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 중 하루는 엄마와의 데이트다. 동네에 새로 생긴 빵집은 브런치와 식사가 모두 가능한 곳이었고, 이참에 엄마 브런치 사드리자, 하고 모시고 갔다. 엄마는 브런치가 뭐냐 물으셨고 엄마 breakfast 가 아침이고 lunch 가 점심인데 그 두개를 합쳐서 brunch 라고 하고, 우리 말로는 아침겸 점심이란 뜻이야, 라고 설명해드렸다. 엄마는 곧 잊고서는 브런치가 뭐라 그랬지? 다시 물으셨다. 아마도 친구분들 만나면 자랑을 하고 싶은데 제대로 자랑할 수 없을 것 같아 좀 초조하신가 보았다. 우리 엄마, 내가 아니면 세상의 많은 것들을, 당신의 딸이 당연하게 하는 모든 것들을 모르는 채로 지나칠 엄마, 나는 그런 엄마께 해드릴 수 있는 건 뭐든 해드리고 싶어 미술관에 모시고 갔고, 호텔에 모시고 가 와인을 따라 드렸고, 비행기를 태워드렸고, 브런치도 사 드렸다. 


와인이나 맥주를 팔면 곁들이고 싶었는데 이 레스토랑은 주류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파스타와 샐러드만 주문했다가 모자랄 것 같아 햄샌드위치도 주문했다. 커피는 집에서 마시지 뭐, 하고 건너 뛰었다가,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지, 하고 커피 까지 주문하니, 하하하하, 엄마랑 둘이 식사에 4만원 가까운 돈이 나왔다. 커피가 영 아까웠지만, 엄마는 커피가 나오자마자 드시고는 뜨거운 걸 마시니 너무 좋다 하셨다. 그래, 돈 아끼지 말자. 열심히 돈 벌어야지.





- 휴가의 첫날은 창원에 있는 친구네로 갔다. 코로나 때문에 우리는 거의 일년만에 만나게 되었고, 오랜만의 방문이니만큼 꽃다발을 주문해 들고 갔다. 친구들은 다행스럽게도 꽃다발을 너무 좋아해주었고! 나는 먼 데서부터 들고간 보람을 느꼈다.

어릴적에는 꽃 선물이 돈아깝다 느껴졌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꽃 선물은 실패하지 않는 선물이 되어 있었다. 남자든 여자든, 꽃 선물을 하면 받는 이는 모두 기뻐하였다. 절대 실패하지 않을 선물, 그게 바로 꽃이었다. 꽃을 받는 이들은 다 좋아했다. 모두다 꽃 선물은 아주 오랜만이라고 혹은 처음이라고 했다. 꽃은, 최고의 선물이다.






- 8월은 내 생일이 있는 달이다. 나는 내 생일이 있기 때문에 여름을 가장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해왔다. 나는 어릴 때부터 여름을 좋아했고 그 마음은 한 순간도 변한 적이 없다. 나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쉽게 마음을 주는 편은 아니지만, 정말 좋아한다면 그 사랑은 좀처럼 시들줄 모른다. 여름은, 내가 계절을 좋아한다는 걸 인지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싫었던 적도 없고, 미웠던 적도 없다. 여름은 정말이지 최고다. 


생일은 9일(내일이다)인데, 창원의 친구들은 케익을 준비해 축하해주었다. 올해 생일은 너희들이 가장 먼저 축하해주네. 나를 포함한 친구 네명은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나는 소원을 빌었다. 




- 그리고 부산. 아, 이 부산 모임은 정말이지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처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할 때는 우리가 만나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그런 건 계획에 없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참여해서 꾸준히 인증을 하자 새로운 마음이 자라기 시작했다. 내가 선정하는 책들, 결코 읽기에 쉽지 않은 책들인데, 이 사람들은 그걸 사고, 읽고, 글을 쓰고 있었다. 소위 벽돌책이라고 하는 것들을, 부지런히 자기 힘닿는데까지 읽는 모습들에 나는 너무 감사했고,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 역시도 계속할 수 있었다. 누군가가 함께 해주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책임감 있게 모든 책들을 그 달안에 완독할 수 있었고, 이런 시간들이 계속되자 이렇게 이 시간을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한 번쯤은 수고를 표현하는 자리를 가져야겠다 생각했고, 그렇게 작년 연말에 우리는 처음 만났더랬다. 이른 저녁시간에 만났는데도 우리는 수다에 수다를 거듭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내년에도 이거 계속 할까?' 물었는데 모두다 함께 하자고 했고, 그렇게 2020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 사람들, 만나고 나니 뭔가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더 의욕이 생긴다. 한 멤버는 다음달 정해진 책까지 미리 다 사두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두 번의 만남을 거쳐, 늘 만남이 짧았다는 생각을 하던 차, 한 멤버의 '호캉스 하자'는 제안에 덥썩 그러자고 한다. 그렇게 부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늘 부산에서 서울로 오던 멤버를 위해 부산으로 정했지만, 아니 그 먼 길을 다들 오겠다고 단번에 대답하고, 하하하하, 다 와버렸다. 누군가는 휴가를 내야 했는데도 기꺼이 와주었다. 이 사람들 뭐지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이틀을 위해, 아침에 커피를 내려서 모닝커피를 대접하면 어떨까, 캐리어에 드리퍼와 서버를 넣고, 커피를 넣고 갔지만, 나를 포함한 일곱명 모두가 커피를 반겨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 캐리어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그래 서너명은 반길 수도 있지, 가져가보자, 하고 챙겼는데, 하하하하, 부산 숙소에 도착한 첫날, 아직 음식과 술이 도착하기 전, 혹시 .. 커피 .. 내릴 수 있는데 마실 분? 하자 모두가 환호하며 좋아했다. 커피 생각이 간절하던 참이었다고. 아니, 다들 커피를 좋아하는거야. 맙소사!











