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티파니에서 아침을

어젯밤 엄마랑 티븨 드라마를 보다가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저 여자는 어쩌다가 닥터랑 연애하고 결혼하게 됐을까? 그러자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 닥터가 여자를 쫓아다녔대.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닌데...어떻게 '닥터'를 만나 결혼했냐 뭐 그런건데.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닥터랑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여튼 잠깐동안 티븨를 보다가 들어가서 책이나 읽자,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 남자가 나랑 동갑이며 대학교 물리학 교수여서 기가 죽었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선을 봐서 만난 게 아니라 운동하다 만난거라 직업을 알고 만난것도 아닌데, 어떻게 우연히 교수란 직업을 가진 남자랑 데이트를 할 수 있었을까? 내 안의 속물근성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왔다. 평소엔 내 잘난맛에 산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가끔 이렇게 누군가의 조건을 보고 기가 죽는 일이 생긴다. 대체적인 일상의 날들에 나는 '내가 아는 누구, 내가 만나는 누구'에 대해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기보다는 '나'를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렇게 사는것이 더 낫다고 믿고 있는 사람인데, 가끔 어떤 타이밍에는 이렇게 속절없이 무너지고만다. '교수'란 직업은 어렸을 때 어렴풋이 근사하다고 생각했으며 환상적인 직업이라 여겨져 막연히 '나도 교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물론 교수를 하면서 같은 학교 남학생들의 흠모의 대상이 되는 불순한 욕망이 더 크게 자리잡긴 했지만, 어쨌든 공부와는 동떨어진 나는 그저 한순간의 로망 같은거였을 뿐 진짜로 교수가 될 가능성은 제로였다. 그래서 교수가 직업이거나 교수가 직업인 사람을 애인으로 둔 사람이 멋있어 보였다. 대단해 보였다. 교수랑 연애하는 건 어떤걸까, 뭐 그런 생각도 해보기도했다.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보면서 그러나, 교수랑 연애하는 건 꽤 힘들고 어려운 일일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나랑 살면서, 나랑 연애하면서 매일 젊고 발랄한 여대생들 틈에 있게 된다면, 나에 대한 애정은 금세 식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들 때문이기도 했고, 동료교수랑 얘기하다 보면 나와는 대화가 한정적이지 않을까, 라는 못난이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뭐 어떤 생각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든지간에, 나는 교수랑 연애를 해본 적도, 닥터랑 연애를 해본 적도 없다. 변호사 검사 모두. 그런 사람은 내 주변에 없는 저 너머 어디, 다른 세계의 사람 같은건데, 나를 만나 술도 마시는 내 친한 친구가 그런 교수를 만나 데이트를 했다고 하니, 나는 이날 이때껏 그 숱한 연애속에 왜 그런 직업군, 소위말해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직업군의 남자와는 데이트를 해보지 못했다는 데 생각이 미친거다. 그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나보다 더 가난한 남자들이 내 연애상대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남들이 알아줄 만한 직업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더 나은건 아니라는 사실을. 실제로 그런 직업을 가진채, 더 좋은 학벌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썩을놈이란 욕을 들어먹을 만한 사람들을 보기도 했었고. 직업과 돈이 더 나은 사람이란 걸 보장하진 않는다는 걸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더 많이 배우고 더 유식하고 더 돈이 많다해도, 예의 바른것과 거리가 멀 수도, 매너 따위는 키우지 않을 수도, 발기가 안되거나 1.5초만에 사정할 수도, 폭력을 휘두르는 개같은 놈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사귀는 남자가 잘났다고해서 내가 잘났다는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끔 나는 지독하게 신세한탄을 하고야만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그런 사람들을 마냥 부러운 시샘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것이다. 나는 왜, 얼굴이 특출나게 예뻐서 버스정류장에서 저기요, 시간 있으면 차 한잔 하실래요, 라고 말을 거는 남자도 없고, 나는 왜, 하늘 높은줄 모르는 연봉을 가진 남자들과 사귀게 되지 않는걸까. 왜 내가 만나는 남자들은 내 외모에 반하는 남자도 아니고 왜 부자도 아닐까. 왜 그들은 지극히 평범하며 때로는 부족하게까지 느껴질까. 왜 그들에게서 누구보다 뛰어난 점을 찾는다면 그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 한 가지 뿐인걸까? 왜 그 사실이 내게는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조건 좋은 남자랑 연애하는 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시샘이 난다. 



아까는 친구랑 이런 얘기를 메신저로 하노라니, 친구가 사주 얘기를 꺼냈다. 너 사주 볼 때, 그 때 그랬잖아.


락방씨는 락방씨보다 조건 좋은 남자 만나기 힘들어요, 라고.


아..그랬던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조건이 뭔데. 내 조건이 이렇게 지독하게 평범한데, 이거보다 못한 남자들만 내 주위를 맴돌다니. 아, 무너지지 말자. 나는 무조건 나 잘난 맛에 살자. 내가 잘나면 되니까, 내가 잘났으면 됐지, 더 뭐가 필요한가. 닥터가 아니고 변호사가 아니고 교수가 아니어도 예의 바르면, 매너가 좋으면, 폭력과는 거리가 먼 남자라면, 발기도 잘 되고 사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남자라면, 그래, 괜찮다. 우리가 웃으며 대화할 수 있다면 되는거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자. 이게 다 생리전증후군에서 나온거라고, 어깨에 힘을 빡- 주자. 가방 안엔 초콜렛도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조건을 보고 기죽지 말자. 그거 보고 바닥으로 떨어지지 말자, 라고 생각하면서 전체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밉다. 못난이 생각하는 못난 여자가 된 기분이랄까. 나란 여자, 어쩔 수 없구먼. 


그래서 그런지, 그냥 홀리를 보는 데 슬퍼졌다. 홀리가 나 같아서가 아니라 나랑 달라서. 홀리가 나랑 달라서 좋아해야 되는건지 우울해야 하는건지 모르는채로, 그냥 이 책이 슬펐다. 나는 하늘을 나는 사람이 아니고, 하늘을 나는 사람을 그저 밑에서 쳐다보는 사람이지만, 어쩌면 땅에 굳건히 두 발딛고 서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편한 게 아닐까. 그러나 하늘을 날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든 날아야 하겠지. 머릿속은 복잡하게 꼬이고 또 꼬이고, 최종적으로 홀리의 손을 잡고 바닥으로 내려오라 말하고 싶지만, 애초에 나는 홀리의 손을 잡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람.



"벨 아저씬 야생 동물은 절대 사랑하지 마요." 홀리가 충고했다. "그게 바로 닥의 실수였죠. 그는 항상 집에 야생 동물들을 안고 들어왔었어. 날개를 다친 매라든가. 한번은 다리가 부러진 다 자란 살쾡이를 데려왔지 뭐예요. 하지만 야생 동물에겐 마음을 주면 안 돼. 마음을 주면 줄수록 걔들은 더 강해지니까. 강해져서 숲 속으로 도망가버려. 아니면 나무 위로 날아가든가. 그 다음에는 더 큰 나무로 날아오를 거고. 그다음에는 저 하늘로. 그렇게 끝나는 거예요, 아저씨. 야생 동물을 사랑하게 되면. 나중에는 결국 하늘만 바라보며 끝." (p.104)


"행운을. 그리고 내 말 믿어요, 사랑하는 닥.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것보다는 더 좋답니다. 무척 공허한 곳이에요. 무척 흐릿하고. 천둥이치면 다들 사라지는 그런 나라일 뿐이야." (p.105)


















중간즈음 까지는 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고 책장이 더디 넘어갔다. 홀리라는 여자에게 도무지 공감할 수 없기도 했고. 옆에 있었다면 잔소리 하고 싶은 여자였어..그런데 하늘에 있으면서 얼마나 공허했을까, 얼마나 공허하면 하늘에서 살고 있을까, 하는 마음이 점점 마음속에 퍼져나가 결국엔 책장을 덮고 한숨을 쉬게 됐다. 이상하게 마음이 아펐다. 그녀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살고 있는데, 그런 그녀를 보고 내 마음이 왜 아플까. 





