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러분.

3월 도서 안내합니다.


3월은 '조앤 스콧'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입니다.

뭔가 표지부터.. 살짝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막상 펼쳐보면 대박 어려울지도..

하여간 힘을 내서 함께 읽어봅시다. 

읽는 중에는 백프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우리의 몸 어딘가에 남아있을거라 생각합니다.

















4월은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 입니다.

















5월은 '클레어 혼'의 [재생산 유토피아] 입니다.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2025년 5월 까지 진행하겠습니다.

2018년부터 쉼없이 달려왔네요.

자, 남은 시간들도 힘내봅시다. 함께 읽으면 읽히더라고요.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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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2-2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팅~~~
전 이미 책 구입했습니다.
빨리 시작해 보겠습니다!^^

관찰자 2025-02-2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더와 역사의 정치.......... 어려울거 같은데.....ㅠㅠ

건수하 2025-02-2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책 얼른 구해야겠네요. 어려워도 파이팅입니다 ^^

바람돌이 2025-02-2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2018년부터였군요. 진짜 대단해요. 하나의 주제로 5년이 넘도록 같이 책읽기를 주도하시는 다락방님 그리고 회원님들 모두 존경해요. 읽다 말다 하는 저는 부끄러워서.... ㅠ.ㅠ

단발머리 2025-03-0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내일 중으로 땡투할 예정입니다. 그 사람이 저인줄 아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월읽기도 화이팅이요!! 어렵지만 재미있을 예정, 아님 기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3-05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번달 책 흥미로워 보입니다. 잠자냥님은 이미 갖고 있네요? ㅋㅋ
 

오랜만에 월요일 책탑을 제대로 올리는 것 같다.


책을 샀다.



















집에 사두고 안읽은 원서도 많고 내가 혼자서 원서를 완독할 자신도 없어서 언젠가부터 원서는 잘 사지 않았더랬다. 읽을 자신도 없는데 쌓아둬서 뭣하나 싶어 있는 원서들도 조금씩 팔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에 사는 친구가 내게 [LATE MIGRATIONS] 를 보내왔다. 응? 친구는 사인본을 보내왔는데, 나는 이 책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 그런데 친구가 미국에서 이 책을 보냈을 때에는 분명, 이 책이 좋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읽어보자 싶었는데 펼치자마자 첫 줄부터 읽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고, 나는 잽싸게 이 책의 번역본이 있는지 검색해보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였고, 나는 급박한 마음으로 주문했다.


원서의 첫 문장은 이것이었다.


We didn't expect her quite as early as she came. 


나는 이 문장이 해석되지 않았다. 위 디든 익스펙트 허, 까지는 알겠는데, 그러니까 우리는 그녀에게 기대하지 않았다, 까지는 됐는데 그 다음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 그래서 책장을 덮고 번역본을 주문한거다.


번역본의 첫 문장은 이랬다.


그 애가 그렇게 일찍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 어렵다. 그렇지만 이 책은 아주 좋을 것 같다. 그것이 나의 느낌적 느낌~


















알라딘에서 서재 활동을 한다는 것, 편파적인 독서에서 그치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놓고 보면 크리스티앙 보뱅, 이렇게까지 많이 읽을 작가가 아닌데, 서재 활동 하다보면 '어디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이렇게 되어서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 작가를 사고 또 사고 읽고 또 읽고.. 보뱅 난 좀 아닌듯, 하면서 벌써 보뱅의 책이 몇 권째인지.. 인생이란 무엇인가.


[모로 박사의 섬]은 [모로 박사의 딸]이라는 책을 읽고 싶어져서 샀다. 모로 박사의 딸은 모로 박사의 섬을 읽은 작가가 쓴 소설이라는데, 그렇다면 모로 박사의 섬을 보고 무엇을 느꼈길래 자신이 다른 식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을까, 그러니까 마치 제인 에어를 읽고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쓴 진 리스 처럼, 그런 식의 흐름인건가 싶어서 급박하게 주문했다. 나여..


알라디너들이 모두 좋아하는 에세이스트가 비비안 고닉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나는 한 권 읽고 더는 안 읽어도 되는 작가, 라고 나름 생각했다가, 그런데 이렇게나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고 한 권 더 읽어보자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공산주의로 가는거야! 막 이래가지고 샀다. 내가 알라딘을 하기 땜시롱 나는 별로인데 사람들이 이러는거 보면.. 하고 알랭 드 보통 도 여러권 읽었다.. 그래도 좋아지진 않았습니다.


















얼마전에 e 가 자신이 최근에 읽는 책에 자꾸 코페르니쿠스가 언급된다고 했다. 나랑 관심분야가 전혀 다른 e 라서 나는 코페르니쿠스가 잘 안나오는데 e 는 나오는 것 같다. 아무튼 자꾸 나온다길래, 그러면 코페르니쿠스 궁금하지 않아? 알고 가야할 것 같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 나올텐데? 했고, 그런데 딱히 e 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내가 샀다, 코페르니쿠스 ㅋㅋ(네?) 사실 코페르니쿠스 이름만 알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다고 자세히 파고들만큼 흥미가 동하는 건 아니고 그래도 기본은 알아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만화로 샀다. 이렇게 만화로 사둔 책들도 여러권인데 만화로 사도 안읽더라고요.. 


아무튼 문학을 좋아하는 여러분들아, 앞으로도 문학을 계속 읽기 위해서라면 성경을, 안나 카레니나를, 위대한 유산을, 레베카 를 읽어두면 아주 도움이 됩니다. 이걸 읽어둔다면 여러분은 각주 없이 술렁술렁 책장을 넘길 수 있으며, 제 때에 농담에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읽어봤는데 성경은.. 한 번 가지고는 안되겠더라고요. 흠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사실 예전에 처음 번역 출간되었을 때에 읽었던 책이다. 그 당시 읽은 소감은 '아이고 참 시끄럽네' 하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나는 엘리자베스 길버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며 이 책이 영화로 나온 것도 보지 않았다. 정말 흥미가 생기지 않았거든. 그런데 최근에 <달콤한 이곳>에서 남자 주인공이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어 공부하는 거 보니까 갑자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생각이 뽝 나는거다. 거기서 초반에 주인공이 이탈리아어와 사랑에 빠져서 막 공부하지 않았나? 하게 되어 읽어보고 싶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였나, 거기서는 주인공이 포르투갈어를 사랑하게 되어 막 공부하는게 나오는데, 나는 그런 부분이 진짜 좋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무엇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계기, 그래서 어떻게 그 사랑을 이어나가는지 보는게 좋다. 얼마전에는 나의 팬을 자처하는 분이 인스타로 디엠을 주셨다. 덴마크어랑 사랑에 빠지게 된 계기를 알려주시고 그래서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나는 그런 이야기들이 정말 자지러지게 좋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랑 사랑에 빠진 얘기를 다시 읽고 싶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를 사게 된거다. 이미 읽은 책이고 좋은 느낌은 아니었으니 중고로 사자, 하고 최상으로 구매했는데, 저 사진에서도 이미 알 수 있지만, 그런데 책 상태 어쩜 이러니..





하아.. 내가 읽는데 지장 없으면 걍 읽자~ 하는 사람인데, 그러니까 반품 교환 같은거 잘 안하는데, 이건 너무 싫어서 반품신청해뒀다. 반품하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야지. 중고 최상인데 좀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어제 <샬라샬라> 보는데, 성동일이 대영제국박물관 가면서 영국까지 오는데 60년이 걸렸다는 얘기를 했다.

그 말이 참 인상깊었다. 어떤 사람들은 굳이 바라지 않아도 이십년도 안걸려 닿는 곳에 어떤 사람은 간절히 바라도 6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확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60년이 걸려서 기어코 거기에 닿은 것도 좋았다. 그만큼 더 스스로가 받아들이는 감동이 크지 않았을까.

엄마랑 보면서 그런 얘기도 했다.

엄마 지금 성동일이 보는 저 파라오가 이집트의 왕인데, 엄마도 모세가 아이일 때 버려진 건 알지? 그리고 이집트 왕 파라오의 친구였는데(책 람세스에서 그렇게 말함), 이집트 왕이 기독교를 박해해서 모세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다 데리고 이집트를 떠났잖아? 그걸 쓴게 출애굽기야, 나갈 출에다가 애굽이 이집트란 뜻이거든, 이집트를 나가다, 해서 출애굽기. 그래서 모세가 이집트를 나오는 이야기가 출애굽기인거야, 라고 했다. 엄마는 교회를 다니시고 성경을 읽지만 출애굽이 그런 뜻인줄은 몰랐다며 너는 어떻게 알았냐고 하셨다. 성경 읽다가 궁금해서 검색해봤지, 그리고 나는 람세스라고, 저 파라오의 입장에서 쓴 책도 읽었거든. 다섯권짜리 람세스 읽었는데 기억나는 건 네페르타리의 이름...


어제 내가 본 회차에서는 샬라샬라 멤버들이 모두 스피킹 테스트를 받았는데 어쩐지 처음보다 다들 실력이 조금 향상된 것 같았다.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같다. 무엇보다 나 역시 여기서 배우는게 있었는데, please 에 대한 것이었다. 좀 더 공손한, 정중한 부탁의 경우, 예의상 플리즈 를 붙인다고 알고 있었는데, 샬라샬라 멤버들의 선생님은 please 를 절대 잊지 말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아, 나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그러고보니 여행을 다니면서 짧은 영어를 할 때 내가 플리즈 를 말한 기억이 별로 없는거다. 나 그간 무례한 영어를 하고 있었던건가. 잊지말자 플리즈!! 


스페인어 듀오링고 할 때 영어의 플리즈와 같은 용도로 쓰이는 말이 '포르 빠보르' 이다. 내가 그간 스페인어를 말할 일은 전혀 없었지만, 이탈리아어로는 플리즈가 '페르 빠보레' 이고 이건 써먹었던 적이 있다. 잊지말자, 플리즈, 포르 빠보르, 페르 빠보레!!




