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자들 환상문학전집 8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8월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

어슐러 르귄

책속

책 겉표지- 왠지 제목과 표지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겉표지를 떼고. - 양장본의 겉장을 떼었을때 겉표지와 같은 경우는 흔치 않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6.10 개봉 / 18세 이상 / 98분 / 드라마,멜로 / 한국

감 독 : 박 철수

출 연 :서 정(김문희), 심 지호(서현), 오 윤홍(수진), 선 욱현(형사), 김 전한(기자)



서른 둘, 열 아홉. 때론, 세상이 인정 못할 사랑이 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 32세의 이혼녀 문희와 19세의 법적 미성년 현. 서로의 감정에 솔직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역 원조교제라는 미명 아래, 한낱 사회적인 이슈거리로 내몰리고 만다. 사랑을 부정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과 현의 미래에 대한 자책, 날카로운 혼돈의 늪에 빠져버린 문희는 현에게 이별을 고한다.

못된 사랑일수록 더 아프다

그러나 생각보다 현의 자리가 컸던 것일까, 문희는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고, 결국 둘은 문희의 친구 수진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세상의 모든 굴레를 벗어 던진다. 그리고 현의 스무 살 생일 파티, 세상에 둘밖에 없는 듯 춤을 추는 문희와 현.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은데…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현은 진에게서 문희가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픈… 사랑이 쉴 자리

사랑, 오직 그 이름 하나만 믿었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했던 그들… 이 지친 사랑이 쉴 자리는 어디인가…



*

식욕과 성욕의 상관관계
그 오묘한 집합과 해체의 면밀한 관찰

박철수 감독의 영화에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소품은 바로, '음식'이다.
<301, 302>를 시작으로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섹스하고, 자라고 태어나는 일상을 다루는 데 주력한 박철수 감독. 그의 영화에서 '음식'이란 일상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막연한 소도구가 아닌 중요한 언어가 된다.
박철수 감독은 <녹색의자>에서도 어김없이 '음식'이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성욕과 식욕은 정비례한다 라는 방정식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출소 후 고통의 보상인 듯 오로지 먹고 섹스 하는 두 가지 행위에만 열중하는 여관 씬, 떨리는 감정이 교차하는 일식집 씬, 서로의 감정이 사랑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포장마차 씬 등 감정이 교차하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다양한 '음식'이 중요 코드로 등장하는 것이다.



'섹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기

<녹색의자>에서 자주 등장하는 '섹스'는 두 명의 주인공이 관계를 조율하고 소통하는 둘만의 언어.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정사장면은 기존의 멜로 영화나 스토리 중심의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감상주의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섹스' 코드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영화의 정사 장면은 기교에 치중한 외부적인 테크닉보다 심리적 무드가 중요하다는 것을 기본으로 두 연인의 성행위에 직접적으로 카메라를 갖다 대는 방식을 택했다.
이 같은 방식은 촬영의 기법뿐만 아니라 조명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정사가 이루어지는 실내는 오렌지톤의 따뜻하고 밝은 조명으로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표현 되었지만, 그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사회, 즉 외부의 묘사는 철저히 감상을 배제한 차가운 톤으로 일관된 것. 이들이 이루는 대조적인 묘사로 인해 관객들은 여느 작품들의 정사 장면에서는 만날 수 없는 색다른 방식의 연출 테크닉을 감상할 수 있다.




