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신중하지 못한 사람이구나.
신중한 사람
이승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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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는 여전히, 조용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봐준다. 이만큼이나 그들의 내면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특유의 반복적인 문장이 잠깐 힘들게 읽힌 적이 있었고 또한 《일식에 대하여》에서처럼 <고산지대>같은 '어마어마한' 단편이 포함되어 있진 않아 살짝 아쉽지만, 아쉽다고 해서 이 책이 어딘가 부족하다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고산지대 같은거 하나만 있어주지..하는 마음이랄까.


간혹 이승우는 '공포소설'을 써내는데도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읽은 그의 단편집 《오래된 일기》에서 <타인의 집> 이었나, <방> 이었나, 이 둘 중에 한 단편을 읽고 와 엄청 무서웠던 적이 있었던거다.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이 빈 집이 '빈' 집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데서 오는, 그러니까 내가 쓰지 않고 있는 저 닫힌 방 문을 열면, 거기엔 내가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그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그것이 점점 확실해지는 데서 오는, 그러나 그 문을 열어보지는 않고 끝내는 데서 오는 무서움. 이번 책에서는 <하지 않은 일>에서 무서움을 느꼈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에서 오는 무서움을 뛰어넘어 사람은 자신의 양심까지 무시하고 살 수는 없다는 데서 오는 무서움, 어쩌면 억울함은, 원통하고 원통해서 돌아버릴 것 같은 마음은, 내 영혼을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순식간에 이동시킬지도 모른다는 데서 오는 두려움.



며칠전에 아빠와 같이 뉴스를 보다가 '법은 가난한 사람들을 가둬두기 위해 존재한다'는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돈이 있으면 법 위에 군림할 수 있지만 돈이 없으면 꼼짝없이 법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이런 법이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목적으로 존재하는 건 아닌것 같다, 부자들 살기 편하고 가난한 자들 벌주려고 존재한다, 는 대화를. <신중한 사람>에서의 남자는,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삶을 살아내질 못한다. 노력했지만 안된다. 가족들에게도 '싫어', '아니'란 말을 하지 못한다. '성가신' 상황이 발생하는 걸 견디기 힘들것 같아서. 묵묵히 원하지 않는 고생을 하고 자신이 원하던 그곳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그때, 물론 그마저도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가 맞닥뜨리는 건 '내 집이 더이상 내 집이 아니'라는 현실이었다. 그는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그 집에 기생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는데, 그런 그를 도와주는 건 아무도 없다. 자신의 집에서 빌 붙어 살게 되어버렸는데, 아무것도, 아무것도 못해. 혼자인 사람, 혼자라서 힘이 없는 사람은, 그것이 어떤 상황이든 부조리앞에 너무나 무력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만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도 없다. 분명히 이 상황은 '옳지' 않은데 그 옳지 않은 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아, 이토록 신중한 사람이라니. 



의도가 있지 않았음에도,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궁지로 몰 수 있다. <어디에도 없는>에서 여관 청소부가 '우편물을 책상에 놓아두었다'고 주인에게 말만 했어도, 주인이 우편물을 제 때 챙겨주기만 했어도, 남자는 자신이 꿈꾸던 나라로 갈 수 있었을텐데. 여관방에 누워있다 집행관을 만나는 일을 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삶은 이토록 치열하고 피곤한 일이라는 걸 사소한 사건들의 어긋남으로 우리는 알 수 있게된다.

물론, 의도가 있어서 상대를 궁지로 몰아가는 것 역시 당연하게도 가능하다.

일전에 나는 '가해자'가 되어 한동안 고통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승우가 그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그 사람이 약자와 피해자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에 곤혹스러움이 더했다. 약자와 피해자를 자처하는 것은 싸움의 상대방을 추악한 가해자로 몰아세우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힘이 없거나 덜가진 자들이 힘이 있거나 더 가진 자들보다 항상 의로운 것은 아니고, 가난한 자들이 부자들보다 무조건 선한 것도 아니다. 사악한 약자도 있고 의로운 강자도 있다는 것을 안다. 힘이 있거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악을 행할 때 힘이 없거나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악을 행할 때보다 그 영향이 파괴적일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약자와 가난한 자가 곧 의인이고 선인 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자신의 약함을 내세우면, 가해를 한 것으로 추정된(고발된) 사람의 악덕이 두드러지게 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갈등과 분쟁에서는 감정이 자주 재판관 역할을 떠맡기 때문이다. (「하지 않은 일」, p.271)



나는 무엇보다 이승우가 '적극적이고 열정적이며 정의로운' 사람에 대한 불편함을 내가 느끼는 그대로 느껴주고 표현해줘서 퍽 다행이라 느낀다. 좋은 일을 한다고 크게 떠벌리는 사람들로부터 느껴지는 그 불편함. 나는 이런 좋은 일에 이토록 힘을 쓰는데 너는 그걸 하지 않는구나, 하며 상대를 자연적으로 의롭거나 착하지 않은 사람으로 만드는 그 아둔함. 아 재수없어. <리모콘이 필요해> 에서, 남자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잘해주려는 선배로부터 불편함을 느낀다. '쟤랑 함께 놀아주고 쟤를 즐겁게 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에서 오는 오버센스.