홀리가 하늘에 살았다면 그 하늘 다른 한 편에는 이 영화속의 주인공 '조던'이 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평생 걸려 월급을 백프로 저축한다해도 조던처럼 살기는 불가능했을 터. 돈을 길에 뿌리고 다닐만큼 많이 가진 그는, 그 돈의 많은 부분을 마약과 여자에 쏟아부었다. 왜 하늘에 살면서 만족하지 못했을까. 그 하늘이, 그가 닿고자 한 하늘이었다면, 그랬다면 그는 약에 중독되지 않고, 섹스에 중독되지 않고도 충분히 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늘이 공허했던 건 아닐까. 큰 집 빠른 차 모델 아내를 가졌어도 왜 더 많이, 더 크게 더 높이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걸까. 일정부분에서 만족하는 게 좋았을텐데, 첫 아내가 '당신 달라졌어'라고 말했을 때 귀기울일 수 있었다면, 거기에서 멈췄으면 천둥치면 사라질, 그런 곳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텐데. 물론 그는 다시 하늘을 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하늘은 내게 너무도 높고 높은 곳이라 감히 가 닿을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역시 홀리의 말이 맞는 말인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는 편이 하늘에 사는 편보다 나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나는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하늘을 바라보는 삶을 살 것이고, 가끔 일상속의 어떤것들이 하늘에 올라와보고 싶지 않느냐고 약올리면 그 때마다 흔들리면서, 또다시 중심을 잡을 것이다. 조던이 나랑 함께 사는 사람이었다면, 약을 끊으라고 울고 잔소리하고 타일렀겠지만, 결국엔 뒤를 돌아 그와 갈라섰을 것이다. 하늘과 땅의 간극은 멀다. 손을 뻗는다고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걸로 만족하는 사람이고 싶다. 나는 역시 땅에 속한 사람이니까. 나는 땅에 속해서, 걷는 사람이라서, 조던이랑 함께 하늘을 날기 보다는 현실에서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이번엔 좀 디카프리오에게 줘요. 연기 진짜 쩔던데요. 그렇게 약에 중독되어 침흘리는 연기를, 월가에 입문해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를, 그걸 그렇게 잘해내는 사람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디카프리오 줍시다!



근데 이 여잔 왜이렇게 이뻐.. 예쁘다기 보다는 뭐라고해야하지 암튼 짱멋져.. 마고 로비, 당신도 하늘에 살고 있는거 아닙니까, 혹시? 




자, 다시 땅에서 일상을 돌 볼 시간. 점심 메뉴를 정하고, 뻑나버린 노트북 수리를 맡길 생각을 해야하고, 어제 점심에 배불러서 더 먹지 못한 갈비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당장 구정에 돈이 필요한 데 그건 대체 어떻게 구해야되나 머리를 싸매고(고민해도 돈이 나오는 건 아니고), 왜 로또는 번호를 하나도 맞추지 못했을까 잠깐 생각해보고, 2월에 있을 모임의 기차표를 예매하고, 저울 위에 올라가 몸무게를 재보고(응?), 조카 사진을 보고, 책을 읽자.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여기 있을것이다. 가끔은 못난이가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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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발기도 잘 되고 사정을 조율할 수 있는 남자라면, 그래, 괜찮다.'
뭡니까? 이렇게 진실한 문장은! 흐흐흐흐

2.생리전증후군이 이정도면 뭐.....저는 사방팔방에 짜증을 바락바락 내고 다니는걸요....^^:::::::::::
기운내요, 어제 배가 불러 못먹은 갈비 말고 , 다음 번에 맛있게 먹을 스테이크를 생각하면서!!






비로그인 2014-01-20 14:34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덧글도 추천합니다~ 특히 1번..... : )

비로그인 2014-01-20 16:30   좋아요 0 | URL
저도 1번 강추(?)해요 ㅎㅎ

다락방 2014-01-20 18:50   좋아요 0 | URL
1.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왜이렇게 진실할까요, 아무개님? 킁.

2. 오늘은 점심에 오제볶음을 먹었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아직까지도 부르네요. 아우..너무 많이 먹어서 후회중이에요. 내일 점심엔 무리하지 말아야겠어요. ㅠㅠ
당분간 스테이크는 금지에요. 돈이 없어요.. 명절에 돈 나가야 되는데.. ㅠㅠ 돈이.. ㅠㅠ 없어.. ㅠㅠㅠ 스테이크는 하늘에 두겠습니다, 당분간 ㅠㅠ

2014-01-20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1-2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울프..를 아직 못 봤지만, 디카프리오에게 남우주연상, 좀 주자고 함께 주장해봅니다. +_+;;;;;;;;;;;;

다락방 2014-01-20 18:5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어바웃 타임> 봤어요? 거기에서 나온 여자가 저 여자 '마고 로비' 인데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의 아내로 나오거든요. 진짜 완전 여신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itter 2014-01-2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전 16일자 게시물에 댓글 달았는데 확인 못하신거 같아서 다시 받았다는 댓글 올려요! 늦게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ㅠㅠ 요근래 바빠서 책도 보지 못하네요. 다음주에 다락방님이 보내주신 책 먼저 읽고 감상 올리겠습니다! 얼른 책 읽고 싶어서 죽겠네요 ㅠㅠ .

다락방 2014-01-20 18:53   좋아요 0 | URL
네, 댓글 보았습니다, 해맑님. 책은 천천히 읽고 싶을 때 읽으세요. ㅎㅎ
저도 오늘 하루종일 열일 했는데 얼른 집에 가는길에 책 읽고 싶어요. 제목도 무려 ㅋㅋㅋㅋㅋ <톰크루즈에게 전화가 걸려오게 하는 법> 입니다! >.<

Mephistopheles 2014-01-2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저기요 시간있어요? 잠깐 커피라도 한잔....

이라는 처음보는 이성에게 권유받았던 때가 있었던 기억이 나버리는군요..

이 저는 남자입니다.

다락방 2014-01-20 18:54   좋아요 0 | URL
저는.............없습니다. 킁킁. 없네요. 쳇.

mira 2014-01-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파니에서 아침을 하면 하면 햄버거, 오드리헵번,티파니 보석 밖에 생각이 안났는데 깊이 들여다보니 그런 슬픔이 있네요. 공감이 가는 말이 잔뜩 있네요. 제친구중 한명도 의사랑 결혼했는데 그때 참 부럽더라구요. 이런 속물근성을 이렇게 이야기할수있는 다락방님이 대단합니다. 모두들 아닌척 하고 숨기잔아요. 저의 마음을들킨것 같아 에구머니나하고 갑니나 . ㅎㅎ

다락방 2014-01-21 13:54   좋아요 0 | URL
아, 미르다님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를 보셨나요? 전 영화도 보지 않아서 막연하게 로맨틱한 연애 내용인 줄로만 알았지 뭐에요. 그래서 이 슬픈 내용에 좀 당황했답니다. 시무룩해졌었어요.

ㅎㅎ 저는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인간인지라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가 힘들어요. 가끔은 질투와 시샘이 철철 넘친답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면서도 가끔 그 기준을 마치 절대적인 기준인양 잡아놓고 있지요. 대단하긴요, 뭘. 그저 평범한 인간이지요. 하하

마태우스 2014-01-2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님의 페이퍼는 정말 하나하나가 보석같네요. 교수된 입장으로서 몇 말씀 드리자면,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남 시키는 걸 좋아해요. 조교 없이는 암것도 못하죠. 집안일 같은 건 절대 안합니다. 게다가 겁나 권위적이죠. 정치판에 뛰어들 때도 장관이나 국회의원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거죠. 연봉도 뭐, 기업 다니는 친구들보다 더 높은 것도 아니고, 뭣보다도 자기 처우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난 아주 대단한 사람인데 왜 이따구 대접밖에?? 여자분들한테 그닥 추천해드리고픈 직종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건 개인적인 경험이고 설문조사 해본 건 아니지만, 발기와 사정에그닥 능통하지 않답니다.

암튼..글 읽으면서 이런 생각 했어요. 다락방님 진작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요.

