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오류 사전 - 의사는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는 당신의 건강과 웰빙에 관한 진실과 오해
우도 폴머 외 지음, 이혜원 옮김 / 경당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선택한 책이예요.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와닿지는 않더군요.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을 읽고 있다기보다는 그리고 오류 사전이라기 하기엔 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책을 읽다보면 참고문헌만 읽는 느낌이랄까요.

뭐든지 과하면 부족함보다 못하다고 했던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책입니다.

운동도 음식도 자신의 체질에 많게 즐겁게 즐기면서 하는것이 건강하게 사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책 역시 언젠가 다른 책으로부터 오류라고 판정을 받을수도 있겠지요.

건강에는 정확한 정답은 없는것 같습니다.

 

사족 :

왜 이 책이 별 다섯의 리뷰들이 많은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유독 이 책에 관한 리뷰만 적어놓으시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강 상식 오류 사전 - 의사는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는 당신의 건강과 웰빙에 관한 진실과 오해
우도 폴머 외 지음, 이혜원 옮김 / 경당 / 2006년 3월
절판


중세 시대 전염병은 많은 인구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행성 질환 같은 위험 요소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유행성 질환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무절제한 생활 탓에 이른바 문명병이라는 이름의 유행성 질환, 즉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이 현대인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어느 곳을 둘러보든 다음과 같은 전도의 외침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마시고 담배를 피워대면서 몸은 너무 적게 움직입니다. 통일성 있고 표준화된 생활방식만이 우리를 치유해줄 것입니다. 병에 걸린 자는 그 책임이 스스로에게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중략)
비난받아 마땅한 방탕한 생활 속에서도 현대인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의 잘못된 생활방식이 아닌 바로 인구 통계 탓에 우리 사회 체제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문명은 우리에게 예전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건강과 긴 수명을 선사했다. 동맥경화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을 앓은 뒤 그토록 많은 질병들이 동반된다는 사실은 그만큼 오래 산다는 의미가 될 테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통계표는 이처럼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고 말하지만 학자들은 교묘한 숫자 놀음을 하면서 불규칙한 생활 습관 때문에 우리가 반납해야 할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잘살기 때문에 생기는 문명병들.-.쪽

광고 내용과는 달리, 은박이나 고무 재질로 몸을 칭칭 싸는 바디 래핑은 원칙적으로 '지방을 녹여주지' 못한다. 지방이 뭉쳐 있는 부위는 버터가 아니라 지방 세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뮌헨 대학 피부클리닉의 피부과 전문의 알렉산더 콘스타티노프(Alexander Konstatinow)의 견해를 따르자면 이 방법 역시 권장할 만한 가치가 없다. 동시에 그의 완고한 이론에 따르면 지방 세포의 신진대사는 직류에 의해 자극을 받는다. 콘스타티노프는 "학문적 근거를 제시한 연구는 현재 알려진 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정말 나는 열이나 문지르는것만으로 지방없애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좀 우습다는 생각이..-.쪽

그들은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다. 즉 '기름기가 적은 식물성 지방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많이 하는' 방법인데, 이때 '조깅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이유가 뭐냐고? 그렇게 함으로써 해당 피부 부위에 근육이 생겨나리라고 베를린-슈판다우 병원의 피부질환 및 알레르기클리닉 원장인 기젤라 알브레히트(Gisela Albrecht)가 『테스트(test)』 지에서 예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쪽

'두 사람이 똑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낙천주의자에게는 물이 반이나 남은 컵이 염세주의자에겐 이미 반이나 빈 것으로 비춰진다는 진부한 얘기를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어떤 이들은 스스로에게 닥친 일들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거나 상황에 맞설 능력이 자신에게 없다고 믿는 반면 다른 이들은 자신의 운명에 스스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심리학적 용어로 첫 번째 경우를 '타자 결정적(fremdbestimmt)', 두 번째 경우를 '자기 결정적(selbstbestimmt)'이라고 일컫는다. 많은 연구를 통해 '타자 결정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염세적인 성향이 강하고, 이에 반해 '자기 결정적'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낙천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낙천적인 사람들은 성적도 더 뛰어나고 병에 대한 면역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쪽

'학습을 통해 낙천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마틴 셸리히만(Martin Seligman)의 실용주의적인 주장에서 긍정적 사고를 하는 데 있어서 유연성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맹목적인 낙천주의가 아닌 유연성 있는, 다시 말해서 눈이 열려 있는 낙천주의다. 우리는 필요에 따라서 비관주의의 냉철한 현실 인식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쪽

