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은 아니지만 정감이 가는 배우랍니다.

때로는 야비하게, 때로는 샤프하게, 때로는 수더분한 모습이 좋아요.

특히나 평소 머리를 글적이며 순수해 보이는 모습이 참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10.07 개봉 / 15세 이상 / 129분 / 드라마,로맨스,옴니버스 / 한국

 

감 독 : 민 규동

출 연 : 엄 정화(허유정), 황 정민(나두철), 임 창정(김창후), 서 영희(하선애), 김 수로(박성원)



사랑에 제대로 미친 남녀들의 7일간의 기적같은 연애

다양한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의 방식들. 여기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커플들이 있다.
언제나 당당한 여우같은 페미니스트 여의사와 육두문자를 남발해대는 마초같은 강력계 형사, 세상이야 힘들든 말든 둘의 사랑만큼은 언제나 달콤해야한다고 믿는 못 말리는 닭살 동거 커플, ‘내 사전에 사랑은 없다’고 외쳐대다가 어느 날 몹시 당황스런 스토커(?)와 맞닥뜨린 전직 농구선수, 우연히 꽃미남 가수를 만나 마음이 흔들려버리고 마는 예비 수녀, 이런 그녀를 사로잡아버린 아이돌 스타 가수의 아슬아슬한 사랑.

연애라곤 꼬이기만 하던 그들이 사랑에 제대로 미치면서 생애 가장 짜릿한 일주일이 시작된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나리오

남다른 구성의 色다른 사랑이야기!
독특한 내러티브 구성으로 인정받고 있는 민규동 감독의 새로운 시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소품류의 기존 로맨틱 멜로 드라마와는 다른 독특한 구성을 가진 시나리오로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해냈다. 일곱 커플의 각기 다른 사랑이야기를 한 시나리오 안에 자연스럽게 녹이며 보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만들어 낸 것이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테마별로 나열해 놓은 옴니버스 형식과는 달리 하나의 구조 속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시나리오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었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있어서도 이 시나리오의 독특함은 단단히 한 몫을 하였다. “이렇게 독특하면서도 잘 짜여진 시나리오는 처음이다”라며 시나리오의 매력에 흠뻑 빠진 엄정화, 임창정, 김수로, 황정민 등 충무로의 내로라 하는 배우들은 모두 단숨에 출연 계약을 맺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한턱 퍼레이드



오늘은 내가 쏜다!
촬영 일정이 우리를 갈라놓는다 해도 우리에게 어색함이란 없다!

이 영화는 일곱 커플의 사랑이야기인 만큼 등장인물이 타영화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다가 각각 커플별 촬영이 많아 모든 배우와 스텝이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에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배우들은 어색함을 만회하고 좀더 친밀한 사이가 되자며 돌아가며 한턱 쏘는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촬영전에 미리 만나 술자리를 갖으며 친밀감을 높였다. 그리하여 자칫 어색한 장면이 될까 우려했던 장면들도 자연스럽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한 예로 동갑내기인 엄정화·황정민은 촬영전 술자리에서 어찌나 친해졌는지 민망할 수 있었던 첫 촬영날의 베드씬 마저도 즐거운 분위기로 유도해 냈다. 그에 더하여 “내, 내리는 중입니다. 빤스가 보이길래...” 라며 애드립으로 경상도 억양을 첨가한 센스있는 황정민의 대사는 그날의 촬영장을 일순간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기 까지 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의상



촬영을 위해서라면 폭염도 이겨내리!
촬영을 위해서라면 한파도 이겨내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일주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지라 촬영하는 동안 계절이 바뀌어도 그 계절에 맞는 옷을 입을 수 없었다. 때문에 4월 4일부터 8월 15일까지의 촬영 일정 동안 계절이 바뀌었지만 배우들은 한결같이 가을 옷을 입고 촬영에 임해야 했다.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초봄의 쌀쌀함 속에서도, 모두가 덥다며 나시에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한여름에도 얇은 가을 외투를 걸치고 촬영을 해야 했다. 더울 땐 얼음주머니를, 추울 땐 핫팩을 안주머니 여기저기 넣고 촬영에 임하면서도 배우들 중 누구도 불평 한마디 없었다. 스텝들과 구경 나온 주위 사람들이 안스럽게 지켜보았지만 정작 배우들은 아랑곳 않고 열정적으로 연기해내 여기저기에서“역시 프로다”라는 말이 새어 나왔다. 한편, 우리나라에 한 장 밖에 없는 루이뷔똥 블라우스를 입고 ‘모텔 씬’을 촬영했던 엄정화는 콩자반이 튀어야 하는 ‘포장마차 씬’에선 안타깝게도 그와 똑같이 만든 이미테이션 블라우스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까메오