주말에 다섯살 조카랑 놀았는데, 조카가 내 품에 안겨서는 내 볼에 자기 볼을 부볐다. 이건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아주 큰 행복인데, 그런 한편 감격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못생기고 나이도 많은 고모, 뭐가 좋다고 볼을 부빌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내가 이런 사람인 그대로 이 아이는 내가 좋다고 볼을 부비다니, 거기에서 오는 감동이 정말 큰거다. 그러면서 감사하고! 내가 이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데에서 오는 기쁨이 정말 크지만, 이렇게 아이가 볼을 부벼오고 나를 끌어안을 때면, 나 역시 이 아이로부터 벅찬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울컥해진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사랑이 왔을까, 이거야말로 나의 큰 복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랑 놀고 나면 정말이지 에너지가 금세 고갈되는데, 그런 한편 충만한 사랑으로 가득 차기도 한다. 이런 조카가 태어난 것, 이런 조카를 세상에 내놓은 동생 부부에게 감사하면서, 그런데 이들 부부를 연결해준 건 나라는 생각을 하면.. 역시 내 행복, 내가 만들어가는구나 싶다. 잘난척 맞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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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10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사생아>는 어쩐 일로 읽고 싶어졌나요??
보뱅은... 보뱅은... 다락방 님이 좋아했던 그 보뱅 책(<그리움의 정원>이었나요?)보다는 덜 좋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락방 2025-03-10 11:14   좋아요 1 | URL
알라딘 이웃의 별다섯 구매자평을 보고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검색해보니 잠자냥 님은 별 셋을 주셨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사, 말어? 갈등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내가 읽고 판단해보자, 해가지고 샀습니다. 제가 읽은 구매자평에서 ‘인생‘ 과 ‘외로움‘이란 단어를 보고 꽂혔거든요. ㅎㅎ

숲노래 2025-03-1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받는 기쁨’을 아는 아이는 누구한테나 ‘사랑하는 기쁨’을 가만히 베풀더군요.

blanca 2025-03-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 새 책이 그래서 사진 찍어 교환했어요. 저도 처음 하는 반품이었어요.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는데 몇 장이 아예 접혀져 있더라고요. 조카가 볼을 부비는 고모라니...저도 최근에 네 살 조카가 마음을 주었어요. 그런데 헤어지며 ˝이모, 같이 가.˝ 이러는 거예요. 저는 고모 -..- ㅋㅋ <안나 카레니나>와 <레베카> 완전 공감요! 톨스토이는 할아버지였는데 어떻게 이런 여성의 심리를 꿰뚫는 책을 썼을까요? 전 이게 너무 신기해요. 여자들 마음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느낌.

단발머리 2025-03-1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하면서 관심 분야 책 아닌데 서재 이웃님들 뽐뿌에 넘어가 ㅋㅋㅋㅋㅋ 읽는 책들 너무 좋아요. 베셀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특히나 더 그렇구요. 저는 그게 그렇게 멋져요. 나도 000을 몇 권 읽었는데, 별로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로여도 이번에 혹시나 하며 읽는 마음을 제가 좋아합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앞부분에 이탈리아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ㅋㅋㅋㅋㅋ 먹고~~의 ‘먹고‘ 담당 나라가 이탈리아죠. 제가 애정하는 책이라 무척 반갑고요. 이거 뭔일이에요. 최상인데 상태가 저렇다니요. 이건 진짜 반품 각입니다!!!!!! 알라딘은 각성하라!

꼬마요정 2025-03-10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저도 집에 쌓여있는 책들 보면 왜 샀지? 또 누구의 글을 보고 홀랑 넘어가서 샀을까 궁금해 합니다. ㅋㅋㅋㅋ 너무 좋아요, 이 책을 읽은 누군가의 글이 너무 좋아서 책을 사게 되는 행위가... 읽는 행위가 아니라 사는 행위라는 게 구멍입니다만.

제가 다니는 주짓수 도장에 일반 외국인들도 오고 외국인 선수들이 가끔 와서 배우기도 하고 작은 세미나도 하고 큰 세미나도 하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이제 도장 사람들이 물어보고 하면 관장님이 꼭 플리즈 붙여 달라고 해요. 진짜 어감이 다르다고 하면서요. 하긴 저도 그렇지만 문장을 완성형으로 하는 게 아니니까 뭔가 엄청 건방질 것 같긴 해요 ㅋㅋㅋ 그냥 하우? 쇼 미 머 이렇게 하니까... 근데 땡큐는 꼭 하는데... ㅋㅋㅋㅋ

샬라샬라 봐야 하는데, 저는 영 예능이 안 맞아요...ㅠㅠ 제가 엄기준 배우 팬이란 말입니다. 제가 지키리거든요... 근데 예능을 못 봐...ㅠㅠ 제가 무한도전 보다가도 졸고 있는 사람입니다...ㅠㅠ
 

지난 토요일에는 태백산에 다녀왔다.

친구가 '태백산은 완만하대, 길도 잘 되어있대' 할 때까지만 해도 그래?? 정도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끝나고 소고기를 먹자고 꼬시는 바람에... 지난번 청태산에 갔을 때 등산후 소고기가 너무 맛있었고, 그 뒤로는 그런 소고기를 먹었던 적이 없어 늘 아쉬워하고 있었다. 왜 강원도에서 먹던 그 소고기 맛이 안나지.. 그러자 친구는 그건 강원도가서 등산 후에 먹어야지, 지난번처럼.. 한거다. 그래서 소고기를 먹기 위해 태백산에 갔다. 신이시여..


태백산은 아직 눈이 녹지 않았을 것이었고 그래서 아이젠을 가져갔다. 장애등급을 받기 전 등산을 좋아하시던 아빠는 내가 태백산 간다는 말에 당신의 배낭과 지팡이, 아이젠까지 다 꺼내주셨다. 이거 이제 못쓰겠구나 생각했는데 네가 쓰는구나, 하면서. 하여간 그렇게 나는 태백산으로 향했는데, 하아- 


입구부터 너무 경사진거다. 완만한 길..은 입구를 지나야 나오는건가욤?? 분명 내가 후기 몇 개 찾아봤을 때도 완만해 보였는데..가도 가도 끝없는 경사라서 하산중인 분들께 물었다. "가다 보면 완만한 길 나오나요?" 라고. 그러자 어떤 분은 "길은 계속 이래요" 하셨고 또 다른 분은 "네, 나와요, 정상 다 가면 완만해요." 라고 하셨다. 정상 다 가면.. 이라고요? ㅠㅠ


하여간 눈 산, 처음 가보는 눈 산, 이렇게 된거 어쩌나, 걍 오르는 수밖에 .. 나는 오른다, 계속 오른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천제단.. 인데.. 아니 천제단?? 내가 갔던 거기.. 제단이었네? 헐.. 이거 왜 오르면서는 몰랐지? ㅠㅠ 난 그것도 모르고 천제단에 앉아서 캔커피 먹었네 ㅠㅠ 천제단 이름이 왜 지금에야 뜻이 들어오지 ㅠㅠ 오르면서는 저기까지 가야한다, 저기까지 가야한다 이 생각밖에 못했는데ㅠㅠ 그래서 올라서는 목말라서 거기 돌 중에 하나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는데 ㅠㅠㅠ 친구가 '여기 기도하는 곳 같아 먹어도 될까' 했는데, 나는 그게 친구가 그냥 그렇게 짐작하는 거라고 생각했지 ㅠㅠ 얼른 앉아서 물 마시고 싶었다고 ㅠㅠ 물이 없어서 커피 마셨지만 ㅠㅠ 그러다 이내 어느 중년 부부가 '기도하고 가자' 해서 아 다들 여기가 기도하는 곳으로 보이나보다, 하고 얼른 자리를 피해줬더랬다. 그리고 남들도 여기에 기도하니까 우리도 할까, 하고 했는데, 지금 보니 거기가 천제단 이었네.. ㅠㅠ


신이시여,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몰랐습니다 ㅠㅠ 천제단. 이란 이름이 왜 지금에야 들어올까요 ㅠㅠㅠ 사전 지식 부족한 제 잘못입니다. 너른 마음으로 용서 부탁드립니다. 힝 ㅠㅠ



아무튼 올랐다, 계속 올랐다.

나와 같이 간 친구는 나보다 여섯살 어렸는데 산을 정말 잘탔다. 왕복 네 시간이 걸렸는데 아마도 나와 함께가 아니었다면 그 친구 혼자였다면 더 빠른 시간안에 왕복했을 것 같다. 반면 나는 혼자였다면 네시간보다 더 걸렸을지도.. 태백산에는 단체들도 있었지만 혼자 온 젊은 여자나 남자들도 있었는데, 태백산에 혼자 왔다는 건 산을 정말 좋아하고 자주 다닌다는 것인가. 와, 경사진 언덕을 다다다닥 빨리도 오르더라. 금세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와, 우리나라에 산 좋아하는 젊은이들 많네요..


하여간 힘들게 오르고 또 올라서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한 건 아니고, 내가 오르고 높다고 했다. 일단 태백산 최고봉이라는 장군봉. 두둥-

이름도 웅장하다. 동생들한테 장군봉 옆에서 찍은 사진 보내줬더니 잘 어울린다고 했다. ㅋㅋㅋㅋㅋ 나 장군감?



와, 미쳤다는 말이 여러번 저절로 나올 만큼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백프로 눈이 쌓인 것도 아닌, 눈과 나무가 조화를 이루는데, 와, 이런건 살면서 처음 봤어.





아 이 웅장하고 엄청난 풍경을 사진으로는 다 담지 못하네. 아쉽다.. 크-



태백산 .. 다녀왔다. 아 힘들었다.


