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본적으로 어떤 언어든 경험보다는 작다고 생각하거든요. 경힘이 언어로 옮겨지면 어떤 부분은 빠지게 마련이니까요. - P90

많은 분들이 독서할 때 조금 조급한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이 뭐야? 메시지가 뭐야?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얻는 게 뭐야? 이런 식접근이 점점 많아지고요. 저는 방송 현장에서 갈수록 느끼는 건데, 메시지와 지식을 전달하는 용도라면 책은 이미 동영상에 밀린것 같아요. 그렇다면 책을 읽는다는 신체적 행위의 효용은 뭘까요?
더 이상 지식을 얻거나 실용적인 차원의 효용이 아니라면요? 글쓰기와 마찬가지이고 PT하고도 비슷한 것 같아요. 지루하지만, 근육 - P102

을 단련하듯이 독서하는 과정 자체가 뇌의 어떤 부분을 단련해줄것이라고요. 그런 역할과 과정으로서의 독서를 간과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오히려 그 부분만 살아남을 것 같기도 하고요.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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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는 데 약 3년이 걸렸다. 내가 조금 더 현명했다면 이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을 테지만 워낙 부딪쳐 가며 깨닫는 타입이라 시간이 더 필요했다.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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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팔레스타인 전사들이 가자 장벽을 넘어 작전을 벌인 직후인 2023년 10월12일, CNN에 출연한 이스라엘 저명 작가는 유발 하라리다. 팔레스타인인의 권리와 존엄을 부정했던 그는 일주일 뒤 일본의 아사히TV에 출연해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핵 역량을 포함해, 가진 모든 무기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휴머니즘은 자민족중심주의를 벗어나지 않는다.-<장정일의 독서일기> 중 - P65

정치·종교사회학자 정태식 교수(경북대 사회학과)는 <21세기 제국의 정치와종교> (2025)에서 "정복이나 전쟁으로‘문화와 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데 헌신하며 새로운 이스라엘로서의 미국 국가"를 세우려는 신념을 기독교 국가주의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의 원래 주인인 백인 기독교인에게 애초 그들의 것이던 미국의 땅과 권리, 자유를 되돌려줌으로써 미국을 제왕적 기독교 국가로 세워야한다는 믿음이다. 필요하다면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
이런 믿음 때문에 기독교 국가주의자들은 종교적, 도덕적, 법적 논리를 뛰어넘는 강력한 백인 남성 왕을 필요로 한다.
트럼프는 ‘기독교 국가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미국 우선주의 (America First)‘로 수용했다. 트럼프로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 P41

한때 복음주의 개신교도들은 트럼프를 ‘결함 있는 자를 선택해 자신의 뜻을 이루는 신의 계획‘에 따라 점지된 키루스 왕에 비유했지만, 트럼프는 여기서 한발 나아간 ‘그리스도 왕‘에 가까워졌다. 4월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 기도회에서 백악관 종교사무국장 폴라 화이트는 이렇게 기도했다. "대통령님, 당신은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배신당하고 체포되었으며 누명을 쓰셨습니다. 이는 우리 주님이자 구세주께서 보여주신 익숙한 패턴입니다. 하지만 그분의 부활로 당신도 부활하셨습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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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5-3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요, 눌렀어요 ㅋㅋㅋㅋㅋ 페이퍼로 이어 쓰실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6-02 12:39   좋아요 1 | URL
아뇨, 페이퍼로 쓰진 않을겁니다! 하핫;;
 


우울증 환자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 삶의 의미를 잃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 한다고 믿어야 한다. 우울증이 앗아간 추억들을 찾아내어 미래에 투영해야 한다. 용감해지고, 강해지고, 착실히 약을 먹어야 한다. 몸이 천근만근 무겁더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 음식 냄새도 맡기 싫다고 해도 먹어야 한다. 이성을 잃었다면 자신을 설득해야한다. 이런 권고들은 중국 음식점에서 주는 행운의 과자에 들어 있는 점괘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길은 우울증을 싫어하고 우울증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마음에 엄습하는 끔찍한 생각들을 차단해야 한다. - P46