주연배우 황정민이 까메오?
영화를 보는 또다른 재미!

주연배우가 그 영화의 까메오도 될 수 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엄정화·황정민 커플이 극장에서 데이트 하는 씬에서 비춰지는 스크린 속 스크린 장면이 바로 황정민이 열연을 펼쳤던 영화 <달콤한 인생>인 것이다. 이 웃지 않을 수 없는 까메오의 등장은 기본이고, <색즉시공> 때 맺었던 두사부필름과의 인연으로 하지원도 까메오로 등장해 바쁜 스케줄 중에도 영화사와의 우정을 과시하였다. 하지원은 극중 전직 농구선수였던 성원(김수로)의 첫사랑 치어리더 ‘연주’ 역으로 등장하는데, 영화 속에 그녀가 몇 번 나오는지 찾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여선생 vs 여제자>의 대담숙성 초딩제자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내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이세영도 까메오로 출연해 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세트

사람을 닮은 공간!
사랑에 빠지는 그들만의 아름다운 장소!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러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영화이니만큼 각 커플별로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공간 또한 모두 다르다. 때문에 미술팀은 각자 커플의 분위기에 맞는 세트를 제작 또는 섭외하기 위해 그 어떤 영화보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빨간 소파와 센스있는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유정(엄정화)의 집은 사실 수원에 있는 한 호텔의 스위트 룸을 꾸민 것이며, 곽회장(주현)과 오여인(오미희)이 중년 로맨스의 진수를 펼치는 정겨운 단관극장은 종로의 허리우드 극장 옥상에 손간판을 그려 거는 수고를 통해 탄생된 공간이다. 창후(임창정)와 선애(서영희)의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신혼집의 깜찍한 소품과, 성원(김수로)과 유정(김진아)이 만나는 아기자기한 소아병동도 모두 미술팀이 발로 뛰어 얻어낸 것들이다. 덕분에 촬영 세트가 너무 예쁘고 분위기 있어 촬영이 끝난 후 세트장 없애는 것을 아쉬워한 스텝들은 이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담느라 분주했다.

**

그들 생애 가장 짜릿한 일주일간의 특별한 연애 이야기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커플들의 기분 좋은 설레임을 그린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그들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유쾌하게 그려낸 사랑 이야기이다. 여러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가 교묘하게 교차하면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그 동안 보아왔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와 뚜렷한 차별점을 가진다. 민규동 감독은 하나의 독립된 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옴니버스 영화와는 달리, 촘촘히 얽혀 있는 다양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하나의 구조 안에서 새롭고 독특한 구성으로 그려낸다. 사랑에 제대로 미친 남녀들이 엮어내는 ‘7일간의 기적같은 연애 이야기’는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에게 얼굴 가득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사랑스럽고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모여 즐거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싱글즈><결혼은 미친 짓이다> 엄정화, <색즉시공><위대한 유산> 임창정, <재밌는 영화><간 큰 가족> 김수로, <바람난 가족><달콤한 인생> 황정민. 따로 있어도 이목을 끄는 흥행 메이커들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한꺼번에 등장한다. 매 영화마다 재미를 2배로 배가시키는 열연으로 충무로 캐스팅 1순위인 개성파 배우들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맛깔스런 연기로 신세대들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견 배우 주현과 오미희, 천호진, 그리고 차세대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정경호와 <올드보이> 윤진서, <마파도> 서영희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로 소화하며, 생애 가장 매력적인 개성을 발산한다. 이 모든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 대결은 더 이상의 적절한 캐스팅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해서 영화의 매력을 한 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여기 사랑에 빠져 정신 못차리는 ‘캐릭터’들이 있다!