우리는 먹고 마시고 깔깔대고 웃다가 밤이 되자 밤바다로 나갔다. 다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좋다고 꺅꺅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지르고 느닷없이 춤을 추고(응? 누가?) 함께 모여 사진을 찍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데, 멤버1이 제로 콜라를 사가지고 오겠다 하고 멤버2는 담배를, 멤버3은 와인을 사가지고 들어오겠다고 한다. 그렇게 세 명을 내보내고 나머지 네 명만 들어와서 얼른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2차 상차림을 준비했다. 그릇을 꺼내고 과자를 올려놓고... 그런데 아직 저 세 명이 돌아오질 않아, 나는 다른 멤버들에게 "이 사람들 왜 안와, 자기들끼리 베라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들어오는 거 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고 다른 멤버들이 "그런가봐"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사람들 케잌을 사가지고 들어오는거야. 나는 여기서 케익이 왜 나와? 영문을 몰라 어쨌든 반기는데, 한 멤버가 내 생일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나를 제외한 여섯명이 내 생일을 축하해주기로 했던 것. 그런데 나는 '그사람들 베라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온다'고 한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람 참 모지리다 모지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까지 일곱명이 모인 곳에서 나는 생일 축하를 받았다. 모두 함께 노래를 불러주었고, 나는 케잌의 촛불을 껐다. 이 순간은 매우 놀랍고 고마운 순간이었는데, 돌이켜보면, 이렇게 여러명으로부터 한꺼번에 축하를 받는 자리가 거의 20년만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생일이라고 하면 여러명이 모여서 함께 축하해주고 파티하고 노래방 가고 그랬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소모임으로만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가족들끼리 혹은 친한 친구들끼리. 아마도 최근에 가장 여러명은 나의 샹그릴라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은데, 이렇게 일곱명이나 되는 자리에서 축하를 받다니, 와, 너무 오랜만에 찾아온 순간인거다. 내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마워요, 여러분. 잊지 못할 좋은 시간이었어요!! 



엊그제 남동생을 만나 이 일을 전했는데, 우리 큰 누나 정말 잘 살고 있다고 말하더라. 정말 그런 것 같다.

우울한 날들도 찾아오지만, 사실 나는 많은 순간, 나 정말 잘 살고 있구나, 생각한다. 





- 그리고 편지!

휴가를 마치고 엄마와의 식사도 마치고 오랜만에 화장대 위를 정리하고 방을 청소했다. 서재방에 와서는 사두고 안읽은 책들을 정리하려는데, 아이고야, 포기했다. 다시는 책을 사지 않겠다 불끈불끈 마음 먹고 아무데나 쑤셔박았다. 그리고 책상위에 흩어진 내가 받은 편지들을 모아 편지함에 넣기 위해 오랜만에 꺼냈다. 학창 시절 받은 편지들은 모두 태워버린 지 오래고, 이 편지함에는 다락방 이유경이 받은 편지들만이 모여 있었다. 오랜만에 꺼낸 편지함을 보니 또 편지가 읽고 싶어지잖아? 나는 철푸덕 주저 앉아 편지들을 꺼내 읽는다.

(노출된 주소는 지금의 내 주소가 아니므로 굳이 지우지 않음)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태국.. 각지에서 친구들이 편지들을 보내주었고 우편을 통해 받은 편지 직접 만나 건네받은 편지들도 있었다. 어떤 편지들은 아니, 내가 이런 편지를 받았단 말야? 하게 만들었고 어떤 편지들은 으- 이런 일도 있었지, 했다. 누군가와는 지금 연락이 끊기기도 했지만 누군가와는 여전히 좋게 이어지고 있기도 했고, 어떤 편지들은 흐음, 이제 태워버릴까, 하기도 하였다.





아주 많은 카드들을 알라디너들로부터 받았다. 책을 선물할 때 보내는 메세지였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알라딘을 통한 메세지카드는 큰 단점이 있었는데, 보내는 이가 굳이 적지 않으면 날짜와 보내는 사람이 표기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어떤 이들은 자기 이름을 적고 날짜도 적었지만, 대부분은 자기 이름도 날짜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나 많은 카드들 속에서 내용만으로 짐작이 가능한 메세지들도 있었지만, 이런 건 도저히 누가 보낸건지 아무리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알 수 없었다. 

이거, 누가 보낸건가요? 누구십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군지 모르겠어요...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모르겠네요... 전혀, 짐작이 전혀 안돼요. 

여러분, 그래서 내가 생각한건데, 편지를 쓸 때는 반드시 보내는 이와 날짜를 적자! 내용을 적고 일자를 적자. 이를테면,


2020년 8월 8일 다락방 드림.


이런 식으로 하자. 이렇게 표기한 사람들의 편지나 메세지를 읽으면 나는 금세 그 날로 돌아간단 말이야. 아아, 2009년에 이랬구나, 2010년에 이 사람이 나에게 이런걸 보냈구나, 하게된단 말이지. 여러분 편지를 쓸 때는, 이름과 날짜를 빼먹지 말아요! 그 순간 마음을 담아 놓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잊혀지는 건 좀 아쉽잖아요. 설령 이제는 더이상 보지 않는 사이가 되더라도, 그 때 그 시간에 우리가 다정함을 나눴다는 것은 간직하기로 합시다... 유 가 릿?



