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어제 읽은 책 『나였던 그 발랄한 아가씨는 어디 갔을까』 에서 요네하라 마리에 관련된 부분을 읽고 웃겨가지고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무얼 하나 더 사서 읽어볼까, 하고 생각했다.


"인간의 머리회전도 같은 거야. 뇌수도 가장 멍청하고 유익한 뇌세포의 속도보다 빨리 회전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어. '알코올을 너무 섭취하면 뇌세포를 파괴한다. 그러니 음주는 적당해 해라.' 따위의 그럴듯한 논리를 늘어놓는 자들이 있는데, 물소 무리와 마찬가지로 알코올 때문에 파괴되는 건 가장 약하고 느린 뇌세포야. 말하자면, 매일 술을 마시면 느린 뇌세포를 파괴해주니까 결과적으로 뇌수 전체의 움직임은 빠르고 효과적으로 되는 거야."

"아버지, 머리 회전이 너무 빠르면 힘들잖아."

"그러니까 그걸 담배로 조절하는 거잖아."

-요네하라 마리, 『속담 인류학』중에서 (p.34)










인용된 책이 <속담 인류학> 이니, 그걸로 할까? 하하하하하.


저자 류민해는 이 책에서 각 에피소드마다 자신이 읽은 책의 인용을 덧붙여 얘기하는데, 요네하라 마리 부분에서도 그렇고, 어떤 책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일상과 곁들어 읽는게 더 재미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루쉰도 궁금해져서 뭔가 좀 찾아 읽어봐야겠다. 사실 어떤 글들은 이미 그녀의 블로그에서도 읽었던 바 익숙한 것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역시 그 때처럼 애틋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읽기 힘들었다고 해도 좋을, 그러면서 가장 많이 안도한 부분.


눈이 많이 온 날, 큰 아이를 잃고 헤매다가 다시 찾는 과정에서, 아이가 엄마를 보고 으앙, 울음을 터뜨리는 그 장면에서 어휴, 안도하고 힘들고를 반복했다. 조카가 생기고난 후 더더욱 나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엄마가 고통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어진다. 



이제 치카치카 안 한다고, 밥 먹을 때 딴짓하고 어린이집 갈때 꾸무럭거려서 맨날 지각한다고, 같은 반 아이들 다 쓰는 자기 이름 석 자 혼자 못 쓴다고 구박하지 말자. 그런 게 뭐가 중요하겠어. 옆에만 있어준다면, 건강하게 이렇게 있어만 있어준다면 (그런데 이 부분은 이 책에서 가끔 보이는 오타인듯. '있어만 있어준다면' 이라니.) 그걸로 감사하잖아.

그렇게 집으로 올라오는 사이, 아이는 벌써 아까 일을 잊어버렸는지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고 나를 조른다. 그래, 만들자. 우리 진서가 이렇게 건강하게 웃어줄 수 있다면 이 추위쯤이야, 내 몸 힘든 것쯤이야. (pp.100-101)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여동생과 남동생과 조카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백화점을 갔다가 밥을 먹고 조카가 뽀로로음료수를 사달라고 해서 데리고 식품 매장으로 간거다. 손을 꼭 잡고 식품매장엘 가고, 음료수를 선택했지만 계산할 때는 잠시 손을 놓아야 했다. 타미야, 잠깐만 그대로 서있어 어디가지말고, 라고 말하며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려는 그 찰나, 아이는 손을 놓자마자 부리나케 뛰었다. 아. 쓰다보니 또 눈물나. 나는 계산대 아주머니께 잠시만요, 라고 말하고 미친듯이 뛰어갔다. 아,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빠른지! 나는 이렇게 애가 타는데 얘는 매대사이를 돌아다니며 깔깔대고 웃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튼 가까스로 아이를 붙잡았는데, 이런 우리가 걱정됐는지 매대에 서계시던 분도 잡았어요?(아니, 찾았어요? 였을지도) 라고 물으시며 나를 따라오셨다. 어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동생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그 당시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무척이나 겁나고 두려웠는데 ㅠㅠ 이런 부분을 읽는건 역시 너무나 힘들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떨어져 있으면서 두려움을 느낄 아이 때문에, 아이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겁먹고 당황하는 엄마 때문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당연히 그런면에서 가장 무서움을 안겨줬던 이 책이 떠오른다.





이 책에서는 엄마를 잃은 아이가 나온다. 그 아이가 엄마를 잃은 과정이 소름끼치는데,


아이와 엄마가 함께 지하철을 탔다. 내려야할 역에서 엄마가 먼저 내렸고, 아이가 내리지 않았다는 걸 안 순간 지하철안을 들여다보았고, 내리지 못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지만 지하철 문은 이미 닫혔고, 그 사실을 인식한 순간 지하철은 떠나버린 거다.







아, 너무나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무서웠다. 힘들어서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자꾸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닫힌 지하철문 사이, 그 경계, 그 안과밖으로 서서 눈이 마주치는 엄마와 아이. 이게 소설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이 땅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미치게 무서웠다. 엉엉. 쓰다가 또 울고싶어 ㅠㅠ 이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뭔가 이걸 잊게 해줄 알약 같은게 있으면 먹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ㅠㅠ 



아무것도 갖지 않고,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편할지도 모르겠다. 갖는 순간, 사랑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라나기 시작하고, 그 지점이 바로 나에게 약점이 생기는 부분이니까. 그렇기에 '옆에 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저자의 말이 아주 강하게 후려쳤다. 내가 와인을 마시면서 읽었기 때문에 그 말이 더 감성적으로 들린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나의 식구들을, 친구들을, 그간 나를 거쳐갔던 애인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옆에 있어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중 어떤이들은 여전히 옆에 있기 때문에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자란 아니지 애인이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가 하는거니, 있는 동안에만 감사하면 될 일이지만, 내 식구들과 친구들은 지금처럼 계속 그렇게 쭉,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옆에 있다는 사실에 가끔 감사하면서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와인 한 잔을 마셔서 가슴속이 뜨거워지며 취기가 돌  때, 마침 친구들이 채팅창으로 일상적인 대화들을 보내왔고, 나는 그들에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진심이었다. 물론 우리의 육체는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놓여있었지만.





