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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봉이
김서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4월
평점 :
예전에 TV를 통해 기봉씨를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기봉씨와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선하고 행복해 보여서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았었는데,
최근에 신현준이 기봉씨역을 맡아 영화로 개봉한다는 것을 알고 좀 갸우뚱했어요.
(솔직히 신현준씨가 기봉씨와 잘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암튼, 그래서 영화도 별로 보고 싶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다시 생각을 바꿨습니다.)
기봉씨를 TV가 아닌 책을 통해 만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80이 넘는 노모를 모시가 사는 기봉씨는
40대 정신지체 1급장애인이지만 오늘도 열심히 맨발의 달리기를 합니다.
기봉씨는 달릴때가 가장 좋다고합니다.
너무 가난해서 맨발로 다니다보니 이제는 신발을 신으면 갑갑하다는 기봉씨.
아마도 달릴때 만큼은 자신의 장애를 잊어버리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어 좋아하시는것 같아요.
마라톤은 기봉씨에게 그냥 달리는것만으로도 좋은데
메달도 받고 상금도 받게하니 기쁜운동이 아닐수없네요.
건강한 사람도 힘든 마라톤은 기봉씨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립니다.
이제 기봉씨 나이도 있고, 가난때문에 영양결핍탓인지 관절에 무리가 있어
의사는 무리하게 달리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러나 기봉씨는 달리는 횟수와 시간을 줄일뿐 그만둘수없습니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 중 하나는 책속의 사진도 한 몫을 했어요.
그중 맨발의 기봉씨의 발사진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봉씨에게 80의 노모는 어머니 이상의 존재예요.
어쩜 기봉씨의 삶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인지 노모와 기봉씨는 서로를 무척 아끼고,
한편으로는 한사람이 없이는 서로가 못 살것 같은 느낌이 들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네요.
노모가 두려운것은 죽음이 아니라 남겨질 아들의 앞날이지만,
이제 기봉씨에게 달리기가 있으니 그래도 한시름 놓으실수 있습니다.
기봉씨에 또 중요한 사람은 바로 마을 이장님이 아닌가 싶어요.
아무리 마을 이장이라고 하지만 생판 남을 그렇게 위해주시는 분도 없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분이 있기에 세상은 아름다운것이 아닐가요?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지만,
너무 순수한 기봉씨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적어도 기봉씨가 삶을 사는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나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