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9. 14.

북피알매거진에서 8월초 기사를 얼마전에 올리는 바람에 뒤늦게 정은숙의 <편집자 분투기>가 나온 사실을 알았다. 냉큼 알라딘으로 달려가 신청했다. 책이 왔다. 읽기 시작했다.
언젠가 일기 시리즈를 만들어야지, 생각하며 그 중 하나로 편집자 일기를 생각했는데, 역시 편집자들의 생각이란 비슷하구나, 벌써 일을 저질러 버린 사람들이 있으니... 생각했다. 기다릴 시간이 자꾸만 줄어드는 현실에, 혹은 남들도 다 생각하는 것들을 나 또한 따라 하고 있다는 자괴감에 잠시 발을 담갔다 뺀다.
어제 저녁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책을 펼쳤다. 책을 5분의 1쯤 읽었다. 다행이다. 내가 생각한 그 책이 아니다. 너무 건조한 말투에 거리감을 느끼면 약간 실망스러워했다. 오늘 회사로 오는 길 다시 책을 집어들었다. 3분의 1쯤 읽었다. 재밌다. 나라면 이렇게 쓰지 않았겠지만, 여전히 언젠가 출판편집자 강의에서 내게(혹은 우리에게) 전해줬던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망설임없이 이야기하는 그녀가 좋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지난해 봄 그때처럼 다시 의욕에 불타 있을 것을 확신한다.

p.s. 그녀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책의 사례로 든 <예술가로 산다는 것>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만들었건 뭐건 내용이 너무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잘하면 교사다큐시리즈물을 기획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책과 책은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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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9-14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33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님 서재 방문자 캡쳐했어요... ^^

331335


찬타 2004-09-1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렇네... 이번주에 로또에 함 도전해 보심이...ㅋㅋ
 

2004. 9. 14.

요즘 회사에 나와서 몰래몰래 책을 훔쳐보고 있다. 지각을 안하기로 마음먹고, 8시 반쯤 회사에 나와 자료실에서 그림책 두어 권을 뽑아들고 담배 한대 태우며, 회사생활이란 걸 유유자적하게 하고 싶었다. 텍스트 양이 절대적으로 적은 그림책이라면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포천에서 나오는 월요일을 빼고는 대부분 이 작정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책은 읽고 싶고, 내가 지금 앉아 있는 공간은 회사고... 내 직업이 편집자이긴 하지만 작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책을 여보란 듯이 볼 수는 없다. 근무태만이니까. 더욱이 밀려 있는 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읽고 싶었다.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도 읽고 싶었고, 배빗 콜의 여러 그림책도 읽고 싶었다. 또 내게 편집자 의식이란 것을 주입해 넣은 정은숙의 새책 <편집자 분투기>도 읽고 싶었다.
그래서 읽었다. 누가볼까 몰래몰래 눈치보며, 한장한장을 넘겼다. 재밌다. 몰래봐서 그런지 더 재밌다. 책 속에선 너무도 멋진 세상이 펼쳐진다. 유쾌, 통쾌, 발랄하고 너무도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던 것들이 구체화된 언어로 둥둥 떠다닌다.
아, 이젠 일할 시간. 다시 조마조마하게 훔쳐보던 책을 덮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또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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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9. 13.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는 오후는? (물론 언제라고 안 그렇겠느냐마는!) 그 책이 '쨘' 하고 배달되어 왔을 때일 거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얼마전에는 다니엘 페낙의 <소설처럼> 때문에 퇴근 시간이 기다려졌는데, 오늘은 <따로따로 행복하게>라는 그림책으로 무척이나 궁금해진 배빗콜의 또 다른 작품 두 권과 왠지 내게 함빡 빠져들어 일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줄 것만 같은 <편집자 분투기>가 오고야 말았다. 가슴이 막 뛰고, 한 페이지 후딱 넘겨 보고 싶은 맘이 굴뚝 같다. 눈치 보여 읽을 수도 없고... 만지작 거리기만 하다가 책상 위에 올려 놨다. 퇴근 시간 세 시간 전, 퇴근 시간 두 시간 반 전, 퇴근 시간 한 시간 반 전.... 일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이 의무감 가득한 업무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간만 재고 있다. 할 일은 착착 쌓여가는데, 거참 큰일이다. 아무튼 오늘은 퇴근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어서어서 시간이 가서 6시 땡! 했으면 좋겠다. 무엇부터 읽을까. 무엇부터 읽을까. 아휴~ 무엇부터 읽을까. 두근두근 울렁울렁 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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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7.

점점 좋아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읽고 있으면 너무 행복하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줄어드는 책장의 두께가 아깝게 느껴지는 걸 보니 분명 좋아하는 거다.
얼마전엔 베빗 콜의 <따로 따로 행복하게>라는 그림책을 읽고, 이혼 문제를 어쩜 이렇게 유쾌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하며 감탄에 감탄을 했다. 출퇴근길 사이사이 읽고 있는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도 너무 좋다. 광고 효과 때문인지 이름은 그리 낯설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을 읽어 볼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정보를 찾아보니 어린이 책을 많이 쓴 작가였다. 부담없이 그의 책도 더 읽어봐야겠다.
무라까미 류, 무라까미 하루끼, 파트리크 쥐스킨트, 장 자크 쌍뻬, 아멜리 노통, 카를링 봉그랑, 니체, 러셀, 베르베르, 그리고 한때의 강준만....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명 한명 늘어나는 게 참 좋다.
낱말 하나하나를 아주 천천히 읽으며 글쓴이의 생각 가까이 다가가는 그 순간이 참 좋다. 한동안은 너무 행복하게 지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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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9. 2.

교육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세 가지 화두, 직업/미디어 리터러시(독서교육을 포함한)/생태. 공교육이 이 세 가지의 교육만 제대로 할 수 있어도 학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건 물론, 교육의 공공성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으리가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어떤 꿈을 갖게 할지, 미디어를 통해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어 내고 다양한 삶과 상상력을 경험하며, 나 아닌 다른 것을 이해하고 서로 살려나갈 수 있는 교육을 고민할 수 있다면, 이 사회에서 교육은 제몫을 다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 세 가지 화두 중 직업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 집어들게 된 책, 을파소에서 나온 주니어를 위한 직업 시리즈 <나도 멋진 프로가 될거야>와 청년사에서 나온 <될 수 있다> 시리즈.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추천하기에 딱 알맞다. 개인이 사기에 부담된다면 학교를 비롯한 공공도서관에 비치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책을 많이 접하다 보면 아이들의 꿈도 그만큼 다양해질 것 같다. 괜찮은 기획,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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