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브리엘 제빈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4월
절판


이 방이 특별히 싫지는 않지만, 이곳은 마치 여러 사람이 다녀갔지만 아무도 머무르려 하지 않아 버림받은 곳처럼 외롭고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쪽

비디오의 마지막에서는 다른 세상의 형이상학적인 면들을 설명했다. 인간은 원이면서 동시에 선인 존재라고 했다. 원이라고 하는 이유는 늙은 존재는 다시 젊어지고, 새것은 헌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아까 말한 원이 끝도 없이, 한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는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고, 다시 죽는다. 태어났다가 죽는 것은 작은 원이며, 그 수많은 작은 원들이 모여 인생을 이루고 하나의 선을 이룬다. 인간의 존재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리즈는 깜빡 잠이 들었다.-.쪽

리즈는 그 곳을 나오면서 자신의 마지막 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만약 그 마지막 말이 이승에서의 삶을 요약한 것이라면 자신에게는 '음'이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음'은 아무 의미도 없다. '음'은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할 때 내는 소리이고, 시작하기도 전에 기회를 빼앗긴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소리이다. 그리고 학교 댄스파티에 초대도 못 받았으면서 친구가 댄스파티에 갈 때 입을 드레스를 골라주러 쇼핑몰에 가다 택시에 치여 죽은 열다섯 살짜리 계집애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세상에, '음'이 뭐야, 음이. 리즈는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는 '음'을 비롯해서 의미 없는 소리들(아, 저기, 그러니까, 야, 아마도, 흥)은 입 밖에 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쪽

"알았어, 알았다고. 그럼 사랑 이야기나 해보자."
"정말이요?"
"내 보잘것없는 의견으로는 말이야, 그 남자나 그 여자, 아니면 그 무언가가 없으면 죽을 것 같다고 믿는 게 사랑이야. 넌 똑똑하니까 이 정도는 알고 있을 줄로 아는데."
"하지만, 커티스. 우린 벌써 죽었잖아요! 우린 사랑하는 사람이 있든 없든 더 이상 죽지 않아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어도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하는 게 사랑이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믿는다'라는 표현을 쓴 거야. 특별한 누군가가 없다거나 그 사람의 사랑이 없다고 해서 정말로 죽는 사람은 없어. 리지, 사랑이란 건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자신이 사랑을 하고 있다고 무작정 믿는 마음을 말하는 거야."
"하지만 커티스, 사랑이란 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서로를 웃게 만들어주는 걸 말하는 거 아니에요?"
"이런 리지, 정말 그런 거라면 나도 좋겠다!"
커티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지극히 당연한 질문을 하는데 웃는 건 실례예요."
리즈가 말했다.
커티스는 웃음을 멈췄다.
"미안해."
그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은 한 번도 사랑을 안 해본 사람만 하는 거야. 난 아주 오래 전에 사랑 같은 건 안 하기로 결심한 사람인데, 그렇게 결심하고 나니까 그전보다 훨씬 더 행복해지더라."-.쪽

"책은 뒤에서부터 거꾸로 읽어야 돼. 그렇게 하면 죽는 사람도 없고 언제나 해피앤딩으로 끝나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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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움직여서 쌀쌀하기도 하고 화장실도 사용할겸 커피 한잔을 마셨다.

 

신랑은 에스프레소 



나는 카푸치노. 

비서인 밀레나는 다시 안 올거니깐 팁 주지 말라고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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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의 세계를 그린 책이라고 하는데, 재미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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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비라면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책표지의 암울한 분위기와 '온 세상이 비라면'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비를 좋아해서인지 더 끌렸는지 모르겠네요.

이 책을 읽고나서야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저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쪽은 사랑으로 투명하고 영롱한 사랑을 그려 사람의 마음을 울렸다면, 이번에는 불투명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랑을 그려 연민의 마음으로 사람을 울리더군요.

3편의 단편은 사랑 그리고 살인을 그렸습니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사랑의 서투름은 상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비수가 되어 꼽힙니다.

가장 순수함이 가장 잔인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네요.

호박 속에
모든 남학생의 선망이 되던 여학생이 갑자기 체중이 불면서 남학생의 관심밖으로 추락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녀의 외면이 아닌 내면에 끌리고, 그의 마음이 통했는지 그녀의 연인이 되지요. 갑자기 찾아온 사랑 하지만 그 뒤에는 또 다른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는데...

썩어가는 사체를 처리하기 위해 합성수지로 사체의 몸을 감싸는데, 그 모습이 마치 곤충이 호박속에 갇혀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처음의 순수한 느낌은 사라지고, 죽은 사체를 눈 앞에 두고 사랑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기괴하지요. 그리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데...

뒤틀린 욕망과 어그러져버리는 진실. 결국 남는자만 그 고통을 껴안고 살아야겠지요.

온 세상이 비라면  
책의 표제이지요. 확실히 3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이었습니다.

태어날때부터 선천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은 남들과 다른 감수성과 신체적인 단점으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니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조차 그에게 사랑을 주지 않습니다. 오직 그에게 사랑을 보이는 것은 누나뿐.

결국 동생이 선택한 것은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의 도움으로 자살을 합니다. 처음엔 주인공이 자신이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때 혹시나 그 죽음을 피할수도 있을거라는 실말의 희망은 그냥 그의 희망이었을뿐입니다. 그리고 장난처럼 자살을 준비하는데, 그의 죽음으로 조금이나마 세상에 복수를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것이 진정한 복수라고 말할수 있을런지..