그러고보니 나로부터 가장 많은 편지를 받은 사람에게 나는 꼬박꼬박 아주 잘도 날짜를 적어 주었던 것 같다. 내 이름 까지도. 그건 아직 그 사람의 책상 서랍 속에 그대로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니 모두 다 태워버렸을지도 모르겠네. 꾹꾹 눌러 담은 내 마음은 그렇게 산산조각 나서 공중분해 되었을까?



여러분, 편지를 쓸 때는 이름과 날짜를 반드시 적어주세요! 오케이? 그래야 내가 나중에라도 기억합니다. 





- 휴가 중 하루는 부산남을 만나 시간을 보냈는데, 아니 이 사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섬주섬 가방을 열더니, 이걸 가져왔어요, 한다. 으응? 뭘 가져왔다는거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는 수줍게 책 두 권을 꺼냈다. 이 시대의 명저자, 이유경의 책들이었다. 




















오랜만에 책 두 권에 나란히 싸인을 했다. 아주 오랜만이네. 하하하하, 잘 지내니, 내 책들아.. 행복해야 해........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 말고.





- 부산의 밤이 깊어갈 때 우리는 노래를 불렀다. 에일리의 노래를 불러준 멤버의 그 목소리가 기억에 남고, 제일 처음 부른 멤버의 그 노래가 여전히 생각난다. 이소라가 부른 것보다, 그 멤버가 불러준 노래가 훨씬 좋았다. 이 노래는 내게 이소라의 노래이기 보다는 그 멤버의 노래다.









내 차레가 되었을 때 나는, 대학 졸업여행 때 생각하며... 소주병에 숟가락 꽂고 불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도무지 흥을 어쩌지를 못하는 둠칫 두둠칫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휴가가 끝나가고 있다. 이 순간에도 휴가는 저만치 가버린다. 냉장고에 컨디션 몇 병을 넣어두었는데, 아까 그걸 보는 엄마에게 "엄마 오늘 나랑 진탕 술마시고 내일 아침 컨디션 먹자"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악의 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휴가동안 내게 독서는 없다. 있는 거라고는 술 뿐! 그리고 내가 만든 여름 샐러드. 히힛.



또 너무 한가득 만들어서 엄마가 제발 너는 그러지좀 말라고 했다.............





- 올해도 어김없이 오빠는(?) 내게 사고 싶었던 책 다 말해봐, 해줬고 나는 그렇게 리스트를 건넸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아 겁나 잘살고 있어, 나. 진짜 짱이야. 내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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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08-08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의 여름휴가를 이렇게 재미읽게 본건 처음인것 같아요!ㅎ
미리 생일 축하드립니다!ㅎ

다락방 2020-08-09 11:19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글쓴이가 재미있게 휴가를 보낸 덕분에 읽는 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는가 봅니다. 즐거이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생일 축하도 감사드려요! >.<

syo 2020-08-08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산남 저거저거 여간 잔망스러운 게 아니야?

다락방 2020-08-09 11:19   좋아요 1 | URL
수줍게 가방에서 책을 꺼낼줄은 제가 또 미처 몰랐지 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호랑이 2020-08-08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생일 축하드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

다락방 2020-08-09 11:19   좋아요 1 | URL
헤헷. 생일 축하 감사합니다. 오늘은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었어요. 생일 너무 좋아요!!

단발머리 2020-08-0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여행기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네요. 읽는것 만으로도 너무 흥이 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둠칫 두둠칫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냥 즐겁네요^^

다락방 2020-08-09 11:20   좋아요 0 | URL
마냥 즐겁다 하시니 저 역시 마냥 좋네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행을 자주 가야 여행기를 쓸텐데... 이거 원 여행을 통 갈 수가 없으니 ㅠㅠ
우리 즐겁게 살도록 합시다, 단발머리님. 즐겁게 지냅시다!!

수연 2020-08-08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샐러드 아.......... 샐러드야 기다리렴.......

다락방 2020-08-09 11:20   좋아요 0 | URL
저 샐러드 단순한데 너무 맛있어요. 나중에 제가 독립하고 집에 여러분 초대하게 되면 저거 꼭 해드릴게요. 으하하하

얄라알라북사랑 2020-08-09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NS로 날아오는 커피쿠폰 100000개보다도 저런 손편지 10개면 훨씬 마음의 부자,행복할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0-08-09 11:21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편지 읽으니까 기분이 새록새록 하더라고요. 이토록 많은 사람들과 이토록 다정한 마음들을 주고 받았다니.. 하면서요.
헤헷. 축하 감사합니다!

비연 2020-08-09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이 글의 압권은 부산남이 아닐까 싶은데요. 부산남이라 부산남이라 ㅎㅎㅎㅎㅎ

다락방 2020-08-10 08: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라 더 할 말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8-10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즐거운 휴가를 보내셨군요! 남의 휴가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나게 읽은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222
하루 늦었지만 생일축하해요.

다락방 2020-08-10 14:35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제가 재미난 휴가를 보내고나니 잠자냥 님이 재미난 휴가 이야기를 읽게 되시는군요. 앞으로도 더 재미있게 살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에서 산 커피, 드리퍼, 여과지, 책.
그리고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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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8-04 1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죄인들은 나와 사약을 받으라.....

단발머리 2020-08-04 15:08   좋아요 1 | URL
이 잔을 원샷한 후 부디 한 잔 더!!!

