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게다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엔 엄청 성실하게 교회를 다녔지만, 그것은 강제된 것이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그렇게 해야하는줄 알았기 때문에 다녔던 것이지, 내가 뭔가를 알거나 느끼거나 좋아해서 다닌 것은 아니었다. 이런 내가 매일 예배후 성경공부 시간에 참석했다해도 성경에 대해 알 리가 없다. 정확히 열다섯살 때부터였나, 교회 다니는 것을 멈추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고, 나중엔 치를 떨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신에 대해 어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가끔 태초에 신이 어떤 생각으로 이 세상을 만든걸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친가쪽 친척들은 절실한 크리스찬들이라 자녀들의 결혼에 대해서도 '크리스찬이 아니면 절대 안돼' 라는 마인드를 가지신 분들인데, 일전에 나의 엄마가 디스크 수술을 한다고 입원해 계셨을 때 큰아버지가 문병을 오셔서는 '하나님이 다 뜻이 있어서 아프게 한거다' 라는 말을 하는 바람에 남동생과 내가 거품 물고 쓰러질 뻔했던 기억이 있다. 여러가지 일들이 내게 있었고, 그것들중 어떤건 꽤 큰 일이라, 나는 지금 현재는 기본적으로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승우의 소설을 읽을 때면 기독교에 대한 나의 생각과는 별개로 성경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한다. 각설하고,


토요일에 경향신문을 읽었다. 읽으면서, 아, 너무 충격적이라 사진을 찍어봤다.




원문은 여기


친구를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었는데, 모세가 삼천명가량의 이웃을 죽였다는 출애굽기의 저 말이 사실일까, 한참을 멍했다. 우상을 숭배했다고 삼천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였다고? 진짜? 십계명의 첫번째가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였던가, 그런데 그러했기 때문에, 죽인거야, 정말? 이건...뭔가 부조리하지 않아? 너무 충격적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 실수를 계기로 다음번에 더 나은 행동을 할 수가 있고 또 더 나은 인간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신도 그런걸까. 그리고 모세도 그런걸까? 이 부분에서 나는 얼마전에 읽었던 단편집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가 생각났다. 길지만 옮겨보도록 하겠다. '미셸 투르니에'의 <당나귀와 황소> 의 한 부분이다.



"그럼 먼저 아브라함의 희생 제물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시험하기 위해 외아들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순종했죠. 그는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에 있는 산을 올라갔어요. 이삭은 어리둥절했겠죠. 나무도 가져왔고 불과 칼도 가져왔는데 도대체 번제물로 드릴 양이 어디에 있지? 나무, 불, 칼 ‥‥‥. 아니, 이럴 수가. 이것들은 저주받은 인간 운명의 성흔(聖痕)이잖아!"

"그보다 많은 것을 볼 겁니다." 가브리엘은 못과 망치와 가시면류관을 생각하면서 침울하게 말했지요.

"아브라함이 제단을 세우고 나무를 차례차례 쌓은 다음, 이삭을 나무 제단 위에 묶어 놓고 칼을 들어 그 하얀 목덜미에 갖다 댔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천사가 나타나 아브라함의 팔을 붙잡았지요. 그게 바로 나였습니다." 가브리엘이 말허리를 잘랐습니다.

"그렇죠, 물론 착한 천사니까요. 그렇지만 이삭은 친아버지가 자기 목에 칼을 겨눌 때 받은 충격에서 결코 헤어나지 못했어요. 시퍼렇게 번쩍이던 칼날 때문에 이삭은 눈을 다쳐 평생 시력이 좋지 않았으며 결국에는 눈이 완전히 멀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앋르 야곱이 아버지를 속이고 형 에서인 것처럼 행세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지만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당신은 어째서 자식 살해를 중단시킨 걸로 만족할 수 없었던 거죠? 피를 꼭 흘려야만 했습니까? 가브리엘, 당신이 아브라함에게 어린 숫양을 번제물로 쓰도록 주지 않았던가요? 하느님은 그날 아침 죽음을 목격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으셨나요?"

"아브라함의 희생 제물이 실패한 혁명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다음번에는 더 잘할겁니다." 가브리엘이 말했다.

"사실, 성스러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야훼의 비밀스러운 열정의 출처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카인과 아벨을 생각해 보죠. 두 형제가 모두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며 각기 자기가 수고해서 얻은 소산물을 바쳤어요. 카인은 땅을 경작하는 농부였으므로 과일과 곡식을 올린 반면에 목동이었던 아벨은 어린 양과 그 기름을 봉헌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죠? 야훼는 카인의 제물은 외면하시고 아벨의 제물은 기쁘게 받으셨어요. 왜 그랬을까요? 어떤 이유에서 그러셨던 거죠? 내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답은 단 한 가지뿐이에요. 야훼는 식물을 싫어하시고 고기를 좋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우리가 숭배하는 하느님은 육식만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그널 분으로 경배합니다. 화려하고 장엄한 예루살렘 성전을 생각해 보세요. 눈이 부실 정도로 거룩한 하느님의 지성소가 종종 도살장처럼 모락모락 김이 나는 신선한 피로 흠뻑 젖는다는 것을 아셨는지요? 거칠게 깎아 투박하기만 한 커다란 돌덩어리 제단은 모서리마다 뿔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고 희생 제물의 피가 빠질 수 있도록 여기저기에 가로질러 홈을 파 놓았죠. 축제를 베풀어야 할 때면 제사장들은 도살자로 변신하여 온갖 짐승의 무리들을 대량으로 살육합니다. 황소와 숫양과 숫염소, 심지어 비둘기 떼까지 모두 발작적으로 밀려드는 죽음의 고통에 전율하지요. 대리석 탁자 위에서 동물들의 각이 떠지고 내장은 화로로 던져지며 도시 전체가 연기로 자욱합니다. 북풍이라도 불어오는 날이면 내가 사는 그 산속까지 악취가 스며들어 가축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답니다." (pp.270-272)

















이 소설속에서는 당나귀가 화자인데, 그 당나귀는 베들레헴에서 예수가 태어날 당시 마굿간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아기의 탄생을 돕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고 요셉은 태어난 그의 아이가 친자임을 인정하고, 곳곳에서 사람들이 그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몰려든다. 그리고 사마리아 사람인 사일러스가 찾아오고, 사일러스는 선물을 바치며 위처럼 얘기하는거다.


나는 성경을 잘 모르고, 그러니 인용한 문장에 어떤 오류가 숨어있다해도 사실 찾아낼 수가 없다. 다만, 사일러스의 항의가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특히나 희생 제물에 대해 다음에 더 잘하겠다는 가브리엘의 말은, 이건 소설이지만, 소설임을 알지만, 야속하기 짝이없다. 삶과 죽음을 '실패' 로 다룰 수 있다니, 그것이 '시행착오'가 될 수 있다니. 누구나 실수하지만, 그 모든 실수들이 실수란 이유로 용납될 수 있는걸까. 책을 읽으면서 미셸 투르니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일러스는 동물을 사랑했다. 그래서 가브리엘에게 따졌다. 