그 순간 불현듯 대단치도 않은 생각이 대단한 깨달음인 양 찾아왔다. 왜인지 모르지만, 무엇인가를 향해, 그것이 무엇이든, 온몸을 내던지듯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나는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과감하고 거침없는 움직임을 거북해하는 것 같다. 그들이 곧 과감하고 거침없이 나에게 무언가를 들이밀고 대들 것 같아 무섭다고 해야 할까. 나에게 친절을 베풀려고 애쓰는 선배가 왜 거북한지, 왜 그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지 알 것 같아졌다. (「리모컨이 필요해」, p.33-34)




<칼>인 일전에 문학상수상작품집에서 읽은 적이 있었던 단편이었는데, '일몰시간에 출근해 일출시간에 퇴근한다'는 것만 기억이 났던 나로서는, 남자 주인공이 등대지기였지, 하는 미친 기억을 하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읽다가 등대지기가 아니라 깜짝 놀랐다. 아이쿠야, 등대지기라니!

<칼>은, 이승우의 '반복된 문장'에서 오는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반복된 문장은 '힘이 없고 약한 자들'의 마음을 지독하게 잘 대변한다. 그로인해 나는 '칼을 소지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눈을 돌리면, 칼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생각하게 되고 안돼 안돼 그러면 안돼, 칼을 소지한 자들과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이 되어버리는데, 다시 책 속으로 돌아오면 '당신은 칼을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겠어' 하고 말아버리는 것. 내가 이승우의 반복된 문장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계기가 바로 몇년전에 읽었던 이 단편, <칼>이었다.



내 고객들은 모두 심약한 사람들이야. 누구보다 약하고 억눌린 게 많고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사람들이지.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야. 칼을 모을 만큼 강한 것이 아니라 칼을 수집해야 할 정도로 약한 거지. 칼을 가지고 무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칼을 소지하는 거야 ‥‥‥다마스커스의 사장이 한 말이다. 칼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칼을 가지지 않고도 잘 살지만, 칼이 없으면 불안한 사람들은 칼이라도 지녀야 겨우 살 수 있다고, 실제로 그 사람들은 칼을 가지고도 애초에 칼을 필요로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잘 살지 못한다고 그는 말했다. 칼을 수집하는 사람들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한 말이었다. 그의 말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그때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해하는 척했지만 정말로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칼」, p.218-219)



나는 항상 칼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 일을 할 대도 칼을 지니고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칼을 지닌다. 칼을 가지고 무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뭐라고 불리든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디게 하는 것이 칼이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든 누구나 칼 한 자루씩 품고 산다고 나는 생각한다. 칼을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칼은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들의 우표, 동전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동전, 열쇠고리를 수집하는 사람들의 열쇠고리와 같지 않다. 칼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우표나 동전이나 열쇠고리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우표나 동전이나 열쇠고리를 수집하듯 칼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다. 우표나 동전이나 열쇠고리를 수집하는 것은 그저 취미에 지나지 않지만 칼을 수집하는 것은 그저 취미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어머니는 가끔 나를 염려한다. 나는 나를 염려하지 않는다. (「칼」p.224)



'나는 나를 염려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외워두고 써먹고 싶다. 여전히 나는, 그가 쓴 문장 그대로를 어떤 번역과정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무런 힘이 없고, 뜻하지 않게 원통함을 맞닥뜨리게 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곁에 이승우가 있다. 그것도 아주 훌륭한 문장들을 가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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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4-07-1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어도 급관심이.... ㅎㅎ 무더운 노출의 계절 여름에 어찌 지내시나요? ^^

다락방 2014-07-16 14:10   좋아요 0 | URL
아 더워더워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먹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추운 겨울에 그랬듯이요. ㅋㅋㅋㅋㅋ

반가워요, 야클님! >.<

레와 2014-07-16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껴 읽어야지! 후흣~

다락방 2014-07-17 08:54   좋아요 0 | URL
우후훗- 지금은 뭐 읽고 있어요?

레와 2014-07-18 11:14   좋아요 0 | URL
여러가지 짬뽕으로 뒤적이고 있어요. ㅎㅎ

단발머리 2014-07-1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과 카뮈보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다락방님 리뷰를 읽을 수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다락방 2014-07-17 09:43   좋아요 0 | URL
우리가 같은 책을 읽겠군요! >.<
카뮈 보틀 화이팅!! ㅎㅎ

단발머리 2014-07-17 13:35   좋아요 0 | URL
근데 제가 왜 애들한테 카뮈보틀을 자랑했을까요?
아직 배송 전인데 서로 자기들이 갖겠다고 학교 가기 전부터 싸우고 난리예요.