섹시하고 도도한 정신과 여의사 허유정(엄정화), 터프하지만 여자 앞에선 쑥맥인 노총각 나형사(황정민),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사랑은 영원하다고 믿는 로맨티스트 창후(임창정), 결혼식 도중 뛰쳐나와 파란만장한 동거를 시작한 용감한 여자 선애(서영희), 애인이 농구감독과 바람난 사실을 알고 농구도 때려친 불같은 남자 성원(김수로), 평생 오드리 햅번을 연인으로 꿈꾸는 고집불통 구두쇠 곽회장(주현), 중년에도 연기자의 꿈을 꾸고 사는 소녀같은 오여인(오미희) 등,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작품의 등장 인물 모두가 독특한 캐릭터를 자랑한다. 때문에 관객들은 캐릭터들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얽혀있으며, 그들 중에 누구와 누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

바로 당신이 주인공인 이야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예쁘게만 포장된 꿈 같은 판타지가 아니다. 어딘가 부족한, 그러나 밉지 않은 정감 어린 사람들이 서로를 채워가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바로 당신의 이야기이다. 사랑은 어느 날 뜬금없이, 그것도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찾아와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어디서 샘솟는지 모를 설레임으로 매일 밤 잠을 설치게 만드는 요상한 감정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이렇듯 사랑이 시작될 때의 가슴 떨리는 순간들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그리하여 사랑을 해봤거나 사랑을 하고 있는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사랑 영화의 별미에 취하게 만든다. 이들의 사랑 만들기를 보고 있자면, ‘나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자리잡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11.18 개봉 / 15세 이상 / 121분 / 드라마,미스터리 / 한국

감 독 : 윤 종빈

출 연 : 하 정우(유태정), 서 장원(이승영), 윤 종빈(허지훈), 임 현성(수동)



그 날 이후 … 더 이상 친구일 수 없었다

2년여 동안 나름 군기반장으로서 모범적인 군생활을 했다고 자부하는 말년 병장 태정은 중학교 동창인 승영이 내무반 신참으로 들어오면서 평탄치가 않게 된다. 상관의 군화에 매일같이 물광을 내 갖다 바치는 것이 당연하고 고참은 신참 팬티를 뺏어 입어도 당당할 수 있는 군대 특유의 부조리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승영은 사사건건 문제를 일으키고 태정은 친구라는 이유로 승영을 계속 감싸주지만 자신까지 곤란한 상황에 몰리기가 일쑤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편하다는 태정의 충고와 걱정에도 아랑곳 않고 승영은 자신이 고참이 되면 이런 나쁜 관행들을 다 바꿀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태정에겐 그런 승영이 답답하고 자신의 제대 후 홀로 남겨질 친구의 앞날이 걱정될 뿐이다.

그러던 중 승영도 어느덧 지훈을 후임으로 두게 된다. 다른 고참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승영은 자신의 소신대로 지훈에게 잘 해주지만 그럴수록 자신에 대한 부대 내 따돌림은 심해지고 인간적으로 대한 지훈도 제 멋대로이다. 태정이라는 보호막도 없어진 승영은 이제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하는데…

1년여 후, 제대하고 군대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태정에게 어느날 승영으로부터 갑작스레 만나자는 전화가 온다. 승영을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태정은 여자친구를 불러내고 승영은 어딘가 불안한 모습으로 꼭 해야 할 말이 있다며 자꾸 태정을 붙잡는데.. 태정의 제대 후 승영에겐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한국 남자들이 이십 대에 겪는 두 번째 사춘기…
: 군대를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 남성성의 현주소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라는데 왜 모든 제대한 남자들은 그 지루한 군대 얘기를 심심풀이 땅콩보다도 더 자주 술자리 안주 감으로 등장시키는 것일까?