나는 이 시대를 사랑한다. 물론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성경 속의 이집트와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영국, 전성기의 잉카 왕국을 여행할 수 있다면, 시바 여왕이 살았다는 그레이트 짐바브웨 시대의 사람들을 만나 보고,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어떤 모습으로 생활했는지 볼 수 있다면 그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시대에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는 현대의 안락함이 좋다. 우리의 복잡한 철학이 좋다. 이 새 천년에 우리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대대적인 변화의 느낌, 바야흐로 인류가 과거에 알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찰나인 듯한 느낌이 좋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지역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회적 관용이 좋다. 자유로이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좋다. 과거보다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것이 좋고 시간이 천년 전보다 조금은 더 우리 편인 것이 좋다. - P47

심리치료는 정신분석에서 나왔고 정신분석은 교회의 고해성사에서 처음 형식을 갖춘, 위험한 생각들을 털어놓는 의식에서 나왔다. 정신분석은 특수한 기술들을 이용하여 신경증을 유발한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을 밝혀내는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시간을 요하며(보통 일주일에 네다섯 시간) 무의식의 내용을 드러내는 것에 집중한다.
프로이트와 그에게서 나온 정신역동적 이론들을 비판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었지만, 사실 프로이트의 모델은 결점은 있지만) 훌륭하다.
루어만의 표현을 빌자면, 거기엔 "인간의 복잡성과 깊이에 대한 인식, 자신의 거부들에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는 절박한 요구, 인생의 힘겨움에 대한 존중"이 들어 있다." 사람들은 프로이트가 이룬 업적의 세부 사항들에 대해 옥신각신하고 당대의 편견들에 대해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붓느라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동기들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의 포로라는 그의 글의 기본 진실을, 그의 숭고한 겸손을 간과한다. - P154

정신분석은 문제를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문제의 해결에는 효과적인 방법이 못 된다. 환자의 목표가 전반적인 기분을 즉시 바꾸는 것이라면 정신분석의 막강한 힘은 잘못 쓰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우울증 완화를 위해 정신분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모래톱에 서서 밀려드는 파도를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는 사람이 연상된다. 그러나 정신분석에서 나온 정신역동적 치료법들은 중요한 역할을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면밀한 성찰이 없이는 삶을 바로잡기가 힘들며 그런 성찰은 보이지 않던 것을 드러나게 한다. - P154

국립정신건강연구소의 노먼 로전설의 말을 들어 보자.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신의 삶과 수면, 식사, 운동을 조절하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우울증 상태에서는 어떠하겠는가! 우울증은 선택이 아니라 질병이며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내 심리치료사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약은 우울증을 치료하고 나는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지요." - P157

"나는 스스로를 증오하기 때문에 죽고 싶은 게 아니었다. 고통을 끝내고 싶을 정도로 자신을 사랑했기에 죽고싶었다. 나는 날마다 딸아이의 욕실 문에 기대어 서서 그 아이의 노랫소리를 들었다. 딸아이는 그때 열한 살이었는데 샤워할 때면 늘 노래를 불렀다. 딸아이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으면 하루 더 자살을 미룰 수 있었다. 문득 내가 자살한다면 그 아이가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게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죽음은 딸아이를 침묵하게 할 것이다.
바로 그날 ECT를 신청했다. 그건 나를 쓰러뜨린 상대에게 마침내 항복을 선언하는 것과 같았다. - P183

"어떤 병에 대한 처방이 여러 가지라면 그 병은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다." 안톤 체호프의 말이다. - P203

우리는 날마다 운동을 해서 건강을 가꾸듯 우울증 삽화들 사이의 기간에 저항력을 길러서 우울증 삽화가 다시 찾아와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P216