배터지게 소고기 먹고 숙소 들어가서 푸시업 네 개 하고 ㅋㅋ 원래 일곱개는 하는데 너무 배부르고 힘들어서 잘 안되더라. 그리고 다음날 앞벅지의 격렬한 근육통에 시달렸다. 오를 때가 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내려올 때 앞벅지에 힘이 엄청 들어가서 거기가 근육통이 생기더라. 아마 그 부위가 평소에 내가 쓰지 않았던 근육의 부위였는가보다. 


오르면서 내내 누가 이거 완만하다고 후기 올린거야, 역시 산은 산이다, 완만한 산 같은거 없어..  계속 궁시렁거렸다. 그래도 산에서 오르며 내리며 만난 사람들 다 너무 친절해. ㅎㅎ 하여간 정상에서 멋진 풍경 보면서, 와 이거 보려고 올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 정상에 오르면 정말 딱 그 생각이 난다. 이러려고 올랐구나, 하는 생각.




ㅋㅋㅋㅋㅋ 산에 오르면 좋긴한데 너무 힘들다. 흑 ㅠㅠ 엄청 뿌듯하긴 한데 너무 힘들어 ㅠㅠ 나는 딱 일자산이 좋은것 같다. 사람들이 둘레길이라 생각하는 일자산, 딱 이 정도가 나에게 적당한듯.. ㅠㅠㅠ 힘들었지만 좋았고 좋았지만 힘들었다. 하여간 내려와서 먹는 소고기는 꿀맛이었다.


음.. 물론 하다보면 늘겠지만, 나는 등산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요가도 좋아하지만 잘 못하고, 달리기도 좋아하지만 많이 느려.. 음.. 다 잘 못하네? 영어도 좋아하지만 잘 못하고...난 뭘 잘하지? 몸으로 하는거 머리로 하는거 다 잘 못하는데??

그나저나 너무 추워서 달리기 쉬고 있었는데 언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원래 어제 시작할 계획이었는데 어제 너무 추워서 그만.. 그렇다면 오늘? 춥던데.....


일주일의 첫 출근이 화요일인거 좀 좋다. 이틀째인데 수요일이라니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으다.



책 사야지
















이 책 사면 고양이 티셔츠 주는데? ㅋㅋ 난 별로 안갖고 싶긴 하지만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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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5-03-0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백산이라니...! 장비 다 챙겨가신 건 정말 잘하셨어요. 겨울산은 필수더라구요. 결국 장군봉에 오르셨다니 다락방 님 대단하시네요! 산을 많이 타본 경험은 없지만 산은 늘 오르는 것보다 내려올 때 훨씬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다치는 것도 오히려 내려갈 때 더 위험도가 높구요. 무사히 내려오셨고 소고기까지 야무지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날이 풀릴 듯 풀릴 듯 왜 안 풀리는건지... 저는 어제 얇은 머플러 하고 나왔다가 한기가 들어서 밤에 완전 뜨끈뜨끈하게 온도 설정하고 잤더니 그나마 나아졌어요. 다락방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빨리 따뜻한 봄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락방 2025-03-05 11:17   좋아요 0 | URL
아직 지팡이는 어느 만큼의 효용인지 잘 모르겠어요. 눈에 띄는 어떤 편함을 제가 알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중간에 이거 뭐 별로 느낌이 없는데? 하고 지팡이 접어 가방에 넣었더니 뭔가 오르는 길이 더 힘들어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사람들이 그렇게나 여기서 지팡이를 사용하고 있다면 거기엔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요. 저는 아직 지팡이의 절실함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아이젠은 정말 유용했어요. 사실 아이젠이 없었다면 엄두가 안나는 산행이긴 했습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아이젠을 착용했는데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막 미끄러지더라고요. 너무 무서웠어요.ㅠㅠ
거리의화가 님, 감기 조심하세요. 저도 빨리 따뜻한 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독서괭 2025-03-0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소고기 먹겠다고 태백산을 오르는 사람, 그이름 다락방!! 풍경이 너무 멋져서 오르신 보람이 있겠어요. 저도 애들이 좀 컸으니 같이 등산 다녀보고 싶어요. 청계산 관악산 이런 곳.. 등산하고 오면 밥이 꿀맛이니까!
뭐 제단에 원래 술 바치는 거 아닌가요? 커피도 일종의 술이죠(응?) 괜찮을 겁니다 ㅋㅋ
다락방님이 잘하는거, 후배에게 사랑받기 알라디너에게 사랑받기 빵만들기 독서모임운영하기 글재밌게쓰기 여행하며친구만들기 ..아 쓰다보니 끝이 없네요?

다락방 2025-03-05 14:15   좋아요 1 | URL
힘껏 몸을 움직인 뒤에 먹는 소고기는 정말 최고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소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뭐 그런 얘기입니다. 태백산 정상에서 저는 가져온 물을 다 마셔서 친구가 가져온 캔커피를 하나 마셨는데, 평소 캔커피 전혀 거들떠도 안보는 저지만 정말 맛있더라고요. 친구는 제가 가져온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먹었는데 진짜 최고의 맛이었대요. 산의 정상이라는 것은 모든 음식을 최고로 맛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아하하하하.
네, 제단에 앉아서 마시다니 실수했지만, 신이 저를 어여삐 여겨주시기를.. 바랍니다. 히융. 신이시여, 커피 이거 맛있더라고요. 그렇게 드시는 걸로...

독서괭 님은 정말 ㅠㅠ 너무 다정하신 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5-03-0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고기 먹겠다고 태백산을 오르다니... 진짜 장군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다락방 님 한라산 가본 적 있어요? 다음엔 한라산 정상 도전~!!
저 고양이 티셔츠 안 예쁘네요;;;

건수하 2025-03-05 13: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고양이 티셔츠라는데 하나도 안 땡겨요...

다락방 2025-03-05 14:1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프란세진야 먹겠다고 포르투갈 가고 쌀국수 먹겠다고 베트남 가는 사람인데 소고기 먹겠다고 태백산을 왜 못가겠습니까.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라산은 진짜 엄두가 안나요. 태백산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고 알았으면 안갔을거에요 ㅠㅠ 저는 진짜 딱 일자산인데.. 잠자냥 님, 나중에 일자산 한 번 같이 가요. 그냥 둘레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제가 고양이에게 관심이 없어서 안이쁜줄 알았는데 고양이를 좋아해도 저 티셔츠가 안이쁘군요? 그냥 안이쁜 셔츠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3-05 14:34   좋아요 1 | URL
산을 좋아하지 않는 제가 또 한라산은 정상까지 가 본 사람 아니겠습니까?!
근데 한라산은 꼭 한 번 가보세요. 경치가 그냥......+_+ (코스도 완만한 코스, 아닌 코스-대신 시간이 짧게 걸림- 선택 가능합니다). 그리고 한라산 등반 이후에는 제주흑돼지 아니면.. 회에 소주 한 잔!

일자산은 언제 한번 가봅시다!

네, 저 고양이 티셔츠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도 99%는 안 좋아 할걸요? 너무 막 만들었다...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3-10 08:20   좋아요 1 | URL
한라산 검색해봤더니 백록담까지 찍는 완만한 코스 왕복 9-11시간 이라네요? 흐미.. 이건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ㅋㅋ 와 엄청나다. 엄청날 줄 알았지만 정말 엄청나네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3-10 08:53   좋아요 0 | URL
제가 그 코스로 갔어요. 중간쯤 마지막 휴게소(진달래밭 대피소) 있는데 거기서 사발면 먹고 있으려니… ㅋㅋㅋㅋ 12시 반이면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안 그럼 해 저물고 내려오게 된다고 ㅋㅋㅋ 관리소 아저씨가 잔소리하십니다. 전 5월에 갔는데 눈 내렸을 때 한번 더 가고 싶어요.

건수하 2025-03-10 09:16   좋아요 0 | URL
조금 높은 곳에서 시작하는 영실 코스로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
눈 왔을 때 (지금은 눈 없겠지만) 풍경도 멋지고요.

건수하 2025-03-0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백산이 시작 고도가 높아서 완만한 편일걸요? 눈 오면 더 폭신해서 오르기도 좋고..
라고 해도 제가 갔던 건 20년도 더 전이네요 ㅎㅎ 지금 가면 힘들 것 같아요.

정상 근처에서 비료포대깔고 미끄럼틀 탔던 생각이 나네요 ^^
태백 많이 가봤는데, 쇠고기는 못 먹어봤습니다 흑흑...

일자산이 딱 좋으시다면 관악산 청계산은 좀 험하고 양재천 근처 대모산-구룡산 추천합니다!

다락방 2025-03-05 14:18   좋아요 1 | URL
네, 시작 고도가 높아요. 그런데 저처럼 산 타 본 일 별로 없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경사가 심한 산이었어요. 완만한 길 없이 계속 쭉쭉 올라가야만 하는 그런 산. 오르면서 몇 번이나 ‘산은 역시 산이구나..‘ 했습니다. 하아-

다음엔 태백산보다는 완만하고 일자산보다는 좀 경사가 있는 산을 가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청계산이 좀 험한가요? 제가 수락산, 북한산, 아차산은, 용문산은 가봤는데 청계산은.. 안가봤네요. 청계산을 다음에 한 번 가보자 생각하긴 했었는데. 대모산 과 구룡산 접수합니다! 끝나고 뭐 맛있는거 먹을지 고민해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3-05 19:29   좋아요 0 | URL
대모산은 좀 낮고 구룡산이랑 이어져있거든요. 대모-구룡산을 한 번에 섭렵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맛있는 거.. 근처에 맛있는게 별로 없을 거 같긴 합니다.... 다락방님은 찾으실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다락방 2025-03-10 08:19   좋아요 1 | URL
근처에서 먹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먹으면 되는 것이니까요, 네.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으로 그게 얼마든지 가능하니 문제 없습니다. 노 프라블럼!!

