은 게 꽤 불만이다.) 

105쪽에 사진 밑 설명에 제물포가 1883년에 개항했다고 나온다. 맞다. 그해에 개항했다. 그런데 1권에서는 1880년이라고 서술했다. 둘의 근거를 다르게 잡은 것인지, 오타인지... 해결해야 되겠다.  

110쪽 "한성에서 화상의 무역이 쇠퇴하기 되니 분산영업해서는 지키기 어렵다" 

189쪽 사진 밑에 '이산만'이라고 나온다. '아산만'으로 고쳐야 한다. 

245쪽 농상무과 공무의 양 아문을 >>>농상무와 

293쪽 결국 이노우에는 추임자로 미우라를 추천하고 >>>후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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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오늘의 역사 - 세계사편
이환주 글, 이동철 그림 / 조선북스 / 2008년 10월
절판


역사 달력이다. 탁상용인데 하루에 한 장씩 넘겨보며 역사 속의 '오늘'을 새겨보기 좋다.

어린이 취향에 맞게 스티커도 들어 있다.
안 쪽에 '나의 역사'를 적을 수 있는 칸이 있는데 오늘의 날씨를 스티커로 표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게다.

굳이 달력이 아니어도 다이어리 등등 스티커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은 많다.
단순히 갯수의 의미로 독서기록장의 '표시' 기능으로 써도 좋고...

날짜와 대표적 사건을 표시해 준다.
같은 날에 있었던 다른 사건들도 몇 개 더 일러준다.
오른쪽으로 사진이나 만화가 나오고 관련된 사건의 다른 날짜도 일러준다.
비교해서 보라고...

'세계사편'이라고 나와 있지만 국내 사건들도 나온다. 메인으로 나올 때도 있고.

사진 보는 것도 재밌고 만화 보는 것도 재밌다.
만화는 지극히 아이들 취향이긴 한데 이런 장면에 저런 그림이 더 어울린다는 건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오늘 날짜다. 보이스카우트가 창설된지 100년 조금 넘었구나.
영국에서 시작했고, 걸스카웃은 미국이었군.

밤에 잘 때 컴퓨터 끄기 전에 한 장씩 넘겨서 모니터 위에 올려놓는다.
어제는 언니가 한 장을 넘겼다.
잘 보이는 데에 두면 필연적으로 눈길이 가게 된다.
요일 상관없기 때문에 해마다 재활용해도 된다.
올해 내가 보고 내년에 조카 줄 생각이었는데 조카네도 하나 구입했나보다.^^
그리하여 지금 책상 주변에 달력만 네 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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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1-24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이건 그야말로 만년달력이군요.
세계와 좀 더 친해지는 계기도 될 거 같고...^^

마노아 2011-01-24 21:55   좋아요 0 | URL
게다가 50% 세일이에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ㅎㅎㅎ

카스피 2011-01-2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캘린더도 있었네요.참 재미있습니당^^

마노아 2011-01-26 01:39   좋아요 0 | URL
무난하면서 접근성이 좋아서 마음에 들어요.^^

같은하늘 2011-01-28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정말 괜찮은데요.
그럼 하루에 한 장씩 넘기는 건가요?

마노아 2011-01-29 18:08   좋아요 0 | URL
네~ 하루에 한 장씩 넘기는 깨알 재미가 있어요.^^
 
한국 근대사 산책 1권 - 개화기편,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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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역사학 저술가 중에서 가장 다작을 하는 인물로 강준만 교수로 꼽는 데에는 별 이의가 없을 것이다. 마치 기계로 찍어내는 것 같은 속도를 자랑하는데 경이로울 지경이다. 한국 현대 산책과 운율을 맞춘 '한국 근대사 산책'도 10권으로 완결이 됐다. 그 첫번째 책이다.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가 소제모인데 연도로는 1801년부터 1884년까지 1세기가 채 되지 못하는 기간을 다루고 있다. 100년이 못 되지만 그 사이 조선은 개항을 했고 안팎으로 엄청난 갈등과 시련을 겪었다. 전염병과 기근으로 인구수도 널뛰기 수준으로 변했다. 가히 역동의 시기다.  

시대 순으로 역사적 사건을 쭈욱 다루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은 본인의 의견이기 보다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각계의 다양한 시선을 편집해 놓은 것이다. 그래서 흡사 논문을 읽는 느낌으로 읽히게 된다. 이건 장점도 단점도 아닌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 자신이 그렇게 기술하기로 결정한. 그래서 극적인 사건들이지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읽히지 않는다. 어떤 낭만이나 결의, 혹은 문학적 감수성 따위는 읽을 수 없다. 그런 특징을 가진 다른 저술가들도 이미 많이 있으니 이렇게 건조하고 신문 기사 같은 글을 보는 것도 다양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진실도 저자가 받아들인 진실에 불과할 수도 있기에 이렇게 한 사건을 두고도 여러 사람의 갑론을박을 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다만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다소 정신이 산만해질 수는 있다. 또한 이 책은 결코 대중적인 교양서적은 되기 힘들 것 같다. 그러기엔 많이 전문적이니까.  

보통 정치사에 치중되기 마련이지만 박물지를 보듯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주고 한 번씩은 훑어 가기 때문에 그걸 챙겨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물론, 그것 때문에 집중력이 또 약해질 수는 있다. 감안하고 보자.  

사소하지만 제법 신경이 쓰이는 흠이 있다면 오탈자가 꽤 된다는 것. 

71쪽 위에서 두번째 줄 1863년 >>>1862년 

178쪽 첫 줄, 장치 >>> 장차 

183쪽 다섯 번째 줄. 이 모임은 1874년부터 1877년 2월 박규수가 죽기 직전까지 7년 동안 계속되었다. >>>3년이 맞겠지? 

309쪽 밑에서 8줄. <<일상록>>은 '일성록'으로 

312쪽 8줄. 승정 서리들>>>승정원 서리들 

317쪽 밑에서 4줄. 다시>>>당시 

337쪽 9줄. 사양했지만 >>>사망했지만 

간혹 연도가 앞뒤 서술이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여러 사람의 글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원글의 연도가 안 맞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말로 틀렸다기 보다 서술자에 따라서 연도 차이가 발생하는 일들이 있어 수정하기가 까다롭다. 부산, 원산, 인천의 개항 연도도 차이가 많이 났는데 이것도 틀렸다고 지적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양력을 먼저 기록하고 괄호 안에 음력 날짜를 표기해주는 것은 무척 반가웠다. 아무래도 양력 날짜에 익숙한지라 그간의 책들을 읽을 때 받았던 혼란의 여지를 줄여주어서 보기에 편했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접할 때는 분노와 설움을 느끼곤 하는데 저자는 그것을 어떤 관점으로 받아들이고 소화시키는 게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반성도 필요하지만 지나친 자학도 곤란하다. 오늘날을 있게 한 가치 있는 시간으로 받아들이자. 정신건강 뿐아니라, 실제로도 그렇게 흘러가야 마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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