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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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때부터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꼈다.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라면 찾아 보려고 했고 책도 그랬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고(해리포터 라든가 아바타 라든가), 어떤 사람들은 애니매이션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게 뱀파이어였다. 내가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지만 뱀파이어랑 사랑하는 것은 나름 낭만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내가 뱀파이어를 좋아하는 것은 나의 어떤 취향 혹은 흥미 정도로만 생각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딱히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 '그래디 헨드릭스'의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해봐야 했다. 왜? 왜 뱀파이어를 좋아했던 거지? 그래도 괜찮은걸까?


물론, 뱀파이어란 존재에게 흥미를 느끼고 뱀파이어를 좋아하고 그래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것이 나쁜 취향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지켜볼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왜 좋아하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했다. 왜 뱀파이어를 좋아하지? 뱀파이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는 것을 알고, 밤에만 활동한다는 것을 안다. 어둠속에서 인간의 피를 흡혈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는 인간에게 어떻게 보아도 이롭지 않은 존재인데, 나는 왜 좋아했을까?


뱀파이어가 잘생긴 남자였다는 게 아마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오늘 아침 세수를 하며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그동안 봤던 책과 영화에서 뚱뚱하고 못생긴 뱀파이어는 없었던 것 같은거다. 그들은 언제나 뛰어난 미모를 갖고 있었고 결코 늙지 않았으며 여자를 쉽게 유혹할만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존재였다. 어쩌면 그들이 흡혈을 하는 신체 부위가 목이라는 데에서 오는 관능도 한몫 했을것 같다. 왜 목일까? 왜 하필 목을 물까? 목은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성감대이기도 하다(아닌가? 목 성감대 아닌가요, 여러분? 목과 귀 성감대는 만인 공통 아닌가요?). 그런 목에 하필이면 이빨을 박아대는 통에, 뱀파이어들이 목을 물고 피를 빨때면 그 피해자들은 피를 빼앗기며 목을 뒤로 젖히게 된다. 피를 빨리면서도 쾌락을 느끼는 것처럼 표현된다.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에 그런 과정들이 뱀파이어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한건 아닐까. 그리고 이런 판타지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느 한가닥,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라는 데에서 오는 그 어떤 '악' 이랄까 '가해'의 이미지를 조금더 부숴버릴라고 뱀파이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인간의 피를 먹지 않는', '어떻게든 동물의 피로 대체하는' 혹은 '인공 피를 만들어 마시는' 뱀파이어들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끌리는데 벨라가 인간이고 그런 벨라랑 사랑하는 에드워드 가족은 절대 인간의 피를 빨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피를 빨려는 뱀파이어들과 싸운다. 벨라는, 이 인간 여자는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고, 이 에드워드는 뱀파이어 어둠의 존재, 밤에 잠들지 않는 존재인지라 벨라가 잠드는 동안 옆에 있어준다. 악몽을 꾸었다 눈을 떠도 애정을 갖고 나를 지켜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데에서 안도감을 주는 그런 뱀파이어가 에드워드다. 나는 꿈을 자주 꾸는데 거기에는 분명 악몽도 있다. 내가 옆에 누가 잠들기를 바랄 때에는 악몽을 꾸고난 후가 유일하다.


수키 시리즈의 뱀파이어는 어떠한가. 수키란 인간여자와 사랑하는 뱀파이어 빌과 에릭, 그러니까 수키 곁의 선한 뱀파이어들은 인공피를 마시면서 생명을 유지한다. 인간에게 직접적 피해가 가지 않고 그래서 그들은 밤이면 인간 여자와 사랑도 할 수 있다.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피를 마시는 존재. 그게 낭만적인 로맨스 속의 뱀파이어였고, 나는 역시 그런 뱀파이어들을 좋아했다.


그런데 그래디 헨드릭스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내가 나에게 묻게 했다. 이것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를 선하게 그리면서 어떻게든 그들과 사랑하려고 하는가. 그래디 헨드릭스가 작가의 말에서 가진건 식욕밖에 없는 존재라고 뱀파이어를 후려치는데,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래디 헨드릭스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미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는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하면 이 뱀파이어를 있는 그대로의 존재, 인간의 피를 빨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드러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있는 그대로의 뱀파이어, 인간 옆에 매력적으로 존재하면서 사실은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인간을 차츰 죽이는 존재. 그렇다면 우리는 그런 존재와 사랑에 빠질게 아니라 맞서 싸워야 하는게 아닌가. 이 당연한 사실을 그래디 헨드릭스가 얘기해주는 거다. 게다가 뱀파이어는 '남자'성별로 대표된다. 그러니까 여자 뱀파이어가 없는건 아니지만, 수많은 직업군에서도 그렇듯이 우두머리, 오야붕, 대가리는 죄다 남자다. 나는 뱀파이어를 매력적으로 그리면서 어떻게든 좀 더 선하게 포장하고 그러면서 사랑하고자 하는 게, 인간 여자가 인간 남자를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 연애중인 혹은 결혼해 함께 생활하고 있는 남자로부터 온갖 스트레스를 받거나 폭력에 노출되어도 '그래도 ..' 혹은 '이정도면..' 하면서 어떻게든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가며 그 남자를 끌어안고 사는 것과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거다. 이 책에서의 뱀파이어는 폭력 애인, 폭력 남편, 폭력 아빠와 다름 아니다. 오, 그래디 헨드릭스여, 뼈때리셨어요. 나는 숱한 책들을 읽어가면서 역시 인간 남자는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면서도 그러나 뱀파이어에 대해서라면 늘 열린 마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노라니 아니 왜, 왜 뱀파이어에게 열린 마음이어야 했는가.. 싶어지는 거다. (그렇다고 닫혔다는 건 아니다.) 



책 속의 화자 '퍼트리샤'의 옆집에 '제임스'라는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가 이사온다. 무슨 사고로 햇볕에서는 눈이 너무 약해진다 해서 주로 어둠속에서 활동하는데 그 지역 남자들을 죄다 자기 형제로 만들어 버리고(헤이, 브로~) 게다가 퍼트리샤의 아이들에게도 부모보다 더 친근하고 의지할만한 존재가 되어준다. 그러나 퍼트리샤는 보았다. 그가 미성년자 아이의 피를 흡혈하는 것을, 그리고 아이들이 그로 인해 죽어가는 것을. 퍼트리샤는 그가 기이한 존재 그리고 해를 입히는 존재라는 건 알았으나 그것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아 그를 마약범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해 어떻게든 약자에 대한 피해를 줄이려고 하지만,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없고 오히려 그녀를 미친 여자 취급하며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게다가 네가 항상 이상한 범죄관련 책만 읽으니 아들도 이상해졌다고 하고.. 퍼트리샤의 남편이지만 퍼트리샤의 말을 믿는게 아니라 이웃 남자의 말을 믿는다. 동네의 모든 남자들이 이 제임스의 존재를 믿는다. 퍼트리샤는 분명 두 눈으로 보았는데, 그가 아이의 피를 빠는 걸 보았는데 아무도 퍼트리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제임스가 그럴리 없다고 한다. 그렇게 피해는 계속된다. 퍼트리샤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재미있었지만 이 부분에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가 또 저 밑으로 꺼지는 기분이었다. 완전 우울속으로 침잠해버려서 나는 소설 읽기를 그만두어야 하는건 아닌가를 한참 생각해야 했다. 왜, 왜 나를 사랑하고 나랑 여태 살아왔고 나를 지켜봐왔으면서, 그러면서 최근에 알게된 남자를 믿는거야. 나를 봐왔잖아, 내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봐왔잖아, 근데 왜 나를 믿지 않는거야. 너희들이 나를 미친 여자 취급하면 피해자가 더 늘어나는데, 왜 아무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거야. 나의 남편이 왜, 나를 미친여자 취급하는거냐고. 왜,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나한테 이러는거냐고. 왜 우리가 위험하다는데, 우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거냐고. 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미친여자 취급해.