햇살과함께 2025-03-0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태백산 다녀오셨군요. 저도 작년 1월에 눈꽃산행 다녀왔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태백산 하산 후 소고기는 너무 맛있죠~
산은 원래 지금 내가 오르는 산이 제일 힘든 겁니다 ㅋㅋㅋ 에베레스트 저리 가라 ㅋㅋ
저도 연휴에 무등산 다녀왔는데 칼바람을 너무 많이 쳐맞아서 ㅠㅠ 지금 심한 목감기 중입니다 ㅠㅠ

다락방 2025-03-10 08:21   좋아요 1 | URL
ㅋ ㅑ 그런 것이로군요. 산은 지금 내가 오르는 산이 제일 힘든 것이로군요. 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ㅋㅋㅋ 저는 둘레길이라 볼 수 있는 일자산을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어휴.. 등산 너무 힘들어요. ㅋㅋ 그렇지만 올라가서 풍경을 보면 정말 끝내주죠!! 아, 이래서 등산하는구나 싶고 말입니다. 다음 등산은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하여간 등산은 좋기는 합니다. 시각적으로도 그렇지만 운동 면에서도 또 아주 효과 좋은 운동인 것 같아요.
목감기는 다 나으셨나요?

단발머리 2025-03-09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백산 등반 이야기 너무 재미있어요. 깊은 공감을 ㅋㅋㅋㅋ 제가 산을 싫어라 합니다. 뒷산이 북한산인데... 진짜 뒷산이에요. 안 올라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20년 전에 태백산을 다녀왔더랍니다. 경사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저는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백산은 대대로 공 들이는...전문적으로, 직업적으로 기도 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들었을 때는 대부분이라고 들었거든요. 저는 정상에서 공 대신 기도를 올리고 왔습니다만은.
암튼 특별한 산입니다, 태백산은. 앞으로 이어지는 등산 이야기 기대할게요.
걷다 못해 달리고, 달리다 달리다 태백산까지 오르는 불굴의 산악인 락방님을 고대하며!

다락방 2025-03-10 08:25   좋아요 1 | URL
제가 태백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큰 무례를 범하였습니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흑흑 ㅠㅠ 이 아이가 다소 모자라구나, 하고 어여삐 여겨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ㅠㅠ
저도 걷다 못해 달리고 달리다 태백산까지 가는 이 스토리 자체가 참 좋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제가 잘 달리지도 못하고 등산도 참 못하는 사람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젊은 친구랑 가면서 계속 뒤로 쳐지고 있자니 민폐인 것 같아서 말이지요. 달리기도 느려, 산 타는 것도 느려.. 뭐가 이렇게 느린지.. 젊은 시절부터 시작했다면 달랐을까요. 아니면 제 운동 감각은 고작 이정도인 걸까요. 히융..
얼마전에 오랜만에 달리기 했는데 너무 느리더라고요. 물론 요즘 슬로우 조깅이 더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느려도 되는건지.. 제 옆에서 걷는 아저씨보다 뛰는 제가 더 느리더군요... 인생이란 무엇인가 달리기란 무엇인가..
 

지난주 퇴근길에 지하철 안에서 영화 <달콤한 이곳>을 보았다.



내용적으로는 흥미로운 게 없었으나 이탈리아가 배경이라서 봤다. 그간 이탈리아 배경의 영화를 봤을 때 언제나 풍경에 감탄햇던지라 이번에도 풍경이라도 봐야지, 하고 재생했던 것.


미국의 성공한 요리 관련 사업가 '에릭'은 스물네살의 딸이 이탈리아에서 1유로짜리 집을 사겠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딸이 있는 이탈리아로 날아온다. '몬테차라' 라는 지역이 그곳인데 이탈리아에서도 시골이고 기차역도 작으며 지도에도 표시가 안되어있다고 영화 속에서는 말한다. 아내가 죽은 후로 에릭은 딸인 '올리비아'와 사이가 다소 소원해져서 이탈리아에 집을 사겠다는 것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떻게 1유로에 집을 사나, 이건 당연히 사기다, 내 딸을 데려오자!! 라는 마음을 먹고 딸을 찾았는데, 그곳에 가서 몬테차라의 시장을 만나고 이것이 사기가 아님을, 몬테차라 도시의 개발 계획임을 비로소 알게된다. 젊은이가 다 떠나고 인구가 점점 적어지는 작은 도시 몬테차라는 사람들을 좀 끌어모으기 위해 시에 기증된 폐가들을 1유로에 판매하기로 한거다. 폐가인 만큼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해보이지만, 아니 1유로라니 그게 어디야, 하고 올리비아는 이 저택들중 하나를 사서 고쳐 이탈리아에 거주하기로 마음 먹은거다. 그렇게 올리비아와 에릭은 집을 같이 보러 다닌다.



이런 집은 너무 낡아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안될것 같고, 결국 마지막 집이 쏙 마음에 들어서 올리비아는 그 집으로 결정하고 집 보수 및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에 거주하면서 파트타임 잡으로 이 일 저 일 했던 올리비아는 이탈리아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지만, 미국인 아빠 에릭은 이탈리아어가 서툴다. 집 개조 공사에 한달 정도 머물기로 하면서 그는 매일 이탈리아어를 공부한다. 그래서 이웃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된다. 그리고 짧은 대화까지도.




여기에서 몇해전 남편과 사별한 시장 '프란체스카'와 만나 중년의 새로운 로맨스가 싹튼다. 에릭은 미국의 요리 관련 사업을 유선상으로만 지휘해야 하는데, 사실 에릭의 이전 직업과 희망 직업은 셰프였다. 어쩌다보니 지금 이렇게 되었지만 그에게는 요리에 대한 마음이 꿈틀꿈틀거려서 개조중인 집에 화덕이 있다는 걸 알고는 너무나 신나한다. 그리고 아직 젊은 딸이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있고 먹고 살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 커다란 저택의 부엌 공간을 개조해서 요리 교실로 쓰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낸다. 그러면 관광객들도 오지 않을까, 하면서 이 아이디어는 탄력 받는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을 가진 젊은 셰프에게 '니가 좀 해주면 어때?' 해가지고 이 일은 순탄하게 진행된다.


사실 줄거리를 보았을 때부터 이야기는 뻔했다. 딸과의 갈등은 해소되고 이탈리아에서 낭만적 사랑도 새로 시작하고, 하는것들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우선, 


1유로의 집이라는게 너무 환상적인 거다. 이런 제도(?) 혹은 지원이 실제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속의 이 아이디어에 내 심장이 세차게 뛴다. 집이 1유로라면, 그러면 나도 사겠어! 나도 사서 거길 개조하겠다. 개조하는 비용은 기꺼이 들이겠어. 게다가 올리비아가 산 집은 올리브나무도 갖추고 있다! 올리비아는 집 정원에 허브도 심는다!!



아 진짜 너무 좋은거다.

극중 올리비아가 이탈리아어 하는 것도 너무 좋고 에릭이 이탈리아어 공부하는 것도 잠깐 나오지만 너무 좋았다. 와, 이거 너무 좋잖아!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집을 짓고 살아가는게 갑자기 그동안 꿈꾼적 없었는데 이제 나의 목표가 되는 것 같은거다. 좋은데? 한적하게 집짓고 집 앞 정원에서 허브를 키우는 삶. 바질과 고수를 심어서 똑, 똑, 따먹으면 되잖아? 아 너무 멋있어 너무 좋아, 바로 이거야!!


나는 오래전부터, 아주 어릴적부터 이국에서의 삶을 꿈꿔왔고, 그건 항상 영어권 국가였다. 비영어권 국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비영어권 국가에서 살려면 언어를.. 새로 배워야 하잖아, 처음부터... 그래서 이미 알파벳은 알고 있는 영어, 공부를 아무래도 덜 해도 될 것 같은-그러나 안하면 결코 안되는- 그런 영어권 국가에서 살아야지만 생각한거다. 그런데 이제 내게는 듀오링고가 잇다!! 이탈리아? 내가 갈 수 있지! 그곳에서의 삶? 듀오링고 일 년 뿌수면 어느 정도 기본은 되지 않을까? 껄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지지난주 만난 친구에게 듀오링고 알려줬더니 지금 그걸로 스페인어랑 영어 공부 신나게 하면서 어제는 이걸 알게 해줘 너무 고맙다, 덕분에 스페인어 공부를 신나게 하고 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같이 하자 꼬시고 있다, 는 말을 들었더랬다. 듀오링고가 있는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나는 이탈리아에 1유로 저택을 사서 집을 고쳐가지고 살겠다!! 만세!! 서울 아파트의 베란다에서는 몇 개 못키웠지만, 이탈리아 시골의 저택 에서라면 고수랑 바질 뿐만 아니라 로즈마리, 애플민트, 라벤더 같은 것도 막 키우면 되잖아? 게다가 올리브 나무도 있대. 진짜 나이스 뿅이다!! 너무 좋아.


지지난주 저 친구를 만났을 때 양재의 레스토랑에 갔었는데 그곳은 생면 파스타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생면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계속 생각나고, 나 또 거기 먹으러 가야겠다, 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요즘엔 자꾸.. 그냥 생면기계 내가 사서 내가 뽑아 먹으면 되잖아?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는겁니다. 누가 나 좀 말려줘... 검색해보니 그 기계는 30만원대... 이 얘기를 하니 주변에서는 "사라, 너라면 사서 잘 써먹을 것 같다", "반죽도 직접 해야한다는 건 알고 얘기하는거지?"가 있었는데 응, 알지 알지, 내가 반죽해서 하면 되지, 인스타 보니까 사람들 그냥 뭐 술술 반죽하고 좎좎 면 뽑던데, 막 이렇게 되었는데 어제는 "소스는 어떤거 쓰시려고요? 소스도 만드실거에요?" 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러네, 생면 뽑아서 시판 소스 사용하면... 좀 아니지 않나. 그러면.. 일이 너무 커진다. 흐음... 포기해야겠지?... 이렇게 되었지만, 그런데!!


