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지난 독서일기33

2004. 3. 5

어제는 눈이 많이 내렸다. 라디오에서는 때 아닌 [화이트 크리스마스] 음악이 울렸다.
북 디자인하는 친구와 술 한 잔 배불리 먹고 집에 가는 길.
다시 또 [학교 종이 땡땡땡]을 집어 들었다.
이미 4-5년 전의 글들이어서 그런지 좀 재미없다.
반복되는 일상, 그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에 대한 갈망을 지니게 되나 보다.
의식하지도 못한 채, 이미 시큰둥해져 버린 것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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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0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복귀하셨군요... 독서일기가 꾸준히 올라오네요.. ^^
저는 오늘 아침 M과N의 초상 1권을 읽으며 출근했는데... 지하철 타는 시간이 10분정도라.. 다 못읽었답니다.

찬타 2004-03-05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3월에는 함 빠짐없이 써 볼라구 궁리중이랍니다..
저는 지하철 타는 시간이 50분 정도 되는지라, 대부분의 읽는 행위가 여기서 벌어지지요..
참 소중한 시간이에요.. 만화 한권 뚝딱! 해치우고 나면, 어느새 다음 정류장은 '홍대 입구, 홍대 입구입니다' 하는 방송이 나오지여..
모 짧은 만화야, 두권 정도는 들고 타야 아쉬움 없겠지만..(전 책을 무진장 늦게 보고 덩요..ㅠ.ㅠ.)
늘 이케 댓글 남겨 주셔서 넘 기분 좋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제 정체성에 정면 배치되는지라.. 참.. 힘드네요..ㅠ.ㅠ.

ceylontea 2004-03-0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는 빨리 봤던 것같은데.. 요즘은 책 무진장 늦게 읽는답니다.. 가득이나 책 읽을 시간도 적은데... 읽는 속도도 더디니... 참...
 

2004. 3. 4.

요즘 업무상의 이유로(물론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지만,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교육 에세이류의 책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번에 잡고 있는 책은 99년에 나온 [학교 종이 땡땡땡]이라는 한 여고 교사의 교단일기.
저자는 또 하나의 동인이기도 한데, 여성신문에 연재하던 교단일기를 엮어, 책으로 펴냈다.
암울하다 못해, 가슴 답답한 우리 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한 편 한 편의 글 속에 녹아나 있다. 신문에 게재됐던 글들이 다듬어지지 않아 좀 거칠게 느껴지긴 하지만, 참 진솔한 교사의 발칙한 기술이 마음에 든다. 학교가 붕괴되었다는데, 아이들이 달라졌다는데, 그 속의 교사들은 어떤가를 자기 반성과 함께 이 시대 교사들의 아닐함과 이를 자각하는 모습 속에서 고민하는 지금의 교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 읽어 봐야 이 고민하는 한 교사가 어떻게 성장할 지 알 수 있겠지. 궁금하다. 이런 고민할 줄 아는 교사들이 많아져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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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3. 3

그러고 보니 쌍삼일이네. 별 의미도 없는 날짜들에 때로는 무언가 의미를 부여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그런 생각들은 곧 나의 정체성에 따라 제거되긴 하지만.

어제는 [20세기 소년] 15권을 읽었다.
요 조막만한 만화책을 며칠이나 가방속에 넣고 다녔던지. 에고.
하여간 다 읽었는데, '친구'의 뜻에 따라 세계가 멸망했다.
다시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알리며 16권을 기대하게 하는데
공상모험만화여서 인지, 뜨문뜨문 끊어 읽는 것이 꽤 힘들다.
스토리를 까먹을만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괘씸한 만화.
그래도 또 기다리고, 또 읽어재끼겠지.