"나의 주님이시여, 어떤 사람들은 내가 사람들을 싫어해서 산으로 들어갔다고 말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내가 은둔하게 된 것은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짐승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사랑한다면 인간의 사악함이나 탐욕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래요, 나는 평범한 농부라고는 할 수 없어요. 나는 가축들을 팔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습니다. 짐승들은 나에게 젖을 주고 나는 그것으로 크림과 버터와 치즈를 만듭니다. 아무것도 팔지 않아요. 이 선물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가난한 살마들에게 나눠 줍니다. 오늘 밤 나를 깨워 별을 보여 준 천사의 말에 순종한 것은 내 마음속에 있는 반항심 때문이에요. 이 세상이 돌아가는 꼴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종교의식에 대한 나의 반항심 때문입니다. 불행하게도 이런 상황은 거의 태고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아주 옛날 부터 있었기 때문에 변화를 불러오려면 엄청난 개혁이 필요할 겁니다." (pp.269-270)



나는 토끼털 장갑을 선물받고 따뜻하다고 생각했고, 고기를 먹으면서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은 불편하다. 내가 특히 더 동물을 사랑하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가끔 불편함이 찾아오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나는 인간을 더 사랑한다. 인간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모세가 삼천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인것이 몹시 부당하게 느껴진다. 시행착오라고 말한다면 더 화가날 만큼. 나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있는 만큼만 하자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그런데, 좀 더 해야 하는건 아닐까 싶어지는 것이다. 아 모르겠다. 나도 내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이 얘기 했다 저 얘기 했다 뒤죽박죽하는데, 그나마 정확한 표현을 찾자면 사일러스가 말했듯이 '종교의식에 대한 반항심' 정도인 듯하다. 내겐, 그게 있는것 같다. 정확히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모르는 상태로 그저 화만나는, 그런 상태의 반항심.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셨는데, 한 친구가 자신의 새로운 직업에 대해 설명했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프로의 냄새가 폴폴 나서 굉장히 근사하고 멋지게 느껴졌는데, 더 멋있었던 건, 그 친구가 '앞으로의 일' 에 대해서도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지금의 현재도 그 친구의 과거엔 미래였을텐데, 이것도 다 계획하고 있었고. 사람이 다 자기 살 길 찾아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만 멈춰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 저마다 잘하는 게 있다면, 그 친구가 잘하는 영역은 감히 내가 넘보지 못할 부분이란 생각도 들었다. 사소한 일화들을 자신의 시선으로 얘기하는 친구를 보며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졌는데, 같은 사람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나는 그 친구같은 분석을 내놓을 수 없는건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저 일을 할 만하니까 하고, 잘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했구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 그 친구의 새로운 일에 대한 얘기를 홀린듯이 들었다. 얘기를 들으면서도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머릿속이 복잡했다. 나도 뭔가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게 아닐까. 이대로 있으면 안되는 게 아닐까. 저마다 자기 살 길을 찾아가는데, 나만 너무 정지해있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에 몰두하다가,


택시비 21,000 원에 쓰러질 뻔했다. 아, 난 미래 설계 따위 되는 애가 아니다. 당장 닥쳐온 택시비에 멘탈에 충격이 다가왔어. 21,000원이라니. 이 금액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아, 오늘 중고샵에 책 등록하고나니 27,000원이 나오던데, 매입내역 뽑아 상자에 넣으면서, 이걸로 택시비 뽑았다, 하는 생각을 하고야 만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으로, 오늘 나를 제일 처음, 제일 크게 웃게 한 일.




당신에게 시 한 편을 적어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다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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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0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저도 종교의식에는 반항심이 생기긴 하지만
순수한 '믿음'이런거에는 -특히 이승우 책을 읽다보면- 호기심이 생기는거 같아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종교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과 동물이 귀한 생명을 잃고 있는지....

2.채식주의자 까지는 못되더라도 육식을 줄여야하다고 생각은 늘 해요..
담배 끊어야지 이러면서 에휴~하고 한개 찾아 피는것 마냥... ㅜ..ㅜ

다락방 2014-01-07 11:31   좋아요 0 | URL
종교 자체보다는 그 종교를 행하는 의식과 그 의식을 진행하는 신도들 때문에 종교가 본래의 빛을 잃는것 같아요. 전 지하철이나 지하철역에서 큰 목소리로 전도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좀 무서워요. 뭐든 극단적이고 광적인 건 무서운 듯..

채식주의자는 아직까지는 생각도 해보고 있지 못하고 육식에 대해서도 제가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은 아닌데, 가끔은 불편해요. <샬롯의 거미줄>에 보면 그런 말이 나오거든요. 거미가 잔인하게 파리의 피를 빨아먹지만, 거미줄로 돼지를 구하기도 한다고 말이지요. 세상사가 그런 이치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거리낌이 드는 건 아닌데, 토끼털이나 거위털...에 대한 얘길 들으면 불편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살아있는 동물의 털을 뽑는건 불편하고 왜 잡아먹는건 덜 불편한가..하면 또 모르겠고... ㅠㅠ

모르겠어요 ㅠㅠ

단발머리 2014-01-0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어느 알라디너 서재에서 <말할 수 없는 애인>이란 시집을 보고, 그 시집 관련 리뷰를 찾아보다가,
거기에서 다락방님의 페이퍼 2개를 읽고, 다락방님 방의 세계 문학 전집 현황을 확인하고,
인용해두신 '겨울 휴관'을 읽고, 아~~ 너무 좋다, 그런 생각을 하고,
그리고, 그 페이퍼가 2013년 1월에 작성된 거라는 걸 알게 되고,
휴~~ 나는 언제 다 읽냐. 이 좋은 책들을, 이 좋은 시집들을..... 하면서.....

이 댓글은 위의 책과 상관이 없네, 하면서... 이러고 있어요. T.T.

다락방 2014-01-07 11:33   좋아요 0 | URL
그 시집은 제목이 참 좋지 않나요, 단발머리님? 저는 누군가의 말할 수 없는 애인인 적이 있고 저 역시 말할 수 없는 애인을 둔 적이 있었던 바, 그 제목을 정말이지 무시할 수가 없더란 말이지요. 아하하하.

<겨울휴관> 은 제가 가장 애정하는 시입니다. 외워지질 않아서 속상한데, 아 정말 좋아요, 그 시!