그나저나, 육아가 더 쉬워지는 방법은 없는걸까?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성장을 지켜보고 돕는 일이니 어려운 게 당연한걸까?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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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4-03-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큰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한 5살쯤 되었을때쯤,
지하에 있는 생활용품 판매장에서 우산을 사려고 잠시 손을 놓았는데,
아이가 여기저기 잔뜩 쌓여있는 다양한 물건들에 정신이 팔려 막 구경하느라 돌아다니더라구요.
그래봤자 지하 매장이니, 지가 가면 어딜가겠어 싶어서 놔뒀는데,
계산을 끝내고 찾아도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때 저 끝 진열대 복도를 우다다다 크게 소리내며 달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아빠를 부르며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녀석이 예쁜 거 찾아 돌아다니다가 진열대 사이에서 길을 잃고,
정신을 차리곤 겁이 나서 나를 찾아 막 뛰어다닌 거였어요.
웬지 다락방님 상황과 조금 비슷한 것 같네요.

단발머리 2014-03-0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희 집에 책이 별로 없지만(자랑?) 요네하라 마리 책은 몇 권 있어요. 전 '차이와 사이'를 읽었던것 같아요. 옆에 있어줘서 고마운 사람이 좋아해서요. 읽는 거는 못 봐지만서도^^ 저도 '속담인류학'이 읽고 싶네요. 집에 없는 책만 읽고 싶은 이 묘한~~~ 거시기....

2. 빠른 어린이를 위해 저는 외출시 거의 '운동화'를 착화합니다.
어린이가 참 빠르지요. 뛰기 시작할 때, 거의 동시에 같이 뛰어야 합니다. 아이들 막 뛰어갈 때, 뒤에서 "어~~ 뛰지 마!"하는 엄마들 많은데, 사실 참 위험하거든요. 저희집 둘째는 키가 작아서 도로에서 막 뛰면 사실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아서요, 전 같이 뜁니다. 저는 키도 크고, 달리기도..... 잘..... 합니다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

건조기후 2014-03-0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7살 때 제주도에서 미아될 뻔했던 기억 나네요. 큰집에서 고모네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빠가 잠시 우유를 사러 간 사이에 혼자 버스를 타버린 거예요. 무섭거나 울었던 기억은 없고(내가 내 발로 탄 거니까;) 그냥 이 버스를 타면 고모네 갈 수 있고 아빠도 고모집을 아니까 따라 올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제가 없어진 걸 알고 놀란 아빠는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한테 물어서 제가 버스를 탄 걸 알고 무작정 택시를 타고 쫓아오셨죠. 결국 부녀가 상봉하긴 했는데.. 아빠는 놀랐던 것보다, 미친듯이 쫓아온 아빠를 보고도 멀뚱멀뚱 가만히 있던 제가 더 기가 차셨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는 그냥 아빠가 예상대로 따라 온 거였는데.. ;; 하여간 그 일로 멍충이 곰탱이 오만 꾸중은 다 들었는데, 당시에는 버스 먼저 탄 게 이렇게 욕을 먹을 일인가 얼마나 억울했는지 몰라요. ㅎㅎㅎ 지금은, 아이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부모 심정이 어떨지 생각만해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지만요.

moonnight 2014-03-05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진짜잘하네요.@_@;;;(너무 당연한 얘기ㅎㅎ)

아기를 놓친다는 거, 상상도 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에요ㅠㅠ
첫째조카가 네살쯤이었을 때 새언니랑 조카 데리고 쇼핑 갔었어요. 계산하는 곳이 좀 떨어져 있어서 조카는 새언니랑 두고 갔는데 줄서서 기다렸다 계산하려는데 누가 엉덩이를 만지길래-_- 돌아봤더니 조카가 그새 저 찾으러 온거에요. 새언니가 잠깐 옷구경하는새 사라진거라 새언니는 완전 사색이 되어서 정신나간 상태 ㅠㅠ 제 엉덩이를 잘 찾았기에 천만다행이지-_- 딴사람 따라갔으면 어쩔뻔했나 싶어서 아직도 생각하면 무섭ㅠㅠ

달사르 2014-03-0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미있는 사람이네요. 요네하라 마리.
덕분에 안심하고 술을 계속 마실 수 있겠어요. ^^

아무개 2014-03-0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릴적에 엄마가 저를 버스에 두고 내려서
택시 타고 다음 정류장까지 쫒아갔었다고...

그리고
간장 사오라고 바로 대문 앞 구멍가게에 보냈더니
큰 다리를 건너 큰 시장 과일가게에서
바나나를 먹고 있다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그리고
아버지가 사다준 핫도그를
너무 맛나게 먹다가 목에 걸려서 파랗게 질렸는데
놀란 아버지가 저를 들쳐 업고 뛰어 병원으로 가던중
아버지 등에서 '꺼억' 트름과 동시에 '나 소화 다 됐어요'를 했다고

그리고
처마에서 떨어진 물이 얼어서 물기둥이 되었는데
주머니에 손 넣고 뛰다가 얼음에 턱을 그대로 박아서
숨구멍이 보일정도로 찢어져 지금도 흉터가 있다는.

그리고
동네 남자애한테 둔기(?)를 휘둘러 그애의 눈가가 찢어져
욕도 엄청 먹고 치료비도 물어주었지만
그후로 한동안 내내 골목대장이였다는....

