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부자들>(토네이도. 2006)이 출간 2주 만에 각종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현재(29일 기준) 교보문고 온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13위, 경제경영 분야 5위, 온라인 서점 ‘yes24’의 종합 5위, 비즈니스/경제 분야 3위, 온라인 서점 ‘인터파크’ 종합 14위, 경제경영분야 2위에 오르며 무서운 추세로 상위권 도서들을 추격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책이 <마시멜로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 2005), <배려>(위즈덤하우스. 2006), <경제학콘서트>(웅진닷컴. 2006),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더난. 2005) 등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머물러 온 자기계발, 경제경영서의 두 장점을 절묘하게 조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2005년말부터 2006년 3월까지 이어진 우화 3파전 <마시멜로 이야기> <배려> <핑>(웅진윙스. 2006)이 보여준 쉽게 읽히는 자기계발서, <서른살 경제학>(인물과사상사. 2005) <괴짜경제학>(웅진지식하우스. 2005) <경제학콘서트>의 경제상식,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 된다>(랜덤하우스중앙. 2004 )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멘토링-권유형 자기계발서의 특징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표제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자기계발, 경제경영서 시장의 주요 구매층인 30~40대를 동시에 공략한다.

젊은 부자들의 표준 연령대인 30대를 향한 30대 독자층의 질투심과 자신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젊은 부자들에 대한 40대 독자층의 위기감을 자극해 구매 욕구를 촉발시킨다. 이어 20대 독자층에게는 선망감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유동성 현금자산 20억 원 이상을 보유한 30~40대 젊은 부자 176명의 성공투자노하우와 투자 철학을 집대성했다는 사실이다.

평범한 샐러리맨들이 일궈낸 부의 비결을 집중 조명해 부의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명료한 목차도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부자가 되려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라’ 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자 하는 욕망이 커다란 성취를 불러 온다”는 멋진 문장을 곁들인다.

일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박상현씨는 30대 후반의 회계사. K리그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찾은 축구장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와 6년 전 결혼했다.

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A급 신랑감이었던 박씨가 조건 좋은 혼처를 마다하고 지방대 출신의 아내를 선택한 것은 아내의 열정과 진실성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 이었다고 소개한다.

현재 박씨의 연봉은 6천만 원, 학원 강사로 일하는 아내의 연봉은 4000만원, 합하면 두 사람의 연봉은 1억원 가까이 된다. 보통의 샐러리맨에 비하면 전문직인데다 고액 연봉이지만 무난하고 평탄하기만한 자신의 삶에 만족할 수 없었던 박씨는 부업을 시작했다.

부업은 본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스포츠의류 소매상이었다. 아내가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마니아였기 때문에 시작한 부업이었다. 동대문 대형 쇼핑몰에 수입의류 가게를 열었고 낮에는 아내가 밤에는 박씨가 운영을 했다.

이들이 취급한 의류는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국가별로 한정 생산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한국에도 직영점이 적었다. 매장에서 품절된 상품은 인터넷 동호회에서 고가로 팔린다는 사실에 착안해 장사를 시작했다. 일본과 대만에서 브랜드의 제품을 수입한 다음 한국직영점에서 판매 완료되는 시점을 노려 고가에 물건들을 푼 박씨. 특히 한국 매장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디자인인 경우에는 마진폭이 컸다고 한다.

아내는 수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동호회에서 착실한 바람잡이활동을 하면서 가게 물건을 홍보하고 마케팅을 책임졌다. 아내의 노력 덕에 동호회에서 박씨의 가게는 유명 디자인 제품을 제때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상점이라는 인지도를 확보 할 수 있었다.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번 돈을 기본으로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 국내 유명의류 브랜드의 상설할인 매장과 아울렛 등 모두 5개 매장을 운영했다.

월평균 매출은 4~5억원. 그러나 박씨는 본업인 회계사 일을 그만두진 않았다.

“사업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제 아내입니다. 아내의 반짝반짝한 사업 아이템과 경영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저희는 계속 37평 연립주택에서 중산층으로 만족하며 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했을지도 모릅니다”

책은 박씨의 말을 인용해 ‘결혼은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중요한 선택’ 이라고 강조한다. 평범한 회계사였던 박씨가 젊은 나이에 연매출 50억 원대의 비즈니즈맨으로 변신하기 까지는 아내의 힘이 컸다. 그런 배우자를 선택한 박씨의 안목도 탁월했다.

저자가 만난 대부분의 젊은 부자들은 자신들의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주장은 평범하지만 의미심장하다. 젊은 부자들이 큰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은 바로 ‘행복한 가정’, ‘삶’,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예의’였다.