천천히, 차근차근 읽어나갑시다, 단발머리님.
:)

레와 2014-01-07 14:48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단발머리님의 댓글이 참 좋은데요.
아 .. 뭐라 설명하기 힘든데, 그냥.. 좋네요. ^^

다락방 2014-01-07 15:57   좋아요 0 | URL
응, 나도 좋아요, 좋습니다 ^^

단발머리 2014-01-08 08:05   좋아요 0 | URL
저 여기 있어요 (^^) ㅎㅎㅎ, 레와님~~

다락방 2014-01-08 17:02   좋아요 0 | URL
^__________________^

Mephistopheles 2014-01-07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 종교에 비해 굉장히 독선, 독단적인 종교가....사실..........개신교죠...^^

다락방 2014-01-07 11:33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런것 같아요. 자기 종교를 타인에게 가장 강요하는 종교 역시 기독교인것 같아요. -_-

moonnight 2014-01-0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카드는 혹시 직접 그린 걸 받으신 건가요? 예뻐요. +_+;

크리스마스에 심혈을 기울여 산타할아버지랑 루돌프를 직접 그린 카드를 조카들에게 줬는데, 한 번 슥 보더니 집어던져버린 아픈기억이 다시. ㅜㅅㅜ;;;;;;;

저는 종교가 없고, 앞으로도 가질 생각이 없는데, 특히나 기독교는 더더욱...;;;;;;;;;;;

다락방 2014-01-07 13:24   좋아요 0 | URL
아뇨. 직접 그린 카드는 아닙니다. 하핫.

저는 이번에 수제카드를 줬는데요(제가 만든게 아니라 산 겁니다), 카드를 펼치면 관람차가 휙 일어나는거에요. 거기에 케이블카가 달려있고요. 그런데 받자마자 케이블카 하나 떨어지고...원래 접혀야하는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막 접고... 하하하하하.


저는 현재 자신을 무교라 믿고 살아가고 있는데 앞으로 가지게 된다면, 저 역시 기독교를 갖고 싶진 않아요. -_-

레와 2014-01-0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를 읽으면서 내가 갖고 있던 의문점 하나를 풀었어요.
굉장히 명쾌한 기분이 들어 바로 이거야!! 라고 하면서 포스트잇도 붙였는데..
지금 그게 뭔지 기억이 안나요. 돌머린가봐.. ㅜ_ㅜ

다락방 2014-01-07 15:56   좋아요 0 | URL
ㅎㅎ 울지말고 집에가서 다시 들여다봐요.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아 이거였지, 하면 앞으론 안까먹게 될테니까.

이승우는 짱입니다!!

2014-01-0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8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 중고샵이 생기기 전에는 다시 읽지 않을 책들을 알라딘서재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방출했었더랬다. 그런데 중고샵이 생긴 후부터는 책들을 중고샵에 팔기 시작했다. 꾸준히 팔았고 이번에도 또 팔려고 등록을 하다보니, 말도안되게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되는 책들이 있었고, 아니, 그런 가격엔 내가 팔 수가 없어! 하는 마음이 되어, 오만년만에, 방출을 하기로 결심했다. 



- 몇 권 되지 않으니 한 분당 한 권(혹은 한 개)만 신청 가능합니다.

- 신청은 반드시 '공개댓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요.

- 누구든 신청 가능합니다. 기존에 저랑 인사 나눈 사이가 아니어도, 알라디너가 아니어도 가능합니다.

- 택배나 등기로 보낼것이므로 주소삼종셋트(이름, 주소, 전화번호) 필요합니다.





아모스 오즈, <시골생활 풍경>

-salt  님께 보냅니다.













 

조너선 트로퍼, <당신 없는 일주일>

-해맑님께 보냅니다.














나딘 고디머 外,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

-감은빛님께 보내드립니다.















레이철 깁슨, <사랑이 틀림없어>

-chandeliier 님께 보내드립니다.













저자 이름 어려운데다 두 명이니 패스, <도시를 보다>

-중고샵으로 보내버림.
















앙리 퀴에코, <화가와 정원사>

-꿈꾸는섬 님께 보냅니다.















이건 DVD 입니다, <투 윅스 노티스>

-중고샵으로 보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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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신밧드 2014-01-0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 사랑이 틀림없어 제가 침 발라도 될까요? 락방님 페이퍼 보고 읽고 싶었던 책이어요>_<

다락방 2014-01-06 14:45   좋아요 0 | URL
네, 비밀댓글로 주소삼종셋트 남겨주세요!~

감은빛 2014-01-0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책 방출 이벤트라니~~
저 신청할래요.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로요.
고맙습니다! ^^

다락방 2014-01-06 14:48   좋아요 0 | URL
네, 감은빛님도 주소 삼종셋트 적어주세요!

2014-01-07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8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6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4-01-0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번 선물 받고 답례를 못한 관계로 응원 댓글만 남기고 갑니다.

다락방 2014-01-07 08:50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 답례는요, 무슨. 답례 받으려고 하는거 아닌데요. 하핫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itter 2014-01-06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다락방님 페이지를 눈팅하다가 나눔 이벤트로 처음 댓글을 달게 됬네요.
여러 블로그들을 전전하다 알라딘으로 옮기려고 한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아. 그리고 저는 조너선 트로퍼의 당신 없는 일주일 신청해도 될까요?

다락방 2014-01-07 08:5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해맑님.
알라딘에 서재를 꾸미신다니, 앞으로가 기대되는데요?
원하시는 책 보내드리겠습니다.
비밀댓글로 주소삼종셋트 달아주세요~

단발머리 2014-01-0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번주에 책선물 받은 관계로 감사의 말씀만 전해요.
감사하구요, 책방출 넘 멋져요~~~~

다락방 2014-01-07 08:51   좋아요 0 | URL
하하 단발머리님 신청하셔도 괜찮은데 말이죠!!

꿈꾸는섬 2014-01-0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요.ㅎㅎ 오랜만에 들어와서 책방출에 손들으려니 멋쩍지만요.ㅎㅎ
조너선 트로퍼, <당신 없는 일주일>, 이 책 궁금하네요.^^ 라고 올렸는데 해맑님께서 올리셨군요.
그럼 앙리 퀴에코, <화가와 정원사>로 손들을게요.^^


다락방 2014-01-07 08:51   좋아요 0 | URL
네, 꿈섬님 주소삼종셋트 달아주세요!

2014-01-07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lt 2014-01-0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눈팅만 하고 나가 염치없지만...ㅜ
<시골생활 풍경> 아직 신청자가 없는거 같아 조용히 줄서봅니다...^^

다락방 2014-01-07 11:15   좋아요 0 | URL
네네, 주소삼종셋트 남겨주세요!