저는 참 얌전한 아이였습니다. 으흐흐흐

아...어제 마신 술이 아직 안깨요...힘드러 ㅠ..ㅠ
 





<정사 2013 (원제: MONA)>은 일자리라곤 도축장이 전부인 작은 시골 마을이 배경이었다. 나는 주인공 모나가 아니지만, 모나의 선택을 이해하지만, 나였으면 도시로 나와 일자리를 찾고 다른식으로 살아갈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썼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침체된 공간, 침체된 사람들이 그 작은 시골안에 있었다면 이 영화 <어느 멋진 순간 (원제: A Good Year)>에서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시골이 있다. 시골과 전원이란 단어가 주는 그 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이 영화에서 보여진다고 하면 될까. 모나에서는 도시로 나가는 게 답일 것 같은 반면, 이 영화에서는 전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삶의 궁극적 해답으로 보였다. 


주인공 '맥스'는 삼촌이 돌아가시고 나자 그 집을 처분하기 위해 런던에서의 바쁜 일정을 쪼개어 프로방스로 날아간다. 거기, 프로방스에는 아주아주 큰 집이 있고, 라벤더가 놓여진 베란다가 있고, 넓고도 넓은 포도밭이 있고, 수영장과 테니스장이 있고, 와인이 가득 저장된 와인 창고가 있었다. 그뿐인가. 포도밭을 관리해주는 아저씨와 매 끼니를 사랑스럽게 챙겨주는 아주머니도 있다. 대체 이런 저택과 풍경을 마다할 이유가 무엇인가. 서재에서 글을 쓸 수도 있고 바깥 정원에 나가 일광욕을 할 수도 있다.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식사는 풍성하고도 풍성하며 집안 곳곳에는 와인들이 놓여져 있다. 게다가 차를 몰고 조금만 나가면 아름다운 여자가 일하고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도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풍경에 흠뻑 빠져 젠장, 삶은 결국은 프로방스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영국에도 집이 있고 프로방스에도 집이 있는 사람의 에세이를 읽다가 빡친적이 있었는데, 빡은 빡이고 나 역시 프로방스에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진짜 많이 생각했다. 지하실로 내려가 아무때고 원하는 와인을 꺼내올 수 있는 삶이라면, 창밖으로 내다보는 풍경이 마치 천국의 그것과 같다면, 식탁에는 언제나 맛깔스런 음식들이 풍부하게 차려진다면, 아 이 얼마나 완벽한 삶인가 말이다. 맥스가 이곳에서의 삶을 선택하고자 할 때, 그의 변호사는 그에게 충고한다. 그 삶이 결국은 지겨워질거라고, 후회하게 될거라고. 물론 그럴 것 같다. 어떤 정기적인 일을 하지 않는한 그저 놀고 먹고 풍경만 감상하는 삶이 그런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쯤은 어떻게든 조율할 수 있지 않을까. 일주일에 사흘만 일한다거나, 재택근무를 한다든가 하면서. 진짜 포도밭과 수영장과 테니스장과 와인창고와 엄청나게 큰 저택을 보면서, 프로방스의 저런 집을 가진 남자가 있다면 그 남자가 누구든간에 당장 결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내가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남자도 같이 마음을 먹어야....쿨럭.



굳이 다른 사람에 의존할 꿈을 꾼 까닭은 지금 내 형편으로는 프로방스에 집을 마련하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란 걸 내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듯 성실하게 꼬박꼬박 직장을 앞으로 십년간 더 다닌다고 한들, 다니면서 술도 끊고 책도 끊는다고 한들, 과연 프로방스에 저런 집을 살 돈이 모여질까? 개똥같은 소리겠지. 설사 로또라도 당첨이 된다면 가능하려나. 아니, 로또당첨으로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또 설사 어찌어찌 저런 어마어마한 저택을 내 소유로 했다한들, 관리비는 어쩔것이냐. 그 큰 집을 관리해줄 일꾼들이 필요한데 그 월급을 무슨 수로 충당해. 아아- 프로방스의 저택이란 실로 대한민국의 월급쟁이가 꿈 꿀 수 없는 아득히 멀고도 먼 곳에 있는 것이구나. 이렇게 영화로 봐야만 하는 곳이구나. 환상의 장소로구나.



한 달만이라도 살다 오는건 가능하려나. 로또 당첨되면 한 달만 머물다 와야겠다. 그러려면 오늘 퇴근길에 일단 로또를 사야겠구나. 아, 이 미친 로또. 괜히 있어가지고 사람을 이지경을 만들어놔. 왜 코털같은 가능성을 생각해보게 하는거야. 쓰읍-



될 놈은 어떻게든 된다는 게 이 영화의 교훈이다. 어떤 놈은 도시에서 떼돈을 벌고 전망 좋은 고층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 직장을 때려치고 시골로 가도 거기에 어마어마한 포도밭과 으리으리한 저택이 있고 그 마을에서 누구나 뻑가게 아름다운 여자를 애인으로 사귀게도 된다. 인생은 애시당초 불공평한 것이고, 내 몫으로는 프로방스의 땅 한 뙈기도 배정되어 있질 않았다. 



싸구려 와인이나 사다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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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3-0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간 여행으로 묵을수 있다면 정말 부러운 곳이겠지만
글쎄요...삼겹살과 파절이 그리고 소주도 없이
다락방님이 어떻게 저기서 평생 살수 있겠어요? ^^:::



이래저래 답답하니 더욱더 여행 가고 싶은 날들입니다.

다락방 2014-03-04 11:15   좋아요 0 | URL
네, 여행으로 다녀오는 게 더 좋을것 같아요. 미국에 있는 부자친구가 프로방스에 집 하나 사두기로 했습니다.(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겹살과 파절이는 없겠지만 와인과 스테이크가 있을테니 괜찮을 것 같아요. 문제는 한국남자가 없다는건데....뭐, 외국남자가 있을테니 그것도 뭐 그런대로..