“인생의 목표가 부자는 아닙니다. 단 부자의 목표는 인생입니다”

책은 박씨의 말을 빌어 결혼이야 말로 젊은 날에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부자가 되려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롭게 입증하는 인상적인 일화다.

책은 다양한 관점으로 ‘부’에 접근한다. ▲반드시 35세 이후에 집을 사라 ▲주식투자에서는 ‘상식’이 최고의 전략이다 ▲투자관련 법률에 전문가가 되라 ▲젊은 부자는 ‘세금 박사’다 ▲투자의 가장 위대한 멘토는 ‘책’이다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

다양한 소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젊은 부자들의 투자전략을 분석하고 싶은 충동을 일게 만든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구체적이며 실용적이라는 점이다.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투자회사에 입사하면서 부동산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현재까지 부동산 개발과 부동산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저자 박용석씨 역시 대기업 직장인 평균연봉의 10배 이상을 소득세로 납부하고 있는 젊은 부자다.

저자는 1년여 간 ‘다리품’을 팔며 176명의 젊은 부자들을 만나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발굴한 투자전략은 “~하라” 만을 강조하던 몇몇 자기계발, 경제, 경영 서적의 안일했던 뒤통수를 후려치며 새로운 ‘젊은 부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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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안소민 기자]
 
▲ 고등학교 은사님께 선물로 받은 요리책. 엄마의 단 하나뿐인 요리책이다
ⓒ2006 이화여대출판부
친정엄마는 요리를 꽤 잘하시고 요리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신다. 요리관련 프로그램을 가끔 보시기는 해도 특별히 요리책을 보며 요리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여느 엄마들이 그렇듯이 숙달된 솜씨와 손맛으로 뚝딱뚝딱 금세 한 상 근사하게 차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엄마의 부엌에 낯선 책 한 권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이 그것. 엄마는 마치 초등학생이 과외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다시 가나다를 공부하듯 책을 펼쳐놓고 요리의 기본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요리법은 물론이고 그간 늘 해먹던 익숙한 음식들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은 엄마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선물로 준 것이다. 엄마는 십여 년 전 여고동창 모임을 통해 담임선생님의 근황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 다시 만나게 된 선생님께서 중년이 다 된 여고 시절의 제자들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셨단다.

이 책의 무엇이 초보주부도 아니고 요리깨나 한다는 엄마를 이렇게 사로잡았을까. 아무리 들춰보아도 다른 요리책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흔하디 흔한 사진 한 장 없고 메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은사님께서 주신 책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그 밖의 뭔가가 더 있는 것 같다.

며느리에게 보낸 편지를 묶어 만든 '엄마표' 요리책

일단 눈에 띄는 점이라 하면 일반 요리책에 쓰는 딱딱한 문어체 대신 '-하려무나' '-하면 어떨까' 와 같은 구어체 말투다. 곁에서 직접 일러주는 듯한 자상함과 정겨움이 묻어난다. 실제로 지은이가 자신의 두 며느리를 의식하고 쓴 것이기에 더욱 살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지은이는 외국에서 사는 아들 내외와 손자에게 먹이고 싶은 음식과 요리법을 틈틈이 노트에 적고 그것을 며느리들에게 편지로 보냈다. 그 노트를 아들들이 컴퓨터로 정리하고 프린트하여 백 권의 '홈메이드 요리책'을 만들었다. 책 표지에는 지은이가 직접 '매일 해먹는 음식 만들기'라는 제목을 써서 정성을 더 했다. 이 책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 책속지에 직접 써준 '육범수' 은사님의 메세지.
ⓒ2006 안소민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천편일률적이고 엇비슷한 일반 요리책들의 요리법과는 달리 이 책에는 지은이 자신이 오랜 세월 직접 연구하고 창조해 낸 요리법들이 보석처럼 숨겨있다는 것이다. 지은이의 오랜 경험과 집안 풍속이 스며있다는 점에서 일반 요리책에서는 볼 수 없는 노하우가 담겨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마늘은 까서 플라스틱 통에 넣어두고 써도 되는데 1주일분 정도씩은 다져서 작은 통에 넣고 쓰면 손쉽다. 칼자루로 이기지 말고 칼등으로 톡톡 친 후 칼로 몇 번 다지면 쉽고 까놓은 마늘이 있을 때에는 마늘 다지는 기계로 해도 되는데, 난 그 기계 씻는 것이 더 힘든 것 같더라. 귀찮아도 가늘게 채 친 후 다시 다지면 마늘 누린내가 안 나서 좋지.'(마늘 손질 요령 중)