비연 2020-08-05 12:44   좋아요 0 | URL
집에서도 저러고 먹으려다가 그냥 머그컵으로 먹기로.
역시 사약(?)은 함께 해야 맛인 듯 ㅋㅋㅋㅋㅋ

syo 2020-08-04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알라딘에서 산 책을 알라딘에서 산 커피와 함께 마시고 있는데 잔이 없어서 사발에 먹네..... ‘알라딘‘에서 산 책을 ‘알라딘‘에서 산 커피와.... 에헴. 에헴.

비연 2020-08-05 12:43   좋아요 0 | URL
에헴에헴 ㅎㅎㅎㅎ

공쟝쟝 2020-08-04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심지어 이 책을 알라딘 통해서 샀단 말임다!

잠자냥 2020-08-0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저 사발 7개도 챙겨 가신 겁니까?!

다락방 2020-08-09 14:21   좋아요 0 | URL
설마요. 숙소에 저희 커피 마시라고 준비되어 있더군요. 컵 대신 사발... ㅋㅋㅋㅋㅋ

수연 2020-08-04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죄인 이 사약 향미가 아직도 어른거리옵니다. 다음에 또 응응?! 🙂

비연 2020-08-05 12:43   좋아요 0 | URL
다음에 또 응응?! 2 ㅎㅎㅎㅎㅎ
 

신상 털릴까 두렵지만 우리 더덕단 부산 모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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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8-03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겟타님 표정 겁나 뇌쇄적이다.....

공쟝쟝 2020-08-03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스로 이 모임에서 짤리지 않은 더덕단 멤버 7 보이네요 ㅋㅋㅋ

수연 2020-08-03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쁘다!!!!!!!!

syo 2020-08-03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 다리 놓고 온 멤버 자수하세요.

syo 2020-08-03 20:24   좋아요 0 | URL
자수합니다

공쟝쟝 2020-08-03 20:24   좋아요 0 | URL
다섯명밖에 왜 안보이니...

비연 2020-08-03 20:25   좋아요 0 | URL
둘은 다리 놓고 온 걸로 보이는데 하나가 쇼님?

비연 2020-08-03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미모 출중 나타남 ㅎㅎㅎ

단발머리 2020-08-05 14:11   좋아요 0 | URL
실물이 훨씬 낫더라는 소문 있던데요.

테레사 2020-08-0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궁금 ㅜㅜ더덕단은 무엇인가요

다락방 2020-08-09 11:22   좋아요 0 | URL
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하는 분들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첫 모임을 더덕구이 집에서 하는 바람에...

잠자냥 2020-08-03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신상 다 털렸어요. ㅋㅋㅋ 부산 앞바다 오늘 더덕단 만취객으로 대소동. ㅋㅋㅋ

다락방 2020-08-09 11:22   좋아요 0 | URL
어휴 신상 다 털릴 거 알면서도 이렇게 사진을 올린 제가 잘못했습니다. 너무 취하는 바람에 그만 이런 실수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0-08-0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령사진입니까^^;;;;;;;;;

다락방 2020-08-09 11:22   좋아요 0 | URL
지나가던 분께 찍어달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저런 사진이 나왔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08-04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8-09 11:23   좋아요 0 | URL
지나가던 분이 찍어주신 사진인데 어떻게 나왔나 보다가 이런 사진이 있다는 걸 똭! 발견하고 웃었어요. 하하하하하

블랙겟타 2020-08-0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 오셨군요..ㅋㅋㅋㅋ
 

동남아같은 부산에서 혼자 호텔. 개꿀! 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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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3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0-08-03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남아인줄 알고 개부럽...하다가도 개부럽네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8-03 11:20   좋아요 1 | URL
어제 부산의 뜨거운 거리를 걸으며 땀흘리는데 만족감이 훅 오더라고요. 동남아를 대체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8-0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돼지국밥 한그릇 하셔야죠. ㅋㅋ 근데 사진을 보다 궁금증 하나. 저... 드립퍼랑 다 챙겨가신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사람 진짴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8-03 11:22   좋아요 1 | URL
아놔 ㅋㅋ 이렇게 날카로운 분이시라니 ㅋㅋㅋ 제가 휴가를 여기저기서 보내면서 여러 사람들 만나기도 할거라 캐리어에 챙겨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챙기면서도 미친게 아닌가 싶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호텔방에 놀러온 친구에게 이미 한 잔 내려줬어요. 알라딘 커피를 새로 사서 가져왔답니다? 모모스는 여기서 충동구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리어 너무 무거워요 잠자냥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8-03 11:27   좋아요 0 | URL
아놔 진짜 ㅋㅋㅋ 캐리어에 드립퍼랑 드립서버랑 여과지랑 원두 200그램 챙겨서 다니는 여자는 또 처음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언제는 커피 내리는 거 성질 나서 못해먹겠다던 인간이 ㅋㅋㅋㅋㅋ 여행지까지 챙겨서 다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행 끝나면 바리스타로 거듭나는 거 아닙니까? ㅋㅋ 휴가 즐겁게 보내세요.