2014-01-07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4-01-0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이제야 보다니.. ㅠㅠ 다른 분들께 소중한 선물이 되시겠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4-01-07 16:16   좋아요 0 | URL
받으신 분들이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좋죠 ^^

관찰자 2014-01-0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하루, 딱! 하루
컴퓨터를 안 켰을 뿐인데..
이런 좋은 선물을 놓치다니요.ㅜㅜ

저도 중고샵에 팔 때,
정말 가격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다시 꽂아 두었던 책들이 있었는데,
이런 방식,
좋네요^^

다락방 2014-01-07 16:17   좋아요 0 | URL
크- 관찰자님. 안타깝네요. 제가 앞으로 언제가 될진 몰라도 또 할테니까 그 때를 노려보세요. ㅎㅎ
싸게 팔아 그 돈 받느니 차라리 읽고 싶은 분들께 선물하는 게 더 나을것 같아서요. 흐흣

2014-01-0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몇 년전에 친구와 만나서 맥주를 마시면서 우리는 서로가 만났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주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입술에 대한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친구에게 '입술 얇은 남자랑 키스했더니 구렸다' 고 얘기를 하며, 그런데 또다른 입술 얇은 남자와도 또 구렸었다고. 나한테 입술 얇은 남자는 사실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데, 그건 내가 이런 사람인 줄 알기 때문에 그랬던걸지도 모르겠다. 내 말을 들은 친구는 자신도 입술 얇은 남자랑 키스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맞다고, 별로 안좋았었다고 얘기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세 명중에 세 명 모두 키스를 못하다니, 입술 얇은 남자는 키스를 못하는 게 백프로네!


맞네, 라고 깔깔 웃으며 맥주잔을 들어 건배를 했던 기억.



오, 그런데 여기. 나와 내 친구의 취향인줄로만 알았던 것이, 우리만의 취향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여자가 나타났다. 입술 얇은 남자에게 도무지 매력을 찾을 수 없는 우리의 동지!


"우리는 그냥 서로 안 맞더라고요. 케빈은 공화당이에요. 전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고요." 그건 사실이었으나,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 진짜 이유는 테이블 저편 남자에게 설명하기엔 너무 개인적인 문제였다. 루체티 반장한테 케빈 입술이 너무 얇아서 육체적으로 끌리지 않더라는 말을 어떻게 한담? 케빈이 처음 키스한 순간 그를 향한 연애 감정은 몽땅 식었다. 하지만 케빈이 입술이 없다 해서 무슨 죄를 지었다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p.43)



나도 입술 얇은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끌리지를 않는다. 호감이 가는 남자의 이마를, 코를, 손을, 어깨를, 팔을 다 보지만 입술도 유심히 본다. 그 입술이 얇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브리엘의 저 말에 나도 그래요! 라고 동의하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지하철안에서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지만 케빈이 입술이 없다 해서' 라는 표현이 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 입술이 없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로맨스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이 엄청난 성적 매력을 가졌듯이, 이 소설속의 '조' 도 그렇다. 다른 여자들의 시선과 찬탄을 받고 눈빛이 강렬하고 입술마저 매력적인 남자. 그러나 가브리엘은 그의 외모에 현혹되지 않기로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잘생긴 남자'는 여러 해 전에 끊었다. 만나봤자 육신과 감정, 정신 전반에 커다란 혼란을 불러올 뿐이다. 그런 남자들은 일종의 스니커즈 초콜릿바와 같다. 보기에 좋고 맛도 있지만 절대 균형 잡힌 식사는 될 수 없는 존재. 아직 이따금 당길 때는 있지만 이제 그녀는 남자의 근육질 육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영혼에 훨씬 관심이 갔다. 맑게 깨인 정신이야말로 가브리엘을 달아오르게 했다. (p.31)



오, 가브리엘. 나도 그래요. 나 역시 잘생긴 남자는 피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억지로 끊지 않으려고 해도 사실 끊을만큼 강한 매력을 지닌 남자가 주변에 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도 오래 잘생긴 남자를 끊었더니, 이제는 스니커즈에 대한 강렬한 욕망에 시달리네요. 그의 맑게 깨인 정신이 그와 나 사이를 굳건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또 앞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주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앓아 누워도 좋으니 육신과 감정, 정신 전반에 커다란 혼란이 좀 찾아 왔으면 합니다. 당신도 그런거죠? 네?




로맨스 소설이 재미있으려면 로맨스 소설속에 등장하는 로맨스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 로맨스가 재미있으려면 남자와 여자, 그 둘 사이에 대화가 핑퐁처럼 왔다갔다해야한다. 당신 말을 듣고 내 말을 하고 내 말을 듣고 당신이 말을 하고, 그런 과정들 사이에 어색하지 않은 침묵이 섞여야 그 연애는 재미있어지고 깊어진다. 그 재미란 것은 물론 농담따먹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깔깔대고 웃는 대화도 필요하고 가끔은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한단계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대화로 알아나갈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 내가 이만큼 말을 했고 또 이만큼 당신의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당신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것처럼 느껴진다면 당신 역시 내가 당신을 아는만큼 나를 아는것도 중요하다. 


남녀사이의 핑퐁같은 대화로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건 '줄리아 퀸'이 진짜 잘하는데. <신사와 유리구두>에서는 그 대화가 얼마나 실감이 나던지 나는 그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마치 눈 앞에서 보는것처럼 생생하게 느꼈는데. 물론 이 책, <사랑이 틀림없어>의 레이철 깁슨도 나를 몇 번이나 웃게 했다. 읽으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따위보다 이백배는 낫다고.  ㅎㅎ 




그는 자기 짝을 만나면 바로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알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알 거라고. 강한 펀치나 번개를 맞은 듯 미간을 쾅 하고 강타하는 충격이 느껴지리라고, 그럼 그 여자일 거라고.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p.67)



위의 문장을 읽다가 잠깐 책읽기를 중단했다. 정말 내 짝을 만나면 알아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험을 선사할 남자를? 강한 펀치나 번개를 맞은 듯 미간을 쾅- 하고 강타하는 충격이 느껴지는 경험은 있었다. 그렇다고 그게 상대가 내 짝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건 그냥 상대에게 반한 거 아닌가 싶다. 반했던거다. 나 역시 손발이 후달릴정도로 심장이 벌렁거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에게 온 에너지를 다 쏟았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는 지금 내 옆에 없으니까. 그 느낌이 '내 짝을 만나' 생긴건 아닌것 같다. 아니, 앞으로 살아가다가 그 때보다 더한 충격적인 만남이 있을 수도 있는걸까? 이건 그전까지와는 확실히 달라, 이건 진짜라고, 리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때가? 그런 상대가? 그래봤자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지..' 하게 되지 않나? 뭐 여튼 이쯤에서 스니커즈 같은 남자를 만나야 되는데..




크- 암튼간에 저 입술에 대한 부분 때문에 정신이 사납다. 언젠가 내게 얼굴중에서 특히 입술이 압권이라고 말했던 남자가 떠올라서 또 두근두근했어...나 오늘 술마시러 갈건데 이런거 생각나면...또 꽐라 될텐데... 꽐라되면 다음날 피곤한데......그런데 입술이 압권인건, 나보다 그 남자가 더했었지... 크- 나 오늘 꽐라 되겠구나...휴-




이 책을 읽다가 생각한건데, 개인적으로 남자가 서른다섯정도 되고 여자가 스물여덟쯤 되고 그랬으면, 불붙었을 때 여러가지 이유를 대서 중단하는 건 좀 안했으면 좋겠다. 늘 불붙는 게 아닌데 왜 자꾸 참어...붙었으면 태워버려야지..... 나중에 후회한다, 얘들아 ㅠㅠ



역시 오늘 꽐라 되겠구나.