다락방 2014-01-21 18:0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마태우스님 댓글이 아주 진솔하네요. 하하하하. 무엇보다 저도 한 말씀 드리자면, 대체 마태우스님과 저는 왜그렇게 늦게 만난걸까요. 저도 진작에 만났다면,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하하핫.

2014-01-21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1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몇 년전부터 앞머리를 내리고 다녔는데, 워낙 노안인 내가 앞머리를 내리니 그나마 내 나이대로 보여 참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몇 년간 계속 유지해오다가 최근에야 이제 앞머리를 길려서 뒷머리랑 함께 묶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이젠 자르지 말고 길려보자, 하고 있었는데...어휴. 너무 힘이 드는거다. 아니, 힘들다기 보다는 귀찮다고 하는게 맞을듯. 이게 귀에 꽂자니 충분히 길지 않아 자꾸 빠져 흘러내리고 그냥 두자니 너무 거슬리고...사실 실삔이나 똑딱삔으로 딱 고정해서 깻잎머리 만들고 싶지만 혹은 뒤로 확 넘겨 삔을 꽂고 싶지만...여긴 회사지 고등학교가 아니야...orz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단발인 지금의 머리도 길려보고 앞머리도 길려보자 했던 내 생각이 막연하기만 했는데, 우연히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 앞머리는 자르자. 앞머리는 자르고 뒷머리는 길게 자라게 두자. 그래서 이 책의 표지인물 처럼 되자. 이 책의 표지 인물 헤어스타일이 너무 예쁜거다!! 흠. 근데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 여자가 하기에는 좀...거시기한가? 여튼 예쁘다!

















그래, 결심했어! 저런 머리를 만든 뒤에 나도 책 표지인물이 되는거야!!!!!!!!




흐음. 그런데 전지현 보면 앞머리 없는게 이쁘던데... ( ")





하아- 책이나 사서 읽자 -_-




(덧. 그런데 이번에 책 방출 신청하셨던 분들, 아직 한 분도 못받으신건가요? 지난주에 보내서 벌써 받으셨어야 되는데 한 분도 받았다는 말씀이 없으시네요...받으신 분들은 받았다고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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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전 다락방님 단발머리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2.앞머리는 반다시 있어야 합니다. 동안의 필수품! 저 보세요 ㅋㅋ

3.전지현.........됐어요!!!! 큼.....전지현이라니....



다락방 2014-01-16 10:25   좋아요 0 | URL
1. 전 긴머리도 잘 어울려요. 저한텐 안어울리는 머리는 없답니다. =3=3=3=3=3=3=3=3=3=3=3=3=3=3(때리지 마세요!)

2. 아무래도..그렇겠지요? 왜냐하면,

3. 전 전지현이 아니니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4-01-1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4-01-16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2014-01-16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아 오케오케 잘 알겠습니다~

레와 2014-01-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다우. 지금 너무 거슬려요. -.-

김수현이랑 7살 차이난다는데 뽀뽀도 하고 키스도 하고..
쩝. 부럽.. ;;

다락방 2014-01-16 11:25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할 수있어!!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1-1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1-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머리 자르는 것 너무 귀찮아서 기르기 시작한지 몇달 되었어요. 초반에는 실삔으로 고정했고요. 지금은 반머리용 핀으로 넘길 만큼 자랐어요. 몇 달 더 버티면 뒤로 묶는 사이즈만큼 자라지 싶어요.
전 머리띠를 하고 싶지만 두상이 커서 머리띠는 제가 아프더라구요.ㅜ.ㅜ

다락방 2014-01-16 13:3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동안이셔서 앞머리 없어도 괜찮을것 같아요. 노안에게 앞머리는 필수라(흑흑) ... 그치만 저도 정말 귀찮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로그인 2014-01-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 댓글 달면 여자 사람인 거 맞죠?

- 그래서 댓글 달기로 결심(씩이나^^) 했어요.

사실 모든 헤어의 지향은 동안에 있으니, 핀을 이용한 앞머리의 깻잎화 한방이면 끝나는 거라고.,.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다락방님은 충분히 회사 사람들의 시선에 맞설 수 있는, 초강력 에너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귀요미)가 있으니까요^^

다락방 2014-01-16 14:12   좋아요 0 | URL
아........깻잎화...............흔들리네요. 흔들흔들.. 깻잎..해볼까요. 하앙- 갑자기 깻잎머리 하고 만났던 남자친구 생각도 나고..이십대 중반의 일이었고 남친이 마구 웃었던.. 그 날의 기억.. 그 남자는 잘 지내는지......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견디셔님,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요, 제게 귀요미는 없습니다. 전혀, 전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해변의신밧드 2014-01-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책 받았다고 댓글 단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죄송합니다. 야금야금 읽어서 이제 다 읽어가는데, 저 사실 로맨스 소설 처음 읽거든요. 므흣한 게 참 좋아서 이 책을 계기로 더 읽고 싶어졌답니다 ㅎㅎ 재밌는 책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왕꿈틀이도 참 맛났답니다>_<

다락방 2014-01-16 14:14   좋아요 0 | URL
어떻게, 밤에 야한 꿈은 꾸지 않으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성인남녀가 뭘 그렇게 불붙었는데 중단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그 날 생각하면 후회할텐데. 그 때 할걸..하고(뭘?) ㅋㅋ

chandelier 님이 가장 먼저 댓글 달아주셨었는데, 마침 그 때 동료가 준 꿈틀이가 제 책상에 있었어요. 그래서 숑- 넣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께는 책만 보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 행운..이신겁니다!

blanca 2014-01-1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앞머리가 있었던 적이 예전에 회사 여직원이 앞머리 내려 보라고 하도 꼬드겨서--;; 앞머리 자르고 그 앞머리를 뒤로 넘기기까지 하도 고생을 해서...그게 한 번도 앞머리를 내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앞머리가 밑으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자꾸 올라가는 것처려 삐쳐서 우스꽝스럽게 되더라고요. 이젠 정말 앞머리를 내는 게 좋을 나이가 됐는데 역시나 앞머리는 저의 꿈이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님 부러워요. 저도 앞머리 연습좀 해서 나이 더 들면 필히 내려야 할 것 같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위에 방출받으시면서 꿈틀이 받으신 분 부럽네요^^;; 방출 소식도 못 챙겼어요.

다락방 2014-01-17 14:16   좋아요 0 | URL
전 어제 하도 우울해서 미장원에가서 앞머리를 잘랐답니다. 다시 짧게 가기로 확실히 결심하고..그런데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자르고나니 기분이 나아졌어요. 아마도 그건 앞머리를 잘라준 미장원 원장님이 예쁘게 드라이까지 해주시는 바람에 ..거울을 보니 스스로 약간 예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도 앞머리 내리면 그때마다 실망을 했는데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미장원 원장님이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시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셔서 몇 년째 잘 내리고 다니고 있답니다. 흑흑.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분이에요. 흑흑. 역시 앞머리 짧으니까 길 때보다 좀 더 젊어 보이긴 하네요..orz

꿈꾸는섬 2014-01-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앞머리 내리면 꼭 후회하게 돼어서 몇년째 앞머리는 절대 내리지 않는데, 그래도 가끔 앞머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 저도 해요. 근데 앞머리 내리고나서 그 후에 꼭 후회해서 ㅋㅋ 그냥 기르는 쪽이에요.

다락방님, 늦게 인사올려 죄송해요.
화가와 정원사 잘 받았어요.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다락방 2014-01-17 14:17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나 후회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엔 그렇지 않았어요. 정말 잘 내렸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죠. 오래 앞머리 있었으니 이젠 길려볼까 하다가 어제 퇴근길에 미장원 들어가서 다시 잘라버렸답니다. 자르고나서 또다시 아, 자르길 잘했다, 하는 생각을 했어요. 헤헷.

화가와 정원사, 실은 저는 읽다가 포기한 작품이에요. 꿈꾸는섬님 취향에는 잘 맞을지 모르겠어요. 잘 받으셨으니 다행이고, 즐겁게 읽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세실 2014-01-17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딜레마!!
앞머리는 동안의 기쁨은 있지만 나이 제한이 있어요.ㅎ
지금 앞머리 기르고 있는데 고개 숙였을때 얼굴의 반을 가리는 그 느낌 안좋아서 핀을 꽂았지만 주변에서 말리네요.ㅜ
내 나이땐 어떤 헤어 스타일이 어울릴까요? 커트 뽀글? 으악!