참나.... 카뮈보틀 오면 이럴려구요.
카뮈를 읽은 사람만 카뮈보틀을 가질 수 있다... ㅋㅎㅎ 괜찮아요?

다락방 2014-07-17 14:1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카뮈 읽었어요. 저 주세요, 단발머리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7-18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8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7-1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덕분에 이승우를 알게 된 일인 ^^ 보관함에 넣습니다. (앗 이 책 사면 카뮈보틀 주나봐요! +_+;)

다락방 2014-07-17 17:32   좋아요 0 | URL
5만원 이상 사야합니다 문나잇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노란곰 2014-07-18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이동진씨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준 작가를 이승우로 뽑아서 한번쯤 읽어봐야지 했는데..
알라딘 사은품 노예로써 이미 헤밍웨이 보틀을 가지고 있는데 다락방님이 자꾸 카뮈보틀을 말씀하시니..
집에 쌓여있는 신간들을 모른 척하고 다시.. 결재를 해야할까 봐요. (아, 이 신중치 못한 인간ㅋ)

다락방 2014-07-18 11:23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헤밍웨이 보틀을 가지고 있는데요, 헤밍웨이는 글자수가 많아서 옆으로 튀어나가잖아요. 아, 씨, 카뮈가 예쁘겠네 싶어지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카뮈 보틀을 받기 위해 또한번 지르겠다는 건 결코, 결코, 결코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ㅎㅎㅎㅎㅎ

봄밤 2014-07-3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상의 노래>를 무척 인상깊게 읽었어요. 알고 있던 어떤 소설과도 다른 체험이었고, 한 권이 무척 두껍고 진중했고요. 이 책 제목을 보고 참 이승우 답다 라는 생각 들어요. 표지마저 굳굳! 마지막에서 윗줄은 정말이지, 동감이에요. 한국 소설을 읽는 기쁨이에요, 번역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약간의 슬픔이기도 하고요.

다락방 2014-08-01 08:34   좋아요 0 | URL
봄밤님, '봄밤'이란 닉네임이 참 이쁜거 알아요? 봄밤님 때문에 저도 '여름밤'으로 바꾸고 싶어졌어요. 후훗.

한국 소설을 읽는 기쁨을 가장 크게 주는 소설가가 바로 이승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가 한국어로 글을 써주는 것이 전 정말 고맙습니다. ㅠㅠ
 
패밀리 집시 - 미지의 세상으로 뛰어든 한 가족의 짜릿한 세계일주 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최윤영 옮김 / 에이지21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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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기 특유의 오글거리는 감성이 싫어서 여행기 읽기를 별로 즐겨하지 않는다. 여행기의 대부분이 사진에 곁들인 짧은 글들이라 영 내 취향이 아니다. 아마도 여행지에서는 발끝에 숨겨져있던 감정까지 다 불러내게 되니 그런 글들이 나오는가본데, 나는 다른 사람이 여행지에 가서 느낀 발끝의 감정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간혹 내가 여행기를 읽게되는 건, 사실 여행기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낯선 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보기 위해서이다. 그 사진들이 때로 보고싶은 마음이 들어 여행기를 덥썩 손에 들게되고, 그러다 글을 읽으며 아 역시 난 여행기 취향이 아니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내가 마음에 드는 여행기를 찾기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다.


《패밀리 집시》의 저자 '다카하시 아유무'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LOVE & FREE》의 저자이다. 몇년전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란 사실을 알고는 오오, 나도 한 번 볼까, 하고 펼쳐 들었다가 멘붕이 왔었다. 읭? 이게 뭐지? 이게 왜 베스트셀러야? 그때 나의 혼돈을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이 혹여라도 또 나온다면 보게 되진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돌아왔다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표지의 저 아이는 베리베리 사랑스럽지 않은가. 어디,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돌아온 그의 글을 읽어볼까, 했다가 또 당황했다.


대체 이 사람의 책은 왜 베스트셀러일까? 아아- 난 역시 이사람 취향이 아니야...사진이 여행기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면, 이 책은 기본에 있어서는 충실했으며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글은.....난 사진 옆에 간략히 몇 줄 쓰는 그런 글들이....진짜 싫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의 어디가 좋은걸까? 어디가????????????????????? 


여튼 그 많은 사람들을 움직인 그 무엇이 나를 움직이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나를 건드리지조차 못해. 이런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건 알지만, 꼭 말하고 싶다. 이 사람의 이 책보다 나를 움직이는 글들은 알라딘에 더 많다. 알라딘 서재 글들이 더 훌륭하다.