참치 캔을 넣으려면 김치에 식용유를 넣어 볶은 후 참치 캔의 국물을 따라내고 함께 섞어 볶은 후 국물을 부어 끓인다. 우리 집에서는 김치찌개가 끓을 때 감자를 썰어서 넣는데 거기 들어간 감자가 맛이 있다. 당면도 물에 불렸다가 김치찌개가 거의 다 익었을 때 넣어 당면이 익으면 먹지.('김치찌개' 중)


요리 방법도 방법이려니와 요리하는 지혜, 살림의 노하우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라 하겠다. 기본양념손질, 국물 내는 요령과 같이 요리의 기초 상식부터 손님상 차리는 법, 아이들 음식, 우리집 제사음식, 생일음식 여기에 외국생활을 하는 아들 내외의 환경을 고려해 간단히 해먹을 수 있으면서도 영양가 있는 서양요리 등 지은이 식구들의 환경과 입맛이 고려된 '엄마만의'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독자의 마음을 강하게 끄는 이유는 가족들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잘 담겨있기 때문이다. 요리할 때의 마음가짐, 주부로서 식구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 한 끼의 식사를 준비할 때 들이는 정성과 노력 등은 비단 '며느리에게' 띄우는 글에서뿐 아니라 요리에 담긴 재료 하나 손짓 하나에도 잘 드러나 있다.

▲ 짧고 간결한 설명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사진이 없음으로 상상력은 더욱 증가된다
ⓒ2006 안소민
젓갈을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싱싱한 맛이 없고 꼬랑꼬랑해지니까 젓갈 대신 생새우를 많이 넣는 게 맛이 좋지. 냉장고에는 익은 후에 넣어야지 미리 넣으면 김치가 냉 맞아서 맛이 없단다. 아이들이 김치를 잘 안 먹는 이유 중의 하나가 또 있는데 늙으면 신 것이 싫으니까 자연 덜 익은 것을 냉장고에 넣고 먹게 되는데 겉절이도 아니고 설익은 김치를 애들이 왜 좋아하겠니? 김치 같은 것을 담글 때 아주 어려서부터 엄마랑 같이 하면 아이가 안 먹거나 하지를 않으리라 생각한다.'

'지난여름 아이 둘을 데리고 서울 갔을 때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점심때였는데 "냉면 해주랴? 아니면 만두, 국수?" 하시는 물음에 간단히 먹자는 뜻에서 국수라고 대답했다. 봉투를 뜯고 국수를 삶는 것이 처음 할 일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머님께서는 밀가루로 국수 반죽을 하고 계셨던 것이었다. 어머님의 음식 만들기는 그렇게 시작한다. 냉면은 반죽부터, 김치는 고추 말리기부터가 시작이다' (198쪽. 큰며느리가 쓴 '우리 시어머니 이야기')


가족 향한 엄마의 애정 듬뿍 있어 먹지 않아도 배불러

지은이의 다른 책들

지은이 장선용

1940년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이화여중, 이화여고,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후 10년간 이화여대 학무처에서 일하였고 1964년 3월 이영일씨와 결혼, 희승, 희창 두 아들을 두었다. 1973년 11월에는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그 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살다가 1983년 귀국하여 현재 경기도 기흥에서 살고있다.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증보판)

 
ⓒ2006 이화여대출판부
본문에서 소개한 1993년 판은 현재 절판된 상태. 다행히 이화여대 출판부에서 증보판이 2002년 발간되었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초판본과 동일하다. 특별히 요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냥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요리를 준비하는 주부의 정성과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장선용 지음/ 이화여대출판부/ 11,000원

<음식 끝에 정나지요>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에 소개된 내용을 기본으로 싣되 미처 다 담지 못했던 아쉬운 요리법 위주로 소개했다. 사진이 첨가된 것이 특징. 이북요리와 같이 이채로운 요리법도 소개되어있다. 이 책을 구입한 주위사람의 평에 의하면 <며느리에게 ...>에 비해 음식가지수는 많으나 기본은 전편이 더 충실하다고. 지은이가 직접 사용하는 요리도구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장선용 지음/ 동아일보/ 14,000원
엄마가 이 책을 알고 난 후 달라진 점 중 하나는 계량스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설탕 몇 큰술, 간장 몇 큰술…. 요리프로그램에 나오는 요리사처럼 계량스푼을 사용하는 엄마의 모습이 처음에는 약간 생경하게 느껴졌다. 옛날 어머니들은 그런 것 없었어도 눈대중, 손대중으로 잘만 했는데 이제 와서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의 말씀에 의하면, 아니 이 책의 지은이인 장선용씨의 말에 의하면 그렇게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매번 같은 맛을 연출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물론 오랜 연륜이 쌓인 사람에게는 못 당하겠지만 말이다. 또 요리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계량스푼의 사용이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소금 약간, 설탕 적당량, 한소끔 끓여라 등의 아리송한 용어는 요리 9단이 아닌 이상 애매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어머니의 권위를 앞세워 며느리에게 시댁의 풍속을 가르치고자 하는 책은 절대 아니다. 시어머님의 요리법은 어디까지나 참고할 뿐 더 나은 방법이 있거나 입맛이나 취향, 기호가 다르면 그때그때 첨가하거나 바꾸는 등 재량껏 사용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