다락방 2014-01-17 14:19   좋아요 0 | URL
사실 나이 들었는데 긴 생머리도 별로 예쁘게 보이질 않잖아요. 긴생머리는 젊은 여자들의 특권 같은걸로 느껴졌거든요, 제게는요. 그런데 안젤리나 졸리를 보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어요. 나이 들어도 어떤 여자들에겐 긴 생머리가 어울리고 예쁜겁니다. 뭐, 안젤리나 졸리 보고 생각한거니.......모두에게 해당되는 게 아닌게 당연하지만. 킁킁.

전 더 나이들면 길려서 올리고 다니고싶어요. 제 성격상 머리 올리고 다니는 게 제일 잘 맞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신경도 안 쓰이는 것 같아요. 제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세실님도 올림머리 어떠세요? ㅎㅎ

bitter 2014-01-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재에 책 인증 글 올리려다가 댓글 쓰는 것도 미뤄졌네요. 늦게 달아서 죄송합니다 ㅜㅜ
우체국 택배로 빨리 와서 놀랐답니다. 저는 3일정도 걸릴 줄 알았거든요! 여튼 다락방님의 정성 어린 택배에
감동했습니다. 아. 혹시 책 앞에 포스트잇에 적은 펜이 만년필인가요? 왠지 만년필 느낌이라서요!

다락방 2014-01-20 18:47   좋아요 0 | URL
아,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우체국 택배는 진짜 짱이에요. 보내면 바로 다음날 슝- 배송이 되지 뭡니까!
근데 제가 포스트잇에 어떤 펜으로 적었는지 기억이 잘...나질 않네요?? 90프로의 확률로 만년필로 적었을 것 같긴 하지만..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기억이 잘 ㅠㅠ
 
















지금은 이 책의 3권을 읽고있는 중인데, 이 책의 2권까지 읽었을 때, 나는 오래전에 본 영화 <메디엄>이 떠올랐다. 영화 <메디엄>에서는 암에 걸린 소년이 나오고, 그 소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사를 간 가족이 나온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 집에는 귀신이 살고 있었고 소년은 그들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소년이 그 집을 이상하다고 해도 식구들은 몸이 약한 소년이 하는 말이라 믿어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소년에게는 부모님도 계셨고 누나(여동생??)도 있었고 어린 동생들도 있었는데, 영화의 마지막, 다른 형제들과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맞서 싸워야 할 때, 소년은 그 싸움이 자기 혼자 끝내야 하는 싸움임을 알게 되고 식구들을 모두 집밖으로 내보낸다. 그리고 자기 혼자 그들과 싸운다.
















그 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울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공포영화였는데, 나는 귀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소년이 거기에서 혼자 맞서 싸우기 때문에 울었다. 무서운 건 모두에게 무섭지 혼자만 안 무서웠던 건 아니다. 무서운데, 그것을 혼자 해내야 한다는 걸 깨닫고 혼자 싸우기로 결심하는, 그 고독의 순간, 그 고독의 순간에 발휘한 용기가, 무섭고 안타까워서 울었다. 대체 왜 귀신 영화를 보고 울어야 하는지, 나도 내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자꾸 눈물이 나서 어쩔 수가 없었다. 누나는 자신도 들여보내달라고 동생의 이름을 부르고 문을 두드리지만, 소년은 아랑곳않고 그들과 맞선다. 그 때의 그 무섭고 슬픈 기억이, 그래서 내가 줄줄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이 <솔로몬의 위증>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이 책도 다르지 않아서.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자살한 중학생이 나온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 열두 시부터 두 시 사이에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소년. 그 소년의 시체 위로 눈이 내려 쌓였다. 그리고 그 시체를 발견한 같은 반 학생부터 시작해 다른 학생들의 생활도 보여지는데, 고독하고 쓸쓸한 사람이 너무 많은거다. 그 어린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이겨내려고 나름의 방법을 찾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운거다. 밤 열두시에 사람도 별로 없는 학교 운동장, 그리고 옥상에 올라가는 소년은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리석은 아빠와 늘 아프다고 골골거리는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년은 대체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칠 수 없을 정도로 얼굴에 난 여드름이 부끄러운 소녀에게 그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말하는 부모들은 너무나 야속하기만 하고. 누군가와 친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전에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무조건 일단 잡고 봐야만 하는 그 마음이 부서질 것만 같고. 그런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그래서 그 결과가 엄청나게 파괴적으로 나왔다고해서, 그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인내하지 그랬느냐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잔인하게 죽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너무 무서웠다. 혼자인 그 밤이, 그 밤에 그들의 머릿속을 채웠을 생각들이, 부서질 것 같은 그 영혼들이, 지탱하고 버티자고 생각해낸 그 방법들이, 그 방법들 사이로 스며드는 혹은 표현되는 악이, 무서웠다. 1권을 다 읽은 새벽에는 베개를 가지고 안방에 가 엄마 옆에 누워 잤다. 도저히 혼자 잘 수가 없었다. 2권을 읽은 월요일 새벽도 마찬가지. 두시 넘어서 책을 다 읽고 불을 껐는데, 모든 소리에 다 민감해지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는거다. 또다시 안방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 전날처럼 아빠가 근무인 게 아니라 아빠 엄마가 안방에서 같이 주무신다. 차마 그 옆으로 갈 수는 없지. 남동생 방으로 가서 같이 자자고 할까..생각하다가 가뜩이나 잠귀밝은 예민한 남동생 다음날 출근에 지장있을 까봐 그러지도 못하고...어떻게 이 무서운 마음을 진정시킬까 싶어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마침 깨어있더라. 그래서 통화를 했는데, 통화를 하면서도 좀처럼 무서운 마음이 진정되질 않는거다. 아. 안되겠다. 어쩔 수 없다. 할 수 없다. 나는 베개를 가지고 안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새벽 세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는데, 아빠 엄마가 누워있는 이불에 한 사람이 누울 틈이 보이질 않는거다. 아..다시 내 방에 가야겠다 싶은데 인기척을 느끼고 아빠 엄마가 다 깨셨다. 엄마는 너 여기 왜 왔냐고 물으셨고, 나는 아니야, 라고 얼버무리며 나가려는데, 여기서 자고 싶은거냐고 엄마가 물었다. 나는 그러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네 그냥 갈게, 하고 가려니 엄마가 아빠 쪽으로 바싹 더 붙고 아빠도 좀 더 옆으로 가시며 한 사람 누울 자리는 마련해주셨다. 와서 자. 나는 아빠 엄마 불편하잖아, 했더니 아빠도 엄마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어서 누워 자라고 하셨다. 응. 하고 누웠더니 엄마가 꿈꿨냐고 물으셨고, 나는 책 읽었는데 그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 옆에 누워 무섭지 않다고 생각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니,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데 이게 뭔 짓이야... ㅠㅠ 이래가지고 나에게 독립은 먼 일이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 읽고 무서워서 잠도 못자고(어떤 소음엔 꺅 소리도 질렀다 ㅠㅠ), 벌벌 떨면서 이래가지고 어떻게 독립을 해. 아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방으로 가기 전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뒤척이면서 생각했다. 씨양, 이럴 땐 결혼이 답인건가...................Orz