알라딘은 제발 별점에 반 개도 만들어라. 2.5개 주고 싶은데 이를 악물고 셋에 칠했다. '캠핑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오오, 캠핑카? 이거 나도 한 번 생각해봐? 하는 긍정적 마인드가 2.5에서 2로 내리느냐 3으로 올리느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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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4-07-1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다락방 2014-07-15 08:12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은 혹시 이 사람의 책을 좋아하시나요? 재미있게 읽지 못해 민망합니다. ㅠㅠ

2014-07-17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8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4-07-14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갑자기.. 예전에 다락방님이 드시고 싶다던 포르투갈 음식이 생각나는데요.. 프란세시냐? 프란체시카?
아..
이름도 외우기 힘든 그 음식이 떠오릅니다.

잘 지내시죠?^^

다락방 2014-07-15 08:13   좋아요 0 | URL
프란세시냐! 맞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홍대에 포르투갈 레스토랑이 생겼어요. 이제는 마카오나 포르투갈까지 가지 않아도 홍대 근처에서 프란세시냐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이긍. 조금만 더 일찍 생겼다면 제가 마카오까지 가지 않아도 됐잖아요..그쵸? ㅜㅜ

꼬마요정님이야말로 잘 지내십니까.
 
Humans of New York (Hardcover)
Brandon Stanton / St Martins Pr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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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의 첫사랑이었어요. 우리가 매우 젊었을 때, 우리는 열흘간 데이트를 했죠. 그러나 나의 엄마는 우리의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내게 말했죠. "그는 미국인이고 배우야. 그는 자신의 것을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거야."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이 세상에 남자는 많지만 너의 엄마는 오직 나뿐이야." 그녀는 내게 그를 다시는 만나지 말라고 말했고, 나는 그녀의 말대로 했어요. 그녀는 나를 몇년간 한국에 데려갔고, 돌아왔을 때에도 나는 그에게 연락하려는 시도조차 하질 않았죠. 나는 그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어요. 그게 이십년도 더 전의 일이죠.


최근에, 나는 구글을 통해 그가 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는 그에게 그간의 모든 것들을 담은 아주 긴 편지를 보냈어요. 우리는 결혼을 했었고 아이도 있었죠.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여기에 있어요. 결국 이렇게 함께 하게 됐죠.




어떤 책은 신간이라 너무 읽고 싶어서, 어떤 책은 다시 한 번 훑어보고 싶어서, 어떤 책은 가만히 책장을 넘겨 보고 싶어서. 세 권의 책을 챙겨들고 집 근처의 까페로 갔다. 자, 이 세 권중 무엇을 먼저 펼쳐볼까, 하고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었는데, 이 책 속의 사진과 글들에 빨려들어 몇 장만 보고 덮으리라는 나의 결심과는 달리 끝까지 다 보고 말았다. 이 책이 일요일에 읽기에 적당한 이유는, 지난 한 주를 마무리 하는 좋은 휴식이 될 것 같아서이고, 다음 한 주를 시작하려는 상황에서 여유를 선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아내는 몇 년전에 죽었어요. 그녀이 이름은 바바라였고, 나는 그녀를 '바' 라고 부르곤 했어요. 나의 이름은 로렌스인데, 그녀는 나를 '라' 라고 부르곤 했죠. 그녀가 죽고나서 나는 나의 이름을 '바라' 라고 바꾸었어요.







-나는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공부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공중그네 예술을 배우고 있어요.

-당신의 부모는 그런 당신의 결정에 실망하지 않던가요?

-아뇨, 그들은 행복해하고 있어요. 내가 이제는 더이상 매일밤 울며 전화하지 않으니까요.







내가 이 소녀를 만났을 때는 할로윈이 되기 며칠 전이었다. 나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후라 그녀에게 사탕을 줄 이웃이 아무도 없는데 왜 그녀는 양동이를 들고 다니는 거냐고.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녀는 낙천주의자 거든요."





-엄마의 유골은 그녀의 시에 있어요.

-당신 엄마에 대해 좀 더 말해줘요.

-그녀는 대단한 시인이었어요. 그녀는 아무에게도 그녀가 쓴 시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우리는 그녀가 시를 썼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우리에게 그것들을 읽게 하지 않았죠. 그런데 그녀가 죽은 후에 나는 그녀의 컴퓨터에서 그녀가 쓴 시들을 찾아냈어요. 그것들은 무척 아름다웠고, 나는 그녀가 그 시들을 썼다는 걸 믿을 수 없었어요!






그녀는 손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진 편지를 읽고 있어 내 주의를 끌었다. 나는 그녀에게 그 편지가 행복한 편지인지 혹은 슬픈 편지인지 물었다. 그녀는 매우 행복한 편지라고 대답했다.