'군대 갔다 와야 진짜 남자가 되고 어른이 된다' 라는 식의 말이 진리와도 같이 통용되는 우리 사회에서 '군 복무'는 대한민국의 소년이 성인 남자로 살아가는데 당연히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그 동안 사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왔던 '소년'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혹독한 계급사회에 무방비상태로 던져져 '군인'의 얼굴을 배운다. 처음에는 위계구조 말단의 피해자로, 시간이 지나면서 가해자의 위치로 탈바꿈하는 법을 배우면서 명령과 복종의 권력관계 속에 심어진 비틀어진 남성성을 서로에게 권하고 강요한다. 군대라는 곳에선 누구나 한번씩은 피해자였고 또 가해자였기 때문에 일방적인 피해 의식이나 죄의식을 가지기보다는 단체의 행동과 룰을 합리화하게 된다. 그래서 그 시절에 보낸 인생의 시린 사춘기는 '지나고 보니 힘들고 고달팠지만 인생살이에 엄청난 도움을 준 곳'으로 기억되어야 하고 그렇게 대한민국 남자들이 공유하게 되는 '군대의 기억'은 감히 거부할 수 없는 룰이 되어 우리 사회에 또다시 경직된 위계질서를 만들어간다.




충성! 친구야…
폭력의 질서 안에 변해가는 사람의 관계를 응시하는 흥미로운 시선

최 고참 병장과 신참 이등병으로 만나게 된 두 친구 태정과 승영. 절대적인 규율과 위계질서로 점철된 조직에 우정이라는 사적인 감정이 끼어든 것만도 불편한데 한 술 더 떠 승영은 강압적인 군대 규율에 반감을 가지고 거부하다 위기에 몰리고 그럴 때마다 병장인 태정은 승영을 보호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승영은 적당히 타협하는 태정의 모습에 거부감을 가지면서도 사회가 원하는 남성성을 지닌 태정을 부러워하기도 하는데 폭력과 권력에 길들지 않으려는 승영의 비타협적인 태도는 태정의 제대로 보호막을 잃자 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그토록 거부하던 '적응'을 하게 되면서 승영은 자신이 그동안 용인하고 호의로 대했던 지훈을 너무나 답답하고 '변해야 할' 인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승영에게 지훈은 결국에 지키지 못한 자신의 신념을 정면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존재이다. 그래서 지훈의 죽음은 권력의 질서 앞에 포기한 자기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지훈에 대한 죄책감으로 도저히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다.


이런 이야기, 무겁거나 재미없을 거라고?
군대얘기 맛깔스럽게 풀어놓는 윤종빈식 레시피



<용서받지 못한 자>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한마디는 바로 '군대 이야기'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도 너무 들어 식상하고 칙칙한 군대 이야기는 그다지 영화에서 보고 싶은 소재가 아니다. 익히 알아 지겹거나, 아니면 너무 무거울 것이 뻔한 군대 내 폭력과 자살의 이야기가 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려졌길래 관객의 공감과 몰입, 끊이지 않는 웃음과 영화 본 후의 진한 여운까지 끌어낼 수 있었던 걸까?

바로 이 점이 무게 잡지 않고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윤종빈 감독의 영리한 연출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감독은 위계질서라는 명분하에 일상화된 구타와 기합, 성추행 등등의 문제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자살이라는 묵직한 사건들을 거시적인 군대 조직의 불합리성 문제로 서둘러 정리하려 들기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개개인의 관계를 규정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미시적으로 파고들어 개인의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다. 때문에 관객 또한 정색하고 볼 것을 강요 당하지 않고 영화적 재미를 즐기는 가운데 공감하고 안타까와하며 거시적인 권력의 구조까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2005 최고의 캐릭터 영화 탄생!
신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발군의 연기

두 시간의 만만치 않은 러닝타임동안 지루함은 커녕 한달음 내달리듯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과 연기의 호흡이 베테랑 스타들을 능가하는 신인 배우들의 연기이다.