<솔로몬의 위증> 3권은 재판과정이다. 무척 재미있게 읽고있긴한데, 솔직히 좀 말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짜증나는 부분도 있긴하다. 무슨 중딩들이 이렇게나 재판을 잘한단 말인가!! 이게 말이 돼? 나의 중학교 시절을 떠올려보았다. 나는 매일 하교하면 애들하고 몰려다니면서 쫄면이나 떡볶이 먹으러 다녔는데. 피둥피둥 살이 쪘는데. 신해철한테 팬레터를 써보고, 또 뭘했더라....여튼 설사 내가 재판을 할 수 있는 아이라 해도 그렇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저런 재판이 중학생들 사이에서 가능하단 말인가? 이건...뭐랄까...재미있게 읽고있긴하지만.....그래도 좀 너무 심한 것 같다. 킁. 진실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는 데엔 동의하지만, 그래도 너무 잘해.....쩝...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무실엔 히터를 틀기 시작했다. 히터를 틀면서부터 공기가 건조해져 눈이 꽤 아팠다. 수시로 끄고 창문을 여는등 건조한 공기를 빼내려고 해봐도, 퇴근무렵이면 어김없이 눈이 피로해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는 대신 눈을 감고 있곤 한다. 눈이 피로하면 온 몸이 다 피로해지는 것 같아 이 겨울을 대체 어떻게 보내야 한단 말인가, 하고 고민하던 중, 작년 겨울에도 내가 이랬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 작년 겨울에도 건조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했지? 그 때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으니 '화분에 물을 주자'는 거였다. 작년 겨울에도 건조했고 퇴근무렵이면 녹초가 되었는데, 나는 그무렵 사무실에 여러개 놓여진 난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난에 물을 주는거야 여름에도 해왔던거지만, 사실 나는 식물을 키우는데 영 소질이 없어 몇 번이나 죽이곤 했던거다. 잘하지 못하는 것이니 더 관심이 시들해질 밖에. 그렇지만 나는 그 겨울, 가습기로도 해결되지 않는 건조한 공기에 맞서고자 열심히 난에 물을 주었다. 그랬는데, 놀랍게도 겨울이 끝날 무렵, 난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몇 년을 사무실에서 난을 키워왔지만 꽃이 핀 건 처음이었다. 라식수술 후에 겨울히터나 여름 에어컨에 눈이 더 건조해져 피로해짐을 느꼈고, 그게 고통스러워 내가 살자고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한건데, 늘 죽어나가기만 하던 난이 맙소사, 꽃을 피워낸거다. 내가 화분에 정성스레 물을 주고 돌본건 맞지만, 그건 화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였다. 나 살자고 물을 줬더니 화분이 살았고, 그 일이 내게 기쁨을 줬고, 지독한 건조함으로부터도 나를 탈출시켜줬다. 꽃 향은 사무실에 잔잔하게 퍼졌고, 아름다웠다. 볼 때마다 나에게 행운이 깃들것만 같아 마음속으로 조용히 축복을 빌며 물끄러미, 꽃을 바라보곤 했다. 



계절이 바뀌고 나는 꽃을 피웠던 난을 잊었고, 그 때의 그 감동을 잊었다. 그러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다시 이 계절로 돌아왔고, 나는 내가 지난 겨울을 어떻게 살았는가 돌아보다가 다시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화분에 물을 주지 않아도  살 수는 있겠지만, 화분에 물을 준다면 화분이 살고, 화분이 살면 내가 전보다 더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아는 까닭이다. 


상사가 난에 알러지가 있다고 난 화분을 모두 치운 터라 사무실에 더이상 난은 남아있질 않다. 그저 나무가 심어진 커다란 화분 두 개뿐. 그래서 열심히 물을 주었다. 건조함과 싸우자! 그랬는데 며칠전에, 다 죽어가던 나무였는데, 그래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건만, 새로운 잎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줄기가 위로 뻗고 작고 여린 잎들이 쑥쑥. 악. 이게뭐야!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오래전, 첫직장에 다닐 때, 그 때도 사장실에 있는 난 화분에 물을 주었어야 했는데, 나는 그게 그렇게나 싫었다. 그래도 막내였고, 시키는 일을 잘해야지 싶어 꼬박꼬박 잊지 않고 물을 줬더랬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런 일, 생명을 키우고 돌봐주는 일엔 관심도 없고 잘해내지도 못한다는 걸 아는터라, 그 화분들을 잘 키울 자신은 없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난 화분들의 잎은 썩어나가기 시작했고 사장님은 내게 영양제좀 사다 꽂아보라고 하셨다. 영양제를 사다 꽂았더니 사이다랑 섞어 보라고도 하셨고. 니뮈. 니가 해라. 니 방에 있는거. 그런 생각이 몇 번이고 찾아들었고 그 말이 행여 입밖으로 나올까 번번이 참아댔다. 자기가 좋아서 자기 방에 둔 거면 자기가 좀 알아서 키워야 되는거 아닌가. 여튼 나는 사장실의 화분을 잘 키운다거나 살리는 데는 통 재주가 없는 사람이었고, 집에서도 화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건만, 내가 급해지자 화분을 쓰다듬기 시작한거다. 아. 역시 나란 인간은 이기적이기 짝이 없구나. 이래서 내가 혹여라도 혼자 살게 된다면 식물도 못 키우고 동물도 못 키우겠단 생각이 들었다. 만약 동물을 키우게된다면 미필적고의에의한 학대..를 하지 않을까. 때리거나 하는 학대가 아니라 관심없음 혹은 방치..의 학대. 같이 살자고 데리고 왔으면 돌봐줘야 하는데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내 몸뚱아리 하나 지키는거에만 이기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아무튼 자기가 키울 화분엔 자기가 알아서 물주자. 영양제도 줄라면 자기가 주고.



오늘 화분의 잎들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대면서, 이러다가 팔 얇아지는 거 아닐까, 므흣, 하는 베리베리 긍정적인 상상을 했다. 화분도 살고 건조함도 사라지고 팔도 얇아지고 홍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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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 2014-01-1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살자고 화분이 살고 살아나는 화분이 기쁨을 선물했듯이 다락방님 좋자고 쓴 글이 또한 누군가에게 삶의 기운과 힘을 불어넣는 생명의 온기일 거라 믿어요

다락방 2014-01-15 17: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좋아서 쓴 글인데 누군가가 재미있게 읽고 공감한다면 그야말로 좋겠지요. 므흣.

아무개 2014-01-1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저도 너무 건조해서 사무실 창문 열었다 닫았다 무한반복.
그래도 건조해서 수건을 적셔서 옷걸이에 걸어 놨어요. 별 도움은 못되는듯 하지만....

2.식물이든 동물이든 어떤 존재의 생사를 쥐고 있는 사람은
참 ..귀찮아지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하고 싶지 않은 때에 해야만 하는 일들이 늘어나니까요.

3.<따귀맞은 영혼> 있는 줄 알고 찾아보니...알라딘에 팔아버렸네요. 다락님 드릴라고 했드만 ㅜ..ㅜ

4.5번째 새끼 고양이가 엊그제 입양을 갔답니다.
지난주 내내 울고불고 했더니 얼굴이 부은상태로 그냥 굳어버려서 꼴이 말이 아니지만
좋은분께 입양되어 마음은 좀 편안하네요.

5.지금 군주론 읽고 있는데 졸려 죽겠어요 후암~

6.전 내일 월차내고 쉽니다.(배아프죠?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다락방 2014-01-15 17:20   좋아요 0 | URL
1. 저도 가습기도 틀어놓고 걸레도 적셔놓고 화분에도 물도 주고 그러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조하면 더 졸린가요? 아주 미친듯이 졸고 있네요, 요즘 ㅠㅠ

3. <따귀맞은 영혼>은 안타깝네요.. ㅠㅠ 그치만 중고알림등록 신청해두었으니 나오는대로 즉시 주문할 예정입니다. ㅋㅋ

5. 저는 군주론은 청소년용으로 읽었던 것 같네요. 그걸 다 읽고나면 아무개님이 어떤 느낌을 받으실 지 궁금해요!

6. 치..월차라니... 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레와 2014-01-1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따뜻한 공기 나간다고 창문을 못 열게해요. ㅡ.ㅡㅋ
가끔 콧구멍에서 시커먼게 나와요.
아.. 욕나와. -.-

다락방 2014-01-15 17:20   좋아요 0 | URL
겨울일수록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감기도 안걸리고 건강에도 좋다고요. 환기를 못시키게 하다니..너무해...점심먹고 3분만이라도 환기 시켜봐요. 아놔 ㅠㅠ

자작나무 2014-01-1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습기 드릴까요?