감옥에 있는 내 남자친구로부터 온 편지거든요.





나는 정말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어요. 이 음영들은 매초마다 변하고 있거든요.








나는 자라면서 한 번도 가족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매일 학교에 갔죠. 하루는, 내가 11학년이었을 때, 나의 영어선생님이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네가 졸업을 한다면, 나는 너를 양자로 삼을거야. 나는 너에게 삶을 보여줄거야. 너는 니가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하게 될거야." 그리고 그는 약속을 지켰어요. 그는 법적인 것과 모든것을 처리했고, 내가 졸업하고나자 그가 나의 유일한 가족이 되었어요. 그 후로 그는 어디든 나를 데리고 다녔고, 나는 가족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었어요.










덧붙임: 1. 위 글의 모든 직역, 의역, 오역, 억지로 만든 문장은 모두 다락방의 것입니다.

           2. 이 책은 번역본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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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4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4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4 1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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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4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4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14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7-14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본 제목은 뭐예요? 저자 이름으로는 국내 도서가 같이 안 뜨네요.

다락방 2014-07-14 13:45   좋아요 0 | URL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756946

이건 이상하게 번역본이 더 저렴해요!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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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와 매운족발을 먹으러 갔다. 우리는 매운족발과 보쌈이 절반씩 나오는 메뉴를 시켜놓고서는 좋다고 건배를 했다. 그런데 몇 점 먹다보니 상추가 없다는 게 무척 안타까운거다. 보통 족발이면 상추쌈은 기본으로 주는데, 이건 매운족발과 보쌍이라 그런지 보쌈을 싸먹을 김치를 주었고 새우젓과 마늘, 쌈장을 준 것이다. 


상추 있으면 더 좋겠네, 보쌈싸먹게.

그러게.

보쌈이라 안준건가?

그런것 같아.

달라고해볼까?


그런뒤에 나는 벨을 눌러 종업원에게 혹시 상추를 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종업원은 흔쾌히 알겠다며 상추를 가져다주었고, 그래서 나는 보쌈을 상추에 싸먹을 수도 있게 되었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어제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란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서 랜디 포시가 그런 말을 하거든. 안될거라고 혼자 생각하지말고 무조건 물어보라고. 지금과 같은 경우에 써먹는 거지. 보쌈엔 상추를 안 줄거라고 생각해서 가만 있으면 우린 상추를 먹을 수 없었을테지만 물어보니까 상추를 먹을 수 있잖아.



그랬다. 랜디 포시는 혼자서 안되겠지, 안될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가서 부딪치고 물어보는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디즈니월드 여행 때, 그와 나는 네 살이었던 딜런과 함께 모노레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딜런은 열차의 앞쪽, 멋있게 생긴 원추형 머리 부분에 운전사와 함께 앉고 싶어 했다. 나의 놀이공원 애호가 아버지도 대단한 스릴을 느낄 것이라며 딜런에게 동의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은 거기에 앉지 못한다는구나." 그가 말했다.

"흐음." 내가 나섰다. "사실 말이에요 아버지, 이매지니어를 해보니까, 이런 일에는 요령이 필요하더군요. 한번 보시겠어요?"

그는 물론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미소 짓고 있는 디즈니 모노레일 안내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실례합니다. 우리 세 명이 첫 번째 칸에 앉을 수 있도록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손님." 안내원이 말했다.  그는 게이트를 열었고, 우리는 운전석 옆에 자리를 잡았다. 내 인생에서 아버지가 이렇게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본 건 그때가 유일했다. 우리가 매직 킹덤을 향해 속력을 내고 있을 때 내가 말했다. "요령이 있다고만 했지, 어려운 요령이라고 말한 적은 없어요."

가끔씩,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p.242-243)