형식과 내러티브를 파괴한 자유로운 표현
우울과 위트를 조율하는 탁월한 연출 역량

현(심지호)이 마침내 성인이 되는 스무 살 생일 파티. 문희의 어머니와 전 남편, 현의 부모님과 현을 흠모하던 여학생, 그리고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와 둘을 미행하던 잡지사 기자까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이 한 데 모여 두 연인에 대해 각기 다른 주장을 내세우며 찬반 논란을 펼친다. 마치 그리스 시대의 연극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장면은 사회의 통념을 위배한 이들의 행위에 대한 일방적인 판단을 유보하고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는 영화의 배려라 할 수 있다.
또한 문희의 남편과 현의 결투장면에서는 영화 <화산고>에 대해 언급하고, 술 마시기로 내기하는 등 다소 유치한 행동들이 등장한다. 이는 성인의 세계로 뛰어들었지만 아직 의식은 미성년인 현의 어린아이적인 감성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
영화 말미의 이러한 장면들로 인해 내러티브로 일관하던 영화는 일순간, 이제까지의 형식을 모두 파괴하며 정체성에 대한 일대 혼란을 준다. 그러나 이것은 진중하게 이어지는 긴 호흡에 유치함의 미학을 접목시켜 우울에서 위트를 조율해내는 박철수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
<녹색의자>는 박철수 감독의 이러한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한국영화 최초
3D 입체 음향 방식 도입

<녹색의자>는 2002년 제작 당시, 국내에서는 최초로 3D 입체 음향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세계 최대 음향회사인 돌비 사에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이머시스'라는 국내 벤처 음향업체가 참여하여 이전의 한국영화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획기적인 음향방식이 도입되었다.
<녹색의자>와 같은 멜로 장르는 다른 장르의 영화들과 비교하여 청각적인 부분이 상대적으로 덜 중시되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박철수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 전세계 배급(301, 302), 한국 최초 디지털 장편영화 상영(봉자) 등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에 앞장 선 이력을 되살려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게 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0.04.22 개봉 / 18세 이상 / 82분 / 드라마 / 한국

감 독 : 김 기덕

출 연 : 서 정(희진), 김 유석(현식), 서 원(다방 아가씨), 조 재현(망치), 장 항선(중년)



그곳에 아름답지만, 위험한 그녀가 있다.숲속의 외진 길을 지나야 다가갈 수 있는 <섬> 낚시터. 세상과 격리된 듯한 을씨년스러움과 몽환적 분위기를 간직한 낚시터의 주인인 희진은 낚시꾼들에게 식.음료를 팔고 때로는 몸을 팔면서 살아간다.어느 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애인을 살해한 전직경찰 현식이 낚시터로 찾아든다.

희진은 우연히 현식이 수배중인 사실을 알게 되고, 현식은 고뇌 끝에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희진은 좌대밑으로 잠수하여 현식의 허벅지를 송곳으로 찔러 자살을 막는다. 이 일을 계기로 그들 사이엔 묘한 감정이 생긴다.낚시터에 검문을 온 경찰들이 들이 닥치고 마침 그 낚시터에 은둔 중이던 또 다른 수배자 하나가 도주하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그 광경을 목격한 현식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상황을 참지 못한 현식은 낚시바늘을 입에 넣고 자해를 시도하는데...



그 광경을 목격한 희진은 경악한다. 희진은 경찰들을 따돌리고 현식을 구하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현식은 그녀와 처음으로 정사를 나눈다. 희진의 섹스는 현식에게 있어 불안과 육체적 고통을 잊게 해주는 마약 같은 것이었다.



그날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진 그들은 물놀이와 철사공예를 하며 한 때를 보내지만 현식은 낚시터의 고립감을 견디지 못하고 떠날 결심을 한다. 그러나 현식이 깨달은 것은 희진을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이다. 그들은 서로의 미끼에 걸려든 물고기와 같은 존재가 되버린것이다. 그들의 파국은...



*

프랑소와 트뤼포의 이론에 의거한다면 김기덕 감독은 분명 작가 감독이다. <섬>이전 까지 3편의 영화를 완성했을 뿐이지만 한국의 그 어떤 감독보다도 분명한 자기 색깔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작 시나리오 감독이다.



또한 영화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어느 정도 일관된 정서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유보되어 있으며 섣불리 찬반을 표할수 없기도 하다.<섬>은 세상과 인간으로 부터 의도적으로 고립되어 가는 여자와 남자 사이의 묘한 관계를 그리고 있다. 파격적인 사랑과 엽기적인 장면, 설명하기를 거부하는 스토리 전개등 한마디로 그로테스크하다.