다락방 2014-01-15 17:21   좋아요 0 | URL
가습기 있어요. 그런데 저 가습기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요. 책상에다 놓는 미니 가습기를 또 사다 놓을까..하다가 그건 또 귀찮겠지..싶어서....하하 역시 화분에 물 주는게 장땡인듯요.
그나저나 오랜만이네요?

mira 2014-01-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분에 물을 줘도 식물을 죽이는 사람인데요. 저도 꽃피우고 싶네요 ㅎㅎ

다락방 2014-01-15 17:21   좋아요 0 | URL
저도 물 줘도 식물들이 죽기만 했었는데 작년부터는 살리는 손이 되어버렸네요. 하하하하. 샤라라랑~

세실 2014-01-14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왜 화분에 물을 주는 일이 즐거울까요?ㅎ
난 아직도 깜깜한 밤에 혼자 집에 있음 무서워요.ㅜ

다락방 2014-01-15 17:22   좋아요 0 | URL
전 화분에 물 주는게 '일'처럼 느껴져서 싫은것 같아요. 도무지 즐겁지가 않아요. 애초에 동식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저는 식구들 있어도 제 방에서 무서워하는걸요. 이래가지고 어떻게 독립합니까 세실님 ㅠㅠ 제가 제 걱정이 됩니다. ㅠㅠㅠ

나비종 2014-01-1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독이 무서울 정도로 추운 건. . 혼.자. 넘어야하는 순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사람이 결국은 스스로 다리를 굴려야 그 자리에서 더 나아가는 것처럼, '고독'이라는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건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도 아니고,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도 아니겠지요. 옆에 누운 사람이 답은. . 음. . 아닐 때가 많습니다. ㅡㅡ; 오히려 나는 고독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옆에서 코골고 자면 더 외롭습니다.(외롭다기보다는 정확히 표현하자면 화가 나지요. 흠~ 열나서 무서움이 싸악 사라지기는 하네요^^;)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같다고나 할까요?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때로는 발 아래서 안 보이기도ㅎ. 그래도 글을 쓸 때는 필이 잘 꽂히지 않나요? ㅎㅎ

저도 선인장도 죽이는 마법의 손이었는데, 몇 년 전부턴가 슬금슬금 식물이 살아나더라구요. 아직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선인장 잎 쪼가리가 있습니다ㅎㅎ

다락방 2014-01-15 17:25   좋아요 0 | URL
혼자 용기를 내는 그 순간, 그 순간이 가장 무섭고 힘든 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용기를 낸 사람들이 더 대단한 것 같고요.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옆에 누군가 누워있다고 그 사람이 내 무서움을 다 해소해줄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것이다, 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나올테고, 번번이 나 무섭다고 안아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닐테니 말이지요. 역시 엄마..가 답인 듯요. -_-

외로움이 필이 잘 꽂히기보다는 제 경우엔, 결핍된 상태가 필이 더 잘 꽂히는 것 같아요. 외로움도 결핍의 일종이라 볼 수 있을텐데, 쉽게 말하자면 음, 연애중일 때보다는 짝사랑 중일 때 글이 더 잘 써지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역시 사랑중의 최고는 짝사랑인 듯 합니다.

단발머리 2014-01-15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했어도 무서운 꿈 꾸면 엄마가 생각납니다. 에잇, 휘리릭~

다락방 2014-01-15 17:25   좋아요 0 | URL
엄마는 진리입니다!

무스탕 2014-01-1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무기 두 개로 쌍분무기 만들어서 뿌리세요.
한쪽 팔만 가늘어지는 부작용이 있을수 있어요 =3=3=3

다락방 2014-01-15 17:2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한쪽 팔만 모델 팔 될까봐(응?) 양쪽으로 번갈아 가며 물 주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100자평]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B는 내게 이 책을 추천할 때 '두 번째 화살' 에 대해 얘기했었다. 그 문장이 특히 가슴에 남아 새기기로 했다며. B가 말했을 당시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말이 정확히 어떻게 쓰여져 있는지 궁금해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아 친구가 말한 두 번째 화살에 대해 읽어볼 수 있었다.



불교에는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이 준 상처에 죄책감과 분노를 얹어 더 큰 상처를 받지 말라는 뜻이다. 첫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자신을 깎아내리고 엉뚱한 사람에게 분풀이를 하며 또 다른 상처를 만드는 것은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pp.17-18)


역시, 책속에서 문장으로 만나니 더 좋았다. 두 번째 화살에 맞지 않을 것.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상처받기 쉬운 영혼들이 명심하면 좋을 말일테다. 역시 강해지는 게 진리인 듯.


이 책은 아쉽게도, 이미 내가 다 알고 있는 것들을 말해주고 있고 게다가 나는 이 책이 '필요할만큼' 상처받기 쉬운 약한 영혼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게다가 내 자존감과 자존심은 하늘을 찌른다. 그렇다해서 내가 두 번째 화살을 번번이 피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마음 아픈 일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이미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있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 '아는 것' 과 '실천하는 것'에는 거리가 있다. 그러니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기며 되새겨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직 자신의 힘으로 자존감과 자존심을 굳건히 할 만큼 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테고. 



마음속에 담고 있는 상처는 서로에게 거는 기대가 큰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의 상한 마음을 알아서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명의도 얼굴만 보고 병을 알아맞힐 수는 없는 것이다. (p.25)



사랑하는 것도, 상대를 위하는 것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이란 것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말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사랑은 대체적으로 대단한 감정이고 많은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텔레파시를 통하게 할 수는 없다. '날 사랑한다면'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기분과 내 감정과 심지어 내가 지금 갖고 싶은 게 무언지도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사랑을 맹신하는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모른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표정으로 드러날 수 있다해도, 그 표정조차 거짓일 수 있는데, 왜 말하지 않고 상대가 알아주지 않았다며 서운해할까. '상처받았다'는 것들의 아주 많은 부분이 자신이 거는 헛된 기대 때문인 건 아닐까. 사람은 신이 아니고, 사랑은 물론 사람을 신으로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말하지 않아놓고 상대에게 '왜 몰라!' 라며 속상해한다면, 하아- 답이 없다, 진짜. 



사실 우리가 원하는 관계는 민낯 그대로 만날 수 있는 관계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반드시 아이라이너를 그려야 하고 양복과 구두를 갖춰 입어야 한다면 그 관계는 금세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관계는 잘 꾸민 모습도 헝클어진 모습도 똑같이 인정받을 수 있는 관계다. 그건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질때 가능하다. 우월하거나 열등하거나, 둘 중 하나만 존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영원히 힘들게 경쟁만 하다 죽게 될 것이다. (pp.48-49)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관계는 그대로 소중하다. 결국 '최후의 선택'은 편한 상대가 될 것이다. 몇 년전의 내게는 늘 예쁘게 차려입고 만나고 싶은 상대가 있었다. 간혹 그 상대는 미리 약속을 정하지 않고 연락을 해와, 언제나 어디서나 예쁘게 있어야 했다. 빨간색 하이힐과 나풀거리는 원피스 따위를, 매일 차려 입고 모습을 점검하면서, 이정도 차림이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우연히 만나도 자신있어! 하는 마음이 생겼지만,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나는 지쳐갔다. 이대로는 더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너랑 헤어지는 게 내 삶이 더 윤택해지는 길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생략하고.