모노레일의 운전석 옆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이 랜디 포시가 '물어봤기' 때문이듯, 그는 물어보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 모든 일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는데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책 전반에 걸쳐 그의 말들은 버릴 게 별로 없다(물론 고개를 갸웃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어쨌든 넘어가고). 췌장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으니 살아있는 동안 사는것처럼 즐겁게 살자는 그의 모토는 당연히 본받을만 하다. 암이란 사실을 알기 전에도 그는 인생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니, 그의 이런 태도가 그가 암을 앓는 환자이면서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줬을거라 믿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식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시도해내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눈물이 고이기도 한다. 그는 분명 자식들에게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거나 떠올려질 것이라 확신한다. 게다가 그는 동료로서도 친구로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본받을 만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시도를 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도우려고 하는 그의 자세는 '잘 사는 법'의 롤모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어쩐지 약간 찜찜해진다. 이렇게 좋은 생각, 좋은 자세를 가지고 앞으로 쭉쭉 나아가는 사람인데, 그렇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왜 이 책을 '좋다'고 말할 수 없는걸까. 왜그럴까. 죽음을 앞에 두고 자신의 병을 인정하며 남아있는 삶을 즐기기 위해 노력하는 이사람, 왜 이 사람을 나는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가 없는걸까.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강하다. 어떻게 해야 인생을 즐겁고 보람있게 살 수 있는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바를 써서 얘기해주려는 자기계발서. 실제로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사람들의 그의 태도와 생각에 매혹되어 자신의 삶에 있어서 조언으로 삼을거란 생각이 들었으니까. 실용적인 자기계발서의 느낌인데, 어떻게 이 느낌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곰곰 생각해보다가 찾았다.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내게 주는 느낌은 '착하고 예의바른 새누리당 지지자'의 느낌인거다.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 함께 가기에는 무리가 있고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거다. 나는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자꾸 나에게 삐걱대는듯 느껴지는 거다. 어디에서 그런걸 느꼈냐, 라고 말하면 어느 부분이라고 콕 짚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인상이 그렇다는거다. 응, 저기에 저런 사람이 저렇게 최선을 다해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즐겨 만나며 우정을 나눌 사람과는 좀 거리가 먼 것 같은 느낌. 



책을 다 읽어갈수록 나는 랜디 포시가 기적처럼 살아있기를 바랐다. 그는 6개월정도를 살 수 있을거라 닥터로부터 들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여전히 잘 살고있다, 로 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옮긴이의 말까지 다 읽고나면 이런 문장을 읽게 된다.



*2008년 7월 25일 새벽, 랜디 포시 교수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주에 있는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편집자



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책날개에서 그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님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그의 생존을 바랐던 것이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기적을 바랐고, 생을 마감했다는 구절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내가 그를 친구로 삼고 싶어하든 아니든, 그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쪼록 그의 아이들이 자라서 이 책을 읽고 아버지가 자신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나라는 독자도, 그에 대한 친근감이나 호오와는 별개로 그로부터 어떤 것들을 배웠으니까.



그나저나 족발과 보쌈을 먹으면서 읽은 책을 인용할 수 있는 나란 인간은 역시 좀 멋진 인간인 것이다.





정직함은 도덕적으로만 옳은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기도 한 것이다. 모두들 진실을 말하는 세상에 산다면 재확인하느라 허비하는 많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p.223)

장벽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장벽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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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7-0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제목에 반댈세!
'착하고 예의바른 새누리당 지지자 같은 책' 이라고 했어야지요!!!!!


다락방 2014-07-03 13: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유 제목을 뭘로 해야되나 한참을 고심하다가 결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4-07-03 16:59   좋아요 0 | URL
저도 '착하고 예의바른 새누리당 지지자 같은 책'에 한표 던집니다~~~

루쉰P 2014-07-0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보쌈과 마지막 강의라 글을 읽는내내 좋았어요 생활 속에 글이 들어오고...글이 있고 생활이 있고 흠
마치 보쌈에 상추를 싸먹는 듯 한 느낌 ㅋ
아무래도 다락방님은 궁극의 경지로 올라가시고 있는 것 같아요
잡문의 마왕은 루쉰 선생이신 데 다락방님 거 읽다보면 그런 느낌 받는 듯 ㅎ

다락방 2014-07-07 16:43   좋아요 0 | URL
궁극의 경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제가 궁극의 경지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듣기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가지 확실한건 이 [마지막 강의]에 대한 리뷰에 그 누구도 보쌈과 족발 얘기를 끼워넣진 않을거란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벌 2014-07-0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요 여기요. '착하고 예의바른 새누리당 지지자 같은 책' 한표.
저 말입니다. 잠시 파산 중이어서 알라딘 꽤나 안 들어왔어요. 들어오면 막막 지르게 되니까. ㅠㅠ
락방님 보고 싶었어요~~~~

다락방 2014-07-07 16:44   좋아요 0 | URL
아니, 버벌님은 왜이렇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겁니까! 가끔씩 들여다보면서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글도 쓰고 쫌 그래봐욧!!

Ralph 2014-07-3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사람이짜증도내고, 실망하기도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자포자기 하기도 해야하는데.. 사실 그래야 맛인데.. 그야말로 바른생활의 교수님이라, 돌아가신 분이지만, 좀 매력이 없을 수도 있군요.. 그래도..죽음을 앞두고 이토록 바른 생활을 보여준다는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라도 쉽지 않겠죠.. 아마도 죽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새누리당 지지자 일듯...