이탈리아 저택에서라면 어쩐지 할 수 있지 않나!!


에릭이 희망하는게 셰프이고 또 요리교실 한다고 해서 이탈리아 음식 만드는 거 잔뜪 나오겠다고 완전 설렜는데 막상 요리교실에서 음식 만드는건 안나와서 대실망.. 이탈리아 도착 첫날 딸도 약속 있다고 해서 저녁을 혼자 먹어야 하고, 수리 전의 집에는 전자렌지 밖에 없어서, 에릭은 식품점에 가 냉동식품을 산다. 그런데 우연히 근처에 있던 프란체스카가 그걸 보고는 "이탈리아에 와서 냉동식품을 먹는다고요?" 라고 말하는거다. ㅋㅋㅋ 아니 너무 좋으네 ㅋㅋㅋㅋㅋ 이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하여간 그래서 나중에 레스토랑에 밥 먹으러 가는데 나도 거기 가서 먹어보고 싶다. 맛있는거. 내가 작년 여름에 나폴리 가서 피자 먹었거든. 근데 진짜 존맛탱이었어. 피자의 최고봉은 나폴리다!



나폴리에서 먹었던 피자. 생애 최고의 피자다!!



봉골레 파스타 비쥬얼 어쩔거임?




이건 뜻밖의 존맛탱구리 야채스프.

와 너무 맛있어서 진짜 흡입했다.



이탈리아의 어느 레스토랑이나 마찬가지지만, 여기도 음식 주문하자마자 올리브유 병부터 가져다준다. 그리고 스프에도 뿌려먹고 피자에도 뿌려먹고 다 뿌려먹으라고. 일단 저 스프 진짜 너무 맛있고.. 피자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피자는 나폴리다!! 이걸 명심해야 한다. 피자는 이탈리아? 노노(로마에서 먹은 피자는 걍 그랬음) 피자는 나폴리다, 나폴리!!



하여간 피자랑 파스타가 내 최애음식인 건 아니지만 어쩐지 1유로짜리 집 사가지고 이탈리아어 공부해서 이탈리아에서 인생의 어느만큼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이 영화를 보면서 했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게 여기 다 나왔어. 내 소유의 집, 허브를 키울 수 있는 정원, 아름다운 풍경, 낯선 언어 학습하기, 맛있는 음식. ㅋ ㅑ ~~~ 너무 좋다. 이탈리아어를 공부해야겠다. 듀오링고야, 도와줘!! >.<



책을 샀다.



응??


책탑이라기엔 너무.. 네, 거시기 합니다. 단 한 권 샀어요. 지난주에 여러모로 바빠가지고 ㅋㅋ 책을 살 수가 없었다. 하여간 그 와중에 이 책은 한 권샀다. 어쩐지 서재에서 이 책 사는 사람 나밖에 없을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한글로 써진 제목 읽고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두번째 뚜껑? 이랬는데 리드가 lid 가 아니라 read 였던 것에 대하여... 흠흠.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동남아시아 문학총서 6 이라는데, 사실 1~5까지는 뭔지 잘 모르겠다. 하여간 이 책이 신간들 둘러보다 눈에 띄었는데, 이 책은 필리핀 로맨스란다. 아니, 내가 또 필리핀 로맨스는 읽어본 적이 없잖아? 필리핀의 로맨스도 좀 알아보자, 하고 급박하게 주문했다. ㅋㅋㅋㅋㅋ 책 소개는 알라딘에서 긁어오자.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여섯 번째 도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그린 로맨스 소설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현대 작품이다.

출판사 ‘마야프레스’에서 일하는 에이스 편집자인 주인공 ‘에마’는 회사의 성과 압박, 전 남자친구 ‘닉’과의 갈등, 어머니의 건강 문제 등 삶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통해 자신을 다시 발견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동료이자 경쟁자인 ‘킵’과 협력하며, 단순한 경쟁 관계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다루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 주인공 ‘에마’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간섭하기 좋아하는 절친, 실적으로 압박하는 상사, 예민한 작가, 에마에게 집착하는 뮤지션 전 남친, 킵의 아름다운 전 약혼자까지, 과연 에마와 킵은 어떤 결말을 써 내려갈까? -<알라딘 책소개 중>



아니,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다니.. 게다가 출판사 배경이라니. 어쩐지 헤이킹 게임 생각도 나고 재미있을 것 같다. 으하하하하.



사실 쓸 말은 더 있지만 너무 길어지면 안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는 걸로.

이만 총총.


출판사 ‘마야프레스’에서 일하는 에이스 편집자인 주인공 ‘에마’는 회사의 성과 압박, 전 남자친구 ‘닉’과의 갈등, 어머니의 건강 문제 등 삶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통해 자신을 다시 발견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동료이자 경쟁자인 ‘킵’과 협력하며, 단순한 경쟁 관계를 넘어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다루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 주인공 ‘에마’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간섭하기 좋아하는 절친, 실적으로 압박하는 상사, 예민한 작가, 에마에게 집착하는 뮤지션 전 남친, 킵의 아름다운 전 약혼자까지, 과연 에마와 킵은 어떤 결말을 써 내려갈까?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여섯 번째 도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그린 로맨스 소설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현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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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5-03-0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폴리 피자요~~~~
저두 먹었는데 기억은 가물가물이네요^^
전 친퀘테레 가서 먹었던
‘해물 모듬 튀김‘쯤으로 이름 붙일수 있는 거시기... 짭짤, 바삭에 통통한 해물이 산처럼~~
대박~~~ 맛있었어요.

동남아 로맨스라니.. 우와
그런책도 나오는군요?!

다락방 2025-03-05 09:13   좋아요 1 | URL
저는 로마에서 피자 먹으면서 뭐 그렇게 별스럽게 맛있지도 않은데,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다 나폴리 가서 피자 먹고 눈이 확 떠졌습니다. 이거였구나!! 가기 전에 읽었던 에세이에서 이탈리아 피자가 맛있는게 아니라 나폴리 피자가 맛있다는 건 읽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놀라울 정도로 맛있었어요. 다시 이탈리아 여행 간다면 로마 보다는 나폴리를 가고 싶습니다. 후훗.

동남아 로맨스,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5-03-0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 어쩔… 전 나폴리에서 리조또 먹었는데 큰애가 평생 동안 젤 맛있는 리조또였다고 해요, 여태 ㅋㅋㅋㅋ 저는 기억을 못합니다!
1유로 집이라… 지방 소멸이 엄청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기는 한데 우리나라 지방에 아직 그런 집은 없는 듯 해요.
풍광이 짱입니다. 역시 이탈리아~~🇮🇹

다락방 2025-03-05 11:06   좋아요 1 | URL
아아.. 친구와 제가 둘 뿐이어서 또 리조또는 못먹었네요. 사실 리조또 먹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네요. 리조또도 먹어볼걸..
1유로 집을 제가 사게 되어 예쁘게 꾸며둔다면요 단발머리 님, 놀러오시기 바랍니다. 제가 키우는 식물들도 맛있는 요리도 해드릴게요. 앉아서 풍경 보면서 드세요. ㅋ ㅑ ~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지금 제 생각으로는 아마 예순.. 쯤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제가 또 열심히 돈 벌어서 공부도 하러 가고 또 돈 벌어서 이탈리아에 집도 사도록 하겠습니다. 예순, 바라봅니다. 그 때쯤 가능할 것 같아요. 기다리세요!!

거리의화가 2025-03-0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폴리에 가봤어야 했는데 아직 가볼 기회가 없어서 경험을 못했네요. 지난 번에 집에서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봤는데 현지 주민들의 피자 자부심이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언제 가볼 기회를 마련해보는것으로~ㅎㅎ
1유로 짜리 집은 없더라도 다락방 님이라면 영어권 국가 아니더라도 멋진 풍광 아래 집 짓고 채소 키우며 사는 삶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곳에서도 주변 분들 알아가며 재미나게 사실 것 같고요!ㅎㅎㅎ

다락방 2025-03-05 11:08   좋아요 0 | URL
피자는 나폴리다, 그걸 잊지 마세요. 그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나폴리에서 인생 피자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채소 키우는 삶은 지금도 하고 있으니 말씀하신 것처럼 어디에 가서 살더라도 살고 싶은 모습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저도 생각합니다. 거리의화가 님의 말씀대로 어디서든 사람도 사귀어가면서 즐겁게!! ㅎㅎ
언젠가 이 곳에 이탈리아에서의 삶을 사진 찍어 올리고 싶습니다. 그런 날이 오겠지요? 후훗

관찰자 2025-03-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전개이지만,
저런 전개에 우리가 계속 낚이는 것을 보면,
역시
우리는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소박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아~~~~
저도 저런 삶....꿈꿉니다~~~~

다락방 2025-03-05 11:10   좋아요 0 | URL
저도 도시를 정말 좋아하고 여행도 도시로만 가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급자족에 대한 욕망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야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소박하게 실천하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지금이야 도시가 좋아도 더 나이 들면 자연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문을 열면 내가 키우는 풀이 자라는 그런 공간을 더 필요로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원에서 산다면 이탈리아가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5-03-0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id 와 read, 필리핀 로맨스! 빵 터졌습니다.
올리브유 비싸서 살 때마다 허걱하는데... 병째라니!
부럽습니다.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지라... 이 영화 찾아봐야겠어요.^^