받은 상처와 준 상처를 분리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다. 세상에는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기만 하는 사람도, 당하기만 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찾아온 사람들을 보면 작든 크든 상대방에게 먼저 상처를 준 경우가 많았다.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겨 기억하지 않은 것뿐이다. (p.70)



나는 살면서 '상처 받았다' 고 말하는 피해자인 적이 더러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당연히 나는 가해자가 될 생각이 없었고, 가해자가 될 거라고도 역시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상대가 '나는 상처받았어' 라고 피해자로 선언해버린 이상, 나는 자연스레 가해자가 되고 말았다. 그 일이 내게는 어처구니없게 생각되어졌는데, 이미 나는 상대에게 '악인'으로 규정지어져버렸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 상황을 그 쪽으로부터 먼저 듣게 된다면 나는 잔인한 가해자로만 보일 터였다. 그 때 찾아온 충격이란 대단한 것이었다. 맙소사,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가해자가 되다니. 물론 내가 살면서 상처를 준 사람들은 많이 있을테다. 내가 알게 모르게 그런 일은 많았을텐데, 누군가 그렇게 드러내놓고 피해자가 되어버린 일은 처음이라 한동안 멍했었다. 내가 이런 '지정된 쌍년'이 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 일은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내내 우울한 기분을 줬는데, 내가 그렇게 지내는 동안은 상대가 내게 '가해자' 였다. 다만 상대는, 자신이 상처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를 가해자로 만들어 버린 사실이 안중에 없었겠지. 언제나 먼저 상처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약자가 되고 동시에 상대를 가해자로 만들어 버린다. 상처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면서도 그렇다면 '상처 받았다'고 말하기 전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다. 그는, 자신이 그 전에 한 행동에 대해서는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복수는 쾌감을 줄 수는 있지만 고통을 줄여 주지는 않는다. (p.160)



복수란 걸 해보고 싶다고 당연히 생각했지만, 나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음이 종국엔 자랑스러웠다. 나란 인간이 좀 더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느껴졌다. 화나고 분한 일이 생길때마다 번번이 참을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참지 못하고 반응한 뒤 후회한 적도 더러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나는 감정이 최악의 수렁으로 빠졌을 때, 가급적 한 발 뒤로 물러나서 생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이 책에서도 그럴 때는 시간을 좀 두라고 했는데, 나는 그걸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깨달은 터였다. 음..나 어쩌면 잘 늙어가고 있는지도..




이런 열등감의 표출을 잘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인터넷 악성 댓글이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만나 보면 자신감이 없고 열등감이 심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공간을 통해 분노와 열등감을 마치 '배설'하듯 쏟아낸다. 특히 유명한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우월해진 것 같은 쾌감을 주기 때문에 한 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들은 자기가 간절히 꿈꾸는 삶을 별 노력 없이 얻은 것 같은 연예인들을 비난하고, 악성 루머를 퍼뜨려 모욕감을 줌으로써 열등감을 줄이려고 한다. 현실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쾌감을 온라인 세상에서라도 느끼고 싶은 것이다. (p.196)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사실은, 유명 연예인의 지저분한 사생활이 폭로된다고 해서, 자신들의 삶이 더 고결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다른 사람이 뚱뚱해진다고 해서 자신이 더 날씬해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멍청해진다고 해서 자신이 더 똑똑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아름답고 내가 우아해지기 위해서는 내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건 내가 스스로 만드는거지, 상대를 깔아뭉갠다고 되는 게 아닌것이다. '린제이 로한' 주연의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는 린제이 로한이 학교의 퀸카인 레이첼 맥아담스를 못생기게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 약이라고 속이고 살찌는 약을 준다. 그러나 린제이 로한은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된다. 레이첼이 뚱뚱해진다고 해서 자신이 날씬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영화속에서 린제이 로한이 깨달았던 것을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뭐, 깨닫는 게 누가 깨달으라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상처 입은 상황을 곱씹으며 이랬다면 어땠을까, 저랬다면 어땠을까 고민하고, 분한 마음을 어쩌지 못해 아무 데나 분풀이를 하는 것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통스런 기억을 되감기해서 후련하고 당당한 기억으로 덮어버리고 싶겠지만, 당신도 익히 알고 있듯이 현실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는 그저 고통스런 기억만 반복 재생할 수 있을 뿐이다. (p.217)



나도 아직 과거의 일에 대해 수치스러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자유롭지가 못하다. 여전히 뜬금없이 먼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가슴을 뜯어버리고 싶은 상황에 맞닥뜨리곤 한다. 그럴때마다 거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그래, 그 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 라는 자기 최면이다. '나는 이제 다시는 그러지 않을 수 있어' 라고 자꾸 생각한다. 과거의 상처에 붙들려있다보면 현재까지 엉망이 되고, 나는 결코 현재를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현재를 엉망으로 만든다면 미래의 과거가 또 상처투성이가 될 게 아닌가. 고통스런 과거의 기억 때문에 우울한 사람에게 반드시 말해주고 싶다.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일어난 이상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다' 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라고.



어느 누구도 과거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할 순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하여 새로운 결말을 맺을 수는 있다. -카를 바르트 (p.215)



재작년 김장철에 엄마는 작은고모로부터 김치를 얻어왔다. 고모가 먹으라고 정성스레 담가줬다는데, 그 김치엔 굴이 들어 있었고,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굴 들어간 김치를 먹지 않았다. 먹지도 않았는데 왜 받아왔냐고 했더니 주는걸 어떻게 안받느냐고 하며 엄마는 김치통을 바라보고 하염없이 난감해했다. 나는 그 김치 어쩔거냐고 했더니 엄마는 엄마가 먹겠다고 했다. 후아- 답답하다.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고모에게 우리는 굴 들어간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반드시 말하라고. 엄마가 그 말을 하지 않으면 고모는 엄마가 좋아하는 줄 알고 매번 굴담은 김치를 정성스레 담가줄테고, 엄마는 번번이 이걸 어쩌나 고민하게 될 거라고. 엄마는 그 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어떻게 담아주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엄마가 이번 한 번 눈 딱감고 아니라고 말하면 고모도 수고를 덜고 엄마도 더이상 난감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엄마가 그 말을 못하면 이것은 악순환이 될 뿐이다, 라고 말했다. 엄마는 결국 말하지 못했지만, 고모는 자신의 의지로 굴 들어있는 김치를 주는 걸 중단했다. 그 때 한 번 담근건가보다. 킁.



'아니오'는 관계를 끊어 버리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떠안지 않아도 될 고민을 차단해 주는 말이다. (p.242)



나는 고민하며 살고 싶지 않고, 이런 내 생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잘 말해오는 태도로 드러난다. 내가 '아니'라는 부정의 말을 하는 순간, 상대는 잠깐 서운하거나 속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만 넘기면 우리는 다가올 악순환을 피할 수 있다. 상대를 배려한다는 생각으로 아니오를 말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계속계속 같은 고민을 번번이 하게 될 것이다. 상대는 좋아하지도 않는 대상을 위해 번번이 노력하게 되고.





이 책에는 좋은 인용문도 많이 나오는데, 그래서 책을 차곡차곡 보관함에 넣게 된다.




할머니는 언제나 가지를 소금에 절여 물기를 짜낸 다음 요리를 시작했다. 

"왜 가지에 소금을 뿌리시는 거예요?"

"그래야 가지가 울거든. 사람처럼 가지도 울어야 쓴맛이 없어진단다."

-라픽 샤미, 「1001개의 거짓말」(p.15)






버트런드 러셀은 자신의 책 『행복의 정복』에서 남과 비교하며 끊임없이 경쟁하려고 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렇게 비유했다. "공작새들은 다른 공작새의 꼬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공작새들은 저마다 자기 꼬리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믿을 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공작새는 온순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새의 삶은 얼마나 불행할까?" (p.49)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엄청난 위험이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매우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팔 하나, 다리 하나, 혹은 아내나 그 밖에 사소한 것들은 잃어버리면 그 즉시 알면서 말이다.

-키에르케고르, 「죽음에 이르는 병」(p.59)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 궁금해졌는데 어떤 책을 읽어야할 지 모르겠다. 대체적으로 평들이 거의 안달려 있어서 이거야 원...이 책을 어느 출판사로 읽으면 좋을지 아시는 분, 추천 좀.. 죄다 읽기 싫게 생겨가지고...orz












R.J. 팔라시오가 쓴 『아름다운 아이』는 선천적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열 살 소년 어거스트가 처음 으로 학교에 들어가면서 1년 동안 겪게 되는 일들을 다룬 이야기다. 아이들은 어거스트가 얼마나 똑똑하고 재미있는 아이인지 알기도 전에 겉모습만 보고 무섭다며 피해 버린다. (p.98)





당신을 화나게 한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계속 그와 입씨름을 한다면, 그것은 마치 불이 붙은 집을 내버려두고 방화범을 잡으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이다. -틱낫한, 『화』 (p.153)






어제는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처음으로 미드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다. 이건 뭐 인간승리. <홈즈>도 <트루 블러드>도 이십분인가 보다 그만둬버린 나였는데. 하하하하하. 