다락방 2014-08-01 08:32   좋아요 0 | URL
매력이 없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제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배울점은 많지만 말예요. 그렇지만 그의 주변인물들에게 그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매우 매력적인 인물이었을 겁니다. 현재도 계속 그를 생각하며 존경하는 분도 많을 겁니다. 매력은 개개인에게 다른 식으로 작용하니까요.
랄프님 말씀대로, 죽음을 앞두고 이토록 성실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거에요. 전...글쎄요 전 그럴 수 있을까요? 어휴. 저는 아마 마지막날까지 생을 붙잡기 위해 발악할 것 같아요. ㅠㅠ

Ralph 2014-08-0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젊은 분들은 심각하기 고민않해도 되지만,, 후반전이 시작된 분들은 고민이 필요할 듯합니다.
 
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 - 길 잃은 아이들의 길 찾기 프로젝트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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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동안 아이에게는 카메라가 지급되고, 그는 이것을 통해 보는 연습을 한다. 돌아간 후에는 추억을 담은 사진첩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출발할 때 그에게 여행 수첩을 주고, 걷는 동안 기록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다른 몇 가지 요소들도 젊은 보행자의 정신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는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게 된다. 쉬는 날에는 일정에 문제가 되지 않는 한,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다. (p.157)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감옥에 보내는대신 '걷기'에 참여하도록 한다는 사실이 꽤 매력적으로 들린건 사실이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물론 걷는걸 좋아하고, 걷는 동안 아주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지만, 설사 그렇다한들 걷는것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을 좀 더 나은방향 혹은 옳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른과 함께 걷는다고 해도 그저 무심히 자기가 갈 길만 가고 자신이 선택한 음악을 듣고, 핸드폰으로 SNS에 몰두한다면, 그건 별로 가져다주는 게 없을것 같은데? 3개월간 걸으며, 그저 몸이 건강해지는 것, 그것 뿐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는 확실히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멀리 내다볼 줄 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걷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속한 곳과의 단절이 필수였다. 동행하는 어른의 핸드폰으로 간혹 가족들과 통화를 하는 것은 허락되지만, 그들이 핸드폰을 소유할 순 없었으며 음악을 들을 수도 없었다. 그들에게 허락되어지는 건 하루에 3유로의 용돈과 카메라 뿐이었다. 프랑스의 아이들, 불어만 할줄 아는 아이들은 독일이나 스페인 이탈리아등 낯선 곳을 걷는다. 그저 걷는걸로 그치는 게 아니라, 같이 걷는 동행자(어른)와 함께 요리를 하고, 함께 설거지를 하고, 함께 텐트를 쳐야하며, 혹여나 닥쳐오는 난관들 역시 함께 극복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청소년 범죄는 그들의 어릴적 좋지 않은 환경으로부터 비롯되고, 그 아이들의 대부분은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3개월간 낯선 길을 낯선 이와 함께 걸으면서 그들은 어른과 대화를 하고 함께 행동하고 이해하면서 어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도 한다.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을 마주치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걸 배우고, 그들에게 환영받거나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된다. 그들은 그렇게 그간 자신들이 속한곳에서 잘 해내지 못했던 사회화를 경험한다. 


물론 갑자기 낯선이와 걷기, 라고 한다면 거부반응이 올 수밖에 없을터. 쇠이유에서는 이들이 걷기에 참여하기전 일단 동행자와 함께 연수기간을 준다. 가방을 싸는 것도 함께 배우고 앞으로 가야할 여정에 대한 것도 공유한다. 낯선곳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연수과정을 갖고 걷는걸 연습한다. 걷기가 끝나고나도 마찬가지, 그것으로 끝, 이 되는게 아니라 그들은 다시 연수 과정을 거친다. 어떤 것들을 경험하고 느꼈는지 걷는 중에도 주간보고서를 작성하지만, 그들은 걷기를 마치고나서 앞으로 자신이 어떤 식으로 살아가야 할지 충분한 상담을 거치고 다시 '이곳'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왜 어른 하나에 아이 하나일까, 어른도 여러명이며 아이도 여러명인 것이 재미나 협동심 면에서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대한 의문 역시 이 책은 풀어준다.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 두 명과 함께 걷는 일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초반에 이 방법을 시험해보았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인해 '2인조'(네 달 동안 아이 두 명과 2,500킬로미터를 걷는 것)보다 짧고 더 효과적인 '솔로'(세 달에 1,900킬로미터를 걷는 것)를 선택했다. 같은 시기에 오이코텐도 이 방식을 채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p.66)



미성년자 사법 보호 감찰기관 또는 아동 상담소의 교육자들이 걷기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첫 번째 요인은 쇠이유가 걷기 이후의 계획을 확실히 세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집단적인 관리는 현 상황에 더 이상 맞지 않는다. 쇠이유에서는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책임지며 담당 성인의 지원하에 아이가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한다. (p.108)