다락방 2025-03-05 11:11   좋아요 1 | URL
올리브유 비싸죠 ㅠㅠ 올리브유 너무 좋습니다. 저는 올리브유도 좋아하고 버터도 좋아합니다. ㅋㅋ
이탈리아에서는 어느 레스토랑에 가도 올리브유를 병째 주더라고요. 이탈리아 가서 또 맛있는 거 잔뜩 먹고 오고 싶어요!!
영화 재미있게 보시기 바랍니다, 그레이스 님. 아, 정말 언젠가 저도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5-03-0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는 아니지만 제 친구는 저기 첫번째 집만큼이나 다 허물어져가는 시골 집을 사서 2년동안 주말마다 집을 손수 지었어요. (물론 집은 안타깝게도 1유로는 아니었습니다만...)지금은 너무 근사해서 우리 친구들이 가끔 가서 노는 아지트가 되었다죠. 친구는 지난 번에 저한테 바질 페스토를 줬는데 진짜 텃밭에서 바질을 길러서 직접 만든.... 너무 맛있어서 먹을 때마다 눈물 흘리며 먹었다죠. ㅎㅎ 그니까 다락방님 꿈도 실현될 수 있다는거죠. 이탈리아어 열심히 해서 1유로 집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탈리아 어딘가에 다락방님을 위한 집이 꼭 있을 거예요. ^^

다락방 2025-03-05 11:14   좋아요 1 | URL
요즘 인스타그램 보면 시골에서 허물어져가는 집 사서 손수 집 짓고 고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더라고요!! 최근에는 자기 스스로 벽돌 쌓아 화덕까지 마당에 만드는 그런 젊은 여성의 인스타그램도 보았어요. 크- 저는 손이 똥손에다 인테리어 감각 같은거 전혀 없어서 사실 그건 꿈도 못꾸지만, 그렇지만 이탈리아의 1유로 저택 사고 싶습니다.. ㅎㅎ
저는 지금도 베란다에서 고수며 바질 키워서 먹고 있기 때문에 바질 페스토도 자주 만들거든요. 제가 치아바타 굽고 제가 반든 바질 페스토 발라 먹는데 온 가족이 이걸 다 너무 좋아해요. 여동생은 제가 만든 바질 페스토 숫제 퍼먹습니다. ㅎㅎ 똠얌꿍 밀키트 사서 베란다 화분에 있는 고수 똑 똑 따서 넣어먹기도 하고요. 제가 만약 이탈리아의 1유로 집을 사게 된다면 다른 식물도 더 많이 키울 수 있게 되겠지요. 음.. 필요한건 사실 고수랑 바질뿐인 것 같긴 하지만요. 하하하하하. 아 상상만 해도 너무 신납니다!!

독서괭 2025-03-0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리핀 로맨스도 알아야겠다니 ㅋㅋㅋㅋㅋㅋ
휴, 저도 오래전에 유럽여행 할 때 이탈리아에서 먹은 피자와 펜네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가격도 싸고 얼마나 맛있는지.. 와인을 곁들여 먹으면, 캬~~ 넘 좋죠.
1유로에 집 사서 내맘대로 수리해서 쓴다, 좋은데요?? 다락방님 꼭 해냅시다!! 아자!!

다락방 2025-03-05 11:15   좋아요 1 | URL
이탈리아에서 뭔가 더 먹고 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 번 가야겠어요. 이대로는 아쉽다. 그렇지만 한 십년 뒤쯤에는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을테니.. ㅋㅋㅋㅋㅋ
1유로 집 사서 마당에 올리브 나무도 키우고 생면도 뽑아 파스타도 만들어 먹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독서괭 2025-03-05 12:42   좋아요 0 | URL
우앙~ 상상만 해도 흐뭇하군요. 저는 못할 것 같지만 ㅎㅎ 다락방님이 하시면 선물 들고 갈거예요😆
 

겨울이면 다른 마을을 방문하기도 하고 독서를 하기도 했다. 읽는 책은 주로 그가 매년 일정 금액에 맞춰 주문하는 역사서였다. 그는 본인의 말처럼 자신을 위한 번듯한 서고를 꾸미고 있었으며, 구입한 책은 전부 읽기로 했다. 그는 서재에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앉아 이 책들을 읽곤 했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의무로 지운 독서가 나중에는 습관적인 일과가 되었고, 특별한 만족과 진지한 일을 한다는 자각을 그에게 주었다. -4권, p.514


















니콜라이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아버지로부터 빚만 물려받았지만 열심히 일하고 관리해서 재산도 다시 쌓고 있다. 그는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그리고, 독서를 한다. 자신을 위한 번듯한 서고를 꾸미고 있었다는 것도 참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구입한 책은 전부 읽기로 했다'가 눈길을 끈다. 아아, 니콜라이, 독서 생활 시작.. 얼마 안됐지? 그래 그래, 그건 타당한 결심이야. 무릇 책을 구매하고 읽는 사람이란 그런 마음을 먹어야하지. 그런데 그거 아니? 나도 처음엔 그랬단다? 나도 처음엔 책 사고 그거 다 읽은 다음에 다른 책들을 샀거든?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 두권 안읽어도 사고 또 사고 그러다 안 읽은 책이 점점 더 많아지더니, 지금은 집에 안읽은 책들이 훨씬 더 많단다? 어디, 네가 산 책은 다 읽기로 하겠다는 결심 언제까지 지키나 두고보겠어. 결국 너도 나처럼 읽지 않은 책더미에 파묻히게 될걸? 껄껄.



전쟁과 평화는 재미있다.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은 다소 지루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천만의 말씀. 완전히 재미있다. 마지막에 책의 해설을 보니 등장인물이 557명 이란다. 그렇게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름 러시아 이름이고 그러면 읽기 힘들겠쥬? 그런데 여하튼 재미있고 어느 순간에는 이름과 인물도 헷갈리지 않게 된다. 재미있다.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삶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무엇보다 한 등장인물의 죽음에서(스포일러가 될까봐 이름을 밝히진 않겠다) 그가 자신에게 오게될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을 때, 그리고 결국 죽었을 때, 나는 '만약 그가 온 몸으로 죽음에 저항했다면, 그의 경우에는 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는 죽음을 받아들였지 저항하지 않아서, 그렇게까지 죽진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 죽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그를 사랑한 주변 사람들의 입장에서 안타까웠다.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그의 뜻이고 그의 의지이겠지만, 그러나 그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가 조금만 더 애써주지, 더 힘내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달까. 그러나 거듭되는 인물들의 죽음 앞에-전쟁때였다- 뭐가 됐든 언젠가는 인간은 죽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나 역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읽다보면 톨스토이의 삶과 세상에 대한 시각이 도드라진다.

그는 어떤 개인적인 영웅이 세상의 역사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 일들은 그 전에 일들과 그 전의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사람들과 다 얽혀서 일어난 일이라는 거다. 그런 한편 그는 경험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같다는 생각도 했다. 니콜라이라는 등장인물이 직접 농업에 뛰어들고나서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알면서 재산을 불릴 수 있게 되는데, 이는 그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레빈을 떠올리게 한다. 레빈 역시 직접 농민들과 농사 짓는 일을 했었으니까. 그뿐인가. 피에르의 경우 전쟁 포로로 잡혀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그 시간동안 프랑스 병사들과 그리고 잡힌 러시아 포로들을 보면서 인생에 대한 시각이 변화한다. 운이 좋게 그는 포로였어도 살아남았는데, 그 때의 일을 얘기하다보면 피에르는, 그러나 그 시간을 겪는 쪽이 좋았다고 한다. 자신이 달라졌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이 나에게 포로가 되기 전 상태로 남고 싶은지, 그 모든 것을 처음부터 겪고 싶은지 묻는다면 나는 부디 다시 한번 포로가 되어 말고기를 먹고 싶어요.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곳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4권, p.442



이 부분에서는 필립 베송이 생각났다. 정확히는 그의 [포기의 순간]이.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쩌면 불의의 사건을 겪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위의 문장은 책 속에 나온 문장은 아니고 필립 베송이 파리 박람회에서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해주던 중 한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곧 이 책, 포기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불의의 사건 이라는 건, 겪지 않는 쪽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 인생에서 그건 없었으면 좋았을거라고, 그것이 준 상처가 너무 크다고, 결코 다른 사람들은 이 일을 겪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몇몇 일들이 있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된게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사람은 하나의 인생 밖에 살 수가 없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지만, 나에게 일어났던 그 일들이 없었다면 나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나 역시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주 늦되다. 꼭 스스로 경험을 해야만 '아 이래서 그런거구나' 라고 깨닫는 편이랄까. 그러다보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가만 앉아서 남들의 말만 듣고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육체적 에너지도 감정적 에너지도 소모가 덜할텐데, 굳이 경험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하고, 그 후에 비로소 '아 이게 이거구나' 하게 되어버리니까. 필립 베송은 자신의 책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데, 되어야만 하는 사람이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p.140)' 라고 말하는데, 나 역시 그들중 한 사람이다. 그리고 톨스토이 역시 경험으로 배우는 사람인 것 같다. 삶에서 그런걸 추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했다. 음, 그런데 안나 카레니나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작가라는 직업은, 결국 경험으로 변하게 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게 아닌가? 