저도 엄청 바다 보러 가고 싶어요. 돌아버릴 지경이에요. 혼자 훌쩍 다녀올까, 그런 생각을 하는 날들입니다.

자작나무 2014-03-0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방스에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할 일이라 위안해 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과장님에겐 좋은 가족들과 친구들, 착한 애인, 야한 동영상이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가진 것은 공기와 같아서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없어질 때 비로소 인식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인은 생리전증후군을 악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락방 2014-03-04 11:22   좋아요 0 | URL
프로방스에서 태어났다면 자작나무님이 말씀하신대로 그곳이 바로 공기와 같은 일상을 주었을테니 감사한 줄 모르고 살았겠죠. 아마 거기에서 다른곳을 향한 꿈을 꿨을 듯요. 제게 좋은 가족들과 야한 동영상이 있는건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있지 않은 다른 곳을 꿈꾸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전 착한 애인은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프로방스에 집있는 애인이 필요합니다. 하다못해 제주도라도...말타고 해변을 뛰어다니게.....하하하하하.

와인과 함께 갈거라면 생리전증후군도 계속 함께 가야겠네요. 어쩔수없이..

moonnight 2014-03-0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방스에 저런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형편이 되는 사람은 (천만다행으로;) 제 주변엔 아무도 없군요. ㅎㅎ
프로방스에 대한 책과 영화들을 보다보면 햇빛과 친하지 않은 저도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

다락방 2014-03-04 16:59   좋아요 0 | URL
너무 아름다워서 저절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가서 '사느냐' 하는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 말예요. 전 며칠간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거리며 맛있는 것 먹고 와인 마시고 지내보고 싶어요. 흑흑

Mephistopheles 2014-03-0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프로방스에 있는 포도밭이 넓게 있고 지하실에 와인이 가득가득한 거대한 대저택의........

"포도 따는 아낙네 #1"도 괜찮치 않을까요...??

다락방 2014-03-04 16:58   좋아요 0 | URL
오! 완전 현실가능성 더 있는 훌륭한 제안이네요. 포도 따는 아낙네 1 이 되어서 대저택의 주인을 유혹하면 되는거잖아요!!!!!!!!!!!!!!!!!!!!!!!!!!!!!!!!!!!!!!!!!!!!!!!!!!!!!!!!!!!!!!!!!!!!!!!!!!!!!!!!!!!

Mephistopheles 2014-03-05 09:36   좋아요 0 | URL
모든 결론은 유혹과 에로스로 종결짓는 에로에로다락방님이시군요...ㅋㅋㅋ

다락방 2014-03-05 10:17   좋아요 0 | URL
결국은 그렇게 되어버리고 마는군요.. ( ")
 



(이 글은 스포일러 덩어리-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이 다 들어가있음-이므로 영화를 보실 분들, 특히나 '재미있게' 보실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나을겁니다.)


삼촌의 죽음으로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라트비아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 남자는, 삼촌의 집에 자신의 방이 있었다는 이 마을의 초미녀 '모나'를 알게되고 이내 그녀를 갈망하게 된다. 그녀만 졸졸 쫓아다니고 그녀를 안고 싶고 어떻게든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서 일도, 아내도 다 내팽개치고 오직 그녀, 모나를 가질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모나는 그의 곁을 맴돌면서 마치 그의 품에 안길듯 안길듯 좀처럼 안기질 않고 그럴수록 그는 더 애가 탄다. 



(모나가 평소에 구경만 하던 구두를 남자는 사서 선물한다. 여자는 비싸다고 안받는데, 이 구두 예쁘더라. 나나 줬으면..)




모나가 살고 있는 시골의 일자리는 도축장 뿐이고, 모나는 도축장에서 일하긴 죽기보다 싫다. 남자에게 남자가 도시에 가있는동안 자신이 이 집을 관리해주면 어떻겠냐고 말을 하고 남자는 그렇게 하라고 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아는 그 작고 한적한 장소에서 일터라고 해봐야 뻔하고 누가 누구에게 호감을 가진것도 뻔히 모두가 다 알게되는 그 상황이 나로서는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불편한 느낌을 갖게 했다. 실제로 남자가 삼촌의 죽음 때문에 찾아오고 모나에게 열을 올리게 되는것도 마을 전체가 다 알고 있으니까. 게다가 남자는 도축장에서 일하는 모나의 애인을 무시한다. 도축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긴하되 자신들이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고 있는데, 거기에 나타나서 도축을 하는 사람들은 다음 생에 도축당하는 동물로 태어나고 똑같이 죽음을 맞는다는 말을 하는 이 남자가, 정말이지 잔인하게 느껴졌다. 말 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의 장면 장면 틈틈이 도축장의 모습이 비춰진다. 바닥에 흥건히 떨어진 피, 잘려져나가는 동물들의 몸통. 


모나 역시 남자에게 끌리고, 결국엔 그의 집으로 찾아가 그에게 안겨들지만, 그녀는 자신이 시골 여자이고 남자가 도시 남자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당신은 나를 가끔만 찾아오겠죠, 일요일에만 오겠죠, 하고. 그들의 다른 평범한 부부들처럼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는것이다. 남자는 일 때문에 다시 도시로 또 도시의 생활로 돌아왔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더이상 모나를 떠나서는 살 수 없게 되서, 자꾸 모나 생각이 나서 모나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눈이 많이 쌓인 그 날, 그는 차를 끌고 충동적으로 그리고 열정적으로 모나를 향해 달려간다. 가는 도중에 아내로부터 핸드폰이 울리자 그 핸드폰을 냅다 눈쌓인 바깥으로 던져버린다. 아마 그는 도시의 모든걸 포기할 심산이었으리라. 그러나 겨우 당도한 그 곳에서, 그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나를 보게된다. 모나가 선택한 건 결국,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자신이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 그 삶을 줄 수 있는 남자였으리라. 