내게 은두프 의식은 현재 미국해서 행해지는 많은 집단 치료들보다 훨씬 인상적이었다. 은두프는 우울증의 원인이 자신과 분리된 외부적인 것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또한 전기 없는 ECT라고도 할 수 있을만큼 온몸에 충격을 주어 뇌의 화학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또 공동체 의식을 깊이 체험하고 다른 사람들과 신체적 접촉을 하게 한다. 뿐만아니라 죽음을 생각하게 함과 동시에 자신이 살아서 고동 치고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해 준다. 또 환자가 몸을 많이 움직이도록 만든다.
반복되는 절차를 따르는 편안함도 가르쳐 준다. 또 환자가 저절로 힘이 솟을 정도로 역동적이다. 한마디로 동작과 소리의 걸작이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의 의식이며 어떤 의식이든(숫양과 수평아리의 피를 온몸에 바르는 것이든 어렸을 때 어머니가 자신에게 했던 일을 전문가에게 말하는 것이든) 그 효과는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신비와 전문성의 결합은 언제나 어마어마한 힘을 지닌다. - P255

우울증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니까 모든 우울증이 유일하다. 마치 눈송이처럼, 본질적인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각자 복제 불가능한 복잡한 형태를 뽐낸다. - P259

화학 작용과 외부 조건에 의한 여러 이유들 때문에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이 우울증에 걸린다. 이런 차이는 어릴 때는 나타나지 않고 사춘기가 되면서 시작된다. 여성은 남성이 겪는 모든 우울증들에 덧붙여 산후우울증, 월경전증후군, 폐경기우울증과 같은 그들만의 우울증까지 겪는다. - P259

여성이 우울증에 많이 걸리는 것은 생물학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남성과 여성 사이에는 생물학적인 차이뿐 아니라 사회적인 차이도 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우울증이 더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기 때문이다. - P261

나는 동성애자로서의 자긍심("gay pride")이라는 말이 강조되는 것이 사실은 많은 동성애자들이 그 반대의 것을 체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프리드먼과 다우니는 이렇게 썼다. "동성애자인 것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이 자기혐오와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 자기혐오는 부분적으로는 공격자와 자신을 방어적으로 동일시한 결과다." 처음 성적 자각이 일어날 때 동성애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이 한동안 성전환에 대한 환상에 젖는다. 동성애자임을 수치스러워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동성애자 자긍심 운동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 만일 당신이 동성애자임을 부끄럽게 여긴다면 자긍심을 외치는 이들의 조롱을 살 것이며 같은 동성애자들에게조차 배척을 당한다면 진짜로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자신을 괴롭히는 것들을 내면화한다. 우리는 처음 겪은 타인으로부터의 동성애 공포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이었는지에 대한 기억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다. - P305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존재는, 체험의 부재는 이해할 수 있지만 부재 그 자체는 이해할 수 없다. 생각이라는 것을 한다면 그건 존재하는 것이니까. 건강한 상태에서의 내 견해는 죽음 저편에는 영광이 있을 수도 평화가 있을 수도 공포가 있을 수도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으며 그것을 알기 전에는 모험을 걸지 말고 우리가 거주하는 세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단은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진정 심각한 철학적 문제는 단 하나뿐이며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실제로 20세기 중반에 많은 프랑스인들이 이 문제에 대한 탐구에 생을 바쳤으며 실존주의라는 이름으로 과거에는 종교가 충분한 대답을 제공했던 질문들에 매달렸다. - P364

총과 바르비투르산염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은 다른 지역들에 비해자살률이 뚜렷이 떨어지며 이것은 자살률이 외부 요인들에 의해 억제될 수 있다는 증거다. 현대적 기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자살을 쉽고 덜 고통스럽게 만들었는데 이것은 극히 위험한 현상이다. - P378