재미있게 읽었지만 에필로그에서 좀 실망했고, 그리고 아까 댓글을 달면서 생각했는데, 이 네 권에 걸친 책에서 내가 어느 누구도 애정을 갖지 않는다는데 생각이 미치자, 아,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톨스토이를 넣지 않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 많은 인물들 중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특별한 애정을 갖게 되진 않는다. 순간순간 어느 인물들에게 공감할 순 있다. 이를테면 마리아 공작 영애는 억압적인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 아버지가 병에 걸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자신에게 찾아올 자유에 대해 기뻐한다. 그러다가 내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하면서 죄책감을 갖고. 그런 생각의 흐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거 아닌가.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 마찬가지. 각각의 캐릭터를 이해할 수도 있고 공감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내가 애정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지만 나를 뒤흔들지는 못했다. 그래서 읽노라면 어쩐지, 나도 모르게 빅토르 위고가 자꾸 생각났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읽다가 눈물 콧물 다 흘렸던 게 생각난거다. 그때는 한 사람의 죽음을 앞에 두고 아아, 이 사람 왜이렇게 외로워, 하면서 울었더랬다. 누가 좀 와줘, 이 사람 이렇게 혼자두지마, 하고. 게다가 [웃는 남자]는 어떤가. 초반에 추위에 떨면서도 소년이 갓난 아기를 구해주는 장면에서, 아아 대체 인간이란 뭐란 말인가, 하며 가슴이 뜨거워졌단 말이지. 그러니까 빅토르 위고는 나를 가만두지 않고 어떤 격한 감정으로 내팽개치는데 톨스토이는 나를 격한 감정으로 이끌지는 않는 거다. 재미있고 톨스토이 정말 대단하지만, 그래서인지 어쩐지, 흐음, 위고쪽이 더 대단한 것 같은데? 하게 되어버리는거다. 그러고보니 나 프랑스 소설 안좋아하는데 레미제라블과 웃는 남자에는 크게 감명받았었네? 


여러분, 레미제라블 읽어보세요. 이거 진짭니다. 이거 짱이야. 레미제라블을 읽자!! ㅋㅋㅋㅋ 톨스토이 얘기하다가 갑자기 레미제라블 추천 ㅋㅋㅋㅋㅋ


하여간 재미있게 잘 읽었다. 펼치기 전에는 이 책에서 그렇게나 자주 나폴레옹을 만나게 될 줄을 내가 몰랐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예전에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 총5권 끙끙대며 읽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섯권에 걸친 책이었는데 그거 다 읽고나서 기억나는건 나폴레옹 여드름 피부였다는 것.. 중간에 여드름이 터졌다는 묘사가 나오는거다. 아니, 그 .. 여드름 터진 것 까지는 말 안해줘도 돼요..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여자1 남자1 이었는데, 둘다 알라딘에서 진행한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한때 참여했던 친구들. 여자1이 그 때 여성주의 책을 읽었던 것들이 훗날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고 얘기해주어 고마웠는데, 이에 질세라 남자1이 '남자인 나에겐 더 도움이 되었지' 라고 말해주었다. 무언가 했는데 그걸로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인생 진짜 잘 산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느끼기 위해서는 그들이 읽어야한다는 스스로의 행위가 있었던 것이 먼저이지만. 하여간 누군가 행동하고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거, 만남의 기쁨이 아닌가. 




책을 샀다. 이번엔 조금만 샀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어떻게 사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밤의 종말]은 투비에서 즐겨 찾는 분의 리뷰를 읽고 사게 되었다. 재미있을 것 같아.. [친밀한 사이]는 인스타에 본문 인용한 광고가 자주 나오는데 마침 잠자냥 님의 서재에서도 본 책이었다. 굿굿. 이렇게 세 권만 샀다.


책 탑 페이퍼 월요일에 올려야하는데, 와 이번달 안에 전쟁과 평화도 읽어야 되고 아기 퍼가기 시대도 읽어야해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회사 일도 바쁘고 일 끝나면 책 읽느라 바빴다. 2월 27일 현재, 그러나 다 읽었다. 만세!! ㅋㅋㅋㅋㅋ




그리고 꽃을 샀다.


인스타그램 보면 가끔 집에 꽃 사서 장식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이 커다란 꽃다발을 풀고 가지를 사선으로 잘라서 화병에 꽂고 그걸 방이나 거실등에 두는 단순한 장면인데 참 좋아보였더랬다. 그런데 그 집이 엄청 넓고 깔끔하긴 하더라. 그래서 산건 아니고, 5천원 쿠폰도 주면서 무료배송..이기에 저렴하게 샀는데, 마침 사고 나니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것들이 떠올라 좋았어!! 하면서 나도 펼쳐두고 하나씩 가지를 잘라 화병(이 아니라 물병)에 하나씩 꽂는데, 하아- 몇 개 하지도 않고 갑자기 빡이 쳤다. 


하기 싫어..

귀찮어..

아 이거 언제해...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아아,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나는 이런거 할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이런게 적성에 맞지 않아! 하고 버럭 화를 내버렸다.



일전에 루꼴라로 크리스마스트리 샐러드 만든다고 하다가 몇 개 하지도 않았는데 빡쳐서 치워버렸던게 생각났다. 보다 못한 엄마가 '내가 할게' 하면서 해주셨지... 아아 나는 이런거 안되는 사람이야.


그 글은 여기 ☞ https://tobe.aladin.co.kr/n/305941



엊그제 집에서 술 마시면서 <샬라샬라> 보는데 ㅋㅋㅋ 이 멤버들이 옆집 부부를 초대했다. 옆집 부부는 식사를 하면서 남편은 인도 사람이고 아내는 독일 사람인데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너무 크게 열어야돼서 그게 싫어서 라스베가스에 둘이 가서 결혼식을 했다, 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어가 잘 안되는 멤버들은 그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들으면서 반응하고 잇던 장혁은 다 듣고나서 멤버들한테 이러는거다.


"할아버지가 인디안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 진짜 개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이상하게 너무 웃겨가지고 그 다음에도 계속 순간순간 생각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샬라샬라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 회사 동료랑 여동생한테 추천했는데 여동생도 엄청 재미있게 보고 초등5조카도 재미있게 본다고.


아 맞다 초등5조카가 영어 공부 하면서 필로소피, 철학 이란 단어를 새로이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철학'이란 자체를 처음으로 접한거지. 이게 뭔지 찾아보더니 제엄마에게 이랬단다.


"엄마, 이모는 철학과 졸업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동생이 아니라고 했더니 조카가 아니야? 이러면서 놀랐다고. 아니, 왜 내가 철학과를 졸업했다고 생각하지 조카야? 나 너무 철학적이었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줄인다.

빌라르스키, 공작 영애, 의사, 그리고 요즘 만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피에르는 모든 사람들의 호의를 끌어내는 새로운 특징을 보였다. 그것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사물을 생각하고 느끼고 바라볼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말로는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피에르를 불안하고 짜증스럽게 했던 저마다의 이런 당연한 독자성이 이제 그가 사람들에 대해 품는 공감과 흥미의 토대가 되었다. 자신의 삶과 타인들의 시각 사이에, 혹은 그 시각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나 때로 완벽하기까지 한 모순은 피에르에게 기쁨을 주고 조소 어린 온화한 미소를 불러일으켰다. - P416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이 나에게 포로가 되기 전 상태로 남고 싶은지, 그 모든 것을 처음부터 겪고 싶은지 묻는다면 나는 부디 다시 한번 포로가 되어 말고기를 먹고 싶어요.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곳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 P442

"있잖아, 마리." 나타샤는 갑자기 마리야 공작 영애가 그녀의 얼굴에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장난꾸러기 같은 웃음을 지었다. "그 사람은 어쩐지 깔끔하고 윤기 있고 산뜻해졌어. 마치 욕조에서 나온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지? 정신적으로 욕에서 나온 것 같다니까. 그렇지?" - P443

그녀가 이따금 그를 이해하려 애쓰며 그의 공-그가 농노들에게 선을 베푼 것- 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는 화를 내며 대답하곤 했다. "결코 그렇지 않아. 난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어. 난 그들을 위해 이런 일을 하지는 않아. 그런 것은 전ㄴ부 시 나부랭이고 할멈들의 옛날이야기야. 이웃의 행복이라는 것이지. 난 내 아이들이 구걸하지 않기를 원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난 우리 재산을 모아야 해. 그게 전부야. 그러기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하고 엄격함이 필요하지... 그런 거라고!" 그는 다혈질답게 주먹을 움켜쥐며 말했다. "물론 공정함도 필요해." 그는 덧붙였다. "농민이 헐벗고 굶주리고 말도 한 필밖에 갖고 있지 않다면 그자는 스스로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일하지 않을 테니까." - P509

겨울이면 다른 마을을 방문하기도 하고 독서를 하기도 했다. 읽는 책은 주로 그가 매년 일정 금액에 맞춰 주문하는 역사서였다. 그는 본인의 말처럼 자신을 위한 번듯한 서고를 꾸미고 있었으며, 구입한 책은 전부 읽기로 했다. 그는 서재에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앉아 이 책들을 읽곤 했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의무로 지운 독서가 나중에는 습관적인 일과가 되었고, 특별한 만족과 진지한 일을 한다는 자각을 그에게 주었다. - P514

예카체리나 필리포브나 티타리노바(Ekaterina Filippovna Tatarinova, 1783~1856). 1812년 전쟁에서 활약한 부흐회브덴 장군의 딸이다. 페테르부르크에 ‘영적 연합‘이라는 신비주의 종파를 설립하고 자신에게 예언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종파는 치유와 점을 신봉하며, 제정 러시아의 비밀 교단인 스코프치(성욕에 저항하기 위해 남성의 성기를 거세하고 여성의 유방을 절제하는 의식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로부터 격렬한 원무를 통해 황홀경과 예언의 영을 이끌어 내는 의식을 차용했다. 이 교단은 1837년까지 존속했다. - P555

"나타샤는 정말 웃기는 애야. 사실 남편을 깔아뭉개고 살면서 일단 상황이 논의로 발전되면 그 애-자신의 언어도 없으면서-는 그냥 남편의 언어로 지껄인다니까." 니콜라이는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부추기는 뿌리치기 힘든 갈망에 굴복하며 덧붙였다. - P574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쩌면 불의의 사건을 겪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자기 자신이 되는 데, 되어야만 하는 사람이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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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5-02-27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톨스토이 아니고 빅토르 위고라니 ㅎㅎ 톨스토이 옹께서 실망이 크시겠어요 ㅎㅎ
꽃들이 물을 좀 더 먹으면 더 싱싱하고 이쁠 것 같네요. 지금은 먼 길 와서 힘들어보입니다. ㅠㅠ