나는 리베카 솔닛의 책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다.



신뢰성은 생존의 기본 도구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아가기 시작하던 시절에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핵물리학자 삼촌이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에 그 삼촌은 우리에게 핵폭탄 연구자들이 사는 교외의 자기 동네에서 한 이웃집 부인이 한밤중에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와서는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비명을 질러댔다는 이야기를-마치 가볍고 재미난 대화 소재인 것처럼-들려주었다. 나는 물었다. 남편이 진짜로 아내를 죽이려 한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는 내게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그 사람들은 점잖은 중산층 가정이었다고, 따라서 남편이 아내를 죽이려 했다는 말은 여자가 남편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외치면서 집을 뛰쳐나온 데 대한 설명으로서 믿을 만하지 않다고, 오히려 여자가 정신 나간 거라고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p.18




그리고 계속 괴로웠다. 퍼트리샤가 자꾸만 '내 탓이야'를 해서. 결국 피해가 더 커지고 자기 앞에 오도록한건 나 때문이라고,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반복된다. 아니다.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은 다른 사람들 탓이다.


결국 퍼트리샤는 남자들의 도움 없이 이 일을 해결하기로 한다.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가는 자신은 또 미친 여자가 되어 아이들하고도 헤어질 판이다. 아니, 어차피 그들은 도움이 안돼. 그러니 그녀는 자신이 이 악의 존재를 응징하기로 한다. 동네 아이들을 다 잡아먹어 버리는 이 새끼를 죽여아 한다. 다행히도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여자가 있고 그리고 또 다른 여자가 있다. 결국 피해 앞에서야 그 말을 믿어주긴 했지만 또 다른 여자도 있고. 그렇게 북클럽의 여자들이 모여서 뱀파이어를 응징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미덕은 여러가지다. 그동안 유명햇던 책들에 대해 비판하는 것도 그렇고, 가정주부를 후려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 말하는 것도 거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가장 큰 미덕은(응? 아까도 가장 큰 미덕이었는데?) 이 뱀파이어를 응징하는데 있다. 그 응징이 뱀파이어 그 존재에게 처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변깃물에 칫솔헹구기 라든가, 커피에 설사약 타기 같은 귀염뽀짝하고 의미없는 응징이 아니다. 그들의 응징은 말 그대로 응징이다. 처참하다. 나는 이 부분에서 이 책이 영화화 되기를 바랐다. 우리가 화면으로 여자 여러명이 모여서 이 한 존재를 처참하게 응징하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신날까! 우리의 아이들을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살해하고 폭행하는 존재에 대해 이렇게 처참하게 응징하는 것을 영화로 보고 싶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남자들이 돈 벌어서 씐난다고 제임스를 추켜주고 그 돈으로 출장가서 성매매나 하고 있을 때, 모든 일을 마치고 피범벅된 집을 말끔하게 치우는-늘 하던 일이었다!- 여자들이 나오는 걸 영화로 본다면 너무 좋겠는거다! 가해자를 응징할 때는 제대로 응징하자!!



그러나 지금 제대로 응징했다고 해서 제대로 응징이 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약자에 대한 폭력을 한번에 쫙 뿌리뽑을 수 없다는 것은, 조각조각 토막나서도 꿈틀거리는 뱀파이어의 생명성이 상징하는 바일 것이다. 약자에 대한 폭력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그게 바로 우리가 계속해서 위험을 감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나의 뱀파이어 판타지는 이로 인해 조금 사라진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정신이 든것 같은데, 아아, 뱀파이어를 완전히 보내지도 못했지만, 설사 보냈다해도 나에게는 아직 늑대인간 판타지가 남아있다... 으르렁-




"저 또래 아이들은 정말 밉상이지 않아요?" 사라지는 코리를 지켜보며 키티가 물었다.
"그렇다기보단 기이하죠."
"밉상이라니까. 저 까칠한 밉상들은 자루에 넣어 묶어놨다가 열여덟 살이 되면 그때 방생해야 하는데. 여기, 이거 가져왔어요."
그녀가 퍼트리샤에게 건넨 반질반질한 새 책은 『사랑의 증거』였다.
"이게 저질이라고 생각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여기엔 열정, 사랑, 증오, 로맨스, 폭력, 흥분이 있어요. 토머스 하디랑 다를 바 없다니까요. 값싼 종이책인데다 본문 중간의 여덟 페이지에 사진들이 실렸다는 것만 빼면." - P38

"경보기가 벌써 동나고 있대." 키티가 말했다. "호스가 그러는데 경보기를 구하려고 연락한 업체마다 집으로 답사를 나오는 데만 삼 주는 걸릴 거라고 했다. 그 삼 주간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모르겠어. 호스는 자기한테 총이 있으니 우리는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거짓말 안 보태고, 내가 이 남자랑 비둘기 사냥을 해봤거든. 이 인간 하늘도 겨우 맞혀." - P92

"이번 달 책은 읽고 있어?" 슬리크가 물었다.
메리엘런이 육중한 갈색 안락의자를 침대 발치로 끌어왔다.
"책장도 못 열어봤어. 화성에서 온 남자? 그 인간들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니."
슬리크가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잠시 흐르고서야 퍼트리샤는 그게 웃음임을 알았다.
"나도 그랬어 ……"슬리크가 속삭이자 퍼트리샤와 메리 엘런이 귀를 바짝 세웠다. "나도 퍼트리샤한테 그만 읽으라고 그랬어."
"우리끼리 읽던 책들이 그리워. 살인 사건이 한 건이라도 나오던 책들 말이야." 메리엘런이 말했다. "요즘 북클럽의 문제는 남자가 너무 많다는 거야. 그 인간들은 제 생명 유지에 도움이 될 책들은 안중에 없고 그저 혼자 떠벌리면서 행복을 느껴. 죄다 견해들뿐이야, 주구장창."
"꼭 …… 성차별주의차처럼 말하네." 슬리크가 속삭였다.
슬리크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가장 힘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다.
- P512

"그 인간들의 견해에 개똥만큼의 가치라도 있다면 나도 기꺼이 들어주지 왜 아니겠어." 메리엘런이 말했다. - P512

『뉴게이트 캘린더』(18~19세기)는 강간과 살인으로 교수형에 처해진 윌리엄 듀엘 같은 범죄자들을 줄줄이 나열한 것이었다. 듀엘의 시신은 해부실습용으로 옮겨졌으나 의대생들이 해부를 시작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되살았다. 당황한 법정은 사형 대신 북미 유배로 그의 형을 감경했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사례는 알렉산더 밸푸어다. 자기 누이의 가정교사에게 집착했던 그는 그녀가 결혼이라도 하면 남편을 죽이겠다고 알렸고, 그녀가 실제로 결혼하자 그 남편을 살애했다. 밸푸어는 참수형 집행일을 앞두고 자신의 누이로 변장해 탈옥을 감행했다. 그리고 오십 년 뒤자연사했다. - P660