시대정신은 말한다. 노화는 무좀과 같다고. 남녀를 막론하고 한 번 나타나기만 하면 끝까지 괴롭히며 우리 몸을 정복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 몸은 점차 쇠약해지고 쉴 새 없이 병원을 드나들며 이빨은 흔들리고 지팡이를 가까이 두게 된다. 세상 어느 누구도 멈출 줄 모르고 전진하는 이 몰락의 과정에서 비껴갈 수 없다. 그러나 예외는 있는 법! 가재가 그 예인데, 가재는 늙는 법이 없다. 언제나 젊음을 유지한 채 계속 성장하는데, 이런 가재의 최후는 식탁에 올라 다른 생물체의 입에 들어가는 순간일 것이다.-.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스트셀러는 유행가보다 빨리 사라진다. 지난 1년간 출간된 책 가운데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위 목록에 들어있는 책은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단 한 권뿐. 1년을 넘긴 책 가운데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남은 책은 한 권도 없다. ‘시대의 거울’이라는 베스트셀러가 비춘 한국은 어제의 얼굴로 남아 있기에는 너무 역동적이다.

  

해방이라는 거울이 비춘 한국은 빼앗겼다가 되찾은 우리 말로 된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났다. 일제하에 이미 출간됐던 심훈의 ‘상록수’와 이광수의 ‘무정’ 등이 재출간돼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독서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광복 직후부터 6·25 전쟁으로 이어지는 시기. 처음으로 10만부 벽을 깬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선풍적인 인기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다.

  

1960년대는 가난으로 남겨졌던 국민들의 고단한 삶이 이어진 시기. 영화 ‘엄마없는 하늘 아래’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진 11세 소년가장 이윤복의 수기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삶에 지쳐 울고 싶었던 민초들의 정서가 투영된 작품이다. 1960년대 후반은 이어령의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등의 세련된 에세이가 사회 분위기를 주도했다.

 

1970년대는 ‘소설의 시대’였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은 70만부가 팔려나가며 다가올 밀리언셀러 시대를 준비했다.

  

1980년대 들어서며 고도성장의 그늘과 이념을 다룬 소설들이 문학의 한 축을 형성한다. 1976년 첫 선을 보인 황석영의 ‘장길산’과 1979년 발간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이 변화를 예고한 신호탄이었다. 조정래가 1983년 ‘현대문학’에 장편 대하소설 ‘태백산맥’ 연재를 시작했고, 이태의 ‘남부군’, 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 이동철의 ‘꼬방동네 사람들’은 한국 현대사와 그 위에 펼쳐진 삶의 그늘진 현장으로 치열하게 달려갔다.

   

‘사람의 아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웅시대’ 등을 쏟아낸 이문열은 이념이나 소외의 문제와는 다른 방향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1980년대 문학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문학 최고의 금자탑이라는 평가를 받는 박경리의 ‘토지’가 1988년 출간됐다. 김홍신의 ‘인간시장’이 100만부 판매를 돌파함으로써 밀리언셀러 시대를 열었다.

  

1990년대는 밀리언셀러의 속출 속에 인문 교양서와 실용서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소설 동의보감’ ‘소설 토정비결’이 가볍게 100만부를 돌파했고,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400만부를 넘겼다. 소설 강세 속에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잭 캔필드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의 등장은 다양해진 독자의 관심을 반영했다.

  

21세기 첫 베스트셀러라 할 수 있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IMF 이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가장들의 심리를 반영했다. 한편 ‘해리포터’ 시리즈와 ‘다빈치코드’의 전 지구적 마케팅이 독자들의 관심에 국경을 없앤 것도 새로운 특징이다.

(김태훈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scoop87.chosun.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아일보]

출판 시장을 움직이는 독자가 20대에서 40대로 바뀌고 있다. 대학생이나 20대 여성처럼 젊은 독자들은 이탈하는 반면 마흔이 넘은 독자들이 출판의 ‘블루오션’을 만들고 있다. 일본의 단카이(團塊)세대와 비교될 만큼 ‘책의 세대’라 불린 386세대 독자가 어느새 마흔 문턱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출판계에서 ‘마흔 이후의 삶을 다룬 책’이라는 미개척지가 발견된 것은 2000년 무렵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독자는 젊은층이 대부분이었고 반응도 일시적이었다. 당시 출간된 ‘불량노인이 되자’는 40, 50대를 겨냥하고 만들었지만 독자의 60% 이상이 30대였다.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역시 20, 30대 독자가 80%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출간된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에 이르면 사정은 달라진다. 마흔 이후 중년의 성장이 청년기의 성장만큼이나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이 책의 구매자는 40대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마흔 이후를 다룬 책의 유형은 조금씩 변해 왔다. 처음 등장한 유형은 나이 든다는 사실을 긍정하는 책들이다. ‘나이듦에 대하여’가 대표적인 책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사랑받았고,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 중년 남자의 심금을 울렸다. 물론 이전에도 ‘남자의 후반생’류의 책이 있었지만 이런 책들은 남자의 후반생을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해석했다. 반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렸던 중년 남자의 애환을 담아내면서 이제는 뒤를 돌아보며 천천히 살라고 권유하는 등 중년 남자의 감성에 호소했다.