자살자의 3분의 1 정도와 자살 기도자의 4분의 1 정도가 알코올 중독자다. 술이나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의 자살 기도는 맑은 정신인 경우에서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의 15퍼센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칼 메닝거는 알코올 중독을 "더 심각한 자기 파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기 파괴의 한 형태"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알코올 중독자에게는 자기 파괴를 가능하게 만드는 자기 파괴이다. - P379

러시의 환자들 중에는 망상형 우울증이 많았다. 예를 들어 선장이었던 한 환자는 자신의 뱃속에 늑대가 들어 있다고 확신했다. 또 다른 환자는 자신이 식물이라고 믿었다. 자신이 식물이라고 믿는 환자는 자신에게 물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장난기 많은 친구 하나가 그의 머리에 소변을 보았고 화가 난 그 환자는 병이 나았다고 한다. - P471

우울증 환자의 정신은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느끼고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멀쩡하기 때문에 우울증은 광기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것이며 자살로 마감하기도 쉽다."
" - P475

우울증은 계층을 초월하지만 우울증 치료는 그렇지 못하다. 무슨뜻인가 하면, 대부분의 가난한 우울증 환자는 계속해서 가난한 우울증 환자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우울증과 가난은 오래 방치될수록 그만큼 더 심각해진다. 가난은 우울증을 악화시키고 우울증은 장애와 고립으로 가난을 심화시킨다. 가난은 사람을 운명에 수동적이게 만든다. 가난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을 극히 무력한 존재로 인식하여 도움을 청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가난한 우울증 환자는 세상으로부터 분리되고 자신으로부터도 분리된다. 그들은 가장 인간적인 자질인 자유 의지를 상실한다. - P493

그들(정신 질환자)중에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삶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이들도 많지만 물질 남용이나 자기 파괴적 행위에 빠지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폭력적이기도 하다. 이들은 자녀들에게 악영향을 끼쳐 정신 지체나 정서 장애를 유발한다. 가난한 우울증 환자인 어머니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면 그 자녀들은 복지시설이나 교도소 신세를 지기 쉬우며,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을 안고 사는 어머니의 아들들은 다른 소년들에 비해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런 어머니의 딸들은 다른 소녀들에 비 해 일찍 사춘기를 겪으며 거의 대부분 난잡한 성생활, 임신, 정서 불안의 문제를갖게 된다. 따라서 빈곤층의 우울증 치료에 드는 비용은 우울증을 방치한 결과에 따른 비용에 비교하면 그리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 P496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본인이 도움을 원하지 않더라도 치료를 받게 하는 적극적인 프로그램들은 도덕적으로 정당하다.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도움을 거부하는 것도 병의 한 증세이며 일단 치료를 받고 나서는 대부분 치료를 받게 된 것을 다행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 P497

그(러셀 가드너)는 인간의 경우 성공이 남을 누르는 것보다는 스스로 이루는 것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즉 인간은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고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다고 경쟁이나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과는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사회 조직에서의 경쟁은 대부분 파괴적인 요소보다는 건설적인 요소가 강하다. 동물 사회에서의 성공은 곧 "나는 너보다 강하다."이지만 인간 사회에서의 성공은 "나는 뛰어나다." 이다. - P597

우울증을 겪는 동안 꼭 명심해야 할 점은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생이 끝난 시점에서 불행했던 세월만큼을 더 살 수는 없다. 우울증이 삼켜버린 시간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당신이 우울증을 겪으며 보내는 순간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시간들이다. 그러니 아무리 기분이 저조하다 해도 삶을 지속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겨우 숨만 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참을성 있게 견뎌 내면서 그 견딤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우울증 환자들에게 주는 중요한 조언이다. 시간을 꽉 붙들어라. 삶을 피하려 하지 마라. 금세 폭발할 것만 같은 순간들도 당신의 삶의 일부이며 그 순간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 P632