『살인 발라드』:1896년 임신부 펄 브라이언이 참수당한 사건은 서로 다른 세 곡의 발라드를 탄생시켰다. 그중 어떤 것도 그녀가 치대생인 남자친구에게 낙태 수술을 받다가 실패해 사망했을 수 있고, 그녀의 잘린 머리는 시신의 신원 확인을 막으려던 남자친구의 헛된 노력의 산물이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살인 발라드는 1930년대와 1940년대에 패치 몬타나의 <총이 장전된 줄 몰랐어>같은 인기곡으로 이어졌다. - P661

『내 곁의 이방인』(1980년) : 앤 룰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싱글맘이었다. 앤디 스택이라는 필명을 써서 <트루 디텍티브>의 프리랜서 기고가로 일하며 번 돈으로 네 아이를 먹여 살리려 애쓰던 중에 첫 출판 계약을 맺는다.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벌어진 일명 ‘여대생 살인‘에 대한 단편을 쓰도록 고용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룰은 이것이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 사건이 된다거나 혹은 자살예방전화상담소에서 그녀와 나란히 앉아 근무하는 친구 테드 번디가 범인이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 P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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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10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밑줄 첫 부분 읽다 소리 내서 웃었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21-09-10 10:11   좋아요 1 | URL
으응? 밑줄 첫 부분이 뭐죠? 아무튼 웃으셨다니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4 20:44   좋아요 0 | URL
아, 밑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제 이해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10 09: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다부장님 역시 솔직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이어 왜 좋아해요? 라는 질문에 ˝낯설고 다른 존재로 이해받지 못하고 고통속에 살아가는 그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이 듭니다˝ 따위가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이어가 잘생긴 남자였다는 게 아마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 ˝그들이 흡혈을 하는 신체 부위가 목이라는 데에서 오는 관능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솔직해요. ㅋㅋㅋㅋ 다부장지향-

공쟝쟝 2021-09-10 09:58   좋아요 2 | URL
저기요 다부장 지향님? 왜 제가 달고 싶은 댓글을 달고 계신가요? ㅋㅋㅋ

다락방 2021-09-10 10:21   좋아요 3 | URL
아!
‘낯설고 다른 존재로 이해받지 못하고 고통속에 살아가는 그들에게 안타까움과 연민이 듭니다‘ 로 쓸걸.. 되게 있어보이네요.. 흐미...

독서괭 2021-09-10 13: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전 뱀파이어 좋아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먹잇감을 유혹하기 위한 모든 매력을 장착했으니까요. 이성은 그렇다 치고 본능은 끌리는 게 당연하겠죠. 근데 잠자냥님 말 너무 있어보인다.. 외워야겠습니다. 끄적끄적

다락방 2021-09-10 13:5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치명적 매력 장착해버려가지고 ㅋㅋ 머릿속에 뱀파이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매력적이고 잘생기고 돈많은 남자 떠오르잖아요. 세상이 우리를 세뇌했어요. 우리는 세상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잠자냥 님 말은 있어보여서 외우고 싶지만 아마 저는 또 누가 물어보면 솔직하게 튀어나올 것 같아요 ㅋㅋ

공쟝쟝 2021-09-10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이미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거라서 어떻게 처단할 것인가 그게 여성연대이면 좋겠다 수준으로 생각하고 읽어보마 했어요. 근데 락방님의 평을 읽으면서 아, 아? 그리고 오늘은 아!!! 하게 되네요. 느무 읽고 싶다…. 그리고 늑대인간판타짘ㅋㅋㅋ 워매 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0 11:07   좋아요 2 | URL
나는 늑대인간 왜케 좋을까요. 뱀파이어랑 늑대인간 너무 좋아. [트와일라잇]이 벨라라는 여자 인간이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거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제가 참 좋아했어요. 늑대인간 좋아. 늑대인간인데 사람 해치지 않고 나를 등에 태우고 달리고 막 그러면 꺅 >.< 이러면서 좋을것 같아요..

난 짐승이야..

잠자냥 2021-09-10 11:0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등에 태우고 달리고 막 그러면 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오늘 바로 그 꿈 꾸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 정말 동물적인 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10 11:06   좋아요 1 | URL
근데 꿈에 얼굴이 늑대인간이고 몸이 뱀파이어인 존재 나온다.....

다락방 2021-09-10 11:08   좋아요 2 | URL
저는 늑대인간 등위에 올라 타서 ˝달려~ 달려~˝ 할것입니다. 그러다 침대에서 떨어지면 어떡하죠.. ㅋㅋㅋㅋㅋ
얼굴 늑대인간 몸 뱀파이어.. 혼종이 더 혼종 되어버리면 .. 욕망 1도 안생기겠어요. 하하하하하

공쟝쟝 2021-09-10 11:12   좋아요 1 | URL
저도 트와일라잇~시리즈 영화로 본 사람으로서 흠흠 늑대인간과 뱀파이어 둘중 하나 고르기 너무 어려웠지만 말입니다!? 등위에 올라타서 달려달려 ㅋㅋㅋ 할 수 있으니까 늑대에 확끌리네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9-10 11:49   좋아요 3 | URL
둘다 놓치지 않을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파이어 늑대인간 다 갖겠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에서도 표범인간 하고 사랑하는 거 나와요. 치타인간이었나 호랑이 인간이었나 무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자 인간이 인간 남자를 사랑하자니 너무 부족해서 이렇게 초자연적인 수컷을 찾아헤맨다..

독서괭 2021-09-10 13:14   좋아요 2 | URL
전 늑대인간에 한표입니다.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는 체온이 차갑다는 점에서 일단 탈락했어요..ㅋㅋㅋ

공쟝쟝 2021-09-10 13:57   좋아요 1 | URL
구러나 저의 상상속 다락방님은 호환마마 무섭다는 비디오테이프 속 경고만화의 범을 탄 모습.. 띠로리..

다락방 2021-09-10 13:58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맞아요. 뱀파이어 차가워. 그치만 제가 뜨겁습니다. 몹시. 몹시..

공쟝쟝 님/ ‘호환마마 무섭다는 비디오테이프 속 경고만화의 범‘.. 을 알아요? 그 세대 아니지 않아요???

공쟝쟝 2021-09-10 14:08   좋아요 1 | URL
애석하게도! 저는 초등학교시절 비디오테이프 대여점 세대 ㅋㅋ 국민학교도 다녀본적 있습미다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9-10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 읽으면서도 좀 웃었는데 댓글들은 더 웃겨서 도대체 몇 번을 웃은 건지...ㅜㅜ
그나저나 제가 좋아하는 다락방님 회사 옥땅 풍경인 거죠?
오후 시간대인 건가요?
와~~아~~~풍경과 시간대의 색감 예뻐요.
해가 서산 넘어가면 딱 잘생긴 뱀파이어가 나타날 것 같군요^^

다락방 2021-09-10 11:47   좋아요 2 | URL
옥상 풍경은 아니고요, 음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층입니다. 저희 회사가 사옥인데 제가 근무하는 층에 정원이 있답니다? 문 열고 정원으로 나서면 저렇게 양재천이 바로 보이고 하늘이 보내주는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설 수 있어요. 크- 그리고 저 시간은 오늘 아침 이었어요. 아마 아침 일곱시경이었을 겁니다. 크- 오늘 좀 안개가 있는것 같았는데 그래서 저렇게 환상적인 풍경이 나온것 같아요.
아무튼 뱀파이어가 나오면 사이좋게 지내고 싶습니다. 피 빨리지 않으면서...

