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만든다
고무로 데쓰야 지음, 나카타니 아키히로 해설,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4년 5월
절판


빌 게이츠가 위대한 이유는 '윈도'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생각해냈을 뿐만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어도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단순히 발명광막菅謗?취급받지 못한다.
-.쪽

'이 이벤트에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들지?'
'왜 이런 붐이 형성되었지?'

관객이 이런 기묘한 기분에 빠지도록 장치를 해서 현혹시켜야 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장치라도 오래되거나 자주 사용하면 효력이 사라지는 법이다. 또 한번 붐이 일었다고 해서 장치를 만드는 쪽이 손님과 함께 덩달아 춤을 추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붐을 한순간에 끝내지 않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그 자리의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계속해서 장치를 진화시켜주어야 한다.-.쪽

'아무리 불황이라도 필요한 물건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고 있을 것이고, 그런 곳에서 발상을 만들어가면 된다.'
이런 생각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불황이라는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느냐, 가장자리에 있느냐 하는 것에서 연유한다.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고 불평만 터트리는 사람은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커다란 소용돌이에 휩쓸려버린 자신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모든 사람들이 불황이라고 투덜거리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절대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새로운 것은 반드시 가장자리, 즉 끝에서 만들어지는 법이다. 가장자리는 중심을 볼 수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다른 소용돌이와의 접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은 불황이라는 소용돌이의 바깥쪽에 있는 경기가 좋아 보이는 소용돌이도 발견할 수 있고, 새로운 바람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첨단을 걸어가는 사람은 무턱대고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다가가게 된다. 나이트클럽에 가서 보면 최근에 유행하는 춤을 배운 사람은 보통 한가운데에서 춤을 추는데, 정신없이 몸을 흔들다 보면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혼자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쪽

1. 새로운 일의 첫걸음은 우선 파고 들어갈 틈을 찾아내고, 거기에 자신의 카탈로그를 끼워 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2. 자신의 코너를 확보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카탈로그를 만든다. 그러면 가능성이 넓어지면서 확대재생산으로 이어진다.

3.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우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많을수록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기회도 많아진다.

4. 제약이 없는 일보다 제약이나 조건이 혹독한 일을 할 때 상상도 못한 힘이 발휘되는 경우가 있다.

5. 그 자리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만들어진 기획이라도 상대방의 실력만 확인할 수 있으면 즉시 결정한다.

6. 눈과 귀의 수준이 높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여백을 주어 감정이입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쪽

바둑 대국을 벌이다 승부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동떨어진 곳에 바둑알을 놓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단지 머리를 식히기 위한 수이거나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시 싸우려고 하는 수이기도 하다. 어쨌든 하나의 국면이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대전하는 사람은 동요되거나 초조해지게 마련이다.
그때는 눈을 가까이 대고 바라보던 곳에서 문득 고개를 들고 전체의 공간으로 시점을 옮기면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전략이 떠오를지 모른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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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만들어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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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
최성배 지음 / 청어 / 200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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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 단편집을 자주 보는 편이예요.
책을 일다보면 읽다가 끊기는 경우가 간혹있는데, 그러면 내용의 흐름이 끊기게 되지만
단편은 한 에피소드씩 끊어서 읽어도 흐름이 끊기지 않다보니 편안하게 읽을수 있어 좋더라구요.

책 제목이 '개밥'이라서 왠지 궁금하긴했어요.
전체적으로 사람 사는것이 참으로 힘들고, 외로운것이구나..하는것을 느꼈습니다.

특히나 앞의 '찢어지는 밤'과 '한 순간'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물론 한 순간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그럴수 있는 설정이라는 점이) 권력의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예상외로 많은 생각을 담은 책이어서 좋았습니다.

별 넷반을 주고 싶었지만, 반개가 없어서 네개로 선택했답니다.