최근 출간되는 책은 주로 ‘노(老)테크’ 책들이다. 노후를 위한 재테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돈이 없는 노후는 재앙에 가깝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은 노테크의 필요성과 방법론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간다.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며 준비되지 않은 노년의 절박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20년 벌어 50년 먹고사는 인생설계’는 고령화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노년을 준비해야 함을 강조한다. 구체적인 노테크 방법론보다는 노테크의 필요성을 절감케 하는 마인드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미화 출판칼럼니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원통신/프랜 소린 지음·이순주 옮김/240쪽·1만 원·뜨인돌

“땅에는 천국이 가득하고 나무는 신과 함께 불타오른다….”(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땅을 파고, 화초를 심고, 잡초를 뽑는 것은 우리 자신의 뿌리에 이르는 원초적인 경험이다. 거기에는 영혼의 카타르시스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땅은 매우 현명하고도 관대한 매개체다. 그것은 아름다움의 영감과 열망을 불어넣는다. 소리 없는 멘터링이다.

원예는 상상하는 것이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 그려 보는 것이다. 지도에 나오지 않는 비밀스러운 길을 걸어 보는 것이다. 한 움큼의 흙은 우리의 창조적인 기억에 불을 붙이고 자유와 가능성에의 느낌으로 우리를 이끈다.

우리는 정원을 가꾸면서 자신 안에 있는 갈망과 더욱 친밀해진다. 원예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미묘하면서도 소중한 과정이다. ‘내면의 달빛’을 따라가게 된다.

흙을 간질이면 땅은 꽃을 통해 웃는다던가. 원예는 순수한 기쁨이다. 자연스러운 놀이다. 심오한 장난질이다. “빈둥거리고 놀면서 영혼을 초대하는 것이다.”(월트 휘트먼)

놀이는 하찮은 게 아니라 그 반대다. 우리가 되려고 애쓰는 존재를 기꺼이 포기할 때, 놀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존재를 한껏 표현한다. 현재의 순간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예술이 나타나려면 우리 자신을 길에서 치워야 한다.”(랠프 월도 에머슨)

미국의 저명한 원예 전문가이자 정원 디자이너인 저자. 그는 “정원의 울타리를 뛰어넘으면 모든 자연이 정원”이라고 일러 주며 원예의 기쁨, 그 생생한 체험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원예를 도구와 비유로 삼아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혜를 들려준다.

사람들은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인내심을 기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재촉해도 화초는 때가 돼야 자라고 꽃을 피운다. 원예를 하게 되면 기다리고, 경청하고, 순종하게 된다.

“우리의 품성을 형성하는 것은 인생에서 은밀하게 일어나는 숙성의 조용한 과정이다!”

모든 좋은 관계가 다 그렇듯이 원예에 있어서도 시작은 매력적이다. 화초를 심는 것, 그것은 사랑에 빠져 들듯 새롭고 들뜬 단계다. 그러나 연애의 궁극적인 성공 여부는 불꽃이 꺼지고 관계가 일상 속에 녹아들었을 때 가려진다. 깊이와 힘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관계는 매일 화초를 돌보는 데 있다. 창조의 화염(火焰)은 흐릿하지만 꾸준한 불꽃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정원은 아기와도 같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외로운 여우다. “그대는 여우를 길들인다. 그대는 정원에 물을 주면서 그대의 마음도 주었다. 자연의 이 작은 부분과 영원한 관계를 맺은 것이다.”

생명이 있는 곳엔 그 어디든지 아름다움의 비애가 있다. 아끼던 화초가 죽어 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봐야 하는 순간이 있고, 이렇다 할 이유 없이 시들어 가는 나무 때문에 낙담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정원에 첫서리가 내린다.

원예의 계절이 끝나면 서글픈 느낌이 찾아든다. “매년 때가 되면 서리가 내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때마다 상실감을 어쩌지 못한다. 가을이 깊어 가고 점점 해가 짧아지면서 기온이 내려가면 정원에는 고독이 밀려온다. 익숙한 고독이다….”

정원보다 더 심오하게 탄생과 죽음, 시작과 끝, 그 소멸의 주기를 보여 주는 게 있을까? 집을 떠나가는 자녀들에게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줄 때처럼 이 인생의 중요한 고비에선 왠지 뿌듯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미묘한 감정이 밀려든다.

하지만 신은 우리에게 12월에도 장미를 볼 수 있는 기억을 주었다!

원예를 하는 사람들은 영원한 성장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들은 ‘땅의 심부름꾼’으로서 정원을 잠재우고 있을 때도 봄이 되면 새 생명이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계절의 기적을 믿는다. 한겨울에도 땅속에서 아늑하게 동면하고 있을 구근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공기의 고요함에 잠겨 나비의 꿈을 꾼다.

그리고 가만히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를 읊조리는 것이다.

“날아가는 환희에 키스하는 자는 영원의 시초에 산다….”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 동아일보 & donga.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