아니 근데 이놈의 알라딘 ㅠㅠ 중고알림문자와서 누가 채갈까봐 후다닥 주문완료했는데 ㅠㅠ 또 다른책의 중고알림이 오면 나 뭐 어쩌라고 ㅠㅠ 주문만 하다 늙어죽으란거냐 ㅠㅠㅠ




알라딘 머그컵에 현혹되어 책을 지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나는 잘생긴 남자대신 알라딘 머그컵을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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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4-01-03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잘 생긴 남자는 주변에 없기 때문에 끊을 수 있지만 알라딘 머그컵의 유혹은 너무 강렬해요. ㅠ_ㅠ
그나저나 저 책 저도 샀어요. ㅎㅎ (그러나 아직 안 읽었다는-_-;;;)

다락방 2014-01-05 20:41   좋아요 0 | URL
저는 끊고자 하는 마음이라도 생기게 주변에 잘생긴 남자가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렬한 짝사랑 대상이 없어 삶이 무료합니다. 사랑중의 최고는 짝사랑인데!

전 재미있게 읽었어요, 문나잇님. 남자가 여자 배꼽에 혀를 넣기도 합니다. (큼큼)

에르고숨 2014-01-03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스소설은 다락방 님 소개로 그냥 다 때워도 되겠어요. 어찌나 맛나게 읽으시는지ㅋㅋ 그건 그렇고,
축, 꽐라- 미리 건배!

다락방 2014-01-05 20:41   좋아요 0 | URL
아 전 로맨스소설 읽는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에르고숨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엉망진창인 게 아니라면 기꺼이 여자주인공에 감정이입할 수 있습니다!! -0-

dreamout 2014-01-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이런 소설이 나온줄은 또... 전혀 몰랐네요. @@

다락방 2014-01-05 20:42   좋아요 0 | URL
아, 저도 하이드님 서재 갔다가 알게됐어요. ㅎㅎ
(잠깐 생각한 뒤) 그런데 드림아웃님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가 없네요. ㅎㅎ

가연 2014-01-0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을 보면 알아볼 수는 있는데.. 그 짝이 계속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ㅋㅋㅋ 와 저도 동감. 진짜 동감. 불붙으면 태워버려야죠, 풋.

다락방 2014-01-05 20:42   좋아요 0 | URL
전 제 짝을 알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해서 자꾸 어긋나더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어쩐지 눈물이 글썽 ㅠㅠ)

불붙으면 태워버려야 해요, 가연님. 괜히 참으면 나이 들어서 후회가 쓰나미로 몰려들더라고요. ㅠㅠ

무스탕 2014-01-0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내일 중으로 답글이 없으시면 오늘 저녁에 꽐라가 되셨을테고.. ㅎㅎㅎ


다락방 2014-01-05 20:43   좋아요 0 | URL
사흘내내 꽐라가 되어 있었습니다. 무스탕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음주에도 전 또 꽐라가 되겠죠...삶은 이런것인가 봐요. 하하하하하

그렇게혜윰 2014-01-04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달력과 다이어리를 포기하는데에 성공했더니 이번에도 크게 현혹되지 않아요ㅋ 다만 추가적립금에ㅎㅎ

다락방 2014-01-05 20:43   좋아요 0 | URL
전 지난달과 이번달에 하도 돈을 써대가지고 이를 악물고 참기로 계속 결심하고 있어요. 지금도 장바구니에 책 겁나게 많은데 제 책장을 보면서 안읽을 책을 세어가며 버티고 있습니다. ㅠㅠ

마립간 2014-01-04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소한 둘중에 하나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할) 짝을 알아보기는 했는데, 번개에 맞은 듯한 느낌이 아니라, 올가미에 걸린 느낌....

불붙는 것에 일정 동감하나, 화약 폭발과 같은 불꽃이 아니라 장작불과 같은 은근하면서 꺼지지 않고 오래 가는 그런 불.

남에게 강요할 것은 아니고 제 스타일입니다.

다락방 2014-01-05 20:45   좋아요 0 | URL
저는 은근하면서 꺼지지 않는 불에 좀 질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불은 활활 타올라야 맛이다, 라는 극단적인 성격을 좀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은근하고 단단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막상 내가 하려면 그런 사랑을 선택하면 쉽게 꺼지더라고요. 이왕 꺼질거면 다 태워버리는 게 나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물론 살다가 이런 생각 자체가 바뀌게 될 지도 모르겠어요.

세실 2014-01-0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꽐라가 뭐지? 응? ㅎ

다락방 2014-01-05 20:45   좋아요 0 | URL
저도 정확히 뭐라 설명드릴 수가 없고 음, 유사한 말로는 '상태 메롱' 이 있겠습니다. ㅎㅎ

마노아 2014-01-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알라딘 머그컵 나왔어요??

다락방 2014-01-05 20:46   좋아요 0 | URL
넵, 나왔습니다, 나왔어요!
이번컵 이쁘다는 반응이 대체적인데, 전 예전처럼 강아지 그려진 컵이 더 좋으네요. 이번건 너무 세련된 느낌이라..

페크pek0501 2014-01-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에 따르면 67쪽의 글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번개를 맞는 걸 느꼈다면 그래서 그걸 짝으로 생각했다면
착각이라고 정확히 말씀 드릴 수 있어요.
아마 번개를 맞는 일이 몇 번쯤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도 결혼은 한 번 할 확률이 높아요.
어쩌면 우리는 그 진실을 죽을 때까지 모를지도 모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새해에도 다락방 님의 맛있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

다락방 2014-01-05 20:47   좋아요 0 | URL
저도 번개를 몇 번 맞은적은 있지만, 그 번개가 상대가 짝임을 보장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지금 그들이 제 옆에 있는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때 그 번개를 맞았던 느낌은 아직도 강하게 남겨져 있어요. 결혼을 하든 안하든 또 여러번하든 어쨌든지간에 번개도 맞아보고 불에도 타보고 그러는 게 좋은것 같아요. 확실히 저는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ㅎㅎ

새해에도 자주 뵈어요, 페크님!

Forgettable. 2014-01-0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나도 입술이 두꺼워서 좋아하는 거라고. ㅋㅋㅋ

다락방 2014-01-05 20:48   좋아요 0 | URL
아니 이게 뭔말입니까, 뽀? 뽀 입술이 두꺼워서 내가 뽀를 좋아한다, 뭐 그런 말입니까? ㅎㅎ 뽀 입술 두꺼웠습니까? ㅎㅎ 여자도 입술 두꺼운 쪽이 더 좋긴해요. ㅎㅎㅎㅎㅎ 더 매력적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ㅎㅎ

하양물감 2014-01-0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오랫만에 들립니다. (^^)
나는 입술 두께하고는 별 상관이 없던데요. 하하하....