컨트리 음악을 오랫동안 한 전설적인 가수(레이나)와 신예 컨트리 가수(줄리엣)가 나오는 얘기인데, 노래도 많이 나오고, 그 노래들 중 어떤건 특히 더 좋아서 재미있게 봤다. 레이나의 아버지는 엄청나게 돈이 많은데 레이나는 그런 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싫고, 그래서 아버지로부터는 한 푼의 금전적인 도움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왔으며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와 싸우다가 아버지로부터 '넌 내 돈을 안 받은 줄 알고 자랑스레 생각하지만, 그 가난한 음반회사에서 너 음반 만들 돈을 누가 대줬다고 생각하냐' 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으..그 때의 기분은 정말이지 어땠을까..


어제 본 1시즌의 1회의 마지막, 바에서 서빙을 하는 '스칼렛'이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노래가 무척 좋다.








크- 2회도 봐야되나...다운받고 인코딩해서 아이폰에 넣는...과정이 정말 드럽게 짜증나는데... ㅠㅠ 귀찮어 ㅠㅠ 안드로이드는 걍 슉슉 들어갔는데 ㅠㅠㅠ 스칼렛의 성장과 쥴리엣의 이야기가 궁금하긴한데...귀차니즘이...날 막고있네 ㅠㅠ


그래도 어쨌든 꺄울, 금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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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1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아...젠장 결국 보관함이 아닌 장바구니로 가게 만드는 이 가공할만한 위력의 페이퍼라니!!!!!!!!!!!

2.어제 소주랑 먹던 피자가 남아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싸왔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몰래 숨어서 먹고 있음 ㅡ..ㅡ

3.그렇습니다. 금요일 인것입니다!!! ^0^

다락방 2014-01-10 12:30   좋아요 0 | URL
1. 전 사람들이 모두 단단하고 강해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요.

2. 저는 김치부침개 싸왔어요. 잠시후 먹을겁니다. 오늘 저녁엔 족발과 와인 약속이 있지롱요~ 사진찍어서 아무개님한테 보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저녁엔 뭘 드실겁니까!!

dreamout 2014-01-1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길사에서 나온 것을 가지고(만) 있어요. 일단 다른 출판사 보단 땟깔이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14-01-10 12:29   좋아요 0 | URL
저도 한길사에서 나온 걸 지금 막 보관함에 넣어두었습니다. 저 역시 구매하게 되면 가지고만 있게 될 확률이 더 큰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사고싶네요. ㅠㅠ 읽고싶다가 아니라 사고싶다 라니 ㅠㅠ

페크pek0501 2014-01-1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이 책을 제가 구입해 본다면 그건 다락방 님 덕분...ㅋ 꼭 사 볼 거예요.
좋은 인용문이 많아 좋고... 저자가 심리학자, 심리상담가인 것도 맘에 들어요. 그러니 깊은 글도 많이 담고 있을 듯하니까요.

"그 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 라는 자기 최면이다."
- 다락방 님의 이 말이 가장 맘에 듭니다. 그 어떤 인용문보다도... ^^

다락방 2014-01-10 15:5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으로 저자를 처음만났는데<따귀맞은 영혼>이란 책으로 이미 상당히 유명한 저자더라고요. 저는 앞으로 <따귀맞은 영혼>을 읽어볼까 합니다.

전 방금 배고파서 김치부침개 한 장을 흡입했습니다. 집에서 가져왔거든요. 출출할 때 먹으려고. 으흐흐흐흣. 맛있어용~
 

기존에 사무실에서 쓰던 하얀 머그컵을 버리고 알라딘에서 받은 검정색 머그컵을 꺼내두었다. 새로운 컵에 새 기분으로 마시자! 하고. 사실 나는 그간 알라딘의 강아지 그려진 머그컵들이 더 좋다. 이번 컵은 뭐랄까..너무 까페컵 같아서...아, 근데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고. 크- 이 검정색 컵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안에 든 음료가 뭔지 모르겠다는거다. 아침에 물을 따라 마셨을 때도, 지금 커피를 따랐을 때도 색깔이 똑같다 ㅠㅠ 물론 커피를 따르면 연기가 나니 처음엔 알겠지, 코를 들이대면 향이 날테니 뭔지 구분이 되겠지. 그런데 나는 커피를 따라놓고 한참을 잊다가 마시곤 한단 말이다. 내가 마시는 게 뭔지도 모르는 채로 마시게 생겼다 이젠. 아무리 아무리 뚫여져라 쳐다봐도 물이나 커피나 똑.같.다. 녹차를 마셔도 똑같겠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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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4-01-07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저 검정색 머크겁을 받았지요,
책을 구입하고,,ㅎㅎㅎ

다락방 2014-01-07 11:25   좋아요 0 | URL
지저분한 게 눈에 잘 안띌것 같긴한데 써보니 흰색컵이 낫단 생각이 드네요. 후아-

Mephistopheles 2014-01-0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약만 아나라면 만고 땡.....(즈언하아~~ 억울하옵니다아~~)

다락방 2014-01-07 11:26   좋아요 0 | URL
심지어 포도주스도 여기 담겨있으니 뭔지 모르겠네요. 뭐 알고 마시고 있긴 하지만 ㅋㅋ

무해한모리군 2014-01-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컵은 흰색이 좋아요.. 저는 사무실에서 이와사키 치히로의 작은새가온날이 그려진 컵을 써요... 애정애정

다락방 2014-01-07 11:26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서 쓰는 그 개 그려진 알라딘 컵이 제일 좋아요. ㅎㅎ
그리고 휘모리님 말씀대로 컵은 흰색이 진리네요!

saint236 2014-01-07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검정색 컵을 주문했지요. 다락방님이 말씀하신 치명적인 약점은 충분히 감안했던 것이고....

다락방 2014-01-07 11:26   좋아요 0 | URL
아셨단 말입니까? 전 전혀 생각도 못했어요. 그저 컵 자주 안 씻어도 되겠지..란 생각만 했다능..orz

섬사이 2014-01-0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뒤에 세워둔 책(?) 표지의 사람 표정이...
"자, 이 컵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아맞혀봐....."
하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14-01-07 13:21   좋아요 0 | URL
앗!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정말 그런것 같네요. 어쩐지 절묘해요! ㅎㅎ

moonnight 2014-01-0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컵 두 개 다 받고 싶어서 두 번 주문했어요. ㅎㅎ 내일 도착하는데, 기대돼요. >.<

다락방 2014-01-07 13:22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주문했다면 당연히 검정색을 선택했을텐데, 써보고나서야 아 검정색은 컵으로 엔지구나 싶어졌어요. 뭘 따라도 다 똑같습니다, 문나잇님. 하하하하하

레와 2014-01-0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그럼 이제 흰색 하나 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1-07 15:54   좋아요 0 | URL
그니까. 검정색 컵이 좀 ...사용하기엔 불편하네??

꿈꾸는섬 2014-01-07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검정색 컵의 치명적 단점이네요.

다락방 2014-01-08 16:55   좋아요 0 | URL
네. 엄청나게 후회중입니다. ㅎㅎ

비로그인 2014-01-07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너무 우라*Orz 하지 마세요 ㅎㅎ 우유, 아침햇살 그리고 막걸리가 있자나요.....

다락방 2014-01-08 16:55   좋아요 0 | URL
우유(소화 못시킴), 아침햇살, 막걸리...모두 제가 안 먹는 것들이네요. ㅠㅠ
저는 술, 커피, 물.......만 마십니다. ㅠㅠ 검정색 컵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여자사람인 겁니다 ㅠㅠㅠ

야클 2014-01-0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마귀와 백로 시조(까마귀 검다고 백로야~~~) 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역으로 '겉 검고 속 하얀' 컵으로 만들어 주길 알라딘에게 요구하는 거죠. ㅎㅎ

다락방 2014-01-08 16:56   좋아요 0 | URL
앗! 저도 그 생각했는데요. 안에는 하얗게 만들어주지. 하고 말이죠. 저는 잘 몰랐는데 저는 시각적인 것에서도 식욕에 민감해지는 여자사람인가봅니다. 하아- 냄새에도 민감한데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