다락방 2020-08-03 11:35   좋아요 1 | URL
저 작년에 제주에서 친구들 만날 때는 치즈칼과 치즈도마도 챙겨갔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다 팔자인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람돌이 2020-08-0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부산!!!! 저는 주말에 부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휴가 갔다와 지금 출근인데요. ㅎㅎ 모모스커피 보고 반갑네요. 모모스 커피 비싸지만 맛있죠. ㅎㅎ
부산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 동남아같은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즐겁게 쉬다 가세요. 혹시 필요한거 있으시면 물어보셔도 돼요. ㅎㅎ

다락방 2020-08-09 11:24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저는 다행스럽게도 날이 좋을 때 부산에 잇었습니다. 제가 부산을 떠난 뒤로는 다시 비가 엄청 오고 있대요. 이번 여름은 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비가 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지금은 서울 저희집이고요 내일 출근을 앞두고 무거운 마음으로 있습니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그래서 좋은데 또 그래서 싫기도 해요. 벌써 휴가 끝에 출근이라니 ㅠㅠ

moonnight 2020-08-0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행복한 휴가 보내셔요^^ 저는 코로나 이후 6개월만에 어제 처음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어요. 대취ㅎㅎ^^;;;;

다락방 2020-08-09 11:25   좋아요 0 | URL
기대이상으로 행복한 휴가를 보냈어요. 행복했지만 이제 다시 출근해야 할 시간이 찾아와서 너무 슬프네요. 어제는 그런 슬픈 마음으로 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속이 아파요... 하하하하하

블랙겟타 2020-08-0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호텔이 제일 개꿀이죠 ㅋㅋㅋ
다락방님 남은 휴가도 잘 보내세요~

다락방 2020-08-09 11:25   좋아요 0 | URL
휴가 다 끝났어요. 우앙 ㅠㅠ
 















여러가지 이유로 나는 이 책을 매해 읽는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지점에서 내가 웃고 또 새로운 지점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너무 여러번 읽어서 더이상 새로운 지점이 없지 않을까, 했는데도 또 새로운 지점들을 나는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 책 속의 주인공 '에미'는 내가 아는 가장 '마음이 열린'사람인데, 그래서 나는 그녀가 나와 비슷하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그녀는 열린 상태였다'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나는 마음을 닫고 싶었다. 나야말로 에미처럼 늘 열려있는 사람이었는데 닫아야겠다 결심하니,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환기도 시킬 겸, 최대한 활짝 열어놓아야겠다고 생각한거다. 마음을 열어둔 상태라는 게 무엇인가, 를 생각하면 어김없이 에미가 떠오르고 나는 그렇게 책장을 넘긴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책은 에미가 잘못 보낸 이메일을 통해 '레오'라는 남자와 소통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에미는 정기구독을 취소한다는 메일을 잡지사에 보내는데, 태어날때부터 왼손잡이인 그녀가 중간에 오른손잡이로 교정을 당해야 했고, 그래서 피치 못하게 왼손과 오른손이 싸우면서 키보드의 e 와 i 를 경쟁하듯 눌러대, 그녀의 메일은 엉뚱한 언어학자 레오에게 닿는다. 당연히 잡지의 정기구독은 취소되지 않았고, 그래서 에미는 재차 취소 메일을 보내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이번에도 역시나 경쟁하듯 e 와 i를 눌러 또! 레오에게 닿는다. 이에 레오는 너 아마도 스펠링 잘못 써서 실수하는 것 같아, 나는 잡지사가 아니라 사람이다, 하고 답을 보낸다. 에미는 그런 레오에게 알려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바로 여기서 이 메일의 왕복은 끝났어야 한다.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런 수순이다. 이런 일 자체가 흔한 건 아니지만, 만약 이런 일이 나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생겼다면, 이렇게 잘못을 인지하고 나서, 그래서 상대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나면, 그러면 더이상은 진행되지 않았을것이다. 



그러나 이메일을 보낸 이력이 남아, 9개월후 에미는 또다시, 의도치 않게, 이런 메일을 레오에게 보내게 된다.




9달 뒤

제목 없음

즐거운 성탄절과 복된 새해 맞으시기를 에미 로트너가 빌어 드립니다. -p.11



에미는 홈페이지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었고, 고객들에게 이렇게 단체메일을 보낸 거다. 레오는(하하) 이 메일을 받고 그냥 넘길 수도 있었을 것이고, 아마도 대부분이 그냥 넘겼을 테지만, 이런 답을 보낸다.



2분 뒤

Aw:

에미 로트너씨, 우리는 아는 사이라고도 할 수 없는데, 이렇게 지극히 독창적인 단체메일을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드리자면, 저는 제가 속하지 않은 집단 구성원에게 보내는 단체메일을 좋아하거든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레오 라이케. -p.11



하하하하, 나는 만약 레오로부터 저런 이메일을 받았다면 웃었을 것이고-이렇게 지극히 독창적인 단체메일!-, 그리고 역시 답장을 보냈을 것이다. 에미 역시 레오에게 답장을 보내고 그리고 그렇게 그들은 두어통쯤 왕복한 뒤에 또 끊어질 뻔했다. 끊어지는 게 역시나 더 자연스러웠겠지만, 우리의 에미는 38일 뒤에, 또다시 이메일을 잘못 보낸다.