다락방 2014-01-05 20:48   좋아요 0 | URL
저도 입술이 얇은남자들이 키스를 못했다기 보다는 키스를 못하는 남자들이 입술이 얇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 머릿속에서는 그게 같아져버린거고요. 하하하하
 
자정이 되기 전, 건배-
















정말 별 거 아닌 문장이었다. 주인공이 내뱉은 말도 아니었다.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스치듯 하는 말 한마디였을 뿐이다.



나이대가 다른 한 부인이 다가오더니 리디아를 얼싸안으며 자신은 내일 잘츠부르크로 떠난다고 말했다. (p.82)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라면..오스트리아? 나는 잘츠부르크가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맞는지 스맛폰으로 얼른 검색을 했고, 맞다는 걸 확인했다. 잘츠부르크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는 저 단 한문장에서 그러나, 나는 갑자기 엄청난 충동을 받기 시작했다.



가 고 싶 다.



오스트리아는 작은 나라이니, 휴가 기간을 이용해 다녀와도 될 터이다. 물론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가 걸릴테니 오스트리아에 머무는건 고작 사흘뿐일테고, 비행기값은 200만원이 훌쩍 넘어갈테니 지금부터 할부로 긁어놔야겠지. 12개월도 너무 부담이 크니 24개월로 긁어야 할까.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보내고 추석에 다녀오는 게 낫겠지. 나는 오스트리아에 대한 다른 어떤 정보도 없이 가고싶다 가고싶다 라는 생각만 가지고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대한항공에서 검색을 해보니 일단 '잘츠부르크' 로 가는 비행기는 없고, '비엔나'로 가는 비행기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경유를 하는구나.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막상 200만원이 넘는 비행기값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이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미 친구 한 명에게 '갈래?' 라고 물으니 '갈게' 라는 대답도 들은터라...아, 나는 이제 어쩌지. 아직 추석 스케쥴 표가 나오질 않아 예약이 안되는데, 나와 친구는 '앞으론 술과 고기를 덜먹자' 라고 말하고 '먹어도 저렴이로만 먹자' 라고 했다. 크- 어쩌지. 24개월 할부는 너무 얽매이나? 그렇지만... 아 몰라 ㅠㅠ























조금 더, 조금 더 생각해보자. 내가 한달에 20만원 이상을 꼬박꼬박 12개월을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아, 맞다. 나 아직 싱가폴 다녀온 항공비도 할부 안끝났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는 알라딘으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내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도서중 해당도서가 지금 구매할 경우 알사탕 500개를 준다는 거였는데, 해당 도서는 이거였다.
















며칠전 친구가 이 책을 읽었는데 참 좋았다면서 추천을 해준터라, 오 그래? 하며 장바구니에 넣어뒀던거다. 흐음, 언제 지르지, 조만간 알라딘 머그컵 행사하지 않을까, 참았다가 그 때 질러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이런..알사탕 500개라니...나 지금 틀린그림찾기로 모아둔 120개 있으니까...저거 받으면 600개 되고, 그러면...3천원 상품권으로 교환 가능한데...이..이.. 알라딘, 요물 ㅜㅜ



세상은 나에게 자꾸 돈을 쓰라고 한다 ㅠㅠ




그리고 오늘 아침.



히잉 ㅠㅠ 스팸을 반찬 삼아 밥을 먹고 나왔는데도 출근길에 까페에 잠깐 들러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책 몇장을 읽으면서 키득댔는데 흑, 저걸 다 먹었더니 너무 배가불러 ㅠㅠ 아침 먹었는데 내가 저걸 왜 먹었을까. 왜 이런 후회는 항상 다 먹고난 뒤 찾아올까. 여튼 저 책 재미있다. ㅋㅋㅋㅋ 읽다가 소리내서 빵터진 부분도 있었어. 입술 얇은 남자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싶지만, 그건 저 책 다 읽고나서 해야겠다. 히히.



여튼 새해 첫 출근을 배부르게 시작했으니 일 년 내내 배부르겠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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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01-0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즈브루크였으니 다행이지...오슬로 였어봐요.....ㅋㅋㅋㅋ

다락방 2014-01-02 10:42   좋아요 0 | URL
일단은 비엔나에 갔다가 잘츠부르크로 움직여야겠어요...어휴... ( ")

하루 2014-01-0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음악이....

다락방 2014-01-03 07:52   좋아요 0 | URL
엊그제였나 티븨에서 저 노래 나오는데 갑자기 막 좋더라고요..

에르고숨 2014-01-0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탈출근했어욤? 엇, 그러고보니 무려 불금 허허-
참, 오늘 노가리스케줄이었지요? ㅋㅋㅋ 좋은 하루!

다락방 2014-01-03 09:28   좋아요 0 | URL
너무 힘들어요 에르고숨님 ㅠㅠ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근하면서 울뻔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역시 평일날 술마시면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치만

이따 또 건배할게요! ㅋㅋ

usachanxx 2014-01-0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지하철에서 다락방님의 책을 읽었어요 -
밑줄을 그을 연필을 안가지고 온게 후회될 정도로
줄긋고 싶은 부분이 많았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 제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책을 발견해서 너무 뿌듯해요

다락방 2014-01-03 13:34   좋아요 0 | URL
아,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moonnight 2014-01-0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알라딘은 요물. ㅠ_ㅠ 올해도 알라딘 머그컵을 향해 버닝하고 있어요. ㅠ_ㅠ;;;;;;;;;;;;;;;;;;

해외여행은 한 번 다녀오면 경제적인 여파가 너무 오래.. ㅠ_ㅠ;;;
그치만, 다락방님의 감성으로 다녀오신 잘츠부르크 후기가 너무 읽고 싶다는 염치없는 소망 +_+;;;;;;;;;;;;;;

다락방 2014-01-05 20:49   좋아요 0 | URL
전 올해 알라딘 머그컵에는 전혀 버닝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행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강아지 머그컵이 더 좋은데...

십개월 할부 긁어놓고 앞으로는 술을 줄이고, 마시고 싶으면 뼈다귀해장국만 안주로 먹자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ㅠㅠ 그런데 잘츠부르크든 비엔나든, 독일어를 쓰는데..독일어를 전혀 모르는 제가 잘 다녀올 수 있을까요? ㅜㅜ

가연 2014-01-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틀린 그림 찾기를 하셨어요? 백이십개를 모으려면... 저도 알사탕에 눈이 멀어서 틀린그림찾기 마구 했었었는데 모두 실패했지뭡니까ㅋㅋㅋ

다락방 2014-01-05 20:50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저는 틀린그림찾기를 자주 해댑니다, 가연님. 어떻게든 200개를 모아 천원 상품권으로 교환하고 신나서 책을 사는 그런 인간입니다! 저도 눈깔 빠지게 몰두해서 찾아냈어요. 아..오랜 시간이 걸려 이룩해냈단 말입니다! ㅎㅎ
 

 

 

 

 

 

 

 

 

 

 

 

 

 

 

 

택시 문을 열고 내리다가 나는 그 여자와 부딪쳤다. 여자가 들고 있던 꾸러미에서 빵, 달걀, 우유가 인도 위로 흩어졌다.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p.7)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야 나도 숱하게 만났지만 왜 남자랑 부딪쳐서 '만나게' 된 적은 한 번도 없을까. 뭐 이런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이 책, <여자의 빛>의 저 시작 부분을 읽으면서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영화 <폴링 인 러브>가 떠올랐다.