책읽는나무 2021-09-10 11:58   좋아요 1 | URL
이력서랑 자기 소개서랑 또 뭐가 필요하죠?????
정원이 딸린 그 층에 저도 서 있고 싶습니닷!!!!!!

다락방 2021-09-10 14:00   좋아요 2 | URL
정원 말고는 다른 장점이 1도 없는 회사입니다 ㅠㅠ 책나무님, 여기 오지 마시고 가까운 공원을 가시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흑흑 ㅠㅠ 스트레스가 대박인 회사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파랑 2021-09-10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뱀파이어 판타지라니 ㅋㅋㅋ 늑대인간은 좀 공감이 안되긴 하네요. 곳곳에 있는 39금 느낌이 🙄

다락방 2021-09-10 11:4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39금 글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빠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10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 책 너무 재밌겠는데요. 저도 뱀파이어물 좀 좋아하긴 하는데, 트와일라잇은 그냥 그랬고, 미드 중에 <문라이트>라고 혹시 아세요? 인기가 없었는지 시즌1로 끝나버렸지만.. 제가 남주에게 흠뻑 빠졌던 뱀파이어물입니다. 늑대인간은 <틴울프>!! 너무나 좋아했어요. 저도 제가 왜 이런 존재를 좋아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네요. 늑대인간은 아무래도 진짜 늑대나 개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흠.

다락방 2021-09-10 14:21   좋아요 1 | URL
문라이트는 처음 들어봐요. 제가 미드는 거의 안보거든요. ㅎㅎ
그렇지만 남주에게 흠뻑 빠졌다니, 검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번역되다 만 책중에 ‘로렐 해밀턴‘의 애니타 시리즈 있거든요. [달콤한 죄악]이 첫번째 권인데, 이게 너무 좋은데 3권까지인가 나오다 다 중단되어 버리더라고요. 이거 너무 궁금한데요. 영어 공부 열심히 열심히 해서 원서로라도 읽어야겠어요. 여기서 애니타가 뱀파이어 헌터인데 뱀파이어가 자꾸만 ‘내 인간시종 해라‘이러면서 쫓아다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보고싶다 ㅠㅠ

독서괭 2021-09-10 14:10   좋아요 1 | URL
우오 바로 검색 들어갔습니다. 다락방님 페이퍼가 있네요 ㅎㅎ 제목부터 넘 관능적. 전 수키시리즈도 미드로만 좀 보고 소설은 못 읽어봤어요. 아휴 근데 세권 내고 안 내주다니 너무하네요.. 뒤에 궁금해서 어쩌라고 ㅜㅜ 원서로는 계속 나오나봐요?

다락방 2021-09-10 14:22   좋아요 1 | URL
수키는 책이 진짜 재미있어요, 독서괭 님. 수키 성격이 아주 당차거든요. 아닌건 아니라고 바로 말하는 사람이고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서 진짜 제가 너무 사랑해마지않는 캐릭터입니다. 짱이에요. 물론 시리즈마다 남자가 바뀌긴 하지만, 이건 뭐 잭 리처도 그러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수키시리즈 읽으면서 나름 머릿속에서 ‘이게 영화화된다면 수키는 제시카 알바, 빌은 폴 워커다‘ 라고 혼자 정했는데 드라마 주인공들 보고 화들짝 놀랐었지요. 저는 드라마는 시즌1의 1화인가 보다가 말았어요. 책을 워낙에 재미있게 읽어가지고 드라마에 몰입이 안되더라고요 ㅠㅠ

독서괭 2021-09-10 14:30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그렇다면 수키시리즈는 영어공부 하게 될 때 원서로다가.. 이러다 이거고 저거고 못 읽을 듯.. ㅋㅋ

다락방 2021-09-10 17:58   좋아요 1 | URL
제가 늘 수키 시리즈 페이퍼 한 번 써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계속 미루고만 있네요 ㅋㅋㅋ 조만간 쓸게요. 아 근데 초딩 조카가 한 권을 빌려갔어요. 흐음..

독서괭 2021-09-10 18:25   좋아요 1 | URL
오홋 페이퍼 기대할게요~!

단발머리 2021-09-1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파이어라면 제게는 톰 크루즈 보러 갔다가 브래드 피트에게 반했던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잘생긴 남자 갑자기 송곳니 드러냅니다. 우아, 거기에 비하면 우리의 에드워드는 완전 순한맛이네요. 채식주의자 에드워드 ㅋㅋㅋㅋㅋㅋㅋㅋ뱀파이어가 상징하는 것에 대한 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뱀파이어의 특징, 뱀파이어의 매력, 뱀파이어의 함정, 뱀파이어의 한계 등등등등.
캐나다뷰 항상 애정합니다^^

다락방 2021-09-12 22:35   좋아요 0 | URL
오 저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는 톰이 더 멋있었어요! 그 영화 보고 극장에서 실제로 자기 여자친구 가슴 깨물어서 흡혈하려고 했다던 남자 이야기를 기사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 자기가 흡혈한다고 톰 처럼 되겠습니까? 쯧쯧...

저도 캐나다뷰 애정합니다. 그리고 단발머리님이 캐나다뷰 애정해주시는 걸 또 애정합니다. 후훗.

그레이스 2021-10-08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새파랑 2021-10-08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작가님 당선 축하드려요~!! 다부장님도 화이팅~!!

독서괭 2021-10-08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얼마전 이 책 기대평이벤트에 장첨되어 전자책적립금을 받아서, 오늘 다락방님께 땡투하고 이책 샀습니다^^

thkang1001 2021-10-0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 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의지와 증거
비그디스 요르트 지음, 유소영 옮김 / 구픽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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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기요트'는 23년전에 가족들과 안보는 사이가 되어 엄마아빠는 물론 여동생들과도 만나지 않고 있다. 엄마아빠는 소유하고 있는 오두막을 베르기요트의 동생 둘에게 주기로 했다는데 이에 오빠인 '보드'가 반대하고 나섰고, 그러면서 베르기요트가 이 가족과 왜 멀어졌는지, 부모님의 재산을 나눠갖는데에 왜 아무 관심도 갖지 않으려 하는지가 천천히 드러난다.


