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3. 8.

자연생태연구소 [마당]이란 곳에서 퍼온 잠언 하나..

매일 먹는 밥처럼 삶은
지루하게 느낄지 모르지만
그것이 힘이 된다는 사실!!
그래서 밥은 맛있다

몇 줄 안되는 글이 삶의 철학을 관통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잠시 후..
누구에게나 삶은 지루하게 느껴지는구나, 이런 글이 나올만큼.. 이라고 생각했다..
지루함 속에서도 긍정성을 이끌어내는 힘, 그게 이 글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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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2. 13.

p. 69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거시 아니라 내가 가므로써 길이 생기는 거시다."

p. 109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도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고, 세상과 절연하는 방법도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멉니다. 세상과 조화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조화로움이 곧 아름다움이니까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괜히 화만 내고 가버리시네요."

pp. 136-137
"해탈의 경지를 알고 싶으면 물풀을 보라. 물풀은 화사한 꽃으로 물벌레들을 유인하지도 않고 달콤한 열매로 물짐승들을 유인하지도 않는다. 봄이면 연둣빛 싹으로 돋아나서 여름이면 암록빛 수풀로 무성해지고 가을이면 다갈색 아픔으로 흔들리다 겨울이면 조용히 스러지는 목숨.
그러나 물풀은 단지 물살에 자신의 전부를 내맡긴 채 살아가는 방법 하나로 일체의 갈등과 욕망에서 자유로워진 생명체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의지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물살과 합일된 상태로만 흔들린다."

p. 161
"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이란 곧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이다. 인간은 어릴때부터 교육 기관을 통해서 체계적이면서도 조직적인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아직 행복이나 사랑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교육 기관은 신설되지 않았다. 현존하는 대다수의 교육 기관들이 앎은 중시하면서도 깨달음은 중시하지 않는다."

p. 181
"그러나 인간들이여. 욕망이 아니라 소망이어야 성취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욕망은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소망은 남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 189
"저는 물벼룩입니다. 이름 때문에 개벼룩과 친인척이 아닌가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개벼룩과는 현격하게 다른 성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벼룩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다른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물벼룩은 다른 동물의 생존을 위해서 자신을 통째로 보시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존에 집착하지 않으면 천하만물이 모두 아름다워 보입니다."

p. 204-(책날개에도 있다)
"인간은 네 가지의 눈을 가지고 있다. 육안, 뇌안, 심안, 영안. 어떤 눈을 개안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크기도 달라진다. 여기 잘 익은 사과 한 개가 있다. 보는 눈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열거해 보이겠다. 육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에게 사과는 단지 둥글고 붉은 빛깔의 음식물에 불과하다. 음식물을 먹어치우는 일이 곧 음식물을 사랑하는 일이다. 뇌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린다. 그에게는 탐구가 곧 사랑이다. 그러나 본성에 이르지 못하고 현상에만 머물러 있다. 심안, 현상을 떠나 본성에 이른 눈이다. 심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에 감동한다. 그야말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인간이다. 영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깨달음을 얻은 자다. 신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과 자신의 본성과 사과의 본성이 하나로 보인다. 비로소 삼라만상이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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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1. 23.

전우익, 현암사, 마지막 쪽

"사람도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착함을 지킬 독한 것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마치 덜 익은 과실이 자길 따 먹는 사람에게 무서운 병을 안기듯이, 착함이 자기 방어 수단을 갖지 못하면 못된 놈들의 살만 찌우는 먹이가 될 뿐이지요. 착함을 지키기 위해서 억세고 독한 외피를 걸쳐야 할 것 같습니다."

해안선을 보고 나서..
김기덕 감독도 혹시 이 책을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이 책을 읽고 난 후 본 영화여서, 그 영화에 대한 나의 느낌이 영향을 받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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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1. 14.

전문가
-기형도

이사온 그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의 집 담장들은 모두 빛나는 유리들로 세워졌다

골목에서 놀고 있는 부주의한 아이들이
잠깐의 실수 때문에
풍성한 햇빛을 복사해내는
그 유리담장을 박살내곤 했다

그러나 얘들아, 상관없다
유리는 또 갈아끼우면 되지
마음껏 이 골목에서 놀렴

유리를 깬 아이는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이상한 표정을 짓던 다른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곧 즐거워했다
견고한 송판으로 담을 쌓으면 어떨까
주장하는 아이는, 그 아름다운
골목에서 즉시 추방되었다

유리 담장은 매일같이 깨어졌다

필요한 시일이 지난 후, 동네의 모든 아이들이
충실한 그의 부하가 되었다

어느 날 그가 유리 담장을 떼어냈을 때, 그 골목은
가장 햇빛이 안 드는 곳임이
판명되었다, 일렬로 선 아이들은
묵묵히 벽돌을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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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0. 7.

카주미 야마쉬타 작

3권 "출구없는 터널"

4권.. 자신이 곧 정의임을 부르짖으며 남보다 더 빨리 싼 가격의 물건을 하려고 혈안된 아줌마에게 유택 교수가 하는 말..
"당신의 정의란 최고가 되기 위해선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것입니까? 그럼 그 최고로 가지고 싶었던 물건은 처음부터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까?"

달리기하는 어떤 아이의 중얼거림..
"발밑을 보고 달리는 주자중에 일류는 없다."

그 달리기하던 아이를 잠시나마 추월하고 나서.. 그날 저녁 유택교수..
"책 속에서 새로운 풍경을 만나다....나는 앞으로도 계속 책을 읽을 것이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나는 내 인생 앞에 무한히 펼쳐진 새로운 풍경을 만난다."

노망난 늙은이가 공상 속에서 행복함에 젖여 있는 것을 보며 유택교수가 하는 말..
"현실 속에서 배우고 즐길 것..."

흔들리는 여인들 중 여자에게..
"나도 성실하게 살고 있지만 피곤하지는 않아. 의문이 있으면 즉시 풀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 피곤해지는 일은 없어. 자신이 피곤하다는 건 아마 가식적인 행동을 했을 때일거야."

흔들리는 여인들의 문제가 끝나고 나서..
"자신에게 소중한 걸 발견했을 때, 그것은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다. 나는 또 새롭게 발견한 진리를 생각하면서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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