찢어지는 밤

계엄령에 관한 단편적 이야기였어요.
영화 "그때 그사람들"보고, "제 5공화국"도 봐서 사태를 대략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소설로 읽으니 그 느낌이 더 하네요. 권력을 잡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한 순간

별 두개를 단장군을 모시고 있는 중위의 이야기입니다.
계엄령시기에 바른말 했다가 죽임을 당하는데, 그 죽음이 너무나도 허무합니다.
같은 동기라고 아들을 부탁했을 아버지는
그 부탁으로 인해 아들을 죽음으로 몰았을줄 알았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권력에 의해 소모품이 되어버릴수 밖에 없는 군인들의 모습이 슬프더군요.

개밥 

퇴직하고 경비원이 된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한쪽 눈을 잃고 다리마저 저는 푸들과  말없는 도씨 아저씨의 기묘한 동거.
하지만 교통사고로 강아지의 존재는 성가시고 그렇지만 버릴수도 없는...
누군가를 위해주기에는 자신도 살기가 빠듯한 현실이 원망스럽네요.

새벽 버스

새벽을 달리는 고속버스. 생활고에 시달리는 그는 자신앞으로 들어놓은 1억원이라는 생명보험탓일까? 아님 아내의 꿈탓일까? 고속버스에서 사고를 당한 꿈을 꾸게 됩니다.
차라리 꿈이 아니었으면..하는 아내의 입장으로 본 나는 화들짝 놀랄수밖에 없었습니다.

잿빛 그림자들

이혼해 지금은 독신으로 살던 남자는 우연히 쓰레기통을 뒤지던 할머니와 마주함으로 과거를 떠오릅니다.
어머니와도 같던 이모의 슬픈 인생. 과연 늙은이는 이모의 시어머니였을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세탁기와 숨소리

개밥과 연결된 느낌이 드는 단편집이예요.
5층 건물에 청소하며 중풍에 쓰러진 남편을 병수발하는 아줌마는 남편의 죽음과 함께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불행은 왜 한꺼번에 오는지 모르겠네요.

한파 주의보 

홧김에 군대 재대를 한 사람이 군대 후배에게 사기를 당합니다.
최근에 사기꾼에 관한 책을 잃어서인지, 사기치는 사람이나..사기당하는 사람이나 이해할수없지만,
그 또한 나 자신의 일이 아니니깐 그렇게 말할수 있는거겠지요.

어둠 속의 사마귀

주말부부인 남자와 마흔이 다되어가는 독신녀의 바람난 이야기로만 보았다가, 독신녀의 집요함 속에 남자의 과거가 서서히 밝혀집니다. 전기고문으로 사람을 죽이고 그 과거를 잊고 싶어하는 남자.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서 교접후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수컷의 모습에서 자신을 보았을것입니다.

삼일포의 밤

금강산에 관광가면서 만나게 된 북한군인.
점점 세대를 내려갈수록 통일이 과연 좋기만 할까?하는 생각들이나, 사상은 틀려도 어디서나 권력의 힘은 똑같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단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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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트리 하우스 -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어요.

번역 제목 하와이에서 파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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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4-2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사진 '대빵' 아름다워용... ^^

보슬비 2006-04-25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라주미힌님.
제 사진이 더 아름답다고 하셨으면 더 좋았을텐데..ㅎㅎ
 
개밥
최성배 지음 / 청어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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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놔라! 내 발로 갈 테니".
총장이 부르짖는 목소리는 차라리 애원에 가까웠다. 아직 뭔가 남아있으리라는 권위의 환상을 버리지 못한 것일까. 그래서 그런지 한편으로는 체념하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키가 작은 그 인간은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황소와 다름없었다. 이미 별 넷은 그 빛과 의미를 잃어버렸다. 높은 계급장일수록 힘을 잃었을 때는 인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행동대 몇 명이서 총장의 작은 몸을 차 안으로 떠밀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들어가쇼. 괜히 망신을 당하기 전에."
안타려고 발버둥치는 총장의 팔을 뒤로 확 비틀고 꺾어 승용차 뒷자리에 짐짝처럼 꾸겨 넣은 것은, 박운철의 우람한 어깨였다. 안경이 벗겨진 채 총장은 입에서 신음을 흘렸다. 그 순간은 짐승끼리의 싸움에서 승자와 패자만 있을 뿐이었다. 어디선지 멀리 개 짖는 소리가 가느다랗게 들려왔다. 그렇지만 사냥꾼의 수효는 많았고, 숨이 붙어있던 맹수들은 이미 풀이 죽어있었다.
-.쪽