아마도 중간 지점에 나오겠지, 했지만 베르기요트의 '아버지'가 나오고 '다섯살'이 나오는 순간부터 불안했다. 대뜸 짐작가는 것이 있었지만 그러나 그것이 내 짐작에 그치기만을 바랐다.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그 일이 그녀를 가족들로부터 멀어지게 한 게 아니기를 바랐다. 그러나 우리들의 아버지는, 오, 어김없이 어떤 자식들을 학대했다. 직접적 학대를 당한 자식이 둘이라면 그렇다면 나머지 둘은 그 학대를 직접 당하지 않기 때문에 괜찮았던 걸까. 아니, 넷중 둘이 학대당했다면 나머지 둘 역시 다른 형태의 학대에 노출된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언니를 학대하고 그 언니가 잘못될까봐 내내 언니만 돌보았기 때문에 뒤로 밀쳐졌던 동생들이 거기 있었으며, 그래서 언니가 가족들로부터 멀어졌을 때 부모님의 곁에서 부모님과 늘 함께하던 것도 동생들이었으니까. 그러니 아동학대의 피해는 단순히 그 학대의 직접적 피해자가 아니라 다른 형제들 모두에게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아동학대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자극적으로 그것을 묘사한다거나, 그 고통 때문에 펑펑 눈물을 쏟게 되는 작품은 아니다. 폭력에 노출된 아들은 이제 예순이 다 되었고 베르기요트 역시 오십대에서 시작하는 얘기인만큼 어린 시절의 그 일이 당사자들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쳤는지, 그것이 그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 늘 항상 함께 있었는지를 얘기한다.

아동학대는 생존당사자에게 고통이지만 가족에게는 불편한 얘기가 되어 입밖으로 내기가 꺼려지며 설사 입밖으로 낸다해도 그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베르기요트가 괴로웠던 것은 자신이 당한 학대에 더해 자신의 말을 믿지 않고 자신을 사이코패스로 몰고 거짓말쟁이로 몰고 극본을 써낸것으로 모는 다른 가족들 때문이었다.



가해자는 아빠이지만 그러나 엄마에게 다른 삶이 가능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예쁜게 능력인 여자가 아니라, 경제적 능력이 있었다면 혹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면, 그래서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었다면,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아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 남자에게서 탈출하는 게 저 남자여야 하는게 아니라, 이 남자에게서 탈출해서도 다른 삶을 살아낼 가능성이 있었다면, 그것이 가능한 여건이었다면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야기는 다시 쓰여졌을 것이다. 애써 없던 일로 여기며 살아가지 않아도 되었을테니까.




가장 아픈건 학대가 주는 고통보다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고 싶었던 어린아이가 바로 그 때에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나를 어떻게 대해도 나는 그저 사랑받고 싶어서 그렁그렁하는 어린아이가 거기 있었고, 그 아이는 자라서 부모로부터 거짓말쟁이 취급을 받는다. 이 생존자의 삶은 남들처럼 가정을 이루고 직업을 갖고 연애를 해도, 자꾸만 자꾸만 부저실듯 위태롭다.



아주 오래전에 텔레비젼을 통해 아동성폭력 피해자에 다룬 프로그램을 보았다. 생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한 까닭은, 생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어린시절에 당한 성폭력으로 성인이 되어 자살했기 때문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왜 이제서야 죽는거냐고, 여태 잘 버텨왔으면서 왜 이제서야, 라고 말을 하지만, 여기까지 버티려고 그 사람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를 악물었을까. 나는 그 프로를 보다가 소리내어 울었다. 학교를 다니고, 직업을 갖고, 연애를 하고, 자식을 낳는다고 해서 그 모든 것들이 없던 일이 되지도 않으며, 그렇게 쉰이 되고 예순이 되어도 풀어내지 못한 것이 차마 바깥으로 드러내지 못한 것이 그 안에 있다. 베르기요트는 쉰이 넘어서, 남들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라고 말하는데도 기어코 말을 꺼낸다. 지금이 아니라면 대체 언제, 언제 말하란 말야? 언제 어디서 말을 해야 내 말은 신뢰를 갖게 되지?


당시의 증거는 베르기요트에게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 전체가 바로 그 증거엿다.

그녀의 삶이 바로 그 증거라고 그녀의 딸이 증언한다.



고통은 인간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 보통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 누가 더 많이 고통받았나 논하는 것은 유치한 짓이다. 학대당한 아이들에게는 트라우마가 남는 경우가 많고, 그들의 감정적 내면은 파괴된다. 학대자의 사고방식과 학대 방식을 물려받는 일도 흔하다. 그것이야말로 학대의 가장 고약한 유산이다. 학대는 학대당한사람을 파괴하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을 어렵게 한다. 고통을 누군가에게, 특히 피해자에게 유용한 뭔가로 변화시키려면 강한 노력이필요하다. - P268




두껍지 않은 책인데 책장을 넘기는 것에는 속도가 붙지 않는것은 한 줄 한 줄 똑바로 읽어내려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자극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격렬한 감정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트라우마를 건드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아주 잘 쓰여진 똑똑한 책이다. '비그디스 요르트',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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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07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리뷰만 봐도 왠지 고통이 전해지네요 ㅜㅜ 서두만 보고도 내용을 예측하는 다락방님은 진정 소설 마니아~!

다락방 2021-09-07 15:49   좋아요 2 | URL
예민하고 민감한 소재지만 성인이 되어 과거를 극복하면서 쓴 글이기 때문에 이 책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진 않아요. 다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에 대한 짐작을 미루어 할뿐이지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

coolcat329 2021-09-17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대 폭력 그 중에서도 어린아이들에게 가해진 (성)폭력은 죽음으로도 갚을 수 없는 최악의 죄에요.ㅠ
가볍게 당한 성추행도 평생 잊히질 않는데 참 그 고통은 상상 이상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21-09-17 09:17   좋아요 2 | URL
네, 특히나 아이들, 미성년자에게 가해진 폭력에 있어서라면 더 비열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약함을 이용했다는 데에서 더 비열하고 끔찍해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회 구성원이고 동료이고 애인이고 남편이고 심지어 아빠일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나요. 저 역시 그것은 죽음으로도 갚을 수 없는 최악의 죄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싫어요 진짜 너무. ㅜㅜ
 
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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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국민학생이었을 때, 내 밑으로 어린 동생 둘까지 포함해 우리만 남겨두고 엄마와 아빠는 돈을 벌러 나갔다. 밥통에  밥은 항상 있었고 나는 동생들에게 끼니때면 밥통에서 밥을 퍼서 밥상을 차려주었다. 엄마는 집에서 나서기 전 화장대에 항상 천 원짜리  한 장을 올려두셨고, 엄마 아빠가 돌아오기 전까지 그 돈으로 혹여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사 먹으라 하셨다. 우리 삼 남매는 그 돈을  가지고 슈퍼마켓으로 가 먹고 싶던 과자를 골라 사들고 와서는 엄마 아빠가 올 때까지 놀거나 숙제를 하거나 학원을 다녀오거나 혹은  내가 만들어준 간식을 먹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보냈다.

우리만 놔두는 것이 엄마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는 않았을 터,  가끔은 같은 동네에 사는 친할아버지께 우리 집에 와서 아이들 좀 봐달라 부탁드렸다. 할아버지가 오시면 나는 할아버지의 밥을 차렸고  할아버지의 간식도 챙겼다. 할아버지는 그저 가만 계셨고, 그러다 엄마가 돌아오시면 엄마가 드리는 수고비를 들고는 당신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러나 외할머니가 오면 달랐다. 엄마는 아주 가끔 천안에 계신 외할머니께 부탁을 드리기도 했는데, 버스를  타고 오셔야 했고 딸 집이기도 해 자주 방문하지 않았던 할머니가 어쩌다 우리를 봐주러 오시면 할머니는 우리에게 밥을 차려주셨고,  우리를 씻겨주셨고, 나가 놀다 다치고 돌아오면 약을 발라 주셨고, 엄마가 돌아오기 전까지 방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셨다.  외할머니가 오시면, 나는 다시 내 나이에 걸맞은 어린아이가 됐다.