<섬>에 나오는 가학과 피학의 모습들은 끔찍할 정도로 잔인하지만 그만큼 슬프다. 아내의 사랑과 존재를 제거한 남자(현식)의 상실감과 말과 삶의 굴곡을 잃어버린 여자(희진)의 상실감은 비록 같은 이름의 상실이지만 그들은 무엇에 의해서도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김기덕 감독은 남녀간의 서로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곧 사랑에 대한 비관론이에 닿아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데 사랑이 가능한가라고 물어 본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그는 이해나 사랑없는 섹스를 종종 보여준다.<섬>의 마지막엔 에필로그가 등장한다. 강 한가운데 떠 있는 나룻배에 누워 있는 나체의 희진과 역시 강 한복판에서 무성한 풀숲을 헤매는 현식의 모습이 보인다. 적어도 이 장면만은 페미니스트들의 화살이 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여성과 남성을 나누는 단칼같은 이분법이 여성 희진에게 평화를, 남성 현식에게는 방황을 떠넘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테 클럽 2
매튜 펄 지음, 이미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구판절판


세익스피어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게 해 주었지.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을 해부했던 단테는 우리가 서로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어.
-46-47쪽

단테는 가장 큰 슬픔은 과거의 행복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테의 그 말은 틀린 말이었다.
‘완전히 틀렸어. 슬픔이나 아쉬움과 마찬가지로 행복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기쁨과 슬픔은 실상 자매간이며, 또 서로를 좋아한다. 그렇지 않다면 둘 다 똑같이 눈물을 자아내지 않을 것이다.’
-50-51쪽

"괜찮다. 얘야. 가끔씩 시의 여신인 뮤즈는 그런 슬픈 시를 요청하지. 가장 즐거웠던 시절을 노래할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서도 정직하게 말하는 게 시인의 의무란다. 이디스, 가장 어두웠던 순간을 지났기 때문에 빛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이따금씩 있단다. 단테가 바로 그랬지."
-68쪽

"선생님, 우리는 모두 약간 더 크거나 약간 더 작은 궤도를 그리며 하느님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우리의 절반은 어떤 때는 빛 속에 있다가 어떤 때는 어둠 속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항상 그림자 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95쪽

"신경 쓰지 말게, 롱펠로. 젊은이는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고, 늙은이는 도움을 받고 싶어 하지 않는 법일세."
-14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빈치 코드>의 엉덩이를 걷어차다
[오마이뉴스 2005-08-06 17:35]
[오마이뉴스 서경원 기자] 본격적인 피서 철인 8월, "나가면 고생이다~"를 외치는 방콕족들을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최강의 라인업인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작년 여름 출판계를 뒤흔들었던 초대형 베스트셀러인 <다빈치 코드>의 영향으로 이 분야의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릴러물의 키포인트라 할 수 있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개연성 있는 탄탄한 구성력을 기본적으로 겸비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스릴러 장르 문학 시장이 질과 양적인 면에서 풍성한 시기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단 하나, 그 많은 책들 중에서 바로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늘은 피서특집으로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 중 나름대로 눈에 띄는 작품들로 엄선하여 여러분들로 하여금 선택의 고민에 빠질 염려가 없도록 다소나마 도움을 드릴까 한다.

[문학]  –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 <히스토리언>
ⓒ2005 김영사
제일 먼저 추천하는 이 책 <히스토리언>은 최근 발행된 추리 스릴러 장르의 도서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의 이름이 낯설 수밖에 없는 것은 단지 이 작품이 그녀의 처녀작일 뿐, 그렇기에 선택이 망설여진다면 이건 어떠한가?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를 했고, 소니 픽처스와 150만불이라는 경이적인 액수로 영화 판권 계약을 맺은 작품이다. 또 글을 쓰고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아마존 Mystery & Thrillers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이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니 말이다.