"자연은 어떤 방법으로도 개선될 수 없으며그런 방법 또한 자연이 만든 것이지요.
그대가 자연에 덧붙이는 것이라고 말한 그 기술도자연이 만든 기술이지요.
보시오, 사랑스러운 아가씨…………
그것은 자연을 고치는, 아니 변화시키는 기술이지만
그 기술 자체도 자연이지요."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 재인용) - P633

사실 실존주의는 우울처럼 진실하다. 인생은 헛되다. 우리는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불완전하다. 육체적인 개체성으로 인한 고립은 피할 수가 없다.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이루든 우리는 결국 죽게 된다. 이런 현실들에 굴하지 않고 인생의 다른 면들을 보면서 계속 추구하고 모색하고 꿋꿋이 견디는 것이 진화에서의 선택적인 이점이다. 나는 르완다에서 학살당하는 투치 족과 방글라데시의 굶주린 무리들을 본다. 그들은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잃었고 돈도, 먹을 것도 없으며 고통스러운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이야말로 개선의 가망이라곤 없는 이들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내가 보지 못하는 미래상 때문일 수도 있고 존재를 위한 싸움을 지속하게 만드는 맹목적인 생명력 때문일 수도 있다. - P638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갈망할 수는 없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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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중력만 있는 이곳에서 인간은 따스한 날 공중을나는 바닷새와 같다. 이두박근과 종아리 근육과 튼튼한정강이뼈와 근육량이 다 무슨 소용일까? 다리는 과거의유물일 뿐이다. 하지만 여섯 우주비행사는 날마다 이러한 소실의 욕구에 맞서야 한다. 헤드폰을 뒤집어쓰고서중량 기구를 들고, 안장도 손잡이도 없이 구동 장치에 페달만 덜렁 달린 자전거에 올라타 음속의 스물세 배속도로 제자리를 돌고, 자전하는 행성을 자세히 내다볼수 있는 매끈한 금속 모듈 안에서 8마일을 달린다. - P23

몽골이나 러시아 동쪽 끝 황무지에 사는 사람이라거나 이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 누구도, 싸늘한오후인 지금 비행기가 다니는 길보다도 더 높은 하늘에우주선 한 대가 지나고 있으며, 거기 타 있는 인간이 무중력의 유혹에 굴복해 근육을 잃지 않기 위해, 새처럼떠다니며 뼈를 다 소실하지 않기 위해 다리 힘으로 열심히 리프트 바를 들어 올리고 있다고는 떠올리지 않을것이다. 지금 그렇게 힘쓰지 않으면 가엾은 우주여행자는 지구로 되돌아가 다리라는 게 다시 중요해졌을 때온갖 문제를 겪게 된다. 열심히 들어 올리고 땀을 흘리고 밀어내지 않으면, 재진입할 때의 맹렬한 열기와 충격은 이겨 내더라도 캡슐에서 내릴 때는 한 마리 종이학처럼 맥을 못 춰 끌어내려질 것이다. - P24

우주에서 6개월을 보내고 나면 엄밀히 말해 지구에있는 사람보다 0.007초 덜 늙는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5년, 10년은 더 늙는다. 현재로서는 그렇게 이해할따름이다. 시력이 약해지고 뼈가 삭을 것이다. 이렇게열심히 운동하는데도 근육이 위축될 것이다. 피가 엉기고 뇌액의 흐름이 달라진다. 척추가 늘어나고 T세포는재생에 애를 먹는다. 신장 결석이 생긴다. 이곳에서는입맛도 잘 돌지 않는다. 부비강은 죽을 맛이다. 고유감각이 흐려져 눈으로 보지 않고는 신체 부위가 어디 달렸나 알기 힘들다. 몸이 이상하게 생긴 체액 자루가 된다. 체액이 상체에는 너무 쏠리고 하체에는 부족해진드. 안구 뒤쪽에도 몰려 시신경을 압박한다. 수면이 반란을 일으킨다. 장내미생물균이 새로운 박테리아를 키운다. 암 발병 위험이 올라간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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