다락방 2025-02-27 09:30   좋아요 1 | URL
으흐흐흐 톨스토이 재미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게 배송 오자마자 찍은 사진이거든요. 엊그제인데, 어제 퇴근후 집에 가보니 확실히 더 선명하고 예뻐졌더라고요!! >.<

독서괭 2025-02-27 09:36   좋아요 1 | URL
톨스토이 1패! ㅋㅋㅋ

다락방 2025-02-27 09:50   좋아요 0 | URL
톨스토이 님, 쏘리~ ㅋㅋㅋㅋㅋ

망고 2025-02-27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님도 꽃을 다 사셨네요ㅋㅋㅋㅋ계란꽃 마가렛인가요? 예뻐요^^
저도 ˝전쟁과 평화˝ 읽고는 싶은데ㅠㅠ 너무 길어요 게다가 다락방님이 어느 캐릭터에도 애정을 갖지 않았다니...아 망설여집니다ㅋㅋㅋ대신 레미제라블을 읽어봐야 겠습니다🤣

다락방 2025-03-04 08:06   좋아요 0 | URL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고요 특가로 저렴하게 떴는데 첫구매라 쿠폰까지 줘서 ㅋㅋ 어디 한 번? 하고 사봤습니다. 세상에 이게 도착했을 때보다 하루 이틀 지났을 때가 더 예쁘더라고요. 뭔가 생기었어지고 더 환해졌어요. 후훗.
레미제라블은 강력하게 권합니다, 망고 님!!

단발머리 2025-02-27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일단 익숙한 길에서 밀려나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직 그곳에서 새로운 좋은 곳이 시작되지요. 생명이 있는 동안에는 행복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것이, 많은 것이 있어요.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하려는 말입니다.

442쪽 좋아서 북플 화면 그대로 캡쳐해 두었어요. 저도 그런 쪽에 속하는데, 익숙한 길에서 밀려날 때 두려움이 많은 사람 같아요. 익숙한 게 좋거든요. 지겨운건 잘 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구요. 알라딘 서재에서 다락방님 글 보고 레미제라블 읽었던 사람이 바로 저이고요 ㅋㅋㅋㅋ내내 읽은 거 자랑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레미제라블 다른 책은 아직인데, 파리의 노트르담은 준비된 상태입니다. 감정을 격동시킨다는 점에서 저도 톨스토이보다는 빅토르 위고가 혹은 그의 작품이 예술에 가깝다고 생각하기는 해요.

중학생인 저에게 묻는다면 ㅋㅋㅋㅋㅋ 물어봐주세요ㅋㅋㅋㅋ 저의 인생책은 <부활>입니다. 사실 그 속의 사랑 이야기 뿐만 아니라, 토지 소유권과 관련된 계급에 대한 문제도 그렇고, 또 마지막에 남주가 회심? 혹은 회개의 변이 있거든요. 거기가 아주 압권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제게 톨스토이는 뭐랄까, 너무 선생님이시다. 가르치시고, 훈계하신다ㅋㅋㅋㅋ 이런 느낌이 강해서요. 그래서 <전쟁과 평화> 이야기하다가 급 ‘레미제라블‘ 읽어보세요, 를 완전 이해하게 됩니다.

꽃 너무 예뻐요.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저는 루꼴라 트리 샐러드에 한 표를 드리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2-27 23:32   좋아요 1 | URL
헉 인생책이 부활이라고요? 저 부활때문에 톨스토이 안 읽었는데요. 너무 너무 싫어서요. 저도 어릴 때 읽어서 뭘 몰라서였을까요? ㅠ.ㅠ 저는 고등학생 때 읽었는데 단발머리님은 중학교 때 읽고 걸작을 알아보다니 역시 천재!!
지금 전쟁과 평화는 언젠가는 읽겠지 하면서 사두었는데 레미제라블을 사야 할까요? 우리집 딸래미가 지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있던데 그냥 사서 저도 읽을까요?

다락방 2025-03-04 08:10   좋아요 0 | URL
저는 파리의 노트르담은 레미제라블 이나 웃는 남자에 비해 조금 별로라고 느꼈어요. 웃는 남자 역시 강하게 권합니다. 도입부부터 압권이에요. 뮤지컬은 어느만큼을 잡아냈을지 모르겠지만, 책의 훌륭함을 결코 담아낼 수 없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평소 소설은 프랑스보다는 러시아인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톨스토이 보다는 위고 입니다. ㅎㅎ

익숙한 길에서 밀려날 때의 두려움은 사실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거 아닐까요? 만났던 사람, 갔던 식당, 갔던 장소가 더 편하다는 건 누구에게나 공통일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새로운 걸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종종 오긴 하지만, 그러나 익숙한 곳에서 밀려났을 때 비로소 다른 시작이 가능해지는 건 또 사실이고.. 삶이란 것을 결코 만만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저 문장이 좋아서 밑줄 그었는데 단발머리 님도 캡쳐를 해두셨네요. 아마도 그건 우리 모두 공통된 것을 느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중학생인 단발머리 님의 인생소설이 부활.. 이라니. 중학생인 저의 인생 영화 더티 댄싱.. 이었던 사람으로서, 아아, 왜 내 인생책은 부활이 아닌가, 를 생각하며 앞으로 읽을 도서에 부활을 올려둡니다!!


바람돌이 님/전쟁과 평화는 나폴레옹 시대의 역사가 줄줄이 나오는 관계로 바람돌이 님은 특히나 더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5-02-2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다가 사서 읽으려고 꽂아둔 전쟁과 평화가 눈에 확 들어와서 또 죄책감이 막...... ^^;; 언젠가는 읽겠죠. 전쟁과 평화도 레미제라블도....
꽃 꽂는거 힘들죠. 저도 가끔 꽃 사거든요. 근데 이거 진짜 예쁘게 꽂는거 어려워요. 예전에 딴에 잘 꽂았다고 사진찍어서 보여줬다가 비웃음당했어요. ㅎㅎ 그래도 봄이 오면 꽃 사고 싶어요. 그래도 지금 우리집엔 딸래미 졸업덕분에 꽃병 3개에다가 꽃을 잔뜩 꽂아놓고 힐링하고 있어요. ^^

다락방 2025-03-04 08:12   좋아요 0 | URL
전쟁과 평화는 위의 댓글에도 썼지만, 바람돌이 님이 저보다 천 배는 더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일단 역사에 대한 지식을 장착된 상태에서의 읽기니까요. 많이 아는 만큼 더 많이 보이잖아요. 강추합니다.

꽃을 예쁘게 꽂지 못해서 스트레스 받았다기 보다는 꽂는 일 자체가 너무 짜증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차분히 앉아서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일.. 같은걸 제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보면 좋은데 제가 그 좋게끔 만들어내는 걸 잘 못한다는.... 하하하하. 제가 그래서 요즘 원두도 안내려요. 물 끓이고 뜨거운 물 붓고..하는게 역시 너무 견딜 수 없어져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숲노래 2025-02-2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란, 우리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무몸’을 빌려서 담은 꾸러미이니, 이 책 곁에 꽃송이를 나란히 놓으면, 둘이 푸르게 어울리는구나 싶어요.

다락방 2025-03-04 08: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과 꽃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책과 샌드위치도 잘 어울리고 책과 와인도 잘 어울리고.. 하여간 책은 다 잘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5-02-28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철학과 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학자 다락방🤣🤣

다락방 2025-03-04 08:14   좋아요 0 | URL
차라리 철학과를 졸업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러면.. 지금보다 좀 더 현명해졌을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꼬마요정 2025-02-2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저도 갑자기 다락방 님 철학과 졸업이었던가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저는 <전쟁과 평화>에서는 안드레이가, <안나 카레니나>에서는 레빈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런데 다락방 님이 바로 위고 말씀하시니까 막 전율이 느껴져요!!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에게 느꼈던 감정이나 <웃는 남자>에서 우르수스에게 느꼈던 감정과 차이가 나서요. 저도 울면서 봤어요ㅠㅠ <노트르담 드 파리>도 그렇구요. 아아, 그렇군요. 위고는 정말 천재예요!!!

저는 꽃을 사지 않습니다. 꽃병에 꽂아둘 수가 없어요... 냥이들이 다 먹고 떨어트리고 난리거든요...ㅠㅠ

다락방 2025-03-04 08:16   좋아요 1 | URL
저는 레 미제라블 의 마지막 권에서 정말 눈물 콧물 쏟아가면서 봤고요, 웃는 남자는 도입부가 정말 압권이었어요. 날도 추운데 어린 소년이 지나가다가 갓난 아기를 구하는 장면이요. 와, 인간 진짜 뭐지.. 자기가 힘든데도 다른 생명을 기어코 구하고자 하는, 이런거 뭐지, 하면서 위고에게 감탄했었습니다. 이런 ‘와, 인간 진짜 뭐지!‘ 같은 감정을 톨스토이가 주지는 못하더라고요. 위고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 꽃은 살 때 물에다 같이 넣는 보존제라고 하나 그런걸 같이 줘서 넣었는데 여전히 싱싱합니다!!

꼬마요정 2025-03-07 16:35   좋아요 0 | URL
진짜!!!!! <웃는 남자> 읽을 때 그윈플렌 버림 받고 그 추운 날... 데아 구하는 데...하아... 저 날씨 엄청 추울 때면 얘네들 생각나요. 옷 껴입고 있는 나도 이렇게 추운데 얇은 옷차림에 신발도 변변찮은 애기가 얼마나 추웠을까 하구요 ㅠㅠ 아, 마음이 정말.... 위고 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