그리고 '온 세상이 비라면'이라는 제목의 뜻을 이해했을때,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동생과 누나의 시각으로 나누어 읽는방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순환 불안
너무나 착하고, 의협심이 강한 주인공. 하지만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달리 병약한 몸은 그를 지탱해주기 힘듭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맞는 이상형을 만나 꿈을 꾸게 되는 순간, 그 꿈은 악몽이 되어 그를 추락시키네요.

우연한 사고로 살인을 저지르며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을 읽는동안 손에 땀을 쥐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척 유머러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사회활동을 방해하던 신체적인 조건이 위기의 상황에 도움이 되니 말이죠. 과연 그의 꿈이 이루어지게 될지... 왠지 불행한 결말이 기다릴것 같지만 한편으로 살짝 희망이 엿보여서 그 희망에 마음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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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8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남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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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살인사건'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왠지 호기심이 생기게 하는데, 책 표지 디자인의 엽기적인 그림에 살짝 주춤하게 되더군요. 참 민망한 포즈로 반나신이 되어있는 여인에게 X침을 놓는 저자의 정체가 무엇일까요? 

이 책을 읽으면 이 표지 디자인과 책속의 이야기가 연관이 되어 제 궁금증을 풀어줄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전혀 내용과 맞지 않은 표지 디자인이었어요. 오히려 추리소설의 격을 떨어뜨렸다고나 할까? 표지 때문에 읽고다니기 민망하게 만들었을뿐입니다.

진짜 어울리는 표지 디자인은 어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3자견제'에 관한 그림이 아닐런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3자견제'의 그림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책표지에 대한 생각도 곧 책을 읽으면서 잊게 만들정도로 기괴한 분위기로 사람을 몰아가더군요. 바로 문신이 새겨진 인피에 관한 이야기 때문이것 같아요. 문신의 특성상 오래보전하지 못한다는 점이 예술로서의 생명을 짧게 했는데, 이제 과학의 발달로 사진이나 아니면 인피를 보전하는 방법으로 전승이 되니 말이지요. 잠깐 그전에 읽었던 로알드 달의 단편속의 인피가 떠오르네요.

외국에서는 일본의 문신에 대해서 극찬을 하지만 오히려 일본내에서는 문신을 불법으로 간주하던 시절. 그 시절뿐만 아니라 지금도 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문신을 한 사람을 보면 아무래도 편견을 갖게 되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대체적으로 문신을 한 사람들이 폭력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은데다가, 문신 자체가 고통으로 이루어진 흔적이다보니 그 고통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로 보여지지 않기도 해서인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적인 시각과 문신 금지령 속에서도 문신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원래 자유를 박탈당하면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것이 인간의 욕망이 아닐런지.. 

한번도 문신을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저도 초반의 문신에 대한 장인의 정신을 읽으면 문신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되고 예술로서 새로운 시각을 열게 했습니다. 게다가 특성상 완성된 문신을 찾기 힘들뿐더러 찾더라도 사후에 얻어야하는 과정들. 문신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인지 이왕이면 문신에 관한 그림이 있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전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실감이 큰 40년대 일본.

전신에 뱀(쓰나데히메) 문신을 가지고 있는 여인. 문신에 대한 편견이 강한 시대에 여자가 문신을 한다는 것, 게다가 전신 문신을 한다는 것은 지금도 곱지 못한 시선을 보냈을것 입니다. 또한 문신은 한번 새기면 지울수 없기 때문에 그 흔적을 죽을때까지 가져가야하는 고통도 있습니다. 한순간의 판단으로 평생을 후회할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초반에 문신박물관에 몸체만 있는 쓰나데히메 문신을 보면서 그녀가 이 책의 주인공이며 피해자일거라는 것을 예측할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초반부터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데 저는 그점이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전신에 문신을 한 쌍동이 여인을 생각하니 영화 '쌍생아'가 생각났습니다. 그만큼 기묘한 느낌을 주는 추리소설이었어요. 문득 이 추리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면 무척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신사들이 금기하는 문신인 중에 뱀은 개구리를 잡아먹고, 개구리는 괄태충을 잡아먹으며 괄태충은 뱀을 녹인다는 3자견제를 자신의 자녀들에게 새겨 넣은 문신사 호리야스. 그 3자견제의 저주 때문인지 호리야스의 자녀들은 모두 죽음의 저주에서 헤어날수 없게 되었습니다.

목, 팔, 다리가 잘린채 몸통만 가져가 버린 범인. 상상만으로도 무척 끔찍한 상황이 연출되더군요. 게다가 밀실이라는 공간은 사람의 사고를 마비시키지만 곧 그것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이용한 심리적인 밀실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종종 우리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채 눈 앞에 놓여있는 진실을 왜곡되게 해석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사실 어느정도 읽으면서 범인을 추론할수 있었습니다. 너무 완벽한 알리바이는 때론 그것이 그를 범인으로 몰아가게 하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형제를 죽여야했던 남녀의 크나큰 욕망. 그로테스크하지만 그래서 무섭고도 아름다운 추리소설이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가슴이 무척 두근거렸어요.

하지만 단점으로 범죄의 큰 동기를 어머니의 유전적인 요소로 보려는것인데, 그당시 범죄학을 생각한다면 가볍게 눈감아 줄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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