[야살쟁이록] 1권도 마저 읽었다.
처음의 발칙함 재미가 여전히 좀 줄어들고 다소 진지한 아이들이 나타났다.
사실은 그 아이들이 그 아이들인데, 그만큼 아이들이 성장한 것이리라.
아이들이 책 속에서 자라는 동안, 나도 자라고 있을까, 염려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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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3. 2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었다.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된다는 건 사람들에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게 하나 보다.
아니, 적어도 내겐 그렇다.
요번 달에는 약간 덜 게으르게 살아봐야지, 생각하며
조금만 열심히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지난 주에 읽은 책 이야기
1. Gon 1, 2권
딱 심술맞게 생긴 작은 공룡이 주인공인 책.
제목 이외에는 글자가 없는 만화책이다.
사람들이 하도, Gon~ Gon~ 하길래 봤는데,
허엄... 넘 휘리릭~ 빨리 넘겨서 그런지, 이 만화의 좋은 점을 많이 놓친 것 같다.
정글의 법칙 같기도 하고, 작은 동물들이 모여 강자를 몰아내는 걸 보면
또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닌 것도 같고
아리까리한 가운데 두 권을 후딱 먹어치웠다.
맛있긴 한데.. 역시나 난 문자 중독증인갑다.
아님 그림을 보고 스토리를 다시 구성해 내는 것이 꽤 귀찮은 건지도.
사서 보긴 좀 아깝고, 빌려서 보면 표현하기 쉽지 않은 뭔가가 '아~!'하고 남는 책.

2. 나의 사직동
그림 동화책 공부를 할까 하여, 읽게 된 책.
작가가 어린 시절 자신이 살던 곳이 재개발되면서
그 나름의 맛과 멋이 없어졌음을 아쉬워하는 작품이다.
아주 꼬맹이들이 읽기엔 좀 어려울 것 같고,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이상,
그리고 도시나 재개발, 추억이나 느림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을 만한 책이다.
그림 동화책은 아무래도 읽는 대상이 정말 넓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들의 욕심과 내용의 무게가 책장을 그리 쉽고 재미있게만 넘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림도 새로운 시도이고, 내용도 아이들과 토론해 보기 좋지만
다섯 살 짜리 조카에겐 어쨌든 좀 무리였다.


3. 노란우산
성아 이모가 세모에게 선물해 준 책.
역시 글 없이 그림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책이다.
시디도 들어가 있어, 책장을 넘기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입체적인 책이다.
근데 아직, 노래를 들어보지 못해서 상상만으로 음악을 즐기고 책을 읽었다.
다음 주 조카한테 가면 꼭 음악과 함께 다시 읽어 봐야겠다.

4. 시마과장
누군가 셀러리맨의 희노애락을 잘 담았다고 하길래 한 권 집어들었는데
음... 1권은 터무니없는 성적 묘사들이 많아 일단 거부감을 갖게 되었다.
저엉, 읽을 거리가 없다면 모를까 다시 읽게 될까 싶긴 한데..
제대로 이 책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찾아 보자면 좀더 읽어야겠지.

5. 야살쟁이록
1권 끝무렵을 치닫고 있는데
음... 읽는 리듬을 놓친 탓인지, 좀 재미없어지고 있다.

요즘들어 읽고 싶은 책이 무진장 많아졌다.
필 받았을 때 열심히 읽어야 할 텐데.
욕심 좀 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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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03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Gon 좋아해요... 그래서 7권까지 다 샀지요... 귀여운 Gon의 엽기행각을 보면 가끔 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웃다가 숨이 넘어가기도 하지요...
그러고보니.. 7권은 아직도 못봤네요... 어디에 뒀더라..
 

2004. 2. 24.

오랜만에 재미난 책을 잡았다.
[야살쟁이록]이라고 우리교육에서 나온 정말 따끈따끈한 책인데
70년대산들의 고교생일기라고나 할까, 유월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의 87년부터 88올림픽을 거쳐, 89년 전교조가 창립되기까지, 그야말로 울나라 민주화 대투장의 시기를
온몸으로 산(?), 아니 어리버리하게 고삐리 딱지를 달고 보낸 아이들의 학급실록을 담고 있다.

죽여주는 작가의 말빨, 혹은 글빨은 일본의 무라까미 류를 생각나게 한다. 그의 책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69]. [야살쟁이록]은 한국판 [69]다. 그렇다고 그것의 아류인 건 아니고,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배경을 가진, 곧 내가 가장 사랑하게 될 책이란 뜻.  다 읽고 강추했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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