식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추리 스릴러물 홍보 문구에 의례적으로 반영되는 그 유명한 미사어구를 나 역시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보다 더 좋은 표현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치밀한 구성과 사실감 넘치는 묘사가 정말로!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다빈치 코드>를 필두로 해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어우러진 이른 바 '팩션'(FACT+FICTION :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을 픽션 형식으로 다룸) 장르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왜곡되고 점철된 흡혈귀 드라큘라가 아닌, 오스만투르크에 대항하여 조국 트란실바니아를 구했던 영웅이자 지도자인 드라큘라 백작과 함께, 아직까지는 낯설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동유럽의 풍경과 역사, 그리고 신화라는 배경을 통해 지적 충만감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500년이라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역사가들의 모험과 드라큘라와의 대결을 통해 짜릿한 재미마저 선사하는 올 여름 최고로 지적인 역사 스릴러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0여 페이지를 웃도는 녹록치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여는 순간, 시나브로 드라큘라와 그의 존재를 추적해가는 역사가들의 대결 속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고 하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믿어보자.

마지막으로 저자인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인터뷰>를 비롯해서 뱀파이어의 기원을 밝혀주는 <뱀파이어, 네버 엔딩 스토리 / 한혜원>,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는 '팩션' 장르에 대해 알려주는 <팩션은 어떻게 대중을 사로잡았는가? / 김성곤> 등 각 권 끝에 소개되어 있는 부록 또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놓쳐서는 안되는 친절한 선물이다. (김영사[전3권] / 각 권 8900원)

[문학]  늑대의 제국 –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 <늑대의 제국>
ⓒ2005 소담출판사
오늘 소개하는 스릴러 작품들 중에서 영미소설에 <히스토리안>이 있다고 한다면, 프랑스 소설에는 단연코 이 책 <늑대의 제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메인 추천을 함에 있어서 나로 하여금 <히스토리안>과 함께 상당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일 정도로 '프랑스 문학은 지루하다(?)'는 일부의 그릇된 인식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조각 퍼즐같이 흩어진 기억을 찾아 헤매는 여주인공과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더블플롯 방식을 통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전율과 속도감 있는 상황전개는 읽는 이로 하여금 스릴러물의 재미를 최대한으로 만끽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특히 원작의 생생한 감정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파리, 이스탄불 등 소설 속의 무대를 직접 답사한 뒤 번역에 임했다는 프랑스 문학 최고의 번역가 이세욱씨의 살아 숨쉬는 듯한 문장 또한 이 작품을 더욱 더 빛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소담출판사 [전2권] / 각 권 9000원)

[문학]  이중 설계 - 프레데릭 르누아르, 비올레트 카브소

 
▲ <이중 설계>
ⓒ2005 예담
<이중 설계 (원제 : La Promesse de l'Ange, 천사의 약속)>는 국내 예술서 전문출판사에서 출간한 첫 문학 작품치고는 의외라 할 수 있는 지적인 역사소설, 이른바 팩션 형태의 스릴러물이다. 출간되기 이전부터 출판계에서는 이미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작품이다.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문화유산인 프랑스의 몽생미셸 수도원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겨진 천 년간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만으로 놓고 볼 때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건축 미스터리 물이 아닐까 싶었는데, 한마디로 그 첫 선택은 탁월했다.

단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예술작품에서 세계문화유산인 몽생미셸 수도원으로의 소재 확장에 불과한 에피고넨(모방자)이 아닐까 싶었던 생각은 천 년이란 시차를 넘나들며 어지러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과 함께 신학적 교설 논쟁과 이교도에 대한 박해, 수도원의 건축과 이단의 징벌제도 등 놀랄만한 고증학적 인문지식과 스릴러적 재미를 통해 충분히 기우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다빈치 코드>에 비견 될 수 있다고 말하기에 손색이 없다. (예담[전2권] / 각 권 8900원)

[문학]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존 르카레

 
▲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2005 열린책들
스파이 스릴러의 대가이자 뛰어난 문학성마저 소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 존 르카레의 작품들이 2005년 여름, 드디어 정식 판권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도 출간되기 시작했다.