결혼하고 난 후 비로소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된 나는 이 책이 탐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절판까지 된 상태라 그 욕심은 더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부엌을 지켜온 이 책을 달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엄마의 손때와 땀, 정성이 묻어있는 책, 하도 많이 봐서 이제 너절해진 엄마의 책에 스카치테이프를 곱게 붙여줘야겠다. 오래 두고 보시면서 음식 많이 만들어달라고.

/안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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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06-03-2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꿀꺽 -.-;;

물만두 2006-03-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윽~

프레이야 2006-03-2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신성우가 이런 ..^^

보슬비 2006-03-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으로 한번 꾸욱 눌러보고 싶지 않나요? ㅎㅎ

이리스 2006-03-2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신성우 살 많이 뺐네요. 너무 뺀거 아닌가.. -_-;;
꾸욱 눌러보고 싶다기 보다는 음.. 에.. 한 번 쓰윽... ㅎㅎㅎ

marine 2006-10-08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근이 장난 아니에요 대체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한 걸까요?
 



나이가 들수록 더 이뻐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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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윤수현 지음 / 경향미디어 / 2006년 1월
품절


수평선 너머 검은 바다가 별천지가 되어 반짝이고, 아스라한 언덕 위에 고향의 노을이 찾아와 있었다. 바로 그때!
갑자기 살랑거리는 억새풀 사이에서 무언가가 바스락거리더니, 알 수 없는 커다란 물체가 하늘 높이 치솟는 것이었다.
"푸드득, 푸드득……."
힘찬 날갯짓이었다.
"……."
이럴 수가!
나는 지상으로 두 뼘 남짓 얼굴을 내민 창가로 다가가 넋이 나간 듯, 노을빛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붉은 도시의 바다 위로 힘차게 솟아오르는 것은?
그것은 분명 날개 달린 새도, 그렇다고 작은 비행기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그 무엇도 아니었다.
'…….'
달팽이……. 달팽이였다. 그것은 분명 달팽이였다. 더듬이를 쫑긋 세운 달팽이가 힘차게 하늘로 도약하더니, 붉은 노을 너머에 있는 하늘무지개를 건너고 있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높고 푸르른 하늘을 꼭 날아보고 싶은 간절한 그리움마저 가슴에 묻어버리고, 이제 딱딱하게 굳어버린 천형의 업보를 평생 짊어지고 이 모진 세상을 홀로 살아가야만 했던 불쌍한 달팽이였다.
그런데 그 아픈 등골에서 목련꽃처럼 화사하고, 눈꽃처럼 새하얀 순백의 날개가 돋아나 높은 창공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쪽

온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드디어 창밖의 빨간 십자가들이 붉은 여명에 동백꽃처럼 타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침묵의 십자가들은 그렇게 내게 혼란과 갈등만을 부추겨놓고 모두 소멸해버렸다.-.쪽

소중한 사람은 어느덧 먼 바다가 되어 떠나려 하는데, 이제야 어둠이 내리는 강가에 앉아 작은 종이배를 띄우려는 내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이다.-.쪽

누나는 너무도 순수한 하양 꽃망울 같았다. 세상 모진 풍파를 참고 견뎌내며, 언젠가 아이를 위해 순백의 사랑이 꽃피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의 날갯짓이 너무도 아름다운 천사였다. 하지만 그 천사가 지금 분노하고 있었다.
"이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냐! 응석받이 아이를 자신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과 편견의 벽에 가둬버린 곳이야!"
"그리고 아이의 소박한 웃음마저 빼앗아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숨조차 쉴 수 없게 만들어버린 곳이기에 너무도 싫어!"
"알아! 속내는 모두 그렇지 않은 줄 알지만, 알면서도 아이를 저렇게 만들어버린 것이 더 나쁜 거잖아!"
손으로 감싸 쥔 컵이 또다시 맑은 파열음을 내며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랬다. 못난 가족들의 이기심 때문에 주눅이 들어버린 아이는 학교조차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세상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아이에 대한 편견과 우리 가족의 철저한 무관심이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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