영화는 별로 재미없다. 나는 제목에서 주는 선정성에 기대어 잔뜩 야한 영화를 상상했는데, 이건 종일 썸만타다 끝나버린...어찌나 허탈한지. 영화의 원제목은 <MONA> 인데 왜 우리나라 번역 제목이 <정사 2013>이 된걸까?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래도 나같은 사람들 보게 할라고 그런듯. 어제 잠들기전에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이 영화를 보고 훅끈 달아올라 야한 꿈을 한 번 꾸기 위함이었는데 어휴, 야하긴 개뿔, 화딱지만 났다. 게다가 틈틈이 나오는 도축장면들 때문에 악몽을 꾸지 않을까도 걱정이 되었고. 여자주인공 모나는 매력적이긴 한데 음, 잘 안씻는 여자 같은 느낌을 줬다. 머리가 계속 떡져있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윤상이 한창 인기있을 때 내가 윤상을 좀처럼 좋아할 수 없었던 이유도 머리를 잘 안감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는데, 이 여자도 그렇다. 머리를 안감고 떡져있는 것 같아.. 




어쨌든 라트비아의 한적한 풍경이 아름답고 분위기도 독특했지만 전혀 야하지는 않은 영화였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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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3-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구두 갖고 싶다.. ㅠㅠ

관찰자 2014-03-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윤상이' 인기있을 때라고 하여서
" 잉? '윤상이'가 누구지? 나만 모르나?" 하며 계속 읽다가
'떡진 머리'라는 대목에서, "아, '윤상이'가 아니고 '윤상'이구나!" 하면서
저,
빵 터졌어요.

어쩜.
나도 '윤상'의 머리는 늘 떡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ㅠㅠ
갑자기 너무 웃겨요. 크.하하하.

(윤상 님, 미안!!)

다락방 2014-03-03 17:04   좋아요 0 | URL
윤상은 엄청 인기가 많았는데 저처럼 떡진 머리로 기억하는 분이 여기 계시군요!! ㅎㅎㅎㅎㅎ
사람이 참 지저분해 보였어요. 안씻는 것 같은 느낌...그런 느낌 싫어요. -0-

자작나무 2014-03-03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원하는 건 결국 안정인데, 라트비아 여자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

다락방 2014-03-03 17:04   좋아요 0 | URL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게 안정일까요? 모두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남자를 통해서 안정을 취하고자 한다면 선택의 폭은 좁아지는 것 같아요. 안정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게 더 행복해지는 길인 것 같습니다.

moonnight 2014-03-03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예뻐요. +_+;;;;

다락방 2014-03-03 17:01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죠! 물끄러미 쳐다보고 사고싶다..생각하고 있어요. 저건 어디에서 팔까요? 아 예뻐요. 봄이니까 새 구두 장만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감은빛 2014-03-0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서 제목을 정하는 방식이 참 거시가하죠~
그에 비해 외국의 원제는 의외로 사람 이름이거나, 단순한 경우가 많은 듯.
이번 영화도 그런 경우로군요.

다락방님은 가수 윤상을 떡진 머리로 연상하시는 군요.
제겐 '가려진 시간 사이로'라는 노래로 기억하는 이름이예요.

다락방 2014-03-03 17:00   좋아요 0 | URL
당연히 가려진 시간 사이로 라는 노래도 기억합니다.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하면서 노래도 부를 수 있어요. ㅎㅎ 이별의 그늘인가, 그 노래도 잘 기억하고요. 그렇지만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떡진머리에요. -0-

제목을 저렇게 정해놔서 너무 짜증나지만, 제목을 저렇게 정해놨기 때문에 제가 본 것 같아요. 그러니 제목을 잘 정한걸지도...Orz

Mephistopheles 2014-03-0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등급~XXX등급 사이를 찾으셨어야죠...

다락방 2014-03-03 16:59   좋아요 0 | URL
아시다시피 제가 이런쪽으로는 전혀 아는바가 없어놔서 말이죠.........................킁.

Mephistopheles 2014-03-03 17:01   좋아요 0 | URL
아......정녕!!!!!! 그렇군요.....(알려줄까말까알려줄까말까...)

다락방 2014-03-03 17:43   좋아요 0 | URL
실망하지 않을만한 영화로다가 추천 받습니다. 내용과 이야기가 없이 그냥 벗기만 하는건 싫고요...재미도 있으면서 그런걸로요. (응?)

단발머리 2014-03-0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진짜 예뻐요. 역시 봄에는 빨간 구두^^

나도 갖고 싶당~~~

다락방 2014-03-06 15:51   좋아요 0 | URL
저 구두 어디서 파는지만 안다면 사고 싶어요. 물론 비싸면...포기하겠지만..... ㅠㅠ
 

 

 

 

 

 

 

 

 

 

 

 

 

 

 

1권을 읽고 2권을 읽기까지 몇 개월 정도의 텀이 있었는데, 그래서그런지 이 책 속의 여자주인공 캐릭터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2권을 읽으며, 아, 이런 여자였지! 하고 하나씩 기억나며 웃었는데, 그러니까 그녀는 수줍음 많고 낯가리고 책에 대해서는 천재적인 기억력과 어마어마한 관심을 가졌고, 본인이 풍만한 가슴을 가졌으되 그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인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간혹 함께 일하는 남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 남자는 그녀에게 관심이 있고, 게다가 풍만한 가슴을 몹시 인식하는지라,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가슴이 보이는 파인옷을 입거나 자신의 옆에서 허리를 숙여 가슴이 보일때면 당황하고 긴장하는 것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겨. 나는 이 여자의 캐릭터가 딱히 좋진 않고, 실제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면 나랑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이번 2권은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1권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건 아마도 이 책에는 내가 아는 책이 나왔기 때문인것 같고, 그 아는책이 나왔다는 단순한 사실 보다는 그 책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이 책으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책은 바로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이다. 나는 시계태엽 오렌지를 내 나이 스물아홉에 읽었다. 모든 책들을 언제 읽었는지를 당연히 기억할 수 없지만, 이 책을 스물아홉의 여름에 읽었다는 사실만큼은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그해 여름, 열다섯때부터 가보고자 희망했던 뉴욕을 갔었고, 시계태엽 오렌지는 그 때 나랑 함께 비행기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책 몇 권을 가져갔는데 이 책이 그 중의 한 권이었고, 비행기 안에서 나는 이 책을 읽었던 것이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니만큼 사실 나는 이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엄청나게 폭력적'이었다는 기억만이 어렴풋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끝에 어떻게 됐지? 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는데, 다 읽고나서 좀 충격적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책,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가 이번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다뤄진다.