사실 나는 이 부분에서는 에미를 좀 답답하게 생각한다. 이 부분만큼은 너무나 내 취향 아니다. 내가 이런 실수를 했다는 걸 안다면 나는 그 뒤에 '나는 여기서 실수했었지'라고 다시 생각해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부러, 내 의지를 담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실수를 할 순 있지만, 스펠링 잘못 써서 이메일 자체를 잘못 보내는 일을 이렇게 여러차례 반복하는 건 정말이지 내 취향이 아니다. 나는 했던 잘못 또 하는 거 싫어하고 했던 실수 또 하는 거 싫어하고, 그래서 상대로 하여금 잔소리 하게 만드는 걸 지독하게 싫어하기 때문에, 내가 상대에게 그런 식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인거다. 나는 했던 말 또 하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그런 일이 몇차례 반복되면 애정 자체가 식어버려서, 아무리 연애상대라고 해도 정나미가 떨어져버려. 반면 한 번 말했을 때 캐치하고 다시 그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설사 잘못을 했을지언정 고치려고 노력하는 점을 높이 사서 매우 애정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부분은 상대와 내가 주거니받거니가 잘 되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과거 나의 어떤 연인은 매우 훌륭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나는 그가 어떤 잘못 혹은 실수를 했을 때 그 지점에 대해 그애게 얘기했고, 그는 다시는 반복하지 않았다. 그는 내게 '너는 한 번 지적했으면 다시 말하지 않네' 라고 시간이 흐른 뒤에 얘기했었고 나는 그런 그에게 '한 번 말하면 니가 다 알아들으니까'라고 했었다. 그런데 또 이메일을 잘못 보내는 에미라니...



어쩌면 에미도 이런 실수를 평소에 하지 않는 사람일런지도 모른다. 하늘이 혹은 신이 혹은 운명의 흐름이 그녀로 하여금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또 하게 만들었던건지도 모르겠다. 에미의 인생 지금 이 시점에, 에미의 운명 지금 이 흐름에 맞춰 레오를 만나게 하기 위해. 네 인생 지금 이쯤에서 레오를 만나렴, 하고.




그리고 본격적으로 에미와 레오는 이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한다. 그들의 메일은 서로의 나이나 직업을 추측하면서 진행되기도 하고 우습지도 않은 우스개 소리들을 늘어놓기도 하고 또 좀 관심이 생기려고 한다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오래전에 이 책을 읽고 매우 좋아하는 나의 다정한 친구는,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이 독일 소설이, 한국 번역가 '김라합'에게 단단히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했다. 제목부터 다정하게 바꿔놓아 그렇기도 하지만(원제는 '북풍'이다), 이런 문장들은 도무지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잖아.



당신은 '진부한 크리스마스 단체메일' 신경증을 앓고 계시는군요. 어쩌다가 그런 신경증이 생긴 걸까요? '즐거운 성탄절과 복된 새해'라는 말을 들으면 죽도록 마음이 상하나요? -p.27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죽도록 마음이 상하나요, 같은 표현은 너무 좋지 않은가. 나도 언젠가 꼭 써먹을테다. 언젠가 메일이나 문자로 혹은 내 목소리를 통해 상대에게 '죽도록 마음이 상해?'하고 놀려야지. 잊지 말아야 할 표현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서로의 나이도 잘 모르고, 싱글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거의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주고받는 메일은 서로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레오는 자신이 그렇다고 솔직히 인정한다.




에미, 변명부터 할게요. 사실 당신에게 날마다 메일을 썼어요. 보내지 않았을 뿐이지요. 아니, 보내지만 않은 게 아니라 다 지워버렸어요. 말하자면 제가 우리 대화에서 힘든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제가 당신, 신발 치수 37인 에미라는 여자에게 서서히, 그저 얘기 상대라는 틀에 맞는 선을 넘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겁니다. -p.29



아마 대부분이 그런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관심있는 상대(뭐 이런걸 썸남이나 썸녀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겠다)와 주고받은 이메일이나 문자메세지를 허구한날 들여다보는 일. 시간만 나면 들여다보고 사실 누가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내용인데 피식피식 웃게 되는 일. 아마도 연애과정을 통틀어 가장 반짝거리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나의 경우는 그런 순간들이 너무 좋아서 그런 이메일이나 문자를 내버려둔다. 나는 아직도 2007년의 이메일까지 가지고 있다. 문자메세지 역시 마찬가지인데, 아이폰이 망가지면 다시 아이폰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건, 내가 유료서비스로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는 사람이고 간직하고 또 간직하는 사람이며 되새기고 또 되새기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나와 같은 마음으로 오히려 지워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안다. 레오가 위에서 말한것처럼 차라리 다 지워버리는 사람이 있는 거다. 자꾸 들여다보게 되니까. 다른 일 해야하는데 자꾸 들여다보게 되니까 차라리 지워버리는 거다. 볼 걸 없애버리는 거야. 이것도 너무 귀엽지 않나. 하하하하하. 지워야만 보지 않을 수 있는 어떤 쪼꼬미 의지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도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자꾸 들여다보게 돼서 부러 다 지워버린다고 했던 남자가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귀여워. 밥은 먹고 다니니? 오늘 누나는 동태탕에 곤이를 추가해서 먹었어. 아주 맛이 좋았단다. 밑반찬들도 오늘은 다 너무 좋았어. 오이고추도 쌈장에 찍어 맛있게 먹었는데, 아이고 두번째 고추는 맵지 뭐니?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언젠가 모든게 괜찮아지면 동태탕에 곤이 추가해 사줄게. 아마도 그간의 인생이 어땠는지를 얘기하기 위해서 우리는 소주도 좀 시켜야 할 것 같구나. 회사 앞으로 와....동태탕 맛집 있어. 알도 좋아해? 나는 알은 좀 싫어. 그 많은 생선의 후손들이 뱃속에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잔인해도 너무 잔인해지는 것 같아서 말이야.....






왜 동태탕을 얘기하고 있지?




다시, 에미로 돌아가면.