'최은영'의  소설 《밝은 밤》에서의 '지연'은 희령이란 지역에 취직을 해 그곳으로 이사를 한다. 남편과 이혼하게 돼서 마음이 너덜너덜한데, 그  사랑은 다정하고 영원할 줄 알았다가 깨지게 되어 도무지 마음이 잡히지 않는데, 남편은 본인의 외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지연의  부모님을 포함해 지연 주변의 사람들은 지연 남편의 외도를 지연 탓으로 돌린다. 네가 어떻게 했으면 남편이 바람을 피우니,라고. 그  상황을 견디기가 힘들어 마침 희령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에 입사를 지원했고 그곳에서 직장생활을 하게 된 거다. 자동차 뒷좌석에  짐을 싣고 희령으로 가 머무를 집을 구하고 혼자 지내게 되면서 지연은 우연히 자신의 외할머니 영옥을 만나게 된다. 열 살 때 할머니를  본 게 마지막 기억이었으니 22년 만이다. 22년 만에 할머니가 먼저 지연을 알아보았고, 그렇게 지연은 할머니와 종종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된다. 할머니는 지연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고 지연도 할머니가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 둘 사이에는 저 안에 자리한 애정이 건드려지기 시작하면서 다정하고 우정 어린 사이가 되고 그 만남들 속에서 지연은  영옥의 어머니이자 본인의 증조할머니인 이정선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된다.



여성들의  삶은 언제나 고달팠지만 증조할머니의 삶은 더했다. 일본군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병든 어머니를 두고 개성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자신을 구원해주고자 했던 남자와 결혼했지만 백정의 자식이라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심지어 자신을 구원해주고자 했던 남편은 본성이  다정한 사람이 아니라 구원해주는 나에 취한 허영심 가득한 남자였다. 

지연의 할머니 영옥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스무 살이 넘어가 결혼하자고 한 남자와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북에 부인과 아들이 있는 상태로 자신과 중혼한 거였고, 그에 대해  끝까지 사과하지 않으며 그들 사이의 딸 미선을 자신의 호적에 올린 채 전 부인과 함께 떠난다. 여기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영옥의 험담을  한다. 조강지처 있는 거 알면서도 결혼한 게 분명하다고. 영옥은 자신의 딸 미선을 홀로 힘들게 키우고, 미선은 정상가족에 대한  로망으로 엄마가 꺼려하는 결혼을 하여 두 딸을 낳으면서 이 결혼생활과 삶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를 힘겹게 고민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미선은 자신의 엄마와도 사이가 소원해졌고 자신의 딸 지연과도 서로 상처주기에 바쁘다. 다정한 남자랑  살았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들 모두 자신의 삶을 어쩔 수 없이 힘겹게 버텨오면서, 그러나 자신의 딸만큼은 다정한 남자와  결혼하길 바랐지만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다. 여기에 영옥의 친구 새비와 새비의 딸 희자가 이 가족들과 단단히 연결되는 다른  여자들로 나오는데, 영옥이 힘들 때 새비가 있었던 것처럼, 새비가 힘들 때 새비가 살아야 할 이유를 영옥은 매일 메모에 남겨준다. 넌  살아야 한다, 넌 살아야 해, 네가 살아야 할 이유는 많아. 죽고 싶어질 때마다 죽고 싶어 질 만큼 힘들 때마다 곁에서 그들은 서로를  감싸 안고 힘이 되어주었다. 서로에게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라 함께 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영옥이 말할라치면 새비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자고 말한다. 




아깝다고 생각하면 마음 아프게 되지 않았어. 그냥 충분하다구, 충분하다구 생각하구 살면 안 되갔어? 기냥 너랑 내가 서로 동무가 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주면 안 되갔어? -p.258



그들은 서로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보아주고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들어주었던 사람들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건 비슷한 삶을 사는 다른 여성이었다.

영옥은 지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다고 얘기한다. 평생 그런 사람이 그리고 그런 시간이 필요했을 테다.


'뮤리엘 루카이저'는 '한  여자가 자기 삶에 대해서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라고 자신의 시를 통해 말했었다. 나의 외할머니의  삶 역시 고통스러웠음을, 고생길이었음을 나는 익히 잘 알고 있다. 나의 엄마로부터 그 얘기를 반복해 들었던 까닭이다. 엄마는  그렇게 험난한 할머니의 삶 속에서도 엄마를 버리지 않고 키워주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엄마는 매일 할머니랑 통화하고 안부를  묻고 자주 들러 할머니를 챙긴다. 이가 성치 않은 할머니를 위해 순두부찌개를 준비해 가시고, 할머니 댁에 가면 할머니가 좋아해서  소주 두 잔과 천천히 씹어 먹는 닭강정도 포장해가신다. 


나의  외할머니는 이제야 비로소 행복하고 평안하다 하신다. 혼자 사는데, 아들과 같이 살았던 때보다 더 평안하고 지금이 너무 좋다고  계속 말씀하신다. 할머니가 사는 연립주택은 할머니처럼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고, 그들과 벗이 되어 종종 함께 외출하시며(지금은  못하시지만) 엘리베이터 없는 4층을 아직 오르내리실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시다. 매일, 지척인 한강까지 산책하기도 잊지 않으신다.  할머니 나이가 아흔이 넘으셨는데, 나는 왜 할머니가 스스로 평안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이렇게 늦게 온 걸까 안타깝다가도 그래도  평안하고 행복하다는 걸 지금이라도 깨달으시니 다행이다 하면서 오락가락하는 마음이 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생사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장면이 책에 나온다. 나는 그 이메일이 답을 받을 수 있기를 순전히  개인적으로 간절히 바랐다. 부른다면, 응답해주기를. 그리고 나는 확신했다. 우리가 서로의 삶에 깊이 스며들었던 사이라면,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러니까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도 부름에 응답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토록 시간이 오래 지나도 내가 불러주면  응답해주는 당신이 있기 때문에라도 삶은 계속 유지해야 할 가치가 있다. 


최은영은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숱한 관계들에 상처 받다가도 그러나 돌아봐주고 들여다봐주고 응답해주는, 애정과 연대로 이어진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얘기하고 당신이 들어준다면, 당신이 얘기하고 내가 들어준다면,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불렀을 때 응답해준다면, 그 밤은 밝을 것이었다.