쇠이유 프로젝트의 독창성은 성인 동행자와 함께하는 일상적인 만남과 시간을 제안한다는 데 있다. 소수가 만들어내는 긴밀한 관계는 주도권 다툼과 집단적 흥분, 그리고 정체성의 상실을 피하게 해준다. 아이는 이 긴 모험 속에서 스스로를 책임지며,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고 실천한다. 예상치 못한 일과 직면했을 때는 아이도 어른도 각자 해답을 찾아야만 한다. (p.l54)



중간 코스마다 보조 동행자가 참석하고 또 중간에 상담사도 동행하는 등, 걷는 중에도 계속 아이에게 신경을 쓰는 이 걷기 프로젝트는 실제로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것이 절대적인 해결방법은 아님은 명백하다. 쇠이유는 이 걷기 프로젝트를 마쳤음에도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다시 수감되는 아이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 걷기가 빠른 시간에 아이들을 교화시킬 수 있는 게 아니라고도 말한다. 천천히 변화할 수도 있고 설사 지금 당장 다른 범죄를 재차 저지른다해도, 이 걷기에 몰두했던 시간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 걷기를 함께한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일이다. 걷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했다. 그러나 재발 가능성 때문에 의사가 치료를 단념해야 할까? 범죄자가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그들을 다시 교도소에 보내는 것보다 비용이 훨신 덜 든다는 걸, 이 사회는 언제쯤 깨달을까? 재범의 위험에 대해 우리에게 자꾸 묻는 이유는 우리의 방법을 부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p.45)




하지만 쇠이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비록 걷기가 즉각적인 효과를 얻진 못했을지라도 아이에게 그 기억은 강렬하게 남아서 결국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걷기 여행이 끝나고 나면, 아이는 '머릿속에서' 걷기를 이어나간다. (p.82)


이 걷기 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그 효과에 대해 미심쩍어 했던 나로서는, 이 책을 읽으며 이 계획이 내 생각보다 훨신 더 철저하게 잘 짜여져 있음에 감탄했다. 내가 생각해내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는 생각도 들고. 제일 처음 청소년 범죄자들과 함께 걷기를 실행했던 벨기에도, 그리고 지금 이 책의 배경인 프랑스도,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청소년들과 함께 3개월간을 걷고 또 그 전과 후에 연수과정을 함께하는 동행자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그 곳으로 가 있는 자원봉사자들인 경우가 많다. 이 아이들과 낯선 곳을 단 둘이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것이다. 그러나 분명 용기를 가지고 이 일에 임하는 어른들이 존재한다. 


나는 자원봉사자가 되어서 그들과 함께 걷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단체가 혹여 우리나라에도 생긴다면 기부금을 낸다든가, 걷는 도중 읽을 책을 기증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작게나마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자꾸만 청소년범죄자들을 '가둬두려고'만 하며 그 아이들이 '나쁘니' '처벌해야한다'고만 할때, '그 아이들의 환경이 좋지 못한 것이지 아이들이 나쁜게 아니다' 라는 걸 믿고 함께 하며 그 아이들에게 다른 길을 보여주려고 하는 이런 어른들과 이런 단체라면, 기꺼이 도울만하지 않은가. 게다가 그저 좋은 의도만으로 무작정 시행하는 게 아니라, 쇠이유처럼 철저한 연구와 검증으로 계획을 세웠다면, 믿을만하지 않겠는가.



걷기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다시 쇠이유로 돌아와 연수 프로그램까지 마쳐서 이제 어떤식으로 사회의 일원이 될것인가를 결정하고 나면, 그제서야 이 프로젝트가 완전히 끝난다. 그리고 그때, 이 청소년의 가족들과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함께모여, 아이들의 '귀환파티'를 해준다. 그 파티의 주인공이 되는 아이는 '내가 무언가를 이뤘다'는 느낌에 그전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들이 그전보다 더 성장해 있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에,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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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6-18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올린 트윗에서 이 책을 보고, 어떤 책일까 궁금했어요.


^^

다락방 2014-06-18 09:39   좋아요 0 | URL
이 세상엔 정말이지 놀라운 사람들로 가득해요. 순수하게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니 말이죠. 읽기를 잘한 책이었어요. 흐흣.
잘 보내고 있습니까, 오늘 아침?

레와 2014-06-20 10:07   좋아요 0 | URL
어제 쓰다가 지운 댓글인데,
세상엔 바보같은 사람들이 천지삐까린데, 그중에 한명이 그 바보들을 이끌고 가는듯한 느낌?
내가 그 한명이 될 생각과 행동은 못하고, 난 그냥 바보같은 인간이야. 뭍어가자..고 결론지어 버리는 변명만 늘어가는 감..

2014-06-18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4-07-10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워낙 책을 많이 올리시니 ㅋ 당선 된 것도 까먹으시겠지만 ㅋ
축하드려요! 당첨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