적당히 조이고 풀어주는 법을 아는 군기반장 태정, 강한 자의식으로 저항하지만 결국 항복하고 마는 지식인 스타일의 승영, 사회가 원하는 남성성의 기준에서 아예 미달인 고문관 지훈, 신참 괴롭히기가 고참의 특권이자 취미생활이라는 생각에 추호의 의심이 없는 수동 등은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자신의 군대시절을 떠올렸을 때 하나씩 들어맞는 인물들이 다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캐릭터들이다. 이렇게 보편적이지만 일견 뻔할 수도 있는 캐릭터들은 각자의 다른 성격 때문에 미세한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는 상황들을 예민하게 잡아낸 에피소드들을 통해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갖는다. 따라서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이라면 이들의 표정 속에서 그 시절 자신의 자화상을 발견하게 되고 군대 생활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여성 관객들은 술자리 호언장담으로만 들었던 남자들의 진짜배기 사연을 훔쳐보는 쾌감을 얻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4.06 개봉 / 15세 이상 / 113분 / 드라마,미스터리,범죄 / 미국,독일

감 독 : 폴 해기스

출 연 : 맷 딜런(라이언 경관), 산드라 블록(진 카봇),  제니퍼 에스포지토(리아), 라이언 필립(핸슨 경관)



당신의 가슴에 손을 대는 순간,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LA 교외의 한 도로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현장에 도착한 수사관 그레이엄(돈 치들)의 표정이 당혹과 슬픔으로 일그러지는 순간, 이야기는 36시간 전, 15명의 삶으로 돌아간다.

백인 부부 릭과 진 - 지방검사 릭(브랜든 프레이져)과 그의 아내 진(산드라 블록)이 두 흑인청년에게 차를 강탈당한 밤, 아내 진은 주위 모든 것에 화가 난다. 집문 열쇠를 수리하러 온 멕시칸 남자 대니얼은 의심스럽고 가정부에겐 짜증이 난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모르고 있다. 자신이 정치적 성공에 몰두한 남편 때문에 외로우며, 36시간 후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기적을 만난다는 것을...

흑인 부부 카메론과 크리스틴 - 같은 시간, 흑인이자 방송국 PD인 카메론(테렌스 하워드)과 아내 크리스틴(탠디 뉴튼)은 지방검사 릭의 강탈당한 차와 같은 차종이라는 이유로 백인 경찰 라이언과 핸슨에게 검문을 당한다. 라이언은 여자에게 몸수색을 이유로 성적 모욕을 준다. 수치를 당한 아내는 남편을 비난한다. 그러나 남편은 그 사건이 자신의 지위에 위협을 줄까 두렵다. 아직... 그는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백인 경찰 라이언과 핸슨 - 라이언(맷 딜런)은 아버지의 병 수발이 힘들기만 하다. 그의 폭력은 병든 아버지로부터 받는 아픔에 대한 화풀이일 뿐이지만, 그는 아직 자신이 수치심을 안겨준 흑인 여자(크리스틴)와의 운명적 만남을 알지 못한다. 또한, 핸슨(라이언 필립)은 라이언의 행동에 분노하지만 36시간 후, 그 역시 편견에 사로잡힌 엄청난 충돌이 있음을 감히 상상도 못한다.

이란인 파라드와 멕시칸 대니얼 - 페르시아계 이민자인 파라드는 자신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총을 사고 열쇠를 고치지만,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도둑이 가게에 침입한 날, 그것이 열쇠 수리공 멕시칸 대니얼 때문이라고 생각한 파라드는 결국, 대니얼의 어린 딸을 향해 총을 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오해는 기적과 구원을 가져온다.

흑인형사 그레이엄 - 살인사건의 현장, 그가 보고 있는 시체는 자신의 동생이다. 백인사회에서 성공을 위해 가족으로부터 스스로 소외를 선택한 그이지만, 지금 그 앞엔 동생의 시체와 함께 '동생을 죽인 살인자는 너'라는 어머니의 비난만 남아있다.

흑인청년 피터와 앤쏘니 - 36시간 전, 지방검사 릭의 차를 강탈했던 피터와 앤쏘니. 피터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끝에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이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충돌을 맞이한다.

LA.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36시간을 향해 그들은 서로 교차하고 충돌하며 달려가고 있다.
아직, 그들은 모르고 있다. 서로와의 충돌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지...

*



아픔의 밑바닥에서 묻다
"어떻게 해야, 당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까?"