엄마는 남자와 사는 삶에 희망이 있는 것처럼 말하곤 했지만, 그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도리어 엄마야말로 남자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 같았다. 때리지 않고 도박하지 않고 바람피우지 않는 남자만 되어도 족하다니, 인간 존재에 대한 그런 체념이 또 어디 있을까. - P17

"제가 수저라도 놓을게요."
내가 어정쩡하게 앉아서 그렇게 말하자 할머니는 손을 휘휘 저었다.
"대접받을 줄도 알아야지." - P27

삼천아, 새비에는 지금 진달래가 한창이야. 개성도 그렇니. 너랑 같이 꽃을 뽑아다가 꿀을 먹던 게 생각나. 그걸 따다가 전을 부쳐 먹던 것두, 같이 쑥을 캐다가 떡을 만들어 먹던 것도. 인제 나는 꽃을 봐도 풀을 봐도 네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됐어. 별을 봐도 달을 봐도 그걸 올려다보던 삼천이 네 얼굴만 떠올라. 새비야, 참 희한하지 않아? 밤하늘을 보면서 그리 말하던 네가 떠올라. 이것도 희한하구 저것도 희한한 우리 삼천이가 생각나누나. - P120

"이상한 일이야. 누군가에게는 아픈 상처를 준 사람이, 다른 누군가엑게는 정말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게." - P134

"놉 갔다가 받아왔어. 씻어온 거야. 먹어. 껍질이랑 씨는 봉지에 버리고."
나는 포도 한 알을 깨물어 먹었다. 혀뿌리가 뻐근해질 정도로 달았다. 할머니는 아무 말 없이 내 쪽으로 부채를 부쳤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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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1-08-23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읽다가 약간 저 이북 사투리 때문에 덮은 채로 모셔만 뒀어요!! 언제 또 홀랑 읽으시고 이렇게 홀랑 쓰신 거예욥? 🥲 중간에 스포당하지 않으려고 문단 건너뛰고 읽었어요. 책 다 읽고 돌아오겠숩니다!!

다락방 2021-08-23 12:08   좋아요 3 | URL
저 어제 이거 다 읽고 잤어요. 책장 잘 넘어가고요 눈물도 몇 번이나 닦았네요. 사실 딱히 스포당하고 할건 없어요. 스포 당하고 뭐 그럴 내용이 아니에요. ㅎㅎ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더라고요.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라 아쉽지만 읽는 맛이 나는 소설이었어요. 쟝님의 독서 화이팅!

독서괭 2021-08-23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역시 최은영인가요? 장편도 잘 쓴 모양이예요. 리뷰 잘 읽었어요^^

다락방 2021-08-23 12:35   좋아요 3 | URL
네 잘 썼는데 단편이 더 좋긴 해요. 이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좋긴 하지만 좀 더 새로운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휴, 책 한 권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었네요 ㅠㅠ

붕붕툐툐 2021-08-23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차이는 왜 그리 큰 걸까요??
외할머님이 건강하고 평안하셔서 너무 좋네요~~
그리고 락방님이 어려서부터 동생들을 챙기고 간식도 만들고 그래서 지금도 사이도 좋고 빵도 잘 만드시고 그런가봐요?

다락방 2021-08-24 08:10   좋아요 1 | URL
사실 그당시 제가 만들어준 간식이라고는 식빵 구워서 그 안에 계란프라이+케찹 넣어줬고요, 떡볶이.. 해줬습니다. 떡볶이 떡이 슈퍼마켓에서 350원 할 때였어요. 하하하하하.
그 당시 저희 삼남매만 집에 있었기 때문에 저희 사이가 더 돈독해진것 같다는 생각을 저도 합니다. 그 시절의 어떤 부분은 분명 제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기도 하지만, 우리 삼남매가 이렇게 친해졌다는 데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고요.

할아버지 진짜 싫어요. 너무 싫어요. 끔찍한 존재였어요.
그런 반면 할머니는 아흔이 넘은 지금에도 혹여 자식이나 손주들에게 민폐를 끼치진 않을까 늘 조심하려 하세요. ㅠㅠ 어휴 우리 할머니들 ㅠㅠ

2021-08-24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5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5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1-08-2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동네 살 적엔 (아이들 어릴 때) 시아버님께 아이들 (주로 막둥이 혼자) 봐달라고 부탁드린 적 있어요. 그런데 오셔선 티비만 보시다 가시고 애는 혼자 뒹굴고.... 친정 엄마가 오시면 집안 청소에 이불빨래 까지 하셔서 제가 오히려 못오시게 했어요. 그렇습니다. 친정아버진 어떠셨더라? ;;;; 아, 친정 아버진 우리 애랑 같이 놀아요. 어지르고 막. 둘이서 그림도 그리고. - -;;;;

다락방 2021-08-25 08:54   좋아요 1 | URL
ㅎㅎ 저희 아버지도 손주들을 사랑하시지만 사랑만 하십니다 ㅋㅋㅋ 짜증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말만 하죠. 애들 잘 봐라, 잘 지켜봐라.. 아, 풍선껌 같은건 잘 사다주셔요. 예전에 타미가 타요 껌을 너무 좋아해서 ㅋㅋ 타미만 오면 타요껌 사다주는게 아버지의 즐거움이었죠. 그래도 애들하고 잘 놀아주시긴 하네요. 전 아버지도 그리고 할아버지도, 그 존재들에 대해 딱히 기대하는 게 없답니다?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1-09-10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흐 다락방님 당선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9-10 16:23   좋아요 0 | URL
이유경 작가님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09-10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

다락방 2021-09-10 18: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축하 감사하지만 매번 이렇게 안해주셔도 됩니다. 하핫;;

2021-09-10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1-09-1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축하드립니다 ㅎㅎㅎㅎ
 
[eBook] 퍼스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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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들에게서 '이건 아닌 것 같아'하는 감각을 가진 걸 볼 때가 너무 좋은데, 잭 리처는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다.  도덕적 잣대를 남에게는 들이대지만 자신에게 들이대지 않는 사람이라면 진짜 싫은데, 잭 리처는 아닌 것 같은 일을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윽 설마 그러는 건 아니겠지'하는 지점이 나올때마다 잭 리처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잭 리처 역시 '그런 짓 하는 쪽팔린 나'를 견딜 수 없는 사람인 것 같다. 나는 그런 지점이 좋다. 

쓸데없는 오지라퍼가 되지 않지만 마음은 따뜻한 우리의 셜록 홈리스! 내가 다 읽어주마.


자, 이제 소설의 정치사 읽으러 가자. 고고씽!!


**''셜록 홈리스'는 이 책속에서 나오는 표현임. 내가 만든 거 아님. 괜히 사람들이 나 센스쟁이로 오해할까봐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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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19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으으으아닛!! 결국 다 읽어버리셨다…
잭리처는 정말 이런 류의 작품 주인공답지 않게(?) 굉장히 절제하는 성격 같아요.

다락방 2021-08-20 07:55   좋아요 2 | URL
등장인물들에게 ‘윽 그건 아니야 그러지마‘ 하는 지점에 있어서라면 잭 리처는 그걸 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너무 좋아요. 저는 이 시리즈에서 진짜 ‘야, 여기서 너 그거하면 진짜 빻은새끼다..‘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안해서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포일러 될까봐 조심조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8-2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 홈리스가 무슨 의미인가요?😅
잭리처 입문 못해 이해 안되는 1인입니다~ㅎㅎ

독서괭 2021-08-20 07:06   좋아요 1 | URL
그냥 잭리처의 특징을 조합해 다락방님이 만드신 말 같습니다 ㅎㅎ 셜록처럼 추리를 잘하고 홈리스로 떠돌아댕기는..