전직이 다름 아닌 실제 베를린에서 활동했었던 영국의 스파이였던 만큼 작가 자신이 몸소 느꼈었던, 사실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첩보 스릴러물을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첫 소개 작품이었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가 보다 원숙해진 르카레의 중기 대표작이라고 한다며, 이번에 두번째로 출간된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그를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해준 초기 걸작이자, 최고의 히트작으로 뛰어난 문학성을 갖췄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서머싯 모옴상, 에드가상 등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존 르카레의 전작주의자가 되어, 현재 소개된 그의 19편을 모두 읽어낼 자신과 시간이 있는 분들에게만 읽어보기를 권한다. 단, 결단코 후회는 없다. (열린책들 / 8500원)

[문학]  브로커 – 존 그리샴

 
▲ <브로커>
ⓒ2005 북@북스
다음 제목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야망의 함정> <타임 투 킬> <의뢰인> <펠리칸 브리프> <런 어웨이> <레인 메이커>. 대부분 헐리웃에서 제작된 흥행 대작이라는 공통된 답변을 말씀하시지 않을까 싶다. 물론 틀린 답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이 모두 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될는지 자못 궁금하다.

그는 다름 아닌 미국 최고의 법정 스릴러 작가인 존 그리샴으로, 위의 영화 리스트만 보더라도 그 만큼이나 재미와 작품성을 겸비한 스릴러 작품을 그려내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이러한 그가 지난 2002년 크리스마스에 벌어지는 따뜻한 가족이야기인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를 발표해 외도의 기미를 보여주더니, 이번 <브로커>에선 첩보 스릴러물에 도전하고 있다. 지독하리만큼 치밀하고 빠른 전개는 존 르카레의 전작들을 읽기 위한 긴 호흡을 가다듬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소품이라 생각하고 섣부르게 덤비지는 말지어다. (북앳북스 / 1만1천원)

[문학]  이순신의 비본 – 김태훈

 
▲ <이순신의 비본>
ⓒ2005 창해
'또 이순신이야?'라는 푸념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난중일기> <선조실록> <장비록> 등 철저한 사료조사를 바탕으로 7년간의 임진왜란을 사실적으로 기술해 낸 작품 <이순신의 두 얼굴>을 통해 임진왜란이라는 큰 틀 속에서 그 어떤 자료보다 객관적이고 인간적인 이순신의 모습을 조망해 줬던 김태훈씨가 쓴 소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조 대에 편찬되었던 <이충무공전서>에 실린 이순신의 <난중일기> 전서본이 이순신이 직접 쓴 초고본과는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는 점에 기인하여 전작과 같은 딱딱한 역사서보다는 편안하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을 통한 역사 이야기를 풀어보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혹 '김진명 류의 역사소설이다', '다빈치 코드의 성공에 기인한 얄팍한 팩션에 다름 아니다'로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결코 가볍지 만은 않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 되도록이면 전작 <이순신의 두 얼굴>을 먼저 읽어 보는 아량(?)을 베풀었으면 한다. (창해[전2권] / 각 권 8500원)

[문학] 카인의 아들 – 퍼트리샤 콘웰

 
▲ <카인의 아들>
ⓒ2005 노블하우스
스릴러 장르에서는 흔치 않는 여성 작가인 퍼트리샤 콘웰은 법의학 스릴러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첫 작품 <법의학>을 통해 애드가 앨런 포우 상 등 전 세계 주요 추리문학상 5개를 휩쓸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래, '법의학 스릴러의 개척자'라는 칭호답게 강렬한 서스펜스뿐만 아니라 풍부하고 해박한 과학수사기법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 작품 <카인의 아들>은 전작인 <사형수의 지문> <시체농장>에 이은 '템플 골트 3부작'의 완결편으로 법의학자인 여주인공 스카페타와 보란 듯이 흔적을 남기면서 다니는 대담한 연쇄살인범 골트의 대결이 흡사 제프리 디버의 <본 콜렉터>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에서는 볼 수 없는 '인간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작품으로 법의학 스릴러라는 장르를 넘어 삶을 통찰하게 하는 작가의 역량이 빛나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

< CSI 과학수사대>나 <메디컬 인베스티게이션>과 같은 과학수사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TV 매체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상상력을 배가시키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노블하우스[전2권] / 각 권 8000원)

/서경원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