나는 에미가 더 큰 행복을 바랐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에미는 현재 행복했다. 남편과 아이들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일도 있었고 정해진 일상이란 것도 있었으며 남편과 역할분담까지 익숙하게 되어 있었다. 누가 묻는다면 에미도 거리낌없이 나쁘지 않은 인생이라고 할것이고 누가 보기에도 에미는 나쁘지 않은 삶을 산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과 타인이 보는 것 다 무슨 소용일까. 우리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시점에 '그러나 더 행복해지고 싶다'고 요구하기도 하지 않는가. 나는 에미가 잠정적으로 더 행복해지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자신을 활짝 열어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을 열어두면서 즐겁거나 기쁜 일이 다가오려고 할 때, 거기에 대한 방어책 없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에미가 이메일을 실수로 보낸 것은, 말그대로 의도치 않았던 실수였지만, 하필 그 메일이 레오에게 날아들었고, 그리고 레오가 답장을 보냈고, 그리고 그 뒤의 일들이 일어난 것, 에미가 레오의 이메일을 결국 죄다 출력해 가지고 있게 된 것, 그 모든 것은 그 순간순간 에미가 원하던 바였고 에미의 의지였다. 에미는 레오를 알고 나서, 레오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나서부터는 레오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 시간을 행복해했다. 남편 베른하르트가, 차라리 쟤네 둘이 만나는게 이걸 끝내는 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에미와 레오는 이메일에 집중했다. 이메일을 보내고 답메일이 오는 그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삶의 가장 큰 중심이었다. 에미는 결코 불행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더 큰 행복을 원하는 사람이었음에는 틀림이 없고, 그리고 무언가 자신에게 찾아들려고 할 때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며 낚아채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요구하고 원하고 바라는 게 무언지 아는 사람은, 그래서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게 무엇인지도 아는 법이다. 베른하르트도 레오도 다 에미에 대해 판단 실수를 할 때, 에미만큼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에미는 레오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이 지금 하는 게 뭔지 분명히 알고 있다. 에미는 열려있고, 열려 있었다.



자, 뭐든 와봐, 뭐가 됐든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거라면, 나를 더 즐겁게 만들거라면, 기꺼이 받아주마.



라는 마인드가 장착된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에미가 좋다. 에미는 레오를 좋아하면서 한 순간도 비굴해지지 않는데, 그건 에미가 에미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에미는 어느날의 레오의 이메일을 받고서는 이 이야기 좋네요, 라고 말한다. 레오의 지난 시간에 관한 메일. 여자친구를 만나고 헤어지게 된 메일. 이 이야기 좋네요, 라고 서로가 서로에게 들려주는 얘기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면, 아마도 더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다시 읽어도 너무 재미있고 즐겁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만세만세 만만세다.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을 준비를 한다. 일단 활짝 열고서.

열어야, 닫을 수 있으니까.







밤새 방안엔 눈이 많이 쌓였어 

난 자장가에 잠을 깨어 눈을 떴지만 넌 이미 없었어 

밤새 마당엔 새가 많이 죽었어 

난 종이돈 몇장을 쥐고 전화를 걸어 천국을 주문했어

노래는 반쯤 쓰다 참지 못하고 태워버렸어 

나는 재를 주워 담아 술과 얼음과 마셔버렸어 

오 - 미안 오 - 이제 작별 인사를 해야지 

내 마음을 닫을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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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7-28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일 년 전에 이 책을 읽었어요. 그래서 알아들을 수 있는 글이라 좋네요. 며칠 전에 어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와, 다락방님 최애소설이야, 했어요. 누군가에게 어떤 책으로 기억되는 건 나름 흐뭇한 일 아닐까요? 예전엔 그런 시도로 같은 책을 열 명 넘게 선물하는 (줘봤자 읽지도 않을 거 부질없는) 짓도 해봤는데. 마음을 닫는다. 접는다. 놓는다. 왠지 슬픈 말들이네요.

라로 2020-07-29 03:38   좋아요 1 | URL
˝누군가에게 어떤 책으로 기억되는 건˝ 바로 이부분 읽고 어느새 반열 님 댓글에 또 댓글달고 있;;;
나는 어떤 책으로 기억될까? 생각해 봐도 없네요,,,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건, 그전에는 <올리브 키터리지> 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대프니 드 모리에의 책,,,이러니 나는 다락방 님과는 다른 사자자리였어. 그런데 나도 그런 책 있게 하고 싶어요....

반유행열반인 2020-07-29 07:39   좋아요 1 | URL
라로님 감사합니다. 저는 무엇이든 가능하다 만 읽어봤는데 좋다는 분 많으셔서 올리버 키터리지도 곧 읽어봐야 겠어요.

다락방 2020-07-29 11:52   좋아요 1 | URL
어떤 책으로 기억되는 사람이라는 건 너무 근사하지요. 그걸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사람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하게 되잖아요. 그러니 저절로 그렇게 되는가 봅니다. 저는 아주 오래전에도 이곳에서 재차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이었어요. 하도 추천하길래 읽어봤다,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올라오면 득달같이 달려가 보았더랬죠. 아련...
책이라는 게 저도 선물 받아보아서 알지만, 선물 받았다고 막 좋아서 바로 읽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읽고 같이 좋아해주면 기쁘겠지만 그런 일은 정말 드물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제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좋아하는 일도 드물고요....


