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연출 배경수)가 둘째 미칠(
최정원)이의 불경스런(?)
아르바이트가 발각되면서 파국을 맞았다.
병원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일일 애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버는 미칠에게 어머니는 “정신을 차릴 것”을 권고하지만 미칠은 “사고 싶은 것을 사지 못하면 미칠 것 같고, 훔쳐서라도 사고 싶다. 가슴속이 텅 빈 것 같다”며 울부짖는다. 딸의 호소를 지켜보던 어머니는 큰딸 설칠(이태란)에게 “미칠의 병이 아주 깊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쉰다.
아버지에게 아르바이트 현장이 발각 돼 죽지 않을 만큼(?) 맞은 미칠은 결국 가출을 결심한다.
사실, ‘명품병’에 걸린 미칠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캐릭터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인물이다.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하는 여성 중에도 ‘명품병’에 걸려 카드빚을 막느라 고생 하는 이들은 의외로 많다.
좋은 물건, 예쁜 옷을 보면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여성의 쇼핑증후군을 그린 소설 <쇼퍼홀릭, 전8권)(황금부엉이. 2005)에 따르면 새 쇼핑백 을 잡거나, 새 물건을 손에 넣는 기분이란 ‘며칠을 쫄쫄 굶다가 버터를 바른 따끈한 토스트를 한 입 가득 베어 물었을 때의 기분’에 비유 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다. 자고 일어나서 그날이 주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황홀한 기분이기도 하다. 그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쾌락’ 이기에 만족감이 더욱 크다. >
경제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레베카는 취재를 목적으로 참석한 기자간담회장에서도 조금 전 보고 온 ‘데니 앤드 조지 스카프’ 만 생각한다. 점원에게 “한쪽에 놓아 달라”고 부탁하고 왔지만 누군가 나타나 한 장 남은 스카프를 사갈 까봐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쯤 되면 ‘소문난 칠공주’의 미칠이 뺨치는 쇼핑 중독 수준이다.
일과 사랑, 우정에 대한 여성들의 심리의 미세한 부분까지 묘사한 시리즈 <쇼퍼홀릭>의 주인공 레베카는 카드빚과 연체로 인한 독촉으로 고통을 겪으며 심각한 쇼핑중독 증세를 서서히 깨달아 나간다. 무감각할 대로 무감각해진 현대인들의 소비와 향락을 대변하는 ‘솔직담백한’ 초상 같은 인물이다.
<쇼퍼홀릭>은 미국·영국 아마존닷컴, 뉴욕 타임스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화제의 소설이다. 저자 소피 킨셀라의 후속작 <워커홀릭>(황금부엉이. 2006)도 출시 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