 

 

 

 "이쪽은 2008년에 발행된 신판이에요. 지금 서점에서 판매되는 건 이 책이죠. 표지를 새롭게 바꿨고, 판형과 본문 글자가 조금 커졌어요."

올해가 2010년이니 2년 전에 나온 책이다. 나는 두 책을 들고 비교해봤다. 신판이 약간 더 두꺼웠다.

"내용면에서도 차이점이 있습니까?"

그렇게 묻자마자 안경 너머의 까만 눈동자가 번뜩였다.

갑자기 흥분한 듯 시노카와 씨가 상반신을 쑥 내밀었다. 원피스 아래로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렸다.

"바로 그거에요! 구판과 신판은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요. 본문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서 확인해보세요." (pp.58-59)

 

 

 

"이 신판이 본래의 『시계태엽 오렌지』에요. 말하자면 완전판이죠."

그렇게 말하며 커버의 제목 아래를 가리켰다. 아닌 게 아니라 작은 글씨로 '완전판'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시노카와 씨와 거리가 좁혀졌지만 이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지금은 책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버지스가 1962년에 발표한 초판에서는 주인공 알렉스의 세뇌가 풀린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아요."

시노카와 씨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알렉스는 다시 폭력과 범죄이 세계로 돌아가지만 이내 그런 나날들에 질리게 돼요. 그러는 동안 갱생당해 새사람이 된 옛 친구와 만나게 되는데, 그 일을 계기로 생각을 바꾸는 거예요. 이제까지의 폭력적인 삶과 결별하고 가정을 꾸려서 어른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이야기가 끝나요."

"네?"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

"그럼 결말이 전혀 다르잖아요."

아니, 아예 정반대다.

"네, 그렇죠."

시노카와 씨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이마가 부딪칠 뻔했다.

"버지스는 알렉스의 폭력이 한때의 일탈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른이 되면 자기 의지로 선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죠. 『시계태엽 오렌지』는 젊은이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예요. 하지만 미국에서 출간되었을 때 출판사 방침으로 마지막 장이 삭제됐어요."

"이유가 뭡니까?"

"미국 출판사 쪽은 이 이야기에 해피엔드는 필요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그런데 그 미국판을 바탕으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를 만들고부터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어요."

아, 스탠리 큐브릭이라면 안다.

(중략)

"이 표지는 영화판 포스터를 가져온 거예요. 영화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덕에 이 작품은 더 많은 나라에서 번역 되었어요. 일본어판도 영화 개봉과 같은 1971년에 번역되었는데, 당시에는 마지막 장이 실린 영국판은 유통되지 않아서 영화의 결말과 똑같은 미국판을 번역했죠."

"작가가 가만히 있었나요?"

결말이 삭제된 소설로 자기 이름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건 작가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으리라.

"경제적인 이유로 미국판 출판을 승낙할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속사정이 복잡해서 단순히 미국 출판사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죠. 1970년대에는 영국에서도 마지막 장이 빠진 판본이 출판되었고요.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이 문고본이 읽혔지만, 1980년대에 하야카와쇼보에서 완전판이 출판된 적 있어요. 요컨대 완전판과 마지막 장이 빠진 판이 동시에 서점에 깔린 거죠. 하지만 완전판은 몇 년뒤에 절판됐어요." (pp.62-64)

 

 

영국에서 버지스가 시계태엽 오렌지를 처음 출판했을 때는 이야기의 결말이 해피엔딩 이었다, 그러나 미국쪽에서 마지막 장을 삭제하고 출판했고, 이를 버지스도 경제적인 이유로 허락했으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마지막장이 삭제된 책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이 영화가 화제를 불러 일으켜, 마지막장 없는 불완전판이 전세계적으로 출판되었다, 는 이야기인데, 나는 이 일에 대해 몰랐던만큼 깜짝 놀라서 내가 가진 시계태엽 오렌지 책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들춰보았다.

 

 

 

 

 

 

 

 

 

 

 

 

 

 

 

 

 

내가 가진 책은 2005년 1월에 발행된 민음사판인데, 끝부분을 살펴보니 마지막장인 7장이 있다. 7장을 읽어보니 위에 시노카와 씨가 얘기한대로, 예전에 함께 어울리던 선배 한 명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갱생된 모습을 보고 자신도 변하리라고 생각하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나는 내가 가진 책이 혹여라도 완전판이 아니었다면 어떤 책이 완전판일까, 완전판을 구해 읽어보고 싶다, 고 생각했는데, 내가 가진 책은 이미 버지스가 원래 의도했던 대로 쓰여진, 그것이 번역된 책이 맞았다. 비블리아 고서당을 읽으며 앤서니 버지스와 그의 책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궁금해지고, 책장 앞에 서서 시계태엽 오렌지를 꺼내 재빨리 마지막 부분을 훑는 과정들까지를 무척이나 신나게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나는 사실 비블리아 고서당의 어떤 부분들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책장을 덮었을 때는 아 재미있다,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비블리아 고서당이 지금 4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어서 빨리 읽고 싶어 잽싸게 3,4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 책들에도 내가 아는 책, 아는 작가의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지만 3,4권의 목차를 보니 내 흥미를 끄는 책의 제목은 등장하지 않는구나..쩝..