다락방 2021-08-20 07:54   좋아요 2 | URL
아니 제가 저기에 ‘내가 만든 거 아님‘이라고 써놨는데 말입니다? ㅎㅎ

툐툐님, 잭 리처는 일정한 거주지가 없이 늘 떠도는 사람이거든요. 가방도 보따리도 없어요. 옷은 새로 사입고 칫솔 하나만 가지고 다니죠. 그런데 사건 해결을 잘해서 시리즈중 이 [퍼스널]에 나오는 사람들이 잭 리처를 ‘셜록 홈리스‘라고 불러요. ㅎㅎ

붕붕툐툐 2021-08-20 07:58   좋아요 1 | URL
엄훠엄훠~ 그런 사람한테 양치질 안한다고 뭐라고 하신겁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옷을 매번 새로 사입는 건, 제 입장에선 재벌인데요? 흐음~ 흥미롭네요~ 잭리처~ㅎㅎ

/독서괭님,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대답해 주셔서 감사해용~

다락방 2021-08-20 07:59   좋아요 3 | URL
아니, 양치질은 하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초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잠은 모텔에서 잔단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툐툐님 잭 리처 재밌어요! (영업하기 ㅋㅋ)

독서괭 2021-08-20 09:33   좋아요 1 | URL
@다락방 응?? 죄송합니다. 제가 급한 마음에 맨 아래 추신을 못 읽었나봐요. 당연히 센스쟁이 다락방님이 만드신 줄 ㅋㅋㅋ

다락방 2021-08-20 11:23   좋아요 1 | URL
제가 사실 그렇게까지 센스있진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에서 셜록 홈리스 보고 아 리 차일드 천재? 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불호텔의 유령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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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지만, 다른 이야기들을 쓰면서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써야 하는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생각하면서 첫 문장도 쓰지 못했던 이야기. 그것은 원한에 대한 이야기이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죽음이라기보다는 죽임에 대한 이야기라는 편이 정확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누군가를 죽이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 이야기를 써야만 비로소 원한이 사그라들것 같아서. 한 소녀가 내내 원한을 품고 살다가, 그 원한을 품게 만든 상대를  기어코 제 손으로 죽이는 이야기를, 나는 쓰고 싶었다. 그 소녀가 죽인 사람의 장례식장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소녀는 그 죽음은  제 손에 의해 일어났다는 것을 굳이 숨기지도 않는 이야기를, 나는 쓰고 싶었다. 그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까닭은, 그것이 내가  살면서 해야 했던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그 일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이 늙어서 죽어버렸기 때문에 내가 결코 해낼  수 없었던 일을, 나는 그가 늙어 저절로 죽기 전에 소녀의 손을 빌어 해내고 싶었다. 반드시 벌을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야기 속에서 소녀가 그 사람을  죽여버리고 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소녀는 빛과 행복을 찾게 될까? 나는 소녀의 그다음 삶을 그려볼 수가 없어서 늘 어느  한 장면만을 상상한 채로 글은 한 줄도 쓰지 못한다.


나는 많은 여자들이 그리고 남자들도  원한을 갖고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원한을 품고 살 것이고, 그 원한을 풀어내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할 것이다.  아니, 지금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화 말고, 깊은 원한. 내내 마음 저기에 응어리져 있는 것. 기어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엉엉 울거나 자신의 가슴을 쳐내면서 토로해야만 하는 그런 원한. 유령으로라도 나타나서 어떻게든 밝히고 풀어내야 할, 그런  원한. 천국과 지옥이 존재한다면 그 천국과 지옥에 가기 전에 아직 미련이 남게 만드는, 미처 떠오르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원한.


강화길의 《대불호텔의 유령》에서는 '셜리 잭슨'이 등장해 동양의 억울한 자매 이야기를  들려준다. 억울하게 계모에 의해 죽은 자매의 이야기. 원한을 풀어달라는 자매들이 등장하면 그 공포로 죽어나가는 수령의 이야기.  자기 원한을 풀자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은 세상에 원한을 하나 더하는 일이 아닌가. 자매의 억울함을 들어주었던 새로 부임한  수령은 그 뒤로도 억울한 원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사람의 존재가 사라지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세상에 억울한 영혼이 하나도 남지 않는 일이 정말 일어날 수 있을까?


전해져내려 오는 이야기를 지나쳐  대불호텔로 돌아오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 그 호텔에 글을 쓰기 위해 온 사람, 그 호텔에서 기어코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호텔에 살고 있는 어떤 악의를-악의는 처음부터 악의였을까?- 소리로, 그리고 모습으로 마주친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채로 신뢰는 이내 불신으로 바뀌면서,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내 의지가 결코 아닌 채로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고 멀어진 사람과 가까워지면서, 여기에 영영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과 여기를 어떻게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공존하면서 호텔 안의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은 정체불명의 소리를 듣고, 나에게 말을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모습을 본다.  
나는 너를 사랑해 나는 너를 증오해 나는 너랑 헤어질 거야 나는 너랑 헤어지기 싫어, 온갖 마음과 소리가 있다. 내 입을 통한 것이 아니거나, 내 입을 통해 나왔어도 내 것이 아닌 소리들.

그 모든 것들은 차곡차곡 대불 호텔이 품는 역사가 된다. 그리고 현재의 작가에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된다.




원한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아주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강화길도 어떤  억울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대불호텔의 유령은 나타난 것일 테다. 그러나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원한, 거기에서 멈춰있다면,  강화길은 그다음을 진행한다. 이 이야기 속에선 이 사람이 억울하고 저 이야기 속에서는 저 사람이 눈물을 흘리지만, 그러나 그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사랑이 있었을 거라고 얘기한다. 끝내 사랑으로 마무리한다. 어떤 원한이 기어코 나를 저주하고 찾아들어도,  그래도 옆에서 손잡아주는 이가 있다면 그 저주에 귀를 막을 수도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다음의 삶을 그려낼 수 없어서 나는 늘  쓰고자 하는 마음만 간직하고 있다면, 그다음의 삶을 그려낼 수 있어서 강화길은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테다. 결국은  사람을 살게 하는 건 원한을 넘어서는 일이어야 한다는 듯이. 

원한만으로는 우리가 살 수 없다는 듯이.


그 순간, 내 안에 오랫동안 잠겨 있던 목소리들이 스르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 나는 나의 목소리로 그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네가 나한테 어떤 사람인데."

그가 얼굴에서 손을 내렸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그의 목을 천천히 끌어안았다. -p.294


그렇지만,

등장인물 몇 되지도 않는데 정신 사납고 산만하다. 처음엔 뭔가 있을것처럼 악의와 원한으로 진행하다 끝에 가서 갑자기 우리 사랑 ♡ 이러는데 좀 당황스러웠다. 내게 어떤 저주가 들러붙어도, 내가 어떤 환청을 들어도 사랑이면 샤라라랑~ 된다는건가 싶고, 전체적으로 용두사미의 느낌.

강화길은 <다른 사람>, <음복> 그리고 지금이 세번째 만남인데 대불 호텔의 유령이 제일 별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신형철 별로 되었지만(한때 진짜 좋아해서 뒤지면 사랑고백도 나올거다), 이 책에 대한 추천사 진짜 별로다. 이 책이 '강화길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것' 이라니, 이게 칭찬이여 저주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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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0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30 14: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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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1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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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18: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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