 

 

 

 

 

 

 

 

 

 

 

 

 

 

영화속에서 남자는 아내의 선물을 사기 위해, 여자는 남편의 선물을 사기 위해 서점엘 간다. 서점에서 각자의 배우자를 위한 책을 샀는데 나가는 길이었던가, 둘이 부딪치고 서로의 책봉투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들은 그걸 다시 주워들고 사과의 말들을 건넨 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가서 배우자에게 선물이라며 내미는데-크리스마스 였던것이다!(아마도)-, 배우자가 그 책을 꺼내들고나서야 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이들은 '아는 사이'가 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야 만다.

 

 

책을 읽으면서 로맹 가리는 자기 삶의 얼마만큼을 '생각'에 쏟아 부은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얼마만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사람들이 미처 인정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 들여다보지 못했던 부분,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그토록 날카롭게 잡아낼 수 있는 걸까.

 

 

자네에게 전화를 한 건 혼자 생각을 할 수 없어서였네. 그래서 이렇게 자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세. 말들이 곤경에 빠진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와 있으니까. 말들은 불어놓은 풍선 같네. 그래서 사람을 공중으로 두둥실 띄운다네. 내가 자네에게 전화를 한 건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였네. (p.55)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거나 설명하면서 내가 배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설명을 하던 도중 나조차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던 것이 명확하게 손에 잡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위의 대화에서 나는 나의 그런 경험들이 떠올랐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이해하게 됐던 바로 그런 때가. 책 속의 저 남자는 혼자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잘 되지 않는 것이 상대에게 '말'을 함으로써 더 잘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건, 로맹 가리가 한 일이다. 나는 로맹 가리를 어떤 사람이라고 말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는, 슬픔과 분노를 아픔과 절망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나이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포기하고 어떤 것들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것 같다고 해야하나. 나는 로맹 가리의 소설을 기쁘게 구입해 읽고 싶지만, 그런 그를 어떻게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지를 모르겠다. 이 소설, <여자의 빛>만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다. 설명할 말들을 찾을 수가 없다. 사람은 이래서 어휘력 공부를 해야 하는걸까.

 

 

그가 대단한건, 남들도 다 하는 고민을 이미 하고 있었고 그걸 글로 표현해 낼수 있다는 데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마련이라오. 지나치게 노력을 기울인 나머지 마비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있소. 하지만 저 위에서 그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우리의 승리나 실패가 아니라 아름다운 노력이라오. 로열젤리를 먹어본 적 있소? 그걸 먹으면 힘이 좀 나는 것 같던데." (p.107)

 

 

불과 며칠전에 '애정이 식는 순간 상대의 장점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고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로맹 가리는 '사랑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노력 하기 마련' 이라지 않는가. 술 한 잔 생각나는 대화가 아닌가. 다음의 대화는 어떻고!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나를 사랑해달라는 게 아니야. 동료애를 가져달라는거지. 불행이 넘실거리는 상황에서 내 곁에 있어달라고 청하는 거라고. 이보다 고매한 인간적 배려가 있을까. 여자 하나, 남자 하나, 그리고 우연을 배제하는 주사위 던지기. 거짓 성당들 한가운데 서려면 굳은 신앙이 필요하니까."

"미셸, 인공호흡으로 급할 때 목숨은 구할 수 있지만 계속 그런 식으로 숨을 쉴 순 없어."

"그다음에 살기 시작하는 거야. 지금으로서는 기회에 기회를 줘보자고. 모두들 고독하다고 외치는 시대야. 아무도 사랑을 외치지 않는다고. 고독을 외친다는 건 곧 사랑을 외치는 건데 말이야." (p.130)

 

 

문장들에 분홍색 색연필을 쥐고 밑줄을 그으면서, 내 2014년의 첫 책이 로맹 가리인 것이 무척 다행으로 여겨졌다. 굉장히 잘한 선택이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졌다. 나는 2014년의 척 책을 로맹 가리로 만들고 싶어서, 사실은 2013년의 마지막 날 이 책을 집어 들었건만, 어제 잠자리에서 '일부러' 졸았던 것이다. (정말?) 졸면서 고작 두 장 읽어냈을 뿐인데, 내 마음속에서 2014년의 첫 책으로 만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잠을 청해 책 읽기를 중단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음날로 미뤘던 것이다. (진짜?)

 

 

게다가 명문은 다음 사진에서 나온다. 샤브샤브에 소주를 마시고 돌아와 펼친 책에서, 나는 이런 문장을 만난 것이다.

 

 

 

 

 

아, 지금 음주중인 모두에게 이 문장을, 건배를, 그리고 축복을, 당신의 잔이 언제나 넘치기를!! (ㅇㄹㄱㅅ님, 보고 있어요?)

 

 

 

 

내일은 지난달이었나 지지난달에 회사를 그만둔 y 대리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지난주에 약속을 잡으면서 그는 내게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해두면 음식점을 찾아두겠다고 했던 터다. 그러나 딱히 이음식이다, 하고 생각나는 게 없어, 이것 저것 고민하다 나는 오늘, 그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내가 보낸 메세지는 종로의 한 보쌈집에 대한 어떤 블로거의 글이었는데, 두어번 가 본 적이 있던 나로서는 메뉴도 괜찮고 식당도 깔끔했던 터라 여기가 좋겠다, 싶었던 것. 여기 어때요? 라는 나의 메세지에 잠시 뒤, 그로부터 답장이 왔다. 괜찮네요, 하면서 이내, 저는 여기를 가자고 하려고 했어요, 라며 링크 하나를 보내주는거다. 그 링크를 열어보니 오, 닭!볶!음!탕! 완전 맛있게 생긴거다. 오, 좋았어! 여기 완전 술도둑이겠네요, 라고 나는 급 반가운 마음에 답을 보내고 콜! 이라고 말했는데, 그러다가 너무 웃겨서 혼자 소리내 웃었다. 서로 이 음식점이 어떻겠냐고 생각하고 그걸 메세지로 보내 의견을 묻는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ㅎㅎㅎㅎㅎ 나도 너랑 뭘 먹을지 생각해봤는데 너도 나랑 뭘 먹을지 생각해봤구나, 뭐 이런 데서 오는 따뜻함과 더불어 '이 메뉴라면 너와 내가 동시에 먹기 좋지' 하는 배려까지. 게다가 시뻘건 닭볶음탕을 내가 거부할 수 없을거라는 어떤 그의 확신..같은거?

