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적인 삶>(밝은세상. 2006)으로 알려진 작가 장 폴
뒤부아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밝은세상. 2006)를 발표했다.
대저택을 상속받은 주인공 타네씨가 집을 수리하기까지 겪는 일년이라는 시간이 흥미롭게 묘사된 소설이다.
국내에는 <프랑스 적인 삶> 외에 소개 된 적이 별로 없지만 책은 벌써 장 폴 뒤부아의 열여섯 번째 소설이다. <타네씨 농담 하지 마세요>는 출간 즉시 프랑스 온오프라인 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소설 외에도 에세이와 기행문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 폴 뒤부아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사랑은 매우 뜨겁다.
누구보다 프랑스를 ‘프랑스인’답게 잘 읽어내는 장 폴 뒤부아 문학의 가장 큰 매력은 은유에 있다.
<프랑스적인 삶>에서 작가는 드골(1890-1970)이 지방제도 개혁과 상원개편국민 투표에서 패배해 공직에서 물러나는 TV 장면을 보던 아버지를 식탁위로 쓰러뜨린다.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던 한 평범한 국민의 괴롭고 처절한 심리를 묘사하는 방식이다.
땔감도 없는 차가워진 난로 앞에서 심장병 발작을 일으킨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화자)은 폭풍 같던 프랑스 역사를 ‘가족’이라는 존재를 통해 그려낸다.
<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에서 역시 국가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통찰력은 유감없이 드러난다. 일을 맡아 놓고 뒷감당을 못해 쩔쩔매는 굴뚝 수리공, 넘치는 정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2인조 미장공, 재능은 없지만 예술적 열정만큼은 누구 못지않은 도장공 모두는 국적이 다르다.
사는 모습 역시 다르다. ‘호화 주택’으로 만들고자 하는 집 주인의 바람은 천태만상 일꾼들이 만들어 내는 갖은 소동 때문에 쉽게 성사되지 못한다. ‘인간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다양한 인간 군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뛰어난 블랙 유머적 필체로 묘사된다.
“2인조는 일하는 속도도 느려터진 데다 툭하면 꽁무니를 빼기 일쑤였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그 놀라운 재주라니, 까마귀든 뭐든 새가 무색할 정도였다. 돌아와서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강아지가 쥐약을 삼켰다느니 은행에 급한 볼일이 있었다느니, 차량 안전점검을 받으러 갔었다느니, 그리고 말끝마다 이렇게 덧붙였다. ‘너무 급해서 미리 말씀을 못 드렸지 뭐요’”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일꾼들로 인해 골치를 썩는 타네씨는 “우리는 절대로 집을 가질 수 없다”라고 말한다. “시간과 노력과 참을성이 있어야만 집과 친해 질 수 있다”는 문장은 거주 공간의 의미를 곱씹는 말이다. 이는 <프랑스 적인 삶>에서 보여준 국가에 대한 개인적 고찰 행위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 될 수 있다. 장 폴 뒤부아에게 가족과 국가, 가족이 머무를 ‘집’은 언제나 불안과 초조, 혼란을 겪는 격랑의 주인공들이다.
<타네씨 농담하지 마세요>는 유쾌하게 읽히는 소설이다.
‘집은 소유대상이 아니라 주거의 공간’이라는 작가의 말은, 가족과 국가에 대한 여전한 작가의 고민이 투영된 명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