 

 

 

어제 할머니의 이사를 도왔더니 몸이 뻐근해 집에 돌아와 좀 잤다. 저녁에 일어나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맥주로 2차를 했는데, 금욜밤도 거칠게 술을 마셨던 바, 어제까지 더 마시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속이 좀 편하질 않은거다. 조금 더 잤으면 괜찮았을텐데 여덟시반에 일어나는 바람에....왜이렇게 일찍 일어난거야...여튼 청소를 하고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완전 맛있는거다. 속도 완전 편해지고!! 김치찌개를 후루룩 맛있다고 잘 먹고서는 산에 다녀올까 사우나를 다녀올까 둘 중에 뭘할까를 고민하다가 산에 다녀오고 사우나도 다녀왔다. 두개를 다 해치웠다. 움화화핫. 두 개를 다 해치우고나니 너무 고단해 저녁에 잠을 좀 잤는데, 그렇다면 오늘 밤에는 잠을 쉽게 잘 수 없겠지. 그렇지만 괜찮다. 나에게는 자연수면제 책이 있으니까. 이상하게 침대에 앉아 책만 펼치면 그렇게나 잠이 쏟아진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내게 책이 있는한 아마도 불면증은 생기질 않을 것 같다. 이젠 책장 앞으로 가서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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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3-0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책을 읽어도 잠이 안와요. 일요일밤엔. ㅠ ㅠ

다락방 2014-03-03 09:01   좋아요 0 | URL
그래서 나는 어제 <정사2013> 봤는데 레와님 안봐도 괜찮겠어요. 야하지도 않고 제기랄.. ㅠㅠ
오늘 아침 지하철안에서 양재역이란 말을 듣는순간 또 눈물이 핑- ㅠㅠ

가넷 2014-03-03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시계태엽오렌지를 스물아홉에 읽으셨군요. 저도 올해 스물아홉인데. 왠지 읽어봐야할 것 같은 생각이 문득드네요(왜 그런지..-_-;;).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권을 어제 구입해서 천천히 읽고 있어요. 4권에는 란포의 작품을 다루네요.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아는 작가라서 흥미롭긴 해요. 주말근무이후에 오늘(월요일)이 제게는 휴일이라서, 후딱 읽고 작년에 구입했던 프라하의 묘지도 얼른 읽어야 겠어요.

혹시 다락방님은 움베르토 에코 소설은 안 읽으시나요?ㅋ

다락방 2014-03-03 09:0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가넷님도 읽어보세요. 흐음. 별 생각 없었는데 가넷님 댓글을 읽고나니 시계태엽 오렌지는 스물아홉에 읽는것이 가장 적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ㅎㅎ

에코는 <장미의 이름>을 읽어봤어요. 아주 오래전에요. 아주 오래전에 꽤 힘들게 다 읽었던 기억이 나요. 책은 아직 처분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데, 남들이 대단하다고 하는 작품이니만큼 언젠가 다시 읽고 나도 느껴보리라, 뭐 이런 생각을 내심 갖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읽으면 뭔가 느껴지려나요? 가넷님은 에코를 좋아해요?

가넷 2014-03-03 11:28   좋아요 0 | URL
그렇게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재미있어서 읽고 있어요. 아무래도 처음 읽은게 <장미의 이름>인데, 그때이후로 에코의 소설은 다 구입해서 읽었네요. 그런데 08년도에 나왔던 <로아나 여왕...>이후에는 솔직히 에코에 대한 열정이 좀 사라지게 되었는데, 이번 <프라하의 묘지>는 호불호가 그렇게 갈리지는 않고 호평 위주라서 기대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좋아하던 걸 안 좋아하게 되면 괜히 우울해져서... 이걸 읽으면 다시 에코에 대한 애정이 살아날까 하고 있네요. ㅎㅎㅎ

단발머리 2014-03-0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부지런한 다락방님~~
비블리아 2권 읽으시고, 시계태엽오렌지도 마지막장 확인하시고, 할머니 이사 도와드리고, 소주에 맥주에 김치찌게에, 산에도 가시고, 사우나도 가시고...
아, 나도 다락방님처럼 부지런하게 살아야겠............................................나요?

다락방 2014-03-03 09: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래서그런지 오늘 출근하려니깐 눈물이 핑돌았어요. 이 생활 지긋지긋해 때려치고 싶어요. 그렇지만 소주 마시고 맥주 마시고 삼겹살도 먹고 그러려면 계속 해야겠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우나 다녀왔더니 몸이 매끈매끈해져서 음탕해지고 싶어졌어요. -0-

단발머리 2014-03-03 11:01   좋아요 0 | URL
으흐.... 얼레리요*^^*

자작나무 2014-03-03 15:05   좋아요 0 | URL
으흐.... 얼레리요2*^^*

다락방 2014-03-03 17:05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정말!! ㅡ.ㅡ^

착한시경 2014-03-0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주말 바쁘게 보내셨네요^^ 다락방님 글을 읽고 시간태엽오렌지를 책장애서 얼른 찾아 왔어요~ 저두 한번 읽어 볼께요^^ 신나는 3월 보내세요~

다락방 2014-03-03 17:05   좋아요 0 | URL
어느덧 3월이로군요. 하아- 언제부턴가 시간이 정말 빨리 가요. 착한시경님, 우리 3월도 잘 지내봅시다. 봄을 잘 맞이해보자구요.

moonnight 2014-03-0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시계태엽오렌지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음 -_-;;;;)
금요일밤 '거칠게' 술을 마셨다는 말씀이 막 와닿습니다. 완전 거칠게 마신 일인 ㅠ_ㅠ 토욜아침에 죽어있다가 조카들 와서 자고 갔는데 두 녀석들과 온몸과 마음을 다 해 놀아주었더니 파김치 -_- 이틀이 너무 짧게 지나가버렸어요. ㅎㅎ
어느새 삼월이네요. (어쩐지 한숨-_-;;;;;)