Breeze 2020-07-28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척 좋아하는 책입니다. 이 책의 후속작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일곱 번째 파도>라고.
벌써, 읽으셨겠지요? ^^

다락방 2020-07-29 11:55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후속작 나오자마자 읽고 후속작도 여러번 읽었어요. 처음 읽었을 때는 뭔가 팬서비스 같은 책이구나 했는데 나중에는 가장 완벽하게 쓰여진 후속작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 일곱 번째 파도 너무 좋아해요! 그 책으로 검색해도 제 페이퍼가 우르르 쏟아질 겁니다. 후훗.

라로 2020-07-29 0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다락방 님 덕분에 열심히 읽었던 그 오래전 일이 떠오르네요!!!ㅎㅎㅎ 와~ 생각해보니 정말 오래되었는데 다락방 님은 매년 이 책을 읽으신다니!!!@@ 저 정말 너무너무너무 놀랐어요. 이 책을 정말 좋아하시는 군요! 갑자기 다락방 님에 대한 애정이 막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떤 책을 좋아하는데 (나도 아는 책) 그 책을 좋아한다고 하는 글을 자주 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은,,,이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다락방 님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니까 진짜로 자꾸 가까이 하는 그 마음이요. (뭐래?ㅎㅎㅎㅎㅎ)

다락방 2020-07-29 11:54   좋아요 2 | URL
저는 몇해전에 라로님이 좋아하셨던 [딸과 함께 오르는 산]을 땡투하고 구매한 기억이 나네요. 사둔지 오래지만 아직 읽지 않은 책 중에 역시 한 권입니다. 저는 라로님을 생각하면 딱, 딸과 함께 오르는 산이 생각나요. 그 책을 언급하셨던 게 너무나 인상적이었는가 봐요!

제가 위에 반유행열반인 님 댓글에도 달았지만, 좋아하면 어쩔 수 없이 자꾸 언급하게 되잖아요. 누가 시킨 게 아니어도 자꾸 말하게 되고 자꾸 보게 되고 그러잖아요.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하고 하고 또 해도 할 말이 넘쳐나잖아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저에게 그런 책인것 같아요. 자꾸 읽어도 늘 자꾸 할 말이 떠올라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저 로맨스 소설일 수 있을텐데 저한테는 볼 때마다 할 말이 생각나는 책이에요. 그래서 라로님의 말이 어떤 뜻인지 압니다. :)

2020-07-29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0-07-30 0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유명한(!) 매년 업데이트 된다는 세벽세시 리뷰 이군요.. 올해에도 만날 슈 있다니 ㅋㅋ 정말 애정이 느껴져요 ㅎ 전 이 소설이 연애소설일 줄 알았는 데, 뭔가 그렇게 정리하기에는 다른 영역의 관계인 듯 하군요.
그러고 보니 저도 그런 친구(정도가 좋겠어요.) 들이 있어요. 어떤 관계는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범주에는 들지 않아도, 참 절실하기도 마음을 웃게하게도 하지 않나요. 다락방님의 그런 관계에 대한 감상같기도 하다는 ㅎㅎ 아침에 촉촉해졋다..

다락방 2020-08-08 16:54   좋아요 1 | URL
이 소설은 사실 연애 소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긴 하지만요, 그렇지만 그 연애 소설이 저에게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또 감정에 빠져들게 해서 제가 너무 좋아해요. 저는 에미도 레오도 그리고 에미의 남편까지도 모두 이해할 수 있거든요. 저는 이 책에서 에미의 행복에 대한 욕망을 보고 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것도 생각해보게 돼요. 과욕과 판단 실수가 어떻게 사람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요.

우리 계속 촉촉하게 삽시다, 공쟝쟝 님!

에이바 2020-08-03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벽세시 리뷰 기억나요! 아마도 다락방님 리뷰 읽을 때 쯔음에서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레오로 열연을 펼쳤던(!) BBC 라디오드라마도 막 듣고 그랬던 기억이 새록새록...

혹시 에미였던가요? 남편(혹은 남자친구)이랑 집안일 가지고 티격태격하게 되는데, 세탁바구니에 양말을 뒤집어 넣는 걸로 싸우다가 결국 이별까지 가는 주인공이요. 문득 그 장면이 떠올라요. 주인공이 그 양말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막 털어놓는데요. 에미였는지 누구였는지...

야식으로 벨지안 초콜릿 와플 한입, 커피 한모금 하면서 읽는 다락방님 글, 정말 좋아요!!

다락방 2020-08-08 16:53   좋아요 0 | URL
야식으로 벨지안 초콜릿 와플에 커피 한 모금이라면 거기가 어디든 세상 천국일 것 같은데요, 에이바님! 게다가 저는 이렇게 에이바님을 알라딘에서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저는 기다림을 싫어한다고 말하면서도 기다림을 잘 해내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한자리에 버티고 있으니 에이바님이 다시 오셔서 글도 써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양말 뒤집어 넣는 걸로 싸우는 에피소드는 생각이 안나는데 만약 그렇다면 에미였을 확률이 높네요. 후훗.
저는 2권에서 레오에게 오랜만에 이메일 보내는 에미가 떠오르네요. 내 핸드폰을 안가져왔는데 네 집에 있는 옷에서 좀 찾아봐줄래? 하던 에미요. 저는 그 순간의 장면도 너무 좋아요.

BBC 라디오 드라마도 있었군요. 저는 연극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이메일만 주고받는 편지, 1권이 끝날 때까지 서로의 얼굴도 모르는 상태로 진행되는 건 문학으로 만나는 게 최고의 수단일 것 같지만 연극과 드라마 궁금하네요. 으흐흐흐.

비 많이 오는데 잘 지내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