폭발적 반향을 일으켰던 2005년 미국 개봉 당시, 영화 '크래쉬'는 인종 갈등을 다룬 영화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랍인, 한국인... '크래쉬'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서로 다른 표정의 얼굴들. 그러나 영화 '크래쉬'가 단지 정치적이거나 논쟁적 영화라면 그처럼 함께 느끼고, 함께 아파하며 사랑과 감동이라는 보편적 정서에 다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 속, 그들이 찾고 싶어 하는 희망에 그처럼 함께 목말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여기 한 경찰(맷 딜런)이 있다. 그는 늙고 병든 아버지의 간호에 지쳐 있다. 마음속에 응어리진 아픔은 타인에 대한 그의 배려를 앗아간다. 그리고 그는 알지 못한다. 자신의 일탈적 충돌이 전혀 뜻밖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인생이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그렇게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는 것을. 관객은 또 다른 여자(산드라 블록)를 만난다.



그녀는 정치적 야심에 목마른 남편(브랜든 프레이져)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그녀의 아픔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의심하고 소리치고 스스로 상처 입히는데, 왜 아파야 하는지 그녀는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죽음 직전의 사고현장에서, 몸을 가눌 수 없는 고통의 극한에서, 아픔의 밑바닥에 이르러서야 깨닫기 시작한다. 당신과 친밀하고 싶고, 당신과 소통하고 싶고,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을 받아들이고 싶었다는 것을! 충돌(Crash)이란 접촉(Touch)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며,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처 한가운데에서 그들은 스스로 묻게 된다. "어떻게 하면 당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까?..."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Stranger)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공포가 그들 사이에 가로 놓여 있다. 그 공포와 단절, 몰이해가 한 젊은 청년의 죽음을 결정하는 충격적 반전을, 영화는 침착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폴 해기스는 화해의 손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기프트카드] - [할인행사]
폴 앤더슨 감독, 새너 레이선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감 독 : 폴 W S 앤더슨

출 연 : 산나 라단(알렉사 우즈), 라울 보바(세바스티안 웰스), 콜린 살몬(맥스 스테포드)

요즘 한가지 캐릭터로는 안되는지 여러가지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심심치 않게들 개봉되네요.

투명인간, 늑대인간등이 나오는 잰틀맨이나 프레디와 제이슨 그리고 바로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와 마찬가지로 말이죠.

암튼...

이 영화 특별히 기대하고 본 영화는 아니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왜 난 이 영화를 봤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역시 징그럽긴 징그러운 에어리언]

진정한 프레데터의 용사가 되기 위해선 에어리언들을 사냥해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제물을 이용해 에어리언을 부활시킨 프레데터가 무자비하게 증식된 에어리언을 말살시키고...

암튼, 에어리언의 숙주가 필요해 프레디터는 인간을 다시 유인합니다.

이제 인간은 에어리언과 프레데터에게 ?기는 신세가 되지요.

하지만 나중에 프레데터가 인간과 교류를 나누고 너도 전사다라고 흉터를 나누어 주는 장면은 어이가 없더군요. 저건 또 무슨 무드야..

그리고 더 큰 사족은 죽은 프레데터를 데리고 간 우주선 안에 에어리언이 부활하는 내용은 놀라운 반전이 아니라 저것들이 쇼를 하는구나..하고 밖에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암튼..

보면서도 내가 왜 봤지 하며 머리를 쥐뜯어가며 본 영화였습니다.

성격상 영화가 아무리 재미없어도 끝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는 성격이라.. 이런 영화 만든 제작사가 믿습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yonara 2006-04-1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설마 '프레디 vs 제이슨'보다는 좀 낫겠지 했었는데... 웬걸... 크억~ -_-#

보슬비 2006-04-1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디와 제이슨도 보기 싫으나 궁금하긴 궁금해요. 어떻게 캐릭터들이 망가지는지...^^

비로그인 2006-04-1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디 제이슨 보긴 봤는데 그렇게 징그러웠나?? 기억이 안나네요...
에어리언 진짜 토할 것 같아용 ㅡ,.ㅡa

보슬비 2006-04-1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께서 프레디와 제이슨은 징그렇기보다는 아마 재미없다고 이야기하고 싶으신것 같아요.^^

sayonara 2006-04-1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딩동댕~ 잼없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