다락방 2014-03-03 17:07   좋아요 0 | URL
저도 폭력적이었다는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더라고요. 문득 책을 왜읽나..다 까먹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쩝. -0-
두 녀석들과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놀아주시다니, 정녕 착한 고모이십니다. 저는 한 녀석하고 놀아도 녹초가 되는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삼월이라 저도 한숨이 나요. 게다가 봄이라 더 한숨이 나요. 봄이 오는게 살랑살랑 좋기는 한데, 뭔가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라서요..흑흑 ㅠㅠ
 

오늘은 소수정예 책 방출입니다. 한 분당 한 권씩만 신청 가능하고요, 신청은 반드시 공개댓글로 해주세요. 남녀노소, 신청 자격에 제한 없습니다.




리카르도 피글리아, <인공호흡>

-달사르 님께 드립니다.














엘프리데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

-관찰자 님께 드립니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꽃핑키 님께 드립니다.














앨리 오브라이언, <톰 크루즈에게 전화가 걸려오게 하는 법>

-보슬비 님께 드립니다.















올리버 베니게스, <에르크의 햇빛의자>

-꿈꾸는 섬님께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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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2-2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 들어오는 날에 책방출하시는 것 같다는 착각을......
저번에도 수혜를 입어서 이 댓글을 달아도 될까 생각하다가
마직막 그림책보고는 덥석.....
<에르크이 햇빛의자> 궁금해요.(저 왜 이렇게 뻔뻔스럽게 느껴지죠.ㅎㅎ)
저, 주세요.

다락방 2014-02-28 12:11   좋아요 0 | URL
오케오케. 에르크의 햇빛의자 꿈섬님께 드립니다! 꿈섬님은 주소삼종셋트 안주셔도 됩니다. 지난번꺼 찾아보면 되니까요. ㅎㅎ

꿈꾸는섬 2014-02-28 16:13   좋아요 0 | URL
ㅎㅎㅎ다락방님 고맙습니다.^^

관찰자 2014-02-28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드디어 이런 행운을 거머쥐는구나요.^^

<피아노 치는 여자> 줄 서 봅니다.
히힛.

다락방 2014-02-28 12:42   좋아요 0 | URL
네, <피아노 치는 여자>는 관찰자님께 드립니다.
주소 삼종셋트는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꽃핑키 2014-02-2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게 웬! 횡재입니까?? 다락방님!!!! ㅋㅋㅋ 저는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읽고 싶습니다!!

2014-02-28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2-28 14:06   좋아요 0 | URL
네네, 꽃핑키님께 드리겠습니다. 꽃핑키님은 주소삼종셋트 적어주세요. 너무 오래전에 주소를 알았어서 찾을라면 힘들어요. ㅋㅋㅋㅋㅋ

2014-02-28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4-02-2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저는 <인공호흡>이요. 다락방님 책 특별방출에 저도 슬쩍. ^^

아..책 한 권이 더 생기다니. 완전 두근거립니닷. >.<

다락방 2014-02-28 14:07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께는 인공호흡 보내드립니다.
달사르님 주소도 적어본 지 오래되었으니 다시 한 번 삼종셋트 부탁드립니다~~
>.<

2014-02-28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4-02-2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서두르지 않아서 놓쳐버렸네요. 에잇.

다락방 2014-02-28 15:11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문동 <더버빌가의 테스> 어때요. 관심있습니까? 있으면 주소삼종셋트 달아욧. ㅎㅎ

건조기후 2014-02-28 15:23   좋아요 0 | URL
아니 꼭 투정부리는 아이 사탕 하나 물리듯 그렇게 책을 주시면.. 좋습니다 ㅎㅎㅎㅎㅎ

2014-02-28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2-28 15:33   좋아요 0 | URL
기다리고 있으면 책이 도착할겁니다.
건조기후님께 드릴 수 있게 되어 기뻐요. 으흐흐흐흐

무스탕 2014-02-2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네 문동들이 봄나들이 가는군요!

다락방 2014-02-28 18:01   좋아요 0 | URL
네, 제 갈길을 찾아들 가고 있습니다요. ㅎㅎ

관찰자 2014-03-0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근데 왜 톰크루즈가 인기가 없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 보니까 재밌게 생겼던데요.
아직도 이사갈 곳을 못 찾았네요.ㅠㅠ

다락방 2014-03-02 21:23   좋아요 0 | URL
밑에 보슬비님이 가져가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마음 놓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슬비 2014-03-02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톰크루즈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 ^^
그전에 페이퍼보고 궁금했었는데, 가져가신분이 없으셔서 오호..하는 마음입니다.
저 책이 저를 기다린건 아닐까?하고요. ㅎㅎ

다락방 2014-03-02 21:23   좋아요 0 | URL
네, 보슬비님. 톰크루즈 책 드릴게요. 주소삼종셋트 남겨주세요. ㅎㅎ
안그래도 저거 왜 하나 안나가지, 백프로 나가야 좋은데, 하고 있던 참인데 가져가주셔서 고맙습니다. ㅋㅋ

2014-03-03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7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3-10 18:02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게 읽으세요~

관찰자 2014-03-0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3시에 눈이 떠져서
읽고 있던 <봄에 나는 없었다>를 마저 읽고도 잠이 안와서
<서재 결혼 시키기>를 집어 들어 읽다가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침에 가게에 나와 보니
택배 아저씨께서 <피아노 치는 여자>를 배달해 주시고 가셨네요.

요즘이 독서는
다락방님의 영향을 받아,
즐겁게 나아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

다락방 2014-03-10 18:03   좋아요 0 | URL
지금쯤이면 피아노치는 여자에 대한 독서가 다 끝났을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