 

나는 이제 회사를 그만둔 그를 'y 씨'라고 부르면 된다. 원래 그렇게 부르다가 그가 대리로 진급하고 난 뒤 y 대리 라고 불렀더니 그는 약간 어색해했던 터라, 외려 다시 편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는 나를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하나? 이제 우리는 한 직장에 근무하는 동료가 아닌데 계속 나는 그에게 과장님으로 불려야하나? 뭐, 뭐라 부르든 상관은 없지만. "누나라고 불러요" 라고 드립 한 번 쳐볼까........................그러다 쌩까는 사이가 되겠지...................ㅋㅋㅋㅋ

 

 

여튼 내일은 닭볶음탕, 모레는 노가리집(꺄!), 글피는 곤드레밥....바쁘다, 신년에도. 입술에 빵구난 게 이래가지고 낫지를 않겠구나. 흙 ㅜㅜ

 

여튼,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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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츠부르크, 내가 갈까요..?
    from 마지막 키스 2014-01-02 08:55 
    정말 별 거 아닌 문장이었다. 주인공이 내뱉은 말도 아니었다.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스치듯 하는 말 한마디였을 뿐이다.나이대가 다른 한 부인이 다가오더니 리디아를 얼싸안으며 자신은 내일 잘츠부르크로 떠난다고 말했다. (p.82)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라면..오스트리아? 나는 잘츠부르크가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맞는지 스맛폰으로 얼른 검색을 했고, 맞다는 걸 확인했다. 잘츠부르크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는 저 단 한문장에서 그러나,
 
 
dreamout 2014-01-0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쌩까더라도 한 번 해보세요. 참고로.. 제게도 누나라고 불러. 라고 했던 직장 동료 있었는데.. 맞아요. 쌩깠죠. ㅎㅎ 수년이 흘러 지금은 좋은 친구로 보내고 있지만요. 2013년 제 첫책은 카뮈의 페스트. 이렇게나 좋았나... 저도 첫 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다락방 2014-01-02 08:28   좋아요 0 | URL
저는 오빠란 호칭을 쓰는 게 그렇게 어색하고 오글거리더라고요. 그건 아마도 제가 오빠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언니' 나 '누나'도 말하기도 듣기도 오글거리고 끔찍하더라고요. 나이차가 나더라도 차라리 이름을 불러주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어쩌면 저는 나이들수록 더 '거리 두기'에 익숙해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언니나 누나 오빠 등의 호칭이 더 친근감있는 표현인 것 같긴한데, 전 도무지 쓸 수가 없어요. -_- 누가 제게 누나라고 부르면 정말이지 오글거려서 온 몸이 뒤틀릴 듯. 나이를 의식한 호칭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 표현들 자체가 어색해서 이름을 불러주는 게 제일 나은 것 같아요. 현실의 저라면 상대가 '누나' 라고 부른다면, 그 호칭을 쓰지 말라고 할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는 두번째 책도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재미있어요. 이히히히.

ㅇㄺㅅ? 2014-01-0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 책! 탁월한 선택 멋지셔멋지셔효. 페이퍼 읽다가 부끄러워서 그만,,, 도망쳤다가 다시 와서 댓글을 남깁니다. 지금 제 유빅잔 맥주친구가 다락방 님께 건배-하네요. 찬 잔-빈 잔 활동을 거듭하고 있는 고기도와 엘고숨이 모두 너무 좋아합니다. 다락방 님의 ‘따뜻한 독서’ 고마워요. ‘내 잔이 넘치게 될 때, 나는 경박하고 매혹적인 이 세상 속에 내 몸을 감추나이다.’ (<몰로이>에서 맥락과 상관없이 제가 밑줄 친, 주기도문을 비꼬는 문장) 감동 먹고 얼굴 빨개져서 돌아갑니다, 다정한 측근님!

다락방 2014-01-02 08:30   좋아요 0 | URL
앗, 내 측근이닷! 히히.
술 잘 마시고 잘 잤어요? 전 '내가 자지 않아도 어차피 아침은 오겠지' 라는 절망감을 부여안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렇듯 또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침부터 배불러하며 커피 한 잔 하고있어요. 우리 오늘 하루도 잘 보내봐요. 전 이따 저녁에 음주, 그 때 내 측근을 생각하며 건배- 할게요. 음, 저녁 여덟시반 쯤 할테니, 그 때 측근님도 그 자리에서 건배 해야해요! :)

단발머리 2014-01-0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새해 첫 책을 보면서 뭔가 진지하고 의미있는 댓글을 달고 싶으나, 로맹 가리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허~~ 하면서 페이퍼 읽고 가요.
오늘의 수확이라면 다락방님은 줄 칠 때, 분홍색 색연필을 사용한다는 걸 알았다는 것? 정말 줄을 팍팍 그으시는군요.
책을 사랑하는 참 아름다운 자세요, 아름다운 색상입니다^^

다락방 2014-01-02 09:09   좋아요 0 | URL
아, 늘 분홍색 색연필로 칠하는 게 아니라요 눈에 띄는 가장 가까운 필기도구를 집어 줄을 긋는답니다. 연필일 때도 있고 볼펜일 때도 있고 만년필 형광펜 아주 다양해요. 한 책에 여러가지로 밑줄을 긋기도 한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경우에는 형광펜 연필 볼펜 가지각색으로 여기저기 밑줄을 그었는데, 젠장, 누구 줘버렸네요, 몇 년전에. 쩝...

로맹 가리의 책을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요 단발머리님,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를 추천합니다. 전 그 책 읽고 완전 반했거든요. 뭐 이런 작가가 다있어! 하면서요. ㅎㅎ

Mephistopheles 2014-01-0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서점이...유명하다는 그 "리졸리" 서점이라는...

다락방 2014-01-02 09:33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 저 거기 다녀왔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14-01-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잔도, 다락방님의 잔도 올 한 해 계속 넘치기를 바랍니다. ㅎㅎ
오늘 밤 술 한 잔 따라놓고 다시 읽어봐야 할 페이퍼네요. ^^ 로맹가리의 책과 메릴 스트립의 영화 모두 보관함에 넣었어요. 해피 뉴 이어 ^^

다락방 2014-01-05 20:51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저녁에도 고기를 먹으면서 와인 한 잔 마셨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몸에서 조금 열이 나고 알딸딸해요. 이제 이승우의 소설을 읽을참인데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지 원..

새해에도 역시 문나잇님과 제 잔이 계속 넘치기를요!! :)

가연 2014-01-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 뉴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4-01-05 20:51   좋아요 0 | URL
가연님도 해피 뉴 이어! 우리 새해엔 좀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합시다. 자주 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