"실장님? 군인에게도 살 권리가 있는 것 아닙니까? 포로나 투항, 그 어느 것이든 인간이 마지막에는 스스로 자신이 선택할 신념과 용기가 있어야만 진정한 군인이 아닐까요? 비인간적으로 인간방패를 만들어서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그렇게 했는데도 적을 막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중위는 차분하면서 천천히 말했다.
"야! 김 중위, 너는 참으로 한심하구나. 언젠 우리가 우리 맘대로 살고 죽더냐? 우린 한낱 소모품이야."
이 소령이 내뱉는 말을 듣던 중위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산중턱들의 진지들을 떠올렸다. 지휘관마다 생각이 다르면 전략은 수정되었다. 죽어도 진지가 지켜져야 한다는 지휘관이 있는가 하면, 싸움이 붙으면 막 밀고 올라가야 하니까 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지휘관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다 맞고, 다 틀릴 수도 있었다. 전쟁은 언제나 그들이 생각한 각본대로 판가름 날 것은 아니었다.-.쪽

이튿날도 안개는 여전히 깔려있었다. 계절이 바뀌려면 대지의 습한 기운부터 번지기 시작했다. 안개가 짙은 날은 서로 이질적인 것들조차 한꺼번에 가려졌다. 사소한 사물들의 모습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듯 수증기는 세상을 온통 덮여버렸다. 나는 그 뿌연 기운에 숨이 막혀 금방 질식해버릴 것 같았다. 하기야 그게 어디 순전히 안개뿐이겠는가. 바글바글 늘어만 가는 사람들이 뱉어내는 오장육부의 썩은 냄새는 물론, 이 거대한 도시에서 무시로 내뿜는 매연이며 먼지 덩어리조차 잔뜩 섞여 있을 것이니까.-.쪽

사채업이나 임대업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인정머리를 다 베푼다면 걱정 없는 세상이지. 자신이 이런 데서 일을 하며 주워들은 상식으로는 돈 있는 사람들이 더 무서웠다. 막일하는 사람들에게 제때 월급은 못 줘도 부동산은 계속 사들여야 하는 빌딩 주인이 그랬다. 돈놀이와 상품권 장사로 돈을 벌면서도, 화장실에 있는 두루마리 화장지를 몰래 훔쳐 자기 사무실에 놓고 쓰는 사채업자도 마찬가지였다.-.쪽

그녀가 껌을 잘강잘강 씹으면서 말을 이었다.
"맞아요. 손 실장님이 제대로 말씀하시네요. 그래요. 하도 요즘 사회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니까 좀 뭣하지만… 말이야 바로 말이지, 뭣하게 통일을 하겠다고 저 난리들인지 모르겠어요. 서로 간섭 안하고 이대로 잘살면 되었지… 잘못하다간 양쪽 모두다 거지 꼴 나는 거지요. 독일 같은 선진국도 통일을 했다지만, 아직 서로 입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역사적으로 봐도 그렇지 않은가요? 고조선 때부터 여러 번 갈라졌다가 무력으로 통일된 게 한두 번도 아니잖아요."
"국민소득 만 불이 채 안 되는데, 거지같은 것들에게 퍼주다 보면 우리도 거지 꼴 나는 거지."
그녀들이 말하는 목소리가 크면 클수록 동복은 역겨웠다. 머릿속에 먹물깨나 든 것들이 더 이기적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녀들에게, 무엇 하러 당신들은 결혼하고 사느냐. 혼자서 살다가 뒈지면 훨씬 인생이 편할걸. 속 썩이는 새끼들하며, 거추장스런 남편 걱정일랑 없이 혼자서 하고 싶은 짓 맘대로 하고 살지.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하기야 그녀들은 말하는 투로 보아서 맘대로 사는 여자들 같았다. 당장 개인의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실속을 차리며 사는 편이 현명한 노릇일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세상은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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